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라흐마니노프인가

 

 

< 중앙일보, 오희숙 음악학자·서울대 음대 교수, 2023.08.18  >

 



폭염과 태풍이 번갈아 위용을 내뿜는 여름의 한가운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라흐마니노프 콘체르토 페스타’에 다녀왔다. 지난 11일 열린 이 공연은 송민규의 지휘로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또모 오케스트라가 라흐마니노프(S Rachmaninoff, 1873~1943)의 작품만으로 기획한 연주회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보칼리제’에 이어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 18’(1900~1901)과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 op. 30’(1909)이 피아니스트 임효선과 조가람의 협연으로 연주되었다.



탄생 150돌 기념 연주회 잇따라
서정적 선율, 강한 에너지 감동
정작 음악사 책에선 홀대 받아
관객이 사랑하는 최고 음악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악’이라는 별칭을 가진 ‘협주곡 2번’,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해 큰 주목을 받았던 ‘협주곡 3번’. 스케일이 큰 이 두 곡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음악회에 많은 청중이 열광하며, 그야말로 우레 같은 박수로 환호했다. 라흐마니노프의 그야말로 애수에 찬 서정적 선율과 격렬한 에너지를 생생하게 전달해준 음악회였다.

올해로 탄생 150주년을 맞는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은 가장 사랑받는 장르이다. 지난 3월 한경 아르떼 필하모니는 손민수와 협연으로 협주곡 2번을, 5월에는 서울시향이 같은 곡을 박재홍의 협연으로 연주했다. 또한 7월 부천 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리추얼 라흐마니노프’로 이 작곡가를 집중 조명하며 ‘협주곡 2번’을 라이헤르트 아비람과 협연했다. 오는 9월에는 손열음이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와 ‘협주곡 3번’을, 10월에는 일리아 라쉬코프스키가 용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주곡 2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또모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면서 왜 청중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에 열광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 그의 협주곡에는 서정적인 주제 선율이 주로 단조 조성에서 뚜렷하게 제시된다. 그 선율은 대위적으로 구성되거나 변주되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유니즌으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청중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되며, ‘애절한 서정성’ ‘센티멘탈한 떨림’ ‘애잔함’ 등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반면 갑작스러운 템포 변화, 격렬하게 몰아치는 리듬과 화성의 중첩, 빠르게 상행하고 하행하는 스케일과 현란한 트릴, 화려한 아르페지오는 비르투오소적 효과와 긴장감의 상승을 가져온다. 협주곡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카덴차에서는 피아니스트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형성되며, 무엇보다도 마지막 악장은 극적으로 화려하게 끝나서, 청중이 마음껏 손뼉을 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만든다. 작곡가뿐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도 명성을 얻었던 라흐마니노프가 피아노가 구사할 수 있는 서정적 감성과 고난도의 테크닉을 적절하게 투영시킨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연주자와 청중을 만족하게 한 라흐마니노프가 음악학자들에게는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라흐마니노프는 서양음악사 책에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서양음악사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수강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다. 음악사 책에는 수많은 음악가가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는가가 음악가의 가치를 말해 준다. 그런데 라흐마니노프는 아예 이름도 나오지 않거나, 아주 짧게 언급된다.

왜 그럴까. 아마도 라흐마니노프가 20세기 작곡가이지만 낭만주의적 전통을 고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음악사는 ‘새로움’의 연속으로 이루어졌다. 독창적인 새로운 양식의 출현을 통해, 바로크에서 고전, 고전에서 낭만, 낭만에서 현대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이에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거나 시대를 앞서가는 음악이 주목을 받았고, 이들은 역사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쳤다.

반면 라흐마니노프는 새로움보다 전통에 주력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작곡된 시기에 조성이 해체된 무조음악이 나타난 것을 보면, 현대적 시각에서 라흐마니노프가 조명받지 못한 것이 이해된다. 그렇지만 음악의 가치는 역사성에서만 찾을 수 없음을 라흐마니노프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청중들은 익숙한 아름다움에 도취하며,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원한다. 전문가들이 클리셰라고 하는 음악에도 크게 감동하는 것이다.

라흐마니노프는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예술적 의미를 지닌다. 작품 중심의 미학을 비판하고, 예술 작품의 가치를 수용의 측면에서 접근한 수용미학의 시각에서 라흐마니노프의 진가가 나타나는 것이다. 라흐마니노프는 일명 ‘음악사에 등장하지 않는 최고의 작곡가’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의 ‘10시간짜리 32곡’ 피아니스트들 145년째 도전

 

 

<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  2023.07.06  >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시간만 약 575분. 그러니까 9시간 35분이다. 연주곡은 총 32곡. 한 곡당 2~4개 악장으로, 모두 101개 악장이다.

