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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파이터 '금메달'

모꽃 _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2023. 9. 29. 15:42

 

 

 

 

1. 김관우 소개 (자료 : 나무위키)

 

(1) 개요
- 대한민국의 대전 격투 게임 프로게이머.
- 무려 KOF 96부터 활동을 시작한 1세대 원로 격투 게이머로 KOF 외에 소울 칼리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도 플레이를 하며 어느덧 40대를 넘겼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레전드 프로게이머로 대전액션 뿐 아니라 슈팅, 횡스크롤 액션, 리듬게임 등 오락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게임을 다 잘하고 좋아한다. 역시 관운장의 클라스는 어디 안간다

- 플레이 스타일: 기본적으로 돌격형이다.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하며 마구 쳐들어가 두들겨패는 타입. 성격상 니가와를 못 한다.
- 캐릭터: 종목과 시리즈를 불문하고 개캐를 절대,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성능과는 관계 없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고르는데 다음 시리즈에서 그 캐릭터가 개캐가 되면 하지 않는다. 킹오파 시리즈의 경우 96에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베니마루를 97 들어가면서 버렸고 97에서 재미 본 크리스는 98에서 놓았다. 반대로 늘 개캐라 못했던 이오리를 마침내 99에서 잡았다.
- 연습벌레: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스틱을 잡으며 자리만 깔리면 밤샘도 마다하지 않는다. 멀쩡히 직장생활 하면서 대회 입상할 정도로 엄청나게 수명 깎아먹으며 게임을 한다.


(2) 수상 이력 
 -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  96시절 H. I.라는 팀의 팀장으로 데뷔, 곧 최강라인에 올랐다. 당시 베니마루, 로버트 최강자. 시리즈 끝물이었기에 대회입상경력은 없지만 팀배틀과 개인배틀 모두 국내에서 손꼽는 실력이었다. 또한 개캐 없이 중상캐로 다른 팀을 털어먹은 H. I. 특유의 심리전 플레이는 잡기캐릭터+이오리에 집중돼있던 96배틀계전반의 플레이스타일을 바꾸는 데에 일조했다.   97발매와 함께 SNK가 주최한 Asia Tour대회에서 김관우가 8강, 부팀장인 최형일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H. I.는 이후 98발매전까지 시즌통합챔피언이라해도 무리가 없는 성적을 냈다. 현역시절 그들의 활약상은 배틀페이지의 회상글에서 엿볼 수 있다. KOF96시절, KOF97 시절. 97시절 김관우의 대표 엔트리는 클래식쿄, 테리, 마리, 랄프, 야시로, 크리스를 꼽을 수 있으며 크리스는 당시 배틀계 유일의 초고수였다.  팀원과 팀명의 변경이 이루어진 98, 99에서도 여전히 최강라인이었으나 그는 99에서 도입된 스트라이커 시스템을 매우 싫어했고 결정적으로 00발매 직전 군대에 가면서 KOF배틀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 소울 칼리버 시리즈 :  킹오파 팀배틀을 접은 뒤, 개인플레이어로서 소울칼리버를 시작했다. 1부터 5까지 꾸준히 플레이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KOF시절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손꼽는 고수였으며 2012년 초청받은 샤돌루쇼다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  스트리트 파이터 4부터 시작하여 당시 크림슨 바이퍼 고수로 이름을 알렸다. 투혼 2009대회 16강에서 인생은 잠입을 탈락 시키며 최종 3위에 입상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5에서는 중캐 정도밖에 안 되는 발로그(Claw)를 사용하면서도 국내 정상급의 실력을 발휘, 일찌감치 마스터를 달성하는 관록을 보여주었다. Online Warrior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끝에 9회차에서 홍콩 유저이자 Talon 소속의 프로게이머인 Hotdog29를 꺾고 마침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직장인 신분이면서도 프로 실력자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어 격투게임커뮤니티 내에서 많은 리스펙을 받고 있다. 그의 높은 온라인 랭크 덕에 해외에서 컴필레이션 영상이 제작되는 등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온라인 프리미어는 아쉽게 우승에 실패했지만 월드 워리어 한국 대회를 우승하면서 커리어 처음으로 캡콤컵에 진출하였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같은 조에 배정받은 멤버 중 영국의 엔딩워커라는 유저가 있는데 2006년생밖에 되지 않아서 본인에게는 아들뻘 나이다.

