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된다 - 경제의 큰 흐름에서 발견한 부의 기회

 

 

< 저자 :  정광우 ㅣ 출판사 : 포레스트북스 ㅣ 2023.05.22 >

 

1. 책 소개

 

코로나 기간 동안 증시는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들게 빠르게 변화했다. 강세장과 약세장을 오갔고 실적장세와 역실적장세가 연이어 펼쳐졌다. 코로나 3년간의 증시변화는 향후 시장변화를 가늠하는 척도이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찾아왔을 때 증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교훈과 힌트를 남겼다.

2021년 강세장, 2022년 약세장, 2023년 반등장을 모두 예측해 증시 예측의 달인으로 불리는 정광우 저자는 코로나 3년간의 증시변화와 변곡점마다 연방준비은행과 정부의 정책이 어떤 효과를 불러왔는지를 이 책에서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3년의 기간동안 특이점이 되었던 63번의 순간을 뽑아내어 각각의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투자 전략은 무엇인지를 풀어내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가 종료된 이후에 향후 국외 증시와 국내 증시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주식은 어떤 주식인지를 친절하게 짚어내어 알려주고 있다.

 

 

2. 책에서

 

(1) 왜 투자의 역사는 반복되는가

 

 - 인간의 행동 : 탐욕과 두려움의 변주

 - 경제의 순환

 

(2) 역사는 반복되지만 똑같이 재현되지는 않는다

 

(3) 주가를 움직이는 세 가지 힘

  ①  유동성

  ②  심리

  ③ 펀더멘털

 

 

『 돈의 속성 』  

김승호 저자 < 스노우폭스북스, 2020년 04월 19일 >



I. 책 소개

   이 책은 초판 발행 후, 경제경영 필도서로 자리매김한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은 3년 전 어느 극장 하나를 빌려 대중에게 강의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집필됐다. 강연은 방송을 통해 전파되며 유튜브와 셀럽들에 의해 공유와 전파를 거듭했다. 그리고 이내 1,100만 명에게 전달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러 사람을 통해 생산 및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어떤 의미는 그 뜻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거나 의미가 왜곡되는 일이 있었다.

   몇 권을 저술한 저자지만 여전히 책 쓰기가 가장 어렵다는 그는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펜을 잡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그의 내면에 깃든 사람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모두에게 정말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진짜 돈 버는 방법, 진짜 돈을 벌어본 사람은 그 누구도 방법을 공유하지 않기에 이 일이 저자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라 받아들였다. 젊은 날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기에.  어떤 횡재나 일명 대박주식 없이 말 그대로 맨손에서 만들어낸 종잣돈으로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모에게 받은 유산은커녕, 30대 후반까지 낡은 자동차에 그날 판매할 과일을 싣고 다니던 어느 가난한 이민 가장이 이룬 진짜 부에 대한 모든 방법이 담겼다. 종잣돈 천만 원을 만들고 그 돈을 1억 원, 10억 원, 100억 원, 수천억 원이 될 때까지 돈을 관리하며 터득한 ‘돈’이 가진 속성을 정리한 안내서다. ‘진짜 부자’가 된 실제 인물이 말해주는 ‘진짜 돈’만들기에 대한 책이다.

   돈이 가진 속성과 75가지 돈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현재 200만 원을 벌고 있는 직장인, 마이너스 생활 중인 누군가, 직장이 없는 청년, 가용자금이 있고 투자처를 찾고 있는 사람이나 그 너머까지 돈을 운용할 수 있는 재력가와 투자가, 사업가 또는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더 이상 가난을 물려줄 수 없다’는 부모…, 그 누구라도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II. 작가정보 :  김승호  경영인/사업가

   한인 기업 최초 글로벌 외식 그룹인 SNOWFOX GROUP 의 회장이다. 한국과 전 세계를 오가며 각종 강연과 수업을 통해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9년, SNOWFOX사는 전 세계 11개국에 3,878개의 매장과 10,000여 명의 직원을 지닌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연매출 1조 원의 목표를 이루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외식 기업 이외에도 출판사와 화훼 유통업과 금융업, 부동산업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고, 글로벌 외식 그룹의 대주주로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미국 중견기업인 협회 회장과 중앙 대학교 글로벌 경영자 과정 교수로 활동한 적이 있으며 지난 5년 동안 3,000여 명의 사업가 제자들을 양성했고 현재 농장 경영자로도 일하고 있다.
   비즈니스 이력 : 1987년 대학 중퇴 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흑인 동네 식품점을 시작으로 이불가게, 한국 식품점, 지역 신문사, 컴퓨터 조립회사, 주식 선물거래소, 유기농 식품점 등을 운영하며 실패를 거듭하다 2005년 식당 체인을 6억 원에 분납조건(OWNER FINANCING)으로 인수한 후 2008년 100개 매장 돌파, 미 전역에 1,000여 개의 매장으로 확장했다. 이후 영국, 캐나다 등의 연관 업체들과의 합병을 통해 전 세계 11개국, 총 매장 3,878개, 임직원 9,000여 명의 그룹사로 성장했다. 저서로는 『자기경영 노트』 『김밥 파는 CEO』 『생각 의 비밀』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며 장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에는 스노우폭스 도시락 매장과 스노우폭스 플라워 매장이 서울 강남 중심으로 20여 개가 있다.


III. 출판사 서평


   그는 정말 필요한 것을 나누려는 사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만 명의 사람들이 김승호 회장님의 팬이 됐다. 미국을 기점으로 세계 여러 나라와 한국을 오가며 글로벌 그룹의 총수이자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둔 수천억 대 자산가인 사람을 지척에서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짜릿했다. 평범한 모두에게 그 사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고 있었다. 누군가는 떨려했고 누군가는 신기해했으며 누군가는 그를 멘토로, 스승으로 삼았다.

   하지만 시대를 풍미한 연예인 누구라도 인기는 시들해지고 언젠가 대중에게 잊히기 마련이다. 아무리 큰 재력가라도 그의 부가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진심과 진실함은 세상과 그 안을 채우는 사람의 심장을 붙잡기 마련이다. 김승호 회장은 시간을 분배하고 마련해 오직 자비로 국내에 체류하며 사업가와 사장뿐 아니라 어린아이, 청년, 가정주부 누구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지난 2016년부터는 한국 체류 기간을 본격적으로 마련해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다양한 분야 의 청년 사업가들을 가르치며 그들 곁에서 고민하는 스승으로 머물렀다. 그는 형이었고 오빠였으며 스승이었고 멘토였다. 가족 구성원으로 사람 품기 좋아하는 그는 수십 명의 이모부가 되기도 했다.

   그를 부르는 다양한 호칭에서 내면이 엿보인다. 누군가는 맹목적으로 그를 믿고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나이 40이 다 될 때까지 낡은 트럭 문짝에 검게 그을린 한 팔을 올려놓고 그날 팔 과일과 채소를 싣고 다니던 가난한 이민 가장이었다. 늙은 부모와 동생들, 자신과 아내 모두 일주일을 꼬박 일해도 앞이 보이지 않던 나날을 보낸 사람이다. 가난이 뭔지, 돈이라는 게 얼마나 야속하고 사람을 서럽게 만드는지 뼛속에 새긴 그다. 그렇기에 느지막이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아야 했고 가난의 고리를 반드시 자신의 대에서 끊어야 했던 아버지였다. 이런 결심과 가난의 경험은 그를 돈의 ‘관리자’로 성장시켰다. 그는 누구도 이루기 힘든 최상위 부자가 되었다. 종잣돈을 만드는 데 온힘을 다했고 돈의 속성과 특성을 파악했으며 수만 배로 늘게 하는, 그야말로 돈의 관리자가 되었다. 그는 이렇게 깨달은 부의 이치를 많은 사람과 나누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이다. 부를 얻어 가족을 지키고 싶어 했던 젊은 날의 자신이 투영되기에 말이다.

나도 언젠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고 품위 없는 것처럼 치부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돈의 가치를 폄훼하는 그 행위가 위선적이라고 말한다. 세상 살며 돈이 가진 중요성을 따져 볼 때 누구도 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돈의 특성을 매우 특이하게 정의했는데 바로, 인격체라고 지칭한 것이다. 그의 논리를 들어보자.

   돈을 너무 사랑해서 집 안에만 가둬 놓으면 기회만 있으면 나가버리려고 할 것이고 다른 돈에게 주인이 구두쇠니 오지 마라 할 것이다.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을 부자가 되게 하는 데 협조도 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곳과 좋은 일에 쓰인 돈은 그 대우에 감동해 다시 다른 돈을 데리고 주인을 찾을 것이고 술집이나 도박에 자신을 사용하면 비참한 마음에 등을 돌리는 게 돈이다.

   돈은 감정을 가진 실체라서 사랑하되 지나치면 안 되고 품을 땐 품어도 가야 할 땐 보내줘야 하며 절대로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존중하고 감사해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돈은 상상 기회를 주고 다가오고 보호하려 한다. 다행히 돈은 뒤끝이 없어서 과거 행동에 상관없이 오늘부터 자신을 존중해주면 모든 것을 잊고 당신을 존중해줄 것이다.

   납치나 폭력 혹은 불법을 통해 권력자나 졸부 품으로 들어간 돈은 언제든 탈옥할 날만을 기다리거나 그 주인을 해치고 빠져나오기 마련이니 위험한 돈과 친해질 생각도 지워야 한다. 품 안의 돈을 기품 있는 곳에 사용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곳에 사용하면 이를 지켜보고 있는 돈도 더 많은 친구들을 불러들일 것이다. 내가 돈의 노예가 되는 일도 없고 돈도 나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서로 상하관계가 아닌 깊은 존중을 갖춘 형태로 함께하게 된다.

   옛말에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를 낚는 법을 주라’ 했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지적 수준이 다르며 경제적 상황 역시 다르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이득이 된 방법이라고 나에게 이득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이 책 『돈의 속성』을 통해 돈을 만들고 지키고 기르는 한 명의 농부가 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IV.  책 내용 옮기면서 줄치기


1.  돈은 인격체다

   돈은 인격체(person)다. 돈은 법인보다 더 정교하고 구체적인 인격체다. 어떤 돈은 사람과 같이 어울리기 좋아하고 몰려다니며, 어떤 돈은 숨어서 평생을 지내기도 한다. 자기들끼리 주로 가는 곳이 따로 있고 유행에 따라 모이고 흩어진다.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붙어 있기를 좋아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겐 패가망신의 보복을 퍼붓기도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는 사람에 게선 큰돈이 몰려서 떠나고 자신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는 사람 곁에서는 자식(이자)을 낳기도 한다.  이처럼 돈은 인격체가 가진 품성을 그대로 갖고 있기에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겐 돈이 다가가지 않는다. 이런 돈의 특성 때문에 나는 돈을 인격체라 부른다.  
   돈을 너무 사랑해서 집 안에만 가둬놓으면 기회만 있으면 나가려고 할 것이고 다른 돈에게 주인이 구두쇠니 오지 마라 할 것이다.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을 부자가 되게 하는 데 협조도 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곳과 좋은 일에 쓰인 돈은 그 대우에 감동해 다시 다른 돈을 데리고 주인을 찾을 것이고, 술집이나 도박에 자신을 사용하면 비참한 마음에 등을 돌릴 것이다.
   돈은 감정을 가진 실체라서 사랑하되 지나치면 안 되고 품을 때 품더라도 가야 할 땐 보내줘야 하며, 절대로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존중하고 감사해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돈은 항상 기회를 주고 다가오고 보호하려 한다.
   돈은 당신을 언제든 지켜보고 있다. 다행히 돈은 뒷끝이 없어서 과거 행동에 상관없이 오늘부터 자신을 존중해주면 모든 것을 잊고 당신을 존 중해줄 것이다. 돈을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처럼 대하면 된다.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돈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바뀌기 시작 한다. 작은 돈을 절대로 함부로 하지 않게 되고 큰돈은 마땅히 보내야 할 곳에 보내주게 된다. 사치하거나 허세를 부리기 위해 친구를 이용하지 않고 좋은 곳에 친구를 데려다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품 안의 돈을 기품 있는 곳에 사용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곳에 사용할 것이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돈도 더 많은 친구 들을 옆에 불러들일 것이다 내가 돈의 노예가 되는 일도 없고 돈도 나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서로 상하관계가 아닌 깊은 존중을 갖춘 형태로 함께 하게 된다. 이것이 진정한 부의 모습이다.
 

2.  나는 나보다 더 훌륭한 경영자에게 투자한다

   자산이 생기면 내가 하는 일은 두 가지다. 내 회사를 더 키우는 데 사용하거나 또 다른 자산을 만들 만한 곳에 보낸다. 내가 엄두도 못 낼 시장에서 더 좋은 사업을 하는 회사나 경영자가 너무나 많다. 다행히 이런 회사는 상당수 상장 돼 있다. 상장돼 있다는 건 누구나 원하는 만큼 그 회사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나보다 훌륭한 경영자에게 투자하는 일은 그들과 동업하는 것과 다름없다. 거기다 그들이 원하지 않아도 언제든 동업이 가능하다. 이 제 필요한 건 그 회사의 배당 정책과 배당 비율 그리고 적정 가격대를 찾는 일뿐이다. 적정 가격이란 정해진 예산으로 주당 얼마에 살 수 있느냐 보다 몇 주를 살 수 있느냐에 달렸다. 주식 숫자에 따라 배당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업의 세계와 투자의 세계에서는 나보다 나은 사업과 경영자에게 투자하는 것이 불법도 아니고 비도덕적인 일도,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지극히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며 자랑스러운 일이다. 


3.  복리의 비밀

   복리란 원금과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이자의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는 뜻이다. 복리에 상대되는 말은 단리다. 복리를 내 편으로 만드는가, 적으로 만드는가에 따라 재산의 정도가 달라진다. 복리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복리에 대한 이해다.  복리는 투자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복리 효과가 부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해하려면, 복리와 진지하게 친해지고 함께 어울려야 한다. 당신이 복리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이제 막 부자가 될 가장 기본적인 준비가 끝난 것이다. 축하한다. 


4.  일정하게 들어오는 돈의 힘

   수입이 일정하게 발생한다는 건 그 수입의 질이 비정규적인 수입보다 좋다는 뜻이다. 질이 좋은 돈은 다른 돈을 잘 불러 모으고 서로 붙어 있어도 흩어지지 않는다. 비정규적인 돈보다 힘이 강해 실제 액면가치와 상관없이 잠재가치척도 주가수익률(PER) 이 높다.
   돈도 같다. 현금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경제적으로 삶이 윤택해진다. 돈이 일정하게 들어온다는 건 체계화된 경찰이나 군인 수백 명만으로 수천,수만 명의 군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과 같다. 이 흐름이 거친 인생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준다.
   비정규적인 수입은 한 번에 몰려온 돈이라 실제 가치보다 커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다. 그래서 자신이 많은 돈을 벌게 된 줄 알고 사치하고 함부로 사용하게 돼 결국 모으지 못하게 된다. 흔한 생각으론 돈이 또 언제 들어올지 모르니 저축을 해가며 살 것 같아도 실제로 그렇게 조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따라서 수입이 비정규적인 사람은 자산을 정규적인 수입 자산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연예인, 강사, 학원 교육자, 건설 노동자, 시즌이 있는 사업체 소유자, 운동선수, 개원의사처럼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말은 또 다른 말로,개인의 재능이나 재주가 많아서 단기간 많은 수입을 얻는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수입이 생기는 대로 일정한 소득이 나올 수 있는 부동산이나 배당을 주는 우량 주식을 사서 소득을 옮겨놓아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일정한 소득으로 옮겨놓지 않으면 비정규적인 돈은 정규적인 돈을 소유한 사람들 아래로 빨려 들어가고 말 것이다. 정규적인 돈과 비정규적인 돈이 싸우면 언제든 정규적인 돈이 이기기 마련이다.
   규칙적인 수입의 가장 큰 장점은 미래 예측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는 말은 금융자산의 가장 큰 적인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리스크는 자산에 있어 가장 무섭고 두려운 존재며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몰라서 모퉁이를 돌다 갑자기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 리스크다. 이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 이다. 그 자체가 신용을 부여하며 이 신용은 실제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같은 5,000만 원이라도 1억 원 혹은 그 이상의 자산으로 변형돼 현실에 나타난다.


5.  돈은 중력의 힘을 가졌다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다른 질량을 가진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말하는데 그 힘의 크기는 각 물체의 질량에 비례해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를 잡아당기며 매우 먼 거리까지 미친다.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멀어질수록 힘이 약해지기는 하지만, 먼 거리에서도 여전히 작용한다.
   신기한 건 돈도 이 중력과 같은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돈은 다른 돈에게 영향을 주며 그 돈의 액수가 크면 클수록 다른 돈에 영향을 준다. 돈은 가까이 있는 돈을 잡아당기는 능력이 있으며 주변 돈에 영향을 준다.  돈이 중력과 같이 작용하는 원리를 잘 이용하면 누구나 아무리 작은 돈이 라도 큰돈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누군가가 10억 원이라는 돈을 모으기로 마음먹었다고 하자. 10억 원은 300만 원을 받는 급여 생활자가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27년이 걸리는 금액이다. 엄청나게 긴 시간이고 힘든 일이다. 그나마 전액을 저축했을 경우의 이야기다. 투자를 한 경우라도 한 푼도 잃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급여의 50%를 저축했다면 50년이 지나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하지만 돈의 중력을 이해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세상에 큰돈을 가진 사람 중 누구도 그런 식으로 돈을 모으지 않는다. 또한 돈을 이렇게 움직이지도 않는다. 먼저 10억 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1 억 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1억 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1,000만 원이 필요하다. 그 1,000만 원은 매월 100만 원 혹은 그 이상을 저축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년을 잘 모아서 1,000만 원을 모았다고 가정하자. 이 1,000만 원을 모으기 위한 노력을 100으로 가정하자. 다음 1,000만 원을 모으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처음 1,000만 원을 모으기 위해 들어간 노력 100보다 낮아진다. 왜냐하면 이미 처음 만들어놓은 1,000만 원이 이자나 투자를 통해 자체 자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1,000만 원은 내 노동과 시간으로 오롯이 나 혼자 이루었지만, 그 1,000만 원이 스스로 일을 해서 나를 돕고 있기에 둘이 함께 일을 하는 셈이다. 즉, 나와 자본이 다른 자본을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 번째 1,000만 원을 모으기 위한 노력 수치는 95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수치는 두 번째 1,000만 원을 모으고 세 번째 1,000만 원 올 모을수록 점점 작아진다. 처음 1,000만 원을 모으는 데 10개월이 걸렸다면 두 번째 1,000만 원은 9개월, 그 다음은 7개월, 그 다음은 5개월, 이렇게 줄어든다. 처음 1,000만 원을 모으기 위해 100을 노력했다면 1억 원이 되는 마지막 1,000만 원은 불과 20 혹은 30 정도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그렇게 몇 년 후에 1억 원을 모으고 그 1억 원은 동일한 과정을 통해 다시 몇 년 후엔 몇 억이, 더 지나면 100억 원이 되는 것이다.
   재산 증식 과정을보면 1, 2, 3, 4, 5처럼 양의 정수(자연수)로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1, 2, 4, 8, 16과 같이 배수로 늘어난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온 우주에 중력의 힘이 미치고 있듯 중력은 우주의 근본적 힘이며 세상을 만드는 원리 중 하나다. 이 원리는 무엇인가 불어나는 모든 것에 적용된다. 단지 돈은 물체가 아니기에 그것을 모으겠다는 사람 그 자신의 마음을 필요로 할 뿐이다. 


6.  리스크가 클 때가 리스크가 가장 작을 때다
 
   투자는 미래에 대한 관점을 따른다. 그 관점의 핵심은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있다. 우리는 어떤 자산이나 어떤 주식이 오를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예측이 맞아도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정 자산에 진입하는 시기에 따라 수익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체 자산이 오르고 있는데도 손해를 보는 이유는 내가 가진 시간이 모자라거나 내가 투자한 돈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내 돈도 투자 기간을 오래 견딜 수 있는 돈이 있는가 하면 1년도 못 버티는 약한 체력을 가진 돈도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빼야 하는 품질 낮은 돈도 있다.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예측을 잘해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투자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리스크를 이해하고 내 자금 상태를 파악해 이길 수 있는 리스크와 상대해야 한다.
   흔히 리스크가 크면 손실이나 이익도 크고 리스크가 작으면 손실이나 이익도 적다고 이해하는데 리스크가 증가하면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손실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의미다. 보통 변동성이 큰 시장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변동성에 따라 기대수익이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리스크가 크다고 알려진 것 자체가 리스크를 줄여놓은 상태라는 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별로 없다. 흔히 주식시장에 서는 돈을 버는 활황기에는 리스크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주가 폭락기에는 리스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 폭락장이 사실은 리스크가 가장 줄어 있는 때다.  상승장처럼 아무도 리스크를 겁내지 않을 때가 리스크가 가장 큰 경우도 있다. 오히려 리스크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상승장이 리스크가 가장 크다. 거품이 생기는 유일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스크를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워런 버핏의 유명한 말이 있다 '남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야 한다(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 and be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  결국 나쁜 상황은 나쁜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할인된 가격에 자산 구매 기회를 주니, 리스크가 줄어든 시점이 된다. 리스크가 무서워 아무도 매입하지 않는 순간이 리스크가 가장 적은 순간이 되는 것이다.  
   리스크의 특성 중 하나는 과거 사례가 미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패턴을 찾는 사람들은 새로운 미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이 벌어지면 이 상황을 과거의 일과 묶어 다시 해석할 뿐이다. 그러나 언제나 세상에는 역사에 없던 최악의 상황이 일어난다. 그리고 투자 세계에서 이를 대비하지 않는 사람은 사라지게 돼 있다. 또한 리스크는 정기적인 모습을 가진 채 비정기적으로 나타난다. '평균 10년에 한 번', '평균 30% 하락'과 같은 용어는 리스크를 이해하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데이터다. 평균이라는 말처럼 실속 없는 것이 없다. 그래서 리스크를 이해한다는 건 패턴과 분석에 의한 가정이 아니라 리스크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욕심은 리스크를 낳는다. 이 욕심이 대중에게 옮겨 붙으면 낙관이라는 거품이 만들어진다. 거품은 폭락을 낳는다. 그러나 자포자기하고 두려움에 떠는 시기가 오면 봄이 오고 해가 뜬다. 이건 굳이 통계나 패턴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인문학적인 지식으로 알 수 있다. 모든 욕심의 끝은 몰락을 품고 있다. 그리고 모든 절망은 희망을 품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7.  남의 돈을 대하는 태도가 내 돈을 대하는 태도이다

   자기 자식은 지극히 사랑하면서 남의 자식에게는 매몰찬 사람이 있다. 자기 자식은 금처럼 귀한데 며느리나 사위는 한 번도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돈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 있다 내 돈은 엄청 아끼고 절대로 함부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공금이나 세금의 사용에 대해선 무심한 사람들을 간혹 본다. 가볍게는 친구가 밥을 사는 차례에는 비싼 것을 주문하거나 단체 회식비용이 몇 사람의 과한 술값으로 지불되는 경우가 있다. 무겁게는 국가의 세금이 들어 간 기물이나 물품을 훼손하거나 국가 보조금을 부풀려 받아 내거나 세금을 탈세하는 경우도 있다. 공금, 세금, 회비, 친구 돈, 부모 돈은 모두 남의 돈이다. 남의 돈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내가 돈을 대하는 진짜 태도다. 친구가 돈을 낼 때 더 비싼 것을 시키고 회식 때 술을 더 주문하는 행동은 내가 돈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척도다.
   내가 존중받으려면 먼저 존중해야 하듯 내 돈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돈도 존중해줘야 한다. 나는 100% 내 지분으로 돼 있는 회사일지라도 회사 용도에 맞는 경우에만 법인카드를 사용한다. 그리고 내 회사 매장에 가도 반드시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한다. 해당 회사의 사장이나 개별 매장의 매니저는 이익 정도에 따라 실적을 받기에 내가 임의로 물건을 가져온다는 건 그들의 이익 실적에 손해를 입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단 1원이라도 남의 돈이다. 또한 세금 납부는 국가 시스템을 통해 그 국가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다. 내 농장 안에 길을 만들고 개울에 다리를 하나 놓는 데도 수억 원이 들어간다. 그러니 한 푼 도 안 내고 멀리 떨어진 도시를 한 시간 이상 가로질러 다닐 수 있는 건 이미 많은 사람이 내놓은 세금과 내가 낼 세금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세금은 내 돈이지만 동시에 남의 돈이다. 합법적인 절세는 내 자산을 보호하는 일이지만 탈세는 남의 돈을 훔치는 일이고 남의 돈을 함부로 하는 행위다. 남의 돈을 함부로 하지 않을 때 내 돈도 함부로 취급받지 않는다. 남의 자식에게 함부로 하지 않을 때 내 자식도 함부로 취급받지 않는다. 내 아들이 귀하다면 내 며느리도 귀한 것이고 내 딸이 금쪽같다면 내 사위도 금쪽인 걸 알아야 한다.


8.  빨리 부자가 되려면, 빨리 부자가 되려 하면 안 된다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욕심이 생기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사기를 당하기 쉽고 이익이 많이 나오는 것에 쉽게 현혹되며 마음이 급해 리스크를 살피지 않고 감정에 따라 투자를 하게 된다. 거의 모든 결말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혹시 운이 좋아 크게 성공을 했어도 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모든 조건을 가진 자산과 인연만 만들게 된다. 무리한 투자나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힘이 약한 재산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늦춰진 부자의 길을 앞지르기 위해 점점 더 무리한 투자나 허망한 꿈만 좇다 끝내 절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고약한 사람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게 마련이다. 부자는 결코 빨리 되는 것이 아니다.
   빨리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빨리 부자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자수성가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나이 40에 부자가 되는 것도 너무 빠르다. 20대나 30대에 빨리 부자가 된 젊은이들 중에 그 부를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부자가 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50세 이후다. 젊은 시절에 부자가 되면 부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고, 투자로 얻는 이익이나 사업으로 얻는 이익이 더 눈에 보여서 모으고 유지하는 능력이 가진 재산에 비해 약해진다. 결국 다시 가난해질 확률이 높다.
   또한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은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고 있거나 주변에 나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 본질이다. 부는 차근차근 집을 짓는 것처럼 쌓아 나아가야 한다.
   돈을 버는 기술과 돈을 모으는 능력, 돈을 유지하는 능력, 돈을 쓰는 능력을 골고루 배우려면 나이 50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이 네 가지 능력은 잘 차려진 밥상의 네 다리에 해당한다. 이 중에 하나라도 길이가 짧거나 없으면 음식이 많이 차려지는 그 어느 때 와장창 무너지기 마련일 테니 말이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을 버리고 종잣돈을 마련해 복리와 투자를 배우고 경제 용어를 배워 금융문맹에서 벗어나야 한다.
   죽어라고 절약해 종잣돈 1,000만 원 혹은 1억 원이라도 만들어 욕심을 줄여가며 자산을 점점 키워서, 그 자본 이익이 노동에서 버는 돈보다 많아지는 날이 바로 당신이 부자가 된 날이고 경제적 독립기념일이다. 이 날을 길이길이 기념해 당신과 가족의 해방일로 삼으면 된다. 이렇게 부자가 되는 사람은 절대로 다시 가난해지지 않으며 부가 대를 이어 발전해나갈 수 있다. 이것이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절대로 빨리 부자가 되려 하지 마라.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이 사실을 가슴에 새기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9.  경제 전문가는 경기를 정말 예측할 수 있나?

  없다. 아무도 없었고 앞으로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일부분이나 누군가는 맞겠지만 그건 점쟁이들이 같은 말을 해도 누군가에게는 맞고 누군가에게는 틀리는 것과 같다. 다만, 이전에 맞춘 경력만 소개되고 틀린 경력은 사라져 여전히 전문가처럼 보일 뿐이다. 만약 누군가가 경기 패턴의 원리를 찾아냈다면 1년 안에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될 수 있고 수년이면 전세계  재산을 다가져갔을 것이다.  그나마 그런 영역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경제학자나 경제 분석가이지만 그들이 다른 특정 직업인들에 비해 부자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이들의 말보다 무서운 건 이들 의견에 무게를 두고 모든 재산을 거는 사람들이다. 어느 누구도 특정 주식이 내일 오를지 내릴지 모른다. 경영자인 나도 내 회사의 내년을 알 수 없다. 전문가라는 명성을 갖고 앞으로 금리가 오른다 내린다, 주가가 오른다 내린다 하는 말은 그저 그 사람의 의견일 뿐, 다른 누군가의 의견보다 비중이 큰 건 아니다. 그래서 현명한 투자자나 전문가는 사람들에게서 '이 주식이 오를까요?‘,'앞으로 채권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지금부터 반등을 할까요? 아니면 더 떨어질까요?’ 같은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모릅니다.' '모릅니다'가 정답인 이유는, 미래는 과거 데이터의 틀 안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가 데이터에 합류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규칙이 없으며 예상외의 일이 매번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때 오히려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모를 때가 아니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렸을 때가 위험하다. 심지어 그런 사람은 자신의 예측이 틀린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하면 사람은 조심하고 경계하며 만약을 준비하게 된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개별 투자 자산이나 회사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정보를 모을 수 있다. 또한 그 사실 관계를 확인해서 사람들이 아직 보지 못한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이 다른 곳으로 갈 때 반대로 갈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시장보다 성공할 수 있다.


10.  다른 이를 부르는 호칭에 따라 내게 오는 운이 바뀐다
 
   자리에 없는 사람을 하대함으로써 자신을 결코 높일 수 없고,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관심 이 없으면 그 사람의 운은 더 이상 발현될 수 없다. 꼰대가 되고 꼴통 보수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 순간 인연도 행운도 재산도 모두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미 성공한 사람은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하고 성공하여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절대로 이런 경박함을 배우면 안 된다. 선배와 친구를 존중하고 후배나 제자에게 다정하고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서도 한결같아야 한다. 말을 줄이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누구에게라도 깊은 애정과 신용을 얻는다. 애정과 신용은 없는 운도 만들어낸다.
   인간의 마음은 말에 나타나고 말에 정이 없으면 남을 감동시키거나 바꿀 수 없다. 사람은 마음이 오고 간 후에 이론과 논리가 더해질 뿐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말을 잘하거나 논리적이라고 존경하지 않는다. 그에게 진정성이 보일 때, 그의 생각과 뜻이 나와 달라도 존중을 하게 된다.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이 내보내는 냄새다. 마음의 냄새가 향기인지 악취인지는 표현하는 언어를 통해 알게 된다. 행운도 행복도 좋은 향을 따라 다닌다.


11. 반복되는 운은 실력이고 반복되는 실패는 습관이다

   뭘 해도 잘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어렵게 준비해 가게를 차리면 그다음 달 가게 바로 앞에 도로 공사를 하고 길을 걷다 발목을 다치고 사기를 당하거나 자동차 접촉 사고도 잦다. 본인은 운이 나쁘다 생각하겠지만 이런 일이 잦은 사람은 삶의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급한 욕심에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매장을 열었고, 생각보다 사업이 안 되는 상황을 고민하며 급하게 길을 걷다가 구멍 난 보도블럭에 발을 다친 것이다. 어수선하고 부주의한 행동이 모여 자동차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이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 재수가 없는 게 아니라 재수가 없는 환경에 자신을 계속 노출시켰기 때문에 이런 불운이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런 사고가 잦아지면 인생이 삶에 경고를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큰 사고가 나기 전에 평소의 모든 삶을 점검해야 한다. 여러 가지 작은 사고가 모여 나중에 큰 사고가 되기 때문이다. 돈을 함부로 대하는지, 쓸데없는 인연이 너무 많지 않은지 음식은 정갈하고 제때 먹는지 집안에 들고 남이 일정한지, 남을 비꼬거나 흉보지 않았는지, 욕을 달고 살진 않는지, 이런 모든 면에서 자기반성부터 해봐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은 음식을 줄이며 절대로 배가 부르게 먹지 말고 진하고 거친 음식을 멀리 하고 일정하게만 먹어도 다시 운이 돌아온다. 식사를 제대로 정해진 시간에 하려면 생활이 일정하고 불필요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시작이다. 그러면 몸이 가벼워지고 운동을 하고 싶어지며 걷고 움직이다 보면 생각이 맑아진다. 그제서야 비로소 욕심과 욕망을 구분할 줄 알게 되고 들고날 때가 보인다. 그제야 비로소 대중이 움직이더라도 참을 수 있게 되고 홀로 반대편에 서 있어도 두려움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인연 속에 가려졌던 진정한 친구도 이때 나타난다. 이때부터는 모든 것이 잘 풀리고 건강도 재물도 인연도 얻게 된다.
   반면 평소에 항상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 어디 가면 경품도 잘 뽑히고 가위바위보도 잘하고 주차장 빈자리도 잘 찾는 사람이다. 사업을 해도 어려움 없이 술술 풀리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사실 운이 좋다기보다 일반적인 사람보다 예리하고 똑똑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사업을 해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아이템을 잘 찾고 잘 빠져나온다. 뭘 해도 술술 풀리는 것 같다. 남이 보기엔 운이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많은 공부와 관찰의 결과다.  이런 사람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이다. 운이 좋다는 주변의 칭찬에 실제로 본인도 그렇게 믿는 순간,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 자신의 운을 믿고 불확실한 결과에 대담성을 보여 무모한 투자에 뛰어든다. 때때로 성공하기도 해서 모두의 부러움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관찰과 학습을 벗어난 운이다. 운은 절대로 반복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허물어버릴 수 있다. 자기 자만에 빠지는 순간, 개연성이 전혀 없는 일에 확신을 가지며 운을 실력이라 믿고 추측을 지식으로 생각한다. 모든 상황이 잘 풀릴 때는 운도 실력처럼 보이지만 운은 불규칙적이다.  따라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일정한 시간에 과하지 않게 정갈한 식사를 하라고 권한다.


12.  돈마다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돈은 물리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특수 상대성원리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돈은 액수와 출처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간으로 흐른다. 같은 금액의 돈이라도 그 출처에 따라 시간이 각기 다르게 흐른다. 또한 돈의 주인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르고 같은 주인이라도 다른 시간을 가진 돈이 있다. 시간이 많아 천천히 흐르는 돈은 같은 투자에 들어가도 다른 돈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의젓하게 잘 기다린다. 그러나 시간이 없는 조급한 돈은 엉덩이가 들썩거려 다른 돈을 사귈 시간이 없다. 시간이 많아야 친구도 사귀고 연애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같은 시기에 주식에 투자된 돈이라도 어떤 돈은 내년 결혼 자금이고, 어떤 돈은 다음 학기 학비로 나가야 한다. 제일 무서운 녀석은 융자 때 레버리지로 따라온 돈이다. 이 돈은 식인종처럼 원금을 잘라먹으면서 뛰어다니다가 심지어는 원금과 그 원금의 주인을 잡아먹으려 뛰쳐나오기도 한다. 반면에 어떤 돈은 딱히 갈 곳이 없어 이곳에서 10년,20년 배당이나 받겠다고 아주 살림을 차리려 하기도 한다.
   사람들 눈에는 돈의 액수만 보이지만 실은 그 돈이 자라나고, 만들어지고, 주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환경을 겪는다. 한 주인의 품 안에 들어가도 어떤 돈은 시간이 많고 어떤 돈은 시간이 없다 다른 주인에게 들어간 돈은 그 주인에 따라 또 다른 시간을 가진다. 돈 주인이 이미 시간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새로 들어온 돈도 이제부터는 시간이 많아진다. 돈이 많이 몰려간다고 새 주인이 그 돈에게 시간을 많이 주는 것 은 아니다. 그 주인의 품성이 돈보다 더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좋은 주인을 만난 돈은 점점 더 여유 있고 풍요로워진다. 심사숙고해서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 조급하게 열매를 맺거나 아이를 낳으라고 닦달하거나 보채지 않는다. 돈은 더더욱 안심하고 좋은 짝을 만나 많은 결실을 맺게 된다. 신기한 것은 시간이 많은 돈이 만들어낸 돈은 모두 다 같은 자식이라서 다시 또 시간이 많은 돈을 낳는다. 그렇다. 누구라도 시간 많은 돈을 거느릴 만한 주인이 되지 못하면 결국 그 돈이 당신을 거느리게 될 것이다. 


13.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았는데 왜 모두 깨질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투자 격언 중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격언이다.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면 서로의 리스크를 상쇄하며 위험도를 낮추게 되는데 이를 포트폴리오 효과라고 한다. 헤지펀드의 대가 레이 달리오도 "투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전략적 자산배분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바구니 전체를 한 선반에 올려놓는 일이다. 투자라는 개념에서 여러 주식을 나눠 구매하는 것은 바구니만 여러 개일 뿐, 같은 선반에 올려져 있는 것과 같다. 선반이 쓰러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부동산 투자를 주식 투자처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만약 그가 부동산에만 투자하면서 아파트, 땅, 사무실, 상업용 임대건물에 각각 전 재산을 투자해놓았다면 이건 분산투자라 할 수 없다. 선반이 무너지면 아파트도 땅도 사무실도 임대건물도 무너지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투자에는 예금,적금,부동산, 주식, 채권, 현물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한 시장 안에서 이런저런 상품을 사놓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격언에 따랐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
   좋은 포트폴리오는 투자자에게 '평상심'을 유지하게 해준다. 나 역시 주식을 10여 개의 종목으로 분산해놓고 채권, 예금,부동산 등으로 나눠놨다. 달걀을 각 바구니에 담아 식탁,선반, 냉장고, 책상에 나눠놓은 것이다. 물론 너무 많은 분산은 이익도 분산시켜버리기에 각 시장 안에서 개별적 공부가 필요하다. 나는 자산을 모을 때는 집중투자를 하고 자산이 자산을 만들어낼 때는 분산투자를 지킨다. 즉, 공격수로 내보내는 자산은 공격적으로 한 놈만 패는 전투적 투자를 하고 수비수로 지키는 자산은 널리 분산시킨다. 이 자산이 반드시 지켜야 할 자산이라면 몽땅 선반 위에 올려놓으면 안 된다. 천천히 차곡차곡 잃지 않고 버는 것이 가장 빨리 많이 버는 방법이다.


14.  부자가 되는 세 가지 방법

   부자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밖에 없다. 상속을 받거나, 복권에 당첨 되거나, 사업에 성공하는 것이다. 부모가 부자가 아니라면 이 중에 가장 쉬운 것이 사업에 성공하는 것이다. 복권 당첨 비율은 사업 성공 비율보다 훨씬 낮다. 설령 당첨돼도 돈의 성질이 너무 나빠서 오래도록 부자로 살 확률이 거의 없다.
   남은 건 사업인데 사업에 성공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내가 직접 창업을 하는 것이다. 창업은 피를 짜고 뼈를 깎아내는 고통을 참을 용기로 모든 것을 걸고 죽기 살기로 해야 겨우 성공할 수 있다. 성공 이후에도 이를 지키기 위해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된다. 아이디어를 찾아 회사를 설립하고 자본을 구하고 노동과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인정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성공을 제대로 하면 내 인생에 나를 완벽하게 선물로 줄 수 있다. 평생 자기결정권을 유지하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자유를 갖는다.
   둘째는 남의 성공에 올라타는 것이다. 이기는 편이 내 편이다. 선두에 선 말을 타고 가다가 뒷말이 앞서가면 재빨리 바꿔 타고 달려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다. 이 방법은 직접 창업하는 방법보다 더 안전하다. 어려서부터 시작할 수 있고 직장에 다니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미 한 분야에서 1등 기업으로 경영을 잘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 그들은 회사의 가치를 수백만, 수천만 조각으로 나눠 그 조각 한 개를 주식이라 부르고, 그 주식을 아무나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이런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으면 회사가 커질수록 주식 가치가 올라 가고 해마다 혹은 분기마다 이익을 분배해서 나눠주기도 한다. 잘나가는 기업, 능력이 좋은 경영자를 찾아 그 회사의 주식을 사서 모으는 일은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조심하고 노력해야 되는 일이 있다. 주식을 사서 오르면 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주식은 파는 것이 아니라 살 뿐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내가 산 주식이 사자마자 빨리 오르면 좋은 일이 아니 다. 오래 천천히 길게 올라야 한다. 그래야 내가 돈을 더 모아서 그 좋은 주식을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이 나오는 주식이라면 평생 팔지 않아도 된다.
   만약 당신이 그 회사의 창업주고 경영자라면 그 회사 주식을 사고팔 일이 없을 것이다. 단 한 주만 갖고 있어도 당신은 사주다. 그러니 사주의 마음을 갖고 회사를 공부하고 살펴야 한다. 대표이사, 즉 회사의 사장은 주주들이 경영을 맡긴 고용자다. 그 고용인이 회사를 잘못 운영하거나 회사의 본질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한 주식은 파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회사의 경 영자처럼 그 회사의 연간보고서, 사업보고서, 재무제표를 읽고 이해하고 그 회사가 만드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웅과 평가에 사장처럼 똑같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해도 실제 행동으로 실천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좋은 회사를 어떻게 찾는지도 모르겠고 생각보다 어려운 경제 용어가 길을 막기 때문이다. 만약 독자 여러분의 연령층이 중고등학생 이상 이라면 지금부터 내가 제안하는 방법을 따라서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에서 제일 잘나가는 회사를 찾는다. 해당 업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회사를 고르면 된다. 분야 1등은 아주 중요하다. 1등은 대체로 망하지 않으며 시장에 위기가 생기면 대마불사(쫓기는 대마가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 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격언)로 오히려 업계를 장악하기도 하고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다. 업계 1등 기업을 골라 자기 형편에 따라 매달 한 장 이상씩 주식을 구매하라. 구매한다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 주식을 사놓지 않고 공부하는 것과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공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사업을 바라보는 눈 자체가 달라진다. 일단 단 한 주라도 가지면 해당 기업 관련 뉴스나 업계 정보가 눈에 들어오고 경제 용어가 저절로 이해된다. 그렇게 1년간 꾸준히 모으기 바란다. 주식이 떨어져도 괜찮다. 떨어지면 싼 가격에 더 살 수 있는 것이고 올라가면 오르는 대로 좋다. 걱정할 것은 오히려 너무 빨리 오르는 것이다.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은 천천히 부자가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빨리 부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주변에 다른 사람만 부자가 되게 도울 뿐이다. 이렇게 5년,10년 꾸준히 주식을 모으다 보면 점차 여러분도 사업가가 되어갈 것이다. 그 회사의 주주총회도 가서 대표직원의 사업 보고도 받고 그 회사의 로고가 박힌 수건도 하나 얻어 온다. 내 회사이니 그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도 사용하고 주변에 소개도 한다. 제품 하나하나 팔릴 때마다 그중 몇 백만 분의 1은 내 것이라는 마음으로 회사를 살펴라. 당신이 사주이기 때문이다. 주주는 사주다. 그렇게 기업가 마음을 가지면 업계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생기고 산업을 이해하게 되고 국가 경제 및 국가 간의 이해 충돌 및 금융시장 전체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또한 이는 정치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당신의 철학과 사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당을 골라 투표를 함으로써 사회 참여가 가능해진다.
   일찍 시작할수록 더 좋다. 만약 10대나 20대부터 이렇게 산업을 보는 눈을 키워가면서 직장 생활 중에도 끊임없이 투자를 이어간다면 40세 정도면 자본이 근로소득을 앞서는 날이 올 것이다. 동료들은 그때부터 꺾이겠지만 당신은 자유를 얻는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필요했는가를 되돌아보면 아찔하다. 그러니 당신은 오늘부터 당장 좋은 회사의 주식을 하나 사서 시작하기 바란다.