피아니스트에게 거대한 산맥 넘기와 같은 베토벤 소나타 전곡의 규모다.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인 루돌프 부흐빈더(77·사진)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지난달 28일 이 노정을 시작했다. 소나타 1번으로 시작해 ‘월광’(14번) 소나타로 끝난 이 날 공연에서 그는 인위적 해석은 빼고 명확하게 파악한 소나타를 들려줬다. 악보 없이 모든 곡을 외워서 연주하는 노장은 이달 9일까지 총 7회 연주에서 32곡을 완주한다. 공연마다 있는 앙코르 연주까지 더하면 10시간을 가볍게 넘는 무대다.

부흐빈더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는 이번이 꼭 60번째다. 30대 후반이던 1982년 첫 전곡 연주를 했고 40년 넘게 이 32곡 세트를 파고들었다. 그는 내한 공연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혁명적인 음악이다. 매번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며 긴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거대한 작품은 다른 피아니스트에게도 도전 대상이다. 역사상 수많은 피아니스트가 32개의 험준한 고개를 넘었다. 1878년 독일의 피아니스트 한스 폰 뷜로가 시작해 전곡 연주의 역사만 140년이 넘는다. 20세기 피아니스트들이 바통을 받았다. 아르투르 슈나벨의 단호함, 빌헬름 박하우스의 힘 있는 연주가 전곡 녹음의 맥을 이어갔다. 빌헬름 켐프는 노래하는 베토벤을 선보이며 후배 연주자들에게 또 다른 모범을 마련했다. 이어 에밀 길렐스의 타악기 연주와 같은 표현은 극도로 정확한 베토벤 소나타의 기준이 됐다.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도전사도 만만치 않다. 피아니스트 이경숙이 1987~98년 8번에 나눠 완주했고, 최희연은 4년 동안 전곡을 연주했다. 이연화는 2007년 전곡 음반을 선보였다. 같은 해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공연도 화제였다.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8회 동안 유료 관객 점유율 90%를 기록했고, 8회 모두 참석한 청중이 600명이었다. 백건우는 2017년에도 다시 한번 전곡을 연주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24세이던 2012년, 손민수는 2017~20년 전체 소나타를 연주했다.

피아니스트들은 소나타를 왜 한꺼번에 연주하려 할까.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두 번째 전곡 연주를 시작하면서 “32곡 전체를 보면 하나의 장편 소설과 같은 드라마가 나온다. 전체를 들으면 드라마가 확실히 느껴진다”고 했다.

베토벤은 전 생애에 걸쳐 피아노 소나타를 썼다. 정식 작품번호가 붙지 않은 세 곡까지 치면 13세부터 세상을 떠나기 5년 전인 52세까지다. 평생 놓지 않고 작곡했던 장르는 피아노 소나타가 유일하다. 영국의 음악평론가 존 수셰는 팟캐스트에서 “피아노가 베토벤의 목소리였다. 반드시 표현해야 할 생각은 피아노로 전달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피아노 소나타들을 따라가면 베토벤의 생애를 이해할 수 있다. 청력 문제에 절망해 유서를 쓴 뒤에는 단조로 시작해 단조로 끝나는 ‘열정’(23번) 소나타를 작곡했다. 동생이 죽은 뒤 조카의 양육권을 두고 지난한 법정 싸움을 벌이는 동안에는 승리 선언처럼 화음을 내던지는 ‘함머클라비어’(29번) 소나타를 내놨다. 몸이 쇠한 후 쓴 마지막 32번 소나타는 보통 소나타보다 형식이 축소된 두 개 악장이다. 이 곡에 대한 “목적지에 다다랐기 때문에 그 너머로는 더는 나아갈 수 없다”(토마스 만)는 해석은 베토벤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온다.

32개의 작품은 베토벤의 생애뿐 아니라 피아노의 발전사도 품고 있다. 19세기 피아노 발전은 베토벤에게 영향을 줬고, 악기 제작자들은 당대의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스타였던 베토벤의 조언을 받았다. 풍성한 화음 등의 여러 효과를 위해 베토벤은 독일·프랑스·영국 제작자의 악기로 갈아타며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해나갔다. 특히 소리의 크기와 부드러움 면에서 만족스러워했던 프랑스-영국식 악기인 에라르 피아노의 영향은 21번 소나타(‘발트슈타인’), 23번(‘열정’)에 반영돼 있다. 후기 작품들은 피아노계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브로드우드 피아노와 관련이 보인다.

예술철학 박사인 장유라는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에서 철학적 의미를 발견했다. 그는 부흐빈더 공연의 프로그램 북에서 “(작곡한 지)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우리에게 변함없는 자극과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루돌프 부흐빈더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네 번의 연주를 마쳤고, 7~9일 남은 13곡을 연주한다. 평일은 오후 7시 30분, 주말은 오후 5시다.

1. 개요

 

- 지난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임윤찬이 국내에서 처음 해외 오케스트라(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연주회에 다녀왔다.

