음악/클래식 일반

임윤찬 +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_ 2023.06.28

모꽃 _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2023. 6. 29. 13:10

1. 개요

 

- 지난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임윤찬이 국내에서 처음 해외 오케스트라(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연주회에 다녀왔다.

- 2023년 6월 28일 19:30 롯데콘서트홀

 

 

2. 연주 프로그램

 

(1)  연주곡

 

  ①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서곡

    - 관악기 중심으로 몽환적·공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 연주가 한여름밤의 분위기와 어떻게 잘 맞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듣게 된다

 

  ②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 라단조

    - 모짜르트 피아노 27개 협주곡 중 단조로 된 2개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를 임윤찬이 연주하는 것을 들으며, 지난 해 반 클라이번 리스트 초절기교 피아노곡 연주가 연상하면서 듣게 된다. 

     - 유명한 21번 피아노 협주곡 못지 않게 잘 알려진 곡이라 편안하게 들었다.

     - 단조이긴 하지만 밝은 분위기도 있고 카덴차에서 임윤찬 특유의 피아노 건반 터치를 느낄 수 있었다.

 

  ③ 멘델스존 향곡 4번 '이탈리아'

     - 유럽 교향악단이 그려내는 이탈리아 풍경화로 손색이 없이 어느새 곡이 끝날 정도로 몰입을 선사하였다.

 

 

(2)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 1805년 설립된 루체른 심포니는 스위스 최고(最古) 오케스트라다. 이번 공연은 2021~2022시즌부터 상임 지휘자로 악단을 이끌고 있는 미하엘 잔데를링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 루체른 심포니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유럽 여름 음악 축제 '루체른 페스티벌'의 정규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책임지는 악단이다. 루체른 극장의 오페라 오케스트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제임스 개피건(2010~2021)조나단 노트(1997~2002)가 상임 지휘자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고 콘스탄티노스 카리디스, 샤를 뒤투아, 후안호 메나 등이 객원 지휘자로 참여하고 있다.

 

- 지인이 알려주기를 단원 중에 첼리스트 중 한국인 연주자 한 사람이 있다 하여 자세히 보았더니 과연 있었다.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유학을 마치고 현지 오케스트라에 선발되어 활동 중이라 한다. (아래 사진 중앙부 앞에서 3번째 여자 연주자)

 

(3) 임윤찬 소식


- 임윤찬은 지난해 반 클리이번 우승 이후 국내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녹음해 지난해 11월 발매한 공연 실황 앨범 '베토벤, 윤이상, 바버'는 플래티넘(1만 장 이상 발매)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도쿄 산토리홀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고 지난 1월 위그모어홀 데뷔를 성황리에 마쳤다.

 

-  7월 2일에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루체른 심포니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3. 연주회 끝나고 

 

- 사실 오늘 연주회는 임윤찬 독주회는 아니었지만, 오케스트라보다 더 큰 인기를 모은 연주자는 임윤찬이었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의 섬세하면서도 조용하고, 폭풍적인 선율의 연주도 인상적이었지만,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에 두번이나 앵콜곡을 선물하면서도 수줍게 인사하는 소년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 임윤찬 앙코르곡 :

  ① 모차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레퀴엠 중 '라크리모사(마지막 진혼곡)' ,  ②  드보르작의 '유머레스크'

- 루체른 심포니 연주 종료 :  앵콜 곡 -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 브람스 헝가리무곡 제 5번

 

 

 

 

4.  임윤찬이 작곡? 편곡? … 사실은 악보 그대로였다
  <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  2023.07.03  >


7월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오케스트라는 마지막 화음을 끝내고 조용해졌다.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혼자 연주할 차례다. 이날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미하엘 잔데를링)와 함께 한 연주곡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20번. 임윤찬이 독주 카덴차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가 함께 연주한다. 그중에서 카덴차는 독주 악기가 혼자 연주하는, 이를테면 ‘장기자랑’ 같은 부분이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의 카덴차를 썼다고 기록했지만 악보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악보로 남은 카덴차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것이다. 베토벤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4년 후인 1795년에 미망인을 위한 공연에서 협주곡 20번을 연주했다. 베토벤이 1ㆍ3악장의 카덴차를 악보로 남긴 때는 1809년. 아마도 14년 전 무대에서 즉흥으로 연주했던 버전과는 달랐으리라 추측된다. 대부분의 현대 피아니스트는 베토벤이 악보로 남긴 카덴차를 연주한다.

임윤찬도 베토벤의 카덴차를 선택했다. 오른손의 트릴로 시작해 1악장의 주요 주제를 다시 들려주는 음악이다. 하지만 청중에게는 마치 임윤찬이 새로운 카덴차를 선택한 듯 들렸다. 실제로 공연 이후 클래식 음악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임윤찬이 편곡한 카덴차인 듯하다’ ‘베토벤이 아니라 새로운 버전처럼 들렸다’와 같은 후기가 올라왔다.