15.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의 가장 많은 핑곗거리는 소득이 적어서 쓸 돈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하지만 쓸 돈이 모자라게 된 이유는 미래 소득을 가져다 현재에 써버렸기 때문이다. 이 현재가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로 쌓이며, 종국에 현재와 과거 둘 모두 책임져야 하는 상태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장본인은 자기 자신이다.
   쓸 데는 많은데 수입은 적고 그나마 남은 돈도 투자하기엔 너무 적은 돈이라 생각해서 전혀 모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급여가 많아도 결국 똑같은 말을 한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도 더 많아지고 미래 소득, 즉 카드를 여전히 사용한다. 급여가 아주 많거나 사업으로 큰돈을 벌어도 여전히 똑같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이건 수입 규모가 아니라 생활 태도의 문제다.
   음식과 주거가 해결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상태가 아니라면 누구든 저축을 하고 재산을 모아 투자도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 단언컨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 물건을 부주의하게 매번 잃어버리는 사람, 작은 돈을 우습게 아는 사람, 저축을 하지 않는 사람, 투자에 대해 이해가 없는 사람은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한다. 부는 그런 사람에게 우연히 들렀어도 순식간에 돌아서서 나온다.
   절대로 미래 소득을 가져다 현재에 쓰면 안 된다. 신용카드를 잘라 버리고 직불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신용카드사에서 주는 포인트는 잊어 버려라. 그건 신용카드사가 그냥 선물로 주는 것이 아니다. 이때 가장 혼한 변명은 어차피 사야 할 물건이니 포인트를 얻으면 영리한 것 아니냐는 논리다. 그러나 이 논리가 맞다면 카드사는 포인트 적립 시스템을 이미 없애버렸을 것이다. 카드 사용을 중지하고 이번 달부터 직불카드나 현금을 사용해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 실제로 더 많은 이익을 보게 된다. 만 원 가치의 포인트를 모으려 면 100만 원의 소비가 일어나야 하고 그중에 몇 십만 원은 필요 없는 지출이다. 카드 사용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물건을 부주의하게 다루는 사람도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한다. 물건이나 상품이 무생물이라는 생각에 함부로 다룬다. 그러나 모든 물건은 자연에서 나온 재료와 인간의 시간이 합쳐져 생겨난 생명 부산물이다. 모두 생명에서 온 것이다. 오랫동안 쓰는 물건이나 밖으로 가지고 다니는 물건에는 예쁜 스티커나 레이블 머신을 이용해 자기 이름을 붙여놓는 것이 좋다. 주인의 이름을 단 물건은 그 순간 생명을 가진다. 설령 잃어버려도 꾸역꾸역 주인을 찾아온다. 집 안에 가져올 땐 정해진 자리에 놓고 사용 후에 청소나 관리가 필요한 물건은 즉시 닦아서 손상을 막고, 가끔씩 쓰거나 계절마다 쓰는 제품은 정갈하게 포장해서 먼지가 닿지 않고 언제든 다시 쓸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부는 물건이라도 존중하는 사람에게 붙는다. 재물의 형태는 결국 물건이기 때문이다.
   작은 돈은 큰돈의 씨앗이고 자본이 될 어린 돈이기에 씨앗을 함부로 하고 아이를 돌보지 않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키우지 못한다. 작은 돈을 모아 종잣돈을 마련해서 투자나 사업의 마중물을 만들어가는 것이 성공의 기초다. 기초를 다지지 않고 지은 건물을 임시가옥이라 부른다. 크게 짓지도 못하거니와 바람만 불어도 날아가버린다. 모든 투자는 작은 돈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은 투자로 시작한 투자 경험이 큰 투자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자산은 모이면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하지 않는 돈은 죽은 돈이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장롱 속의 돈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독을 먹고 서서히 죽어버린다.  투자에 대한 이해나 경험을 갖지 못한 주인에게 끌려간 돈은 홀로 죽 어가거나 기회만 생기면 탈출해버릴 것이다. 지금 책을 덮고 가위를 가져 다가 신용카드를 잘라라.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16.  자신이 금융 문맹인지 알아보는 법

   한국은행이 2018년『경제금융용어 700선』이라는 책자를 발행했다. 국민에게 올바른 경제 개념을 알리고 금융 이해도를 높이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경제에 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우려는 것이다. 해당 파일은 한국은행 사이트에 가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런 용어는 실제 경제활동을 하며 사는 모든 현대인이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다.   
   글을 모르는 문맹이나 컴맹 외에 금융 문맹도 마찬가지다. 금융 지식은 생존에 관련된 문제다.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은 "글을 모르는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 무섭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맹(금융문맹)인 사람은 자산을 지키고 늘리는 데 있어 무너진 성벽을 지키는 성주와 같은 신세다. 내 재산을 남들이 가져가려 해도 지키지 못하고 뺏어가도 뺏어간 줄도 모른다. 재산을 모으려 해도 내 가치와 상대의 가치를 모르니 매번 터무니없는 값을 지불하거나 헐값에 넘기기 일쑤다. 그래서 실제 생활에서는 문맹이나 컴맹보다 더 비참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자신의 성벽을 쌓아 남들로부터 재산을 보호하고 자산을 성 안에 모아두는 모든 금융활동은 이런 용어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나라 성 인의 금융 이해도를 조사해보면 OECD 평균보다 낮다. 연령대별 이해도를 살펴보면 30대가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40대, 50대, 20대,60대, 70대 순으로 나타난다. 월 소득 250만 원 이하 사람들의 금융 이해도는 58점 인 데 반해 250만 원 이상 420만 원 이하는 63점 이 며 그 이 상의 소득자는 66점 정도다. 20대와 60~70대가 금융사기에 가장 취약하 고 투자 위험에 많이 노출되는 것도 낮은 금융 이해력에 기인한다. 수입 이 많을수록 금융 지식 이 늘기도 하지만 금융 지식 이 많아야 소득도 늘고 재산을 지킬 수 있기에 금융 이해력 자체가 대단한 삶의 도구라고 볼 수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 지식 이 부족하면 잘못된 투자나 금융 결 정을 하기 쉬우며,이런 결정은 결국 스스로를 신용불량자나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해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국민이 알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 용어 중에 서 90여 개만 추려보았다. 이 중에 80% 이상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면 당신은 거의 완벽한 성벽을 갖춘 성주다. 만약 50-80% 사이라면 긍정적이나, 여전히 공부를 조금 더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만약 아는 용어가 50개 이하고 그동안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면 모든 공부를 중단하고 이 용어부터 공부해야 한다. 하루가 급하다. 성벽 밖으로 당신 돈이 매일매일 쏟아져 내리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아무리 성실하게 보초를 서도 아무 의미 없다. 당신의 노동과 재산은 맥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다음 용어를 잘 읽어보고 내용을 이해하고 남에게 설명할 만한 것에 표시 해보기 바란다.

가산금리, 경기동향지수,경상수지, 고용률, 고정금리,고통지수, 골디락스경제, 공공재,공급탄력성, 공매도,국가신용등급, 국채, 금본위제, 금산분리,기업공개,기준금리, 기축통화, 기회비용, 낙수효과, 단기금융시장,대외의존도, 대체재,더블딥,디커플링,디플레이션,레버리지 효과, 만기수익률, 마이크로크레디트, 매몰비용, 명목금리, 무디스, 물가지수, 뮤추얼펀드, 뱅크런, 베블런효과,변동금리, 보호무역주의, 본원통화,부가가치,부채담보부증권(CDO),부채비율, 분수효과,빅맥지수,상장지수 펀드(ETF),서킷브레이커,선물거래, 소득주도성장, 수요탄력성, 스왑, 스톡옵션, 시뇨리지,신용경색,신주인수권부사채(BW), 실질임금,애그플레이션, 양도성 예금증서,양적완화정책,어음관리계좌(CMA), 연방준비제도(FRB)/연방준비은행(FRB), 엥겔의 법칙,역모기지론, 예대율,옵션, 외환보유액,워크아웃,원금리스크,유동성, 이중통화채, 자기자본비율, 자발적 실업,장단기금리차,장외시장,전환사채,정크본드, 제로금리정책,주가 수익률(PER), 주가지수,조세부담률, 주당순이익(EPS), 중앙은행, 증거금, 지주회사, 추심, 치킨게임, 카르텔,콜옵션, 통화스왈, 투자은행, 특수목적 기구(SPV),파생금융상품, 평가절하, 표면금리, 한계비용,헤지펀드, 환율 조작국, M&A.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사칙연산을 배우는 것이 시작이다. 사칙 연산을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구구단을 외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도 알파벳을 알아야 한다. 대문자와 소문자 모두 외워야 한다. 이것은 학문의 시작이다. 우리는 금융이나 경제를 아무에게도 배울 수 없다 어느 나라 어느 학교에서도 실제적인 경제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굳이 가르칠 이유가 없어서다.  마치 예전에 노예나 노비에게 글을 가르치지 않던 이유와 같다. 글을 배우면 생각이 깊어지고 기억을 정리할 수 있고 문서가 보이기 때문에 다스리는 사람들에겐 아래 사람들이 글을 배우는 것이 달가울 리 없다. 경제 지식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지식이 많은 사람은 자산가들의 위치를 위협한다. 온갖 투자 계약이 노출되고 주식거래나 은행거래에서 우위에 설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나는 한국의 중산충이 두터워질수록 국가의 안전망이 확대되며 건전한 사회로 발전한다고 믿는다. 나는 부자가 되고 남들은 가난하면 좋을 것 같지만 그런 나라는 정치와 사회 안전망이 무너져 결국 그 위험을 상위 그룹 사람들이 떠안게 된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나라는 중산층이 든든해서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중산층이 될 수 있고 더 큰 부자가 많이 나타나는 나라다.
   그러기 위해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고등학교 때부터 실물경제 교육을 시키고 경제 용어를 가르치는 일이다. 교과 과정을 통해 용어만 가르쳐도 수많은 부자가 나올 수 있다. 현재 학교에서 배우는 것 중에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교육은 회계학이 유일할 정도다. 경제학은 개인 경제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 용어만 공부해도 젊은이들이 함부로 부채를 만들지 않을 것이며 수입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면서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재산의 형성 과정에 참여해나가며 자긍심 가득한 존경받는 부자가 될 것이다.
   나는 한국의 모든 국민이 위에 열거된 용어를 이해하는 나라가 되면 얼마나 멋질까 상상하며 웃는다. 기자들이 함부로 경제를 핑 계 삼아 정치 적 편향 기사를 쓰지 못하니 엉뚱하게 집을 사거나 폭락장에 바가지를 씌우지도 못할 것이다.
   모든 배움의 시작은 용어 이해부터다. 금융 용어를 온 국민이 이해하면 어떤 정치가도 국민을 함부로 하지 못하며 부도덕한 사업가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금융 지식은 생존에 관련된 문제다. 고등학교 교과 과목에 금융 교육이라는 과목이 생겨 은퇴한 은행,금융권 지점장들이 모두 선생님이 되는 날을 상상해본다.


17.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보다 손해를 보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아마 사실일 것이다. 모든 자산 시장에서 패자가 승자보다 많은 건 보편 적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는 적고 가난한 사람은 많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 패자가 많은 이유는 시장 진입이 자유롭고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까닭이다.
   사람들은 해마다 불경기라지만 2020년 3월 폭락장에 한국 증권사에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예탁금은 최근 20년 사이 사상 최고의 규모였다. 2월 말에 31조 원 정도 들어와 있던 것이 3월 말에 41조 원이 되며 10조 원 이 상 늘어났다. 한국 연간 총예산의 10%에 육박하며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8억 2,000만 원 기준으로 5,000채나 살 수 있는 돈이다. 한국인 평균가구 자산이 4억 원 정도인데 평균가구 10만 가구의 전 재산과 맞먹는 규모의 돈이 주식을 사겠다고 대기 중이란 뜻이다.
   그러나 이 자본들이 모두 수익을 내고 나가지는 못한다. 그들 중에 많은 사람은 손실을 볼 것이고 일부만이 많은 수익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들 중 손실을 보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냥 따라 들어왔다. 둘째, 무엇을 살지 계획이 없다. 셋째, 돈의 힘이 약하다. 참 이상한 건 재산을 모을 때는 자식같이 아끼고 살피며 모으면서 투자할 때는 가이드 단체 관광이라도 간 것처럼 따라 다닌다는 점이다. 피같이 벌어서 물같이 쓰는 셈 아닌가.
   그러나 주식시장을 이렇게 상대하는 사람은 결코 주식에서 돈을 벌 수 없다. 설령 우연히 돈을 벌었어도 그 돈은 다시 주식으로 들어와 결국 원금과 함께 사라져버린다. 주식시장은 자신을 도박장으로 만드는 사람에게는 냉혹한 벌을 내려 재산을 몰수해버 린다. 주식시장에서는 주식과 그 주식이 거래되는 이유를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돈을 번다. 이들은 시장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주식을 발행하는 이유는 회사를 만드는 데 혼자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니 여러 사람이 나눠서 투자금을 모으기 위함이고, 주식은 그 투자 금액에 따라 배분하겠다는 약속의 증서다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자신을 경영자로 생각한다. 투자금을 모아 함께 회사를 만든다고 생각하기에 회사의 본질을 잘 이해하려 든다. 무슨 회사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운영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회계장부와 연간 보고서를 꼼꼼히 살핀다. 경영자와 같은 마음으로 시장에서의 회사 역할을 이해한다. 이렇게 자신만의 회사를 머릿속에 만들어놓으면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걱정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만약 내가 회사를 직접 경영하고 있는 사장이라면, 주변 사람들의 소문이나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 자신의 회사를 팔거나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투자도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 들어갈 때도 자신만의 판단을 믿고 들어가고, 떠날 때도 자신의 판단을 따라 떠날 것이니 가격 변동에 따라 쓸데없이 들락거리지도 않는다. 과일이 익으려면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둘째, 보유하고 있는 돈이 품질이 좋은 돈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자금은 돌같이 단단하고 무겁다. 이 돈은 당장 어디로 갈 생각도 없고 오랫동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편안하다. 오히려 배당이라는 식사만 제공하면 평생 자리 잡고 살 생각도 하는 돈만 모여 있다. 당연히 결속력이 강하고 텃세나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 돈은 앉은자리에서 주인 행세를 하기도 한다. 이익이 생길 때까지 언제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안다.
   셋째, 싸게 살 때까지 기다린다. 진정한 투자는 팔 때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 살 때를 잘 아는 것이다. 살 때 싸게 사면 파는 건 한결 쉬워진다. 싸게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크게 성공할 회사를 아직 크지 않았을 때부터 골라 오래 기다리는 인내와, 폭락장에서 한꺼번에 가격이 내려간 주식을 공포 속에서 사모으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공포가 퍼져 있을 때는 훌륭한 주식도 헐값에 살 수 있다. 이들에게 폭락이나 불경기는 오히려 호경기인 셈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평생 주식시장에서 그 과실을 얻는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의 거의 모든 기업이 주식회사 형태로 움직이고 해마다 성장을 해왔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주식시장을 합법적 도박장 정도로 생각하거나 제로섬 게임장으로 여길까? 그동안 당신이 주식에서 돈을 잃기만 했거나 별 재미를 못 봤다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 중에 단 한 가지라도 해당하는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바란다.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성공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가격에 똑같은 주식을 사도 결국 돈을 잃는다. 그래서 진정한 투자자는 친척이나 친구에게도 투자를 권하거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어차피 나올 때는 같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식 투자는 온전한 자기 자본으로 자기 스스로를 믿는 사람들이 그 결실을 가져가는 시장이다.


18.  얼마나 벌어야 정말 부자인가?

   보통 국제적인 기준에서 백만장자란 100만 달러(10억 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1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는 32만 3,000명으로 전 국민의 0.63%에 해당한다. 자산 구성을 보면 부동산 53.7%와 금융자산 39.9%로 구성되어 있다.
   이 비율을 일반인들의 자산 구성인 부동산 76.6%, 금융자산 18.9%와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이 두 배 정도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들이 ‘나는 부자다'라고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에서 빈도가 가장 높았던 금액은 50억 원(27.7%) 이상이었다. 총자산이 30억 원 미만인 경우에도 70%가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국민 시각에서는 25억 원 이상 재산을 가지면 부자지만 정작 부자들은 100억 원을 넘어야 부자라 생각한다. 80억 원 이상을 가진 사람들도 20%는 스스로를 부자라 생각하지 않는다. 부는 아주 상대적인 기준이라 한국 부자들의 절반은 자신을 부자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 한국 부자들은 사업소득(47%)과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사업에서 돈을 벌어 부동산에 잉여자본을 투자해왔고 월 500만 원 정도를 저축하며 산다. 이들이 부를 늘리는 수단은 저축이다. 저축을 통해 평균 12년 정도를 모아 종잣돈 5억 원 정도의 투자 자금을 만든다. 이 정도 돈을 만든 평균나이가 44세다. 이 돈은 주로 부동산(61.6%)과 금융자산(35.1%)에 투자되지만, 자산 운용의 핵심 목적은 주로 현상 유지다.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부자의 기준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는 융자가 없는 본인 소유의 집이고, 둘째는 한국 가구 월평균 소득 541만 1,583원을 넘는 비근로 소득이다. 강남에 수십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고 억대 연봉자라도 융자가 있고 본인이 일을 해서 버는 수입이 전부라면 부자라 말할 수 없다. 어떤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신체적 상해가 생겨도 살고 있는 집이 있고 평균 소득 이상의 수입이 보장된 사람이 부자다. 500만 원 이상의 비근로 소득이 있으려면 20억 원이 넘는 자산이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에 투자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더 이상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욕망 억제능력 소유자다. 세 번째 조건을 충족하려면 한 인간이 자기 삶의 주체적 주인이 되어야 한다.
   부는 상대적 비교다. 50억 원을 가졌든 100억 원을 가졌든 스스로를 상대 비교하면 여전히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람이다. 100억 원을 가졌어도 200억 가진 사람 앞에 서면 초라하고 1,000억 원을 가진 사람에게 비굴해질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벌어도 항상 가난하다. 스스로의 삶에 철학과 자존감을 가져야 비교하지 않을 수 있다. 돈이 있으니 언제든 명품을 살 수도 있지만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내 부를 자랑한들 자존감이 느는 것도 아니니 고급 시계나 가방이 굳이 필요하지도 않다. 좋은 집, 비싼 차, 명품, 호화로운 음식을 계속 가져야 만족이 느는 상태라면 평생 나보다 더 부자는 만나지 말고 살아야 한다.
   결국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시골의 작은 집에 살아도 자기 집이 있고 비근로 소득이 동네 평균보다 높고 그 수입에 만족하면 이미 부자다.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는 의미는 두 가지다. 내 몸이 노동에서 자유롭게 벗어나도 수입이 나오고 내 정신과 생각이 자유로워서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는 것을 말한다. 즉, 육체와 정신 둘 다에서 자유를 얻은 사람이 부자다
   내 경험상 현실적인 실제 부자가 되면 자신이 얼마의 돈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순간이 온다. 투자된 자산이나 회사의 가치가 측정 불가능해져서 자신의 자산 규모를 알려면 남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도 알 수 없다. 현금성 자산도 매분, 매시간 주가에 따라 변동되니 점심 먹는 사이에 집 한 채가 사라졌다 생겼다 한다. 누구와 비교가 불가능한 상황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재산이 지금 얼마인지 아는 사람은 사실 산술적인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부자란 금액에 따른 기준으로 잡을 수 없다. 부자는 더 이상 돈을 벌 필요가 없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19.  내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매일 하는 일

   나는 더 이상 회사에 정기적으로 출근하지 않는다. 소유하거나 지분을 가진 여러 회사를 이사회를 통해 관여 혹은 관리하므로 이사회 모임이 아니면 자택에서 근무한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장 몇 명 외엔 내 지시를 직접 받는 직원은 한국과 미국에 한 명씩 상주하는 집행비서 두 명뿐이다. 그 외에 변호사, 회계사, 재정관리사, 주거래 은행의 재무팀장 정도와 일상적으로 상의해가며 일을 한다.
   나는 내용이 장황하고 자세한 보고서는 보고서를 위한 보고서라 생각해서 각각의 사장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 200자 내외로 간단히 문자 보고를 하게 한다. 모이거나 만나는 일도 거의 없다. 사장이 매번 자신의 결정을 내게 묻는다면 무능하거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개별 사업에 관여하는 것은 세 가지 경우뿐이다. 증자가 요청되거나 다른 사업 군으로 진입하고자 할 때, 그리고 사장단의 선임이나 해임의 경우다.
   이 세 가지 경우가 아니면 굳이 참여할 이유도 없고, 참여하고 싶지도 않다. 따라서 나는 사업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자유가 확보된 상태다. 그러나 아내는 내가 안식년에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여전히 하루 종일 일을 한단다. 그래서 내가 무얼 하는지 가만히 적어보았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이메일부터 확인한다. 네 개의 이메일 계정이 있는데 모두 들어가서 업무상 요청이나 결제라면 그 즉시 가부를 결정해 준다. 모든 이메일 수신함에 필요 없는 메일이나 광고성 자료들은 즉시 삭제해버린다. 메일함도 책상이나 서랍처럼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 모든 메일은 다 읽고 바로 버리거나 대답을 해주고 제자들이나 팬레터 같은 메일은 모아놨다가 한두 달에 한 번씩 답변이나 응답을 해준다. 이런 메일들은 바로 처리하면 또다시 메일이 날아온다. 결국 채팅하듯 늘어나 감당이 되지 않기에 얻은 지혜다.
   메일 확인이 끝나면 사이트로 들어가 신문을 읽는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이 순서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나 관점을 늘려가다 보니 순서가 되어버렸다. 먼저 〈뉴욕타임스〉지를 시작으로〈워싱턴포스트〉,〈월스트 리트 저널〉,<CNN>, <FOX NEWS> 순서로 미국 주요 신문과 뉴스채널을 보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더 타임스〉,〈로이터 통신〉그리고 <EIN WORLD NEWS REPORT>를 통해 러시아 소식을 훑어보고 일본으로 와서〈아사히신문〉,〈요미우리〉,〈일본경제신문〉을 본다. 마지막으로 YAHOO 재팬의 홈페이지를 둘러본다. 이제 일본에서 나와 중국의 〈글로벌 타임스〉,〈인민일보>를 본 후 가끔은 중동의 〈요르단 타임스〉지를 찾아가고 다시 유럽으로 넘어가 프랑스의 〈르몽드〉지와 〈르피가로〉지를 둘러보고 독일의 〈슈피켈〉,〈디벨트〉,〈프랑크푸르트 알게 마이너〉 지를 찾아본다. 
   이렇게 세상을 한 바퀴 돌고 와서 휴스턴 로컬 신문인 〈휴스턴 크로니클〉을 보고 난 후에 한국 신문 몇 개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매일 세상 구경을 하고 있다. 신문을 볼 때면 항상 한 개 이상을 보려고 노력한다. 신문은 다들 자기들의 논조나 정치 성향이 있어서 사실을 보는 시각이 다르고 관심사가 달라서 한곳만 들여다보면 편향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구글이나 파파고의 번역이 매끄러워서 어떤 언어라도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전 세계 신문사 순례가 끝나면 이제 경제 사이트로 옮겨간다.
   경제 사이트를 보는 일은 사실 순서대로 되지 않는다. 투자한 회사나 지분을 가진 회사 소식이 나오면 다시 이곳저곳 기사를 찾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은 Yahoo Finance다. 이곳은 일반적인 투자 정보가 많아 야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분 중에 하나다. CNBC, Bloomberg, Marker Screener를 들려 CNN Business에 숨겨져 있는 Fear & Greed Index를 확인하고 미국 달러 인덱스 차트를 본 후 런던브렌트 오일 가격을 확인하고 investing.com, dividend, com, finviz.com사이트를 들른 후,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사이트에 새로운 소식이 없는 지 확인차 가보고 궁금한 재무제표가 있으면 marketbeat.com으로 가고 기관 투자자의 동향이 궁금하면 whalewisdom,com으로 간다. tipranks,com와 seekingalpha.com등에서는 개별 주식에 대한 조사도 하고 하워드 막스가 운영하는 oaktreecapital,com에 들려 하워드의 메모가 있는지도 살핀다. barrons.com을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가서 한경컨센서스에 올라온 자료나 팍스넷, 네이버금융 순으로 돌면 하루의 주요 업무 준비가 끝난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 두 시간 남짓 걸린다. 지금부턴 조금 여유롭게 커피를 한잔 내려 마시고 나머지 사이트들을 들를 차례다. 거의 매일 가는 사이트는 loopnet.com이다 미국 최대 상업용 부동산 매물 사이트다. 나는 이곳에서 내가 관심 있는 도시에 나온 모든 매물을 매일 확인하다. 특별히 내가 살고 있거나 거주지가 있는 휴스턴, LA, 뉴욕은 모든 매물을 기억하고 추적하고 확인한다. 부동산을 1 년에 한두 차례 사는데 이렇게 끊임없이 들여다봐야 가격 변동의 추이를 알 수 있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가격 형성 과정이 불분명해서 이렇게 끊임없이 비교 추적해야 감이 생긴다.
   이제야 개인적 취미 관심사 사이트로 옮겨간다. 미국과 한국의 유머 사이트 한 개씩,박람회 사이트, 아마존, 넷플렉스, 한국서점 사이트, 페이스북, 인스타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오전 일이 끝난다. 이 일을 매일 하고 있다. 이렇게 얻는 정보나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 방향을 정하거나 투자를 정한다. 이런 곳을 매일 다니다가 더 궁금하거나 관련 도서가 보이면 바로 주문해서 읽고 정리한다. 무엇이든 자료화한다. 인쇄를 하고 폴더에 넣는다. 보유주식 정보, 부동산 매물정보, 연간보고서, 일반주식 정보 등으로 제대로 인쇄된 스티커를 만들어 폴더에 붙인다. 그리고 항목에 맞게 잘 구분해서 의자 뒤 눈에 띄는 곳에 보관한다.
   나는 정보를 모으고 구분하고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공부와 정보수집을 게을리할 수 없다. 유튜브를 통해 젊은 선생들의 강연을 듣고 관록 있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자산을 벌고 모으고 관리하는 것에 있어서 나는 누구도 믿지 않는다. 유일하게 나를 믿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의 지혜와 정보를 끊임없이 구걸하는 것이다. 아마 이 아침 행사를 며칠 안 한다고 내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한두 달 안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반년 혹은 1년을 공부하지 않거나 무시하면 점점 투자 세계에서 밀려나고 판단이 흐려지고 순식간에 후퇴하거나 어느 날 갑자기 몰락할 수 있다.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늘어진 자세로 있거나 책상 밑에 누워 있는 개에게 발가락을 빨리고 있어도 아침 수업은 매일 이루어지고 있다. 아내 말이 맞다 내가 일을 계속하긴 하고 있었다.


20.  가난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잔인하다

   현대인들은 삶의 가치를 부의 축적보다 중요시 여긴다. 나 역시 삶의 가치가 부의 축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의 진의는 항상 검중을 받아야 한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대개 다음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무엇이 삶의 가치인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둘째,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셋째, 자신이 부자가 되리라는 자신이 없다.
   많은 사람이 돈보다는 자유를 원한다고 말한다. 삶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자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경제사회의 틀 안에서는 자유를 얻으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안정된 직장으로는 부족하다. 사업체는 수시로 변하고 어떤 대기업도 5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삶의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내 인생 전체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를 활용해 내 남은 미래 전체에 자원을 분배해야하는 책임이 나에게 있다.
또한 나는 부족함 없고 검소함에 만족해도 가족, 배우자, 자식의 삶의 가치는 다를 수 있다. 내 삶의 가치를 다른 가족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삶의 가치는 풍요와 쇼핑과 좋은 음식에서 올 수도 있다. 부양의 책임이 있다면 이런 가족의 욕구 또한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가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도 못한다. 마음의 가난은 명상과 독서로 보충할 수 있지만 경제적 가난은 모든 선한 의지를 거두어가고 마지막 한 방울 남은 자존감마저 앗아간다. 빈곤은 예의도 품위도 없다. 음식을 굶을 정도가 되거나 거처가 사라지면 인간의 존엄을 지킬 방법이 없다. 빚을 지는 일이라도 생기면 하루는 한 달처럼 길고 한 달은 하루처럼 짧아진다. 매일매일 배는 고픈데 빚 갚는 날은 매달 날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가난은 가족의 근간을 해체시킬 수 있다. 가난이 길어지면 오히려 탐욕이 생기며 울분이 쌓이고 몸에 화가 생기며 건강을 해치게 된다. 삶이 어려워진 사람은 마음의 여유와 평정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 힘들고 쉽게 상처를 받고 불평과 원망이 늘어나면서 인간관계가 부서진다. ''가난은 낭만이나 겸손함이라는 단어로 덮어놓기엔 너무나도 무서운 일이다. 가난하게 태어난 건 죄가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것은 나의 잘못이다"라고 빌 게이츠는 말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의 시작은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어떤 부자를 경멸할 수는 있어도 부를 경멸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자신 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반드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고,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중에서 부자가 나온다고 믿는다.
   그 믿음이 실행하게 하고 고민하게 하고 도전하게 만들어주며 길을 만들기 때문이다. 실행해야 하니 저축하게 되고 고민하다 보면 공부하게 되고 도전하려다 보니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게 된다. 사실 천만장자 억 만장자 같은 부자는 노력만 가지고는 안 된다. 타고난 재주와 시대적 환경, 그리고 운이 함께할 때 생기는 일이다. 그러나 백만장자까지는 누구 나 노력으로 갈 수 있다. 성실하고 절제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빠르면 40대, 늦어도 50대엔 백만장자로 살 수 있다. 가난이 생각보다 잔인하듯 이 부자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행복하다. 


21. 금융공황발생에 따른 세 가지 인간상

   상승장(bull market)이 계속 이어지다 보면 뒤늦게 탐욕에 가담하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시장의 실제 가치와 상관없이 주식이 계속 오른다. '묻지마 구매 시장'인 오버슈팅(overshooting)이 일어난다. 그러나 상황이 지속 되다 보면 반드시 거품이 빠지는 폭락장이 형성된다. 이 시기는 반드시 온다. 그저 자연의 원리다. 단지 언제인지 모를 뿐이다. 잎새가 떨어지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온다는 것은 알지만 아무도 이번 겨울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 없이 폭설이 쏟아지듯 동시에 투매하는 언더슈팅 (under shooting)이 일어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베어마켓(약세장)으로 접어들게 된다.
   대개 이런 대규모 폭락장은 10여 년 만에 한 번 꼴로 찾아온다. 그런 데 막상 발생하고 나서야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는 수많은 전문가가 나타나는 걸 보면 그 구체적 원인은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이런 폭락장에는 흔히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첫째는 이 피해를 고스란히 당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태는 금융시장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나 영향을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평범한 삶을 유지하는 많은 사람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된다. 주식 한 장 투자한 적 없어도 여전히 영향을 받는다.  금융자산은 모두 사업체와 연결되어 있고 주가폭락은 회사의 사업을 축소시킨다. 실업률이 증가하고 실물경제는 빠르게 식어버리며 모든 사람의 소득이 줄어든다. 소득의 축소는 부동산 침체로 이어지고 부동산 하락으로 융자가 회수되거나, 빚을 진 사람들은 채무 독촉을 받게 된다. 주식은 자기들끼리 오르다 떨어졌는데 피해는 내가 당하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빚이 있기 때문이다 빚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자산 변동이 내 자산에까지 변동을 주고 그 영향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두 번째 부류는 이런 폭락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은 빚도 없고 직업도 안정적이다. 이들에게 폭락장 뉴스는 언제나 불경기라고 아우성치는 어떤 부류들이 조금 더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로 들릴 뿐이다. 어차피 실제 폭락의 영향도 빠르면 1년, 늦으면 몇 년 안에 모두 해결돼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상승장이 이어질 테니 신경 쓸 이유조차 없는사람들이다. 이들이 이렇게 태평한 것은 빚이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 부류가 특이하다. 세 번째 부류는 이런 사태에서도 이익을 보는 자산가들이다. 이들은 이런 사태를 몇 년 치의 자산을 한 번에 벌 수 있는 기회로 본다. 이런 폭락장에는 거대한 부의 이동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런 대이동은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르지 않듯 가난한 자들의 돈이 부자에게로 흐르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이동이다.
   하지만 부자라고 모두 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절망하고 공포에 떨며 모든 재산을 던져버릴 때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리스크가 가장 커져서 아무도 사지 않아 내던져버린 자산의 상태가 오히려 가장 리스크가 작은 상태인 것을 알아차리고 실제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다. 이때는 경기에 대한 가장 극단적인 이야기로 가득 찬다. 그럼에도 이들은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산업과 경제에 대한 근본 가치를 믿는다. 세상이 결국 전진할 것임을 믿는 낙관주의자들이다. 이들의 야망은 매번 성공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이 수백 년간 이어졌음에도 막상 그때가 오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숨어버린다. 상황이 정 리되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낙관주의 자산가들은 이미 더 높은 집을 지어놓았다. 그것이 신이 세상을 이끄는 방식이다.  살아 보니 산에서 돌이 굴러 내려오면 돌에 맞아 죽은 사람도 있고 피하는 사람도 있고 돌을 내다 파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큰 부의 이동은 항상 매번 이런 식이었다.


22.  내가 청년으로 다시 돌아가 부자가 되려 한다면

   우리 부모 세대에는 저축이 가장 좋은 투자였다. 집집마다 통장도 여러 개 있었고 적금을 붓지 않는 집이 없었다. 1971년 7월 당시 한국 신탁 은행 광고에 나온 이자율은 25.2%다. 80년대에도 이런 이자율이 지속되다가 1991년 금리 자유화가 이뤄지면서 10%대로 떨어졌다. 한국 예금은행의 최고 이자율 기록은 연 30%(1965년 9월)까지 오르기도 했다. 만약 1971년도에 100만 원을 복리로 저축해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무려 2,600억 원이다. 저축할 만했다. 그래서 어르신들 중에는 지금까지도 저축이 최고인지 아는 분이 많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해서 급여가 생기기 시작하면 청년들도 제일 먼저 적금을 넣거나 은행에 저축을 하는 것으로 금융 투자를 시작한다. 관성이다.
   그러나 이제는 저축을 통해 부자가 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것을 넘어서 사실 손실이 나고 있다. 2% 정도의 물가상승률과 이자과세 15.4%를 떼고 나면 사실 원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은행이 현재 1.75%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을 하는 순간 돈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적금도 별반 차이가 없다. 간혹 5%대의 이자율로 현혹하지만 적은 금액으로 한정하거나 초반 몇 달만 혜택을 주는 식으로 대부분 미끼 상품이다. 저축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저축은 여전히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종잣돈이 필요하고 이 종잣돈을 모을 때까지는 은행을 이용해야 한다. 아주 영리하게 저죽은행이나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면 3% 이상의 상품을 찾아낼 수 있다. 물론 은행도 망할 수 있으니 원금 보장이 되는 5,000만 원 내에서 예적금을 들어야 한다.
   재산은 ‘자본 x 투자이익률 x 기간'의 합계다. 즉, 얼마의 돈으로 얼마의 이익률로 얼마나 오랫동안 돈을 모아왔느냐에 달려 있다. 10억 원의 재산을 모으고 싶다면 첫 종잣돈 1억 원을 10%의 이익으로 25년 동안 꾸준히 복리로 모으면 된다. 내 나이가 서른이라면 55세에 나는 부자가 되는 것이다.
   만약 지금 서른에 45세에는 부자가 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면 연 간 16.5%의 이익을 복리로 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스물다섯 살이라면 5,000만 원으로 16.5%의 이익을 45세까지 낼 때 10억 원 자산가가 된다. 일찍 시작할수록 훨씬 유리하다. 스물다섯 살에 5,000만 원이라는 종잣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16% 이상의 이익을 15년 이상 내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만약 지금 스물다섯 살 직장인 청년이고 지금의 내 모든 경험과 지식을 이용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나는 은행에 저축을 해서 종잣돈을 마련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매달 급여에서 50만 원 정도의 돈을 빼서 한국에서 제일 큰 회사의 주식을 사겠다.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은 상관없다. 매달 같은 날 50만 원씩 주식을 사 모을 것이다.
   가장 큰 회사라면 현재로는 삼성이다 그러나 삼성의 시가총액을 넘어가는 회사가 생긴다면 그 회사로 갈아타고 계속 같은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 만약 15년 전인 2005년 당시로 돌아가 매달 50만 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샀더라면 지금의 총액은 약 5억 원의 가치를 지닌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그 돈으로 은행 적금을 들었다면 겨우 1억 원이 조금 넘는다. 그 상태로 10억 원의 자산가가 되려면 죽기 전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95세까지 적금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5억 원 상당의 삼성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불과 몇 년 안에 10억 원이 될 가능성이 높고, 더구나 배당도 나오기 때문에 더 이상 50만 원을 매달 투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것이 아직 젊은 나이에도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얼마든지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면 된다. 공식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투자 기간이기 때문이다. 백만장자 되기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다시 반복해서 말하지만 부자는 천천히 되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23.  지혜는 기초학문으로부터 시작된다

   투자는 지식과 지혜가 합쳐져야 성공한다. 지혜가 없는 지식은 오만해지고 지식이 없는 지혜는 허공만 안게 된다. 지식은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말하고, 지혜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한 이치를 깨닫는 일이다. 어떤 분야든 대가가 된 사람들은 모두 지혜와 지식 수준이 남다르다. 그가 음악가든, 운동선수든, 예술가든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모두 어떤 경지에 이른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어느 분야를 통해서도 최고 수준에 다다르면 비슷한 철학적 관점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큰 산이라도 오를 때는 사방에서 다가갈 수 있지만 봉우리에 다다르면 거의 비슷한 곳에 모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공한 대가들은 대부분 비슷한 철학자가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투자 대가들의 주주서신이나 그들의 책을 읽어보면 한 권의 철학서를 보는 것 같다. 주가 변동성이나 국채 이자율 추이에 대해 설명 하지만 실상은 인간의 욕망과 좌절을 이해시키기 위해 숫자로 설명할 뿐이다.
   젊은 청년이 세상의 가장 고결한 진리를 얻기 위해 사물의 이치를 배우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 공부다. 신의 경지로 간 분들도 공부를 하는데 우리는 말할 것도 없다. 학문은 우리가 지혜를 얻는 데 필요한 그릇과 같다. 지혜라는 성수를 담아 오려면 그릇을 가지고 가야 한다. 영어와 수학 같은 학문이 지혜를 얻는 데 무슨 도움이 되냐 물을 수 있지만,다른 언어를 하나 배우는 것은 다른 문화를 통째로 내 안에 가져오는 것이다. 수학을 배우는 것은 인간 사회의 가치 체계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형태로 이해하게 해준다.  기초학문을 배우는 것은 지루하고 괴로운 일이다. 무조건 외워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무조건적인 암기를 건너뛰고는 지혜를 얻을 방법이 없다. 모든 지혜는 언어와 문자로 표현하고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와 수학을 누구보다도 잘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과 사업을 해석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지극히 세속적인 투자 세계에서도 나만의 철학이 탄생한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한 분야의 대가가 된 사람들을 철학자라 생각한다. 위대한 철학자는 생각의 각성에서만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독하고 지루한 공부와 몸의 움직임 끝에서 탄생 한다고 믿는다.


24.  부자가 되기 위해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

   이 글을 읽는 것을 마치면 자리에서 일어나 포스트잇과 필기구를 챙기고 장갑을 낀 후 집 안에서 가장 큰 이불을 가져다가 거실 바닥에 펼쳐 놓자 먼지가 날 수도 있으니 창문은 열어놓는다. 그리고 이불의 정중앙에 서서 집 안의 사방을 향해 인사를 한 번씩 한다. 입으로 조용히 소리 내어 "집 안에 있는 물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여러분들을 모시고 정리정돈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인사를 마치면 모든 집 안의 서랍에 있는 모든 물건을 이불 위에 꺼내 놓는다. 단, 쏟아 부으면 안 된다 하나씩 달걀 다루듯 이불 위에 차근차근 올려놓는다. 이렇게 꺼내놓고 보면 알게 된다. 얼마나 쓸데없이 많은 물건을 모아왔는지,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이 이렇게나 많은지, 그리고 얼마나 이유 없이 서로 섞여 있었는지 알게 된다.
   부끄러울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제 무릎을 꿇고 앉아 물건 하나를 집어 들고 이 물건이 나를 설레게 하는지 느껴본다. 설렘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애정이 느껴지고 여전히 간직하고 싶은지 마음에 묻는 거다. 일본의 정리정돈의 여왕 곤도 마리에가 반드시 권하는 방법 이다.
   여전히 설레는 물건은 오른쪽에 둔다. 그러나 설레지 않는 물건들은 "그동안 고마웠어" 혹은 "사용하지 않고 버려둬서 미안해"라고 말하고 "안녕! 잘가"라고 인사한 후 왼쪽에 모아둔다.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 물건이라도 같은 방식으로 인사를 마치고 분류해놓는다. 분류를 마친 후, 왼쪽에 있는 물건들 중에 아직 쓸 만한 것들은 기부하거나 팔고, 버릴 것들은 버린다. 이제 오른쪽에 있는 물건들을 그냥 그대로 서랍에 넣지 말고 종류별로 분류해서 한 서랍에 한 종류씩 넣어준다
   뜻하지 않게 각기 다른 서랍에서 다른 종족과 낯설게 지내던 물건들에게 가족과 친지를 찾아주는 일이다. 자리를 잡은 서랍에는 포스트잇으로 가족의 이름을 임시로 적어놓는다 마사지 및 운동용품, 슬리퍼, 문구류, 리모콘, 소형 전자제품 같은 가족의 이름을 만들어 붙여준다. 물건의 정리가 다 끝나면 사무실에서 쓰는 전문 레이블 기계로 서랍마다 해당 이름을 작고 정갈하게 인쇄해서 예쁘게 붙여놓는다. 너무 크면 오히려 보기 흉하다. 일이 다 끝나면 이불을 정리해서 다시 넣고 차 한잔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정리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세상의 물건을 함부로 대했는지 알게 된다. 알지도,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이 끝도 없이 나올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물건을 쓸데없이 사왔는지 부끄러워진다. 또 어차피 쓰지도 않을 물건들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었는지도 알게 된다. 몸에만 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삶의 때다. 이 때를 벗겨내지 않으면 올바른 부는 나를 찾아왔다가도 다시 돌아가버린다.
   이 작은 행동이 나비효과처럼 물건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꾸며 돈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 함부로 물건을 사는 일이 줄어들 것이고사온 물건들은 제 집에 제대로 자리 잡게 되며 어떤 물건을 찾느라고 이리저리 시간을 쓰거나 못 찾아서 다시 사는 일도 없어진다. 씀씀이가 올발라지고 사람이 달라지며 가족 간에 다투고 싸우는 일도 줄어든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면 부엌이나 옷장이나 차고나 화장실도 치우고 싶어질 것이다. 지갑이나 차 트렁크, 컴퓨터 파일도 동일한 방법으로 정리하길 바란다. 그러면 평생 존중받는 부자로 살 준비가 다 된 것이다. 이제 때만 기다리면 된다. 


25.  앞으로 주식이 오를 것 같습니까?

   나에게도 이런 질문을 하는 지인들이 있다. 나는 보통 이런 질문에 답을 하지 않는다. 사실 나름의 답을 갖고 있긴 해도 질문자에게 이 답이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폭락한 주식이 언제 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리 유명하고 아무리 대단한 투자 기록을 갖고 있고 한 국가의 지도자라도 그건 모른다. 차트에 따라 기술적 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과거의 예를 들어 자신 있게 예측하는 사람이야 수없이 많지만,맞으면 영웅이 되고 틀려도 범죄가 아닌 것이 금융시장이다. 그 일로 고소를 당할 이유도 없다.
   또한 나는 시장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던 터라 거기에 맞춰 이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이 시장이 다음 달 혹은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건 내 관심사도 아니다. 하지만 내년 혹은 5년 후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 여러분도 답을 알 것 같지 않은가? 시간을 더 늘려보자. 10년 후에는 어떨 것 같은가? 그 정도라면 누구라도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묻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다들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는 답에 맞춰 정답을 쓰면 되는데 너무 조급하기에 알 수 없는 문제를 안고 고민하는 것이다
   10년을 기다릴 수도 있는 자본만으로 투자를 하면서 폭락장에서 더 폭락할까 봐 겁을 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폭락이 거듭되면 주식의 가격은 회사의 본질적 인 가치 밑으로 내 려간다. 리스크가 사라진 정도가 아니라 그 자체가 이익 분기점을 넘어선다. 여기서부터는 시장 고수들과 자본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주식의 본질적 가치를 계산하므로 명품을 줍는 기분으로 사 모은다. 일반인들이 주식이 더 떨어질까 봐 망설이는 사이 바겐세일은 끝나버린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웃돈을 붙여 팔던 명품들이 며칠 만에 20-30% 전품목 세일에 들어가면 당연히 사지 않을 까? 더구나 이 상품은 소비재가 아니라서 나중에 다시 웃돈을 받고 팔 수 도 있고 중간에 배당도 주는 제품이라면 당연히 순식간에 팔려버 린다. 누 군가에게는 블랙 먼데이가 누군가에는 블랙프라이데 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두 가지 허점을 갖고 있다. 하나는 빨리 수입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내가 사고 싶은 걸 산 게 아니라 남이 사는 것을 따라 산 경우다. 내 돈도 품질이 좋지 않고, 구매한 상품도 믿지 못하니 결국 자신을 믿지 못해 이익을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버릇을 고치지 않는 한 평생 자본이익을 가질 수 없음을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따라서 투자를 하는 사람은 예측을 하고 그 예측이 맞아야 수익이 나는 상태에 자신을 놓아두면 안 된다. 시장 상황이 더 악화돼도 대응할 수 있는 상황 안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 이것이 투자의 정석이다. 