- 2023년 6월 28일 19:30 롯데콘서트홀

 

 

2. 연주 프로그램

 

(1)  연주곡

 

  ①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서곡

    - 관악기 중심으로 몽환적·공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 연주가 한여름밤의 분위기와 어떻게 잘 맞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듣게 된다

 

  ②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 라단조

    - 모짜르트 피아노 27개 협주곡 중 단조로 된 2개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를 임윤찬이 연주하는 것을 들으며, 지난 해 반 클라이번 리스트 초절기교 피아노곡 연주가 연상하면서 듣게 된다. 

     - 유명한 21번 피아노 협주곡 못지 않게 잘 알려진 곡이라 편안하게 들었다.

     - 단조이긴 하지만 밝은 분위기도 있고 카덴차에서 임윤찬 특유의 피아노 건반 터치를 느낄 수 있었다.

 

  ③ 멘델스존 향곡 4번 '이탈리아'

     - 유럽 교향악단이 그려내는 이탈리아 풍경화로 손색이 없이 어느새 곡이 끝날 정도로 몰입을 선사하였다.

 

 

(2)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 1805년 설립된 루체른 심포니는 스위스 최고(最古) 오케스트라다. 이번 공연은 2021~2022시즌부터 상임 지휘자로 악단을 이끌고 있는 미하엘 잔데를링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 루체른 심포니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유럽 여름 음악 축제 '루체른 페스티벌'의 정규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책임지는 악단이다. 루체른 극장의 오페라 오케스트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제임스 개피건(2010~2021)조나단 노트(1997~2002)가 상임 지휘자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고 콘스탄티노스 카리디스, 샤를 뒤투아, 후안호 메나 등이 객원 지휘자로 참여하고 있다.

 

- 지인이 알려주기를 단원 중에 첼리스트 중 한국인 연주자 한 사람이 있다 하여 자세히 보았더니 과연 있었다.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유학을 마치고 현지 오케스트라에 선발되어 활동 중이라 한다. (아래 사진 중앙부 앞에서 3번째 여자 연주자)

 

(3) 임윤찬 소식


- 임윤찬은 지난해 반 클리이번 우승 이후 국내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녹음해 지난해 11월 발매한 공연 실황 앨범 '베토벤, 윤이상, 바버'는 플래티넘(1만 장 이상 발매)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도쿄 산토리홀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고 지난 1월 위그모어홀 데뷔를 성황리에 마쳤다.

 

-  7월 2일에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루체른 심포니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3. 연주회 끝나고 

 

- 사실 오늘 연주회는 임윤찬 독주회는 아니었지만, 오케스트라보다 더 큰 인기를 모은 연주자는 임윤찬이었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의 섬세하면서도 조용하고, 폭풍적인 선율의 연주도 인상적이었지만,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에 두번이나 앵콜곡을 선물하면서도 수줍게 인사하는 소년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 임윤찬 앙코르곡 :

  ① 모차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레퀴엠 중 '라크리모사(마지막 진혼곡)' ,  ②  드보르작의 '유머레스크'

- 루체른 심포니 연주 종료 :  앵콜 곡 -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 브람스 헝가리무곡 제 5번

 

 

 

 

4.  임윤찬이 작곡? 편곡? … 사실은 악보 그대로였다
  <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  2023.07.03  >


7월 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오케스트라는 마지막 화음을 끝내고 조용해졌다.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혼자 연주할 차례다. 이날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미하엘 잔데를링)와 함께 한 연주곡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20번. 임윤찬이 독주 카덴차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가 함께 연주한다. 그중에서 카덴차는 독주 악기가 혼자 연주하는, 이를테면 ‘장기자랑’ 같은 부분이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의 카덴차를 썼다고 기록했지만 악보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악보로 남은 카덴차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것이다. 베토벤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4년 후인 1795년에 미망인을 위한 공연에서 협주곡 20번을 연주했다. 베토벤이 1ㆍ3악장의 카덴차를 악보로 남긴 때는 1809년. 아마도 14년 전 무대에서 즉흥으로 연주했던 버전과는 달랐으리라 추측된다. 대부분의 현대 피아니스트는 베토벤이 악보로 남긴 카덴차를 연주한다.

임윤찬도 베토벤의 카덴차를 선택했다. 오른손의 트릴로 시작해 1악장의 주요 주제를 다시 들려주는 음악이다. 하지만 청중에게는 마치 임윤찬이 새로운 카덴차를 선택한 듯 들렸다. 실제로 공연 이후 클래식 음악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임윤찬이 편곡한 카덴차인 듯하다’ ‘베토벤이 아니라 새로운 버전처럼 들렸다’와 같은 후기가 올라왔다.

