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空) : 위기에 빠져나갈 퇴로를 만들라
"어떤 사람이 나에게 후흑의 비결을 묻기에 나는 몇 가지 비술을 말해 주었다. 첫 번째가 ‘공空’ 자 비결이다. 이는 원래 한가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오직 한 가지 일에 전념하며 인내심을 갖고 조급하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오늘 효과가 없으면 내 일이 또 오고, 금년에 이루지 못하면 내년이 또 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만한다.
또한 ‘공(空)’ 자는 일을 처리할 때 내용이 없을지라도 외관만큼은 그 야말로 엄격하고도 신속하게 처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때 반드시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상황이 불리하다고 여겨지면 그 길로 도망가면 되기 때문에 절대로 붙잡힐까 염려 할 필요가 없다. 교토삼굴을 명심하라.
2. 공(貢) : 반룡부봉하되 역린을 조심하라
‘공貢’ 자는 사천의 속어로 권세에 빌붙는다는 북경 표준어 '찬영(鑽營)’의 ‘찬’ 자와 같다. 관직을 구하려면 권세에 빌붙어야 한다는 것쯤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이 “기본 취지는 구멍이 있으면 반드시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해 내가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틀렸소. 반만 언급했을 뿐이오. 만일 구멍이 있어야 겨우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면 구멍이 없을 경우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말이오?”
내가 내린 정의는 다음과 같다.
“구멍이 있으면 반드시 비집고 들어가고, 구멍이 없으면 뚫어서라도 들어가야 한다. 구멍이 있는 자는 그것을 확대하고 구멍이 없는 자는 송곳을 꺼내 새로 구멍을 뚫어야 하는 법이다.”
*반룡부봉(攀龍附鳳) : 용의 비늘을 휘어잡고 봉황의 날개에 붙었다는 뜻으로 훌륭한 사람에 붙어 출세한다는 것을 의미
3. 충(沖) : 호언장담으로 기선을 제압하라
‘충'은 보통 허풍 떤다는 의미의 ‘취우(吹牛, 입김을 불어 소를 날리다)’를 뜻하는데 사천 방언으로는 충모각자(沖帽殼子)라고 한다. 허풍 떠는 재주는 두 종류가 있다 말재주로 하는 것과 글재주로 하는 것이 그것이다. 말로 하는 것은 다시 일반적인 장소에서 하는 것과 상관 앞에서 하는 것으로 구별된다. 글로 할 때도 신문과 잡지를 이용할 때와 편지나 진술서를 이용할 경우로 나뉜다.
4. 봉(捧) : 박수갈채로 자부심을 만족시켜라
‘봉’은 무대의 배우에게 갈채를 보낸다는 뜻의 '봉장(捧場)의 ‘봉’이다. 《삼국지연의》를 다룬 경극에서 조조가 나타날 때 화흠이 보여 주는 거동이 좋은 예다.
5. 공(恐) : 솜에 바늘을 숨기고 때를 노려라
‘공(恐)’ 자는 협박한다는 뜻이다. 그 이치는 아주 심오하다. 어떤 사람은 남을 추켜올리는 짓을 수십만 번이나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것은 바로 협박하는 수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느 자리에 있는 사람이 건 모두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런 사람의 급소를 찾아 가볍게 찌르기만 해도 그는 질겁하고 놀라서 당장 관직을 내줄 것이다.
후흑을 배우는 자는 반드시 협박과 아첨을 함께 병행할 줄 알아야 한다. 협박을 잘하는 자는 상대방을 치켜세우면서 은근히 위협을 가한다. 옆 사람이 보기에 그가 상관 앞에서 하는 말은 구구절절이 아첨하는 소리 같지만, 사실은 암암리에 급소를 찌르기 때문에 상관은 그 말을 들을 때 등에서 식은 땀이 나기 마련이다.
아첨을 잘하는 자는 상관을 협박하는 가운데 치켜 세운다. 옆 사람이 보기에 그가 오만하게 도끼눈을 부릅뜨고 하는 말이 상관을 탓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오히려 당하는 쪽은 뼈마디가 늘어질 정도로 기뻐하며 편안해 한다. 중요한 것은 협박을 할 때 적당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도가 지나치면 상관이 수치심을 느낀 나머지 분개하여 맞서고 나설 테니 어찌 협박의 기본 취지에 부합한다고 하겠는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절대 협박을 가벼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
6. 송(送) : 비자금을 활동자금으로 활용하라
'송送’ 자는 크고 작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크게는 현찰이나 수표 뭉치를 보내는 것을 뜻하고, 작게는 식사를 대접하거나 요릿집에서 한 턱내는 것 등을 말한다. 뇌물을 받는 자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자신에 대한 임면권을 쥐고 있는 자이고, 다른 하나는 임면권을 쥐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이다.
7. 공(恭) : 사람을 가려 때에 맞게 칭찬하라
‘공(恭)’ 자는 마치 관절이 없는 인간인 양 비굴할 정도로 아첨하고, 상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헤헤거리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직접 •간접 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직접적인 방법은 상관에게 직접 하는 것을 말 하고, 간접적인 방법은 상관의 친척과 친구, 고용인이나 첩 등과 같이 상관의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 것을 말한다.
8. 붕(繃) : 큰 인물로 포장해 신뢰케 만들라
‘붕(繃)' 자는 속어에서 ‘뻣뻣하게 군다’는 뜻으로 ‘공(恭)’ 자와 대비되는 말 이다. 이는 아랫사람과 백성들을 대하는 태도를 말하는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외관상 위엄을 갖춘 큰 인물이라는 인상을 풍겨 감히 범접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또 하나는 어투를 통해 흉중에 큰 뜻을 지닌 위대한 인물로 여기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9. 농(聾) : 귀머거리 흉내로 속셈을 감추라
‘농(聾)'자는 귀머거리와 벙어리처럼 처신하라는 뜻이다. '비웃고 욕하려 거든 마음대로 해라. 그러나 좋은 자리는 모두 내 것이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농(聾) 자에는 장님의 뜻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남이 헐뜯고 비방하는 글을 쓰더라도 눈감고 못 본 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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