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美 제재 대상 오르나… 코인시장 대혼란 불가피
美 SEC, 이더리움·스테이킹 서비스에 압박
이더리움 제재 시, 디파이 금융 붕괴 가능성
가상자산업계, SEC 추후 행보에 ‘촉각’

 

 

< 조선일보, 이정수 기자,  2023.04.05  >

 

 


미국 규제 당국이 시가 총액 규모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에도 규제의 칼을 들이밀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일 이더리움이 제재 대상이 되면 이더리움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코인이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상품 등이 줄줄이 무너질 수 있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상자산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업계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는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이 다가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란 지난 2012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함께 사기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음란물과 같은 특정 산업에 압력을 행사한 사건을 의미한다. 11년 만에 다시 해당 개념이 등장하게 된 것은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규제 당국이 가상자산업계를 향해 제재 방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다.

특히 가상자산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SEC가 최근 비트코인에 이어 코인 규모 2위를 기록 중인 이더리움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더머지(The Merge)’를 통해 채굴 방식을 작업증명(PoW·Proof of Work)에서 지분증명(PoS·Proof of Stake)으로 바꿨다.

기존 작업증명으로 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선 컴퓨터로 복잡한 사칙연산을 풀어야 했지만, 지분증명은 자신이 가진 지분 양에 따라 코인 채굴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추가적인 코인 보상을 받게 된다. 이전에는 그래픽 카드 성능에 따라 코인 채굴량이 결정됐으나 PoS의 경우 코인을 많이 갖고 있을수록 받게 되는 보상도 커진다.

SEC는 이러한 방식으로 코인 보상을 받는 것에 대해 증권과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꾸준히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은 “투자자는 사실 PoS 토큰 여부와 관계없이 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모습이 증권성 판단 여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더리움 외에도 PoS 방식을 택하고 있는 대형 코인으로는 시총 7위 규모의 카르다노, 10위의 솔라나 등이 있다.

만일 이더리움이 제재 대상에 오르게 되면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다. 이더리움은 시가 총액 285조원이 넘는 대형 코인일 뿐 아니라, 대다수의 디파이 상품 역시 이더리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이들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EC의 주장이 만일 받아들여진다면 코인 시장에는 대혼란기가 올 수 있다”며 “이더리움이 제재 대상이 되면 이더리움을 본떠 만든 코인, 디파이 상품 등이 줄줄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SEC가 일종의 가상화폐 판 은행 예·적금 상품인 스테이킹 서비스에 대해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도 업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스테이킹 서비스란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일정 기간 후 이자 개념으로 추가 가상자산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SEC는 지난 2월, 전 세계 규모 3위 거래소인 크라켄을 향해 미등록 증권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벌금 3000만달러를 부과했다. SEC가 문제 삼은 것은 크라켄의 일부 스테이킹 서비스다. 당시 SEC는 크라켄이 투자자들에게 20%가 넘는 수익률을 약속했지만 수익률을 보증할 수 있는 방법과 크라켄의 재무 정보 등이 충분하게 제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이번 SEC의 제재가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 업체 쟁글의 장경필 리서치팀장은 “이번 SEC의 결정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거래소들이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며 “업계는 SEC의 스테이킹 서비스 규제가 궁극적으로는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규정하고 규제하기 위한 초석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 이더리움(Ethereum) >

 

이더리움(Ethereum)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분산 컴퓨팅 플랫폼이자 플랫폼의 자체 통화명이다.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이더(Ether)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의 일종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화폐 단위는 ETH로 표시한다. 비트코인 이후에 등장한 알트코인 중 시가 총액이 가장 높은 대표적인 알트코인이다.

 

이더리움은 2015년 7월 30일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개발하였다. 비탈릭 부테린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사용된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에 화폐 거래 기록뿐 아니라 계약서 등의 추가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전 세계 수많은 사용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을 만들고, 이 플랫폼을 이용하여 SNS, 이메일, 전자투표 등 다양한 정보를 기록하는 시스템을 창안했다. 이더리움은 C++, 자바, 파이썬, GO 등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한다. 