26. 현재 임대료를 내는 사람들의 숨은 가치
 
   내가 어떤 업종의 비즈니스를 하든 상관이 없다. 만약 현재 임대료를 건물주에게 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해당 건물을 소유할 능력을 최고로 많이 가진 사람이다. 현재의 건물주도 그 건물에서 스스로 임대료를 만들지 못하니까 그 건물 안에 들어와서 사업을 통해 임대료를 내줄 사람을 구한 것이다. 즉, 만약 여러분이 임대료를 밀리지 않고 낼 사업체를 현재 운영 중이라면 그 빌딩을 소유할 능력과 힘이 있다는 것이다.
   매장, 공장,사무실과 같은 사업장을 갖고 수입을 발생시켜 임대료를 내고 있는 모든 사업자는 자신의 사업에서 두 가지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중 첫째는 당연히 사업 자체가 벌어들이는 수입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이 들락거리면서 생긴 트래픽에서 발생한 부동산 가치 증가 수입이다. 만약 상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맛집을 운영하거나 업체의 소비자 호응도가 높아 고객이 매장을 찾아오는 정도의 집객 능력을 가진 식당 경영자라면,이 사람은 음식을 팔아 버는 돈보다 트래픽 증가에서 나오는 수입이 훨씬 더 클 수 있다. 이런 분들은 트래픽 증가에서 나오는 수익을 모두 건물주에게 빼앗긴다. 본인의 능력으로 건물과 상권의 고객 트래픽을 증가시켜 발생한 건물 가격 상승과 임대료 상승을 오히려 건물주에게 지불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그 사업의 본질이 식당 경영이 아니다. 부동산 개발업자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사업체 경영 능력을 통해 얼마든지 후미진 자리나 남이 망해서 나간 매장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느 누구보다도 최고의 부동산 사업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경영자라는 것을 본인이 모르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백조인데 여전히 오리인 줄 아는 것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는 우리랑 다른 사람 같지만 그도 평생 모은 돈과 융자를 받아 겨우 건물을 사서 능력 있는 사업자 덕에 월세로 융자금과 자기 생활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부실한 사업체가 들어와 임대료를 밀리다가 결국 망하고 나가면 건물주도 숨통이 막힐 것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 하지만 건물주 위에 은행이 있기 때문이다.
   빚을 이기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런데 당신은 임대료를 밀리지 않고 잘 내면서 그동안 사업을 운영해왔다. 만약 건물을 소유하게 되면 어느 누구보다도 은행 융자금을 잘 갚을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은행이 가장 좋아할 고객님이 바로 당신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건물 소유자가 되어 사업과 트래픽 증가 이익을 모두 챙겨야 한다. 트래픽 증가 이익이 음식을 팔아 번 돈보다 많을 수도 있다. 종잣돈을 마련하고 융자를 받아서 적당한 건물을 찾아 한 번만 성공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채의 건물을 소유할 수 있다. 은행이 누구보다도 안심할 고객이다. 이것은 비단 맛집 식당뿐만이 아니라 학원 사업자 사무실,어린이집 등 모두에 해당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형 사업체들도 사실은 모두 부동산 이익을 동시에 취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세계 최고의 식당 사업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최고로 많은 부동산을 가진 부동산 사업자다. 거의 모든 대형 슈퍼마켓들도 다를 바 없고 어린이 공원이나 디즈니랜드, 호텔 같은 사업 역시 부동산 사업 이다. 프랜차이즈도 부동산 사업이 될 수 있다. 개인 창업자보다 폐점률이 적은 프랜차이즈는 매장을 확보해서 점주에게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맥도날드가 그런 모델이다.
   이런 유능한 사업자들이 아직 건물주가 아닌 이유는 아주 황당하다. 일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아서다. 건물을 사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장 하나 차릴 때도 근근이 차렸는데 어찌 감히' 하고 미리 겁먹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 당신만큼 능력이 없는 건물주도 건물을 가진 것을 보면 이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인근 부동산을 다녀보며 매물을 들여다보고 은행을 찾아다니고 종잣 돈을 마련하는 행동을 하다 보면 방법 이 보인다. 생각처럼 부동산을 사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지 않는 방법이 수없이 존재한다. 현재 운영하는 사 업체에 붓는 정성의 반 정도만 부동산 공부에 쏟으면 매물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부동산은 그 자체로 임대료를 통한 일종의 투자 배당금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므로 레버리지를 강하게 쓸 수 있다. 생각보다 쉽다는 얘기다. 어렵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쉽다는 것이다.
   '임대료를 내는 사람이 건물주'라는 말을 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절대로 잊지 않는다면 어느 날 건물주가 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이를 잊으면 매년 올라간 임대료에 허덕이다 이리저리 매장을 옮겨가며 건물주 욕이나 하며 사는 신세가 될 것이다. 건물 하나만 내 것으로 잘 잡아 융자를 갚고 나면 그다음부턴 레버리지로 다른 건물들을 살 수 있다. 그만큼 특별한 투자 상품이니 욕망을 절대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


27.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주식이 좋을까?

   지난 10년간 한국의 부동산지수와 주가지수를 비교해보면 그다지 의미 있는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물론 이를 20년 전으로 되돌리면 주식 시장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 사실이나 부동산지수는 주식 배당에 해당되는 임대료를 산정하지 않기에 무엇이 더 좋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흔히 우리는 부동산 투자자와 주식 투자자를 각기 다른 투자자로 이해하지만 그런 분류 방법이 옳지는 않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보수적 안정성을 좋아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공격적 고성장을 추종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도 임대 수익 기준으로 부동산을 매매하는 시장이 있고 개발을 통해 수익을 만드는 시장도 있다. 임대료 중심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주식시장에서 배당우량주에 투자하는 사람과 같은 성향이고,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사람은 주식시장에서 유망 테 주에 투자하는 사람과 같은 성향이다. 즉 투자 시장의 구분으로 투자자 성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투자 스타일에 따라 나눠야 한다. 
   주식 배당을 받는 것은 월세를 받는 것과 같다. 월세를 목적으로 하는 건물주가 건물 가격을 매달 확인할 이유는 없다. 배당을 받는 주식 투자자도 배당에 관심이 더 많아 주가 변동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건물 가격이 올해 오르지 않았다거나 주식이 오르지 않았다고 조바심 낼 일이 없다. 건물 가격은 임대료 갱신 때나 오르는 것이고 주가는 실적이 좋아지면 오르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동일한 성향을 가진 투자자다. 이런 사람들에게 주식이 더 좋은 투자처인지 건물이 더 좋은 투자처인지 묻는다면 배당이나 월세를 비교해서 많이 받는 곳이 좋다고 말할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이 두 부류는 사실 전혀 다른 투자자들이다. 회사의 내재가치를 찾아내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회사의 주식을 사서 회사가 성장하기를 기다리는 장기적 투자 관점을 가진 투자자가 있는 반면, 인간 군중의 투자 심리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저항을 따라 매매하는 트레이더들이 있다. 같은 회사의 주식을 사고팔아도 한 사람은 회사와 동업을 하는 경우고 한 사람은 앞의 사람에게 사서 뒷사람에 파는 유통 거래자다. 기술적 투자를 하는 사람은 좋은 트레이딩 시스템과 거래량에만 집중하면 되니 어느 회사인지 혹은 회사의 장래에 대해선 관심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주식 입문 초보자들이 주변에 "지금 팔아야 되나요?", "지금 사도 될까요?' 와 같이 주식에 대한 질문을 해도 서로 다른 답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어보는 사람도 자신이 트레이더(Trader)인지 인베스터 (Investor) 인지를 알아야 하고, 대답하는 사람도 질문자가 트레이더인지 투자자인지 알고 대 답해야 한다.
   질문'하는 행위는 바람직한 일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지만 질문하는 사람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는 예외다. 투자는 직접적으로 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말 한마디에 따른 결정 하나가 실제 수익과 깊은 연관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답하는 사람이 답을 아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은행 직원,증권회사 직원, 회계사,전업 투자가, 심지어는 이미 알려진 유명 펀드매니저들조차 사실 은 알지 못한다. 전망과 소문을 전달할 뿐이다. 신문이나 TV에 자주 보이는 고수외전, 필살기,종목추천,족집게, 투자 꿀팁,상승예상 종목, 실전 투자법, 그래프 적중 투자, 매매 특강, 단타 정곡법, 기술적 분석 성공비법 등의 모든 유혹적인 말은 다 사기다.
   이 사람들은 이것을 배워 스스로 주식에 투자하다 보니 결국 이것을 가르치는 것이 돈이 더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다. 또는 증권회사가 후원하는 프로그램에서 거래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고용된 사람들일 뿐이다. 거래 자체가 늘어야 증권사가 이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통장을 까서 보여준다는 말로 우연한 성공을 자랑하거나 다단계 상급자 들이 고급 차나 통장을 보여주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원래 점잖은 투자자들은 투자 방식을 자랑하거나 통장을 까 보여주거나 남에게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 


28.  나의 독립기념일은 언제인가?

   독립기념일, 광복절, 전승기념일 같은 국가 기념일은 모두 다른나라로부터 빼앗겼던 주권의 회복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에게도 기념일이 있다. 인생을 살며 가장 중요한 기념일은 생일과 결혼기념일이다. 이는 마치 개천절과 정부수립기념일 같은 것이고 광복절과 독립기념일 같은 기념일이다. 한 인생으로서의 광복절은 부모로부터 독립해 혼자 살기 시작하는 날이고 재정 자립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취득한 날은 개인 독립기념 일이다.
   나에겐 6월 27일이 개인 독립기념일이다. 그날이 내 자본 소득이 근로 소득을 넘긴 날이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의 시작일을 개인 독립기념일로 삼았다 개인의 소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자신의 노동이나 일을 통해 만들어내는 급여 수입이다.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 공무원,전문직 종사자 혹은 경영자들도 모두 직접 일을 해야 수입이 생긴다. 자신의 근로 소득이 기본적으로 소득의 원천이다. 이들은 회사나 상사나 국민이나 고객, 소비자를 위해 일한다.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재능을 남에게 제공해 수입을 만드는 것이고, 만약 이를 제공받는 사람이 거절한다면 나의 수입은 사라 져버린다. 나에게 결정권이 없으므로 주권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이 독립하려면 내 수입이 나의 노동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내가 벌어들인 모든 근로 수입을 아껴서 이 소득이 자산을 만들게 하는 것이 독립운동의 시작이다. 내가 아직 독립하지 않았다면 모든 소득은 자산을 만드는 데 사용해야 한다. 소득의 대부분을 자산이 아닌 소비재에 사용하는 사람들은 평생 독립을 이루지 못한다. 소득이 모여 자산을 이루고 자산이 다른 자산들을 낳고 키우며 그렇게 낳고 키운 자산의 규모가내 노동급여를 앞지르는 날이 바로 개인 독립기념일이다.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5개년,10개년,20개년 자산 운용 정책을 만들고 투자를 진행하여 기필코 내 세대에서 이 가난의 꼬리를 끊어내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날 이후로는 내가 일을 하든 안 하든 모두 내 자유다. 은퇴를 해도 되고 일을 해도 좋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동시에 쟁취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기 결정권이 스스로에게 생겨난 날이다.
   이제 독립을 이루고 나면 조금 사치해도 좋다. 해마다 이날을 기념해 서 가장 좋은 식당을 예약하고 여행을 계획해도 좋다. 나를 위해 꽃다발도 하나 산다. 생일은 내가 잘나서 태어난 것도 아니니 낳고 기르신 부모님에게 선물을 드리는 날이다. 그러나 개인 독립기념일은 내가 잘나서 이룬 날이니 맘껏 축하해도 좋다. 가족들도 개인 독립기념일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일이 되도록 응원하고 그날을 알고 기억하고 축하하게 하여 절대로 다시 가난해지지 않도록 상기하고 올바른 부를 즐기도록 한다.
   자녀들도 집안의 그런 문화를 통해 자신들도 성장해서 부모로부터 벗어나는 광복절과 독립기념일을 스스로 만들도록 가르칠 수 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가 개인 독립기념일을 하루라도 빨리 갖길 바란다.  


29.  돈을 다루는 네 가지 능력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은 돈에 있어 네 가지 능력에 따라 자산이 늘어난다. 이 중에 하나만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넷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능력은 (1) 돈을 버는 능력, (2) 모으는 능력, (3) 유지하는 능력, (4) 쓰는 능력으로 나뉜다. 돈을 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 부르지만 부자가 부를 유지하려면 이 네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능력 중에 하나라도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능력은 각기 다른 능력이다. 그러니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배워야 한다.
   돈을 버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 눈에 쉽게 보인다. 이 능력은 밖으로 드러나 보이기 때문이다.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진취적이고 사업에 능통하며 세일즈를 잘하는 유능한 사람이다. 낙천적이고 포기하지 않아 사업가들 중에 이런 사람이 많다. 전문직 직업을 가진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들도 이 능력이 있다. 특히 사업가들 중에는 이 능력만 유난히 뛰어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능력이 부족해 오히려 빚을 지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부하직원들이 횡령을 해도 모를 정도로 벌어놓은 재산을 관리하는 데 미숙한 면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말은 '밖에 나가서 버는 것만 하면 좋겠다"다. 회계적인 문제나 투자 세부 문제, 재무제표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고 방관하기 일쑤다. 이런 사람들은 재산을 모은 후 뭉칫돈으로 날린다. 세금 보고를 허술히 하거나 복잡한 투자 지출 문제에 봉착하면 믿고 맡긴다는 듯한 호인의 태도를 취하지만 사실은 귀찮고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에게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냐는 질문을 받지만 그 질문을 받는 당사자조차 자기가 많이 벌고 있다는 것을 인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항상 이것저것 내고 나면 아무것도 남은 것 같지 않아서 많은 돈을 벌면서도 버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돈을 모으는 능력은 돈을 버는 능력과는 또 다른 능력이다. 돈을 잘 번다고 돈을 잘 모으는 것은 아니다. 돈을 모으려면 자산의 균형을 맞추고 세밀한 지출 관리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영수중 처리, 물품관리 같은 사소한 것부터 세율,이자,투자,환율과 관련된 지식과 이해를 가져야 하고 재정분리, 지출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라 돈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올곧아야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면 안 되고 큰돈은 마땅히 보내야 할 곳에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면 주변이 그를 따라서 돈을 함부로 하고 마땅히 풀어야 할 때 큰돈을 풀지 않아서 주위에 사람이 떠난다.
   사람이 떠날 때는 돈도 갖고 떠난다. 그래서 돈을 모으는 능력은 인품에 따라 차이가 난다. 단호함과 너그러움이 같이 있어야 한다. 돈을 벌어도 모을 줄 모르면 밑 빠진 독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많이 벌어도 구멍이 새고 있으면 언젠가 빈 항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돈을 유지하는 능력은 돈을 벌 줄 아는 사람이 돈을 모으는 능력을 얻은 후에, 모아놓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이 또한 버는 능력이나 모으는 능력과는 완전히 별개의 능력이다. 재산을 지키는 일은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다. 성을 공격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이때는 자산가라는 이유로 대우도 받고 이름도 알려져서 사치와 허영이 문밖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 자신과 걸맞은 집, 차, 음식,친구, 명품을 찾기 시작한다. 금융,정치, 경제를 보는 눈도 일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더 이상 선생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선생 이 되거나 어른 행세를 시작하기 좋은 때다.
   자산이 허물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집을 짓는 데는 3년이 걸려도 허무는 데는 하루면 끝이다. 자산을 가진 사람이 자산을 유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바르게 투자돼 있어야 할 자산을 관리하지 못한 탓이다 세상에서 투자는 가장 힘들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투자다. 그러니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투자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분야다 통찰과 거시적 안목이 함께해야 하고 들어감과 나옴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순식간에 성벽이 무너져 내릴 수 있기에 그렇다.
   마지막으로 돈을 쓰는 능력은 고도의 정치기술과 같다. 검소하되 인색하면 안 된다. 나는 검소한 삶을 살아야 하지만 가족이나 주변에 강요하면 안 된다. 직원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 '부자인 나도 이렇게 아끼는 데 너도 아껴야 하지 않겠어?‘라는 말은 교훈이 아니다. 삶의 가치가 다를 뿐이다. 지출해야 할 것은 반드시 기일을 지켜 지출하고 늦거나 미루면 안 된다. 설령 그것이 부모님의 용돈이라 해도 정해진 날짜에 직원 급여 나가듯이 정확하게 나가야 한다. 반대로 쓸데없이 위세나 허영심 때문에 밥값 내고 다니지 마라. 돈 많으면 밥값은 당연히 내야 된다고 믿는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듣는 욕은 보약이다. 폼이나 명예는 그런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남의 돈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에겐 밥값 몇 번 더 내줘도 되지만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까지 챙기면 내 돈이 나를 욕한다. 돈을 잘 쓰는 눙력을 배우려면 욕도 먹을 줄 알아야 한다. 내 돈에게 욕먹는 것보단 낫다. 내 돈이 날 욕하면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네 가지 능력이 각기 다른 능력임을 이해하고 각각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중에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오래 부자로 잘살 수 없다. 잠깐 부자가 된 맛은 느낄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되면 오히려 그 비참함이 더 커진다. 한번 가져봤던 것을 빼앗기는 슬픔은 한 번도 가 져보지 못한 슬픔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많이 벌어서 잘 모으고 잘 지키고 잘 쓰는 행복한 부자가 되기 바란다.
 


30. 이런 곳에 나는 투자 안 한다

   나는 아무리 많은 돈을 벌 수 있어도 절대 하지 않는 사업과 투자 영역이 있다. 생명이 사라져야 돈을 버는 영역이다. 전쟁에 관련된 회사나 총기, 무기,담배,술, 마리화나,마약 같은 분야다. 회색 지역에 있는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친구 중에 한 명은 렉카차 회사를 운영한다. 사고는 어차피 나는 것이고 렉카차 때문에 사고가 더 나는 것도 아니니 이것이 나쁜 비즈니스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불행한 일이 생겨야 수입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나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사업의 가장 큰 수입은 인명 사고가 발 생하는 경우다. 당연히 불손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누군가가 죽거나 상하거나 망해야 돈을 버는 사업 이라면 마음이 가지 않는다.  


31.  보험은 저죽이 아니다

   보험은 원래 보험계약 당사 자가 약정한 보험료를 지급하고 재산 또는 생명이나 신체에 사고가 발생 할 경우를 대비해 안전망을 마련해두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험은 리스크를 기반으로 한 확률게임이다. 보험사,즉 상품 개발 회사는 위험이나 손실이 생기는 영역을 찾아내고 그 영역의 실제 손실 발생수를 계산해 보험 액수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 일을 국가나 비 영리 단체가 주도해서 무료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하고 있다. 
생명보험은 내가 가족을 현재 부양해야 하고 나의 근로 소득이 수입 의 전부라면 들어놓아야 한다. 하지만 자산 소득이 따로 있다면 필요 없다 
   보험을 드는 사람은 최악을 걱정해서 보험을 들지만 그 돈을 20여 년 전부터 모아왔다면 확률상 자가 보험이 더 낫다. 왜냐면 보험사는 어떤 상품을 팔아도 이미 내게 불리하게 설계를 끝내놓기 때문이다. 저축형, 비과세, 갱신형 등의 여러 유혹적인 단어가 붙어 있어도 결국고객에게 불리한 상품일 수밖에 없다. 또한 보험사는 자신들에게 손해가 날 만한 고객들의 가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 병력이 있거나 나이가 많거나 해당 위험에 노출된 직업이 있는 사람들은 가입을 못 하게 막을 수 있다. 그래도 보험 때문에 혜택을 본 사람이 많이 있지 않느냐며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버는 사람도 48%다. 모두가 돈을 잃으면 더 이상 카지노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32.  경제에 대한 해석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정치적 신념 때문에 경제를 해석하는 데 편견을 갖지 말라는 뜻이다. 많은 신문사가 경제 기사 속에 어떤 의도나 목적성을 숨겨놓는 일이 많다. 그런 기사를 액면 그대로 이해하지 말라는 뜻이다. 경제 기사는 부정적 보도가 관행이다.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부정적인 소식이 독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미국 경제 기사도 신문사 논조와 상관없이 60%가 부정적 기사이고 한국은 80% 이상이 부정적 기사다. 부정성에 기반을 둔 뉴스가 언론을 감시하는 기능을 하니 부정적 기사의 비율이 높은 것도 이해된다. 잘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못하는 것은 야단치고 혼을 내는 것이 언론의 주요 순기능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신문사에게 호의적인 해석이다.
   신문사의 문제 중 하나는 경제 기사를 왜곡해 정치 기사로 만드는 경우다. 그렇기에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한쪽으로 완전히 치우쳐 있으면 경제를 해석할 능력이 사라진다. 실물경제 판단에 오판이 생기면 자칫 투자의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간이 타인에게 가장 큰 혐오를 느끼는 상황 중 하나가 나와 정치색이 다를 때다. 오히려 종교가 다른 사람하고는 문제가 없다. 학력이나 재산 규모 차이도 친구가 되고 같이 어울리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페이스북에서 종교가 다르다고 친구를 끊는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허나 정치 성향이 다르면 대놓고 삭제하는 경우는 많이 봤다. 정치 성향이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들끼리는 살인을 불사할 정도로 감정이 증폭되는 경우도 있다. 역사를 보면 실제로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세계 역사에서 종교 갈등으로 전쟁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이면에는 종교를 빙자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들어 있다.
   결국 가장 깊은 감정 차이는 정치에서부터 온다. 따라서 한쪽 편을 온전히 지지하는 강성 정치 성향을 가지면 신문이나 언론 중에서도 자신의 성향에 맞는 기사만 보게 된다. 따라서 생각도 판단도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사실 정치 성향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경제 기사를 대할 때는 사실 판단을 위해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자료를 꼭 참고해야 한다는 점까지 인지하라는 말이다. 편향성을 띤 제목이나 논조에 대해 선 언제나 의심하고 있어야 한다. 투자나 사업은 한번 방향을 잃으면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심지어 망할 수도 있다. 집값이 폭락하고, 공황으로 현금이 말라가고 있는데 느닷없이 '집값 상승시대 온다' 같은 터무니없는 기사가 나오기도 하니 말이다. 구매를 부추기는 신문기사를 사실대로 받아들이면 폐가할 수 있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못한다. 자신의 정치 성향과 개인 경제 정책은 독자적으로 분리해 판단하기를 바란다.
 

33.  마중물과 종잣돈 1억 만들기의 다섯 가지 규칙

   동네에 우물이 사라지고 아직 수도 시설이 좋지 않던 시절에는 지하수를 끌어올려 식수로 사용하곤 했다. 땅 밑 수맥에 파이프를 박아 펌프를 달아놓았다. 이 펌프에 물을 한두 바가지 넣고 힘차게 위아래로 음직이다 보면 지하에 있는 물이 따라 올라온다. 물을 끌어올릴 때 고무막이 구멍을 막아, 끌어올린 물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간단한 원리다.
  이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부른다. '마중하러 간다'는 의미다. 한번 마중물을 넣으면 펌프질을 멈추지 않는 한 계속 물을 퍼낼 수 있지만 마중물 없이는 물을 빼낼 수 없다. 그래서 펌프 옆에는 항상 마중물용 물통이 하나씩 있었다. 자본을 모아 투자를 통해 자본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 마중물에 해당되는 돈을 모아야 한다. 이 마중물이 종잣돈이다.
   종잣돈이란 돈 농사를 짓기 위해 씨앗을 살 돈을 말한다. 적정한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약 1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 1억 원 정도는 돼야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의미 있는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돈으로는 투자에서 이익이 발생하거나 손해가 발생해도 별 보람이나 충격이 없어 관심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돈은 10억 원,100억 원, 1,000억 원도 만들어내야 하는 씨 돈이다. 이제 청년들이 1억 원을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1억 원을 모으겠다고 마음 먹는다.
 둘째,1억 원을 모으겠다고 책상 앞에 써 붙인다.
 셋째,신용카드를 잘라 버린다.
 넷째, 통장을 용도에 따라 몇 개로 나누어 만든다.
 다섯째,1,000만 원을 먼저 만든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이루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정말 이것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나는 우리 가족의 가난의 고리를 끊고 누구에게나 존경 받는 부자가 되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주며 살고 싶다." 이렇게 말을 하는 순간 말은 힘을 가지며 실제로 그렇게 되기 위한 행동으로 이끈다. 언어를 통제하면 생각이 닫히고 행동이 통제된다. 반대로 언어를 열면 생각이 열리고 행동이 실현된다. 정말 진지하게 이 말을 되뇌고 힘들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하기 바란다. 이것이 시작이다.
   첫 번째 행동을 마쳤으면 ‘나는 1억 원을 모으겠다'라고 손으로 직접 적어서 책상 앞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는다. 눈에 자주 보이는 곳이면 되니 화장실 변기 맞은편도 좋고 식탁 위도 좋다. 여기저기 붙이면 더 좋다. 욕망이 강렬하면 전화기 초기 화면에도 적어놓고 모니터 화면에도 올려 놓는다. 누가 봐도 상관없다. 내 욕망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더 쉽게 이뤄진다.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상관없다. 조롱을 미리 받아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부를 만들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어차피 조롱은 수시로 받기 때문이다. 이런 조롱이나 비난은 부가 범접할 수 없는 경지로 올라서면 그때야 좀 줄어들 테니 무시하고 여기저기 붙여놓으라.
   두 번째 제안이 끝났다. 사실은 이 두 가지 제안이 다음 세 번째 제안 에 비해 쉬운 것 같아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이 행동을 하는 일보다 힘들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지 못한 사람 중 대부분은 능력이나 기회 혹은 종잣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부자가 되겠다는 실체적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세 번째 제안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하다. 가위를 가져와서 신용카드를 잘라버린다. 부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선결 조건은 복리를 내 편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신용카드는 복리의 적이다. 복리가 내 목을 조르고 번번이 훼방을 놓는다. 그러니 복리를 내 친구이자 나의 조력자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카드를 잘라내라. 복리가 내 편이 되면 모든 돈이 따라올 준비가 된 것이다. 이제 현금만 가지고 다니거나 체크카드로 써야 한다. 동전이 딸랑거리는 것도 불편하고 체크카드를 쓰려니 잔고가 없을 수 있다. 걱정 마라. 조금만 고생하면 복리가 와서 도와줄 것이니 참고 견뎌야 한다. 한두 달을 정말 거지처럼 살아도, 약물중독에서 벗어나듯 미래 소득이 아닌 현재 소득으로 사는 위치로 옮겨와야 한다.
   네 번째는 통장을 여러 개 만드는 일이다. 통장 하나에서 공과금이나 생활비 등을 모두 넣지 말고 통장을 추가로 서너 개 더 만들어 하나는 정 규적인 생활비만 지출하는 통장을 만들어라. 이 통장에는 월세, 전화비, 교통비 같은 필수 생활비만 쪼개서 넣어놓는다. 다른 통장에는 밥값, 커피값 등 여유 자금으로 책정한 돈을 넣는다. 이 돈은 월초에 정해서 넣어 놓고 중간에 모두 소진한 경우에도 다른 통장에서 옮겨 오거나 빌려 오면 안 된다. 그리고 저축을 위한 통장도 따로 하나 만든다. 이렇게 개인 예산에 맞춰 각각 통장을 만든다. 만약 이것이 귀찮고 불편하면 돈을 현금으로 찾아다 편지 봉투에 일일이 나눠 담으면 된다. 어쩌면 이 일은 번거롭고 통장을 만들기 위해 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그래도 해야 한다. 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가나 기업을 운영하면 예산 편성을 한다. 한 해 수입과 지출을 예측하고 어느 부분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책정할지 구분해서 나눠놓는다. 균형 있는 예산을 이루어야 통치와 경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경제활동도 마찬가지다. 기초생활비, 저축,문화활동,교육 등의 주요 항목에 맞춰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되는 대로 쓰고 남는 대로 저축하면 기업도 국가도 몇 년 안에 망한다. 국가나 회사는 부서별로 예산 사용권이 따로 있어 서로 건드릴 수 없지만 개인은사용 범위를 넘나들므로 이렇게라도 구분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억지로라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목표액 1 억 원의 10분의 1을 먼저 만드는 일이다. 1 억 원은 큰돈 같지만 1,000만 원은 누구든 노력하면 만들 수 있다. 1 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목표는 1 억 원 모으기다. 첫 10분의 1을 억지로라도 모으다 보면 모으는 과정에서 재미도 붙고 요령도 생기고 추가 수입도 생기면서 흥미를 품게 된다. 두 번째 1,000만 원은 첫 1,000만 원보다 만들기 쉬워진다. 이렇게 모으는 과정을 경험해야한다. 이것이 1억 원 을 모으기 위한 시작이자 전부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강연에서 하면 이런 질문을 하는 젊은이들이 꼭 있다. "너무 돈만 강조하시는 거 아닙니까? 삶에서 돈이 중요한 건 알겠지만 그렇게 돈을 모은다는 건 돈의 노예가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말이다. 나는 돈의 중요성과 부자의 길을 이야기할 뿐인데 저축과 투자 혹은 절약에 대해 건드리면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질문을 하는 청년이 위선적이라 생각한다.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경멸하면 부자가 될 첫 문을 닫는 것이고 돈을 그렇게 함부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돈의 노예가 된 상태다. 돈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돈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고, 돈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돈 때문에 아이를 못 낳고, 돈 때문에 부모를 돕지 못하고, 돈 때문에 늙어서 일을 찾아야 하고, 빚을 얻으러 다니는 것이야말로 돈의 노예 상태다. 그렇지 않은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하고 투자를 하란 말이 행복하게 살지 말고 구두쇠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재산이 증식되고 사회 경제 구조를 이해하고 부자가 되는 길을 걷는 것은 대단한 행복이다. 젊어서 일찍 이 행복을 구하면 나중에 찾아오는 풍요로부터 다른 행복도 함께 따라온다. 이제 다들 가위를 들고 책상으로 가기 바란다.

 
34.  좋은 부채,나쁜 부채

   빚은 그저 남의 돈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멀리하려는 게 일반적이다. 사실 돈은 빌리는 순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 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곧 내 자산이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빚도 많아질수록 부자가 되는 것이다. 단지 조건이 붙는다. 이 조건에 맞게 돈을 사용하면 좋은 부채가 되는 것이고 이 조건을 어기면 나쁜 부채가 된다. 사실 부채는 좋은 부채나 나쁜 부채가 원래 정해져 오는 것이 아니고 각 개인이 이 부채를 친구로 만들지, 악당으로 만들지를 결정한다. 부채를 좋은 부채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소비에 사용하면 안 된다. 단순 지출, 여행, 채무 변제 같은 곳에 사용하면 나쁜 부채를 더 불러들이게 된다. 반드시 추가 이익이나 자본 확장이 일어날 곳에 사용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일정한 수입이 있고 이후 이 부채로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도록 만들어놔야 한다. 아무리 좋은 투자라도 일정한 현금흐름이 보장되지 않으면 숨이 막혀 죽게 된다. 부채가 오히려 숨통을 막아 다 죽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내가 부채의 이자를 일정하게 지불할 여력이 있거나 부채 자체가 발생시킨 이익이 이를 대신할 수 있어야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에서 나오는 ROE(자기 자본 이익률)가 내 부채에서 발생하는 이자보다 높아야 한다. 투자 이익이 부채 이익보다 적다면 당연히 이 부채는 나쁜 부채가 된다. 연이율 3%짜리 융자를 받아 연이률 6%짜리 빌딩을 샀다면 이자를 낸 후에는 3%의 수익이 남는다. 
다시 말해 내 주머니에서 돈을 가져가는 부채는 나쁜 부채고, 나에게 돈을 가져다주는 부채는 좋은 부채다.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부채는 나쁜 부채고, 내 통제 안에서 움직이는 부채는 좋은 부채다. 대기업들이 이런 부채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커지지 못했을 것이다. 상장을 하거나 투자를 받거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며 커진 것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비슷하다. '빚은 절대 안 된다라는 말은 부채의 기능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논리다.
   부채는 여전히 무서운 것이 맞다. 칼을 다룰 줄 모르면 제 살을 자를 수 있고 잘 사용하면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칼은 여전히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히 다뤄야 한다. 나도 이제 칼을 쓰러 나가야 할 때 가온 것같다. 

 
35.  세상의 권위에 항상 의심을 품어라

   나는 전문가들을 믿지 않는다. 변호사나 의사,회계사 혹은 투자 전문가, 은행의 뱅커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제안에 언제든 의심을 버리지 않는다. 고위 정치인, 유명작가,대기업 경영인, 연예인이 하는 말에 무게를 더 두지도 않는다. 그들이 가는 식당이라고 굳이 찾아가본 적도 없다. 이곳에서 어떤 영화를 찍었다고 자랑한다고 그 동네가 더 아름다워 보이지도 않는다. 나는 생각보다 거만한 사람이다. 유명인이 좋아하는 음식이 내 입맛과 맞는지도 모르겠고 그가 묵었던 호텔방에 내가 묵었다고 해서 내 품격이 더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모든 의 견은 그저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고급 전문용어로 포장되어 있어도 겁먹지 않는다. 결코 내가 그들보다 잘났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그러나 내가 그들보다 못났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것은 상대적 비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다. 나는 나 스스로 존재하는 사람이다. 나는 독립적 인격체다. 내가 스스로를 이렇게 존중하면 내 안에 나를 사랑하는 자존감이 생긴다. 이 자존감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도 그 어떤 권위에도 무조건 굴복하지 않게 한다. 사랑하는 부모님도, 존경하는 선생님도, 신부님,목사, 스님에게조차도 내 자유의지를 넘길 수 없다. 신에게라도 그것을 빼앗길 수 없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해 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투자에 있어 은행 직원, 증권사 직원, 투자 전문가,선배, 혹은 세계 최고 펀드책임자, 은행장, 정부 고위관리 그 누구의 의견도 당신을 대신해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다. 스스로 판단하고 공부하고 결정해야 한다. 투자 문제에 있어 사고팔 때와 전망과 상품을 묻는 것은 하수들의 행동이고 대답을 하는 사람도 하수다. 고수는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오직 '모른다'가 정답인데, 오직 하수들이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워 말을 함부로 할 뿐이다.
   투자도 공부고 경험이다. 부자가 되고 자본을 모으는 기술은 결국 공부와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모두를 혼자 스스로 해내야 한다. 남의 의견을 듣고 투자에 성공한 사람은 남의 의견을 듣고 망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거물이 되어 남이 당신을 자랑하게 만들어라. 세상의 권위를 존중 하되 의심하는 태도를 끝나는 날까지 유지하기 바란다. 절대로 길들여지지 말고 스스로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스스로 규칙을 만들다 보면 규칙이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날 비로소 당신은 혼자 스스로 서게 된 것이다. 


36. 좋은 돈이 찾아오게 하는 일곱 가지 비법
  
(1) 품위 없는 모든 버릇을 버려라. 욕을 하고 투덜거리는 것, 경박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 남을 비웃는 것, 지저분한 차림, 약속에 늦거나 변경하는 일 등의 이런 모든 행동은 품위 없는 짓이다.

(2) 도움을 구하는 데 망설이지 마라 묻고 요청하고 찾아가고 부탁하라. 반드시 물음에 답을 주고 도움을 주고 반기는 사람이 있다.

(3) 희생을 할 각오를 해라. 작은 목표에는 작은 희생이 따르고 큰 목표에는 큰 희생이 따른다. 공부를 위해서는 잠을 포기해야 하고 돈을 모으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한다.

(4) 기록하고 정리하라 투자내역, 정보 갑자기 생각난 아이디어, 명함,사이트 암호들,구매 기록 등을 모두 정리하거나 기억하라. 이것은 재산이며 동시 에 당신을 보호한다.

(5) 장기 목표를 가져라. 산을 오르려면 봉우리가 보여야 한다. 즉각적인 자극에 유혹당하지 말고 평생 지킬 만한 가치를 찾아라.

(6) 제발 모두에게 사랑받을 생각을 버려라. 눈치 보지 말고 비난에 의연하고 무리와 어울리는 것에 목숨을 걸지 마라. 진정한 친구는 두 명도 많고 가족의 지지가 모든 것의 기초다. 부정적인 사람과 결별하고 당신보다 나은 사람들과 어울려라.

(7)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지 마라. 투자는 지금도 늦었고 저절로 수고 없이 느는 것은 나이밖에 없다. 한 살이라도 젊어서 투자하면 한 살이라도 어 릴 때 부자가 된다. 


37. 직장인들이 부자가 되는 두 가지 방법

   우리가 직장에 다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안정적인 삶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는 뜻이고, 창업에 대한 희망보다 두려움이 더 크다는 뜻이며, 창업 욕망이 있어도 아이디어나 자본이 없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직장을 다녀야 한다면 직장인으로 백만장자가 되는 방법은 임원이나 사장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임원이 되거나 사장이 되고자 할 때 본인이 직장인으로 행동 하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급여를 받고 지시를 받고 정해진 시간에 일하는 피고용인이 아니라 급여를 주고 지시를 하고 시간에 상관없이 일하는 고용주처럼 일해야 한다. 즉,스스로 1인 기업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상사나 회사는 내 고객이 된다. 시키는 일을 하는 피고용인이라고 생각해 서는 안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한 명의 직원으로 인해 회사 수입이 증가하면 일반 사원의 급여체계를 지불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퇴사하면 걱정이 되고 그가 창업할까 봐 염려되니 결국 동업자 역할을 줄 수밖에 없다. 동업을 할 수 없으면 승진을 시켜서라도 급여나 이익을 나눠줘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직원은 세 종류다 급여만큼도 일을 못하는 사람, 급여 정도는 일하는 사람, 급여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만드는 사람이다. 급여만큼도 일을 못하는 사람은 해고하려 할 것이고, 급여 정도 일하는 사람은 자리를 지키나 승진이 어렵고, 급여보다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승진을 시키고 파트너로 받아들인다.
   급여보다 많이 버는 사람은 내 기준으로 급여의 최소 세 배의 이익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러면 급여와 회사 이익과 잉여금으로 적당하기 때 문이다. 직장 내에서 현실적인 금액으로 세 배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데도 승진을 하고 급여가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은 능력이 뛰어나지만 충성도가 없고 다른 한사람은 충성도가 높지만 능력이 모자란다면 사 장은 누구를 승진시킬까? 충성도는 필수 요건이고 능력은 선택 요건이기 때문에 능력이 조금 모자라도 충성도가 강한 직원을 승진시킨다. 이유는 간단하다. 충성도 없이 능력이 높은 직원은 성과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결국 창업을 하거나 동업을 요구할 수준까지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보다 조금 나은 성과와 충성도만 있으면 막강한 임원 후보군이 된다. 여기에 말뚝을 박을 만한 두 가지 행동만 있으면 어느 직장에 가서도 성공한다.
   그중 하나는 보고하는 시간이다. 상사에게 지시를 받고 업무를 끝냈 으면 끝냈다는 확인보고를 해주는 것이다. 했으면 그만이지 하는 행동은 상사의 기준에서 보면 하지 않은 것이다. 이 작은 행동이 상사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준다. 부하직원이 있는 사람들도 이 문제로 가장 힘들어하면서 정작 자신은 상사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상사라도 매번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고 본인도 잊어버린다. 그런데 어느 날 자기가 지시한 내용 이 보고도 없이 누락되어 있으면 어떻게 될까? 단 한 번만 그런 일이 있어도 일을 못하는 부하로 낙인찍힌다. 그동안 99% 제시간에 잘 수행한 업무는 의미가 없어진다.
   반면 지시를 이행하고 바로바로 확인해주면, 특히 잊고 있던 업무를 마쳤다고 확인해주면 상사의 인식 속에는 믿을 만한 부하로 각인된다. 마지막 마무리는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상사를 어려워하지 말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든 식당에서 만나든 다가가서 인사하라. 이것은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이다. 인사를 정중히 한다는 것은 두 인간 사이에 관계가 생긴다는 뜻이다. 관계와 인연이 생겨야 일이 이뤄진다. 
   결국 직장에서의 성공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자기 일처럼 성실하게 일하고 보고를 바로 하고 인사를 잘하면 된다. 특별히 작은 기업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바로 몇 년 안에 임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영자관점에서 이런 직원은 보석이다. 마음이 저절로 가고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며 '드디어 내가 후계자를 찾았나' 싶을 정도로 아낌을 주게 마련이다. 그만큼 생각보다 이런 태도를 가진 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임원이 되고 사장이 되면 일반 직장인의 10~20배 이상의 급여 소득을 받고 회사에 따라서는 특별 수당과 스톡옵션 또는 경영 참여를 통한 지 분 매입도 가능해진다.
   직장인으로 부자가 되는 다른 방법은 투자다. 급여의 20% 이상을 계속 모아서 종잣돈을 만들고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급여를 받는 사람이 투자를 하지 않고 부자가 될 방법은 부자와 결혼하거나 복권 당첨밖에는 없다. 숭진을 통한 성공을 꿈꾸지 않거나 기회가 없다 생각되면 부지런히 투자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투자를 하지 않고 퇴직금만 바라보며 노후를 맞이하려 했다가는 인생 후반기가 비참해질 수 있다. 이 세상에 보장된 직장은 없다. 급여의 20%는 아주 없다고 생각하고 20년 이상 바르게 모으면 대부분 부자로 은퇴할 수 있다. 단, 투자도 치열한 공부 끝에 성공이 온다. 
   직업이 두 개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경제를 공부하고 관찰해야 한다. 투자를 저축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저축은 더 이상 투자가 아니다. 적금도 아니다. 보험도 아니다. 물가상승률 이상,평균 주가지수 이상을 벌어내는 기술을 따로 습득해야 한다. 이 기술이 없을 것 같으면 인사하고 보고 잘하고 당신의 상사를 존중하시길 바란다.
   물론 이 두 방법을 모두 실행하면 안정적 직장인이면서도 반드시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약속한다.


38.  감독(자산배분)이 중요한가? 선수(포지션)가 중요한가?

   축구 경기 승패에 감독의 역할이 더 중요한지, 선수 역할이 더 중요한 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그러나 팀 경기라는 특성으로 봤을 때 감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팀원은 똑같은데 감독이 바뀐 후 뛰어난 성취를 이룬 경우는 2002년 한일월드컵이나 최근 베트남 박항서 감독의 활약을 통해서도 증명됐다.
   자산의 투자도 팀 경기다. 한국의 투자는 자산배분(Asset Allocation)보다는 투자 포지션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높다.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공부와 정보는 많은 반면, 어떻게 자산배분을 할지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진다. 돈은 각기 사연과 목적과 기간이 있다. 때문에 자산배분을 통해 어디에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투자해야 좋은지를 투자 전에 먼저 정해 야 한다. 이 과정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은 감독 없이 경기에 나가는 축구팀과 같다. 결국 자산배분이란 현재 자금을 그 목표나 리스크 용인도(risk tolerance) 와 투자기간에 따라 배분한 후 투자 방향올 정하는 일이다. 자산의 종류 별로 정치적 사회적 여건에 따라 수익률이나 위험성이 변동하기에 특정 자산에 집중하는 위험을 피함으로써 투자자의 목표에 맞는 자산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포트폴리오다. 투자자마다 나이나 수입도 다르고 사용 계획이나 기대 수익률도 모두 다르다.
   첫째,나의 재무 상태를 점검하고 둘째,투자 목적을 명확히 하고 셋째,리스크 허용한도를 설정한다. 이런 변수를 고려해서 투자 항목에 따른 분류를 해야 한다.
   기업의 펀드 관리자들은 아마 투자보다 자산배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자산배분을 잘하면 투자는 오히려 쉽기 때문이다. 개별 투자종목의 선정이나 매수, 매도 시기보다도 어느 자산에 어떻게 들어가 있느냐가 수익의 대부분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현실 투자 세계에서는 선수만 보이고 감독이 눈에 띄지 않아 자산배분 가치의 중요성을 잊고 항상 어느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지만 찾는 실수를 하게 된다. 아무리 투자의 천재라도 매번 예측에 성공하고 매 도 매수를 잘할 수는 없다. 분배야말로 자산을 유지시켜주는 근원이다.


39.  떨어지는 칼을 잡을 수 있는 사람

   떨어지는 칼을 잡기 위해서는 회사의 가격이 아닌 가치를 알고 있어야 한다. 시장의 변동성이 그 가치 이하로 내려가면 분할 매수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투자 원칙이 있어야 하고 투자 원칙은 이 회사의 본질 가치를 알고 있을 때 실행 가능하다. 투자 격언이라며 "떨어지는 칼을 잡지 마라"라는 말과 "물타기를 절대 금하고 손절하는 것을 투자 지침으로 삼아라"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교훈은 기술적 투자 혹은 모멘트 투자를 하는 사람들 얘기다.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칼이 떨어질 때가 사야 할 때다. 단지 그런 상황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떨어지는 칼을 잡는 일은 상당히 공포스럽다. 하지만 그때 잡지 못하는 사람은 더 떨어질수록 더더욱 잡지 못 하고 결국 투자에서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떨어지는 칼을 잡을 때 가죽장갑을 끼고 있으면 어떨끼? 여기서 가죽장갑의 한쪽은 분할매수고 다른 한쪽은 회사의 본질 가치에 대한 확신이다. 주식 가격이 하락할 때 공포를 느끼지 않는 투자자는 없다.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내 돈이 아니거나 거짓말이거나 사이코패스 중 하나다. 누구나 공포를 느낀다. 투자는 시장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나마 공포를 덜 느끼기 위해 분할매수를 하고 미수를 쓰지 않고 적정 가치 이하에서 구매를 마쳤다면 경제TV와 주가모니터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용기와 그 칼을 잡았을 때 다쳤던 상처가 아무는 날 칼날 손잡이를 제대로 잡고 일군 곡식을 베는 추수의 계절이 반드시 온다.


40.  재무제표에 능통한 회계사는 투자를 정말 잘할까?

   가치 투자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적정 가격에 매입해, 적정 가격을 넘어서면 매도하는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때 주식이 적정 가치인지를 알아내는 도구 중에 가장 올바른 것이 그 기업의 재무제표다. 일반인들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용어부터 어렵고 봐도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재무제표를 가장 잘 이해하는 회계사들은 정말 투자를 잘할까?
   투자는 정보와 심리로 나뉜다.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정보다. 당연히 주식의 상품평인 재무제표를 읽어봐야 한다. 또한 재무제표는 일종의 기업 성적표다. 재무제표만큼 이 기업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가를 확인할 만한 것은 없다. 과거와 현재 얼마나 잘해왔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투자는 확률을 기반으로 성공한다. 실패를 최대한 줄여야 성공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다. 투자자가 모험을 한다는 것은 투기를 한다는 소리다. 이익이 없거나 손실이 예측되는 회사들을 걸러내기 위해 재무제표의 이해와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론을 미리 내보면 이렇다 나는 주변에 전문직 직업을 가진 사람들 이 자기 직업의 특성을 본인에게 사용하지 않은 것을 많이 보아왔다. 갑상선 전문의가 갑상선에 걸리고 변호사인데 사기를 당하고 회계사인데 정작 자신은 소문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혼하다. 회계사가 일반적인 투자자보다 더 나은 투자 수익을 내고 있다는 근거나 조사는 본 적이 없다. 의사가 일반인보다 더 건강하다는 조사도 없고 변호사가 세상을 더 효과적으로 산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원하면 의사가 가장 건강하게 살 수 있고 변호사가 가장 공정 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며 회계사가 투자를 가장 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반인과 특별히 다르지 않은 건 전문지식 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투자 시기와 투자 심리를 회계장부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피아노 조율사라고 연주를 잘하는 게 아닌 것처럼 회계사들도 장부를 통해 회사의 품질 검사를 할 뿐이다. 사실을 확인한다고 해서 투자 매수와 매도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1.  김승호의 투자 원칙과 기준

(1) 빨리 돈을 버는 모든 일을 멀리한다.
(2) 생명에 해를 입히는 모든 일에 투자하지 않는다.
(3) 투자를 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다.
(4) 시간으로 돈을 벌고 돈을 벌어 시간을 산다.
(5) 쫓아가지 않는다.
(6) 위험에 투자하고 가치를 따라가고 탐욕에서 나온다.
(7) 주식은5년 부동산은 10년.
(8) 1등 아니면 2등, 하지만 3등은 버린다.

