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를 잊게 하는 배움의 즐거움 』


지은이 호사카 다카시

옮긴이 류두진

펴낸곳 반니 ( 2019년 4월 8일 )

 

 

 

 

 

 

제1장   인생의 완성을 위한 어른의 공부 습관

 

 

1.  나만을 위한 최고의 공부 시간  -    50, 60대야말로 진정한 배움을 위한 최고의 사치스런 시기다

 

   많은 인생 경험을 쌓아온 50, 60대는 진정한 의미의 배움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이기도 하다.

   젊었을 때는 대부분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서 자기의 꿈을 이루고 직장을 잡기 위한 지식이나 기술을 몸에 익히기 위해 공부를 했다. 말하자면 평생 어떻게 먹고살지를 의식한 배움이었다. 


   그러나 나이 들어서 시작하는 배움은 어찌 됐든 즐겁다. 똑같은 배움이라도 젊었을 때는 ‘지식’을 아는 것이고,나이 들어서는 단순한 지식을 뛰어넘어 인생을 풍요롭게 채우는 ‘지혜’를 익힌다고 할 수 있다. 지식은 여러 가지를 아는 것이다. 그 지식을 살려 더욱 깊이 느끼거나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로 지혜다. 지식이 지혜 로 깊어지려면 나름대로 쌓아온 인생 경험이 필수적이다. 오랜 인생을 살아온 지금이야말로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확실히 알게 된다. 나이 들어 시작하 는 공부가 이토록 즐거운 이유는 진짜 원해서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봐도 50,60대는 공부를 위한 최고의 시기다. 수입, 지위,재산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배우고 싶은 것만을 공부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다.
“지혜를 위해서 시간을 할애하는 자만이 진정 여가를 즐긴 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살아 있는 것이다.”
 

 

2.  인생 2막을 위한 도움닫기 좋아하는 것을 배우는 시기를 위해 되도록 일찍 준비를 시작한다

 

   정년 후라면 매일매일이 자유시간이다. 여태껏 살면서 시간이 없었다는 이유로 포기하고 있던 것에 마음껏 빠져들 수 있다. 누구에게는 그것이 운동이 될 수도,미뤄두었던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이나 단순한 취미가 인생의 주가 되기는 어렵다. 하루 종일 운동을 하기는 힘들며 취미생활도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파고들지 않으면 말 그대로 그저 취미 로 남을 뿐이다. 어디까지나 여가활동의 일환인 것이다. 이때 하면 좋은 활동 중 하나가 시간을 가지고 무언가를 좀 더 깊이  있게 알아가는 공부다.


   공부를 하려면 시간, 돈, 몸과 마음의 건강이 꼭 필요하다. 특히 나이 들어 공부를 하려면 반드시 건강을 챙겨야 한다. 그 래도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자산’인 여유시간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시기다.


   그런데 나이 들어 보람찬 인생을 보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주어진 자유시간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본격적으로 나이를 먹기 전부터 앞으로의 인생을 채워줄 것과 경제적 인 받침목을 미리 찾아두어야 한다. 한발 앞서 그 방향으로 걸음을 내디뎌둔다면 나이 들어서도 더욱 충실한 매일을 보내게 된다. 말하자면 일찍부터 정년 후 인생을 위한 ‘도움닫기 기간’ 을 갖는 것이다. 제대로 도움닫기를 하면 정년이나 자녀의 독립 후 맞이하는 새로운 인생에서 단계적으로 더 도약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년 후 늘어난 자유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가장 큰 고민이 ‘내일 뭐하지?’라고 한다. 그러면서 위축되고 의욕이 없어지기도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할 게 없어서, 공부를 하지 않아 늙는다. 언제 까지고 젊게 살기 위해서라도 내일 뭘 할지, 뭘 배울지 미리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3. 젊었을 때의 꿈에 재도전  -  포기해버렸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내디디면 매일매일이 빛난다

 

   많은 사람이 60대 때 정년퇴직을 하면서 이제껏 인생의 중심을 차지하던 직장에서 떨어져 나오고,그로 인해 종종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우울함에 휩싸이게 된다.  

 

   누구든 포기해버렸던 꿈이 하나둘쯤은 있기 마련이다. 뭐든지 좋다. 어쨌든 뭔가 열중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일단 한 걸음 내디뎌보자.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처음 한 걸음을 내디디면 자연스럽게 다음 걸음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얼마 후 뒤돌아보면 지나 온 자리에 ‘자신의 발자국’이 선명히 이어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천천히 가도 좋다. 이렇게 조금씩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해도 남은 긴 인생이 분명히 풍요로워지리라 확신한다. 

 

 

4.  모든 것이 학습의 장  -  배우겠다는 자세만 있으면 된다,  늦깎이 배움이 거창한 공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이를 얼마나 먹든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과 같이 조금씩 계속해서 성장해가려는 마음이 인간이라 면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다.  인간은 살아가는 이상 어떤 형태로든 계속 배우려 한다. 이런 배움의 욕구를 구체화한 것이 바로 10여 년 전부터 유행한 '평생교육’의 취지다. 평생교육, 평생학습이란 일반적으로 성인이 되고 나이를 먹어서도 계속 배운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늦깎이의 배움이 꼭 학교에 가서 하는 공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화• 그림 • 음악 등을 감상하고 스포츠를 즐기며 문화센터 교실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뭔가를 알아가는 모든 것이 배움이다. 알게 된 내용을 생활에 반영해 활용하는 것 역시 배움에 포함된다. 즉 언제나 배우겠다는 의식으로 사는 것 자체가 넓은 의미에서의 배움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 싶은 평생학습도 언제나 적극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의식이나 자세를 계속 지니는 것이다.
배우겠다는 의식이나 자세만 있다면 생활의 모든 것이 평생 학습의 무대가 된다. 꽃놀이나 단풍놀이도 공부가 될까? 대답은 ‘그렇다’다. 물론 거기에 자신의 새로운 흥미나 관심이 향하 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말이다.
  
 

5. 지적 저금 습관 들이기  -  나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하루 한 걸음씩 나아감을 실천하자

 

  ‘하류노인’이 늘고 있다는 기사를 자주 접한다. 일반적으로 노후에 경제적 불안을 갖고 있는 사람을 하류노인이라고 부른 다. 하지만 돈 말고도 배움이라는 ‘지적 저금’ 역시 확실히 쌓아두어야 한다. 지적 저금 없이는 본격적으로 나이를 먹었을 때 빛나는 인생을 보낼 수 없고, 무엇보다도 일상이 지루하고 재미없어진다. “아, 오늘도 멍하니 아무 일도 없이 끝나버렸구나.” 이렇게 자녀를 독립시킨 후나 정년 후에 ‘유일한 친구는 술 또는 TV’ 같은 식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 매일을 아무 감동 없이 흘려보내기 쉽다.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완전히 나이를 먹어버 렸다’라든지 ‘이미 나이 들었는데 뭘’이다. 조금이라도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떠올라도 ‘나이 먹고 이제 와서’라며 금방 포기하는 식의 말만 늘어놓는다.  이런 말은 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들어버릴 뿐만 아니라 듣는 주위 사람들까지 '아,나이는 먹고 싶지 않다’는 부정적인 생각 이 들게 만든다. 연장자의 존재가치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주변 사람에게 '제대로 나이 듦을 알려주는 살아 있는 교본’이 되는 것이 아닐까? 

나이 듦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숙명이다. 하지만 자기 노력에 따라 나이에 대한 의식, 나이를 먹는 모습은 얼마든지 변화 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할 지혜를 지니고 있는 것이 인간의 특성이다.  주위 사람에게 ‘나도 언젠가 저런 식으로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고 동경을 받는 존재가 되자. 