 

(3)  국가대표 경력 -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 
- 스트리트 파이터 5 종목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 2차대회에서 우승하여 1차대회 우승자인 연제길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게 되었다.
- 9월 26일, 일본의 강자 카와노와 대만의 시앙유린(게이머비)를 차례로 꺾으며 승자조 결승전에 진출해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 9월 27일 대만의 오일 킹을 잡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패자조 결승에서 시앙유린이 오일 킹을 누르고 최종결승에 올라갔다.
- 9월 28일, 대만의 시앙유린을 상대로 7라운드 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 전승우승으로 대한민국 e스포츠 종목 첫 금메달을 획득함과 동시에 대회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 김관우 선수를 응원하는 한국 격투 게임 커뮤니티조차, 김관우 선수의 금메달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당장 격투 게임 최고 권위 대회인 EVO 2022 우승자인 일본 대표 카와노와 스파5로 치러진 마지막 메이저 대회 EVO JAPAN 2023 우승자인 대만 대표 오일킹이 참전했기 때문. 거기에 다른 국가의 대표 선수들조차 큰 대회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반면 김관우 선수는 한 캐릭 장인으론 유명했지만, 경력은 확실히 밀리는 상황. 컨디션과 운이 좋다면 동메달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까 하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작 대회가 시작되니 상황은 반전.  대진표 덕이 아니라 EVO 2022 우승자 카와노, EVO JAPAN 2023 우승자 오일킹을 연달아 격파하며,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였다.

 

 

 

2. [항저우AG] "매일 게임했더니~!" 마흔넷 스트리트파이터 국대된 사연

 

<엠빅뉴스, 2023.9.22>

 

- 항저우 입국 소감 :  와보시니까 좀 어떠세요?


저는 기다리던 순간이었고요. 긴장보다는 좀 더 기대되는 마음이 큽니다.

 

- 적지 않은 나이에 이제 시작하게 됐잖아요.  여기까지 와보셨는데 그래도 성취감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좀 어떠세요?


정말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이 자리까지 오게 됐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더 잘해 나가겠습니다.

 

- 이번 대회 목표는

 

이번 대회 목표 메달 딸 수 있을 거라고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그만큼 열심히 연습했고 제가 연습한 만큼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 내고 돌아오겠습니다. 


-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소감은

 
정말 제가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는 이런 자리가 생길 줄은 꿈도 못 꿨습니다.  근데 정말 오래 살고 볼일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라는 생각도 들고요.  정말 기쁘고 앞으로도 큰 발전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보고 있을 가족들에게 한마디


꼭 금메달 따서 자랑하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맨날 게임하는데 뭐라고 안 하시고 이 나이에도 지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3. 44세 격투게임 金 김관우 "오락실에서 맞아도 의지와 승부욕으로"

 

<뉴시스, 박지혁 이명동 기자, 2023.09.29  >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우승
e스포츠 첫 정식종목…한국 최초 금메달리스트



[항저우=뉴시스] 박지혁 이명동 기자 = "오락실에서 옆구리를 맞아도 기술 콤보를 넣는데 손을 놓지 않았던 의지와 승부욕으로 지금까지 왔다."  한국 e스포츠 최고령 국가대표 김관우(44)가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김관우는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결승전(7전4승제)에서 대만의 샹위린(44)에게 극적인 4-3(2-1 0-2 1-2 2-0 2-1 0-2 2-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서 나온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다.  1979년생이다. 20대가 주축인 e스포츠 국가대표 내에서 적잖은 나이다.  

게임 비용이 50원일 때부터 제 집 드나들 듯 오락실을 즐겼다. 당시 오락실은 유해 장소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였다. 오락실에 갔다가 들통 나면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혼이 나는 게 다반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스틱을 놓지 않았고,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게임의 위상 속에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관우는 29일 오전 항저우 시내 한 호텔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스트리트파이터5가)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고 했을 때, 도전적으로 참가했다. 최선을 다해 선발전에서 우승해 국가대표가 됐을 때도 체감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오기 전에 함께 힘들게 훈련했다. 정말 오래 했던 게임임에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아시안게임에서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했다.

PC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가 주를 이룬 요즘 1987년 출시된 '스트리트파이터'는 격투 게임의 고전 격이다. 1990년대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경험하지 않은 40~50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선풍적인 인기였다.  당시에는 격투 게임의 폭력성, 선정성을 지적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는 게 어렵지 않았다. 김관우도 부모님에게 혼이 나면서도 게임에 열중한 경우다.  당시 김관우를 나무랐던 이들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관우는 "그때 혼내셨던 분 중 지금은 어머니 밖에는 없다. 어머니는 이런 걸 아직 잘 모르신다. 찾아보기 힘드신 연세다. 다른 분이 연락을 주셨다. 어머니 아시는 분이 '거기 아들 금메달 땄다'고 연락을 주신 것 같다. 어머니께서 치기 어려운데 카카오톡을 쳐서 문자를 보내주셨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요즘 e스포츠하면 보통 떠올리는 게 PC게임일 것이다. 스트리트파이터는 오락실에서 하던 게임이다. 가면 항상 혼나던 게임"이라고 회상했다.