이날 1ㆍ3악장의 카덴차는 모두 베토벤의 것이었고, 임윤찬은 악보 그대로 연주했다. 하지만 표현 방식이 새로웠다. 특히 몇몇 표현은 이 카덴차를 새롭게 들리도록 했다. 악보에는 한 음만 적혀있는 곳에 화음을 채워 넣기도 했고, 몇몇 쉼표를 자유롭게 늘려서 오랫동안 침묵의 시간을 만들었다. 또는 악보에는 쉼표가 없는데도 음악을 정지해 청중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소리의 크기와 속도가 독특했다. 임윤찬은 똑같은 음표로 그려있는 부분 중 일부에서 갑자기 속도를 확 끌어당기며 낯설게 만들었다. 또 악보에 피아노(p) 표시로 작게 연주하도록 돼 있는데 갑작스러운 포르테(f)로 음량을 높였다. 3악장 카덴차에서는 2분음표로 진행되는 부분을 특이할 정도로 느리게 연주해 악보와는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었다. 본래 즉흥 연주에서 시작한 카덴차의 본질이 되살아났다.

카덴차뿐 아니라 임윤찬의 모차르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도 평범하지 않았다. 등장할 때부터 오케스트라보다 조금 느릿하게 속도를 잡았고 빠른 부분에서는 용수철처럼 달려나가다 악단과 조금씩 어긋나기도 했다. 질감은 대체로 가벼웠는데 오케스트라와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팽팽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노련한 지휘자와 악단이 임윤찬의 해석에 호흡을 맞췄다.

앙코르로 선택한 차이콥스키 ‘사계’ 중 3월과 11월에서도 임윤찬은 자유롭고 독특한 해석을 보였다. 리듬과 템포에 자연스러운 변화를 주면서 충분히 노래하거나 밀어붙였다. 임윤찬은 차이콥스키의 ‘사계’와 쇼팽의 연습곡(작품번호 10)으로 8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에서 독주회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올여름에는 미국 라비니아와 아스펜 등 여름 페스티벌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곡이었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11월에는 서울에서 뮌헨 필하모닉(지휘 정명훈)과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연주하며 내년 2월에는 쇼팽의 연습곡 전곡(작품번호 25 포함)으로 미국 카네기홀 데뷔를 예고하고 있다.

 

 

5.

임윤찬의 카덴차, 베토벤 악보대로 쳤는데 달랐다

 

 

<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  2023.07.04  >



7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케스트라는 마지막 화음을 끝내고 조용해졌다. 피아니스트 임윤찬(19) 혼자 연주할 차례다. 이날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미하엘 잔데를링)와 함께한 연주곡은 모차르트 협주곡 20번. 임윤찬이 독주 카덴차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가 함께 연주하지만, 그중 카덴차는 독주 악기 혼자 연주하는, 이를테면 ‘장기자랑’ 같은 부분이다. 모차르트가 이 작품 카덴차를 썼다고 기록돼 있지만, 악보는 남아있지 않다. 악보로 남은 카덴차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것이다.

베토벤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4년 후인 1795년에 미망인을 위한 공연에서 협주곡 20번을 연주했다. 베토벤이 1·3악장 카덴차를 악보로 남긴 때가 1809년. 아마도 14년 전 무대에서 즉흥으로 연주했던 버전과는 달랐으리라 추측된다. 대부분의 현대 피아니스트는 베토벤이 악보로 남긴 카덴차를 연주한다.

임윤찬도 베토벤의 카덴차를 선택했다. 오른손 트릴로 시작해 1악장의 주요 주제를 다시 들려주는 음악이다. 하지만 청중에게는 임윤찬이 새로운 카덴차를 선택한 것처럼 들렸다. 실제로 공연 후 클래식 음악 온라인 카페에는 ‘임윤찬이 편곡한 카덴차인 듯하다’ ‘베토벤이 아닌 새로운 버전처럼 들렸다’ 등의 후기가 올라왔다.

이날 1·3악장 카덴차는 모두 베토벤의 것이었고, 임윤찬은 악보대로 연주했다. 다만 표현 방식이 새로웠다. 특히 몇몇 표현이 이 카덴차를 새롭게 들리게 했다. 악보에 한 음만 적혀있는 곳에 화음을 채워 넣었다. 또 몇몇 쉼표를 늘려 오랜 침묵의 시간을 만들기도, 악보에 쉼표가 없는데도 음악을 정지해 청중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소리 크기와 속도도 독특했다. 임윤찬은 똑같은 음표로 그려진 부분 중 일부에서 갑자기 속도를 확 끌어당겨 낯설게 만들었다. 또 악보에 피아노(p)로 표시돼 작게 연주하게 돼 있는데, 갑작스러운 포르테(f)로 음량을 높였다. 3악장 카덴차에서는 2분음표로 진행되는 부분을 특이할 정도로 느리게 연주해 악보와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었다. 즉흥연주에서 시작된 카덴차의 본질이 되살아났다.

임윤찬의 모차르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도 평범하지 않았다. 등장할 때부터 오케스트라보다 조금 느릿하게 속도를 잡았고, 빠른 부분에서는 용수철처럼 달려나가다가 조금씩 어긋나기도 했다. 질감은 대체로 가벼웠지만, 주도권 싸움에서 오케스트라에 밀리지 않았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노련한 지휘자와 악단이 임윤찬의 해석에 호흡을 맞췄다.