   비트코인이 100달러도 안 되었을 때 큰아이가 재미로 투자해서 160달러에 팔았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이때 무엇이든 빨리 이익이 나는 것은 결국 이익이 아니라고 가르쳤다. 설령 이것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 해도 그 돈은 비슷한 이익을 추구하다 결국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돈을 갑자기 벌면 그때 딱 그만두고 평생 놀아도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번 그렇게 돈을 벌고 나면 그런 투자만 찾아다니다 결국 모든 재산을 잃게 된다. 이 런 뜻밖의 행운은 사업가로서나 투자자로서 마약을 맞는 것과 같다. 이런 행운은 행운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빨리 무엇인가 이루거나 이익이 많다는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생명을 죽이고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모든 사업에 투자하거나 참여하지 않는다. 생명은 모든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 생명을 함부로 하고 자연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연도 다른 생명도 나를 존중하지 않을 것이고 행운은 떠나고 건강과 사람도 떠난다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투자다. 자산은 무엇인가 항상 투자를 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투자를 위해 대기하는 자본도 투자다. 그러나 아무 계획도 없고 아무 욕망도 없는 자산은 죽는다. '나는 이만하면 괜찮아','이 정도 햇빛이면 나는 충분해' 하고 말하는 나무는 없다. 주변 나무가 자라면서 해를 가리면 내 나무의 열매도 떨어지고 나무도 죽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나쁜 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투자다.
   내가 돈을 버는 이유는 시간을 사기 위해서다. 나는 내 자산으로 나의 인생을 나에게 선물한사람이다. 내가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모두 내 자유다. 모든 시간을 나를 위해 쓸 수 있으니 무엇이든 공부하고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 주변에 정보를 확인하고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고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자본이 생길수록 투자 대상의 정보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더 좋은 자산 투자 구조들이 생겨난다. 돈을 벌어 시간을 샀더니 시간이 나를 공부시키고 전문가를 만나게 하고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이 선순환은 계속 돌아갈 수 있다.
   나는 부동산을 사든, 주식을 사든, 절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매물에 어떤 호재가 있다 해도 내가 계산한 내 가격대로 제시하고 기다린다. 내가 정한 가격이 내 자본의 크기와 임대 이익률에 기준할 뿐 상대가 부르는 가격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제시하는 가격에 모욕을 느끼는 셀러도 있지만 내가 그 가격에 사면 그 모욕을 내가 당하게 된다. '아님 말고' 정신이다. 주식도 내가 원하는 가격에 다다르면 지정가로 산다. 굳이 쫓아가서 매달리지 않는다. 배당률을 확인하고 적정 가격을 산정하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1년이고 기다린다. 매번 시장에서 이 익을 남길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나의 손실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 매물에서 이익을 남겨도 되기 때문이다. 흥정이 오지 않으면 흥정을 하지 않는다. 매정한 애인이다. '아님 말고'다.
   나는 귀신이나 자연재해 같은 것에 대해 두려움은커녕 오히려 매력을 느낀다.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어 토요일 밤 12시에 학교 공동 화장실을 뒤지고 다닌 적이 있다. 빨간 종이나 파란 종이를 주는 귀신이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손전등 하나 들고 1반부 터 10반 교실과 화장실을 다 열어봤지만 귀신은 없었다. 언젠가는 폭풍과 토네이도가 보고 싶어서 진지하게 따라 가볼까 하다가 아내의 만류로 그만두기도 했다.
지금도 활화산 터지는 모습과 알레스카 얼음벽이 무너지는 현장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다. 혼자 산속에서 야영을 하는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상상의 공포나 자연이 주는 공포를 느껴보고 싶지만 사실 이런 일은 나에게 그다지 공포심을 주지 않는 게 문제다. 오히려 주식 폭락이 귀신이나 폭풍보다 무섭다. 그런데 이런 불경기나 공황보다 더 무서운 것은 탐욕과 거품이다. 그래서 공포는 살살 따라다니고 탐욕이 오면 멀리 도망간다.
   시장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5년이면 회전한다. 정부도 바뀌고 산업도 바뀌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한번 사면 파는 것이 아니라 배웠다. 팔려는 생각이면 차라리 주식이 낫다. 그래서 10년은 가지고 있어본다. 아직 어떤 것도 판 적이 없다. 지나고 보면 항상 팔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평생 팔 필요가 없는 상품을 찾는다. 
   어떤 업종이든 그 업종에서 1등이 되면 가격결정권을 가진다. 업계를 리딩하는 사람의 특권이다. 나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1등을 찾는다. 부동산을 살 때는 그 도시에서 가장 비싼 지역을 고르고 주식을 사면 해당 업계의 1등 주식을 산다. 하지만 3등에겐 냉정하다. 내 시상대에는 3등 자리가 아예 없다.


42.  당신의 출구전략은 무엇인가?

   회사를 창업하거나 현재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은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출구전략은 사업 초기부터 계획돼 있어야 방향성을 갖게 된다. 사업을 하면서 출구전략을 전혀 고민하지 않거나 심지어 이런 말을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업을 시작하면 이것을 평생 할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평생 동안 할 사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업 환경은 날마다 변하고 나의 재정적 상태나 능력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 사업은 세 가지 정도의 출구전략으로 나뉜다 이 세 가지 전략 중에 자신에게 어떤 것이 가장 유용한가에 대한 결정은 자신이 소유한 사업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비례한다.
   본인의 사업체가 현재 아주 잘되고 있어도 앞으로 몇 년 안에 존속 가능성이 없어지거나 경쟁자가 늘어날 것 같으면 매각을 하는 것이 첫 번째 출구전략이다. 보통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지금 사업이나 장사가 잘되고 있으면 매각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사업이 10년 혹은 30년 후에도 존재할 수 있다면 다른 문제지만 어떤 사업들은 아주 잘돼도 1년 앞을  
장담할 수 없다. 주식이 과열되면 팔고 나와야 하는 것처럼 이때는 사업체도 팔고 나와야 한다 사업체를 팔 때 가장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당연히 가장 잘될 때 파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만든 사업체에 애착이 생겨버 린다. 어떤 사람은 본인 이름이나 자녀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어놓기도 하는데 내 이름으로 만든 브랜드라도 언제나 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나'라는 사람은 내 브랜드보다 고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파는 시기를 놓치면 그것이 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함부로 자기 이름을 사업체에 넣지 말자. 회사에 자신을 투영시키지 마라. 간혹 어떤 회사들은 사업이 잘돼서 매각 요청을 받으면 지나친 가격을 요구하다가 성장률에 둔화기를 맞는다. 더 이상 성장이 이어지지 않는 구간에 다다르면 매매가격은 급격히 떨어진다. 앞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을 회사를 정상 가격에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구매하는 사람은 추가 성장에 대한 욕구가 매입의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로 매장을 100여 개 넘게 키운 회사들이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 더욱이 매장이 100개가 넘으면 개인이 살 수는 없다. 보통 펀드나 기관이 매입을 하는데 만약에 추가 성장 여력이 없다면 펀드는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재 이익이 많아도 지속성장 가능성을 곱하기 때문에 오히려 매각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사업체는 사업체다. 회사는 내가아니다. 잘 나갈 때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두 번째 출구전략이 유용한 회사는 지속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다. 회사가 산업 안에서 자리를 잘 잡았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성장을 마친 후에도 오랫동안 수입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업이다면 가장 대표적인 출구전략은 기업공개 IPO 혹은 큰 기업과의 인수,합병(M&A)이다.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회사가 너무 커져서 개인들이 살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에 여러 개인에게 분산해서 팔려는 기업공개가 있고, 증자를 통해 자본조달 후 더 빨리 시장을 장악하려는 목적의 기업공개가 있다. 전자는 창업자가 팔 고 나가려는 의도가 있고 후자는 회사를 키우려는 목적이 있다.
   마지막 출구전략은 출구전략이 없는 출구전략이다. 이 전략은 사업체가 대를 이를 정도로 단단하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졌거나 특정 영역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즉,해당 사업체를 팔아서 이 만한 사업체를 다시 만들 수도 살 수도 없는 경우일 때는 평생 사업체를 운영하며 수입을 만드는 것이 전략이다. 동네를 넘어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는 맛집이나 이미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공산품 기업도 팔 이유가 없다. 대를 이어가도 좋은 사업체다. 이런 사업체를 갖는 것이야말로 가장 최선의 출구전략일 수 있다. 첫 번째 매각 출구전략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꿈이 바로 출구전략 없는 출구전략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 세 가지 출구전락을 놓고 자신의 사업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준비해놓아야 한다. 미리 준비하면 이에 맞춰 자신의 사업 방향을 면밀하게 조정해나갈 수 있고 투자 방향과 한계를 미리 계산할 수 있다. 선택한 전략에 따라 설비, 시설개선, 증설, 부동산 매입 등의 큰 결정을 쉽게 할 수 있고 불필요한 자금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사업을 시작할 때 사업계획서가 있듯이 사업에서 물러설 때도 사업계획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43.  모든 비즈니스는 결국 부동산과 금융을 만난다

  결국 사업을 잘해서 어디든 매장을 열어도 임대료를 낼 여력을 가진 회사를 소유했다면 수많은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 것이다. 이때 금융이 도와 융자의 도움을 받으면 회사의 자산 구조에 사업체와 부동산 소유라는 두 가지의 이익구조가 나타난다.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사업체보다 안전 자산에 속하기에 수익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특성이 있다. 수많은 회사가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고 소유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사업체는 시장을 장악하고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금을 모으고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까지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 금융이 관여하게 된다. 투자의 종류와 방향에 따라 금융자본은 회사의 조직과 지분 그리고 이익 배분 방식을 결정하려 하고, 이 협의에 따라 희사는 금융조직과 동업의 길을 걷게 된다.
스타트업 회사와 같은 경우에는 프리-시드, 시드, 시리즈쇼, 시리즈B 와같이 연쇄적인 투자 진행을 받으며 지분을 희석하는 과정이 있고, 자본 의 금액과 성격에 따라서 창업자의 지분 이상을 요구하거나 신주 발행에 관여하는 식의 경영 참여를 하기도 한다. 자본이 회사 안에 들어온다는 뜻은 신용이 자산이 되기 시작했다는 뜻과 동일하다. 이때는 더 이상 창 업자가 자기 사업을 잘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금융조직과 잘 지내고 자본을 이해해야 존립할 수 있는 단계로 넘 어간 것을 뜻한다.
수입의 발생 방식은 몇 가지로 나뉜다. 먼저 자신의 노동력이 곧 수 입이 되는 임금 노동자나 자영업자가 있으며 다른 사람의 노동력과 자본 으로 수입을 만드는 기업가도 있다. 그리고 금융과 합작해 신용을 통해 미리 이익을 현금화하는 방식이 있다. 이토록 사업은 커지면 커질수록 금융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금융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있다. 이 칼은 언제나 앞뒤를 바꾼다. 필요하면 당신을 위해 당신의 경쟁자들을 물리쳐주지만 상황이 돌변하면 칼이 당신을 향할 수 있다 살과 뼈를 해체하듯 냉정하게 당신과 당신 사업체를 해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부동산과 금융이 언제나 당신 편에서 일을 하게 만든다면 확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사업체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커진 사업체는 규모를 키워나갈수록 부동산과 금융을 발밑에 둘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파트너 요구를 하지 않고 부하의 역할만으로도 당신 옆에 붙어 있기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방심하면 안 된다. 금융과 부동산은 언제나 세상의 강자였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역할을 하며 오랜 세월을 버텨낸 사람들이다. 당신이 방심하는 순간 언제나 발밑에서 칼날이 날아들 것이다. 자신의 사업에만 노력하지 말고 같은 열정으로 금융과 부동산도 함께 공부하기 바란다. 세상에 이름을 낸 모든 경영자는 이 둘을 모두 제압하고 그 자리에 있는 것임을 상기하기 바란다.


44.  똑똑한 사람들이 오히려 음모에 빠진다

   똑똑하고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음모론에 더 잘 빠진다. 불확실성을 유난히 싫어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정치요소나 이해하지 못할 경제 환경이 나타나면 이를 설명하려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 하지만 설명이 분명치 않을 때 음모론은 쉽고 간단한 답이 된다. 종교의 원리주의자들이나 양극단의 보수나 진보 지식인들도 음모론에 쉽게 동화된다. 우리의 일상 대화 속에까지 비합리적인 믿음과 주장이 범람하고 엘리트들조차 이런 믿음과 주장에 현혹되는 이유는 논리와 이론이 매우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변의 이성적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자신들의 믿음 체계를 만들어낸다. 사실에 근거한 판단보다 주장에 맞는 근거들만 찾아 점점 자기들만의 세상으로 들어가버린다.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들을 나열하거나,모호한 말로 심오한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듯 가장한다. 자신들이 옳다 믿으면 그것은 그들에게 일종의 신앙이 된다. 논리나 증거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주식시장에도 이런 음모는 자주 등장한다. 주가가 폭락하면 공매도 세력의 음모론이 떠오르면서 시장을 망가뜨린 범인을 찾으려 한다. “너만 알고 있어"라는 것도 일종의 음모다.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소문이 나에게까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주가가 급등하면 세력의 음모라고 생각한다. 큰손과 작전세력이 손을 잡고 개미투자자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해석하는 데 이만큼 쉬운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하나에 30만 달러가 될 것이라든가, 강남 부동산이 반값 이하로 폭락할 거라는 소문은 음모와 희망과 예측이 범벅된 경우다. 누군가 이런 예측에 논리적 데이터를 접목하면 음모는 사라지고 과학적 예측만 남는다. 이런 논리들이 사실 인지 아닌지는 그것이 쉬운 말로 설명이 가능한지를 보면 쉽게 구분된다.  상식은 과장, 허구,왜곡, 사기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도구다. 많이 배운 사람이 더 상식적인 사람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상식은 지식과는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사람들 사이의 여러 생각과 의견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이다. 지혜와 지식과 도덕이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 이다.
   그러므로 상식은 역사,법, 관습, 신앙, 논리, 이성보다 위에 선다. 상식은 별도의 탐구나 공부가 필요 없고 특별한 노력이 없어도 대부분의 사람이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보편적 지식이나 식견이다. 그러므로 상식은 쉬운 말로 표현이 가능하다.
   음모에 빠지는 순간, 상식을 벗어난다. 편협한 생각과 지적 우월감이 상식이 들어올 자리를 없애버린다. 유명 대학, 좋은 직업, 뛰어난 실적을 지닌 사람은 특별히 상식을 벗어나지 않도록 더더욱 자신을 살펴야 한다. 사업은 물론이고 인생도 상식을 벗어나는 순간 패자로 전락하고 좋은 친구들이 떠나고 가난한 괴짜로 인생을 마칠 확률이 높아진다. 


45.  사기를 당하지 않는 법

   욕심을 부리지 않고 모르는 영역엔 관여하지 않으면 사기에 노출되지 않는다. 이익이 많다는 모든 제안에서 물러나고 내가 아는 영역 안에서만 투자를 진행하면 거의 모든 사기의 위험에서 멀어지게 된다.
   내겐 수없는 제안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거절하면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좋은 투자를 거절한다는 건 그들에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거절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이익이 너무 많고 사업 모델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아니라면, 사고가 생겨도 사업을 제어할 수 없고 예상이익 이 많다는 예측은 리스크도 크다는 뜻이다.
   사고처럼 한순간 당하는 사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누군가에게 사기를 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결과를 복기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만약 이해가 되지 않으면 또다시 사기에 휘말릴 수 있으니 특별히 조심하기 바란다. 


46.  투자의 승자 자격을 갖췄는지 알 수 있는 열한가지 질문

(1) 투자와 트레이딩을 구분할 수 있는가?
(2) 매수와 매도에 기준이 있는가?
(3) 있어 보이고 싶은가?
(4) 5년간 안 써도 될 돈이 있는가?
(5) 수입이 일정한가?
(6) 승부욕이 강한가?
(7) 대중과 함께 사는가?
(8) 빨리 돈을 벌어야 하는가?
(9) 복리를 이해하는가?
(10) 이번 달 신용카드 결재대금을 다 갚지 못해 이월시켰는가?
(11)  귀가 얇은 편인가?


   만약에 이런 질문에 '예'라는 대답이 다섯 개 이상이라면 투자를 절대 시작하면 안 된다. 투자는 고사하고 돈을 제대로 저축하지도 못하는 상황일 것이다. 투자는 동업이고 경영 참여이며, 이 단어는 가치를 따라 음직일 때 쓰인다. 트레이딩은 단순매매다. 사과를 도매상에서 사와 시장에서 파는 것은 투자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래다. 주식에서 시세차를 통해 이익을 남기거나 부동산에서 갭투자나 딱지를 사고 파는 것은 투자라고 할 수 없다 자신이 투자자인지 트레이더 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시작도 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많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매수와 매도에 대해 스스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남이 만들어준 기준이 아닌 내가 만든 기준이다. 시장에서 가장 바보 같은 질문이 남에게 매수매도 시기를 묻는 것이다. 이걸 묻는다는 건 스스로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기준이 없다는 뜻은 투자를 왜 하고 있는지 본인이 본인을 설득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은 매수를 잘해서 이익이 발생하고 있어도 결코 돈을 벌 수 없다. 매도가 완료되는 순간까지는 이익이 실현된 것이 아니다.
   있어 보이는 좋은 자동차를 사야 하고, 명품 가방과 비싼 옷을 산다면 아직 투자 자격이 없다. 부자처럼 보이고 싶을 때 돈을 쓰지 말고, 부자가 되었을 때 돈을 써야 한다. 부자가 되기 전에 모든 자산은 다른 자산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품위가 돈을 모아 오기는 하지만 품위와 사치 가동일한 것은 아니다. 실자산에 비해 과도한 품위도 사치다.
   투자는 최소 5년은 기다려야 제 가치를 한다. 최소한이란 말에 주목 해야 한다. 시간이 없는 돈을 투자하면 그 조급함에 당연한 기회도 놓치게 된다. 5년간은 쓰지 않아도 되는 돈만 투자하고 그럴 돈이 없으면 그런 돈을 만들든지 투자하지 마라.
   시간은 인간보다 현명하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은 결국 투자금을 사용하게 된다. 일정한 수입은 이미 투자한 돈도 보호를 해줄 수 있는 지원군이다. 일정한 수입에서 일정한 돈을 투자금으로 활용하라.
   승부욕이 너무 강한 사람은 조그마한 등락에도 흥분하기 마련이다. 투자에 성공하면 모든 곳에 소문을 내서 자랑하느라 밥값으로 이익이 없어지고 실패하면 폐인이 될 수 있다. 투자를 잘하려는 사람은 침착해야 한다. 성공을 해도 의젓하고 손해가 나고 있어도 의젓해야 한다. 투자 시장은 스포츠가 아니다. 상품과 서비스는 대중 안에서 성장하고 죽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보지 않고, 거리의 음식을 먹어보지 않고, 장터에 가본 일이 없으면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가용만 타고 다니고 셰프가 인사를 해주는 식당만 다니고 백화점에서 샤인머스켓과 애플망고만 사 먹는 사람은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없다. 둘 다 능숙하게 해야 한다. 여유가 있어도 대중 안에서 항상 자연스러워야 한다.
   빨리 버는 돈은 빨리 사라진다. 빨리 돈을 벌려면 눈부신 위험자산을 좇게 돼 있다. 벌어도 결국 물에 던져진 솜사탕처럼 사라지고 만다. 돈 주인에게 욕심이 보이면 돈은 미리 알고 떠난다. 급하게 돈을 벌어 빨리 부자가 되려는 사람은 가장 늦게 부자가 되거나 부자가 영영 되지 못할 확률이 훨씬 크다.
  

47.  두량족난 복팔분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두고, 배는 가득 채우지 말고 조금 부족한 듯 채우라는 말이다. 이 말은 나의 투자 철학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불교 선방 스님들 사이 에서 전래되는 생활 규범이다. 복팔분이란 배의 80% 정도가차면 식사를 그치라는 교훈이다. 이 가 르침을 따르면 몸의 순환이 좋아져서 달리 병이 생기지 않고 배를 가득 채움으로써 생기는 모든 병을 미리 막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현장에 다녀보고 알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돈을 쓸 때는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에 지출한다. 투자를 할 때는 게걸스럽게 욕심내지 않고 배가 부르기 전에 일어서는 것이 윤택한 삶을 가장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이익만 챙기는 것이며 이 원리가 복팔분이다. 투자를 할 때 매수 못지않게 매도도 어렵다. 아무리 매수 타이밍을 잘 포착해 성공했어도 매도에 실패하면 원금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가 어려운 것은 욕심을 부려서다.  욕심을 절제할 수 있으면 오히려 옳은 매도가 나온다.  


48. 부의 속성

열심히 산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번다고 부자가 되지도 못한다.
부자가 된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부는 삶의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열심히 산다고 모두 부자가 되었다면 이 세상은 이미 공평하게 모두가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은 정말 열심히 사신 분들이지만 부자로 은퇴하지 못했다. 열심히 살면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될 수 있겠지만 정말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이유는 방향성이 옳지 않기 때문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부지런함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줄 알고 있다. 일의 양을 늘려 부자가 되려 하지만 일과 저축을 통해 부자가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부자가 된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지킬 것이 많아져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진다. 더 큰 부자를 보면 초라해지고 가난한 사람을 보면 한숨이 난다. 은행에서 지점장이 인사를 안 하면 화가 나고 줄서서 기다리면 짜증이 난다. 가족은 돈을 쓸 때만 모이고 친척들은 갚지도 못할 돈을 빌려 달라 떼를 쓴다. 부자의 재산 중에 부정한 수입이나 빼앗은 돈이 들어 있으면 집안을 어지럽힌다. 세금을 착복한 돈은 흉기가 되고 뜻하지 않게 번 돈은 자랑하다 사라질 운명이다. 질이 좋지 않은 돈은 주인을 해칠 수 있다 항상 좋은 돈을 벌어 자신은 절제하고 아랫사람에겐 너그러워야 한다. 자신이 큰 부자일수록 세월과 사회에 더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작은 부자는 본인의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큰 부자는 사회구조와 행운이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도구가 목적을 해하지 않게 하려면 돈을 사랑하고 돈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돈을 진정 사랑하면 함부로 대하지 않고 지나친 사랑으로 옭아 매지도 않으며 항상 좋은 곳에 보내준다. 존중을 받지 못한 돈은 영영 떠 나가고 사랑을 받은 돈은 다시 주인 품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나가는 돈은 친구처럼 환송해주고 돌아오는 돈은 자식처럼 반겨줘라.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모든 가치 기준이 돈으로 바뀌고 집안의 주인이 된 돈은 결국 사람을 부리기 시작한다. 결국 사람이 돈을 대신해서 일을 하게 되며 돈의 노예가 된다. 


49.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기는 법

   역사에 대해 우리가 크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게 있다. 역사는 강자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지만 사실은 약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정확하게는 약자가 강자를 이긴 기록이다.
   인간이 감동하고 희열을 느끼는 것은 약자가 강자가 돼가는 과정이고 이 과정을 승자가 된 이후에 기록했을 뿐이다. 인간은 약자가 강자를 이길 때 희열을 느끼고, 약자에 자신을 투영하여 강자를 쓰러뜨릴 때 대리 만족을 느낀다. 실제 역사를 들여다보면 약자가 강자를 물리 친 경우는 허다하다. 조조의 수십만 대군을 화공으로 제압한 삼국지의 적벽대전이나 이순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 열세 척이 명량에서 일본 수군 300척 이상 을 격퇴한 해전은 모두 약자가 강자를 이긴 사례다. 보스턴 대학의 이반 아레권 토프트(Ivan Arreguin-Toft)교수는 19세기 이후 강대국과 약소국의 전쟁 200여 건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결과를 보니 약소국이 이긴 경우가 28%에 달했다. 3분의 1 이 약소국의 숭리였다. 1950-1999년 동안에는 약소국의 승전율이 50%를 넘겼다. 게릴라 전 같은 변칙 전술이 발전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강자의 모습만 보기 때문에 그들이 전에는 약자였고 당시 강자들을 이기고 그 자리에 올라선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기존 시장의 강자 전략과 차별화하여 1등을 무력화하며 그 자리에 올랐다. 강자는 강자이기에 갖고 있는 약점이 있다. 그 약점 때문에 싸움이 불가능해 보이는 약자와의 싸움에서 엄청난 강자들이 번번이 넘어 가버린다.
강자들은 그 규모 자체가 커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알아도 실행이 더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약자가 전락을 바꾸고 빠른 속도와 실행력으로 도전하면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다. 약자가 계속 약자로 머물거나 강자가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강자를 이길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기 싸움에서 이미 지고 있기 때문에 도전의식이 생겨나지 않고 도전할 마음이 없으니 실행도 하지 않는다.
   생각을 바꾸면 강자야말로 약자의 밥이다. 이들이 보지 못하는 곳이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 개선하고 도전하는 일은 약자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강자를 겁낼 이유가 전혀 없다. 흙수저는 금수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금수저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덩치가 큰 코끼리나 기린은 한번 주저앉으면 일어나기가 어렵다. 반면 여우는 그사이에 열 번도 더 뛰어다닐 수 있다. 차별적 변화를 찾아 빨리 움직이는 것은 약자만의 장점이다. 아 무리 힘이 센 남자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윗옷을 벗어던지며 달려드는 남자와 싸워 이길 수 없다. 생각을 바꿔보면 약자가 강자의 밥이 아니라 강자가 약자의 밥이다. 결국 강자는 이미 가지고 있기에 강자가 아니며, 강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강자인 것이다. 역사는 언제나 그렇게 흐른다.


50.  당신 사업의 퍼(PER)는 얼마인가?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하는 PER는 어떤 주식의 주당 시가를 주당순이익 (EPS)으로 나눈 수치다 PER는 주식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측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말로 '이 회사의 1년 이익의 몇 년 치가 회사 총액과 같은가'라는 말도 된다. 즉,기업의 주가가 시장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회사의 PER가 높다는 의미는 회사의 가치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의미로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지속적 사업 가능성이 높아 미리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반대로 PER가 낮다면 이 회사가 아직 인정을 받지 못했거나 사업성이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PER 개념을 아직 상장하지 않은 자신의 일이나 사업체에 적용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PER를 늘리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일을 그만두는 순간 수입이 사라지기 때문에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높은 월수입에 자신의 지출 수준이 맞춰져 있어 조금만 수입이 줄어도 불안해지지만 달리 저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사실 PER가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일반사람보다 개인 능력이 뛰어나서 수입이 높은 편이다. 자신의 직업이나 사업에 PER가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PER가 높은 쪽으로 본인의 수입을 옮겨놓아야 한다. 
   개인의 경제활동에서는 자본에서 생긴 돈만이 내 돈이다. 수입은 높지만 낮은 PER를 가진 직업이나 사업체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생활수준을 바꿔야 한다. 이를 바꿔 적극적인 재산 이동을 통해 하루하루 자본이익을 만들어내야 한다. 당신의 수입은 진짜 수입이 아니었다.
   이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신의 노후가 사라져버린다. 아무리 연간 수입이 높아도 결국 끝은 같다. 현재 자신의 수입에 방심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높은 PER를 줄 수 있는 경제활동을 독려 하기 바란다. 


51.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

"작은부자는 근면함에서 나오고 큰부자는 하늘이 낸다는 명심보감의 글귀가 있는데 동의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 질문에 나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의에는 덧붙일 말이 좀 있다. 만약 그 질문의 의미 속에 '그럼 부자는 정해져 있는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다.  
   근면함으로 작은 부자가 나오는 것은 분명 맞는 일이다. 그러나 큰 부자는 천명을 받아 선택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거기서부터는 운이다. 나는 여러 번 실패한 후에 한 번의 성공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나름 많은 경험을 했고 자칭 타칭 선생 노릇을 하며 수천 명의 사업가 제자들에게 사업의 도를 가르쳐왔다. 이런 내가 만약에 다시 망한다면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다시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나의 부지런함과 사업을 보는 안목의 힘으로 작은 부자로 살 수는 있어도 그 이상을 넘어가는 것은 아무것도 자신할 수 없다. 한 번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 다른 사업을 또 성공시키는 비율은 처음 사업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율보다 그다지 높지 않다. 만약 하늘의 뜻을 받은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이라면 함부로 살아도 다시 부자가 되는 운명을 가졌단 얘기다. 이 말을 반대로 하면 큰 부자는 본래 하늘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에 하늘의 뜻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도 큰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절대적 운명을 믿는 사람들은 재벌의 사주를 풀이해보고 개명을 하고 미신에 절을 한다. 개명이 유용한 것은 개명을 할 정도로 새 마음 새 사람으로 태어나겠다는 결심을 돈독히 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지 이름에 담긴 뜻이나 의미가 다른 인생을 주는 건 아니다. 개명으로 인생 이 바뀐다면 세상의 이름이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부자가 되는 운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상황이 있는 것뿐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고 근면한 것은 부자의 요소일 뿐이다. 정말 큰부자가 될 때는 우연히 마침 그날 그자리에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사업에서 성공한 것 역시 운이다. 이 사업이 시작되고 확장되는 시기에 내가 그 도시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이 실력이 아니고 운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실력이라면 나는 언제고 어느 도시에서든 다시 성공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이란 뜻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못 된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대단한 것은 딱 한 가지다. 그것이 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주어진 부에 대해 항상 감사하고 겸손해져야 하는 근본적 이유다. 


52.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는 작은 회사로 가라

   자본이 없거나 아이디어가 없어도 창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창업은 가장 부자가 되기 쉬운 방법이자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누구든지 창업할 수 있지만 성공하는 비율은 아주 낮다. 창업한 회사의 3분의 1은 5년 이상 살아남는다. 그리고 창업의 실패를 줄이고 자본을 모으면서 경영 교육을 받을수 있는 곳이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은 규모가 커서 하나의 부속품처럼 한정된 업무만 다루게 된다. 만약 당신이 반드시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청년이라면 자신이 앞으로 하고 싶은 직종의 작은 회사를 선택해 들어가기 바란다. 직원이 서너 명 내외로, 직책은 있어도 업무 영역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회사도 좋다. 회사가 성장하면 성장하는 대로 온갖 것을 배울 수 있고 실패 하면 사장님 이 망하는 것이다. 관심이 IT이든, 유통이든, 제조든, 작은 회사에 들어가면 무엇이든 하게 된다. 급여를 받으면서 사업 공부를 하는 셈이다. 더구나 작은 회사이니 이런저런 모든 일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내일처럼 열심히 일하면 나이가 어려도 승진도 빠르고 회사가 잘 성장하면 곧바로 관리자가 되어 오히려 대기업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기도 하고 일에 대한 성취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높은 급여와 좋은 복지를 원하면 당장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지만 대신 평생 급여 생활자로 살아야 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창업할 것이다. 지금 다시 망해도 창업할 것이다. 아들들이 창업한다 하면 기뻐할 것이다. 실패해도 다시 할 것이다. 창업을 통한 성공만이 흙수저로 자수성가하는 가장 빠른 길이고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고용해서 내 맘대로 나에게 맘껏 임금을 주고 싶다. 나는 대기업에 들어가 인정받은 대가로 내 인생을 넘기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내가 스스로 나를 인정해주고 내 인생을 나에게 주고 싶다.
   나는 도전을 좋아하고 자의적으로 일하고 싶고 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구현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젊은 창업가들은 작은 회사에 들어가서 그 회사를 키우는 경험을 하고 나서 30대에 창업해도 늦지 않다. 20대에는 회사에서 공부하고 30대엔 창업하고 40대엔 번성하고 50대엔 후배에게 양보하고 60대엔 일에서 떠나 삶을 즐기면 그것이 최고의 인생이다.


53. 능구(能久)와 공부(工夫)

   나는 내가 무엇을 바꾸고 싶거나 깊은 염원이 있으면 100일을 계속 하는 버릇이 있다. 내가 100일 동안 그 행동을 했다는 것은 바꿀 수 있다는 뜻이고 절박하게 노력했다는 뜻이다. 원하는 것을 100번씩 100일 동 안 써보는 것은 그것을 나에게 증명해내는 시간이다.
   중용에 나오는 능구(能久)라는 단어의 구(久)는 지속(duration)을 의미한다. 구체적 기간은 3개월을 뜻한다. 3개월만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본질이 바뀐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도올 선생을 통해 듣게 된 이 교훈으로 3개월 혹은 100일을 꾸준히 하는 개념이 아주 오래된 가르침임을 알게 됐다. 공부는 중국어로 '꽁후우(gong^fu)'라고 발음하며 영어로는 'to study'로 번역되지만 사실은 몸의 단련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능구와 공부, 즉 지속적으로 3개월간 내 몸을 단련시키는 일을 해내는 사람은 무엇이든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실천의 지속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바꾸고 개선을 하려면 3개월만 지속하기를 권한다. 
   반드시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다면 저녁 5시 이후엔 먹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3개월 동안 실행해보자. 담배를 끊고 싶으면 3개월을 참고 가슴 근육을 키우고 싶으면 3개월만 팔굽혀펴기를 하자. 주식을 배우고 싶거든 3개월 동안 관련 유튜브 영상 수백 개를 모조리 뒤져보고 관련 서적을 독파해보자. 그것이 무엇이든 전문가 수준이 되고 싶다면 3개월만 죽어라 파보자. 3개월이면 몸도 마음도 생각도 바꾸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삶을 개선하고 바꿔나가려면 이런 실체적 노력을 일정 기간 동안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 과정으로 습관이 생긴다. 건강 전도사로 불리는 아놀드 홍 은 벌써 수년 동안 "100일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일반인의 건강 습관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100일만 운동을 가르치고 독려하면 그들의 인생이 바뀐다는 믿음이다.
   구체적으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 달이나 내년에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려야 한다. 돈을 벌고 투자하는 것도 노력하고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진지하게 삶을 살아야 겨우 자리를 잡는 것이 인생이다. 우연히 시간 나는 대로 하다가 어쩌다 보니 오는 행운은 행운이 아니라 불행이다. 자기가 만든 게 아닌 행운을 갖고 있으면 언젠간 누군가가 반드시 되찾으러 온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지속적으로 해보자. 어려워도 100일만 해보자. 100일이 어려우니 3개월만 해보자. 능구와 공부, 왠지 당기지 않는가? 제발 당기기 바란다.


54.  아직도 할 사업은 끝도 없이 많다

   사업은 하고 싶은데 막상 하려면 할 사업이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내 수첩에 메모해놓은 사업거리가 수십여 개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은 자본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다. 평소에 내가 불편하다고 생각하거나 생활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사업거리가 되므로 할 사업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이 세상에 필요한 사업은 이미 모두 있는 것 같겠지만 내 생각은 반대다. 아직 없는 것이 더 많다. 설령 있으면 또 어떤가? 기존의 사업자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도 사업거리고 이미 다른 사업자들이 실패한 사업도 기가 막힌 새 사업거리일 수 있다.  


55. 사업가는 스스로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직업

   나는 젊은이들이 대기업에 가는 것이 꿈이라는 말을 믿고 싶지 않다. 나는 그들이 공무원이 되겠다고 죽어라 공부한다는 것이 괴롭다. 대기업에서 가장 큰 성공은 임원이 되는 것이다. 대기업 임원이 급여 생활자의 별이라 하자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별을 딸 확률은0.7%다. 1,000명 중에 일곱 명만 임원이 된다. 입사 후 부장 승진까지는 평균 18년, 임원까지는 평균 22년이나 걸린다. 대졸 신입사원 1,000명이 입사하면 부장까지 승진하는 사람이 스물네 명이고 임원까지 오르는 사람은 일곱 명이라고 조사 발표됐다. 이 조사에 의하면 부장 승진 2.4%란 말은 나머지 97.6%가 부장이 되지 못하면서 해고가 되는데 그때 나이가 40대 중반이다. 게다가 해마다 임원 승진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그리고 결국 임원이 돼도 급여 생활자에 불과하다.  
   나는 대기업에 들어가려는 청년들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를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만약 이런 사실을 안다면 어떻게 성공 확률 0.7%에 도전하고 그나마 50세에 은퇴를 해서 차 걱정, 학비 걱정을 하는 인생에 올인 하겠는가. 최고의 지성과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잠을 쪼개가며 공부해서 정말 이런 취직을 원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기업은 더 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다. 꿈을 빼앗는 직장이다 정말 평생 자신의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벌며 살고 싶은가? 사실 평생이란 말도 맞지 않다. 나이 50 전에 명퇴 요구를 받을 것이고 그때 이후론 더 이상 그의 시간을 살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직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그 나이에 무엇을 새로 시작하겠다는 말인가? 이것이 정말 당신 인생의 목표인가? 왜 당신은 당신 스스로 자본가나 사업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실패가 무서운가? 임원이 될 확률보다 사업으로 성공할 확률이 42배나 높다. 창업 자금이 없어서라면 이 세상 모든 창업자들은 태어날 때 자본을 갖고 태어났다는 말인가? 창업은 원래 돈 없이 작게 시작하는 것이다. 성공확률이 10%만 있어도 도전하는 것이 기업가의 창업 정신이다. 90%는 망한다는 두려움에 망설여지는가? 그렇다면 별이 되어도 나이 50이면 은퇴를 요구받는 자리에 오를 확률이 0.7%라는 걸 다시 상기시켜야 할까?
   사업하다 망할 확률 90%가 사실이라 해도 임원이 되지 못할 확률이 14배 이상 높다. 이 비효율적 경쟁에 그렇게 뛰어들고 싶은가? 어제의 나와 경쟁하면서 살고 싶지 않은가? 내 삶의 주체가 내가 되고 싶지 않단 말인가?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어도 직업이 의사이거나 변호사여도 상관없다.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창업하라. 의사라도 의사 자격증을 가진 경영자를 꿈꿔라. 변호사 자격중을 가진 경영자를 꿈꿔라. 누구나 사업가가 될 수 있고 자본가가 될 수 있다. 절대로 대기업 취직을 목표로 한 번뿐인 인생을 넘기지 말기 바란다. 항상 도전하고 탈출을 꿈꿔라. 자신에게 직접 급여를 주고 자신을 평생 고용하고 자신의 시간조차 자신에게 돌려주는 꿈을 꾸기 바란다.
   사업가는 자기 인생에 자신을 선물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에 나를 선물할 수 있는 길이 분명 있다. 부디 여러분의 희망이 공포를 이기기 바란다. 


56.  돈마다 품성이 다르다

   돈은 그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을 갖는다. 돈 마다 성향도 있고 기질도 있어서 고집이 센 돈도 있고 배짱이 두둑한 돈도, 물러터진 돈도 있다 집에 있기 좋아하는 돈도 있고 집 밖에 나가면 절대 들어오지 않으려는 돈도 있다 한 부모 안에 태어난 자식이라도 각기 취향과 성향이 다르듯 돈도 마찬가지다.
   고된 노동으로 번 돈과 주식 투자를 통해 얻은 수입, 카지노에서 번 돈, 저축에서 생겨난 이자 같은 돈은 똑같은 1,000만 원의 액면가라도 결코 같은 돈이 아니다 같은 돈이 아니기에 어떤 돈은 죽어라 붙어 있으면서 돈값을 못하기도 하고 어떤 돈은 쉽게 사라지고 어떤 돈은 다른 돈을 불러들이며 어떤 돈은 있는 돈까지 데리고 나간다. 태어나는 방식에 따라 돈에 성격과 성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을 벌 때는 가능하면 품질이 좋은 돈을 벌어야 한다. 품질이 가장 좋은 돈이란 당연히 정당한 방법으로 차곡차곡 모아지는 돈이다. 급여 수입이나 합리적 투자나 정당한 사업을 통해 얻는 모든 수입이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내 인생의 유일한 자산인 시간을 남에게 주고 바꾼 돈이라서 가장 애착이 가고 자랑스럽기에 어떤 돈보다도 소중하다. 이런 돈은 함부로 아무 곳에나 사용하지 못하며 이런 돈이 모여 자산이 되어 투자나 저축을 통해 이자를 만들어내면 마치 아들보다 더 예쁜 손자손녀 대하듯 귀해진다.
   반면 이런 귀한 돈에 비해 일확천금처럼 얻은 카지노에서 딴 돈은 다음 카지노에서 다른 돈까지 데리고 나가고, 사기로 얻은 돈은 사치와 방탕한 생활을 하는 데 사용되어 인생을 그르치게 된다. 투기에 가까운 투자나 급하게 부자가 되려는 마음으로 무모한 레버리지를 이용해 운 좋게 벌어들인 돈도 남에게 자랑하는 용도로 사용되다가 결국 모든 돈을 데리고 한꺼번에 집을 나가버린다. 때때로 나쁜 돈은 주인을 해하거나 그의 가족을 무너뜨려 버린다.
   좋은 돈을 모으려면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돈의 주인이 좋은 돈만을 모으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저절로 돈이 붙어 있게 된다. 욕심을 부리지 않기에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행동이 반듯해서 허풍스러운 곳에서 술값으로 돈을 버리지도 않는다. 불로소득을 바라지 않기에 어디 가서 망신을 당하는 일도 없고 공돈을 기대하지 않기에 비굴하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이런 사람에겐 기회도 더 생기고 행운도 많아진다. 품성이 좋은 자산이 많이 몰려와도 가족을 해치지 않고 뭉치게 만든다. 설령 행운처럼 생긴 자산도 이미 좋은 품성을 가진 돈 사이에 섞이면서 좋은 성품을 지닌 돈으로 변형되어간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사관학교에 들어가 그 학교의 규율과 학풍을 배워가며 하나의 가치와 규범으로 동료가 되어 장교로 태어나는 것과 같다. 이렇듯 친구를 가려 사귀듯 돈도 가려 모아야 한다. 그렇게 모으는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견고하게 당신과 당신 가족을 지켜주며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남아 당신의 인생을 지켜주며 부자로서 존중받는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작은 돈이 사람을 부자로 만들고 큰돈이 사람을 가난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57.  가족 안에서 가장 부자가 되었을 때 부모와 형제에 대한 행동요령

   형제자매 중에 누구 하나가 부자가 되면 아무도 부자가 되지 못한 것 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가족들 사이에 의외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가도 빈부 차가 벌어지면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고 긴장이 고조된다. 가족 사이에도 빈부 차가 벌어지면 불화와 서운함과 비난이 난무하게 된다. 나의 독자는 모두 부자가 될 사람이라 믿고 지금부터 여러분이 부자가 되었을 때 부모와 형제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미리 알리고자 한다. 돈을 버는 규모와 결혼 유무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지만 내 경우로 유추해 실수했던 것과 잘한 것들을 수정해서 기록했다.

상황1) 재산규모가 10억 원 안쪽일 때

   이때까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형제들 창업자금을 빌려 주는 일, 부모님 집이나 차를 바꿔주는 일.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부모님을 모시는 올케언니나 형수님에게 명품 가방 사주기, 조카들 대학 입학 때 노트북 사주기,가족 단체 식사 값 혼자서 내기, 부모님께 일정한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드리기.
   이런 정도라면 가난을 벗어나 막 부자가 된 경우다. 가족 내에 눈에 띄지 않게 고생하는 여자들이나 조카들을 챙기는 시기다. 가족 내에서도 은근히 질투와 시기가 일어날 수 있기에 고생하거나 소외받는 가족들을 챙겨줘야 한다. 무리하게 사업자금이나 차를 바꿔주는 정도의 일은 아직 이르다. 자신의 자산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는 목돈이 들어가는 일을 만들지 말고 부모님 생활비 외엔 어떤 비용도 정기적 비용으로 만들면 안 된다. 부모님 생활비는 마치 급여처럼 정해진 날에 반드시 늦지 않게 자동으로 결제되게 만들어놔야 한다. 부모들은 하루라도 늦으면 사업이 안 되는지, 혹은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 걱정을 만들어서라도 할 것이다. 항상 같은 날 일정하게 보내고 사업이 커지면 조금씩 금액을 올려야 한다. 용어도 생활비가 아니라 투자배당이라고 바꿔라. 생활비 주는 자식 눈치를 보시지 않게 해야 한다. 자식에게 젊어서 투자한 노력과 가치에 대한 배당이익이라고 설명드리고 당당하고 편하게 받으시도록 한다.
   또한 생활비를 모으지 않도록 독려해야 한다. 생활비가 일정하게 오지 않으면 불안해서 쓰지 않으신다. 사정이 어려운 다른 자식들이나 손자 손녀를 돕는다고 안 쓰고 모으는 일 없이 직불카드를 만들어 드리고 잔고가 남으면 남은 돈 빼고 드리면 된다. 그러면 월말마다 택시 타시고 커피 사드시고 꽃 사러 다니신 혼적이 통장에 보일 것이다. 
   형제들의 투자 요청, 주택자금 지원, 생활비 지원 등은 절대 하면 안 된다. 아직 물에서 미처 나오지도 않았는데 발목을 잡아 모두 함께 다시  가난으로 빠져 들어갈 수 있는 시기다. 혹시 그런 일로 형제간 인연이 끊겨도 안 된다. 아직 당신 자녀와 배우자를 형제나 부모보다 먼저 챙겨야 되는 시기다. 그 돈으로 차라리 형수,제수, 어머니,여동생, 누나들에게 고급 가방 하나씩 선물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 시기는 가족을 지원하는 시기가 아니라 가족을 흩어지지 않게 하는 시기다.