 

이더리움 지분증명 알고리듬 ‘캐스퍼’ 코드 공개 (2018년 5월 9일)

   이더리움이 새롭게 도입하려는 지분증명(PoS, Proof-of-Stake) 합의 알고리듬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뜻하는 캐스퍼(Casper)의 새로운 버전이 발표됐다. 이제 감사 기술자와 클라이언트 개발자들부터 나아가 이더리움 커뮤니티 전체가 캐스퍼의 비전과 내용, 방식 등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캐스퍼 FFG는 이더리움 소프트웨어 코드를 바꿔 기존 작업증명(PoW, Proof-of-Work) 방식과 새로운 지분증명 방식을 혼합한다. 작업증명 방식과 관련해서는 특히 어마어마한 전기가 드는 “채굴” 문제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분증명 방식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자신의 지분을 걸고 직접 거래를 검증하는 당사자가 된다. 이들은 이더 일부를 걸고 정당한 거래를 보증하며, 블록체인 내에서 남을 속이거나 잘못된 거래를 한다고 인정할 경우 이더를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캐스퍼는 우선 첫 단계에서는 기존의 작업증명 방식을 완전히 폐기하는 대신 중요한 거래를 승인하는 데 당분간 활용하며, 여기에 지분증명 방식을 간간이 섞어서 사용할 계획이다. 전체 네트워크가 소화할 수 있는 검증 노드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 거래를 검증하는 데 드는 최소 이더는 1,500 이더로 정해졌다. 1,500 이더는 현재 우리돈 약 12억 원이다.

  궁극적으로는 작업증명 방식을 완전히 폐기하고 모두 지분증명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이고, 검증에 드는 최소 지분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언제까지 어떤 목표를 이루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버전에서는 캐스퍼를 통해 합의한 내용도 우선 감사를 거쳐야 하고, 이더리움 네트워크도 고객별 맞춤형 코드가 없이는 캐스퍼를 알아서 구동하지 못하며, 프로그램 이용자들 또한 암호화폐 프로토콜을 이용하려면 이를 별도로 다운로드받아야 한다. 또한, 캐스퍼가 이더리움 초기 버전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더리움 네트워크도 (캐스퍼에 맞춰) 하드포크가 불가피하다.

 

 

***  Shanghai Upgrade

 

   이더리움 2.0의 두번째 주요 업그레이드인 상하이 하드포크가 오는 4월 12일로 확정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상하이+카펠라인 샤펠라 업그레이드이다. 실행 레이어와 합의 레이어 모두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지분증명(PoS) 합의 알고리즘을 위해 예치해놓았던 ETH를 출금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더리움은 현재 스테이킹한 이더를 인출할 수 없다.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의 인출이 가능하게 되면 이더리움의 유동성이 늘어나게 된다. 현재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은 1천650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상하이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 유통량이 늘어나며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더리움 2.0의 시작인 머지 업그레이드는 작년 9월 15일 단행된 바 있다. 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동일한 기존 작업증명(PoW) 합의 알고리즘을 버리고 채굴 대신 예치가 주가 되는 지분증명(PoS) 합의 알고리즘으로 갈아탔다. 이를 위해 최소 32ETH 예치를 필요로 하는 검증인들을 모집해왔다.  
   머지 이후 6개월만인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PoS로 이전한 뒤 단행되는 첫번째 메인 업데이트로 예치한 ETH의 인출 기능 구현이 핵심이다. 머지는 PoS 구현에는 성공했지만 ETH 예치만 가능하지 인출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인출이 구현되면 은행의 예금, 대출처럼 ETH의 예치, 인출을 둘러싼 탈중앙화 금융의 고도화가 가능해져 유동성 스테이킹 파생상품(LSD)이라는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의 새로운 영역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 >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란,  ‘2012년경 미국 법무부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손을 잡고 사기 방지라는 명목으로 정치적으로 불리한 산업들에게 압력을 행사, 법무부가 별도의 입법 과정 없이도 특정 산업군을 금지할 수 있게 한 전략’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금번 연준의 ‘크라켄’ 제재를 두고,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 2.0’이라 말하고 있다.

​   미국정부가 은행을 통해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압력을 가하려 함으로써, 은행이 가상자산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암호화폐에 대한 국가와 대중의 생각이 이전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파괴적으로 성장했고, FTX사태와 같이 한번 잘못된 트리거는 권총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 폭탄이 되어 내 머리위로 쏟아질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심각함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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