앙코르로 선택한 차이콥스키 ‘사계’ 중 3월과 11월에서도 임윤찬은 자유롭고 독특한 해석을 보였다. 리듬과 템포에 자연스러운 변화를 주면서 충분히 노래하거나 밀어붙였다. 임윤찬은 차이콥스키 ‘사계’와 쇼팽의 연습곡(작품번호 10)으로 8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에서 독주회 무대에 오른다.

올여름에는 미국 라비니아와 아스펜 등 여름 페스티벌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곡인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또 11월에는 서울에서 뮌헨 필하모닉(지휘 정명훈)과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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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은 펠릭스 멘델스존이 1826년에 작곡한 서곡과 1842년에 작곡한 부수음악을 합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한여름밤의 꿈》은 고전적 형식 속에 낭만적인 정감(情感)을 지니고 전아(典雅)한 내용이 넘치는 명작이다. 1826년 17세경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고, 그 몽환적(夢幻的)인 시의 세계에 흥미를 느끼고 작곡한 것이 〈서곡〉이며, 다른 12곡은 그로부터 17년 후에 작곡되었으나 작품 전체는 잘 통일을 유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몽환적·공상적인 기분이 표현된 〈서곡〉, 요정의 속삭임이라든가 장난을 묘사한 것 같은 〈스케르초〉, 감정의 기복이 풍부한 〈간주곡〉, 호른과 파곳(바순)의 깊은 선율로 시작되는 아름다운 사랑의 음악인 〈야상곡〉, 유명한 〈축혼행진곡〉 등의 5곡은 특히 연주 횟수도 많고 널리 애호되고 있다.

 


악기 편성


서곡
목관악기: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금관악기: 호른2, 트럼펫2, 오피클레이드[1]
타악기: 팀파니


현악 5부
부수음악
위의 편성에 기악으로는 트럼펫 하나, 트롬본 셋, 트라이앵글, 심벌즈가, 성악으로는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합창이 더해진다.

Mendelssohn - Overture of Midsummer Night's dream, Op. 21

https://youtu.be/zrij09ZURmE

 

F. MENDELSSOHN _ “Notturno” and “Scherzo” from “Midsummer Night’s Dream” (arranged by F. MENDELSSOHN)
펠릭스 멘델스존 _ “한여름밤의 꿈” 중에서 “야상곡”, “스케르초”

https://youtu.be/reSfQOsUcMk

 

멘델스존  교향곡 4번 A장조

 

1. 소개


《교향곡 4번 가장조 “이탈리아” 작품번호 90》는 펠릭스 멘델스존이 1831년부터 1833년 사이에 작곡한 교향곡이다.

● 개요


1829년부터 1831년 유럽 여행을 했던 그가 이탈리아의 풍경과 분위기에 대한 인상을 바탕으로 작곡하였으며 1833년 런던의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의 연주회에서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그러나 이후 멘델스존은 이 작품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개정하게 되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짹 악장은 새로이 쓰기도 했다. 멘델스존의 생전에는 이 작품이 출판된 바 없으며, 그의 사후 4년 뒤인 1851년에 초고가 아닌 개정본으로 처음 출판되었다.

 악기 편성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2, 트럼펫2, 팀파니, 현악기

 악장 구성
 
다음과 같이 네 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연주 시간은 약 28분 정도이다.

알레그로 비바체 (Allegro vivace)
안단테 콘 모토 (Andante con moto)
콘 모토 모데라토 (Con moto moderato)
살타렐로: 프레스토 (Saltarello: Presto)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첫 번째 악장에는 작곡가가 나폴리에서 본 적 있는 종교 행진에 대한 인상을 d 단조로 표현한 주제가 등장한다. 세 번째 악장은 미뉴에트이며, 네 번째 악장은 로마에서 유행하던 살타렐로와 나폴리의 타란텔라 풍으로 되어 있다.

 

 

 

2.

멘델스존 교향곡 제4번 A장조 Op. 90 '이탈리아'


< 의사신문,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08.11.08  >

 

 


음악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풍경화'

멘델스존이 자란 환경은 당시 대부분의 낭만파 작곡가와는 달리 매우 유복하고 예술적인 분위기를 지닌 상류 가정이었고, 독일의 문호 괴테의 귀여움을 받으며 그 집을 자주 드나드는 소년기를 보냈다. 이런 배경으로 그의 음악성은 다른 작곡가와는 달리 화려하고 우아하며, 음악적인 완성도가 매우 높고, 자신만의 철학이 확연히 스며있다.

멘델스존은 당대의 음악가 가운데 가장 많은 여행을 한 작곡가다. 그의 걸작 가운데 여러 곡이 그가 여행에서 얻은 영감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행지 중 이탈리아는 그에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서곡이나 교향곡을 작곡하도록 충동하였다.