상황2) 재산 규모가 50억 원 안쪽일 때

   이때는 부모님의 집을 사주거나, 차를 사주는 시기다. 부모님 용돈 정도가 아니라 생활비 전체를 책임져야 할 시기다. 조카들 학비를 내주는 시기도 됐다. 형제들이 질투하던 시기가 지나 인정기가 왔다. 이때는 이런 큰돈을 써도 행세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조카들을 챙겨주는 이유는 두 가지다. 조카들을 챙기면 사촌들이 친척이라는 가족 공동체 개념이 명확해진다. 사촌들끼리 잘 어울리고 자주 만나게 된다.
   다른 좋은 점은 내 형제자매들이 어려운 부탁을 덜 하게 된다. 자기 자녀들 학비를 내주고, 여행을 보내주고, 입학 때마다 노트북을 바꿔주는 부자 형제가 있다면 터무니없는 부탁을 하지 못한다. 조카들에게 쓰는 비용이 형제들 사업자금이나 보증, 주택자금 지원 등으로 쓰는 돈보다 훨씬 싸고 현명한 지출이다. 이 시기에도 형제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상황3) 재산규모가 100억 원 이상 넘어갈 때

   이때부터는 형제들 중에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그들의 가난은 이제 당신의 책임이다. 형제자매 중에 사업가 기질이 있는 사람에게 사업체를 만들어 주고 직책을 주는 시기다. 당신뿐만 아니라 가문이 부자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미 재산 규모가 100억대를 넘었다면 자산이 자산을 만드는 시기다.
   부모님을 해마다 여행 보내드리고 부모님의 친한 친구들도 함께 보내드려서 자식 자랑을 부모 친구들이 하게 만들 시기다. 가족과 친척 사이의 봉이 아니라 보험이 되어야한다. 친지들의 경조사를 지원하고 병원비 들어갈 일이 생기면 당신이 자가 보험사가 되어 준다. 그리고 이 일을 모두 배우자를 통해서 해야 한다. 그래야 배우자가 가족 안에서 대우받고 함께 보람을 느낀다. 


58.  실패할 권리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었는데도 용기도 나지 않고 방향도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현재 몇 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고 각기 다른 사장들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아직 한 번도 내가 지휘하는 사장 들이 실패했다고 징계를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도전하지 않음을 탓한다. 어떤 경우에는 실패가 내 눈에 보이는데도 그냥 방치하기도 한다. 그 실패가 다음 실패를 막을 수 있거나 아니면 내가 실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고 지금도 여전히 실패를 하면서 산다. 이유는 여전히 도전하기 때문이다.
   실패는 권리다. 특히 젊은이의 실패는 특권이 포함된 권리다. 우리 시대가 아무리 성공만을 종용하고 성과 없는 실패에 매정해도 이 세상에 실패 없는 성공이 도대체 몇 개나 된단 말인가? 한 번의 실패 없이 성공을 달리는 사람은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에 실패가 녹아들어 가지 않은 성공은 아직 성공이 아니다. 콘크리트가 철근 없이 얼마를 버티겠는가?
   부모들 또한 자녀들의 실패에 너그러워야 한다. 실패를 오히려 환영해야 한다. 많은 부모가 자신들은 실패했으니 자녀는 실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 이유로 실패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도전도 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결국 실패하게 만든다. 실패를 하는 자녀를 두었다는 것은 도전을 하는 자녀를 가졌다는 뜻이다. 창업을 말리고 취업을 부추기는 부모야말로 실패자다. 자신의 두려움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부모의 관용만 있어도 자녀들은 다시 도전하고 언젠가 성공할 수 있다.
   청년들은 절대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는 권리다. 오늘도 그대는 실패할 권리가 있다. 실패할 권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젊은이들에게 꼭 지켜줘야 할 권리다. 사람은 누구나 방황하고 좌절하며 성장한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성공의 문턱에 오른 사람은 없다. 실패는 범죄가 아니다. 무모한 일이라도 끊임없이 도전하라. 모든 성공은 도전하지 않는 자들에겐 항상 무모했기 때문이다. 


59.  책이 부자로 만들어줄까?

   나는 책이야말로 여전히 삶의 가장 좋은 도구라고 믿는다.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자료를 찾아낼 수도 있지만 책이 주는 내밀한 정보를 따라갈 수는 없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한 달에 20여 권의 책을 산다. 관심사가 다양해서 독서량이 많은 편이다. 물리학 이론에 빠지면 관련된 책을 한꺼번에 주문하고 채권이 궁금하면 채권 책을 모조리 산다. 특정 작가에게 빠지면 절판된 책까지 중고를 찾아서라도 구해놓는다.
   다행히 나는 책을 상당히 빨리 읽는 편이다. 300페이지 내외의 책은 두세 시간이면 읽는다. 필요하면 밑줄도 긋고 어떤 문장이나 단어를 읽고 나의 의견이 떠오르면 여백에 적어놓는다. 책의 내용과 다른 생각이 떠올라도 그냥 적어놓는다. 제목과 달리 내용이 부실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은 굳이 끝까지 읽지 않는다. 나는 작가와 책 제목을 잘 외우지 못해서 읽은 책을 또 사는 경우도 많다. 다행히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을 하면 결제하기 전에 구매한 기록이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의 서재에는 수천 권의 책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이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었을까? 아니다. 책은 당신을 부자로 만들지 못한다. 책을 해석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스스로 질문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당신은 부자의 길을 만난다.
   흔히 책을 읽으면 저자에게 몰입되어 어디서 이런 대단한 생각이나 판단을 했을까 궁금해하며 지적 포로가 된다. 책에 나온 모든 글을, 사실을 넘어 진리로 받아들이고 자기의 생각을 버린다. 그러나 아무리 유명한 저자의 글이나 위대한 학자의 이론이라도 모두 옳을 수만은 없다. 성경도 오역과 빠진 부분이 있는데 저자에게 빠져 필사를 하고 저자보다 내용을 더 잘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부분이 옳다는 것만 보고 그 밖의 모든 부분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기에 생기는 일이다. 그러면 어느 부분이 옳고 어느 부분이 틀린 것일까?
   그것을 알려주는 '책'이 따로 있다. 책을 읽고 감화를 받은 뒤 정신에 지적 무게가 얹어지면서 오히려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라면 독서량이 많아질수록 어깨가 내려가고 무릎이 바닥에 닿는다. 거인들의 등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거인들의 엉덩이에 깔린 것이다. 이럴 때 어깨를 펴고 무릎을 세우면서 거인과 함께 걷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 그 책은 바로 '산책'이다. 산책을 통해 살아 있는 책을 접하는 것 이다 의심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는 책은 아무리 읽어도 죽은 책이다. 산책을 통해 책으로 얻은 주제와 관점을 생각하며 자기 스스로의 기준으로 작가의 권위에 무조건 굴복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내려간 어깨와 굽어진 무릎을 펴고 스스로 홀로 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무릎은 다시 굽혀질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다리에 근육이 생기고 어깨가 펴지면서 스스로 혼자 우뚝 서는 날이 있을 것이다. 산책과 자문을 통해 의심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길을 걷거나 조용히 앉아 오늘 읽은 책의 내용을 숙고하는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 그러면 아무리 위대한 선생이 쓴 책이라도 페이지를 늘리기 위해서 쓴 헛소리도 보이고 단순히 팔기 위한 목적에 따라 이론을 만들어낸 자기계발서도 보인다. 당신 마음의 무릎이 건강해졌기 때문이다. 산책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하니 하루에 만 보 이상 걷기 바란다.


60.  신은 왜 공평하지 않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고 지속되는 실패와 좌절이 다가 오면 사람은 신을 원망한다. 나도 여러 번 실패를 맛보고 좌절이 이어지던 시절 신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지 원망스러웠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나쁜 짓 하지 않고 도전했는데 왜 번번이 실패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 같은 사람이 성공하면 참 많은 사람을 도우며 살 텐데 왜 나에게 행운을 주시지 않는지 의심스러웠고 억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신은 항상 공평했다. 내가 성공한 다음이라서가 아니다. 성공하기 전이나 성공 후 어느 때든 신은 무슨 일이든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공평함을 이루신다. 돌이켜보면 내가 일곱 번을 실패하든, 열네 번을 실패하든 관여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반면에 내가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벌거나 과분한 칭송을 받아도 관여하지 않으신다. 신은 세상이 스스로 돌아가도록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공평함을 나타내신다.
   신이 공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넘쳐날수록 실망이 번져서 결국 불공평이 확장되는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힘들어도 신을 원망하지 말고 신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서라. 신의 도움을 얻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겠다고 마음먹어야 정말 길이 보일 수 있다. 신에게 하는 청원의 기도에 신은 전혀 동요하지 않으실 것이다.
   신에게 드리는 기도는 신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듣는 시간이지 내가 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 아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이런 이치를 아는데 신을 모시는 사람이 왜 그분을 괴롭히는지 알 수 없다. 좌절하거나 실패해도 신을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마라. 신의 잘못도 아니고 당신 잘못도 아니다. 다시 도전하면 된다.
   신이 세상에 관여하지 않는 것은 무심이 아니라 무위다. 신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진정 사랑하여 그러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행동하고 자연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놓아줌을 실현하시는 것이다. 신이 세상에 관여하는 순간 세상 모든 것은 정지될 것이다. 정지란 죽음이다. 이것이 신이 세상을 이끄는 방식이다.
   신이 관여하지 않음을 통해 당신을 축복하고 지지하고 있음을 알렸으니 마음껏 세상의 부와 축복을 다 가져가길 바란다. 그래서 당신 스스로 신이 하고 싶은 일을 그 부를 통해 할 수 있기를 축복한다.

 

61.  쿼터 법칙

   나의 생활 기준은 쿼터(quater)법칙을 따르고 있다. 쿼터는 영어로 4분의 1을 뜻한다. 내 동일한 수준의 경제력이나 수입을 가진 사람들의 쿼터 수준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10만 달러를 벌면 2만 5,000달러의 수입을 가진 사람처럼 살고, 100만 달러를 벌면 25만 달러의 수입을가진 사람처럼 살고, 1,000만 달러를 벌면 250만 달러의 수입을 가진 사람처럼 사는 것이다. 
   쿼터 법칙은 검소함과 사치 사이에서 기준을 만들어준다. 이 기준을 만든 이유는 매년 내 자산이 늘어나는 것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적 문제가 생겼을 때 수입 없이 3년은 살 수 있다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수입이 늘면 늘어난 부분에 대한 보상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버핏 같은 극단적 절제보다 노력에 대한 보상 체계를 좀 더 명확히 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홀푸드에서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고 식료품을 구매하면서 가격을 신경 쓰지 않게 된 지 오래됐다. 마음껏 꽃을 사고 레저용,가족용,출근용,야외용 차를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호텔에 묵고 비즈니스나 일등석으로 여행을 다닌다. 그러나 여전히 쿼터 법칙 안에서 생활한다.
   내년에 수입이 줄어든다면 줄어든 쿼터 법칙에 따라 일반석을 타고 다니거나 소비를 줄일 것이다. 스스로 보상과 제한을 두는 것이다. 나는 가난을 경험한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나와 동일한 수준의 수입을 얻는 부자들과 나란히 생활하려면 나의 부가 더 오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만약 그들처럼 제트 비행기를 사고 더 큰 저택에서 살고 싶으면 그들보다 네 배를 더 벌면 된다. 그것이 뒤늦게 이민자로 자수성가한 부자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사치라 생각한다.
   동양철학에서는 음과 양을 이치에 맞게 대할 때 그 온전함이 나타난다고 가르친다. 집, 옷,자동차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은 양이다. 언어, 태도, 음식 같은 것은 음이다. 그래서 사업가나 자산가에게는 오히려 적당한 품위가 드러날 만한 사치가 필요하다. 단, 사업가의 사치의 경계를 넘지 않는 옷차림,깨끗한 자동차, 잘 정리된 집은 신용을 높여주고 고운 언어,단정한 태도, 정갈한 음식을 취하면 성품이 올라간다. 부자의 품격이 나타나는 지점이다. 부자가 되어도 버핏을 따라갈 생각이 없다면 나를 따라 쿼터 법칙을 실천해보기 바란다. 가장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부자의 길이다. 


62.  기도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신은 당신을 부자로 만들지 못한다. 신의 은혜로 부자가 된다면 이 세상 부자들은 모두 종교를 믿는 신실한 사람들일 것이며,이를 본받아 부자가 되고 싶은 모든 인간이 신을 믿고 있을 것이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부자가 많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 중에도 부자가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신은 당신을 부자로 만드는 것에 관심도 없지만 돈을 만들지도 못한다. 신이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다. 세상 모든 일을 할 수 있고 모든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신이 이상하게 돈은 인간들에게 부탁한다. 이 세상의 모든 종교가 다 똑같다. 아무리 위대하고 웅장한 건물에 살고 계신 신이라도 자기 집을 구경하고 나면 마지막 방에서는 기념품을 팔고 계신다. 돈을 버는 일은 신보다 인간들이 더 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은 스스로 벌어야 한다. 참된 종교인이라면 복권을 사놓고 신에게 반드시 좋은 일에 쓰겠다는 따위의 기도는 하지 않을 것이며 성실하게 살면 언젠가 부자가 되게 해주시리라는 소망도 버려야 한다. 부자는 기도나 성실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과 지혜, 기회와 운이 합쳐져 이뤄진다. 기회와 운은 신을 믿는 사람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불특정하게 다가간다. 그것이 기회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또한 점술가, 무당, 점성가,관상학자,역술가, 타로카드와 같이 그 직업이 무엇이라 불리는지와 상관없이 당신이 그에게 돈의 방향에 대해 묻기 전에 그가 나보다 부자인가를 알아봐라. 그가' 나보다 가난하다면 더 물을 것도 없고 그가 나보다 부자라면 그 사람보다 부자가 되긴 글렀다.  때때로 이들의 점괘가 당신을 구해줄 수도 있지만 행운의 변덕 외에는 어떤 개연성도 없다. 나는 지금까지 인생에 있어 초자연적인 힘이나 신앙에 기대어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고 경제적인 중대한 결정을 위해 신을 찾을 생각도 없다. 오히려 조사나 공부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라면 직관을 이용할 것이다. 신에 대한 기도가 인간을 지켜줄지는 모르지만 지갑까지 지켜주지는 않는다. 초자연에 의지하는 자세는 꿈이 현실이라고 믿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아주 위험한 재정적 상태를 넘어 파멸로 이끌게 된다.
 

63  재산을 모을 때는 농부가 되고 투자 할 때는 어부가 돼라

   부자가 더 많은 고급 정보를 가졌기에 유리한 투자 지점에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부자들은 돈이 많아서 폭락장에서도 물타기를 하며 얼마든 자산을 불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돈이 많으면 더 많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부자들과 당신의 다른 점은 결정의 방향과 속도다. 그들은 재산 형성과정에서 수많은 결정을 잘해서 그 자리에 가 있을 확률이 높다. 부자들은 재산을 모을 때는 농부처럼 행동한다. 깊게 땅을 파고 비를 기다리고 가뭄을 이겨내며 오래 견딘다. 그러나 돈을 벌어 자산이 생기면 어부처럼 돌아다닌다. 이곳저곳에 출몰하는 물고기 떼를 따라 배를 돌리고 바람과 수온을 따라 어디든 그물망을 내린다. 작년에 이곳에서 줄곧 재미를 봤어도 해가 바뀌면 직관을 따라 그물의 위치를 변경한다.
   투자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냉정하고 신속한 결정을 한다. 자기의 주관이 명확해서 자산관리인이나 금융사 직원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유능한 어부는 이미 자기 판단에 따라 어디에 그물을 던질지 생각하고 있다. 
   첫째는 부자라고 해서 위기가 올 것을 짐작하거나 알려주는 시스템은 없다. 단지 위기가 발생하면 대처할 준비가 평소에 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둘째는 실제 위기 발생 시에 이에 대처하는 더 나은 답을 갖고 있지 않지만 답이 보이면 실제로 실행한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이 주저하는 사이에 이미 판세를 뒤집어놓고 기다린다. 즉,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 탁월할 뿐이지 더 많은 정보와 자산이 위기 시에 이들을 돕고 있지는 않다.
   부자라도 이런 위기를 견디지 못하는 부자는 다시 내려갈 수밖에 없다. 부자도 능력이라서 위기를 견뎌내는 사람이 더더욱 부자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원리다. 


64.  돈을 모으는 네 가지 습관

   스스로에 대해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돈이 생겨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라서 돈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돈은 주로 쾌락에 사용된다. 아직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돈이 주어지면 술, 담배, 유흥, 사치, 허영,친구들에게 돈쓰기, 해외여행, 명품구매 등과 같은 형태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려 한다. 돈이 자신감을 만들어주고 자신감이 잘 자라면 자존감을 만들어주지만 먼저 돈을 갖기 전에 갖춰야 할 일상의 습관과 자질 몇 가지가 있다.
   특별히 젊은 청년들은 반드시 사회에 나가기 전에 이 네 가지를 몸에 습득하길 바란다. 아직 습득하지 못한 기성인들에게는 경각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것의 핵심은 부자가 되기 전에 부자의 태도와 습관을 미리 몸에 넣어놔서, 언제든지 부가 찾아와도 당당하게 받을 수 있게 함에 있다. 이 네 가지 습관은 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부가 빠져나가지 않고 항상 머물게 하는 효과를 갖게 한다. 다음 습관과 태도를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돈을 벌면 오히려 돈이 사람을 해칠 수 있다.
   첫째, 일어나자마자 기지개를 켜라. 누워 있는 상태에서 팔을 머리 위로 뻗어 두 손을 모으고 몸을 C자로 만들면서 좌우로 허리를 쭈욱 편다. 다음엔 침대에 걸터앉아 다리를 똑바로 펴고 깍지 낀 손을 위로 올리고 아래 위로 허리를 편다.  기지개는 전신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돕는 행동이다. 기지개를 켜면 몸속 근육을 부드럽게 자극해 피로감을 빨리 해소할 수 있다. 기지개는 스트레칭의 한 방법으로 간단해도 전신운동이다. 순간적으로 많은 공기를 폐에 확보하게 돼 많은 산소를 얻어낼 수 있다.  기지개는 아침에 온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행동이자 몸에 기를 넣는 행동이다. 동물들은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기지개를 켠다. 기지개는 모든 동물이 가진 몸의 자연스런 행위다. 기지개를 하고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면 하루를 감사함과 당당함으로 맞이하게 된다. 인생에 또 새로 주어진 하루에 몸과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이 기지개다. 하루 시작부터 활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둘째,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를 잘 정리한다. 자신이 자고 일어난 자리를 정리하는 것은 삶에 대한 감사다. 음식과 잠자리는 삶의 질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음을 감사하며 잠자리에 대한 예의를 보여야 한다. 이불을 펼쳐서 털어내고 구겨진 베개를 바로 하여 호텔 메이드가 정리해준 것처럼 정리를 해놓는다. 엉크러진 잠자리로 저녁에 다시 들어간다는 것은 자신을 모욕하는 일이고 매일 같은 짓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 전체를 조롱하는 일이다. 하루를 마치고 저녁 잠자리에 들 때 자신이 잘 정리해놓은 침대로 들어가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위대한 사람이다. 이런 사소함이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다.
   셋째, 아침 공복에 물 한 잔을 마셔라. 한 잔 이상 마실 수 있으면 더 좋다. 하지만 한 잔은 반드시 마셔라. 몸에 음식을 넣기 전에 몸을 어르는 일이다. 자는 동안 폐, 피부 호흡을 통해 배출된 수분을 보충하고 걸쭉해진 혈액을 묽게 만든다. 장 운동을 촉진해 배변을 돕는다. 위장은 물론, 두뇌 활동을 원활히 하는 뇌의 교감신경을 자극해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에 대한 장점을 현대 의학 용어로 수도 없이 나열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모든 문화, 모든 시대에 걸친 수천 년의 지혜다.
   넷째,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라. 만약 직업상 일정한 시간에 잠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양보하지 마라.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고 해를 맞이하며 위에 설명한 지침을 매일 실천하기 바란다. 일정함이란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이를 통해 자신에겐 믿음이 남들에겐 신용이 발생한다. 이런 사람은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신임을 얻는다.
   이렇게 아침에 네 가지만 꾸준히 잘하면 저절로 어깨와 허리가 펴지면서 사람이 커 보인다. 말과 행동이 일정해지고 식생활이 번잡해지지 않는다. 나이가 어려도 의젓하고 믿을 만하다. 심지어 후배라도 존중을 받고 아랫사람이라도 리더로 보인다. 이때가 되어 돈을 벌기 시작하면 돈이 사람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이미 자리를 가려 앉고 허명을 가려낼 줄 알아 사치나 자랑에 돈을 쓰지 않는다. 당연히 좋은 인연은 남고 나쁜 인연은 끊어져버린다.
   이 사소한 습관이 돈을 부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습관을 가진 사람에겐 한번 돈이 들어오면 절대 줄지 않는다. 돈은 새신랑을 찾는 여자와 같다.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이불을 정리하고, 물 한 잔 마시는 일을 매일 아침마다 하는 남자를 보면 좋은 신랑감이라는 것을 안다. 사소한 행동 안에 그 사람의 인생 전체가 그대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런 남자와 평생 인연을 맺으려 할 것이다. 

1. 해동화식전 저자와 역자 소개

 

저자  李載運, 1721~1782


자는 성거(聖車)이고 호는 식니당(食泥堂)이며 본관은 한산(韓山)이다. 북인(北人) 당파의 영수인 이산해(李山海)의 직계후손으로 서파(庶派) 지식인이었다. 그의 집안은 토정(土亭) 이지함(李之?) 이래 경제사상에 관심이 깊은 가학의 전통이 있었다. 생원시에 합격하였으나 겨우 몇 달 참봉을 지내다가 파직되었고, 평생을 불우한 지식인으로 살면서 소품문 취향의 작품을 썼다. 1750년 무렵에 지은 《해동화식전》에서 부의 획득을 긍정하고 부자를 찬미하는 대담한 주장을 펼쳤다.


번역  안대회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대동문화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문장의 품격》, 《벽광나치오》, 《정조치세어록》, 《궁극의 시학》, 《선비답게 산다는 것》, 《담바고 문화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완역 정본 택리지》(공역), 《연경, 담배의 모든 것》, 《소화시평》, 《북학의》, 《녹파잡기》 등이 있다. 지식인들의 삶과 지향이 녹아든 18세기 지적 성찰을 우리 시대의 언어로 풀어낸 ‘18세기 지식 총서’의 총괄기획을 맡고 있다.

 

 

 

 

2.  해동화식전 (본문)

 

 

 

이재운 (李載運, 1721-1782) 

  
서론


   기자(箕子)는 “사람을 격려할 때는 다섯 가지 복을 활용하고, 위엄을 보일 때는 여섯 가지 벌을 활용한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 를 풀어보면,덕(德)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은 복된 일을 하도록 격려 하려고 쓴 말이고, 악(惡)하다고 말한 것은 위엄을 보이려고 벌로 내세운 말이다.
   그러나 군자가 덕을 좋아하더라도 처지가 곤궁하면 자기 홀로 선량하게 살아가는 길밖에 없다. 반면에 만석꾼 집안에서는 굳이 격려의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몸소 실천하여 착하게 살고 있다. 부유하면 덕이 모여들고 가난하면 악함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덕과 악은 복과 벌의 뿌리요, 가난함과 부유함은 또 악행과 덕행의 근본이다.
   군자는 재물을 이용하여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소인은 재물을 얻으려고 자신을 희생한다. 부유하다고 누구나 덕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가난하다고 누구나 악을 쌓는 것은 아니나, 이런 처신의 뿌리와 근원을 깊이 살펴보면 그렇다. 그러하니 소인이 이익의 추구에 밝기는 해도  만물을 이롭게 하면 넉넉히 의로움에 부합할 수 있고, 군자가 본디 의로움을 이익으로 삼기는 해도 이익을 추구하면서 의로움까지 실현할 수 있다. 그러니 군자 역시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군자가 세 곱절의 이윤을 남기며 장사하는 상인의 수완을 잘 안다고 하여  책망할 이유가 전혀 없다.

 


생업의 본질


   이사마(李司馬)는 이렇게 말한다. 저 단군(檀君) 이전에 있었던 일까지는 내가 잘 모른다. 동방의 역사에는 여덟 개 조항의 가르침이 나오는데 그 가르침을 베푼 이래로 남자는 논밭을 경작할 줄 알았고, 여자는 길쌈을 잘하였다. 여러 분야의 장인, 재물을 좇는 점포 상인들과 행상들, 물고기 잡는 어부와 짐승을 잡는 사냥꾼, 나무하고 나물 캐는 사람, 의약을 다루거나 점을 치는 사람, 경전과 역사서를 연구하고 문장과 시구를 고르며 입에 붓을 물고서 끙끙대며 글을 짓는 선비,말을 달리고 검술을 연습하며 활을 당기고 화살을 뽑으며 병서를 읽고 진법을 연마하는 무인 둥 무엇을 하는 누구이든 추구하는 바는 모두 일을 잘하여 먹을거리를 구하는 데 있다.
   갓난아기가 막 태어나서 응애응애 울고 있을 때 젖을 물리면 바로 울음을 그친다. 나이가 100살에 이르러 금방이라도 숨이 끊길 듯이 골골하는 늙은이도 자손들이 고기와 죽을 내어오면 그때에는 얼굴에 웃음을 보이며 기쁜 표정을 짓는다. 더군다나 장성한 나이로부터 아직 노인이 되지 않은 나이에 이르는 강건한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욕망이 번갈아 찾아들고, 온갖 걱정이 여기저기서 솟아난다. 나면서부터 잘 아는 사람이든 아니면 배워서 잘 아는 사람이든 부유함을 구하고 재물을 모으기보다 앞세우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부와 재물을 알게 되면 이를 얻기 위해 계획을 짜낼 수밖에 없고, 계획을 짜내면 솜씨 좋게 얻을 수밖에 없다. 귀와 눈,입과 코, 팔과 다리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어떤 물건이든 마음으로 흠모하고 여기에 정신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 이야말로 하늘의 이치로 볼 때 당연하고 인간의 욕망으로 볼 때 팽개쳐둘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치산(治産)을 잘하는 사람은 재물을 크게 불리고, 그다음 사람은 아끼고 절약하며,그다음 사람은 변화를 일으켜 형통하고,그다음 사람은 고생을 참고 근면하게 일한다. 아무 수완이 없는 사람은 거지로 산다.

 


팔도 물산의 큰 줄거리


   저 관서와 해서 지방은 명주실과 목면, 찰기장과 메기장, 차조와 좁 쌀, 콩과 보리가 많이 난다. 삼남 지방은 물고기와 소금,옻나무와 대 나무,곡물과 목면, 소나무와 닥나무,생강과 파, 마늘과 부추, 연초와 과일, 삼과 모시, 싸리나무와 칡이 많이 난다. 대관령 북쪽 지역은 말과 가축,올이 가는 베, 다리 만드는 머리털, 각종 해산물이 많이 난다. 강계의 폐사군과 삼수갑산 지역은 인삼과 담비 가죽, 곰과 범, 표범, 산돼지, 산양, 노루, 사슴, 여우, 이리,삵과 맹견이 난다. 경주에서는 수마노와 수정이 나고, 한산과 임천에서는 올이 가는 모시가 많이 나며, 홍산과 남포에서는 올이 거친 모시베가 많이 난다. 영천에서는 노란색의 올이 가는 베가 많이 나고, 제주에서는 큰 말과 귤,유자, 단감,석종유,우황, 진주, 전복,대합이 많이 난다. 은과 철은 1000리 되는 땅의 이 산 저 산에서 왕왕 채굴하여 제련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물산의 큰 줄거리이다. 모두가 온 나라 백성들이 즐기고 좋아하는 산물로서 의복으로 지어 입고 음식으로 해 먹으며,부모가 살아 계실 때는 봉양하고 돌아가실 때는 장례를 치르는 도구이다.


분업

 

   따라서 농부는 저 산물로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장인은 저 산물로 각종 기구를 공급하며, 상인은 저 산물이 나는 곳에 찾아가 구매하여 산물이 없는 곳으로 가서 판매한다. 이렇게 서로 맡은 일을 나누어 잘하고 각자 삶을 잘 꾸려간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누구나 부지런히 일하고,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다들 스스로 실행한다. 사람마다 자기가 제일 잘하는 재주를 발휘하여 온갖 노력을 다하여 필요한 물건을 얻으려고 애쓴다.
   그러니 근본이 귀해지면 말단은 천해지고,말단이 귀해지면 근본은 천해진다. 귀해지는 것도 일시적 현상이요 천해지는 것도 일시적 현상이다. 아둔한 부녀자나 어린아이라 해도 모두들 천해지고 귀해지는 변화의 기미를 간파할 수 있다. 제각기 자기 일을 열심히 하여 즐겁게 이윤을 추구하니 마치 바싹 마른 장작에 불이 옮겨붙어 활활 타는 것과 같다. 밤낮으로 갖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욕망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각자 애지중지하는 재물을 내놓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쩨쩨하게 굴거나 아까워하는 표정을 짓지 않으니 이치로 보아 자연스럽고 누구나 욕망을 추구한다는 증거가 아니 겠는가?
   가령 농부가 한 해 내내 고생하여 거둔 열매를 아깝게 생각하여 수확한 곡물을 내놓지 않으면,장인이나 상인은 자기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장인이 기구를 만들어주지 않거나 상인이 재화를 유통하지 않으면 농부가 하는 일에도 문제가 생긴다. 세 부류의 직업은 백성들이 의식(衣食)을 장만하는 근원이다. 근원이 두터우면 물산이 풍족해지고, 근원이 척박하면 물산이 드물어진다. 농부와 장인, 상인은 위로는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아래로는 가정을 부유하게 한다.

 

 

빈부의 차이와 치부의 동기


   부자는 남이 재물을 가져다주어서 부유해진 것이 아니고 빈자는 남이 재물을 빼앗아서 가난해진 것이 아니다. 재주가 많은 사람은 시기를 잘 포착하여 넉넉해지고,재주가 모자란 사람은 시기를 놓쳐서 넉넉해지지 못한다. 따라서 시기를 잘 포착하는 사람은 다가오는 해에 신발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면 나중에는 얻기 힘든 상품을 사들이기 쉬울 때 자금을 동원해 전부 사재기하기도 한다. 마치 어둠 속에서 촛불로 물건을 비춰보거나, 거북점을 치듯이, 또 부절(符節)을 맞추듯이 정확하게 예측한다. 대대로 나라에서 녹봉을 받은 것도 아니고 조상에게 큰 가업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지만, 혼자 힘으로 천금(千金)을 벌어서 부귀 영화를 누리기도 한다.
   부자가 한창 재물을 취할 때는 몰인정하여 눈곱만큼도 남에게 재물을 나누어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부를 쌓은 다음에는 비로소 착한 사람으로 바뀌어 비루하고 좀스럽던 예전 태도를 매미가 껍질을 벗듯이 훌쩍 벗어던진다. 남의 아쉬운 소리를 선뜻 들어주고, 곤경에 처한 이들을 서둘러 구제하여 고매한 선비나 의로운 협객처럼 선행을 베푼다. 이전에는 부자를 향해 침을 뱉고 욕을 퍼부으며 원망하고 헐뜯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그의 의로움을 한없이 흠모하고 은덕에 감복하여 부자를 대신하여 목숨까지 내놓으려 한다. 그렇게 확 바뀐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작은 은혜를 베풀어서는 죽을 지경에서 헤매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작은 일에 얽매이면 방해를 받아 큰 뜻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명하기는 해도 가난한 자가 있어 아무리 그럴듯한 말을 해도 사람들은 옳은 말이라 여기지 않고 떼로 몰려들어 비웃는다. 반면에 어리석기는 해도 부유한 자가 있어 아무 의미 없는 말을 늘어놔도 사람들은 그릇된 말이라 여기지 않고 번갈아가면서 칭송한다. 부유하면 인색하더라도 이웃을 보살필 수 있지만 가난하면 어질더라도 가까운 가족조차 지키지 못한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현명한 자가 어리석은 자보다 아래라는 말이며,어진 자가 인색한 자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재물을 가진 뒤에야 예절을 갖추게 마련이다. 가진 재물이 아무것도 없거늘 무슨 수로 예절을 차리겠는가?
   굶주림에 지친 나머지 얼굴을 소매로 가리고 신발을 동여매고 현기증이 나서 비실비실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집 밖으로 나가면 더불어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었고,집에 들어오면 집안사람 모두가 그를 밀쳐냈다. 부모도 그를 자식이라 감싸지 않았고,형제도 그를 형제로 여기지 않았다. 아내도 남편이라 존대하지 않았고, 형수도 시동생이라고 공경하지 않았다. 친족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그를 구석에 처박아 두었고,친구들은 술자리에서 그와 더불어 수작하기를 창피해하였다. 이 어찌 가난 탓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부유함을 누리고 재물을 모을 수만 있다면,손이 불에 타고 발이 물에 빠질 망정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가난하지만 어진 것보다는 그래도 낫지 않겠는가?

 


이진욱 열전


   근래에 이진욱(李震郁)이란 거부가 있었다. 어려서는 가난하고 비천하게 살았다. 진욱은 부모를 일찍 여의고 숙부에게 몸을 의탁하였다. 숙부가 작은 방 하나를 비워서 머물게 하고는 먹여주고 입혀주면서 무엇을 하든 묻지 않았다. 진욱은 마음 쏟을 데가 없어서 옛 책올 가져다가 밤낮으로 읽고 외워서 책에 나온 큰 뜻을 대충 이해하였다. 진욱은 성품이 순수하고 행동은 근실하였으며, 사특하고 망령된 생각을 품지 않았다.
   이웃에는 아주 부유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진욱을 보고 기특하게 여겨서 은전 1000낭을 주면서 말했다.
“자네는 이 돈을 밑천으로 삼아 재물을 불려서 풍족하게 생활해보게나!”
   진욱은 돈을 공손하게 받아들고 동래로 떠나 왜관(倭館)에 들어 갔다. 왜관에서 머슴으로 일하는 왜인 하나가 땔나무를 안고서 불을 피우고 있었다. 옷은 누더기에 태도에는 남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있었다. 진욱은 왜인을 보고 불쑥 말을 건넸다.
“그대는 천한 일을 하느라 고생하느니 차라리 나와 함께 장사해서 이문을 남겨 나누어 가지는 편이 낫지 않겠소?”
   왜인 머슴은 깜짝 놀라는 한편으로 괴이쩍게 여겼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고는 이렇게 대꾸하였다.
“나는 본디 천한 태생이 아니오. 가난뱅이라 생계를 꾸려갈 밑천이 없어서 남의 머슴이 되어 여기에서 일한지 여러 해가 되었소. 그대는 이웃집 사람도 믿기 어려워 입도 뻥긋 안 하는 사업을 두고 그을음 가득한 부엌에서 만난 타국 사람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가볍게 약속하려 드는구려?”
   그의 말에 진욱이 말했다.
“그런 말 마시오. 나는 이미 잘 알고 있소.”
그러고는 은 1000냥을 주고는 돌아갔다. 왜인 머슴은 그 돈을 가지고 제 나라로 돌아갔다. 이태 뒤에 진욱이 또 동래로 가서 보니 은이 세 배로 불어 있었다. 다시 왜인에게 주어 왜국으로 돌아가도록 하였다. 왜인은 300냥을 진욱에게 주어 가정을 꾸리게 하였다. 진욱은 그때 막 나이 20여 세가 되어 비로소 아내를 얻어 집을 사서 살았다.
   그로부터 두 해가 지나 조선에서는 통신사가 곧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왜인 머슴은 꾀를 내어 진욱과 싱외하며 말했다.
“그대는 나라 안의 인삼을 전부 거둬줄 수 있겠소?”
   왜인은 가지고 있던 원금과 이문을 합한 돈을 모두 진욱에게 주 었다. 사실 3년이 흐른 사이에 은은 벌써 수만 냥으로 불어났다. 진욱은 그 은을 갖고 관서와 관북으로 가서 일대의 인삼을 모조리 사들이니 더는 남아 있는 인삼이 없었다. 진욱은 사재기한 인삼을 가져다가 왜인 머슴에게 주었다. 왜인 머슴은 인삼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갔고, 진욱은 한양으로 돌아왔다.
   통신사가 일본으로 출발할 때에 이르렀다. 호조에서 일본에 보낼 예물을 장만하기 위해 돈삼계(獤參契) 상인들에게 인삼을 준비해 놓으라고 독촉하였다. 돈삼계 상인들이 관서와 관북에 가서 인삼을 사려 하였으나 이미 진욱이 죄다 매입한 뒤라 보관해둔 인삼이 없었 다. 상인들이 옥에 갇히기까지 하였으나 끝내 인삼을 얻을 수 없었다. 그제야 진욱이 호조에 다음과 같이 요청하였다.
“소인이 삼가 일본에 보낼 인삼을 마련해보겠습니다.”
   호조에서 기뻐하여 이를 허락하고 인삼을 구매할 은전을 전부 진욱에게 내어주었다. 통신사가 바다를 건너자 왜인 머슴이 과연 인삼을 은전의 수량에 맞게 현지에 운송해놓았다. 통신사가 귀국한 뒤에 진욱은 인삼을 제때 공급한 공로로 통정대부(通政大夫)의 품계를 반았다. 은전의 수량을 세어보았더니 열 배의 보상을 받은 셈이 되었다.
   진욱은 왜관에 가서 왜인 머슴과 인사를 나눈 뒤 은전의 절반을 떼어 그에게 주었다. 그러자 왜인 머슴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나는 곤궁하여 내 힘으로 살아갈 길이 없어서 남에게 머슴살이를 하였소. 그대의 도움에 힘입어 나는 지금 나라에서는 관직을 얻고 집에서는 아내를 얻어 살게 됐으니 이것만 해도 벌써 기대 보다 넘치는 생활이오. 그러니 부자가 되는 것까지 어찌 감히 바라 겠소? 그대는 1000냥이나 되는 은을 일개 거지 아이에게 맡겨서 1 만 리나 떨어진 궁벽한 바다 밖, 천길이나 되는 깊고 험한 파도 속을 오가는 외로운 배 하나에 실어 보냈소. 그러고도 보물창고에 보관해 두고서 자물쇠로 잠가둔 것처럼 굳게 믿었소. 설령 관중(管仲)과 포숙아(鲍叔芽)처럼 평생 함께한 친구의 신의라 해도 이처럼 얼굴 한 번 보고 맺은 신의만 하겠소? 나를 인정해준 지기(知己)의 은혜에 감격하고 그대의 고매한 의리에 기뻐서 나는 이익을 불리기에 온 마음을 쏟았을 뿐 터럭 하나라도 감히 함부로 쓰지 않았소. 게다가 물건을 팔면 꼭 이문을 남겼고,때마다 좋은 기회를 만났으니 이는 모두 그대의 복일 뿐 내가 무슨 공을 세웠겠소?”
   왜인은 이렇게 단호히 사양하고 돈을 받지 않았다. 진욱은 이에 은전을 세 꾸러미로 나누고 그중의 하나를 주니 왜인 머슴이 더는 사양하지 못하고 마침내 은전을 받아서 귀국하였다.
   진욱은 드디어 거부가 되어 은전으로 넓은 저택과 노비와 가재도구를 구입했다. 그때부터 집에서 한가로이 지내면서 더는 행상을 나가지 않았다. 대신 알고 지내던 가난한 집의 자제들에게 은전을 나누어 주고 팔도에 두루 행상을 다니게 하였다. 북경이나 동래를 오가는 상인과 역관 열에 예닐곱은 중국과 일본을 왕래할 때마다 진욱의 은전을 사용하였다. 진욱은 대체로 원금의 2할을 이자로 받았다. 이로 말미암아 재화가 더욱더 풍족해져서 갑부로 불렸다.
   경성의 내의녀(內醫女)와 구사비(邱史婢), 침선비(針線牌) 및 사비(私婢) 가운데 재주와 미모를 갖춘 여인을 빠짐없이 불러들여 그가 알고 지내는 부유한 상인들에게 맡겨 돌보게 주선하였다. 덕분에 기생들이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진주 장식을 하고 향낭을 차고 고운 꽃신을 신을 수 있었다. 머리에 얹은 다리는 뭉게구름처럼 호사스러웠고, 보석으로 꾸민 비녀는 순채(수련과의 수초)처럼 찬란했으며, 웅황은 큼직하여 손바닥만 하였다. 벽을 곱게 칠하고, 꽃무늬 병풍, 비단 이불에 수놓은 베개를 사용하면서 얼굴을 곱게 꾸며 몸값을 높인 기생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져서 진욱은 기생들로부터 인심을 크게 얻었다. 밤낮으로 어울려 노는 기생들이 휘황찬란한 차림으로 문을 메울 정도로 드나들었다.
   그 무렵 권세 높은 재상이 한 사람 있었다. 아들이 과거에 급제하여 이름난 기생을 많이 불러다가 빈객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또 무장(武將)이 한 사람 있었는데 그의 아들도 무과에 급제하였다. 무장도 빈객들을 널리 초대하여 기생을 불러서 풍악을 울리고자 하였다. 군교(軍校, 오늘날의 장교)들이 성안에 있는 기생의 집을 두루 돌아다녔으나 하나같이 비어 있었다. 그러자 진욱에게 이름난 기생들을 불러달라고 부탁하였다. 진욱이 작은 쪽지에 사연을 적어 기생에게 보내자 권세 높은 재상의 잔치 자리에 있던 기생이 편지를 받아 서로 보여주면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기생들이 서로 손을 이끌어 마루 아래로 내려가 마당에 꿇어앉았다. 재상이 괴이하게 여겨 무슨 까닭이냐고 물었더니 기생들이 이렇게 말했다.
“이 아무개의 편지가 와서 그렇습니다. 소인들이 가자니 대감께 죄를 얻을까 두렵고,가지 않자니 이 아무개의 부탁을 차마 어길 수 없습니다. 감히 죽기로 청합니다.”
   기녀들의 말을 들은 재상이 “너희들은 차라리 오늘의 좋은 기회를 놓치는 편이 낫겠구나. 어떻게 이 아무개의 뜻을 저버리겠느냐?”라 말하고 즉시 잔치를 파하고 돌아가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그리하여 많은 기생들이 무장의 집으로 서둘러 달려갔다. 무장은 감탄하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장수로 지낸 지 수십 년이다. 군교들이 나를 두려워하여 복종하고, 여항(閭巷) 사이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건마는 온종일 찾아 다녀도 기생 한 명을 불러들이지 못했다. 이제 이 아무개의 쪽지 하나로 재상 집의 노래하고 춤추는 잔치 자리를 비게 하고 기생을 이렇게 즉시 불러들이는구나! 필부의 권력이 재상이나 무장보다 도리어 클 줄은 예전에는 짐작도 못했다!”
   그들은 기녀들과 더불어 밤새 마음껏 즐겁게 놀고 잔치를 파하였다. 진욱은 창기들로부터 이렇듯이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친척 가운데 촌수가 먼 형제들이나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 중에는 생업을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다. 진욱은 그들의 식구를 모두 헤아려 생활비를 대주었다. 혼사를 치를 때는 부조하였고, 장례를 치를 때는 부의금을 보내주었다. 진욱이 팔도에 내보낸 행상꾼의 처자식들 중에는 제힘으로는 밥을 먹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 있었는데 그들도 자기 집으로 데려와 먹을거리를 대주었다. 행상 가운데 물건을 팔았으나 손해를 보고 돌아온 자들을 책망하지 않았고, 또 곱절로 은전을 주어 끝내는 이익을 거두었다. 이렇듯이 남에게 은덕을 베풀기를 즐겼다.
   언젠가 의금부 당상관이 나졸을 진욱의 저택에 보내 미장이를 불러오게 하였다. 그때 마침 진욱이 미장이를 시켜 담장에 흙을 바르고 있었다. 나졸이 미장이를 주먹으로 때리고 위협하여 데려가려고 하였다. 진욱은 화가 나서 집에서 부리는 머슴 열댓 명을 불러 나졸을 매로 쳐서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게 하였다. 일이 이렇게 되자 진욱은 그제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서 은 한 봉지를 꺼내어 문객(門客)에게 주어 뒷일을 부탁하였다. 문객이 밖으로 나간 뒤 한참 뒤에 두 명의 나졸이 문득 와서 매를 맞은 나졸을 부축하여 데려갔다. 의금부 당상관은 화가 나서 그 나졸에게 “네놈이 어찌 감히 이 아무개의 집에 가서 불손하게 말하여 내 명령을 욕되게 하였느냐?”라고 꾸짖고는 매를 더 때리고 직무에서 물러나게 하고 내쫓았다. 진욱은 몰래 머슴 한 사람에게 베 열 필과 돈 50낭을 가지고 가서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매를 맞은 나졸에게 주고 다음과 같은 뜻을 전하게 하였다.
“자네가 나로 말미암아 매를 더 맞고 직무에서 쫓겨났으니 대단히 민망하네. 이 돈으로 약을 지어 먹기 바라네.”
   매를 맞은 나졸은 원한을 다 잊고 오히려 그 은혜에 감격하였다. 진욱은 여항의 필부로서 감히 의금부 당상관이 보낸 사자를 매질하고도 후환이 없었다. 이렇듯이 대궐문을 밀치고 궁궐에 들어가서 죽을 자도 살려내는 위세를 부렸다. 진욱은 나중에는 품계가 올라가 자헌대부 지중추부사까지 올랐다.
   진욱은 아들을 셋 두었고,손자와 증손자를 많이 두었다. 나이 70 여 세에 죽어서 자식들이 파주에 무덤을 썼는데 한양에서 80리 떨어진 곳이었다. 장례를 치르는 날에는 햇불을 받들고 장례행렬을 보내는 인파가 길 양편에 천막을 연달아 치고 족자를 줄지어 세웠다. 사람들이 각기 줄을 맞춰 서서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있을 때 명정(죽은 이의 관직과 성씨를 적은 기)과 상여가 길 한가운데를 저절로 지나가둣 하였다. 멀거나 가까운 사이를 따질 것 없이 다들 부의금을 보냈고, 찾아온 조문객의 수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다. 왜국 사람들도 부음을 듣고 부의금을 보내왔고, 연경 사람들도 부음을 듣고 부의금을 보내왔다. 부의금으로 쌓인 은전이 대략 수만 냥이었다. 일찍이 서로 물품을 교역하거나 왕래가 있었던 부유한 상인들이 낸 부의금이었다.
    저 진욱은 여항의 필부이자 시정의 자제에 불과하다. 그러나 권세가 장수와 재상을 눌렀고, 사람들이 시기하여 몰래 해코지하려 들지 않았다. 사치와 쾌락을 마음껏 누리고도 집안이 망하지 않았다. 작은 나라의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 고아가 되어 어려서 가난하였으나 남쪽으로는 왜국 사람들과 우의를 맺고, 북쪽으로는 오랑캐 땅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다. 사이가 먼 사람에게도 은덕을 베풀었고, 이웃나라까지 명성이 났다. 이야말로 이른바 ‘치산(治産)을 잘하는 사람은 재물을 크게 불린다’는 사례이다. 지금도 그 자손들이 여전히 잘살고 있다.