   어떤 형태든, 정말 작은 배움이라도 상관없다. 몇 살이든지 하루를 되돌아봤을 때 조금씩 향상하고 전진해가는 자신을 인 식할 수 있다면 늘어가는 나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면 ‘완전히 나이를 먹어버렸다’ 같은 식의 부정적인 자 기평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지적 저금이 풍부하다면 용모에서도 젊은 사람에게 질 일이 없으리라는 자신감도 든다. 살아온 경험이나 지식에 더해 세련된 인생지(人生智)를 가득 쌓아두었다면 용모가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존재감이 젊음 이상의 아우라를 발산시킨다.


   정신건강의 학과 의사이자 유명 수필가로 많은 저서를 쓴 사이토 시게타 씨는 90세에 죽기 직전까지 평생 현역을 주장하며 하루를 마칠 때는 다이어리를 펼쳐 놓고 그날 일정을 이상 없이 마쳤는지 체크했다. 오늘이 스스로에게 괜찮은 하루였는지 되묻고 대답이 ‘그렇다’라면 대만족하며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계속해왔다고 한다. ‘그렇다’ 중에서도 '정말 그렇다’는 뭔가 색다른 경험을 했다든지 새로운 지식을 얻은 날에 나오는 대답이다. 뭔가를 배우고 마스터한 날에는 ‘아,정말로 괜찮은 하루였다’며 깊은 기쁨을 맛보았던 것 같다.


사이토 씨가 남긴 명언 중 하나가 “인생을 빈둥빈둥 보내면 품성이 떨어진 인간이 된다.”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목표를 놓치면 저도 모르게 늘어지기 쉽다. 그렇게 빈둥빈둥 인생을 보내다 보면 인간으로서 치명적인 결점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돈을 모으는 지혜에 대한 속담이 있 는데 지식을 쌓아 늘리는 요령도 마찬가지다. 지적 저금온 급 하게 늘릴 수 없다. 배움이라는 행위는 일종의 버릇이며 긴 시간에 걸쳐 몸에 배는 습관이다. 평소에도 자투리 시간을 찾아 내 뭔가를 배우고,지식을 쌓을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말고 차곡차곡 쌓아가기 바란다. 배우는 자세나 습관을 지금부터라도 의식해서 들여두면 은퇴를 맞이할 무렵에는 상당한 지적 저금이 쌓여 인생의 다음 단계로 이동하기 쉬워질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에 한 가지 배움’을 마음 속에 꼭 새기고 매일매일 계속 향상해 나갈 것을 목표로 삼기 바란다.

 

 

6.  교양과 교육,친구의 중요성  -  매일 나가서 무언가를 하고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매체에 나이를 먹을수록 ‘교양’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글 을 썼더니 예상 이상의 반응이 나왔다. 사실 일본어의 발음을 이용한 언어유희인데, 교양(敎養)의 발음 ‘교요’는 오늘 할 일(今日, 用)이라는 말과 발음이 같고, 교육(敎育)의 ‘교이쿠’는 오늘 갈 곳(今日,行〈)과 같다. 다시 말해 ‘교양’은 오늘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 ‘교육’은 오늘 갈 곳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꽤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 참 절묘한 표현인 것 같아 새삼 감탄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더 알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의욕과 동기가 배움의 첫걸음이다.  그런 것을 찾아냈다면 다음은 행동이다. 실제로 배우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다.  ‘교양’과 ‘교육’이 의미하는 바는 결국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다. 그런데 인간은 목적 없이는 꼼짝도 히지 않는 존재다. 배움을 결심했다면 그것이 적극적인 목적이 되어 활기차고 의욕 넘치는 하루의 ‘교양’과 ‘교육’이 되어줄 것 이다.


   또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앞으로도 친하게,그리고 오랫동안 어울릴 수 있는 친구를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두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생긴 친구는 기껏 친해졌는데 몸이 안 좋아지거나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있어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아무래도 친구 수가 줄어들기 십상이다. 취미나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만나 친구를 늘려가자. 친구를 만들기 위한 수단 으로 배움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자, 당신은 오늘 할 일이 있는가? 나갈 곳은 있는가? 함께 공부할 친구가 있는가?

 

 

7.  쓰면 쓸수록 좋아지는 인간의 두뇌  -  습관적으로 책을 읽고 공부하는 사람의 뇌는 계속해서 젊어진다

 

   문화청이 실시한 2013년도 '국어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한 달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을 나이 별로 살펴보니 50대는 44.3%, 60대는 47.8%, 70대 이상은 59.6%로, 50대 이상이 다른 연령대보다 확실히 높은 수치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 해외 주요국의 독서 실태 및 독서문화 진흥정책 사례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독서율도 45세 이후 급격히 떨어져 55~65세는 51%로 OECD 조사국 중 꼴찌라고 한다一옮긴이) OECD 평균 독서율은 73.9%다.


   나이 들어 책을 읽지 않게 된 데는 ‘노안이 와서’나 ‘눈이 쉽게 피로해져서’라는 식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 으로 ‘지적 관심도’가 떨어졌기 때문은 아닐까?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독서를 해야 한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은 제대로 된 책을 정독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한다.

 

 

8. 도전하는 인생은 평생 현역  -  자기 안에 잠들어 있는 재능을 깨워 평생 현역의 감각으로 살아가자

 

   모든 사람은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다. 자기 안에 잠들어 있는 재능을 깨워 평생 현역의 김각으로 살아 가자

 

 

9.  초심자라는 핑계는 금물  -  완전히 초보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새롭게 배워나가면 된다

 

  일단 뭔가를 배우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아 실천에 옮기겠다고 결심했다고 치자. 하지만 다음 순간 대다수 사람은 부끄럽다고 생각하며 머뭇거리거나 뒤로 미루고 만다.  뭔가를 감추려는 생각 역시 배움을 시작하는 데 있어 최대의 걸림돌이다.


   초보 딱지를 떼고 가면 창피를 당하지 않고 남들과 진도를 맞추기 쉬울까? 이런 생각 자체가 쓸데없는 걱정이다. 애초에 어디서부터가 초보이고 어느 정도 해야 기초를 뗀 것인가? 실제로 가서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법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나는 나다’, ‘이 분야는 마침 모 르고 있었을 뿐이다’라며 얼굴에 철판도 좀 깔아볼 수 있지 않은가? 벼락치기로 외워서 초보 딱지를 떼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차라리 ‘나는 완전히 초보자다’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초심자를 위한 과정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처음 한 걸음부터 배우겠다는 겸허한 태도를 가져야 무엇이든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처음부터 잘하자 같은 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어쨌든 시작해보는 것,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뒤로 미루지 말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
 

 

 

 

제2장  삶의 보람이 없다면 대학생이 되어 보자

 

 

1.  새롭게 학교에 다니는시니어 대학생 젊은 학생보다 긍정적이고 활동적인 만학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사회인에게 문호를 개방해서 대학에 늦깎이 학생이 들어오게 되었다고 말한 때가 불과 몇 년 전인데, 요즘은 캠퍼스를 활 발히 누비는 만학도의 모습에 너무나도 익숙해졌기 때문이다.이들 늦깎이 학생이 더욱 긍정적이며 활동적이라고 한다. 출석률은 말할 것도 없고 도서관에서 조사를 하거나 멀티미디어 학습실을 이용하는 비율을 따져봐도 늦깎이 학생의 활력이 젊은 학생을 능가하는 것 같다.

 

   바로 윗세대만 해도 정년을 맞이해 현역 업무에서 해방되면 바로 노후, 즉 노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요즘의 50, 60대들, 특히 최근 정년을 맞이한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는 ‘액티브 시니어’라 불릴 정도로 적극적이며 바로 실행에 옮기는 특징을 보인다.  지금까지 우리 인생은 3분할이었다. 아동• 청년기가 1시기, 부모로부터 독립해 사회적 책임을 지는 성인기가 2시기,그 다음 3시기인 노후로 나뉘었다.