이 곡은 멘델스존이 21세인 1830년 1년 동안 이탈리아 로마에 체류 중 작곡에 착수해 24세 때인 1833년 3월 완성했다. 제3번 교향곡 `스코틀랜드'를 능가하고 그의 다섯 개 교향곡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걸작이다. 1832년 런던 필하모니협회는 멘델스존에게 교향곡, 서곡 및 성악곡을 각각 하나씩 쓰도록 위촉하였다. 이를 계기로 멘델스존은 이탈리아에서 쓴 교향곡의 초고를 다시 정리해 완성하였고, 서곡 `핑갈의 서곡'과 함께 1833년 5월 13일 런던 필하모닉을 스스로 지휘하여 초연했다. 그 후 멘델스존은 이 곡을 곁에 두고 개정을 계속했는데, 1837년 그의 편지에 의하면 그 해에 개정을 끝내고 같은 해에 재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교향곡은 모차르트적인 명쾌함, 특히 남부 유럽의 밝은 하늘 아래 이탈리아의 풍경과 풍속과 이야기, 거기서 받은 강한 인상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작곡자 자신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으며 전체적인 관현악적 구조도 무겁지 않으면서 탄탄하다. 관악파트는 마치 하이든이나 모차르트가 쓴 듯하며 현악의 화성과 리듬도 비엔나 풍으로 가볍고 상쾌하다. 이러한 분위기로 멘델스존의 친구인 슈만은 “우리를 이탈리아의 밝은 하늘 아래로 이끌어간다. 이 곡을 들으면 어느 누구도 이탈리아의 감명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안개짙은 북해의 해안과 전설 가득 담긴 고성에서 느낀 영감의 산물로 작곡된 제3번 교향곡이 매우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것과는 달리 제4번 교향곡은 이탈리아 남부의 밝은 태양과 맑은 하늘, 새파란 바다, 비옥한 토지 등 아름다운 경치 속에 고대 로마의 찬란한 역사를 가미시켜 매우 명랑하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멘델스존은 그만의 특수한 화법을 사용하여 곡을 채색하기 때문에 후세사람들은 그를 `음악의 풍경화가'라 부른다.

 


제1악장 Allegro vivace : 활짝 트인 코발트빛 남부 유럽의 하늘, 상쾌한 대기의 향기와 정서가 풍부하게 드러나고 있다. 남국적인 밝고 즐거운 제1테마가 바이올린으로 나타나는데 이탈리아의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연상하게 한다. 제2테마는 클라리넷으로 연주되는데 감상적인 정취가 다소 풍기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명랑하다.

제2악장 Andante con moto : 로마로 참회의 여행을 떠나는 순례의 합창을 방불하게 하는 악장으로 맑고 깨끗한 기분에 넘쳐 있다. 전 악장을 통하여 깨끗하고 간결한 매력이 있다. 서정미가 풍기는 가곡풍 리듬과 자못 흥분된 가락이 나타난다. 종교적인 행사를 보고 작곡한 것이라 하는 이도 있지만 그보다는 옛 시대의 로맨스를 정서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제3악장 Con moto moderato : 가볍고 즐거운 리듬은 작곡가의 마음 속에 약동하는 여행의 즐거운 인상을 나타내고 있는 전통적인 미뉴에트 악장이다.

제4악장 Saltarello-Presto : 역사의 도시, 남유럽의 불타는 듯한 정서에 채색된 사육제, 난무하고 교차하는 이탈리아 특유의 살타렐로와 타란텔라 리듬이 이 악장 전반에 흐르고 있다.

 


■들어볼만한 음반 : 아르투르 토스카니니(지휘), RCA교향악단(RCA, 1954);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DG, 1984); 쿠르트 마주어(지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Eurodisc, 1978); 쥬세페 시노폴리(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DG, 1983)

 

https://youtu.be/_HX_jF1_Tgc

 

피아노 협주곡 20번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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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협주곡 20번 라단조(K. 466)는 모차르트가 1785년 작곡한 그의 소위 첫 교향악적 피아노 협주곡이다. 출판순서로는 제20번이지만 작곡순서는 14번째 라 한다. 그의 27개 피아노 협주곡 중 단음계는 이 K.466번 라단조 (Piano 협 20번)와 K.491번 다단조 뿐이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도 매우 인기높다. 카덴차로는 베토벤의 WoO 58(제1악장 및 3악장. 1809년), 요하네스 브람스의 WoO 14(제1악장뿐. 1855~1856년).

 

○ 악장 구성:

제1악장 알레그로 (Allegro)


제2악장 로만체 (Romanze)


제3악장 알레그로 아사이 (Allegro assai)

 


○ 악장별 요약   


1악장은 어두운 라단조의 조성으로 조용하지만 끊임 없이 강해지는 현악 선율로 시작된다. 이 제시부를 곧 피아노 솔로가 따라잡으며 긴 악장 전체를 통해 발전한다. 전개부에서는 약간 밝은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기쁨에 찬 분위기는 아니다. 팀파니는 카덴차 전의 코다에서의 긴장을 더 증대시킨다. 악장은 조용하게 마무리된다.