 


자린급 열전


   자린급(煮吝給)은 충주 사람이다. 평소에 인색한 사람으로 향리에 서 명성이 자자하여 자린급이라 불렸다. 자린급은 소금 한 되를 보자기에 싸서 들보에 매달아놓았다. 처자식과 더불어 약속하기를, 끼 니때마다 밥을 다섯 숟가락 뜨고 한 번씩 올려다보는 것으로 반찬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어린 아들 하나가 숟가락질을 세 번 하고서 소금 주머니를 한 번 올려다보자 자린급이 꾸짖어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자주 올려다보면 너무 짜다. 네가 물을 마셔대어 배탈이 날까 두렵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일이 되어 제사를 드릴 때는 밥 한 사발에 나물 한 접시만을 제사상에 올렸다. 외출하게 되면 표주박을 허리에 차고, 닭을 안고 나갔다. 높고 마른 길 위에 놓여 있는 벼나 좁쌀,콩,보리 낟알을 보면 주워서 표주박께 집어넣었다. 소가 지나가 파인 곳이나 길에 고인 물, 그리고 똥 무더기에 있는 곡식은 닭을 내려놓고 줄을 붙잡은 다음 쪼아 먹게 하였다. 닭이 떨어진 낟알을 다 먹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어쩌다가 누군가 생선을 선물하였다. 아내와 아이들이 생선을 얻고서 기뻐하며 요리를 하여 밥상에 내어놓았다. 자린급이 깜짝 놀라 말했다.
“당신은 어디서 이런 상서롭지 못한 물건을 얻었소? 이 물건이 바로 밥도둑이 란 말이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생선 요리를 집어 들어 울타리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렇게 수십 년을 지내자 집 안에는 재물과 곡식이 넉넉해져 드디어 부자라는 이름을 얻었다.
   먼 지방에서 손님이 자린급을 찾아와 부자가 되는 방법을 물었다. 자린급이 “나를 따라오시오. 내가 가르쳐드리리다”라고 말했다. 손 사이 뒤를 따라갔더니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나타났다. 절벽은 천길 낭떠러지로 소나무 한 그루가 꼭대기에 서 있었고,가지 하나가 거꾸로 뻗어 있었다. 가지 아래로는 100척(약30미터)쯤 되어 보이는 오래된 웅덩이가 있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자린급은 손님에게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라고 하였다. 손님이 소나무에 올라 가자 또 거꾸로 뻗은 소나무 가지를 잡고서 웅덩이 위 허공에서 두 다리를 뻗게 하였다. 손님이 하라는 대로 하자 이번에는 손 하나를 놓고 나머지 한 손으로 가지를 잡으라고 하였다. 이어서 또 마지막 납은 손마저 놓으라고 하였다.
   그러자 손님이 말했다.
“지금 제 목숨이 이 한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 손을 놓으라시면 저더러 물고기 밥이 되라는 말씀인지요?”
   그제야 자린급이 “나무에서 내려오시오”라고 말했다. 손님이 소나무에서 내려오자 자린급이 그에게 말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시오. 나는 그대에게 부자가 되는 방법을 다 가르쳐주었소.”
   손님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물었다.
“선생께서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귀뜸도 해준 적이 없거늘 이미 가르쳐주었다고 하시니 무슨 말씀인지요?”
   그러자 자린급이 말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말로는 설명하지 못하고 그저 마음으로 터득 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려 있지요. 그대는 한 손으로 소나무 가지를 꽉 붙잡고 놓으려 하지 않던데 무슨 마음에서 그랬소?”
   손님이 대꾸하였다.
“손을 놓으면 죽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린급이 말했다.
“그대는 좁쌀 한 알을 가지고도 방금처럼 이 손을 놓지 않으려 하듯이 해보시오. 틀림없이 부자가 될 것이오.”
   손님은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라 말하고 떠났다. 이 사람도 결국은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안동 사람 저적도 인색하기로 소문이 자자하였다. 자린급이 현명한 사람이란 소문을 듣고서 저적이 혼사를 맺고자 하여 매파를 보냈다. 자린급 역시 저적이 현명하다는 소문을 오래전부터 들었던 터라 청혼을 받자 기쁜 마음으로 허락하였다. 저적이 사위를 맞을 날짜를 택하고 종을 보내 자린급에게 알리게 하였다. 자린급이 저적의    종에게 물었다.
“네 주인집에서는 1년에 된장 콩을 얼마나 쓰느냐? 그렇게 하면 된장이 남느냐 부족하느냐?”
   종이 대답하였다.
“1 년에 콩 한 말로 된장을 만들어서 겨우 1년을 버팁니다. 혹여라도 윤달이 들면 부족합니다.”
   자린급이 깜짝놀라 말했다.
“나는 저씨네가 온 나라에서 가장 깐깐하고 질긴 현자라고 생각했었다. 이제 보니 저씨네는 천하에 물정을 모르는 이들이구나. 우리 아이가 저씨네 딸을 아내로 맞이하면 우리 집안을 망칠 사람은 틀림 없이 저씨네 딸일 게다. 우리는 1 년에 콩 닷 되로 된장을 만들어 1 년을 먹는데 찌꺼기 된장 닷 되와 맑은 장 닷 되가 남는다.”
   곧 청혼서를 봉해서 돌려주려 하였다. 저적의 종은 자린급의 낯빛을 보고 하는 말을 듣더니 기분이 나빠져서 몸을 돌려 밖을 보고 서 있었다. 자린급이 또 다른 일을 물어보려고 불렀으나 종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예!”라고 대꾸하였다. 그러자 자린급이 혼을 냈다.
“내가 불렀으면 너는 마땅히 고개를 돌려서 대답할 것이지 고개를 동리지도 않고 대답하다니! 어찌 이리 거만한 게냐?”
   꾸중에 저적의 종이 대답하였다.
“소인이 본디 제 주인님께 분부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인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부를 때 네가 마침 나를 등지고 서 있을 때는 몸을 돌리지 말고 대답하고, 고개를 돌리지 말고 대답하여 라. 고개는 똑바로 세우고 발은 무게 있게 하여 단지 목소리로만 대답하여라. 급하게 몸을 돌리면 바지 허리께가 웃옷에 갈리고, 목과 턱이 두루마기 옷깃에 스친다. 그러면 웃옷과 바지가 닳지 않겠느냐?’ 소인은분부대로 할뿐이니 어찌 감히 거만하겠습니까?”
   자린급이 감탄하며 말했다.
“참 현명한 분이로구나! 참 사리에 밝은 분이야! 나는 그분보다 못 하다!”
   자린급은 드디어 혼사를 치르고 저적과 사돈지간이 되었다.
   세상에서 인색한 사람을 말하면 반드시 자린급과 저적을 꼽으니 이것이 이른바 ‘그다음 사람은 아끼고 절약한다’는 사례이다. 저 모래밭이나 자갈밭에 못을 파면 해가 뜰 때 가득 찬 물이 해가 질 무렵에는 바닥을 보인다. 물이 새어나가는 틈이 많은 탓이다. 단단한 흙 구덩이에 물을 모아두면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물속 고기들이 말라 죽지 않는다. 물을 가두어둬도 새어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밖으로 호걸과 협객의 풍모를 흠모하기만 하고,안으로 곧고 깐깐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재물을 가벼이 여기고 베풀기나 좋아한다. 아무 관련이 없는 길거리 사람에게까지 선심을 쓰면서 정작 자기 집에는 좁쌀 한 자루 없어서 처자식도 보전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저 인색한 자보다 훨씬 못하다.

 

 

김극술과 부인 열전


   호남 선비 김극술(金克述)은 대로 재물이 넉넉하여 비옥한 들녘의 미논에 볍씨를 100여 섬이나 파종하던 집안 출신이다. 대여섯 대를 이어가는 동안 가세가 점차로 쪼그라들어 김 선비에 이르러서는 팔 아버린 논밭이 열에 아홉이었다.
   김 선비가 하루는 불쑥 장탄식을 토해내며 걱정하고 한스러워하 는 낯빛을 띠고 있자 아내 박씨가 물었다.
“대장부는 곧 죽을 순간에 처하더라도 마음에 두거나 얼굴에 나타 내서는 안 되지요. 지금 나라에는 남쪽 오랑캐나 북쪽 오랑캐가 침략한다는 경보도 없고, 집 안에는 병자도 없으니 걱정할 일이 없어요. 해마다 풍년이 들고 시절은 평화로워 세상도 우리 생활도 모두 번창하고 있지요. 그런데도 영감은 탄식을 토하니 무엇 때문인가요?”
   아내의 말에 김 선비가 대답하였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가업이 쪼그라들어 지금 남아 있는 재산이 겨우 열에 하나뿐이오. 곰곰 생각해봐도 못난 내가 조상의 가업을 지키지도 못하고, 회복할 계책도 없는지라, 이렇게 한스럽게 여기고 있소.”
   그러자 박씨가 말했다.
“옛사람이 ‘암탉은 새벽에 울지 말아야 한다.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삭막해진다’ 라고 했지요. 그래서 소첩은 감히 바깥일에 간섭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지요 이제 영감이 이 일로 걱정하니 소첩이 대신 걱정거리를 감당하겠습니다. 재물은 늘 형통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끝끝내 꽉 막히지도 않지요. 형통하면 오래 유지되고, 오래 유지되면 꽉 막히며,꽉 막히면 또 변화가 일어나고, 변화가 일어나면 다시 형통하게 됩니다. 옛날 선대에서 집안을 일으켜 부자가 된 것은 형통이요, 부자로 대여섯 대를 산 것은 형통한 상태를 오래 유지한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 판 논밭이 많고 남은 논밭이 적은 것은 오래 유지하다가 꽉 막힌 상태입니다. 꽉 막힌 상태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변화를 일으켜 형통하게 하 는 것이 이치상 옳습니다.”
   김 선비는 박씨의 생각을 장하게 여겨 청을 허락하였다. 박씨는 논밭과 저택을 모조리 팔아서 김 선비와 함께 자녀를 데리고 북쪽 서울로 가서 집을 세내어 거주하였다. 집에서 부리는 종을 시켜 도성 안팎에 있는 약포(藥鋪, 약재 가게)를 두루 다니며 당귀(當歸)를 모두 사들이도록 하였다. 구입한 당귀를 밀실에 넣어두고 때때로 구 들을 따뜻하게 덥혀서 습기에 젖어 상하지 않도록 하였다. 그렇게 한 지 한 달 남짓 지나자 모든 약포에서 당귀가 품절되었다. 탕약이 든 가루약이든 환약이든 당귀가 약재로 많이 들어가는데 당귀가 품절되자 약포 사람들이 값을 열 곱절로 올려 사방에서 구했으나 어디에도 약재가 없었다. 박씨가 그 소식을 듣고서 “이제 됐구나!” 하고 는 조금씩 비밀리에 각 약포에 팔았다. 박씨의 당귀를 산 약포에서 자기만 당귀를 구했다고 요행으로 여겨서 남에게 구매한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다. 다른 약포도 모두 똑같이 하였다. 반년 사이에 얻은 이윤이 벌써 원금의 9할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김 선비는 귀가했을 때 아내가 한가롭게 앉아서 담소를 즐기는 모습만을 보았을 뿐 돈이 오가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아내가 출입하는 것도 따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서 박씨가 말했다.
“이제 고향집으로 돌아가도 좋겠군요.”
   박씨의 말에 김 선비가 말했다.
“올라올 적에 전답과 저택을 다 팔았잖소. 가다니 어디로 간단 말 이오?”
   그러자 박씨가 웃으며 말했다.
“조선이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어디 간들 필부필부가 살 데 하나 없을라구요?”
   김 선비는 박씨의 말을 따랐다. 이삿짐을 꾸려 길을 나섰으나 노잣돈 외에는 다른 재물이 없었다. 고향집에 거의 당도할 무렵 노비 들이 10리 밖까지 나와 맞이하였는데 그들의 숫자가 100명을 헤아렸다. 다들 김 선비가 얼굴도 모르는 자들이었다. 그중에서 늙은 종 하나가 앞에서 길을 인도하여 옛 저택으로 들어갔다. 김 선비와 박 씨가 자리에 앉자 늙은 종이 작은 궤짝 하나를 앞에 내어놓았다. 김 선비가 자물쇠를 따고 열어보니 땅문서였다. 옛 저택은 값을 더 주고서 되샀고, 몇 대 동안 남에게 팔아치웠던 논밭은 모두 되사서 예전 면적을 회복했다. 노비 가운데 도망하여 흩어진 자들이 소문을 듣고 돌아오기도 했고, 돈을 주고 사서 새로 들인 노비도 있었다.
   김 선비가 박씨에게 고맙다고 사례하며 말했다.
“서울로 들어간 뒤로는 오로지 당귀만을 보았을 뿐 다른 계책을 짜내는 줄을 알아채지 못했소. 당신은 무슨 신묘한 술책을 썼기에 이런 재산을 일구었소? 옛말에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 한다’ 고 하더니 정말 그렇소."
   김 선비의 말에 박씨가 말했다.
“맨 먼저 당귀를 사고팔아서 고향으로 마땅히 돌아가겠다는 뜻을 보였고요 마땅히 영감과 함께 돌아갈 터이므로 영감이 보고서 알아 차리도록 한 것이지요 그다음 일부터는 영감이 굳이 알 필요가 없었고요. 한비자(韓非子)가 ‘일은 비밀을 지켜야 이루어지고, 말은 밖으로 새면 실패한다’라고 말했지요. 재물과 이익이 옮겨가는 시기와 정보가 오가며 생기는 기회를 포착할 때는,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주도면밀해야 합니다. 이러한 묘한 이치는 하나에 집중하느냐 둘로 나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나에 집중하면 이익이 달라 불고, 둘로 나뉘면 손해가 따라옵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누설하면 담장에 귀를 대고 엿듣는 자가 일을 둘로 나눠버립니다. 묵묵히 일을 성사시키는 것은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달려 있지요. 설렁설렁 지내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내다가 때가 닥치면 회오리바람처럼 빠르고 거센 여울물처럼 힘차게 떨치고 일어납니다. 그 순간 토해내는 한마디 말에 따라 털끝만 한 차이가 끝에 가서는 천 리 멀리 벌어진답니다. 끝까지 남에게 알려줘서도 안 되고요, 또 남들이 배운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랍니다.”
   김 선비는 드디어 조상 때의 부를 회복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그다음 사람은 변화를 일으켜 형통한다’는 사례이다. 중등 수준이 넘는 사람은 수리에 통달하였기에 더불어 변화를 말할 수 있으나,중등 수준에도 못 미치는 사람은 수리에 얽매여 있는 탓에 더불어 변화를 말할 수 없다. 예로부터 집안을 망친 사람이 변화를 일으켜 형통을 이루려는 시도를 왜 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혜안을 짜내기에는 지혜가 부족하고,이로움과 해로움을 따져 결단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하여 실패했던 것이다. 천히의 지극한 변화에 힘입지 않으면 그 누가 궁지에서 벗어나 형통할 수 있겠는가?

 


안씨와 늙은 종 열전


한양의 숭례문 밖 청파동에는 과부 안씨(安氏)가 살고 있었으니 선비의 아내였다. 안씨는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나이가 겨우 아홉 살이었다. 집안이 본디 거부였으나 그 무렵에는 가세가 기울어 크게 떨치고 일어나지 못했다. 가세가 기울자 안씨는 몹시 걱정스러웠다. 오래전부터 늙은 종을 데리고 있었는데 몹시 충성스럽고 근면하며 사리를 잘 알았다. 이에 항상 믿고 일을 시켜온 늙은 종을 마당에 불러 세운 뒤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집안의 가세가 너무나 많이 기울었다. 하나 있는 아들이 장성했을 때에는 조상 제사를 받들고 우리 집안 보전할 길을 찾지 못할까 두렵구나. 충성스러운 너에게 무슨 계책이 없겠느냐?”
   주인의 말에 늙은 종이 대답하였다.
“소인 역시 밤낮으로 생각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계책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만약 1000냥의 재물을 얻을 수 있다면 소인이 행상을 하여 이윤을 크게 남겨볼까 합니다.”
   안씨가 듣고 말했다.
“논밭을 팔면 대략 2000냥의 돈을 마련할 수 있을 텐데 1000냥으로 충분하다면 절반만 팔아도 되겠구나. 네가 한번 행상을 해보거 라!”
   늙은 종이 안씨의 분부를 정중하게 받들어 논밭의 절반을 팔아서 1000냥의 돈을 얻었다. 짐 실은 말의 고삐를 나란히 잡고서 홀로 말 다섯 필을 몰아 관북 땅을 향하여 떠났다. 그런데 도중에 도적을 만나 말과 재물을 잃고 겨우 목숨만 건져서 머리를 감싸 쥐고 쥐처럼 달아났다. 도적은 그 꼴을 보고 뒤를 쫓지 않고 가버렸다.
   늙은 종이 제 꼴을 돌아보니 한 손에 채찍 하나만 달랑 남아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자니 주인 볼 낯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과객들에게 밥을 빌어먹으며 철령을 넘어 덕원부(德源府)의 원산으로 갔다. 원산에서 객점을 하는 상인에게 들어가 머슴살이를 하였다. 부유한 상인들은 누구 할 것 없이 그를 종으로 부렸으나 늙은 종은 순순히 받아들여 한층 더 공순하였다. 오라고 부르면 갔고,발로 차면 몸을 움츠렸다. 일거리를 주고 일을 시키면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불로 뛰어드는 일이라도 감히 사양하거나 피하지 않았다. 돈과 재물을 맡기면 품에 안고 종일토록 앉아 있거나 밤에도 자지 않았다. 게다가 사사로이 돈 한 푼 빌려 쓰지 않았다. 여러 상인들이 차츰차츰 그를 공경하고 신뢰하더니 점차로 많은 재물을 그에게 맡겼다.
  늙은 종이 원산에 와서 3년을 사는 동안 처음이나 나중이나 한결 같았다. 그러자 여러 큰 장사치와 부유한 상인들이 더불어 상의하고 이렇게 말했다.
“저 머슴은 지금은 비록 몹시 가난하여 여기에서 밥을 빌어먹고 있으나 심지가 곧아서 정말 보기 드문 사람일세. 우리가 그를 부려 먹은 지가 벌써 오래되었네. 이렇게 신의를 지키는 사람을 조금도 돌봐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닐세.”
   제각기 돈 300냥씩을 갹출하여 2000여 냥을 만들어 늙은 종에게 주고는 말했다.
“자네는 이 돈을 밑천 삼아서 굴리되 이자는 자네가 취하고 본전은 빠르든 늦든 괘념치 말고 돌려주면 좋겠네. 뭐 본전도 우리에게 돌려주면 좋기는 하지만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네.”
   늙은 종은 나란히 앉아 있는 상인들에게 절하고 감사하다고 말하며 사례를 그치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열심히 일하고 하루에 밥을 두 끼만 먹었다. 반찬을 두 가지 이상 놓고 먹을 엄두를 내지 않았고, 한 푼도 감히 허투루 쓰지 않았다. 밤에도 자리에 편안히 앉아 있지 않았고, 낮에도 함부로 밖을 나다니지 않았다. 큰 상인들과 원 신 사람들은 그의 부지런함과 노고를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며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좌우에서 도와주었다. 이로 말미 암아 본전은 조금도 축나지 않았고 이자는 갈수록 크게 불어났다. 달마다 계산해보면 넉넉한 이윤을 남겼고, 해마다 계산해보면 두 곱절, 네 곱절로 불어 났다. 그렇게 지낸 지 7년이 지나서 본전 2000낭을 상인들에게 돌려 주었다. 불어난 이자를 계산하니 십수만 냥이 되었다.
   당초 늙은 종은 안씨에게 “1년 안에 꼭 돌아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종이 1 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자 안씨의 친척들과 이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늙은 종이 재물을 가지고 도망갔다고 의심하였다.
   그러나 안씨만은 의심치 않고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 않다. 어찌 그럴 리가 있겠느냐? 이 종은 충성스럽고 근면 하니 돌아오지 않는 데에는 틀림없이 그럴 만한 까닭이 있으리라.”
   3년이 지나자 안씨는 늙은 종의 아내와 자녀를 불러놓고 말했다.
“아! 나의 늙은 종이 1년이면 꼭 돌아오겠노라고 나에게 말했었 다. 이제 돌아오지 않은 지가 3년이 지났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번고 먼 타향 땅에서 늙고 병이 들었으나 간호하고 치료해주는 이가 아무도 없어 죽음에 이르렀나 보다. 그런 소식을 전해줄 사람마저 없었나 보다. 그렇지 않다면 근래 들어 여관에 불을 지르고 해코지 하는 도적들이 나타나고 도로에는 행인을 겁빅하는 강도들이 많다고 하니 재물을 탐내는 놈들을 막다가 화를 당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백방으로 생각해보아도 죽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올 사람인 데 오지 않으니 죽은 것이 틀림없다. 나는 1000냥을 잃은 것은 슬프지 않으나 이 충성스러운 종을 잃고 너희들이 과부와 고아가 된 것이 슬플 따름이다. 이제는 희망이 끊겼으니 그가 떠난 날을 기일로 삼아 제사를 지내도록 하여라.”
   늙은 종의 아내와 자녀들은 모두 슬퍼하며 통곡하고 상례를 치르고 제사를 올렸다. 동네 이웃들도 모두 와서 조문하였다.
   종이 집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 되었을 때였다. 어느 날 저녁 문득 어린 종이 달려 들어와 안씨에게 고하는 것이었다.
“늙은 종이 돌아왔습니다!”
   안씨가 깜짝 놀라 기뻐하며 말했다.
“빨리 불러오너라!”
늙은 종이 들어와 절하고 뵙자 안씨가 울면서 말했다.
“네가 사람으로 돌아온 것이냐? 아니면 원귀가 되어 환한 대낮에 나타난 것이냐? 나는 네가 죽었다고 생각하였다. 네가 어떻게 다시 돌아온 것이냐?”
   늙은 종도 울면서 대답하였다.
“소인이 아무 달 아무 날에 강원도 길에서 도적을 만나 재물과 말을 잃었습니다.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몸뚱어리뿐이었습니다.”
   그러자 안씨가 말했다.
“나는 1000낭을 잃었어도 한스럽지 않았고 단지 너를 잃은 것이 한스러웠다. 이제 네가 왔으니 나는 천금도 아깝지 않다. 네가 이제 10년 만에 온 것은 분명히 1000냥을 잃은 까닭에 내 얼굴을 볼 낯이 없어서였구나. 돌아오지 않을 속셈이 아니라 갈등하고 망설이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구나. 너는 어째서 바로 돌아오지 않아 내 마음을 아프게 했느냐? 또 네 아내를 사실상 과부로 만들고 네 자식들을 고아로 만들었단 말이냐?”
   늙은종이 이렇게 말했다.
“소인은 식솔들을 볼 낯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충성을 다하고자 했던 소인의 초심까지 온전히 지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말도 없는 채찍만 잡은 처지였으나 요행히도 기대하지 않던 이익을 거두어 돈 13만 낭을 얻게 되었으니 감히 바칩니다.”

    안씨가 말했다.
“네가 맨손으로 무슨 수를 써서 이 많은 돈을 얻었단 말이냐?” 늙은 종은 그사이에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모두 고했다.
   안씨가 말했다.
“옛말에 ‘충성된 자는 보답을 받지 않는 경우가 없다’고 하더니  지금 네 충성심이 하늘에 이르고 귀신을 감동시켜 네 뜻을 끝내 이루었구나. 네 충성심이 보답을 받은 것이다.”
   안씨는 10만 냥올 받고 나머지 3만 낭은 노고에 대한 보답으로 늙은 종에게 주었다
   늙은 종은 절하고 엎드려 말했다.
“소인이 만약 사사로이 취하려는 마음을 먹었다면 어떻게 이런 재물을 얻었겠습니까?”
   완강히 사양하며 받지 않았다. 안씨는 드디어 3만 냥까지 모두 차지하였다. 이에 늙은 종의 식구가 쓸 비용을 모두 계산하여 양식과 돈을 대주고 사시사철 의복을 모두 지급하였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에 늙은 종이 사망하자 안씨는 염습을 하여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 그리고 그의 자녀들을 불러서 즉시 면천(免賤)시켜 양민이 되 게 하고 돈 3만 냥을 주었다. 늙은 종의 자손들은 대대로 부자로 불렸고, 안씨 집안의 부는 그보다 곱절이 많았다. 이것이 이른바 ‘그다음 사람은 고생을 참고 근면하게 일한다’는 사례이다. 재물을 크게 불리기를 원하는 사람이 안씨의 늙은 종처럼 마음을 쓴다면 재물을 얻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갈쇠 열전


   자갈쇠(者葛衰)는 경성의 종각 모퉁이에 사는 거지이다. 낮에는 저자에서 구걸하여 밥을 먹었고,밤에는 종각 처마 밑에서 잠을 잤다. 볏짚을 엮어 옷을 해 입었고, 새끼줄을 묶어 허리띠로 삼았다. 길을 걸을 때는 거적을 뒤집어썼고, 누울 때는 거적을 자리 대신 깔고 몸에 덮었다.
   그렇게 지낸 지가 몇 년이 되었다. 선전의 시정인(市井人)들이 가엽게 여겨서 해진 옷을 벗어주어 맨살을 가리게 하였고,밥을 먹을 때마다 남은 음식을 모아다 주어 먹게 하였다. 시험 삼아 점포를 지키게 하고는 곁에서 엿보았더니 자갈쇠는 종일토록 시동처럼 꼼짝하지 않고 지켰다.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더욱 자갈쇠를 친근하게 여겼고, 신뢰하였다. 제각기 비단과 명주, 은과 돈을 자갈쇠 곁에 놓아두고 지키게 하였다. 그렇게 10여 년이 흐르자 자갈쇠는 신의가 있는 사람으로 경성에 소문이 자자하였다. 많은 시정 사람들은 누구나 자갈쇠를 아끼고 중시하였다.
   인젠가 자갈쇠가 자신의 주인에게 다음과 같이 청을 넣었다.
"저도 작은 점포 하나를 열어서 장사하여 이익을 얻고 싶습니다. 열다섯 낭을 빌려서 이자를 놓아 돈을 번 뒤 본전을 돌려드리면 안 될까요?”
  주인이 돈을 주고 자갈쇠가 돈을 보관해둔 장소를 엿보아 두었다. 
  자갈쇠가 돈을 숨겨둔 장소를 지키고 있다가 밖으로 나가자 주인이 몰래 돈을 훔쳐서 다른 곳에 옮겨 보관해두었다. 또 동정을 엿보니 자갈쇠가 밖에서 돌아와 돈을 둔 곳을 뒤졌으나 돈이 보이지 않자 더는 찾지 않았다.
다음 날 주인이 자갈쇠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돈을 급히 쓸 데가 생겼으나 돈이 부족하다. 네가 어제 빌려 간 돈을 잠깐 내가 먼저 쓰겠다.”
   주인의 말에 자갈쇠가 말했다.
“알았습니다. 제가 어제 남에게 주었는데요. 곧 가서 가져오겠습니다.”
   밖으로 나가서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이웃 사람에게 돈을 빌려 원래 금액만큼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이웃 사람이 자갈쇠가 찾아와 돈을 빌린 것을 이상하게 여겨 뒤를 따라와서 동정을 살펴보았다.
   주인이 자갈쇠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서 이 돈을 얻어왔느냐?”
“어제 남에게 빌려준 돈을 방금 다시 찾아서 가져왔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몰래 가져다가 옮겨놓았던 돈을 꺼내놓고 자초지종을 알린 다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네 뜻을 시험해보고자 한 일인데 네가 정말 이렇게 했구나. 이야말로 진정 미생과 똑같은 사람이로구나.”
   이웃 사람도 돈을 빌려주고 뒤따라 와서 동정을 살펴본 이유를 말하고 주인과 더불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탄복하였다. 온 저자에서 몰려들어 구경하던 사람들이 촘촘히 서서 담장을 이뤘는데 감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 일로 말미암아 자갈쇠의 이름은 연경까지 알려져 연경 사람들이 역관에게 돈을 주어 자갈쇠의 초상화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들은 자갈쇠의 초상화를 벽에 걸어두고 앞에 늘어서서 절을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 분은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신의가 있는 선비이다. 우리들에게 절을 받기에 충분하다.”
   자갈쇠는 시장 사람들이 크게 믿고 아끼는 사람이 되어 재물이 항상 넉넉하였다. 그러나 옷과 밥 외에는 남들이 주는 물건은 받으려 하지 않았다. 만약 남은 것이 있으면 자기보다 못한 거지들에게 곧 잘 나누어 주었다. 당시 사람들은 자갈쇠를 신의가 있는 사람이라 인정하였다.
   자갈쇠와 같은 거지는 어려서는 부모와 형제, 자매와 친척에게 양육받을 기회가 없었다. 장성해서는 입을 베옷도 없었고, 한 해 내내 스스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낟알 한 톨 없어서 사방 이웃들에게 구걸하여 입에 풀칠하였다. 또 남의 문 앞이나 마굿간을 빌려서 자지도 못하고 종각의 처마 밑에서 잠을 잤다. 그러나 끝내 몸을 써서 시정의 쌓아놓은 재물을 잘 지켰고,초상화가 다른 나라에 걸리기까지 하였다. 또 빌어먹는 음식일지라도 달게 먹고, 거렁뱅이 누더기 옷에도 개의치 않고서 주변 사람에게 혜택을 주었다. 또 남은 재물로 재산을 증식하지 않았으나 증식하려 하면 꼭 부를 일구었다. 부를 일구지 않은 것이 부를 일군 것보다 훨씬 더 나았다. 옛사람이 “신의가 있는 자는 남에게 의심을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거니와 신의를 바탕으로 생계를 꾸렸으니 기이하지 않은가!
   세상의 거지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으나 누구나 바가지와 짚 멍석 사이에서 한평생을 마친다. 자갈쇠처럼 추위에 떨고 구걸하며 성장하다가 풍족하게 늙어간 사람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도대체 왜 그럴까? 작은 이익을 보느라 큰 의로움을 잊으며, 간사하고 거짓된 짓을 행하여 신뢰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크게는 도적질에 빠져서 형벌을 받고,작게는 향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친척들에게 버림받아서 유리걸식하다가 인생을 마친다. 큰 이유는 오로지 신의가 없어서 남들에게 의심을 사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아무 수완이 없는 사람은 거지로 산다’는 사례이다. 거지가 거지 노릇을 하는 데는 애초에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으나 결국 스스로 그런 결과를 불러들인 것이다.

 


팔도의 경제지리와 물산


   우리나라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것은 중국에서 낙양에 도읍을 정한 것과 비교할 만하다.  각 지방과 떨어진 거리가 균등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경상도 동래까지 거리가 1000리이고, 전라도 해남까지 거리가 1000리이며, 평안도 의주까지 거리가 1070리이고, 함경 경흥까지 거리가 2400리이며,강원도 양양까지 거리가 500리이고, 황해도 풍천까지 거리가 500리이다. 한양이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 참으로 제왕이 거처할 위치이다.
   도성 안팎에는 온갖 점포가 별처럼 늘어서 있다. 땅은 비좁고 인구는 많아 주민들은 잔재주를 많이 부린다. 농업과 길쌈을 본업으로 삼은 자는 자기 역량을 발휘할 터전이 없다. 그러니 각자 선택할 만한 생업은 장사가 아니면 장인(匠人) 노릇이다.
   역대 임금께서 유학(儒學)의 학술을 숭상하여 과거에 합격하고 벼슬자리를 얻은 선비들은 녹봉을 주어 농사의 결실을 대신하게 하였다. 종실(宗室)이나 부마(駙馬), 그리고 공신의 집안은 자산이 수만 냥에 이르기도 한다. 벼슬길은 문과와 음직(䕃職), 무과가 있어 각각의 품계를 따르고 있다. 능력을 갖춘 자는 지위가 높아지고 재물 이 풍족해지기도 한다. 문과,음직,무과 벼슬 아래로는 아전과 복예의 무리가 있고, 서울과 지방의 쌀과 베를 관장하는 관아에서 일하는 자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그리하여 책상자를 등에 짊어지고 붓대를 잡은 자들이 앞다퉈 관료가 되기를 흠모한다. 부귀를 얻을 수 있겠다 싶으니 늙은이나 젊은이나 가릴 것 없이 물밀듯이 휩쓸려 관료의 길로 달려들면서 농업과 공업과 상업과 같은 항구적 생업에 종사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 그러나 관료의 소망을 이루는 자는 기껏해야 만 명 가운데 열 이나 백에 불과할 뿐이다. 제 뜻을 이루지 못하면 오락가락 떠돌다가 실의에 빠져 늙어 죽은 뒤에야 그만둔다. 대체로 가난한 처지에서 일어나 부자가 되는 수완은 선비가 농사꾼보다 못하며, 농사꾼이 장인보다 못하며, 장인이 상인보다 못하다. 이것은 제 뜻을 펴지 못하고 가난해진 빈자를 두고 한 말이다.
   전국 팔도의 360개 고을에서 유통되는 토산물 가운데 서울로 몰려든 연후에 사방으로 길을 따라 퍼지지 않는 물건이 없다. 따라서 평시서(平市署) 관원이 있어 경중을 재고 귀천을 조절하여 서울에 모였다가 서울에서 흩어지게 한다. 물건이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고 모였다가 다시 흩어져서 순환하는 과정은 끝나는 때가 없다. 비유하자면 온갖 하천의 물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와 미려로 새어 나가는데 이 물이 다시 온갖 하천의 근원이 되어 물줄기가 항상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는 것과 같다. 따라서 한양이 토지는 나라 전체 에서 400분의 1 에 불과하고 인구는 100분의 1 에 불과하나 가진 부를 헤아리면 5할을 차지한다.
   옛날 고려는 송도에 도읍을 정하였다. 고려가 망한 뒤로 송도의 이름난 정승과 권세 있는 대신들 가운데 두 나라의 군주를 섬기지 않겠다고 한 이들이 많았다. 따라서 두문동과 부조현이란 곳이 생겨났다. 그런 정승과 대신의 자손들은 대대로 받던 녹봉을 얻지 못하게 되자 마침내 상인이 되어 물건값이 싸지면 사들이고 비싸지면 내다 팔아서 생계를 꾸렸다.
   송도의 풍속은 좀스럽게 인색하고,세련되게 꾸미고, 오로지 말단의 이익만을 추구하였다. 부유한 장사꾼과 큰 상인들이 팔도를 두루 돌아다니고,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동료들과 끈을 맺어 북으로는 연경의 비단을 수입하고 남으로는 일본의 은을 가져왔다. 그러니 송도 또한 전국과 통하는 큰 도회지 이다.
    송도는 한편으로 경기 지방이다. 한양과 가까운 경기도 백성들은 한창 밭일을 할 때라도 따비를 잡고 호미질을 멈춘 다음 해 그림자를 돌아보고서 “해가 중천에 떠 있으니 성안에 갔다 와도 충분하겠군! " 혼잣말을 한다. 그러고는 밭을 갈거나 김을 매던 손을 멈추고 낫을 들고 말에 먹일 여물을 베어서 등짐을 짊어지고 성안으로 들어가 판다. 송도에 가까이 사는 백성들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백성들은 항상 똑같은 마음이 없고 항구적 생업도 없으니 경기 지역 사람들 가운데 부자가 드물다.
   평양은 단군 임금 한 세계(世系)가 1000년 동안 도읍한 곳이다. 무왕이 기자를 조선 왕에 봉한 이후로 기자는 평양에 도읍을 정했다. 자손을 수십 세대에 걸쳐 전하여 1000여 년을 이어갔다. 고구려도 평양에 도읍하였고 나라를 600여 년 유지하였다.
   평양은 땅이 평탄하고 동쪽에는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들이 무리를 이루고 서쪽으로는 큰 바다에 이르러 땅이 끝난다. 조운선이나 장삿배를 막론하고 바다를 운행하는 배는 모두 패수(浿水, 오늘날의 대동강)에 도달한다. 패수는 평양성 아래를 두르고 있다.
   백성의 풍속은 돈독하고 후덕하여 옛 성인이 남긴 풍모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이익을 노리는 거간꾼 무리들이 점차 많아져서 서로 속이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니 이는 주나라 말엽의 폐단과 비숫한 데가 있다. 지금은 관서 관찰사의 감영이 있으니 평앙은 서도의 큰 도회이다. 온갖 물품과 재화,은과 돈이 모였다가 흩어져 한양에 버금간다. 
   삼등현의 연초와 강계의 담비 가죽과 인삼, 정주의 말총은 남북 상인을 불러모으는 토산품이다. 관서의 토양은 척박하다. 강변 일곱 개 고을은 모두 산지이고, 바닷가 고을은 들이다. 산과 들 사이에 끼어 있는 고을을 중산(中山)이라 부른다. 성천은 옛날 백제 비류왕이 도읍했던 고을이다. 땅이 외지고 상인이 적다. 그러나 상인들이 왕래하여 구입하는 물품으로 연초와 올이 가는 면포와 희고 고운 명주가 있다. 안주는 살수의 남쪽에 있고, 살수는 청천강이다. 안주는 칭천강 남북에 걸쳐 있으니 여기도 관서의 큰 도회이다.
   의주의 상인들은 북쪽으로는 연경이나 요동에 가서 장사하고 남으로는 일본과도 통한다. 해마다 동지사(冬至使)나 별견사(別遺使), 뇌자관(賚咨官)이 왕래하는데 그때마다 사행단 전원이 여러 날 동안 의주에서 머물면서 이익이 되는 재화를 운송한다. 때때로 연경 사람들과 시장을 열어 교역한다. 의주는 청나라와 조선 두 나라 국경의 도회이다.
   관서의 풍속은 대체로 생업의 근본인 농업을 가볍게 여기고 말단의 이익을 중시한다. 농사를 지어 거두는 소출이 적으니 누에치는 산업이 흥성해졌다. 남자나 여자나 사치함과 화려함을 서로 뽐내고 음악과 여색을 즐긴다. 관아에 소속된 기생이나 개인의 여종이 가야 금을 안고 춤옷을 차려입고서 지방 관아나 감영과 진영에 불려 다닌다. 나루터 머리에서 남정네에게 눈짓하고 저잣거리 여기저기 문에 기대어 애교를 부리는 여자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아름답다. 큰 부자는 수만 냥의 재산을 축적하고 밤낮으로 풍악을 울리기도 한다. 큰 상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뇌물을 뿌리고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여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잔치를 즐긴다. 나라 안에서 번화하고 화려함을 말할 때에는 반드시 관서를 꼽는다.
   해서는 서쪽으로는 관서와 거래하고 북쪽으로는 관북과 거래하며, 동남쪽으로는 한양과 삼남 지방, 관동과 각각 거래한다. 풍속은 질박하고 촌스러우며, 검소하고 꾸밈이 없다. 본디 농사와 누에치기를 생업으로 삼아서 행상하는 사람이 드물다. 바닷가에서는 물고기를 잡고 소금을 구우며, 산골에서는 밀랍과 면포, 올이 거친 명주, 면화가 난다. 황주와 봉산에서는 배가 나는데 크기가 사발만 하다. 황주도 해서의 큰 도회이다.
  관동은 북쪽으로는 관북과 거래하고 남쪽으로는 영남과 통하며, 남서쪽으로는 한양, 해서와 접해 있다. 강릉은 옛날의 예국이, 춘천은 옛날의 맥국이 자리 잡았던 곳이다. 철원은 궁예가 도읍했던 고을이다. 관동의 풍속은 우둔하고 인색하며,의복이나 음식에 사치하지 않는다. 영서 지역 고을은 모두 깊은 산과 후미진 골짜기이다. 황상목(黃腸木)과 소나무, 인삼,복령, 석청(石淸), 목청休淸),    집에서 반드는 밀랍, 곰과 호랑아 노루, 사슴, 멧돼지, 오소리, 잣,오미자가 난다.  
  영동은 바닷가에 위치한 아홉 개 군으로 구성돼 있다.  철과 소금, 문어, 홍합, 해삼, 생복(生腹), 미역,대구,명태가 난다. 통천의 고본(固本)  또한 영동의 큰 도회이다. 추지령을 넘는 이들은 짐을 말 등에 싣거나 인부가 등에 짊어지게 하고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방으로 흩어진다. 바다로 운행하는 이들은 쌀을 물고기로 바꾸는 영남 사람이거나 물고기를 쌀로 바꾸는 관북 사람이다.
   관북에서 북청 이남은 남도이고, 북청 이북은 북도이다.  때때로 청나라 사람들과 더불어 시장을 여니 육진의 주민들은 소를 끌고 가서 청나라의 말과 바꾼다. 북쪽은 화폐를 대신하여 사승포를 사용하고,남쪽은 화폐를 사용한다. 관북 땅은 서쪽으로는 큰 산을 끼고 있고, 동쪽을 따라 큰 바다가 뻗어 있다. 철령에서 출발하여 백두산 아래에 이르고 두만강 강변을 타고 내려가면 구불구불 수천 리가 이어진다. 풍속을 보면 남도는 남방의 백성에 가깝고, 북도는 짐승 가죽 옷을 입고 활쏘기와 사냥을 잘한다.
   삼수와 갑산에서 강을 따라 경흥에 이르는 지역에서는 인삼과 녹용, 짐승 뿔과 가죽, 곰과 호랑이,노루,사슴, 여우, 이리, 산돼지, 양, 올이 가는 베,다리가 난다. 바닷가 고을에서는 문어와 명태,송어(松魚), 연어,방어,곤포(昆布), 미역,대합조개,전복,강요주, 어란,청어,해삼이 난다.  뭍에서는 말을 달리고,물에서는 배에 실어 보내 덕원부의 원산에 화물이 모인다. 원산 또한 관북의 큰 도회이다. 북쪽 사람이 화물을 가지고 와서 남쪽 상인과 물건을 교역하고 물러 간다.
   호서 지방을 보면,태안에서 한산까지 서해를 끼고 있는 지역을 내포라 부르니 물고기와 소금이 나는 곳이다. 호서의 동쪽  지역은 높은 산이 많고 면포와 종이, 과일이 많이 난다. 호서는 좌도와 우도로 나뉜다. 우도의 경우 사람들이 물리게 먹을 정도로 물고기와 소금이 많으나 면포와 과일이 귀하다. 좌도는 면포와 과일은 넉넉하나 물고기와 소금을 구하기가 어렵다.
   부여는 백제가 도읍했던 고을이다. 그러나 땅이 낮고 습하여 수재를 자주 당하므로 부유한 상인이 지나가면서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청산과 보은에서는 대추가 많이 난다. 주민들은 대추가 많으냐 적으냐를 가지고 빈부를 가늠한다. 서울과 여타 지역에서 사고파는 대추는 청산과 보은의 산물이 열에 아홉이다. 임천과 한산에서는 올이 가는 모시를 잘 짜고, 홍산과 남포에서는 거친 모시 짜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나라 안에서 옷을 만들어 입는 모시나 베는 모두 이 네 개 현에서 산출되어 퍼진 물건이다.
   은진의 강경은 호남과 영남으로 통하는 요충지이다. 동쪽과 서쪽, 남쪽과 북쪽 사람들이 배를 타거나 뭍으로 이동하여 다 함께 찾아 들고 부유한 상인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든다. 온갖 물건이 모두 몰려 드니 강경은 또한 삼남의 큰 도회이다. 하루아침에 1 만 냥에 이르는 상품이 거래된다. 상인들이 한편으로는 팔고 한편으로는 사서 며칠 사이에 굴려서 얻은 이익이 본전의 세 배에서 다섯 배에 이르기도 한다.
   호서는 땅이 비옥하고 재물이 넉넉하며, 산수가 수려하고 명랑하고 오래된 가문과 큰 집안 사람들,공경대부를 지내고 실직(實職)에서 벗어난 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풍속은 생업에 종사하기를 부끄러워하며,명예를 귀하게 여기고 이익의 추구를 천하게 여긴다. 그래서 선비들이 대부분 가난하다. 일하지 않고 놀고먹는 백성들 또한 대단히 많다.
   호남은 물산이 가장 풍부하다. 비옥한 들이 수백 리에 걸쳐 펼쳐져 있다. 명주실과 삼실, 물고기와 소금, 온갖 곡물이 난다. 전주는 견훤의 도읍지였고 지금은 호남 관찰사의 감영이 있는 곳이며,또 호남의 큰 도회이다. 온갖 기술을 갖춘 장인이 포진해 있고, 사방에서 상인이 몰려든다. 양정포의 생강과 마늘,파,부추, 나주 영산포의 무,진안의 연초,남원의 곶감, 영암의 참빗, 제주의 큰 말과 나무빗, 갓양태,진귀한 과일, 좋은 약재, 해산물, 노루와 사슴의 가죽, 여러 고을에서 나는 대나무 그릇과 닥나무 종이가 모두 전주에 몰려 든다.
   건장한 말은 행렬을 이뤄 무거운 짐을 싣고 먼 곳까지 간다. 도보 행상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버들고리를 묶거나 개가죽을 머리에 이고 화물을 손에 쥐고 등짐을 진 채 팔도에 두루 퍼져 있다. 이들 행상은 모두 전주를 거치게 마련이다. 수십 마리의 소떼를 몰고가는 상인들이 길 위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는데 모두 함열의 황등(黃登) 장터에서 오는 이들이다. 사나운 말에 채찍질을 하고 긴 말고삐를 쥔  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상인들은 모두 영암의 송지(松旨) 장터에서 오는 이들이다. 따라서 호남에는 부유한 백성들이 많다. 그러나 이 지방 풍속은 잔재주를 많이 부리고 꾸미기를 숭상한다.
   영남은 땅이 사방 1000리이고 토질이 비옥하다. 백성들은 농사와 길쌈에 힘을 기울이고 풍속이 질박함을 숭상한다. 현인들 중에는 남보다 뛰어난 이들이 많지만 어리석은 자들은 뻣뻣하고 사나워 순종하게 할수 없다.
  경주는 신라 적에 세 개의 성씨가 번갈아 1000년 동안 다스린 도읍이다. 지금은 부윤이 다스리는 고을이다. 수마노,수정, 산수유, 옻나무, 명주실이 난다. 문경은 옛날의 문소국이고, 개령은 옛날의 감문국이며, 성주는 옛날의 벽진국이고, 김해는 옛날의 가락국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기이한 감상품이나 재화가 될 만한 보물이 나지 않는다.
   종합하면, 이 도에는 좌도와 우도를 합쳐 모두 일흔 개 고을이 있다. 영해로부터 남해에 이르는 고을은 모두 바닷가라서 물고기와 소금이 풍부하다. 산지 고을은 감과 배,개암, 밤,옻나무, 대나무, 잣, 황장목, 소나무, 닥종이,각종 곡물,무명, 삼베,면화가 많이 난다.
   대구에는 영남 관찰사 감영이 있고,고성에는 삼도수군통제사 수영이 있으며,진주에는 영남우도절도사 병영이 있어 이들은 모두 큰 도회이다. 울산의 전복, 밀양의 밤,영천의 누렇고 올이 가는 베, 상주와 함창, 문경,거창의 곶감은 모두 나라 안에서 유명하다. 연일의 포항은 물고기와 소금이 모여들어 유통되는 곳이라 또한 해변의 큰 도회이다.
   동래에는 왜관을 설치하여 왜인을 머물게 한다. 왜국의 팔송사와 대차왜는 해마다 우리나라에 오고, 조선의 통신사는 10년에 한 번씩 일본에 간다. 그러니 동래 또한 두 나라 사이의 변경에 있는 큰 도회이다. 큰 상인이 말고삐를 잡고 왜관에 이르러 시장을 연다. 일본의 재화와 연경의 진귀한 물품이 이곳에 다 모인다.