이날 1ㆍ3악장의 카덴차는 모두 베토벤의 것이었고, 임윤찬은 악보 그대로 연주했다. 하지만 표현 방식이 새로웠다. 특히 몇몇 표현은 이 카덴차를 새롭게 들리도록 했다. 악보에는 한 음만 적혀있는 곳에 화음을 채워 넣기도 했고, 몇몇 쉼표를 자유롭게 늘려서 오랫동안 침묵의 시간을 만들었다. 또는 악보에는 쉼표가 없는데도 음악을 정지해 청중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소리의 크기와 속도가 독특했다. 임윤찬은 똑같은 음표로 그려있는 부분 중 일부에서 갑자기 속도를 확 끌어당기며 낯설게 만들었다. 또 악보에 피아노(p) 표시로 작게 연주하도록 돼 있는데 갑작스러운 포르테(f)로 음량을 높였다. 3악장 카덴차에서는 2분음표로 진행되는 부분을 특이할 정도로 느리게 연주해 악보와는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었다. 본래 즉흥 연주에서 시작한 카덴차의 본질이 되살아났다.

카덴차뿐 아니라 임윤찬의 모차르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도 평범하지 않았다. 등장할 때부터 오케스트라보다 조금 느릿하게 속도를 잡았고 빠른 부분에서는 용수철처럼 달려나가다 악단과 조금씩 어긋나기도 했다. 질감은 대체로 가벼웠는데 오케스트라와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팽팽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노련한 지휘자와 악단이 임윤찬의 해석에 호흡을 맞췄다.

앙코르로 선택한 차이콥스키 ‘사계’ 중 3월과 11월에서도 임윤찬은 자유롭고 독특한 해석을 보였다. 리듬과 템포에 자연스러운 변화를 주면서 충분히 노래하거나 밀어붙였다. 임윤찬은 차이콥스키의 ‘사계’와 쇼팽의 연습곡(작품번호 10)으로 8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에서 독주회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올여름에는 미국 라비니아와 아스펜 등 여름 페스티벌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곡이었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11월에는 서울에서 뮌헨 필하모닉(지휘 정명훈)과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연주하며 내년 2월에는 쇼팽의 연습곡 전곡(작품번호 25 포함)으로 미국 카네기홀 데뷔를 예고하고 있다.

 

 

5.

임윤찬의 카덴차, 베토벤 악보대로 쳤는데 달랐다

 

 

<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  2023.07.04  >



7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케스트라는 마지막 화음을 끝내고 조용해졌다. 피아니스트 임윤찬(19) 혼자 연주할 차례다. 이날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미하엘 잔데를링)와 함께한 연주곡은 모차르트 협주곡 20번. 임윤찬이 독주 카덴차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가 함께 연주하지만, 그중 카덴차는 독주 악기 혼자 연주하는, 이를테면 ‘장기자랑’ 같은 부분이다. 모차르트가 이 작품 카덴차를 썼다고 기록돼 있지만, 악보는 남아있지 않다. 악보로 남은 카덴차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것이다.

베토벤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4년 후인 1795년에 미망인을 위한 공연에서 협주곡 20번을 연주했다. 베토벤이 1·3악장 카덴차를 악보로 남긴 때가 1809년. 아마도 14년 전 무대에서 즉흥으로 연주했던 버전과는 달랐으리라 추측된다. 대부분의 현대 피아니스트는 베토벤이 악보로 남긴 카덴차를 연주한다.

임윤찬도 베토벤의 카덴차를 선택했다. 오른손 트릴로 시작해 1악장의 주요 주제를 다시 들려주는 음악이다. 하지만 청중에게는 임윤찬이 새로운 카덴차를 선택한 것처럼 들렸다. 실제로 공연 후 클래식 음악 온라인 카페에는 ‘임윤찬이 편곡한 카덴차인 듯하다’ ‘베토벤이 아닌 새로운 버전처럼 들렸다’ 등의 후기가 올라왔다.

이날 1·3악장 카덴차는 모두 베토벤의 것이었고, 임윤찬은 악보대로 연주했다. 다만 표현 방식이 새로웠다. 특히 몇몇 표현이 이 카덴차를 새롭게 들리게 했다. 악보에 한 음만 적혀있는 곳에 화음을 채워 넣었다. 또 몇몇 쉼표를 늘려 오랜 침묵의 시간을 만들기도, 악보에 쉼표가 없는데도 음악을 정지해 청중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소리 크기와 속도도 독특했다. 임윤찬은 똑같은 음표로 그려진 부분 중 일부에서 갑자기 속도를 확 끌어당겨 낯설게 만들었다. 또 악보에 피아노(p)로 표시돼 작게 연주하게 돼 있는데, 갑작스러운 포르테(f)로 음량을 높였다. 3악장 카덴차에서는 2분음표로 진행되는 부분을 특이할 정도로 느리게 연주해 악보와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었다. 즉흥연주에서 시작된 카덴차의 본질이 되살아났다.

임윤찬의 모차르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도 평범하지 않았다. 등장할 때부터 오케스트라보다 조금 느릿하게 속도를 잡았고, 빠른 부분에서는 용수철처럼 달려나가다가 조금씩 어긋나기도 했다. 질감은 대체로 가벼웠지만, 주도권 싸움에서 오케스트라에 밀리지 않았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노련한 지휘자와 악단이 임윤찬의 해석에 호흡을 맞췄다.

앙코르로 선택한 차이콥스키 ‘사계’ 중 3월과 11월에서도 임윤찬은 자유롭고 독특한 해석을 보였다. 리듬과 템포에 자연스러운 변화를 주면서 충분히 노래하거나 밀어붙였다. 임윤찬은 차이콥스키 ‘사계’와 쇼팽의 연습곡(작품번호 10)으로 8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에서 독주회 무대에 오른다.

올여름에는 미국 라비니아와 아스펜 등 여름 페스티벌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곡인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또 11월에는 서울에서 뮌헨 필하모닉(지휘 정명훈)과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