   그러나 요즘은 3시기 초반을 육아의 종료,정년으로 인해 자 기를 얽매던 속박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삶의 보람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인생 무대로 보는 인식이 나타났다. 인생 80년 시대였는데 이제는 인생 90년,100년이라는 말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학생에서 사회인, 이윽고 정년, 그리고 노후’라는 관점에서 인생이 길어짐에 따라 ‘액티브 시니어기’라고 불러야 하는 새로운 분할이 중간에 생겼다.


   액티브 시니어기란 젊을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기력과 체력이 아직 충만해 적극적으로 인생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흘러넘치는 시기에 해당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50대 정도부터 건강한 사람이라면 80대 이후까지도 될 수 있 다. 자그마치 30년 이상이나 되는 기간이다. 이제 노후라고 불러야 하는 시기는 본격적인 체력 쇠퇴나 기능 저하에 직면하 는 80대, 그것도 85세 이상부터라고 여긴다.  실제로 베이비 붐 세대의 대부분은 정년을 마침표라고 생각하기는커녕 오히려 제2의 인생을 향한 새로운 출발이자 시작점으로 받아들인다. 본격적으로 나이 먹기 전에 다시 한 번 꿈 이나 삶의 보람을 찾아보며 새로운 인생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적극성이 엿보인다.  베이비 붐 세대는 여태까지 인생의 각 무대에서 새로운 라 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내며 전 국민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이끌어왔다. 이들은 지금도 새로운 시니어 라이프를 개척하면서 기존 세대와 차별화된 삶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이런 액티브 시니어들의 커다란 관심사 중 하나가 배움이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늦깎이 학생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젊은 학생은 사회인이 되기 위한 하나의 단계로 별생각 없이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늦깎이 학생은 대개 오랜 인생 경험을 거쳐 자기가 정말로 관심 있는 학과,취미 활동을 통해 깊은 흥미를 느꼈던 분야를 골라 입학한다. 나아가 늦깎이 학생의 학비는 자기가 일해서 번 돈이다. 젊은 학생의 학비(또는 생활비)는 대부분 부모가 대준다. 배움에 들이는 ‘돈의 무게감’에 대한 인식부터 다르다는 말이다. 여러 가지 이유를 반영하더라도 최근 늦깎이 대학생의 ‘급증세’는 놀랍기만 하다.


   대학 측도 인생 경험이 풍부한 늦깎이 학생의 입학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늦깎이 학생의 입학이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 문제에 제동을 걸어줄 수 있다는 경영적인 기대도 있을 것이다. 성실하고 열정적인 늦깎이 학생의 모습을 통해 젊은 세대가 동기부여를 받거나,풍부한 인생 경험을 지닌 까마득한 연상 '학우’에게 자극을 받는 등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장점이 크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들린다.


   늦깎이 대학생이 늘어나는 현상은 실버 세대, 젊은 학생, 그리고 대학 측이라는 3자 모두에게 장점 일색이 되는 셈이다

 

 

2.  대스타 긴짱이 아닌 동급생 하기모토  -  일부러 더 멀리 돌아가 남들과 다른 모험을 해본다

 

   애칭 '긴짱’이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하기모토 긴이치 씨 는 일본 코미디계를 대표하는 대스타다.  2015년 4월 73세에 고마자와 대학교 불교학부에 입학했다는 빅뉴스가 날아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입학 후에도 일은 계속해 대학생활과 연예계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긴짱은 인터뷰에 서 대학생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재미있더라고요. 매일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갑니다. 오늘 수업은 영어, 불교 한문, 독일어였어요. 어학은 좀 어렵더라 고요.”


   물론 배우는 즐거움도 각별하지만 긴짱이 정말로 감격스러 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한다.


“내일 만날 사람이 있고 수다를 떨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이 렇게 나이를 먹고 보니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긴짱 같은 인기 인이라면 항상 많은 사람들에 게 둘러싸여 쓸 쓸하다는 생각을 할 틈 따윈 없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았나 보다. 긴짱의 말에 따르면 그도 어느새 연예계에 서 원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자기보다 50세 정도 젊은 20세 전후의 청년들이 모두 긴짱을 동등한 친구로 대해준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즐겁다고 한다. 대학에서는 대스타 ‘긴짱’이 아닌 동급생 ‘하기모토’인 셈이다.


   그저 앞으로만 나아가려 하지 말고 우선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을 넓게 보는 것, 일부러 더 멀리 돌아가서 남들과 다른 모험을 해보는 경험도 중요하다는 하기모토 씨. 긴짱 식으로 말하자면 이런 마음가짐이 우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의미로 ‘치매 예방’이 되는 셈이다.

 

 

3.  끝없는 배움, 12년차 대학생 70대 여성의 마침표 없는 열정 , 배울수록 무지를 깨닫게 된다

 

   이번에 소개할 인물은 도쿄에 위치한 명문대학 중 하나로 꼽 히는 곳의 문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는 75세 여성이다. 이 여성은 독신으로 일을 계속해오다가 50대 후반 무렵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퇴직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업무 일선에서 맹렬히 달려왔기 에 더 이상 악착같이 일하지 않아도 모아둔 저축이나 연금에 의지해 여생을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여유는 생긴 상태였다. 때마침 직장에서 모집하는 조기 퇴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추가 퇴직금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큰마음 먹고 일 뿐이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미와 충실감을 느끼면서 좋아하는 일을 해왔지만, 내게서 일을 빼면 대체 뭐가 남지? 계속 이대로 사는 게 진정 만족스 런 인생일까?’


   이 여성은 퇴직 후 얼마 있다가 모교에 재입학했다. 그런데 이번에 선택한 학과는 젊었을 때 공부했던 법학부가 아니라 문학부 철학과였다. 입학한 첫해는 서양 철학을 배웠고 2년 후부터 동양 철학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종교 철학, 문화 인류학,심리학,윤리학  등으로 전과와 재입학을 반복한 지 벌써 12년째다. 이 여성의 대학생활은 끝없이 계속될 것 같다.


“한 가지 분야를 배우니 계속 모르는 부분이 나와서요. 이번에는 이 분야를 배우고 싶고 그 다음은 저걸 배우고 싶고…. 점 점 관심이 넓어지게 되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요.”