 


생업의 선택


   이를 통해서 볼 때, 세상에서 현인이라 칭송하는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나는 잘 알겠다. 정승 판서의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은 조정의 드높은 장소에 좌정하고 앉아서 나라를 이끄는 방안을 내어놓는다. 그러면 주상께서 대신이 제안한 방안을 그럴듯하게 여겨 이를 온 나라의 백성들에게 시행한다. 온 세상과 더불어 좋은 일을 함께하니 이런 업적과 명성이 당시 사람들의 귀에 들리고 눈에 환히 드러난다. 외직으로 나가게 되면 관찰사의 직책을 맡아 지방의 풍속을 살피고 착한 이는 표창하고 악한 이는 도려내어 백성을 살리고 죽이는 권한을 행사한다.
   그렇다면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은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생업을 꾸리는 것이 옳다. 생업을 영위하지 않고서는 부를 얻을 방법이 없다. 부가 없으면 덕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로부터 고매한 선비는 일찌감치 스스로 계획을 짜서 집안 살림을 부유하고 풍족하게 만들었다. 자기 집에 부를 풍족하게 일구어놓은 까닭에 밖에서 다른 것을 구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야말로 부가 덕(德)과 더불어 짝을 이루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부란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좋은 생선회나 구운 고기와 같은 것이다.

 


재물의 노예 열 가지 사례


   향기가 풍기는 미끼 아래에는 반드시 미끼를 물다 죽은 물고기가 있듯이, 후한 포상 아래에는 반드시 용맹한 사내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두 나라가 전쟁을 일으켜 중원에서 만났다고 치자. 달과 같은 흰 깃발에 해와 같은 붉은 깃발이 휘날려  갖가지 깃발이 하늘을 뒤덮었다. 창과 검이 서릿발처럼 번쩍이며 부딪히고, 화살과 바위가 메뚜기떼처럼 날아다니며, 포성소리가 우레처럼 울린다. 그런데 이렇게 살벌한 전쟁터에서 한 필 말에 한 자루 칼을 들고 적진으로 돌진하여 들어간다. 몸이 수십 군데 찔리고도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 적의 깃발을 꺾고 적장을 베는 병사가 나타난다. 천금의 포상에 혹했기 때문이다.
   서울에는 포도청이 있고 지방에는 토포영(討捕營)이 있어 칼과 쇠사슬을 비롯한 혹독한 형구(刑具)를 갖추고 있다. 관부(官府)를 지키는 수비병이 문에서 보초를 서며 밤을 새우고 담장을 돌면서 경계하나. 부자의 저택에서는 활을 당겨 화살을 재어놓고, 장검을 뽑아 꽂아두며, 큰 곤장을 세워놓는다. 호걸 같은 종과 사나운 노복이 앞과 뒤에서, 왼쪽과 오른쪽에서 에워싸고 집을 지킨다. 거기다 표범 같은 사나운 개가 다섯 마리 열 마리씩 무리를 이루고 컹컹 짖어댄다.  그런데도 왜소한 사내 혼자서 구멍을 뚫고 들보를 넘어 죽음을 무릅쓰고 저택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때로는 구리를 주조하여 동전을 위조하고 무덤을 파헤쳐 불법을 일삼으며 국법도 두려워하지 않고 제 한 목숨 따위는 돌아보지도 않는다. 모두 재물에 휘둘리고 있을 뿐이다.
   성산월(星山月)은 경상도 성주의 기생으로 재능이 매우 뛰어나고 용모가 나라에서 제일이었다. 재상들이 잔치하는 자리에서〈백마강 부(白馬江賊)〉를 읊어 명성과 몸값이 서울 기생들을 압도하였다. 그러나 선공감 서원으로 늙어 쭈그러진 데다 다리를 절고 한쪽 얼굴에 큰 혹이 매달린 남자와 같이 살자 마침내 당시 사람들로부터 버 림받았다.  성산월이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노인의 재물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둘 다 귀하게 자란 공자로서 똑같이 지체가 높고 기세가 등등하다. 한 사람은 허름한 도포 차림에 짚신을 신고 길을 갔고,한 사람은 여우 가죽 옷을 걸치고 살진 말을 타고 갔다. 길에서 두 사람을 구경한 행인들이 한 사람은 무시하고 한 사람은 떠받들었다. 이 또한 부를 흠모한 결과이다.
   험준한 묏부리의 인적이 드문 산속이라 풀은 무성하고 나무는 빽빽하다. 큰 곰과 작은 곰이 숨어 있고, 호랑이와 표범이 으르렁대며, 멧돼지가 주둥아리를 휘젓고 다닌다. 사냥꾼이 갑자기 짐승을 맞닥 뜨리면 앞으로도 뒤로도 물러설 곳이 없다. 원숭이처럼 엿보고 뱀처럼 노려보다가 화살이나 총을 쏜다. 눈으로 보고 손을 쓰는 사이에 죽느냐 사느냐가 결판난다.
   바다와 깊은 못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고 이무기와 고래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들여다볼 수 없다. 동해와 남해에서는 사람이 많이 빠져 죽는다. 그러나 머리까지 물에 잠겨 죽는데도 경계 삼지 않고, 큰 물고기에 물렸던 끔찍한 사고도 전혀 되새기지 않는다. 자맥질하여 들어가 전복을 캐느라 온종일 물속을 들락날락한다. 모두가 전복을 채취해 팔려는 욕심에 취한 탓이다.
   지위가 높기는 하나 죽음을 무릅쓰고 도와줄 친구는 없다. 형세가 외롭고 위태로운데 헐뜯는 자들은 세력이 드세다. 임금은 위에서 의심을 품고, 손님은 문에서 자취를 감췄다. 멸문지화를 당할 재앙이 조만간에 닥칠 낌새가 보이나 처자식을 쳐다보니 주절주절 요구하는 말이 많다. 당장 벼슬을 사직하고 돌아가려 했으나 어리석은 아내의 잔소리를 듣고 나니 물러나려던 발걸음은 멈칫멈칫하고 결단을 내리려 했으나 망설임이 생겼다. 끝내는 모두 죽임을 당하고 말아 세상 사람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이익과 녹봉을 밝힌 결과이다.
   귀하고 세력 있는 집안에서 대기하고 시중들며 분주하게 지내는 사람은 기예와 재능을 뽐낸다. 어깨를 수그리고 아첨하며 웃기를 잘 하면서  윗사람의 비위를 맞춘다. 욕됨을 참고 종처럼 일하고, 낯빛을 공손하게 하고 분부를 받든다. 의롭지 못한 일을 시키더라도 당연히 할 일이라며 윗사람이 말하면 뒤따라 칭송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끝내 윗사람이 힘을 써주어 도움을 받기는커녕 도리어 형벌을 받게 된다. 윗사람이 기뻐하여 상을 내려주기를 바라서 한 행동의 결과이다.
   공문서를 담당하는 직책이 낮은 관리가 수결(手決)을 위조하고 인장을 훔쳐서 장부와 문서를 교묘하게 바꾼다. 열 걸음 가는 사이에 100가지 잔꾀를 부릴 정도로 못하는 짓이 없어 형틀 위에서 죽는 위험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후한 뇌물이 사람을 이렇게 만든다. 


행상과 거상의 비교


   선비와 농부, 공인, 상인 곧 사농공상(士農工商)은 본디 녹봉을 받아 먹고 부를 늘리기 위해 구하는 생업이다. 이렇게 일하다가 힘에 부치고 재주가 다하면 그만둘 뿐이다. 재물을 싫어하고 부유함을 괴로워하여 재산을 쏟아내어 사방에 흩어버리는 자가 있다는 말은 결코 들어본 적이 없다. 속담에 ‘벼룩 등에다 쇄마 싣는다’라 하고, ‘바 늘 값이 쇠보다 곱절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처럼 너무 작은 이익은 공들여 얻을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소금을 파는 소금장수는 소금 스무 말밖에 짊어지지 못하고,물고기를 파는 생선장수는 혼자 힘으로 생청어 서른 두름을 겨우 짊어진다  이 물건은 누구나 한 냥이면 살 수 있다. 행상꾼이 한 냥을 밑 천으로 삼아 바닷가에서 소금과 생청어를 산다. 길을 걸어 높은 고갯마루를 넘고 산골의 장터에 도착한다. 등짐을 지고 겨드랑이에 작대기를 끼면 고개는 처지고 발은 부르튼다. 30리 길에 아홉 번 쉬어야 해서 하루에 50~60리 길밖에 가지 못한다. 평상시에는 이틀이면 갈 길을 사흘 만에 가고도 허리는 시큰하고 정강이는 후들거리며 기운은 다 빠지고 정신은 지친다. 더는 한 걸음도 갈 수 없다. 그 때 토착민이 값을 흥정하는 소리를 들으면 등짐을 내려놓고 주어버 려 돈 200문 남짓을 받는다. 값으로 치면 본전의 곱절을 받았다. 그러나 돈 200문으로 여러 날 걸려 왔다가 돌아가는 동안 여관에서 잠을 자고 낮에는 주막에서 잠깐 쉬어가며, 식량과 땔감, 반찬,담배, 짚신, 엿 등을 사는 값을 모두 치러야 한다. 집에 막 도착하여 본전 100문을 빼고 나면 남긴 이익이 얼마나 될까? 따라서 “소매가 긴 사람이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은 사람이 장사를 잘한다”라는 말이 나 은다.
   대상인은 지방의 군과 현을 직접 돌아다니지 않고 대문과 골목을 나서지도 않는다. 집 안에 앉아서 장사하는 방법을 논할 때면,그 앞에는 소상인들이 가득하여 시세 돌아가는 형편을 말하면서 가을 터럭처럼 세밀하게 분석하여 제각기 계책을 꺼내놓는다. 주인은 팔꿈치를 구부려 베개에 비스듬히 기대어 상인들이 하는 말을 듣다가그 중 나은 계책을 채택하여 추진한다. 손해를 입을 것 같으면 정해놓은 계책을 버리고, 이익을 거둘 듯하면 실행하면 된다.
   그다음에는 행상을 나눠 보내 사방팔방을 다니며 이익을 구하게 한다. 행상들은 제각기 간을 드러내놓고 쓸개즙을 걸러내어 지혜를 싸내고 정성을 다하여 기약한 날짜에 돌아오고 약속한 대로 돈을 갚는다. 거두어들이는 이자는 2할로 한다. 물고기나 소금을 파는 등짐장수가 거두는 이익과 비교하면 겨우 5분의 1 밖에 안 된다. 그러나 이에 앉아서 이익을 거두니 뼈와 근육을 수고롭게 할 일이 없고 오가면서 낭비하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 실제로 얻는 이익을 말하자면 도리어 저들보다 낫다. 게다가 밑천이 두둑한 데다 자기가 장사 밑천올 대준 사람이 매우 많아 1000냥을 대주고 200냥의 이익을 보고, 1 만 낭을 대주고 2000냥의 이익을 본다. 더 말해 무엇하랴?

 


정숭과 거상의 비교


   지금 벼슬에서 나오는 녹봉도 받지 않고 지방의 고을에서 보내는 선물 없이도 삼정승과 더불어 똑같은 즐거움을 누리는 자가 상당히 많다. 아니 그중에는 삼정승보다 더 나은 이들이 많다. 판서급 벼슬아치 이하는 말도 꺼내지 말자.
   오로지 삼정승만이 가장 존귀한 지위라 권력을 쥐고 있을 당시에는 녹봉은 많고 재물이 높이 쌓인다. 그런데도 각 도의 큰 고을에서 바치고 보내주는 선물이 줄지어 밀려들어서 한 해에 거둬들이는 재물올 대충 계산하면 100만 전(錢, 1 만 냥)에 이른다. 그렇지만 늙고 병든 몸을 부축받아 억지로 일으키고,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으며 세수하고 양치한다. 이어서 옷을 단정하게 입고 모자를 똑바로 쓴다. 거울을 잡고서 얼굴을 비춰본 다음에 대문을 나서서 수레에 오른다. 대궐문이 열리는 시각을 기다렸다가 문안으로 들어가 허리를 구부리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간다.
   노창(矑唱)이 다 끝나면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임금께 국사를 아뢰는데 몇 마디 말에 영예와 치욕이 달려 있다. 일체의 일을 올바르고 정직하게 하여 조금도 회피하지 않자니 임금의 의중을 짐작하지 못하겠고, 노여움을 불러일으킬까 겁이 나서 아부하고 비위를 맞추면서 사사로이 욕심만 추구하자니 사관이 앞에 있고 간언하는 신하가 뒤에 줄지어 있다. 호되게 추운 날인데도 등에서는 땀이 나고 몹시 무더운 날인데도 간담이 서늘하다. 조회를 마치고 대궐문을 나서고 나서야 감히 기를 펴게 된다. 서리치고 눈 내리는 새벽이나 바람 불고 비 내리는 저녁일지라도 추위를 무릅쓰고 습기에 젖은 채로 끝 내 감히 1분 1각이라도 태만하거나 늦출 수 없다. 너무 고생스럽지 아니한가?
   선비와 농부, 공인,상인 가운데 1 년에 쓰는 돈이 100만 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 부자가 서울과 지방에서 수십 가구에서 100가구에 이른다. 이런 부자들은 얻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거나,하고 싶은 일을 뜻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 게다가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며, 속이 편하고 심신이 여유만만하다. 그중에서 형편이 훨씬 나은 자는 은을 20만 냥이나 30만 냥을 쌓아두고 있다. 해마다 돈을 풀어 이자를 챙기면 20만 냥을 가지고 대략 4만 냥의 이윤을 남기고,30만 냥을 가지고 대략 6만 냥의 이윤을 남긴다. 은은 화폐보다  곱절의 이익을 남긴다.  이렇게 사는 사람이라면 그 즐거움이 삼정승보다 낫지 않은가!

 


안정 자산의 품목


   그러므로 경강(京江)의 조운선 다섯 척과 수상선(水上船) 일곱 척,도하민(都下民)의 공물 열 섬, 바닷가의 어살(漁箭) 다섯 기(基),소금가마 열 기, 들녘에서 키우는 소뿔 열 개,  돼지우리 안의 암돼지 300마리, 제주 말 300발굽, 청산•보은의 대추나무 1000그루, 지안•삼등의 담배밭 1000묘, 임천 •한산의 모시밭 1000묘, 영남과 호남에 있는 감나무 1000그루 및 닥나무와 옻나무밭 1000묘, 봉산의 배나무 500그루,전주 양정포의 생강밭과 마늘밭 1000고랑, 양남 지역의 대나무밭 l000묘, 관북의 삼밭 1000묘, 관서의 뽕나무 1000그루, 삼남 지역의 벼논 100결(結), 양서 지역의 면화밭 100일갈이가 있으니 이런 자산을 소유한 사람은 누구나 삼정승과 대등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생업을 영위하는 수단으로 예전부터 소유해온 자기 자산이다. 물품을 수송하느라 힘들일 까닭이 없고,판매하려고 시장과 점포를 기웃거릴 필요도 없다. 고매한 선비 같은 태도를 지키면서 그냥 앉아서 거두기만 하면 된다.

 


빈자의 굴욕


   예전에는 조상이 물려준 생업이 있었으나 재물을 함부로 써서 가볍게 흩어버리고 결국 집안을 망친 사람도 있고. 대대로 빈궁하게 지내면서도 맑은 담론이나 즐겨하고 가난을 편안히 여기며 자긍심을 지키는 사람도 있다. 이런 형편이면 늙은이가 비단옷을 입지도 못하고 고기를 먹지도 못한다. 따뜻한 겨울인데도 아이들이 춥다고 울부짖고, 풍년이 들었는데도 마누라는 배고프다고 징징 운다. 명절이나 제삿날이 되었으나 제삿밥조차 올리지 못한다.
   갓과 신발, 의복을 이웃집에 빌려달라고 구걸하나 그들이 항상 내주지는 않아서 밖에 나가 노닐거나 향리에서 조문하고 하례하는 예의를 차릴 수 없다. 금전을 갹출하여 술을 마시는 자리에 우연히 앉았으나 돈을 거두면서 그에게는 달라고 하지 않는다. 모임을 같이 하던 사람들이 계를 만들고서 그를 끼워주지 않는다. 어쩌다 기생을 불러 풍악을 즐기는 자리에 갔더니 춤추고 노래하는 예쁘고 어린 기생들이 쳐다보고 손가락질하며 은근히 비웃는다. 이런 처지가 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면 한마디 말을 보탤 가치도 없다.

 


치부의 방법


   그러므로 본디 부유한 사람이 더 부유해지고자 한다면 힘들여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으나 본디 가난한 사람이 부유해지고자 한다면 고생을 많이 한 뒤에야 부유해질 수 있다. 남이 하나를 하면 나는 백을 하고, 남이 열을 하면 나는 천을 한다. 이것이 이른바 고생 끝에 부를 얻는 비결이다.


   곤경과 불운에 처하여 격분하는 것은 의지가 있기 때문이요,

   무에서 유(有)를 찾아내는 것은 지혜가 있기 때문이며,

   계획을 세워 결단하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은 용기가 있기 때문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것은 정성이 있기 때문이며,

   남과 함께 일하되 속이지 않는 것은 신의가 있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춘 다음에야 이익에 관한 일을 더불어 말할 수 있다. 이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다른 네 가지를 갖추고 있다 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아홉 길 되는 높은 산을 만들 때 삼태기 하나 분량의 흙이 모자라 완성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부를 구하는 큰 법이다.

 


시장과 환경의 예측 능력


   지금 생업을 일구면서 당장 부자와 더불어 여유와 부를 동등하게 누리고, 빈곤의 구렁텅이에서 저절로 빠져나오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미치광이조차 의문을 표할 것이다. 따라서 최상의 부자는 삼재(三才)를 겸비해야 하고, 중등의 부자는 땅과 사람을 얻어야 하며, 하등의 부자는 사람의 힘을 다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삼재란 하늘과 땅과 사람을 말한다. 위로는 하늘의 때와 조화를 이루고,아래로는 사방 땅에 있는 이익을 꿰뚫어 보며, 가 운데로는 사람이 지닌 힘에 통달해야 한다. 그렇게 한 연후에야 비로소 공적을 온전히 세우고 사업을 다 이루게 된다.
   대체로 간지(干支)가 인(寅), 신(申), 사(巳), 해(亥)인 해에는 흉년이 많이 들고 풍년이 적게 찾아온다. 자(子), 오(午), 묘(卯), 유(酉)인 해의 농사는 풍년도 흉년도 아니다. 간지가 진, 술, 축, 미인 해에는 굶주리는 일이 드물고 풍년이 자주 든다. 갑과 기인 해는 흙의 기운으로 진, 술, 축,미가 들어간 해에 견줄 만하고, 을과 경인 해는 쇠의 기운으로 인,신, 사, 해가 들어간 해와 비슷하다. 간지가 정과 임인 해는 나무의 기운으로 자, 오 ,묘,유가 들어간 해와 비슷하다. 병과 신인 해는 물의 기운으로 흙인 해와 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무와 계인 해는 불의 기운으로 간지가 나무인 해와 같은 짝을 이룬다.
   태음과 태양은 하늘을 관장하는데 하지 전후에는 각각 30일 동안 비가 많이 내린다. 소음과 소양이 오에 있으면 여름에 가뭄이 든다. 궐음이 사에 있으면 추분 전 60일 동안 바람이 많이 분다. 양명(陽明)이 있으면 추분 전에 일찍부터 추워지고 늦벼가 익지 않는다.
   삼남 지방의 곡식은 동풍에 시들었다가 북풍에 살아난다. 서쪽과 북쪽, 동쪽 지방은 이와 반대이다. 직전 겨울에 눈이 내리고 대보름 날에 달이 뜨면 비와 햇볕의 양이 알맞다. 두 해 동안 큰비가 내리면 한 해는 큰 가뭄이 들고, 가뭄이 세 해 동안 이어지면 한 해는 장마가 진다. 장마가 지면 삼남 지방은 풍년이 들고 서쪽과 북쪽, 동쪽 지방은 기근이 발생한다. 가뭄이 들면 서쪽과 북쪽, 동쪽 지방은 곡식이 여물고 삼남 지방은 흉년이 든다.
   곡물이 이쪽 지방에서 값이 비싸져 저쪽 지방에서 값이 싸지면 그 밖의 재화는 저쪽 지방에서 비싸지고 이쪽 지방에서는 싸진다. 이것이 하늘의 때와 땅의 이로움이다. 사람이 지닌 힘은 사람 개개인에게 달려 있다.
   사람은 곡식을 끊고 단약을 굽지 못하며,세상을 싫어하여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능력이 없다. 속으로는 가난 걱정을 견디지 못하는 주제에 밖으로는 고상하고 시원시원한 주장만 펼치려드는 사람이 있는데 존경할 가치가 없다.

 


빈자의 각성


   일반 백성들은 같은 백성들끼리, 사족은 같은 사족 친구들끼리 어울려서 재물이 없는 자는 가진 자에게 도움을 받고, 가난한 자는 부유한 자에게 도움을 구한다. 날이 추우면 두꺼운 옷을 입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 것이 인간의 실정이다.
   추위에 살갗이 에이고 배고픔에 창자가 도려지듯이 아파서 지극히 힘들어 누웠다가 머리를 들고 일어났다. 방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하늘의 태양은 노랗고 산은 빙글빙글 돌아서 눈은 어질어질하고 머리는 빙빙 돌았다. 귀에 들어오는 온갖 소리는 마치 발 너머로 지나가는 매미소리처럼 들렸다. 그래서 겨우 기어 이웃집으로 가서 목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목소리로 “나 죽겠소”라고 말을 꺼냈다. 주인이 불쌍히 여겨 죽을 끓여서 먹인 다음에 집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제야 머리를 하늘에 두고 발로 땅을 밟으며,눈으로 빛깔을 분간하고 귀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가 기어서 이웃집에 갈 때 부자를 흠모하는 마음이 어떠 했을까. 또 죽을 배불리 먹고 돌아오며 부자의 좋은 점을 깨달았을 때의 심경이 또 어떠했을까?
   따라서 사람마다 현명한 자와 모자란 자의 차이가 있듯이 사물이 서로 똑같지 않은데 이는 사물이 가지는 본래의 실정이다. 사물이 서로 똑같지 않기 때문에 사람 또한 각자 생각하는 바대로 움직인다. 오랜 세월을 두고 노력하는 일은 마치 봄날에 풀이 한창 자랄 때는 그런 모습이 눈에 띄지 않더라도 날마다 쑥쑥 자라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태산도 한 줌의 흙이 쌓여서 크게 높아졌고, 황하와 바다도 한 방울의 물이 많이 모여 이루어졌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처럼 하루에 1 전이 불어나면 1000일에는 1000전으로 쌓인다.

 


상인의 규모와 종류


   금전을 많이 소유하고 있으면 머나먼 여러 나라에 가서 무역하여 온갖 재화를 거두어 온다. 먼 나라보다 작은 지역에서 무역을 하면 가진 본전에 따라 이보다 이익이 조금씩 줄어든다. 교통이 발달한 고을이나 큰 도회지에서는 한 해에 유통되는 재화가 금릉과 단사 1000필, 분주 3000필,올이 거친 명주 5000필, 올이 가는 모시포 500동, 올이 거친 모시포 1000동, 올이 가는 마포 5000필, 올이 거친 마포 7000필, 목면포 2000동, 무미 82 2만 석, 대두 3000석이다. 이런 재물을 거래하는 부류는 화폐를 많이 소유한 상인이다.
   여우 가죽, 황광피 300장, 해삼 500근,부채 2000자루, 두꺼운 종이 100속, 얇은 종이 500속을 소지하고 연경에 가서 융복사 시장에서 갖옷, 진주, 석경, 당필, 당묵, 사탕, 민강, 관모 및 감초, 육종용, 계피, 지등, 공편, 분당지,85 색지 등을 구매하여 돌아오는 상인이 다음 등급이다.
   소를 몰고 가서 관서와 관북에 개설된 시장에서 말과 바꾼다. 인삼을 말에 싣고 동래의 왜관에 개설된 시장에 가서 은과 교환한다. 순한 말을 몰아 남쪽으로 가서 제주도의 세 살, 네 살 또는 대여섯 살 난 길들이지 않은 말과 교환하여 오는 사람이 또 그다음 등급 이다.
   멀리로는 나라 안의 팔도를 다니고,가까이로는 사방 수백 리 사 이에 있는 장시를 따라다니며 지방 특산물을 파는 이들이 시골의 행상이다. 젓갈 몇 단지나 각종 장과 식초를 병에 조금씩 담아서 판다.
   음식전과 과일전,어물전과 고기전,두부전, 선전의 여러 방이 있고, 잡물전에서는 대장장이, 가죽 장인,목수 등 온갖 장인이 만든 물건을 판다. 오색 물감을 염색하는 점포에는 붉은색, 남색, 파란색, 쪽색, 초록색, 검은색,노란색, 분홍색, 자주색으로 물들이는 물감을 모두 여러 단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모두 한양 사람의 생업이다. 그중에서 밑천이 없는 자는 분뇨를 싣고 나르는 일을 일상의 직업으로 삼아 왕래한다.
   대개 밑천이 많은 자는 거둬들이는 이윤이 늘 풍성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취하는 이윤이 늘 자잘하다. 그러니 부유한 자는 큰 이익을 거둬들이기 좋고, 덕분에 작은 이익을 거두는 자도 가난해지지 않는다. 생업을 영위하여 말단의 이익이 채 2할도 안 되어 어떤 때는 이익을 보고 어떤 때는 손해를 보며,어떤 때는 많이 얻고 어떤 때는 적게 얻는다. 그러나 한 해 동안 가져다 쓰고 남은 것까지 모두 셈을 해보면,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내 소유물 아닌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된다.
   이제 근세에 나라 안에서 큰 부자가 되고, 부유해져서 즐거움을 누리는 현자를 소개하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이 보고서 느낀 바가 있기를 바라고, 부자가 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생 열전


   영남 순흥 사람인 김생(金生)은 갓난아기 시절에 부모를 잃고 숙부의 집에서 자랐다. 장성하자 숙부가 배필을 구했더니 같은 마을에 정씨의 딸이 있었다. 그 여인 또한 부모가 모두 사밍하여 외숙부에게 의탁하여 살고 있었다. 매파가 혼처를 구한다는 뜻을 전하자 정 씨의 외숙부가 허락하였다.
  혼삿날밤에 아내 정씨가 김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일부터 띠집을 짓고 분가해 나가서 생업을 꾸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김생이 “좋소”라고 맞장구를 쳤다. 새벽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함께 밖으로 나가 산 아래의 비어 있는 땅에 이르렀다. 남편이 도끼로 나무를 베고,부인은 낫으로 띠풀을 베었다. 김생의 숙부와 정씨의 외숙부가 아침에 부부가 사라졌음을 깨닫고 찾아다니다가 나무를 베는 곳에 이르렀다. 깜짝 놀라 까닭을 물었더니 부부가 사실대 로 고하였다. 그러자 두 집에서 일을 도와 하루 만에 집을 완성하고 제각기 그릇과 물건을 나누어 주었다. 솥 하나,표주박 하나,동이 하 나, 됫박 하나, 숟가락과 젓가락 두 벌,사발 두 개, 사기 찬그릇 네 개, 낫과 호미 각두개, 차조쌀 열 말,좁쌀 스무 말,콩다섯 말, 장 하단지였다.
   김생은 아내와 다음과 같이 약속하였다.
“나는 내 힘을 다해 일할 테니 당신도 나처럼 하구려.”
   아내가 “저도 그럴 생각이었어요”라고 하였다. 이로부터 밤낮으로 수고하며 쉬지를 않았다. 봄과 여름과 가을에는 쟁기로 개간하고 호미로 김을 맸다. 겨울에는 남편은 짚신을 삼고 자리를 짰으며,부인은 길쌈하고 명주실과 삼실을 뽑았다. 10년이 흐르는 사이에 자산이 수천 금으로 불어났다. 부부는 행상들에게 금전을 빌려주고 그 이자를 받아 마침내 거부가 되었다. 나중에는 마당 여러 곳을 채울 만큼 노비를 많이 부렸고, 밭두둑이 끝없이 이어질 정도로 광활한 농토를 소유하였다.

 


황두본 열전


   황해도 해주의 황두본은 평민이다. 젊은 시절에는 가난하여 제힘으로는 밥을 먹을 방법이 없어서 아침저녁 끼니때마다 이웃에게 밥을 빌어먹었다. 제 손으로 짚신을 삼아서 얻은 돈 세 냥으로 전부 암탉을 사서 닭을 위해 햇대와 둥지를 만들어주고 키웠다. 닭의 무리가 제각기 알을 품었고 병아리에게 모이를 나누어 주었다.
   병아리가 둥지를 내려오면 황두본은 긴 나무막대 하나를 잡고서 병아리를 몰아 들로 나갔다. 소리개가 다가오면 소리를 크게 지르고 막대를 휘둘러서 병아리를 낚아채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니 개나 고양이가 감히 병아리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못했다. 날이 저물면 병아리를 몰아서 닭장 안으로 들어가게 하고 가슴에 안아서 둥지에 올려놓았다. 병아리가 점차 깃털이 생기자 사다리를 만들어 햇대로 올라가도록 하였다. 햇대는 견고하고 촘촘하게 만들어 오소리나 숭냥이, 고양이, 쥐와 같은 짐승들이 감히 엿보지 못하였다. 아침에는 병아리를 밖으로 돌아다니게 했다가 저녁이면 닭장에 들여보냈고 이를 하루의 일과로 삼았다. 봄에서 가을이 되기까지 암탉이 알을 각각 세 번씩 품어서 병아리와 어미 닭을 모두 헤아려보니 400여 마리가 되었다. 그것을 모조리 시장에 내다 팔아서 돈 50여 낭을 벌었다. 았다.

  다음 해 봄에 나무를 베어 우리를 만들고 가운데에는 물이 흐르도록 도랑을 낸 다음 밖에서 물을 끌어왔다. 지대가 낮은 절반의 땅에는 진흙탕을 만들고 나머지 땅에는 튼튼한 기둥을 꽂고 우리에 지붕을 얹은 다음 짚풀을 깔아두었다. 돈 50냥으로 암돼지를 사서 우리 안에서 길렀다. 벼를 사다가 껍질을 벗겨 쌀을 만들었고,이 쌀을 팔아서 얻은 돈으로 또 벼를 사다가 껍질을 벗겨 쌀을 만들어 팔았다. 그렇게 이렇게 사고팔기를 마치면 또 다시 사고파는 일을 시작하였다. 벼를 대껴서 남은 쌀겨를 거칠고 부드럽고를 가리지 않고 모두 큰 독에 넣고 물에 담가두어 썩기를 기다렸다. 큰 구유를 설치하여 쌀겨를 돼지에게 먹였다.
   돼지는 날이 갈수록 살이 찌고 돼지 새끼는 부쩍부쩍 실하게 자랐다. 그렇게 키워 3년이 흐르자 새끼와 암돼지를 모두 헤아려보니 3000여 마리가 되었다. 동네 아이들에게 돼지를 나눠 주고 돼지를 몰몰아 경성에 가서 팔게 하여 6000여 냥을 벌었다.

   이 뒤로는 마침내 장사를 시작하여 6년이 되자 자산이 수만 냥으로 불어났다. 앞뒤로 10년 사이에 근력을 써서 갖은 고생을 다 하였고, 형편없는 옷에 맛없는 음식을 마다치 않으며 많은 부를 일구었다. 황두본이 감수한 고생을 보통 사람은 감히 따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조막선열전


   호남 낙안의 백성 조막선(趙莫善)은 평범한 사내로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다. 본디 가난한 사람으로 가까운 친척이 없었다. 아내와 더불어 힘써 농사짓고 길쌈하여 그다지 밥을 굶거나 추위에 떨지 않았다.
   을해년에 전국에 큰 가뭄이 찾아왔다. 병자년 봄에 쌀 한 말의 가격이 150전으로 치솟아 굶어 죽은 사람의 시체가 길을 막았고 들을 덮었으며, 떠돌며 구걸하는 유민이 울타리의 대나 삼밭의 삼보다 빽 백할 정도였다. 막선은 떠돌며 구걸하는 여인들을 살펴보다가 용모가 단정하고 성품이 순순한 이를 골라 이런 말로 유혹하였다.
“너는 사방으로 떠돌다가 어디서 죽을지도 모를 텐데 차라리 나를 위해 일하고 내 나물죽을 나눠 먹고 나와 동거하는 것이 어떠하냐?”
   여인들은 좋다고 하였는데 그렇게 꼬임에 넘어간 여인이 아홉 명이었다. 그러자 짚을 엮어 움막을 지어 여인들을 거처하게 하고 함께 밖으로 나가 나무하고 나물을 뜯어서 나물죽을 끓여 함께 먹었다. 각자 호미 한 자루에 낫 한 자루를 주어서 농사일을 함께 하였다. 가을이 되어 좁쌀을 수확해보니 이전에 비해 다섯 배가 되었다. 드 디어 각자 흙집을 한 채씩 지어서 거처하게 하였다. 막선은 아홉 명의 여인을 모두 아내로 삼아 동침하였으니 한 집안에 아내가 전부 열 명이었다.
   본부인은 아들 셋을 두었고, 아홉 명의 아내는 대개 아들을 두셋 씩 낳았다. 하나를 두거나 넷을 두기도 하였다. 열 명의 아내가 낳은 자식을 헤아려보니 아들이 모두 서른 명에 딸이 열일곱 명이었다. 딸은 제각기 시집을 보냈고,아들은 아내를 얻어주어 분가시켰다. 서른 명의 아들이 아내를 얻으니 며느리도 서른 명이었다. 막선 은 열 명의 아내에 서른 명의 아들과 서른 명의 며느리,여기에 아직 시집가지 않은 딸들을 데리고 살았다.
나가서는 부지런히 농사일을 하게 하였고,집에 들어와서는 누에 치기와 삼베 짜기, 솜 타기와 같은 일을 하도록 권하였다. 해마다 1000섬의 벼를 수확하였고, 좁쌀은 200섬, 콩 200섬, 보리 500섬, 목면 3000근, 삼 1000속, 거친 명주 서른 필, 참깨 서른 섬, 들깨 마흔 섬을 거두었다.
   그런 뒤에 동네 정중앙에 집을 한 채 지어서 본부인과 힘께 살고, 아들들이 살 집으로 좌우에 각각 열다섯 채씩 모두 서른 채의 집을 시었다. 집을 똑같은 크기로 지어서 마치 자로 재고 저울로 단 것처럼 하였다. 향교에서 동쪽과 서쪽에 같은 크기로 지은 숙소를 본뜬 것이었다. 좌우에 늘어서 있는 집들 중잉께 큰길을 내고 이 동네로 들어오는 대문을 세웠다.
   막선은 늙어서 재산을 여러 아들에게 나누어주고 본부인과 편히 지내면서 부를 누렸다. 매달 30일을 아들 서른 명이 차례대로 부모를 모셔다가 봉양하였다. 초하루는 맏아들이 음식을 장만했고, 그믐 날은 막내아들이 음식을 장만하였다. 아들들은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려고 입에 맞는 맛난 음식을 사방에서 구하려고 제각기 힘을 기울였다. 29일 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하루 모실 때 진수성찬을 장만하였다. 물에서 나는 진귀한 음식과 바다에서 나는 귀한 해산물 할 것 없이 세상에 난다고 하는 음식물은 무엇이나 다 구해 왔다.
   막선에 관한 소문을 들은 호남 관찰사가 도내를 순찰하다가 낙안 땅에 이르러 막선의 집을 방문하였다. 나이 든 주인이 관찰사를 맞 이하여 안방으로 모시자 서른 명의 아들이 음식을 차려 내어왔다. 관찰사가 깜짝 놀라 사례하면서 “내가 큰 도인 호남 관찰사이기는 하나 당신과는 비교가 안 되오”라고 말했다.
   훗날 막선은 천수를 누리고 죽었는데 그때 나이가 여든한 살이었다. 서른 명의 아들은 제각기 아들딸을 낳아 아들은 장가를 보내고 딸은 시집을 보냈다. 또 자녀들이 아들딸을 낳아서 막선이 살아 있을 당시에 친손,외손과 증손까지 모두 합쳐 식구가 100여 명이나 되었다. 자손들이 모두 막선의 가르침에 복종하고 생업을 잘 꾸려서 부를 이어갔다.

 


최 선비 열전


   한양에 최씨 선비가 있었는데 내가 그의 이름은 잊어버렸다. 최 선비는 여러 대에 걸쳐 정숭 판서를 지낸 명문가 자제였고,일찍부터 글 잘하기로 소문이 났다. 장성한 뒤에는 여러 차례 과거를 보았으나 합격하지 못했다. 집안은 가난해지고 부모는 늙어갔으며,처자식들은 처량한 꼴로 변해갔다. 부친의 문하생들과 부하 관리들 가운데 지위가 매우 높아진 이들이 많았으나 권세를 잃자 대문 앞에는 참새 그물을 칠 지경이라 아무도 최 선비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최 선비가 <맹자>를 읽다가 ‘사지를 게을리하여 부모 봉양을 돌보지 않음이 첫째 불효이다’라는 대목을 보고서 책을 덮고 크게 탄식하면서 “바로 내가 그런 불효자다”라고 말했다. 바로 붓과 먹을 싸매고 벼루를 벼루집에 넣어서 보관해두었다. 그동안 써놓은 글은 전부 모아 불에 태워버렸고,서가를 가득 채운 책은 친구에게 맡겼다. 다음 날 집을 팔아 500냥의 돈을 받았다. 부모를 모시고 처자식을 데리고 집에서 부리는 종 두 명과 계집종 세 명을 이끌고 호서의 청주에 있는 농장으로 내려갔다. 농장에는 제전 10여 결(結)과 일곱 칸 초가집,노비 10여 명, 소 세 마리가 남아 있었다.
   최 선비가 이에 노비를 불러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맹세하여 말했다.
“내가 너희들과 더불어 10년 내에 이룰 바를 약조한다. 내가 밭은 100결, 노비는 100명, 소는 100마리,말은 100개의 다리, 집은 쉰 칸으로 늘리고, 하루 생활비로 만 전을 쓰고, 한 달 생활비는 베 300필이 되게 하마. 내 명령을 따르는 자는 각각 백금의 상을 받을 것이요.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내 손에 죽을 것이다.”
   주인의 말을 듣고 노비들이 물었다.
“누군들 부자로 떵떵거리며 살고 싶지 않겠습니까요. 재복이 있어야 할 터인데 꼭 그렇게 된다고 보장하겠는지요?”
   최 선비가 말했다.
“화복(禍福)이란 모두 제 스스로 구하기에 달려 있다. 구하면 얻을 것이니 어려울 게 뭐가 있겠느냐? 너희들은 내 명령을 따르고 그렇게 안 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
   노비들은 속으로는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입으로는 알았다고 하였다.
   최 선비는 이에 500냥의 돈으로 오곡을 사서 비축해두도록 하였다. 당시 호서에는 큰 풍년이 들어서 100전에 벼 스물다섯 말을 구매하였는데, 같이 매입한 다른 곡식도 비슷한 수량이었다. 이듬해 봄이 되자 최 선비는 직접 보습과 가래를 잡고 다른 농부보다 앞장 서서 일했고, 늘 봇도랑 사이에 앉아 있었다. 가을에 100섬을 거둔 사람이 둘이었다. 이 해에는 또 큰 풍년이 들어 곡식 가격이 지난해 보다 곱절이나 쌌다. 최 선비가 이에 제전 10결을 몽땅 팔아서 받은 돈 3000냥으로 모조리 오곡을 사들였다. 이전에 사들인 것까지 모두 합해 곡식이 4000여 섬이 되었다.
   이듬해 여름에는 가물고 가을에는 장마가 져서 들에는 서있는 곡식이 없었다. 한 해 농사가 크게 흉년이 들었다. 겨울을 지나 봄에 이르자 늙고 약한 이들은 죽어 구렁텅이를 채웠고,그나마 힘이 있는 자들은 유리걸식하였다. 열 집에 아홉 집은 비었고 겉곡식 한 섬 가격이 열 냥에 이르렀고, 벼는 그 곱절이 되었다. 늙은 노비들이 사 들였던 곡식을 내다 팔자고 하니 최 선비가 허락하지 않고는 “너희들은 가서 마을의 노인들을 불러오너라!”라고 하였다.
   노인들이 오자 섬돌 아래에 서게 하고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 했다. 
“우리 동네 이웃들 가운데 굶주려 죽을 지경에 빠진 이들이 몇 사람이나 되오?”
   최 선비의 물음에 노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하였다.
“누군들 죽지 않겠습니까? 전답이 없는 자야 본디 그럴 수밖에 없지요. 전답이 있고 소와 따비를 갖추고 아들딸이 많아서 농토에 달라붙어 농사일에 힘써서 1년은 충분히 버틸 사람들도 다들 얼굴이 누렇게 떠서 죽을 지경입니다. 이들도 올해 곡식이 모두 여름에는 말랐다가 가을에는 물에 잠겼습니다. 간혹 밭 사이에 서 있는 곡식은 낫으로 베어 수확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지요.”
   최 선비가 말했다.
“오호라! 다 죽게 생겼구나. 내게 곡식이 약간 있으니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하지는 못할지라도 차마 우리 마을 이웃이 다 죽는 것은 보지 못하겠구려. 아무데서 아무 데까지 식구의 숫자와 가구의 규모를 기록하여 보여줄 수 있겠소?”
   노인들이 한목소리로 “이야말로 진정 생불이십니다”라고 하며 일제히 절하였다. 돌아가서 사방의 이웃들에게 연유를 알리고 가구 규모와 식구 수를 기록하여 바쳤다. 최 선비가 약속한 날에 징부에 적혀 있는사람을 함께 불렀더니 500여 가구에 1300여 명이었다.
   최 선비는 그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고 말했다.
“당신들은 굶주릴 것을 걱정하지 말고 본업에 힘쓰면 좋겠소.”
   그로부터 달마다 식구 수를 계산하여 곡식을 주어서 병들어 죽는 이가 없도록 하였다. 소를 팔아버려 소가 없는 이에게는 소를 사서 주고, 농사철에 점심 지을 식량과 파종에 필요한 오곡의 씨앗을 대주었다. 이들 걔500여 가구 식구들은 힘을 써서 일제히 농사를 짓고 、근면하게 때를 맞춰 일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권유하였다.
   최 선비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난해에는 한 해 농사가 흉년이 될 줄로 알아차리고 나 자신의 농사를 폐하고 말았다. 올해에는 나도 농사를 잘 지어보려 한다. 10결의 논을 이미 팔아버렸으니 다른 사람의 전답을 많이 빌려다가 농사를 짓고 절반을 거둬들여야겠다.”
   그리하여 노비들을 이끌고 직접 농사일을 감독하였다. 이 해의 농사는 그의 말대로 정말 큰 풍년이 들어 농작물을 수확하여 반으로 나누니 100여 섬이 되었다. 500여 가구에서도 제각기 곡식을 많이 수확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수확을 다 마치고 다투어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의 이 곡식은 모두 최 씨 덕택이다. 500여 가구, 1300여 명의 식구들만,열 집에 아홉 집이 텅 빈 금년 봄과 여름 사이에 극심한 기근을 모면하고 전부 살아남아 부모형제와 처자식이 같은 집에서 편안히 즐기고 논밭에서 농부가를 부를 수 있게 되었으니 이는 누구의 은혜인가? 이처럼 골육의 은혜를 베푼 은인이 있건만 은덕을 갚을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개돼지도 우리 똥은 먹지 않을 것이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정말 그렇다!”라고 하였다. 그중에서 세상 경험이 많고 글자를 아는주민들이 모여서 상의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최 씨가 준 곡식은 최 씨의 제전 10결과 서울의 저택을 판 대금을 합한 데서 나온 것이다. 금년 봄에 곡식 값으로 계산하면,4000여 섬으로 4만 냥의 돈을 받을 수 있다. 이 곡식을 팔지 않고 우리들을 살렸으니 이야말로 천하의 어진 사람이자 의로운 선비이다. 우리들이 단지 4만여 냥만 돌려드리면 너무도 야박한 일이니 마땅히 6만 냥으로 보상해드립시 다.”
   다들 “좋다”고 하였다. 그래서 가구별 식구 수에 맞게 지급한 식량을 비롯하여 농사철 점심 짓는 데 쓰인 식량과 종자,그리고 소 사는 데 들어간 비용 등을 모두 헤아렸다. 이를 가을 곡식 값으로 환산하니 100전이 곡식 스무 말에 해당하여 모두 벼 6만여 섬이 되었다.
   그리하여 이들 백성들의 벼를 등에 실은 소와 말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최 선비의 집 대문 밖에 빽빽이 들어찼다. 최 선비가 괴이하게 여겨 “무슨 일이오?”라고 묻자 백성들이 일제히 답하기를 “지금 한창 일을 하는 중이니 삼가 천천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라 하고 곡식을 문밖 한데에 쌓아놓았다.
   일을 마치고 나이 든 어른들이 마당에 들어와 줄지어 절을 올린 다음 이렇게 말했다.
“곡식으로 계산하자면 기러기 털보다 가볍고, 은혜로 말씀드리면 태산보다 무거울 뿐입니다. 소인들은 감히 기러기 털보다 가벼운 곡식으로 태산보다 무거운 은혜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최 선비가“얼마나되오?”라고 묻자 “6만섬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최 선비가 말했다.
"나는 본디 묵적처럼 겸애(兼愛)하여 내 것을 아낌없이 주는 사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백이처럼 청렴한 사람도 아니요.  그러나 내가 준 곡식은 4만 섬인데 6만 섬으로 되갚으니 본전에다 나시 5할을 더한 양이구려. 이야말로 사방 한 치의 작은 미끼를 던져 임공처럼 큰 자라를 낚은 셈이오.”  이렇게 완강히 사양하며 받지 않으려 하였다.
   노인들이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금년 봄에 만약 4만 섬을 팔았다면 마땅히 4만 냥을 얻었을 것이고, 그 4만 냥으로 한양과 지방에서 파는 온갖 물건을 사두었다가 가을이 되어 내다 팔았다면 마땅히 12만 냥을 벌었을 것입니다. 12만 냥으로 벼를 샀다면 마땅히 12만 섬을 얻었을 것입니다. 지금 6만 섬은 12만 섬의 절반입니다. 12만 섬을 가지지 않고 6만 섬을 갖게 되었는데 어찌 청렴이 아닙니까. 처음부터 이익이 되고 안 되고를 따지지 않고서 다 죽게 된 뭇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되 보답을 바란다는 말 한마디 없었으니 이야말로 겸애가 아닌지요?
백성들의 이로움과 해로움을 말씀드리자면, 500여 가구 1300여 식구들은 큰 흉년의 춘궁기에는 아무리 돈을 빌리려고 해도 빌릴 길이 없습니다. 설령 돈을 융통한다 해도 이자가 반드시 5할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습니다. 그 돈으로 곡식을 사야 하는데 곡식은 귀하고 돈은 천합니다. 돈을 쥔 자들이 시장에 가득합니다만 곡식을 등에 지고 있는 이는 아예 없거나 그나마 겨우 조금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때에 사람이 살아날 수 있겠습니까? 또 어떻게 때맞춰 농사를 짓고 모든 집안이 곡식으로 가득할 수 있겠습니까? 이 곡식을 받지 않으신다면 소인들은 노비가 되어 만의 하나에 불과하더라도 은혜를 갚고자 합니다.”
   이에 최 선비가 답하였다.
“여러분들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받지 않을 도리가 없구려.”
   백성들이 모두 절을 하고 말하였다.
“곡식이야 밖에서 옮겨다 놓으면 되고 감사함은 마음속에 맺혀 있습니다. 죽기 전까지 어느 날인들 잊겠습니까?”
   그러자 최 선비가 말하였다.
“준 것은 적은데 받은 것은 많아서 정말 낯부끄럽소! 그대들이 더 감사할 일이 뭐 있단 말이오?”
   이듬해 봄에는 벼 한 섬당 150전에 팔아 약 9만 낭을 얻었다. 가을에 이 돈으로 벼를 사서 9만여 섬을 얻었고, 또 이듬해 봄에 벼 한 섬 당 두 낭을 받아 약 18만 냥을 얻었다. 가을 이후에는 벼를 다 사고도 돈이 남았고, 벼가 많아서 돈으로 다 바꾸기도 어려웠다. 그러자 가구의 이재에 밝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 행상을 하게 하였다. 10년 사이에 자산이 가득하고 넘쳐서 노비들에게 맹세했던 바 와 똑같이 되었다. 그제야 노비들에게 각각 100냥씩 상으로 주었다.  500여 가구의 주민들도 그에게 도움을 받아 흉년이 들면 항상 최 선비에게 빚을 얻어 썼다.