격투 게임의 경우, 동전을 순서대로 두고, 이기는 사람이 계속 상대를 바꿔가며 하는 방식이 당시 '오락실 룰'이었다. 이기는 사람은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지면 자리에서 밀려나거나 추가로 동전을 넣어야 했다.

김관우는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편이었다. 오락실에서 격투 게임을 잘하면 항상 근처 형들에게 끌려가서 혼났다. 게임을 잘했던 분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며 "동네에서 맞아보지 않았다면 실력을 의심할 수 있다. 옆구리를 맞아도 기술 콤보를 넣는 데 손을 놓지 않았던 의지와 승부욕으로 지금까지 왔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옆자리에 동석한 펜싱의 구본길은 "솔직히 저도 격투게임을 잘한다. 철권을 잘한다. 철권을 했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게임을 한다. 대단한 건 집중력이 중요하다. e스포츠든 스포츠든 다 같은 것 같다"며 김관우에게 "정말 축하드립니다"라고 했다.

김관우는 "감사합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4. 우승 인터뷰 내용

 

- 항저우에 을 때만 해도 저는 아직 제가 국가대표라는 게 어떤 건지 아직 체감이 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시안게임에 오기 전에 이제 같이 정말 힘들게 훈련을 하면서 그리고 정말 오래 해왔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아시안게임에서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금메달을 따는 결과를 얻어서 정말 기쁩니다.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옛날에 혼내셨던 분은 지금 아직은 이제 저희 엄마밖에는 없고요.  저희 어머니도 저희 어머니도 이제 이런 걸 아직은 잘 모르십니다.  잘 찾아보기 힘드신 연세이기도 하시고요.  그래서 다른 분이 연락을 해주셨대요.  어머니 아시는 분이 거기 아들 금메달 땄는가 그런 식으로 아마 연락을 해주셨나 봅니다.  그래서 그쪽을 통해서 이제 약간은 어설픈 카톡 친 것처럼 어설픈 문자로 아들 나 너무 좋다. 그렇게 이제 그런 식으로 문자가 와서 이렇게 보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연락을 못했던 친척 형한테도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 오늘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경기력을 최대한 잘 내기 위한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꼭 금메달을 따겠다. 그런 여러 가지 생각보다는 지금 내 앞에 있는 경기를 최대한 잘해서 이기겠다.   오직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다른 생각은 없었습니다. 
금메달 이거 정말 텔레비로만 보던 거를 제가 한번 이렇게 실제로 직접 해보니까 아직 뭔가 큰 거를 했다라는 느낌은 나는데 대체 내가 뭘 한 거지라는 약간 멍합니다.  좋습니다. 일단은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너무 저도 기쁘고요. 
제가 금메달 딸 때 같이 기뻐했을 거를 생각하니까 저도 처음 금메달 딴 보람이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여기  항조우 아시안게임에서 애국가 하나가 저로 인해서 울리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벅찬 느낌, 진짜 그 자체였습니다. 
감동적이고, 이런 순간을 내가 또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 정말 모든 지원 아끼지 않고 해주신 한국e스포츠협회에 정말 감사드리고요.  제가 금메달 딴 걸로 그동안의 고생 앞으로도 고생 아직 더 하시겠지만 고생하신 거 조금이라도 보람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입니다.  신나게 멀리서 응원해 주신 팬분들 그리고 친구분들 고맙고 마지막에 저로 인해서 이제 급하게 중개가 하나 잡힌 것 같지만 같이 결승전 보면서 재밌게 봤을 친구들 그리고 또 금메달 땄을 때 기뻐했을 응원해 주신 분들한테도 좀 고맙고 그리고 많이 기뻐했으면 좋겠습니다.  

 

- 가족들은 이제 잘 모르실 거예요.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실 텐데 가서 약간 서프라이즈로 금메달 딱 바로 보여드리면서 내가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금메달 애국가 올라가는 장면 다시 볼 수 있으면 그거 같이 한번 보면서 제가 한번 직접 보여드리면서 좋아하시는 모습 보고 싶어서 아직 정확히 안 알려드리고 있는데요.  가서 제대로 서프라이즈 하겠습니다.

 

- 40대에 보내는 메시지  :  

  뭔가가 잘 안 되면 항상 떠오르는 게 이게 나이 때문인가? 역시 그런 생각이 들 나이긴 한데 그런 생각하지 말고 좀 더 연습하면 되겠지.   그리고 옛날에 우리가 잘했던 거 생각하면서 연습하면 게임뿐만이 아니라 사실 뭐든지 아직 많이 더 역시 옛날에 우리가 잘했던 전성기 시절처럼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40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