   이 여성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배움을 시작하고 나서는 똑같이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더라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거 나 관심이 한층 더 깊어지면서,기존보다 훨씬 다양한 것을 단 번에 열 배는 더 즐길 수 있게 된 느낌이라며 미소 짓는다.
“배우면 배울수록 무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내 무지를 깨 달으면 깨달을수록 나는 배우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진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인데, 이 여성도 틀림없이 같은 심정일 것이다. 배움이라는 기존에 해왔던 일과 전혀 다른, 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완전 연소시킬 수 있는 터전을 얻어 제2의 인생 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4. 대학생활로 다시 느껴보는 젊음  -  꼭 배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사례를 보고 ‘다들 대단하다’며 약간 거리감 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학생에도 여 러 유형이 있는 것처럼,늦깎이 대학생 역시 정말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늦깎이 대학생활이라고 꼭 진지하게 배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충실한 시간을 보 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되어도 좋고, 친구를 만들겠다는 것도 물론 좋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동기에서 다시 대학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남성도 있다. 사정 을 알고 보니 과연 납득이 갈 만하다.  특히 대학을 추천하는 이유는 대학이 아니면 접하기 힘든 젊은 세대와의 만남 때문이다. 어쩌면 내 자식보다도 어린 동료나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 늦깎이 대학생활에만 존재하는 가능성이다.  물론 동성뿐만이 아니라 이성의 젊은 친구가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어떤가? 상상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는가?  실제로 늦깎이 대학생의 70% 가까이는 ‘나이나 국적,경력 이 전혀 다른 친구가 늘었다’, ‘대학에서 젊은 학생과 좋은 친 구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고베야마테 대학교는 2014년에 재학 중인 늦깎이 학생을 대상으로 입학 경 위나 대학생활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응답자는 남성 13명, 여성 22명으로 총 35명이었다. 연령층은 50~59세22.9%, 60~64세가 34.2%, 65~69세28.6%, 70~74세가 14.2%다.  설문 항목은 다방면에 걸쳐 있는데, 우선 대학에 입학하게 된 동기에 관해서는 ‘시야를 넓히고 싶어서’,'대학 자체를 동경하고 있어서’, ‘생활을 충실히 보내고 싶어서’가 모두 90% 이상이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양한 사람과 만날 수 있 어서’, ‘대학생활이 즐거울 것 같아서’,'친구가 생겼으면 해서’ 라는 응답도 눈에 띈다.  물론 ‘더 높은 전문성을 익히고 싶어서’라든지 ‘대학에서 학 위와 자격을 취득하고 싶어서’와 같이 진지하게 ‘배움’을 기대 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젊은 학생과 친구가 되고 싶고 다양한 세대나 국적의 학생과 대화해보고 싶다는 등 인간관계를 확장하려는 동기에서 대학 문을 두드리는 늦깎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같은 늦깎이 학생끼리 놀러 가는 것은 물론 젊은 학생과 함께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조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새롭게 삶의 보람을 찾기 위한 인생의 제3기를 마음껏 즐기는 최근 늦깎이들의 멋진 활기가 전해져오는 듯하다

 

 

5.  ‘언젠가’, ‘조만간’은 금기어  -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다

 

    늦깎이에 배우려면 단숨에 해치우겠다는 결심을 세우고 기세를 몰아가지 않으면 시작하기 어렵다.  최대 금기어는 ‘언젠가’, ‘조만간’이다. 비단 ‘배움’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인생을 충실히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모든 일에 통용되는 사항임을 명심하자.


   특히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에서는 절실함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디까지나 남은 인생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 이제 겨우 얻어낸 넉넉한 자유시간을 더욱 충실하게 만들기 위해 배우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달리 말하면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딱히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아도 일상이 이제까지와 똑같이 ‘평온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느슨한 일상에 딱 매듭을 짓고 배움에 나서보면 어떨 까? 지금까지의 인생에 새롭게 기어를 바꾸려면 앞서 설명했 듯이 과감하게 용기를 내어 주행 모드를 의식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 그런 용기야말로 결심하는 순간의 ‘열정’이다.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배워보자’, '배우고 싶다’고 결심한 순간이 배움을 시작할 최고의 타이밍이다. 처음 한 걸음을 내디디면 다음 한 걸음으로 이어지고, 걸음 을 반복하다 보면 확실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제3장  결과나 성과보다는 배우는 과정을 즐긴다

 

 

1.  시니어의 배움은즐거움이 우선  -  과정의 즐거움이 배우는 습관을 붙여준다

 

   나이가 들면 동창회 안내문이 날아들 때가 많다. 자기 일을 제 쳐놓고 살다가 고향에서 열리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동창회에 참가해보면 모두 나이를 먹은 모습에 놀라게 된다. 새삼 자신도 나이를 먹어왔다는 사실이 실감나기도 한다.


   그런데 배움의 동기가 생각보다 ‘별것 없다’는 점이 놀랍다. 대개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은 습득한 내용을 업무로 연결 지어 성과를 높이는 게 목적이 아니다. 자신의 관심이 향하는 대로 배우는 것 자체, 말하자면 ‘배우는 과정’이 목적이다.  어떤 내용을 무엇 때문에 배우는가? 여기에는 이유도 논리도 필요 없다.  문득 배우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문화센터는 대학 같은 곳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늦깎이에게 안성맞춤이다. 문화센터에서 한 과정을 끝내고 나면 일종의 성취감이 느껴지면서 자연스럽게 다음에는 무슨 강좌를 들을 까 하는 기분이 드는 법 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일단 문화센터에 다니기 시작한 사람은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뭔가 강의를 계속 듣고 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종의 습관처럼 ‘배우는 버릇’이 붙은 셈이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 특히 일반 학생과 함께 모여 배우는 정규 과정은 어느 정도 출석 일수를 지켜야 하고 리포트 제출, 과제,발표, 시험 등 나름의 성과가 요구된다.  그러나 문화센터라면 시험을 보거나 학점을 취득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배우고 싶은 강좌만을 골라 집중할 수 있다. 여력만 된다면 다른 관련 분야로도 범위를 넓혀 한층 풍부한 지식을 배울 기회까지 잡을수 있다.  대신 학사나 석사 등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학위는 받을 수 없다. 대학과 문화센터 중 어느 쪽이 내 배움의 목적에 부합하는가?  늦깎이라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어느 쪽이 자기 인생을 더욱 즐겁게 해줄 것 같은지를 판단 기준 삼아 결정하기를 추천한다. 결국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 움은 ‘즐길 수 있는지’ 여부가 최대 핵심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2.  처음 가는 강좌에 적응하는 철칙  -  친구는 담담하게 사귀어야 하고 낯섦에 주눅 들어서는 안 된다

 

   친구를 만들려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아 대학교나 문화센터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전면에 나와버리면 도리어 상대가 거리감을 갖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담하다.”  《장자》〈산목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구절 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이어진다.
“그리고 소인의 사귐은 술처럼 달콤하다. 군자는 담담하게 친분을 이어가고, 소인은 달콤함 때문에 헤어진다. 오랜 인연 없이 만난 사이는 오래가지 못하고 헤어지게 마련이다.”


   의미를 살펴보면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 때문에 친해지는 것이고, 반면에 소인의 사귐은 단술처럼 끈끈하지만 그로 인 해 곧바로 끊어져버린다. 이유 없이 맺어진 사람은 마찬가지로 이유 없이 헤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또 이미 쌓아 올렸던 (혹은 그렇게 생각한) 인간관계라도 사소한 실수 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져버릴 때가 있다. 그런 사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사귀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나이를 먹을수록 각자 가치관을 확립하게 되고 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는 것도 늘어나니 사귐이 ‘담담해야’ 할 필요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해도 좋다. 특히 사생활에 관해서는 주의해 야 한다. 그중에서도 이제까지의 경력이나 학력, 자녀가 있는 지 여부, 있다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와 같은 사생활 관련 내용을 먼저 물어보는 것은 삼가야 한다.  이따금 '친절함을 강매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 문제가 된다.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쓸데없는 참견을 하는 일도 흔하다.  아무 악의 없이 좋은 뜻이더라도 이런 식으로 강매하는 ‘친절함’은 상대방에게 궁지에 몰린다는 느낌이 들게 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이 오래된 강좌에 처음 갔을 때의 적응 문제다. 강좌가 오래되면 거기에는 장기간 다닌 회원들이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이 회원들이 강사를 중심으로 뭉쳐 의도적이지는 않겠지만 신입회원들을 따돌리거나 신입회 원들은 모르는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이런 낯설음과 소외감에 흥미를 가졌던 강좌임에도 몇 번 다니지 못하 고 관두는 사람이 많다. 처음의 낯설음은 당연한 것이다. 정말 흥미가 있는 강좌라면 천천히 적응하겠다는 생긱으로 조바심 을 버리고 묵묵히 몇 번 더 다녀보라. 어느새 당신도 중견 회원 이 되어 있을 것이다.