2악장은 내림나장조의 우아하고 대담한 선율로 밝게 시작한다. 이에 대비되는 어두운 부분도 존재하지만, 먼저의 주제가 곡의 후반으로 가며 다시 나온다.

제3악장 론도 악장은 피아노 솔로로 시작된다. 어두운 분위기이면서도 이상하게 활동적인 부분에 이르면 두 번째의 선율이 소개된다. 피아노 독주의 활동적인 주제부가 마무리되기 전 오케스트라에 의해서 라장조의 약간은 즐거운 선율이 나타난다. 밝은 선율과 더불어 솔로 피아노의 화음 가락이 이어지다가 다시 라단조의 피아노 독주부가 들리고, 다시 전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이어지며 위와 같은 형식을 따르다가 카덴차 부분에 이른다. 카덴차 뒤에는 분위기가 매우 기쁘고 밝아진 선율이 호른과 함께 나타난다. 피아노 솔로가 다시 주제부를 연주하며 협주곡은 기쁨에 찬 라장조로 마무리된다.

 

○ 악장별 요약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곡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의 결말 자막부를 장식하는 곡이기도 하다. 베토벤도 젊은 시절 이 곡을 매우 좋아했으며, 현재까지도 연주되는 카덴차 모음을 작곡하기도 했다. 독일의 다른 유명한 작곡가인 요하네스 브람스 역시 카덴차 모음을 작곡했다.

특이 사항으로 이 곡은 연주자나 지휘자에게 카덴차를 많이 주기로 유명한데, 특히 조성진의 연주와 우치다의 연주를 들어보면 차이가 확연히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Cadenza

협주곡에서 반주를 멈춘 동안 화려하고 기교적인 애드리브 혹은 그 풍을 살린 연주를 통해 독주자의 역량을 과시하는 대목. 흔히 독주자가 한 명인 협주곡이나 협주곡풍 작품에서 등장하며, 두 명 이상일 경우에는 작곡가가 직접 작곡해 넣는 경우가 보통이다.

크게 작곡자가 카덴차를 할 공간을 비워놓아 연주자의 재량에 의탁한 경우와 작곡가가 직접 카덴차를 작곡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뉜다. 원래는 연주자의 즉흥연주에 의지하였으나, 낭만파 시대에 들어서자 베토벤 등의 작곡가들이 직접 카덴차를 넣어 협주곡을 작곡하기 시작하면서 현대에는 이런 식이 대세가 되었다. 다만 브람스의 경우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자신과 친분이 있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을 의식해 1악장 카덴차를 연주자 재량에 맡기는 고전적 방식을 택했다.

또한 저명한 작곡가들이 직접 카덴차를 만들어 붙이는 경우도 있는데, 베토벤도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좋아하여 여기에 직접 카덴차를 붙였다. 20번에 여러 작곡가들과 피아니스트들이 카덴차를 붙였고 그중에는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카덴차도 있으나 거의 대다수의 20번 연주시에 베토벤 카덴차를 쓴다. 

 

모차르트의 경우 즉흥 연주의 본좌였는데 스스로 작곡한 카덴차를 보면 이게 그 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단순한 경우도 좀 있다. 친구들이 '너 정말 그냥 즉흥연주 하는 대로 악보에 옮기면 안 됨?'이라고 했다고 하니 지금 남아있는 카덴차는 좀 단순화된 버전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독일의 현대음악 작곡가 슈톡하우젠의 경우 베를린 도이치 교향악단을 지휘해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제1번과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을 녹음했을 때 직접 작곡한 카덴차를 붙였다.

 

 

Seong-Jin Cho - Mozart Piano Concerto No. 20 in D minor, K.466 (2011)

https://youtu.be/FqgoechPAns

 

 

1.

“평화의 연대 연주했다”... ‘영혼의 국가’ 들려준 우크라 오케스트라
[제1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 조선일보,  이현택 기자 / 최은경 기자,  2023.05.17.  >

 


17일 개막한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자국 음악가 미로슬라브 스코릭(1938~2020)의 ‘멜로디’를 연주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세계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의 뜻으로 연주되는 곡이다.

이날 개회식 사회를 맡은 김지아 TV조선 앵커는 이 곡을 “국가 다음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많이 듣는 곡으로 ‘영혼의 국가(spirit anthem)’로도 인식된다”고 소개했다. 장내 청중은 뜨거운 박수로 오케스트라를 환영했다.