 

도심에 있는 문화센터

방송 대학,사이버 대학,공개강좌

일반 대학, 대학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이버 대학교, 대학의 평생교육원

인문 강연회,배우면서 즐기는 여행

서울특별시 50플러스 재단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케이무크(K-MOOC)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과 평생학습관 등 

 

 

 

 

제4장  일상에서 배움의 기회를 찾는다

 

 

1.  노후 자금 제대로 쓰는 법 배우기  -  아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제대로 즐기며 쓰는 지혜를 발휘하자

 

   연금 생활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힘들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 버린다면 모처럼 생길 수 있는 인생 경험에도 커다란 마이너스다. 매일을 계속 그렇게 흘려보내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의욕만 있으면 길이 보이리라는 것을 믿고, 하고 싶은 것을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여가자. 나이 들어 경험이 풍부한 사람에게는 그렇게 할 지혜가 있다. 비용이 들지 않는 ‘배움의 장’을 찾는 게 한 가지 방법이라면 배우기 위한 자금을 어떻게 든 마련해내는 지혜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돈을 들이지 않고 배우는 방법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 해보면 어떨까?


   주간지 기사나 TV 정보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근거가 희박한 노후 빈곤에 관한 뉴스 정보로 불안 심리를 선동하다 보니, 나이가 들면 무조건 연금 범위 내에서 궁핍하게 생활해야 된다고 여긴다. ‘노후에는 수천만 엔,적어도 3,000만 엔의 저금이 필요하다’ 같은 식의 언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예금을 쓰는 걸 마지막까지 ‘봉쇄’해버린다.


   부모나 친척이 세상을 떠난 뒤 ‘생각보다 돈을 많이 남겨서 깜짝 놀랐다’고 하는 이야기도자주 듣는다. 예금을 ‘봉쇄’해서 연금만으로 생활하려고 한다면 ‘배움’에 돈을 쓸 여유가 거의 없다고 느껴질 것이다. 개중에는 최대한 절약해서 자녀나 손주에게 조금이라도 많이 남겨주고 싶은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토록 많은 돈을 남길 필요가 있을까? 원칙적으로 자기 돈은 자기 인생에 소진한다는 사고방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여생을 보낼 정도의 돈을 확보해두었다면, 남은 돈은 배움이나 취미 등에 소진하면서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부모 세대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자녀들도 인생을 긴 안목으로 보고 삶의 방식이나 자기 인생에 필요한 돈을 스스로 제대로 벌어야겠다는 자세를 배워간다. 무엇보다 부모가 나이 들어 궁핍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나 손주는 ‘자신들도 나이를 먹으면 분명 저렇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는 선입견을 가질 것이다.


   자녀에게 정말로 남겨주었으면 하는 것은 돈의 많고 적음보다 몇 살이 되어서도 적극적이고 빛나게 살아가는 ‘부모의 모 습’이다. 그래야 자녀들도 자기들의 미래에 밝은 희망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2.  첫 번째 탐구 대상, 노후자금  -  두려워하는 것의 실체를 실제 공부해가며 적극적으로 파헤쳐본다

 

   노후 자금에 관해서 불안감이 있다면 우선 이 문제를 제대로 알아보는 것을 첫 번째 배움의 대상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무작정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자. 제대로 책을 읽고,인터넷으로 정보를 모으고, 주변 사람들에 게서 실정을 들어본 다음, 거기에 자기만의 관점(인생 경험이나 라이프스타일,가치관, 우선순위)을 얹어 결론을 도출해보자. 이런 과정은 틀림 없이 배움의 회로와 똑같다.


   연령대 별로 노후에 필요한 자금에 관한 객관적인 수치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생각을 진척시켜 간다면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고 즐겁게 지내기 위한 지출에 얼마를 써도 좋을지 대략의 계산이 나온다.   그 결과 도출된 ‘노후의 여유’를 어떻게 최대한 활용해갈 것인가? 불확실한 점을 제대로 알고 나면 괜한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가 없어진다. 필요 이상으로 지갑을 굳게 닫아 움츠러든 상태로 여생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간병이나 건강 문제에 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확실히 배워두겠다고 결심한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두려워한다고 해서 다가올 일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각오를 다지고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달관된 사고방식으로 자연 스럽게 이끌릴 것이다.  즉 배움을 거듭할수록 살아가는 자세가 저절로 무게감 있고 침착하게 바뀐다. 애매모호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찾아왔을 때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을 가지고 지나치게 호들갑 떠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사소한 일로 동요하지 않는 굳건한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에 도달하는 것. 나이 들어서 시작하는 배움의 최종 목표는 이렇 게 강인한 정신을 확립하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3.  신문과 잡지 최대한 활용하기  -  배움에는 돈이 든다는 사고방식부터 바꾸자

 

  신문과 잡지에 나오는 수많은 정보들을  ‘생활’,‘사회’,‘관심사’라는 세 권으로 분류하여 정보를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언젠가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 레시피나 불필요한 물건 정리법과 작은 생활의 지혜나 사고방식 • 건강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 등은 '생활’에, 살고 있는 지역 소식이나 자원봉사,고령사회 문제 등은 ‘사회’에,마음에 드는 단어나 문장 혹은 심금을 울리는 시와 읽고 싶은 책 광고 등은 ‘관심사’에 붙인다. 시간이 났을 때 노트를 열어 쭉 훑어보면 '그러고 보니…’ 하고 새삼 자극을 받는 일도 자주 있다고 한다.


   배움에 돈이 든다는 선입견이 있다면 한 번 생각을 전환해  보기 바란다. 배움의 계기, 기회,매체는 일상 속에 차고 넘친다.  오직 실천만 남아 있을 뿐이다. 

 

 

4.  심신의 건강까지 되찾아주는 배움의 방법 

 

건강 카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즐기는 문화생활

TV 강좌로 하는 회화 공부

유학생 홈스테이 활용하기

‘젊은것들한테 질까보냐’ 스터디 모임

빈집을 배움의 장소로 개방

자기 자신을 위한 자원봉사

 

 

 

 

제5장  목표의식을 고취시키는 공부의 힘

 

 

1.  사람은 언제나 한창 자랄 나이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마음속 나이 의식을 던져버리자

 

   50, 60대가 되면서 이제야 겨우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 인생 최대의 사치를 손에 한가득 넣었다. 그런데도 ‘나이를 먹었으니까’라든지 ‘이 나이 먹고 이제 와서’라는 핑계를 대며 꽁무니를 빼는 사람들이 있다.  행여나 지금 당신의 모습이 이렇다면 정말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몇 번이나 들어온 말이겠지만 오늘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언제나 한창 자랄 나이다. 나이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나는 몇 살이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든지,몇 살이니까 안 된다든지를 가지고 고민해서는 안 된다.  생애 마지막까지 배움과 집필 활동을 계속하며 문자 그대로 ‘평생 현역’을 관철한 기요카와 씨가 있다. 그녀는 살아가는 동안 늘 멋과 맛, 여행의 모든 것을 즐기겠다는 탐욕을 추구하며 인생을 완전 연소시킨 사람이다.  자기 마음속의 '나이 의식’을 던져버리면 그렇게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 기요카와 씨를 본보기 삼아 우리들도 이렇게 ‘사치스러운 삶’을 즐겨보면 어떨까?

 

 

2.  '자기만족’이 허락되는나이 배움에 더욱 빠져들 수 있도록 이색 자격 시험에 도전해보자

 

   좋아하거나 잘하는 분야가 있는가? 지금 수준에서 한 걸음 더 공부해 들어가 관련 검정 시험에 도전하면 배움에 더욱 빠져 들 수 있다. 시험은 자신의 노력이나 도달점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인정되고 표시된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놓으면 매일 의욕이 샘솟고 배움을 통해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는 법이다. 꼭 진지하고 딱딱한 시험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최근에는 자격 시험이 상당한 유행을 타면서 “우와,이런 시험도 있어?”라고 놀랄 만한 검정이나, 들으면 생각지도 못했기에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이색 검정도 있다.


   이색 검정의 대부분은 말하자면 ‘자기만족’의 세계다. 이런 검정 시험에 합격한다고 해서 일자리나 수입으로 직접 이어질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역 시절이 아닌 늦깎이를 위한 시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과보다 취득 과 정을 즐기며,덤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가슴 활짝 펴고 자랑할 수 있다는 점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장점이다.
 
. 숲 해설가

. 문화해설사

. 구연동화자격증

. 정리수납전문가

. 도시농업전문가

. 간병인(요양보호사) 자격증 

. 조경사

 

 

 

제6장  오늘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1.  매일같이 새로운 발견이 있는 인생  -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깨달았을 때 시작하라

 

   매일같이 새로운 발견이 있는 법이다. Never too late. 늦은 것은 하나도 없다. 깨달았을 때 시작하면 된다.  인간이 아무리 오래 살고 많은 경험을 쌓았다 해도 어제와 똑같은 하루는 찾아오지 않는다. 즉, 매일같이 새로운 것과 만남의 연속이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항상 새로운 발견이나 깨달음과 함께 한다면 앞으로 남은 인생이야말로 가장 충실하면서도 빛나는 연령대임을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실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  인생을 빛나게 하는 미지와의 조우  -  가슴이 하는 말을 듣고 따랐을 때 에너지가 솟아오르다

 

    “노화에 따르는 제일 나쁜 것은 육체가 쇠약해지는 것이 아니 라 정신이 무관심하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모루아는《나이 드는 기술》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정신이 무관심하게 되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일까? 구체적으로는 여러 가지 것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고, 결과적으로 바깥에 나가려는 기력마저 잃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면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욕이 사라져 사실상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린다. 결코 적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실정 이다.


   나이를 먹으면 뭔가를 배우거나 습득하는 것에 대해 저도 모르게 ‘이제 와서 그런 것을 배운다 한들 뭐가 된다고(쓸데없다)’ 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아가 ‘이 나이 먹고 노력한들 뭐가 된다고’라며 노력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게 되고,결국 ‘살아 있다 한들 뭐가 된다고’라며 무기력 노선으로 돌진하는 경우가 많다.


   시대가 점점 변하고 있다. 특히 현대는 초고속 시대이기 때문에 기존의 지식이나 정보에만 의존하다 보면 순식간에 뒤처 지기 쉽다. 몇 살이 되든지 시대의 조류를 포착하는 안테나를 넓게 펼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의식하자. 낡은 지식 이나 정보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자. 그러기 위한 가장 일상적이고도 손쉬운 방법은 역시 배움이다.


   ‘배움’은 항상 미지와의 조우를 불러온다. 지금껏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은 설령 몇 살이 되더라도 가장 짜릿한 것이다. 건강한 사고력을 지니고 산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매일 뭔가를 배우거나 느낄 수 있다. 만약 두 눈을 감은 채 더 이상 보지 않고 듣지 않겠다는 식으로 생활한다면 그 순간부터 시체가 호흡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 읽어보고 싶은 책도 많고, 더 알고 싶은 것도 많다.


   미지의 것과 조우할 때마다 자기 자신의 가슴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에너지’를 느낄 것이다. 그 가슴이 하는 말을 들어 라,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라. 그때 폭발하는 에너지야말로 인생의 지금 이 순간을 가장 빛나게 만들어준다. 

 

 

3.  천천히 서두르기 얇은 종이도 겹치면 두꺼워진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아간다

 

   나이 들어서 배울 때의 의식은 첫째도 둘째도 ‘즐거운지 여부’ 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발전이 있든 없든, 결과가 나오든 말든, 그날 들었던 강의나 레슨이 재미있었거나 친구와 함께 보낸 시간이 즐거웠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대만족할 정도의 기분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에도 시대의 사상가 가이바라 에키켄의《양생훈》에는 다음 과같은구절이 있다.
“늙으면 젊었을 때의 열 배에 해당하는 속도로 세월이 흘러 가는 것처럼 느껴지므로,하루를 열흘로 삼고 열흘을 백 일로 삼아 늘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면서 단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므로 그저 느긋하게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 고 해서 ‘배우기 시작한 지가 벌써 1년이 지났는데도 전혀 발전이 없구나…’ 같은 식으로 한탄할 필요도 전혀 없다.  가이바라 에키켄이 활동했던 17세기에 비하면 현대의 노후는 놀랄 만큼 길고 시간도 한가득 주어져 있다. 그러니 원칙적으로는 ‘천천히’ 해도 좋다. 배움에 있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거니와 초조해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나이 듦이 확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한편으로는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해도 이해가 간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표현이 바로 ‘천천히 서둘러라’이다.  고대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좌우명으로 삼았던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일 하나하나마다에는 너무 안달하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가능한 한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라.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게을리 하지 말고 꾸준하게, 손에서 떼어놓지 말고 계속 진행시켜가라. 이런 뉘앙스가 담긴 표현이다.


   나이를 먹고 나서 뭔가 시작한 것이 어쩐지 조금도 발전되지 않는 듯해서 화가 나는 경우도 있고 스스로 한심하다고 여 길 때도 있다. 하지만 얇은 종이도 겹치다 보면 점점 두꺼워지는 법이다.  ‘천천히 서둘러라’를 좌우명으로 착실히 연습한다면 1 년 후, 2년 후에는 스스로가 감탄할 정도로 발전해 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또 목표를 그다지 높게 잡지 않는 것도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의 비결 중 하나다. ‘인생 80점주의’라는 말이 있다.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 받으면 만족하라는 뜻이다.  이것이 노후를 잘 살아가기 위한 마음가짐이다. 나아가 점수 설정도 80점에서 나이에 따라 점차 낮춰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을 것 같다. 나이를 더욱 먹어갈 수록 점수를 70점,60점으로 내렸고 만년에는 50점으로 요구 수준을 낮추면 좋겠다.  점수와 반비례로 높아지는 것이 바로 만족감이다. 애초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므로 결과에 대해 최대한의 만족감을 얻는다. 이 얼마나 훌륭한 지혜인가.


   나이 들어 뭔가를 배우기 시작한다면 최종적으로는 이처럼 욕심 없는 삶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마음은 오히려 깊은 만 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인생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다.
 

 

4.  오래 지속하는 요령 조금 쉬어가도 괜찮지만 완전히 그만두지는 말자

 

   앞서 설명했듯이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은 대부분의 경우 합격해야 한다거나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제약이 없다. 그렇다 고 해서 예를 들면 레슨 하나만 하더라도 오늘은 내키지 않는다는 정도의 핑계로 빠져버리는 식의 제멋대로의 태도는 바람 직하지 않다.  물론 도저히 스케줄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쉬어야 할 때는 무리하지 말고 제대로 쉬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무리하지 않는 쪽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정말 중요하다.