체르니우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02년에 창단해 올해로 121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을 찾은 단원은 요시프 소잔스키 지휘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성이다. 남성 단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전선에서 러시아와 맞서 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잔스키 지휘자는 방한에 앞서 본지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체르니우치 오케스트라 어떤 남성 단원들은 러시아 침공이 시작되자 자발적으로 전선으로 떠났고, 남편이 전장에서 싸우는 여성 단원들도 있다”며 “러시아의 침략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강인한 정신을 오케스트라 연주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https://youtu.be/I1uriKGQmLc

 

 

 

2. 

미로슬라프 미하일로비치 스코리크 ( Мирослав Михайлович Скорик )

 


미로슬라브 스코릭는 우크라이나인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은 그의 주 활동 시기가 20세기 후반인 만큼 당대 러시아-소련 근현대음악, 특히 스트라빈스키의 영향을 받되 우크라이나 민속음악의 특징들을 반영하는 것이 주 특징이다.

스코릭는 우크라이나 인민예술가 훈장과 우크라이나 영웅훈장을 비롯한 훈장들을 수차례 받았으며 현대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여겨진다.

또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지의 의미로 스코릭의 작품들 - 특히 대표작 "멜로디" - 이 더욱 알려지고 공연되고 있다.

 


스코릭은 1938년 당대 폴란드의 일부였던 르부프에서 태어났다. 부모님 두분 모두가 빈 대학교에서 수학하였고 아버지는 역사학자에 어머니는 화학자인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두분 모두 직업으로 음악은 하지 않을지라도 아버지는 바이올린을, 그리고 어머니는 피아노를 치시는 지라 어렸을 적부터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더군더나 친척 중에는 명망있는 소프라노 성악가 솔로미야 크루셸니츠카가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미로슬라브는 1945년에 르비우 음악학교에 입학하지만 2년 후 가족이 시베리아로 강제이주를 당하면서 그곳에서 유년기를 보내게 되며 1955년이 되어서야 르비우로 돌아온다.

1955년에서 1960년 사이에는 리비우 음악원에서 학사과정을 수학하고 1960년부터는 모스크바 음악원에 입학한다.

1964년 모스크바 음학원 졸업 이후에는 우크라이나 작곡가 연맹에 최연소 멤버로 가입하고 르비우 음악원의 최연소 작곡 교수로서 교편을 잡는다. 이후 1966년에는 키이우 음악원으로 옮겨가 1980년대까지 교수로 있었다.

소련 해체 이후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1996년에는 호주로 떠나 호주 시민권을 얻었다. 하지만 2000년대 경부터 우크라이나로 복귀, 키이우 오페라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음악계에서 꾸준한 활동을 보였다. 

생애 마지막 음악

 



< 조선일보,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2023.01.14 >

 



생애 마지막 순간, 여러분은 어떤 음악을 듣고 싶은가요?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1887~1982)은 자신의 장례식에 슈베르트의 현악오중주 C장조 2악장 아다지오를 연주해 달라고 부탁했다지요. 실제로 슈베르트는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첼로 2대가 빚어내는 이 애잔하고도 고고한 선율을 완성한 뒤 49일 만에 오스트리아 빈의 허름한 다락방에서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의 나이 서른한 살이었죠.

 

https://youtu.be/sk-gzszZd40


실내악곡 중 으뜸으로 꼽히는 이 명곡을 새해 조금 특별한 형태로 감상했습니다. 지난 7일 대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일곤)이 마련한 신년음악회에서입니다. 슈베르트의 현악오중주를 작곡가 박혜진이 오케스트라곡으로 편곡해 KBS교향악단이 연주한 것인데요, 다섯 대의 현악기가 연주할 때와는 또 다르게 웅장하고 비장한 선율이 가슴을 벅차게 하더군요. 음악회 측은 이 곡을 지난해 10월 핼러윈 참사 희생자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연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음악회의 메인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었습니다.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했는데요, 우람한 풍채만큼 연륜과 깊이가 물씬 느껴지더군요. 이 곡은 18살이던 김선욱이 최연소로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할 때 결승에서 연주한 곡이라고 하지요. 그 때문에 “김선욱이 졸면서도 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https://youtu.be/UHSpZDhD4Dg

 


사실 이날 제가 눈을 떼지 못한 사람은 지휘자 성시연이었습니다. 솔티 콩쿠르, 말러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보스턴 심포니,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 헤바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잇달아 지휘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여성 지휘자죠. 기사로만 읽었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인데, 말총머리에 블랙 턱시도를 입고 씩씩하게 걸어나온 그녀가 가슴을 딱 편 채 온 힘을 다해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모습이 그렇게 당당해 보일 수 없더군요. 위트도 넘쳐서, 앙코르곡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에서 연주가 종료되지 않은 상태로 박수가 터져 나오자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객석을 돌아보며 ‘박수 좀 멈춰달라’는 손짓을 해 웃음이 나왔지요. 라벨의 ‘볼레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까지 신바람나게 마무리한 그녀가 마린 올솝을 잇는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했습니다.

 

 

https://youtu.be/6UM4mW-B-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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