   반대로 너무 의욕만 앞선 나머지, 늦게 시작한 만큼 하루라도 빨리 잘해보겠다며 덮어놓고 노력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노력하겠다는데 반박하자니 좀 이상하지만,스스로에게 너무 압박감을 가하는 학습법은 즐기려고 시작한 것도 즐길 수 없 게 만든다. 어딘가에서 긴장의 끈이 뚝 끊겨 결과적으로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은 합격해야 한다거나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제약이 없다. 다만 적당주의나 불성 실한 태도에 빠지지 않게끔,혹은 너무 잔뜩 긴장하지 않게끔 브레이크와 액셀을 번갈아 밟아야 한다. 이를 스스로 잘 컨트 롤하기가 어렵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가 약해지더라도 완전히 그만 두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뭐든지 중간에 그만두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공산이 크다는 사실을 나이가 들면서 깨쳤을 것이다. 모처럼 노력해서 배운 것을 백지 상태로 돌려버린다면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배움 뿐만 아니라 새롭게 만난 인생의 즐거움이나 쌓아올린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만둔다’가 아니라 ‘잠시 쉰다’고 생각하고 선생이나 동료에게도 그렇게 전해두면 된다. 그러면 복귀하고 싶어졌을 때도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고 선생이나 동료도 ‘어서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맞이해줄 것이다.  이렇게 배움을 이어가도 괜찮다는 말이다. 나이 들어서 시작하는 배움은 융통성을 적절히 발휘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받아들이자.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이상,약간 공백기가 생기더라도 배우는 기쁨은 계속되고 더욱 이해가 깊어져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5. 유유자적 최대의 기쁨 오늘 나는 무엇을 했는가, 매일 가볍게 일기를 써보자

 

   정년 후의 삶을 ‘유유자적한 나날’이라고들 한다. 유유자적이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장면은 경제적인 불안감 없이 더 이상 악착같이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모습과,속세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시간적으로 느긋하고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는 모습 이다.  진정한 유유자적(悠悠自適)이라는 뜻에서 ‘우유자적(優遊自適, 넉넉할 우에 놀유)’이라는 표현도 쓴다. 안달하거나 허둥대지 않고 편안하게 가는 (適,갈 적) 모습,큰 강물처럼 쉬지 않고 자연스럽게 계속 흘러간다는 의미다.


   양명학자이자 일본 정 • 재계 중요 인사들의 정신적 멘토인 야스오카 마사히로 씨는 이렇게 말했다.
“학문 수양이란 곧 유유자적이다. 편안하게 흘러가듯 사색 하고 행동하라. 학문 자체가 되어 배움을 즐기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시작하는 배움이야말로 이런 유유자적이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마음 가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더 나은 삶을 실현해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연령대의 이상적인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은 삶이란 다시 말해 결과나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자기 자신이 지금 이 순간 확실히 살아 있음을 실감하는 인생을 보내는 것. 더 나은 삶이란 바로 이런 실감을 하루하루 증 폭시켜 깊이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 있음을 매일 실감한다면 자연히 ‘배움의 기쁨’이 솟아 올라 다음날은 물론 그다음 날에도 더욱 뭔가를 흡수하고 더 깊게 느끼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이처럼 배움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필연적으로 삶을 깊이 있고 빛나는 것으로 바꿔주는 힘이 있다.  다가오는 날을 멍하니 거의 아무런 감회도 없이 지내는 것을 유유자적이라고 믿고 있다면 당치도 않은 착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도 확실히 살아 있고 조금씩 바뀌어가는 자기 자신을 실감하는 매일을 보내는 방법으로 나는 간단히 일기를 써보기 를 권한다. 거창한 일기장을 마련하면 필요 이상으로 부담을 느끼기 쉽다. 가벼운 마음으로 쓸 수 있는 조그만 다이어리라 도 좋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나는 무엇을 했는가? 뭔가 새로운 것을 만났는가? 뭔가 마음에 남는 것이 있었는가?’를 떠올려보기 바란다.  번호를 붙여 나열하는 식도 상관없으니 떠오르는 것들을 일 기장에 쭉 써내려가자. 그렇게만 해도 좋다.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에 불과 몇 분이지만 일기를 쓰는 시간이 오늘 당신의 배움을 확실한 것으로 만들어주고 새로운 배움을 향한 의욕을 북돋아줄 것이다.  정말 작은 방법이라도 좋으니 나날의 충실감과 자신의 성장 을 실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유자적 최대의 기쁨은 이것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6.  배움의 최종 목표는 인간적 성숙 인생의 맛과 멋을 어떻게 ‘발효’시킬 것인가?

 

   TV 프로그램에서는 셰프나 전통 공예사같이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를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분야든 그 길을 걸어온 달인에게서는 '과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원숙한 품격이 전해져와서 감탄하게 된다.  어떤 등산로 입구에서 걷기 시작하든지 산을 오를수록 어느새 길은 하나가 되고 앞은 정상으로 통한다.  예전 시절의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서는 달인과 비슷한 품격이 전해져오곤 했다. 하지만 최근 나이 든 사람에게서는 원숙함과 성숙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나이를 먹어도 인간으로서 성숙하지 않은 사람이 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일까?


   언제나 스스로 확실하게 해나가려는 것과 나이 듦을 받아들 이는 것은 언뜻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사실 근본은 같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는 눈이 있다면 확실하게 해나가려는 의지는 유지하면서도, 천천히 살며시 다가오는 나이들을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양쪽 측면을 절묘한 균형으로 맞추어야 한다.


   보이스 피싱이 횡행하는 것만 봐도 요즘 나이 든 사람에게는 확실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조금 냉정하게 따져보면 누가 봐도 이상한 것이 보이스 피싱 전화다. 이를 본인이 눈치 채지 못한다는 말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 보고 받아들이는 냉정함과 신중함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사 남에게 의지하며 상담 받겠다는 태도 역시 칭찬받을 수 없다. 인생은 최종적으로 자기 혼자만의 것 이다. 남편이나 아내, 자녀 등 주변 사람은 소중한 존재이며 그들의 의견도 존중할 필요는 있겠지만,최종적인 판단은 어디 까지나 자기 자신이 내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태도다.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은 인간성의 성장과 성숙이 진정한 목적이다. 배움을 통해 해당 분야의 심오함과 폭넓은 다양성 을 이해하고,이를 평소 생활의 사고방식에 도입해서 심사숙고할 줄 아는 인간성을 키워갔으면 한다.  배우면서 알게 된,이제까지 만난 적이 없던 사람을 통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가치관과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자기 자신의 울타리나 그릇을 넓혀가야 한다.  이 역시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의 커다란 효용이다.


   우리들에게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라는 많은 재산이 있다. 재산을 더욱 '발효’시켜서 원숙미 넘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발효를 위해 배움을 누룩곰팡이나 효모 처럼 활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가장 숙달된 늦깎이 학습법이 아니겠는가. 

 

7.  진행형으로 마무리하는 인생  -  마지막 순간까지 진정한 자신에게 한 걸음 한 걸음씩 가까이 다가간다

 

   현재 연장자라 불리는 연령대의 사람들은 대체로 진지함과 성실함을 신조로 살아온 세대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배움에서도 ‘1년 동안에 여기까지는 마스터하자’, ‘그러려면 한 달에는 이만큼씩 하자’, ‘거기서부터 거꾸로 계산하면 하루에는 이 정도 분랑을 소화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성과를 양으로 정해놓고 자기 자신을 속박한다.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은 좀 더 ‘적당히’ 해도 된다. 여기서 말하는 ‘적당히’란 불성실함이나 어중간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알맞은 정도로’라는 뜻이다.  적당한 긴장감은 가지면서 초조함이나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는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기본은 어디까지나 ‘즐기는’ 데 있다는 것이 나이 들고 나서부터 삶의 비법이다.


   늦깎이에 배우는 방식에도 이와 마찬가지 요령이 요구된다.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에는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속박이 없으며,자격증이든 졸업장이든 얻지 못해도 족하다는 점을 내내 강조해왔다. 다만 대신에 필요한 것이 바로 ‘자기 체크’다.  예를 들면 환갑, 고희(70세), 희수(77세),산수(80세)와 같이 노후의 나이테라고 불릴 만한 해의 시작이나 생일이 되면 가끔씩 혼자 시간을 보낼 기회를 만들어 ‘나는 정말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것이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자아 실현’이다.  자아 실현이란 비즈니스 연수 등에서 자주 나오는 말인데,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고 더욱 빛나게끔 연마해간다는 의미로 사용할 때가 많다. 사실 진짜 의미는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 즉 ‘진정으로 자기답게 사는 것’을 말한다.  인생 80년, 아니 90년에서 100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수하는 현대의 시니어는 그저 멍하니 무의미하게 나이를 먹기만 해서는 최종 국면에 ‘공백기’가 생기고 만다.  남은 긴 인생을 더욱 즐겁게 살아가려면 '배움’을 통해 자기 연구를 시작하고, 살아온 인생 경험을 최고의 형태로 정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교양이나 지혜,지식 같은 배움은 살아온 인생 경험을 최고의 맛으로 만들어준다. 자신의 어떤 인생 경험이든지 거기에 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며,단 하나도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는 사실을 마음 깊은 곳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런 경지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 진정한 교양이며 배움의 성과다.  다시 말해 나이 들어 시작하는 배움이란 ‘아, 좋은 인생이었다’라고 만족할 수 있는 경지로 다가가기 위한 걸음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몇 살부터든 뭔가를 시작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는가? 미지의 새로운 것을 알고자 하는 의욕을 계속 가져갈 수 있는가? 인생의 마지막 하루까지 이런 물음에 언제든 마음속에서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자신으로 계속 남고 싶지 않은가?
나이를 먹은 우리들에게도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 오늘부터 배우기 시작해도 늦지 않다. 뭔가에 적극적으로 몰두하는 이상 설령 도중에 중단되고 진행형으로 마무리된다 해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마침표로 끝나는 인생보다 진행형으로 끝나는 인생이 훨씬 충족감에 가득 찬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인생 2막은 매일이 마음 따스하고 상쾌하면 된다. 그게 제일이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마음 가득히 채워지는 날로 만들어 가자.  ‘배움’은 그런 나날을 가져다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추가)  서 문  

 

 

   “배움을 그만둔 사람은 20세든 80세든 늙은 것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한 말이다.   이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이유는 50대 후반부터 60대 초 반까지 내가 의사이면서 동시에 배우는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나는 일본 불교계에서 설립 운영하는 고야산 대학교 대학원을 무사히 졸업하고 밀교학 석사 학위를 취득해 거기서 배웠던 내용을 임상에 반영하고 있다. 배움을 다시 삶의 일부로 삼은 결과 이제는 스스로 놀랄 정도로 활기차고 충실한 나 날을 보내는 중이다.


   재학 중에는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입학 전에는 ‘온라인 수업이 별거 있겠어?’ 하며 약간 만만히 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이버 대학원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제대로’ 가르쳤고, 리포트나 논문 제출에 쫓기는 등 상당히 빡빡한 학사 일정에 진땀을 쨌다. 당연하지만 공부 때문에 본업을 미룰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만 했을 때보다 더 생생하게 매일매일이 흘러갔다. 새삼 ‘배움’으로 얻게 된 에너지의 위력을 실감했다.


   인생이 참 길어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생 80년 시대’라고들 했는데 어느덧 ‘인생 90, 100년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이다. 정년을 맞이하는 65세부터 따져도 남은 시간이 25~35년이다. 아직 50대라면 다시 한번 새로운 배움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활약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기간이다. 그만큼 우리 인생에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물어보면 대다수 사 람들은 항상 젊고 활기차게 살고 싶다고 대답한다. 나는 젊음 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배움인 것 같다. 배움은 꼭 대학 같은 곳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배움은 뭔가에 적극적으로 흥미나 관심을 가지는 것까지 포함된다. 

 

   뭔가를 배우고 있으면 TV나 신문, 잡지를 볼 때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홍미가 있는 것에 관한 정보나 이슈에 민감해진다. 꼭 학교에 다시 다니거나 특별한 수업을 받을 필요는 없다. 정말 조금만이라도 마음가짐을 바꿔 매일 꾸준히 작은 노력을 계속해보자. 놀랄 만큼 커다란 성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이 역시 배움의 참맛이다.


   매주 영어회화 표현을 한 가지씩 외우기로 했던 사람이 있 다. 이번 주에 감사 표현을 공부한다면 관련된 응용 표현도 함 께 익혔다. 그는 예전에 정년 기념으로 아내와 유럽 여행을 갔는데, 정작 말할 타이밍에 알고 있던 표현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레스토랑에서 맛있었다고 직접 말하고 싶었는데 결국 아무 말도 못했어요.”
   나중에 ‘Thank you for the delicious meal’이라는 표현을 보고 ‘뭐야, 전부 알던 단어뿐이잖아’ 하며 분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매주 한 가지씩 외운다면 단순히 계산 해도 1 년 동안 약 오십 가지 표현을 익힐 수 있다. 그는 내년에 부부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현지에서의 의사소통이 한층 더 자연스러워지고, 여행하는 즐거움이 커질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고유의 정형시인 하이쿠를 잘 알지는 못해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하이쿠를 알아본다면,반드시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는 규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계절의 변화를 하이쿠라는 시를 통해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노래방 역시 훌륭한 배움의 장이다. 가사를 통해 인생을 깊이 있게 고민하거나 ‘이 노래가 유행했던 때는…’ 같은 식으로 배경을 알아보는 사이에 현대사 전문가가 될지도 모른다.


   온라인 교육으로 그림 편지 기초 과정을 수강하면서 오랜 친구들에게 그림 편지를 보내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는 가끔씩 만나 수다를 즐기게 되 었다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배움이란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아간다는 말과 마찬가지다.
   이 책의 제목을 ‘나이를 잊게 하는 배움의 즐거움’라고 지은 것은 50, 60대야말로 진정한 배움을 위한 최고의 시기라고 생 각하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생업이나 육아에 쫓겨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는 사람도 이제는 다시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이런 말을 남겼다.

   "마음먹고 참다운 여생을 꾸려가지 않는다면 아무런 결실도, 즐거움도, 정신적 발전도, 무엇 하나 없는 인생이 되고 만다.” 

 

   인생의 결실과 즐거움, 정신적 발전을 촉진하는 추진력은 바로 참다운 ‘배움’이 아닌가 싶다. 뭐가 됐든 좋다. 가능하면 아직 체력과 기운이 충만한 동안 배움을 시작하자. 미리 준비 해두면 정년이 지나서 본격적인 노후를 맞이했을 때는 배우는 습관이 몸에 제대로 배어 있게 된다.


   물론 이미 정년을 지났거나 혹은 70대, 그 이상이 되었어도 상관없다. 배움은 언제 어느 때나 시작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당신의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사실이다.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머릿속으로 ‘해보자’,'시작 하자’고 생각만 하는 것과 실제로 "하고 있다’,‘시작했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정말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오늘부터라도 빨리 시작하기를 권한다.


   새삼 말할 것도 없지만 이미 당신 주변에는 뭔가를 다시 배우기 시작한 사람이 놀랄 만큼 늘어나 있다. 대다수 대학에서 는 공개강좌와 평생교육원 등을 설치해 성인부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충실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센터의 커리큘럼도 만만치 않다. 노래 교실,사교댄스,테니스, 수영 같은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서 전문 인문학 강좌에서 자격증반까지 온갖 과목이 망라되어 있다.


   배움이나 학습을 통해 ‘자기 세계’를 넓히고자 하는 늦깎이 학생은 너무도 빨리 변하고 있는 이 시대의 새로운 재미있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또 다른 탐험가다.


   현재 배우고 있는 사람에게는 한층 더 힘을 실어주고,뭔가를 하고 싶지만 아직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는 등을 밀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특별히 무슨 각오가 없어도 작은 한 걸음을 내딛기만 해도 끝없이 새롭고 충실한 나날 을 향한 문이 열릴 것이다. 바로 그것이 내가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당신도 곧장 배움의 문을 열어젖히기를 바란다.


                                                                                                                                             호사카 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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