 


자수성가 방법


   앞에서 소개한 이들은 부자 중에서도 눈에 띄게 기이한 사람들이다. 누구도 벼슬과 녹봉을 조상에게 물려받지 않았고, 법을 범하거나 금령을 어기지 않았으나 종실과 공신, 왕실의 인척 집안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부를 쌓았다. 하늘이 정한 때보다 앞서 움직여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사람의 힘을 다 발휘하게 하면서도 땅의 이점을 잘 살렸다. 재물을 줄일 때는 재나 흙처럼 흩어버렸고,이익을 챙길 때는 금이나 옥처럼 거둬들였다. 변화를 일으키는 수완은 신령할 지경이었고, 재물을 잡아 지키는 일에는 자물쇠보다 견고 하였다. 따라서 부를 쌓아올려 풍족하게 사는 기술을 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제각기 시대 흐름에 따라서 종류별로 구분하고 미루어 확장함으로써 천 명 만 명이 모이는 시장에서 이익을 독점하여 큰 부를 일구어냈다. 한 도의 부를 차지한 이도 있고, 한 고을의 부를 차지한 이도 있으며,향촌의 부를 차지한 이도 있으니 이런 부자들은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부자의 미덕


   무릇 부를 쌓은 사람은 어질지 않고,어진 사람은 부유하지 않다는 것은 양호가 한 말이다.  그러나 나라면 그렇지 않다고 말하겠다. 부자는 위로는 나라가 부과한 세금을 거부하지 않으니 이는 충성됨이고, 아래로는 향촌의 이웃 사람에게 금전을 빌리지 않으니 이는 청렴함이다. 안으로는 육친에게 옷을 따뜻하게 입히고 음식을 배불리 먹으며 평화롭게 지내게 하니 이는 효도와 우애와 자애로움이다. 밖으로는 가깝거나 소원하거나 상관없이 친구들이 찾아와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흔쾌히 허락하니 이는 인자함과 의로움과 신의이다. 관혼상제 예식에 예물을 잘 갖추어놓으니 이는 예절 바름이다. 걱정거리를 풀게 하고 일을 처리함에 구차하지 않으니 이는 지혜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벽지 마을에 살고 있거나 경성의 시장 바닥에서 생업을 꾸리고 있거나 간에 당세의 공경대부들이 앞다투어 알아주려 한다. 그런 까닭에 재물을 써서 관직에 진출하여 문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몸은 높고 현달한 지위에 이르니 이는 귀함이다.

 


빈자의 악덕


   반면에 가난한 자는 관아에 내야 할 세금이나 환곡조차 제때에 내지 못하니 충성스럽다 할 수 있는가? 이쪽에서 꾸고 저쪽에서 빌리느라 경황이 없고 거리낌 없으니 청렴하다고 하겠는가? 육친이 서로 벌어져 떠돌아 헤매는데도 속수무책으로 구해내지 못하니 효도하고 우애하고 자애롭다 하겠는가? 속으로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서 남을 구제해주고 싶어도 힘이 없고, 마음속으로 분개하여 지조를 지키고 싶어도 도로 지조를 빼앗긴다. 남에게 돈이나 곡식을 빌리고 약속한 날짜가 지났어도 갚지 못한다. 그를 인자하고 의롭고 신의가 있다고 하겠는가? 부모 살아 계실 때 잘 모시고 돌아가시면 상을 잘 치르며, 제사 지내고 혼사를 치를 때 슬픔과 기쁨의 감정 올 곡진하게 표현하는 일도 못하니 예절 바르다 하겠는가? 귀와 눈은 소리와 빛깔을 분간하고, 코와 입은 냄새와 맛을 분간하며, 마음은 본성과 감정을 통제하여 의지에 따라 취사선택하는데 한 번도 자기 의지대로 행하지 못하니 지혜롭다 하겠는가?
   현명한 사대부가 있어 지조를 고상하게 지켜 군주 앞에서도 공손히 읍하는 예를 보이지 않고 사양하는 처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니 의지가 약해져서 가난을 벗어 나기 위해 벼슬을 하려 하였다. 머리는 허옇고 얼굴은 쭈글쭈글한 채, 늦은 저녁에 권세 있는 자에게 가서 애걸하였다. 주인은 거만하게 앉아서 좌우 사람을 둘러보며 딴말을 하고 대꾸하지 않았다. 그 사대부가 부끄러워 밖으로 나오며 미처 섬돌을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주인이 곁에 있는 사람더러 “이런 자들까지 다 찾아와서 관직을 구하니 관직이 너무 천해진 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 사대부는 권세 있는 사람에게 승낙을 받지 못하자 붙들고 하소연할 곳이 없는지라 시정에 사는 부잣집을 찾아가서 구걸하였다. 그러나 주인은 예의를 차리기는커녕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소매를 떨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서 아들을 돌아보고 “잘 지키거라!” 하였다. 이러니 귀하다고 하겠는가?

 


소규모 사업의 성공 사례


   그러므로 부를 구하는 방법은 다양하나 성공에 이르면 다 똑같다.  밭농사는 졸렬한 생업이나 김씨는 그 방법으로 한 개 군(郡)의 부를 독차지하였다. 소를 잡는 것은 천한 일이지만 대구의 장소자(張小者)는 팽택에 몰래 들어가 살면서 선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투전은 사악한 생업이지만 골김(鶴金)은 이로써 부자가 되었다. 생선 장사는 대장부 처지에서는 비천한 일이지만 저명은 그걸로 풍족하게 살았다. 국밥과 고기산적 장사는 작은 생업이나 군칠은 날마다 300~400냥의 돈꿰미를 챙겼다. 조각은 하찮은 기술이지만 최천약(崔天若)은 관직에 올라 지위가 자헌대부|에 이르렀다. 의주의 잠상(潛商)은 이를 저지른 자는 반드시 죽일 죄인데 송도의 김별장(金別將)이란 자는 옥리에게 천금의 뇌물을 주고 함께 도주하였다. 이들은 모두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부 를 구하여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두 가지 마음도 품지 않아서 부를 얻었다.

 


부자의 재물 운용


   위에서 살펴본 것으로 볼 때 사람에게는 항상 똑같은 마음이 없고, 가문에는 정해져 변치 않는 생업이 없으며, 재물에는 본디 임자가 없어 능력이 있는 자가 사용한다. 재물을 잘 운용하는 자는 손자(孫子)와 오자(吳子)가 군대를 다스리고, 제갈량(諸葛亮)이 나라를 다스리듯 한다. 반면에 재물을 잘못 운용하는 자는 소가 쥐를 잡듯 하고, 호랑이가 물고기를 사냥하는 것처럼 한다.
   부유하다고 해서 다 현명하게 마음을 쓰지는 않으나, 법을 두려워 하고 남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소리를 꺼려서 현명하게 처신하려 애쓰는 부자들이 많다. 가난한 자는 뜻하는 바가 모두 악하지는 않으나 의지할 데가 없어서 제멋대로 편벽되게 행동하고,간혹 자포자기한 자도 나타난다. 앞에서 밝힌 ‘부유하면 덕이 모여들고 가난하 면 악이 일어난다’라는 말이 틀린 말이겠는가? 

 

 

 

 

 

3.  역자 안대회(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의 말 

 

 

《해동화식전》의 구성과 사마천의〈화식전〉

 

   《해동화식전》은 전체가 한 편의 글이다. 장과 절을 구분하지 않았고 소제목을 붙이지도 않았다. 글은 크게 의론(議論)과 서사(敍事)로 나뉜다. 부의 축적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부분과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아흡 명의 부자를 소개한 열전 부분이다. 전체 구성과 논지 전개의 개략을 살피기 위해 작은 주제를 자세하게 항목으로 뽑아 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서론,생업의 본질, 팔도 물산의 큰 줄거리, 분업,빈부의 차이와 치부의 동기, 거부 열전 다섯 편, 팔도의 경제지리와 물산,생업의 선택, 재물의 노예 열 가지 사례, 행상과 거상의 비교, 정승과 거상의 비교,안정 자산의 품목,빈자의 굴욕, 치부의 방법, 시장과 환경의 예측 능력,빈자의 각성, 상인의 규모와 종류,거부 열전 네 편, 자수 성가 방법, 부자의 미덕,빈자의 악덕,소규모 사업의 성공 사례, 부자의 재물 운용.
   장과 절을 구분하지 않은 한 편의 글이지만 치밀한 구성과 일관된 논지 전개,곡절과 변화의 문장이 돋보인다. 아홉 편의 거부 열전이 분량의 반을 차지하여 의론과 서사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의론 부분에서는 부를 긍정하고 가난을 부정하며 부자의 미덕을 예찬하고 빈자의 악덕을 비판하는 경제론과 경영론이 펼쳐지고, 거부 열전은 의론에서 주장한 내용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해동화식전은 다양한 경제 주제를 깊고 넓은 식견으로 종횡무진 긴장미 넘치게 서술하여 읽는 재미가 있다. 전체는 논설문이지만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펼쳐진 열전의 서사를 곁들여 변화무쌍하고 흥미진진하다. 주제와 문장이 잘 어우러져 이규상의 극찬이 지나치지 않다. 또 당시에 막 싹트고 있던 소품문(小品文)의 문체를 구사하였다. 극적 긴장과 세련된 묘사, 다채로운 수사와 소설적 묘사로 뛰어난 문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조선 후기 명문장의 하나로 주저 없이 평가할 만하다.
   한편,《해동화식전은 사마천의 명저《사기》〈화식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재운은〈화식전〉의 주제 의식과 문체, 서술 방식을 모델로 삼았다. 부와 상인을 긍정하는 시각과 의론, 서사를 교차 서술하며 전국의 물산과 풍속에 주목하는 관점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화식전〉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이후 유사한 저작이 거의 나오지 않았으나 이재운은 〈화식전〉의 정신을 창의적으로 계승한 책을 지었다. 시각과 구성과 방식의 유사성은 인정해야 하지만 내용 전체와 문체, 관점 등에서 독창적이다. 완전히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저술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부(富)의 새로운 인식과 이재(理財)의 논리


1) 이익을 추구하는 천부적 욕망과 부자가 될 당당한 권리

 

   조선은 부의 추구를 터부시하고, 상인을 멸시하는 태도가 뿌리 깊게 유지된 나라였다. 유학은 개인이 사적 이익이나 물욕을 추구하는 것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재(理財) 활동을 하는 것을 경계하였고, 사회는 경쟁보다 협동을 강조함으로써 도덕경제(moral economy)를 지향하였다. 유학의 이념을 실생활에서 실천한 양반 사대부는 상업 거래를 동반하는 이윤을 추구할 수 없었다. 이윤을 남기고 장사하는 행위를 상인 계층에서 할 일로 제한한 다음 상인을 천한 신분으로 묶어버렸다. 자연히 부의 추구는 천박한 행위가 되었다. 그 결과 국가는 천하의 빈국(貧國)임을 자인하였고,개인은 청빈의 인생 에 안주하였다.
   《해동화식전>은 유학이 세운 기본 구도를 부정하였다. 군자는 의로움을, 소인은 이익을 추구한다는 논리를 부정하여 “군자 역시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하였다. 군자-의로움-선, 소인-이익-악으로 연결되는 관계를 해체하여 군자도 이익을 추구하고, 소인도 선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빈부를 도덕과 연결 하는 도덕주의적 태도와 도덕적 기준으로 부의 추구를 죄악시한 논리를 부정하였다. 돈을 버는 일은 도덕적 행위보다 앞서는 근원적 욕망임을 인정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군자를 포함해 모든 인간은 떳떳하게 이익을 추구해도 좋은 존재이다. “부란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좋은 생선회나 구운 고기와 같은 것”이라 하고, “제각기 자기 일을 열심히 하여 즐겁게 이윤을 추구하니 마치 바싹 마른 장작에 불이 옮겨붙어 활활 타는 것과 같다. 밤낮으로 갖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욕망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라고 한 말에 그런 생각이 담겨 있다. 누구나 부를 추구해도 좋다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욕망의 가치가 인정받았고, 부자가 되기 위해 어떤 노동도 즐겁게 하는 것이 옳다는 당당한 가치관이 마련되었다. 조선 유학의 전통에서 볼 때 그것은 혁신적 사유로 평가할 만하다. 

 

2) 빈자의 악덕과 부자의 미덕


   이재운은 부자가 될 권리를 강조한 데서 나아가 가난을 비난하였다- 가난은 자긍심을 가질 일이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므로 가난에서 서둘러 벗어나려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세 군데서 수치스럽고 굴욕적인 빈자의 삶을 묘사한 다음 대뜸 “그러니 부유함을 누리고 재물을 모을 수만 있다면,손이 불에 타고 발이 물에 빠질망정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가난하지만 어진 것보다는 그래도 낫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가난의 고통과 부끄러움을 묵묵히 견디지 말고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부를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길임을 거듭 말했다.
   부를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태도는 부자의 미덕과 빈자의 악덕을 대비하여 보여준 대목에서 한층 더 단호하였다. 도덕경제가 지배하는 조선 사회에서는 부자는 악이고 빈자는 선이라고 보는 관점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재운은 그 관점을 재평가하기 위해 현실에서 나타나는 부자와 빈자의 행위를 열한 가지 도덕의 기준을 들이대어 비교하였다. 그중에서 앞 대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부자: 부자는 위로는 나라가 부과한 세금을 거부하지 않으니 이는 충성됨이고, 아래로는 향촌의 이웃 사람에게 금전을 빌리지 않으니 이는 청렴함이다. 안으로는 육친에게 옷을 따뜻하게 입히고 음식을 배불리 먹으며 평화롭게 지내게 하니 이는 효도와 우애와 자애로움이다.


빈자: 반면에 가난한 자는 관아에 내야 할 세금이나 환곡조차 제때 내지 못하니 충성스럽다 할 수 있는가? 이쪽에서 꾸고 저 쪽에서 빌리느라 경황이 없고 거리낌 없으니 청렴하다고 하겠는가? 육친이 서로 떨어져 떠돌아 헤매는데도 속수무책으로 구해내지 못하니 효도하고 우애하고 자애롭다 하겠는가?


   가장 인상적인 대목의 하나이다. 도덕관념을 부자와 빈자의 삶에 너무 완고하게 적용하는 것 자체를 인정하기 힘들었다. 더욱이 부자는 악하고 빈자는 선하다는 그릇된 통념은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논리에 따르면 사실상 부자가 선하고 빈자가 악하다는 생각이 더 현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였다. 선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아무리 어질다 해도 가난한 자는 이웃은커녕 제 가족도 지키지 못 하지만,인색하기 짝이 없다 해도 부자는 가족을 물론이고 이웃까지 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선량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존재인가 묻는다면,당연히 부자라고 판단하였다.
   이처럼 책 전체는 ‘부는 미덕이고 가난은 악덕’이라는 관점에 입각해 서술되어 있다. 이재운은 부와 부자를 흠모하고 찬미하는 주장을 당당하게 펼쳤다. 부자와 상인에 대한 조선 사회의 지나친 왜곡과 편견에 맞서 떳떳하게 부를 추구하고 상행위를 인정하자고 하였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주장이었다. 


3) 부자의 자격과 부의 경영


   진정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인가? 책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치부하는 길을 안내하였다. 하나는 이재(理才)의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영을 잘하여 거부가 된 사람을 소개하는 것이다. 먼저 이재의 방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재운은 자본의 크기와 경영 능력, 시장과 환경의 예측 능력 같은 조건에 따라 판단하되 자본의 많고 적음과 생업의 귀천을 묻지 말고 부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하였다. 밑천이 적은 상인과 다양한 생업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았다. 밑천이 많지 않아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은 자본 대신에 “남이 하나를 하면 나는 백을 하고, 남이 열을 하면 나는 천을 한다”는 노력을 보이라고 했다. 그렇게 노력하면, 마치 봄날에 풀이 자랄 때 처음에는 자라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나중에는 불쑥 자란 모습을 볼 수 있듯이 재산이 불어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재운은 밭농사,소 도살,투전, 국밥 장사,조각,잠상(潛商)과 같이 당시에는 비천한 생업이라 여겼던 일에 종사하여 큰 부자가 된 사례를 들고 “이들은 모두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부를 구하여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두 가지 마음도 품지 않아서 부를 얻었다”라며 추켜세웠다. 소백정인 대구의 장소자(張小者)가 큰돈을 번 뒤 평택에 몰래 들어가 살면서 선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종의 신분 세탁을 했는데 이런 행적을 조금도 비난하지 않았다. 내세기 전반 서울의 광통교에서 국밥과 술을 팔던 유명한 음식점 주인 군칠(君七)은 날마다300~400낭을 번다고 귀띔하였다. 비천한 일이든 아니든 군칠은 술과 음식을 팔아 날마다 상상하기 힘든 거액을 벌었다. 칭찬 받아 마땅한 상인이라 하였다 상인을 포함해 생업에 종사하여 재산을 크게 불린 부자를 비하하지 않고 높이 평가하였다.
   이재운은 부자를 상중하의 경영 능력으로 구분하였다. 경영자는 하늘과 땅과 사람이라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경영의 대상
으로 삼는다고 보고, 하등의 경영자는 사람의 능력을 잘 발휘하도록 하는 수준이고,중등의 경영자는 땅과 사람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수준이며, 상등의 경영자는 하늘과 땅과 사람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도록 하는 수준이라고 하였다. 주목할 만한 독특한 경영론을 내세운 것이다.
   경영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부를 얻으려면 기본적인 자격 조건이 있다고 하였다.
   곤경과 불운에 처하여 격분하는 것은 의지가 있기 때문이요, 무 에서 유를 찾아내는 것은 지혜가 있기 때문이며, 계획을 세워 결단하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은 용기가 있기 때문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것은 정성이 있기 때문 이며, 남과 함께 일하되 속이지 않는 것은 신의가 있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춘 다음에야 이익에 관한 일을 더불어 말 할 수 있다. 이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다른 네 가지를 갖추고 있다 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아홉 길 되는 높은 산을 만들 때 삼태기 하나 분량의 흙이 모자라 완성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부를 구하는 큰 법이다.
   큰 부자가 되기 위한 자격 조건으로 의지와 지혜와 용기와 정성과 신의의 다섯 가지 요소를 꼽았다. 20세기 이전에 부자의 경영 능력과 경영자의 자격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 부의 경영에 관한 이재운의 생각은 조선 후기의 독특한 경영론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홉 명의 상인과 거부 열전


   《해동화식전에는 상인 열전이 모두 아홉 편 실려 있다. 대체로 자수성가한 큰 부자를 묘사한 전기이다. 20세기 이전에는 부자 또는 상인은 전기의 대상이 아니었다. 존경할 만한 위인의 삶을 묘사하는 전기의 범주에 부자나 상인은 결코 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들에 대해 입에 올리거나 글을 써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러니 제대로 된 상인 전기는 없다고 봐도 좋다.
   《해동화식전》이전 저작인 유몽인의《어우야담(於于野談)》 에 상인을 다룬 야담 몇 편이 실려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우연성과 환상성이 다분한 상인 행적을 흥미 차원에서 묘사하여 현실성을 지닌 상인 전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해동화식전》의 거부 열전은 상인의 행적을 본격적으로 묘사한 첫 시도이다. 게다가 아홉 명에 이를 만큼 수도 많다. 채택된 상인은 숙종과 영조 시기의 부자들 가운데 그의 이재론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인물 형상과 치부 과정을 볼 때 대체로 실존했던 상인을 기초로 소설적 긴장미와 흥미를 살려 묘사하였다. 아홉 명 전부 실존했던 인물로 볼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더 검토할 여지를 두는 것이 좋겠다.
   거부 열전은 책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각각 다섯 편과 네 편으로 나누어 실려 있다. 앞부분에서는 “치산(治産)을 잘하는 사람은 재물을 크게 불리고, 그다음 사람은 아끼고 절약하며,그다음 사람은 변화를 일으켜 형통하고, 그다음 사람은 고생을 참고 근면하게 일한다. 아무 수완이 없는 사람은 거지로 산다”라고 하여 부자를 다섯 가 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에 부합하는 부자의 삶을 묘사하였다. 그가 뽑은 부자는 다섯 가지 유형에 따라 차례로 국제무역과 대부업을 한 거부 이진욱과 충주의 유명한 구두쇠 자린급, 호남 부자 김극술과 부인,한양 청파동의 과부 안씨와 늙은 종,종로 종각의 거지 자갈쇠 등이다. 자린급은 널리 알려진 자린고비의 다른 표현이고, 자갈쇠는 영조 때의 저명한 실존 인물로 박지원의 산문〈광문자전〉에 등장하는 광문과 동일인이다.
   뒷부분에 실린 네 편은 부를 축적하여 즐거운 인생을 구가한 부자의 전기이다. 이재운은 “후세 사람들이 보고서 느낀 바가 있기를 바라고, 부자가 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독자들이 부를 일구는 데 모델로 삼을 만한 거부를 선택하였다. 네 편은 순서 대로 무일푼 고아로 10년 동안 고생하여 부자가 된 영남 순흥의 김생(金生)과 부인, 무일푼에서 10년 동안 온갖 노력을 하여 거부가 된 황해도 해주의 평민 황두본, 대기근 때에 열 명의 아내와 가족 마을을 이루어 다복하게 산 호남 낙안의 평민 조막선(趙莫善), 한양에서 충청도 청주로 낙향하여 흉년을 예측하여 축재하고 이웃을 구제하여 거부가된 한양 최 선비이다.
   아홉 명의 거부가 똑같은 방법으로 부자가 된 것은 아니나 우연한 횡재에 기대지 않고 나름의 경영 계획을 세워 독자적인 방법으로 큰 부를 쌓았다는 점은 같다. 저마다 경영 계획과 경영 철학을 직접 밝히거나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의 다섯 명은 대체로 출중한 경영 계획이 돋보인다. 반면, 뒤의 네 명은 근면과 성실, 부를 일구어서 성실,인내로 부를 일구어서 다른 점이 있다. 권력의 도움도,조상의 유산도 없이 횡재 를 바라지도 않고,스스로 노력하여 자수성가한 부자가 다수이다. 그렇게 부를 일군 부자들은 존경과 흠모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지은이의 의도가 전기에 드러나 있다.
   아홉 명의 부자 가운데 이전에 알려진 상인은 자린급과 자갈쇠이 다. 자갈쇠는 후대에 몇 명의 문인이 서로 다른 기록을 남겼으나 이 재운이 가장 이른 시기에 그의 삶을 다루었다. 자린급의 경우에는 구두쇠의 전형적인 인물로 유명하고, 행적이 상당히 다른 사연이 《어우야담》에 실려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책에 처음 실린 자린급 의 사연이 나중에《어우야담》사본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마지막에 실린 최 선비 열전은《이조한문단편집》에 ‘귀향’이란 제 목으로 수록된 유명한 이야기이다.《기문총화》를 비롯하여 많은 야담집에 동일한 내용으로 전재되어 있다. 다만 어떤 문헌도《해동화식전》에서 베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또 자갈쇠 열전,조막선 열전 등 여러 편은 후대 야담집에 실린 많은 치산담(治産談)과 비슷 하다. 18세기 중후반 이후 야담집에 재산 축적을 다룬 치산담이 크게 불어난 현상은《해동화식전》이 폭넓게 영향을 끼친 결과이다.


《해동화식전》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


   《해동화식전>은 부와 이재 활동을 작정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책이다. 이재운은 국가의 재정이나 부의 분배와 같은 거시적 주제는 다루지 않고 개인 차원의 이재를 다루면서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부를 추구하는 가치관의 혁신을 꿈꾸었다. 부의 추구는 유학 이데올로기가 말하듯이 속물적이고 비도덕적인 욕망에 기인한 게 아니라 개인과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이자 도덕적으로 우월한 행위이기도 하다는 점을 입증하고자 했다. 여전히 도덕경제의 이념이 지배하던 조선 후기에는 상상하기 힘든 사유를 펼치고 있다.
   이렇게 혁신적이고 폭발력을 지닌 책이라면 다양한 측면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큰 영향을 끼쳤을 법하다. 이 책의 출현으로 인해 자본주의적 가치가 존중받고 서둘러 근대 사회로 변화해가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었다. 유럽에서 프로테스탄트의 자본주의 정신이 새로운 사회를 여는 데 기여한 바 있듯이 그런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몇 세대를 거치면서 이 책의 존재조차 잊혔다. 그 이유를 다음 몇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로 지은이가 남인 서파 지식인으로 당시 주류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지 못했다. 관직에 진출하지도 못했고,유력한 지식인 집단에 편입되어 활동하지도 못했다. 세력이 없는 고독한 지식인인 지라 아무리 탁월하고 가치 있는 주장을 펼친다 해도 귀를 기울이는 이들이 드물었다.
둘째로〈화식전〉의 논리와 문체를 채택함으로써〈화식전〉의 18세 기 조선판으로 가치가 희석되었고, 결국 핵심 주장과 이론의 의미가 축소되고 사장되 었다. 이재운 자신도 대담하고 과격한 주장이 지닌 위험성을〈화식전〉의 구도를 빌려서 피해 가려 했다. 그리하여 저술 의 독립성과 현재적 가치를 훼손하게 되었다.
셋째로 상인과 부를 긍정하는 시각, 경영과 시장,이재 등의 저술 내용은 당시 학문의 세계에 편입되기 힘들었다. 설령 편입된다 해도 학문의 변방에 속하므로 딩시 지식계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 었다. 이규상이 ᅳ근세 100년 사이에 이런 작품이 없다”라고 극찬했으나 이마저도 문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이 책의 큰 가치 는 사회나 경제 분야가 아니라 야담과 같은 문학의 분야에서 발현되 었다.
넷째로 이재운의 주장이 탁월하고 가치 있고 폭발력을 지녔다 해도 조선 사회의 각 분야에는 이를 수용하고 긍정할 세력이 없었고 그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조선 말기에 서구 제국과 접촉하기 이전까지 상업과 부자를 보는 관점에 근본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19세기 중후반에 심대윤과 최한기가 이윤 추구를 긍정하는 논지 를 펼치기는 했으나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상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책의 내용이 시장경제를 중시하고 자유로운 상업 활동을 보장하는 영조와 정조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힘들다.
   영조 치세 중후반에 유수원의《우서》 (1737년), 이중환의《택리지》(1751년), 박제가의 《북학의(北學議)》(1778년)가 출현하였다. 이들은 농업 중심의 조선 사회를 향하여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수립 하고, 상업을 진흥하며,부를 긍정하고,상인을 우대하자고 주장하였다. 중상주의적 경제론이 이때 반짝 활기를 띠었는데 이는 조선왕조 500년 지성사에서 매우 특별한 일이다. 이재운의《해동화식전은 저 위대한 사상가의 서클에 당당하게 동참할 자격을 갖춘 저술이라 평가한다.
   공교롭게 이재운을 포함한 네 명의 사상가 모두 불행한 삶을 살았다. 위대한 사상가인 유수원은 대역부도죄로 능지처참당했고,이중환은 역적으로 몰렸다가 풀려나 한평생 불우하게 살았다. 서파 지식인인 이재운과 박제가 역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  불운하게 생을 마감했다. 이러한 불운은 우연이라기보다는 필연  
에 가깝다. 조선왕조와 유학이 가지 말라고 완강하게 막아놓은 길을 대담하게 헤쳐갔던 중상주의적 경제학자들의 학문 방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운의 주장은 조선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대단히 불온하고 위험한사상이었다. 부가 악이고 가난이 선이라는 조선 사회의 도덕적 명제를 가난이 악이고 부가 선이라는 역전된 명제로 반박하여 독자들의 사유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 진지하게 반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조선 사회가 외부의 충격에 무 너진 뒤에는 자연스럽게 그의 주장이 대세를 이루었다. 이재운은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왔던 것이다.
 

< 2019년 8월 퇴계인문관 연구실에서 옮긴이 쓰다. >

 

가난한 미국 부유한 중국

미중 희토류 패권과 21세기 경제안보 전략
김연규 저자(글)
라의눈 · 2022년 04월 15일

 

 

 

1. 책 소개
 
‘미국이 가난하고 중국이 부유하다’라는 레토릭은 우리에게 적잖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의 제목이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극한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을 ‘자원 전쟁’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발 앞당겨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작업이다. 희토류와 희소금속 없이는 전기자동차도, 재생에너지도, 첨단 무기체계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 석유가 촉발한 갈등과 경쟁의 전장은 고스란히 희토류와 희소금속으로 옮겨 왔다. 또한 중동의 산유국들과 미국 자동차산업이 가진 위상을 이제 중국이 갖게 되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은 희토류와 희소금속이 무엇이며, 중국은 어떻게 희토류 강국이 되었는지, 미국은 어쩌다 자원 빈국으로 전락했는지를 수많은 데이터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동원해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이 책 한 권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이 잡히고 경제 뉴스가 한결 생생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 작가정보

 

저자(글) 김연규

대학/대학원 교수 정치/외교학자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이자 에너지 거버넌스 센터장으로서 오랫동안 에너지와 기후 환경 관점에서 정치경제를 분석해 온 학자이다. 20세기 미국-러시아의 강대국 관계를 천연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시장과 지정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중국 세력 경쟁을 희토류와 전략광물, 기술패권 시각에서 연구하고 있다.
2022년 3월 개설한 한양대학교 글로벌 기후환경대학원과 글로벌 순환경제센터 설립을 주도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자원순환(재제조) 인력 양성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2021년 8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재하는 자원안보진단위원회 민간위원장에 위촉되었다.

 

 

 

3. 목차

 


추천사
머리말

Chapter 01 희토류, 왜 21세기 최고의 전략자원인가?
1 프롤로그
2 도대체 희토류가 뭐길래
3 지난 200년간의 자원 전쟁
4 전기차, 재생에너지, 첨단무기의 공통점
5 희토류의 발견과 선구자들
6 희토류 생산량과 매장량 갭
7 희토류 광산을 찾아서
8 알아두면 쓸모 있는 희토류 백과사전
-스칸듐과 이트륨
-란탄족 원소 15종

Chapter 02 희토류를 넘어 희소금속이 문제다
1 디지털 혁명은 금속 혁명
2 희소금속이란 무엇인가
3 금속의 편재성과 독점 구조
4 알아두면 쓸모 있는 금속 백과사전
-기본금속편
-배터리용 희소금속편
-기타 희소금속편

Chapter 03 중국은 어떻게 희토류 강국이 되었나?
1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
2 시나리오 둘, 서구의 몰락 vs. 서구의 반격
3 희토류의 수도, 희토류의 아버지
4 글로벌 제조 강국, 중국
5 Go China! 중국 이전 러시
6 중국의 희토류 기술, 어디까지 왔나
7 중국 희토류 전략의 전면적 변화
8 중국 희토류는 지속가능한가?

Chapter 04 미국·중국 글로벌 자원 쟁탈전
1 자원발發 신냉전 체제
2 미국은 중국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3 제러미 리프킨이 틀렸다
4 2010년 이후 글로벌 희토류 시장 변화
5 중국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
6 디지털 실크로드, 해저 광케이블 사업
7 미국은 어쩌다 자원 빈국이 되었나?
8 미국과 중국 사이, EU의 희소금속 대응책

Chapter 05 대한민국 경제안보 생존전략
1 자원 최빈국, 대한민국의 딜레마
2 원자재 공급 대란, 우리는 어디쯤 있는가?
3 2020~2021 패러다임 대전환
4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
5 희소금속 안심국가를 향해

 

 

 

4. 책 속에서

 

머릿말

 

<가난한 미국 부유한 중국 : 미중 희토류 패권과 21세기 경제안보 전략>은 다른 연구들과는 달리 미중 세력경쟁을 첨단산업과 그 원재료로서의 희토류와 희소금속 쟁탈전의 시각에서 살펴 본다.

이 책의 제목인 ‘가난한 미국’과 ‘부유한 중국’은 새롭게 재편되는 세계 경제질서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가난한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태양 광 •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21세기 첨단산업 체계와 희토류,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흑연 등 핵심광물 원자재 공급 기반이 결여된 미국의 현 상황을 나타낸다. 반면 ‘부유한 중국’은 해당 첨단산업과 핵심광물 원자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표현한다.

미국은 어쩌다 21세기 첨단산업의 제조와 원자재 기반을 결여하고 자원 빈국으로 전락하였나? 중국은 어떻게 전기차와 배터리,재생에너지, 희토류(rare earth elements),희소금속(rare metal)강국으로 등장하였나?  이 책은 오늘 날 국제관계와 세계경제의 가장 뚜렷한 추세인 미국과 중국의 극적 대비 상황을 다루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향후 세력경쟁의 결과는 '반도체,전기차 배터리,재생에너지 산업을 누가 지배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답은 정해져 있다. 희토류와 희소금속을 지배하는 국가가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세계 경제 자본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첨단산업과 그 원재료인 희토류,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최근 탈석유화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전 세계 국가들 간 희토류, 희소금속과 같은 전략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세기의 냉전과 미•러 강대국 대립은 전통 제조업과 그 원료인 석유와 가스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미•중 간의 경쟁은 재생에너지, 전기차, 드론, 양자컴퓨터, 3D프린팅, 인공지능과 로봇, 첨단무기를 대상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핵심 원료인 희토류와 희소금속 등을 두고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경쟁이 표면화되고 본격적인 신냉전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21세기 미래 산업의 원재료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정면으로 와해시킬 노선을 택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일본의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등 미래 핵심 산업은 중국의 희토류와 희소금속에 기반하고 있었다.

현재 시점에서는 ‘미국이 가난하고 중국이 부유하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2020〜2030년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세계정세의 방향은 '미국이 계속 가난할 것인가’이다. 소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이름 아래 미국 바이든 정부의 첨단산업 제조 능력 따라잡기가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미국 정부는 다양한 경제안보 수단 들을 활용하고 있으며,중국이 월등하게 앞서가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의 행보가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이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2025년까지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이미 우리나라 배터리 제조 3사와 합작으로 미국 내에 40여 개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장을 건설하기로 되어있다. 배터리 셀 제조 분야는 빠르게 중국과의 갭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부유해지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희토류와 리튬,코발트, 니켈 등 희소금속 원자재 확보이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는 미국과 유럽으로의 전기차 확산과 배터리 제조업 호황을 맞아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최대 아킬레스 건은 원자재 확보이다. 현재 중국이 거의 모든 배터리 원자재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독점에서 벗어나 자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가 21세기 세계경제와 국제정치 질서를 바꿀 것이다.

미국은 I960년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토류와 리튬을 생산했었다. 이제 미국도 자국 내 희토류 광산 개발과 가공 영구자석 제조까지 독립적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하얀 석유’라고 불리는 리튬 광산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캘리포니아 등의 지역에서 본격 개발을 앞두고 있다.

중국 희토류 전략의 최우선 목표는 중국에서 채굴된 희토류 원재료를 국내에서 화학적 가공 분리하여 최종 영구자석 부품으로 만든 후 중국산 전기차, 풍력터빈, 태양광패널, 절전형 조명 시스템에 조립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자국 내 원재료가 충분하지 않을 것을 대비해 호주,캐나다, 아프리카,남미, 동남아에서 전략광물을 확보해 가능하면 중국에서 분리 가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각각의 제품에 있어 희토류 공급망이 다른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중국 국내에 남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제 중국은 서구 국가들로부터 기술 자립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이 다루는 1990〜2020년은 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이제까지 중국 부상의 경제적 기반이 해당 기간 희토류 영구자석 응용기술 확보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희토류의 산업적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지금부터의 경쟁은 디지털로 표현되는 훨씬 더 첨단의 산업을 두고 중국,미국, 일본,유럽의 국가들이 경쟁할 것이며 희토류의 응용기술은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미 중국은 희토류를 응용한 수소저장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Chapter 01 희토류, 왜 21세기 최고의 전략자원인가?
 

(1) 정의

 

1954년 미국에서 발간된 『희소금속 핸드북(Rare Metals Handbook)』에서 아래의 4가지 사항 중 하나의 조건만 만족시켜도 희소금속에 속한다고 정의했다.


1. 지각 내 부존량이 적은 경우
2. 부존량은 많으나, 생산하는 데 경제성이 있는 품위의 광석이 적은 경우
3. 부존량은 많으나 생산 및 추출이 어려운 경우
4. 추출한 금속의 용도가 없고, 특성이 뚜렷하지 않아 미개발로 있는 경우

 

 

희토류는 제3족 란탄계(원소기호57번 란탄부터 71번 루테튬까지, 분홍색) 원소 15개에 21번 스칸듐, 39번 이트륨을 포함한 17종을 일컫는다. 원자 번호 순서대로 스칸듐Sc, 이트륨Y, 란탄La, 세륨Ce, 프라세오디뮴 Pr, 네오디뮴Nd, 프로메튬Pm, 사마륨Sm, 유로퓸Eu, 가돌리늄Gd, 테르븀Tb, 디스프로슘Dy, 홀뮴Ho, 에르븀Er, 툴륨Tm, 이테르붐Yb, 루테튬Lu이다.

 

 

(2) 희토류의 용도

 

전기차와 희토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토요타의 프리우스 한 대에는 약 13kg의 희토류가 들어간다. 
• 유로품, 이트륨, 세륨: 대시보드 LCD 화면
• 세륨: 자외선 차단 유리 및 거울
• 란탄: 배기가스 정화장치catalytic converters,하이브리드 모델 연료 정제
• 네오디뮴: 헤드라이트 유리, 전기모터용 소형 영구자석(한 대당 약 40개)
• 이트륨: 다양한 부품 센서

 

풍력발전과 회토류

 

2005년 영구 자석을 이용한 직접 구동식(다이렉트 드라이브) 터빈이 등장했다. 기어박스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일단 제조 단가가 낮아졌고, 더 가볍고 작아졌으며, 더 안정적이고 유지관리 비용 또한 저렴하다. 게다가 약한 바람에서도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낸다. 2018년 전 세계 풍력 터빈 중 약 1/3이 희토류 기반의 영구자석을 포함하고 있으며,15년 안에 이 비중이 2/3까지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무기와 희토류

 

희토류가 사용되는 국방 분야는 다음의 5가지로 요약된다.  
• 미사일 유도 및 제어 시스템에서 미사일 방향을 컨트롤하는 핀 액추에이터 fin actuator
• 항공기,탱크, 미사일 시스템에 장착된 디스크 드라이브 모터
• 지뢰 및 수중 지뢰 탐지용 레이저
. 잠수함 및 전투함의 위성 통신 장치,레이더 및 소나sonar
• 광학 장비 및 스피커

 

기타 희토류의 산업 수요 


- 영구자석 
- 촉매제(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
- 정유화학 촉매제
- 자동차 배터리 합금
- 세라믹 가공
- 연마제
- 금속 합금
- 액정 디스플레이

 

 

 

(3) 희토류의 역사 


• 1단계(1788~1891): 희토류 원소 발견,연구되는 과정. 특정 분야에 사용되지는 않음.
• 2단계(1892~1930): 희토류 원소 발견. 산업적 응용 방법 모색.
• 3단계(1930~1960): 희토류 원소의 체계적 특성 확립. 산업 전반에 광범 위한 적용

 

 

(4) 희토류의 상업적 응용

광석 채굴 Upstream
원재료의 분리와 가공
희토류 산화물 제조
Downstream
희토류 금속 제조
다양한 희토류 제품화

 

(5) 희토류 생산과 매장량

 

희토류가 생산되는 주요 광석은 바스트네사이트,모나자이트, 제노타임 및 이온 흡착 점토다.

 

2020년 자료에 의하면 중국(36.7%), 브라질(17.5%), 베트남(18.3%), 러시아(10%) 4개국이 1 억 2천만 톤의 전 세계 육상 희토류 중 약 82.5%를 차지한다. 다음이 인도, 호주, 그린란드, 미국, 탄자니아,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상위 열 개 국가가 전 세계 매장량의 95% 이상을 보유한다.

 

중국의 희토류 광산 분포를 한마디로 하자면 '북경남중 北輕南重’이다. 경희토류 광산은 주로 북쪽에 위치하고,중희토류 광산은 남쪽에 위치한다는 뜻이다. 경희토류는 내몽골자치구 바오 터우시, 산둥성 텅저우시,웨이산현 등 북방지역 및 쓰촨성 량산이족 자치 주에 매장되어 있다. 반면 이온형 중중 中重 medium and heavy 희토류 광산은 주로 장시성 간저우,푸젠성 롱엔시와 같은 남방지역에 매장되어 있다. 중국의 희토류는 전국적으로 분포한다고 할 수 있다.

 

육상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는 베트남이다. 매장량은 2,200만톤, 전 세계 공급량의 18%를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의 매장량은 지금까지 알려진 중국의 매장량 거의 절반에 해당히며,미국 매장량의 10배가 넘는다. 베트남의 희토류는 중국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서부 라오까이Lao Cai와 라이쩌우Lai Chan 지역의 모나자이트와 지르콘 매장지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은 폐쇄했던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광산을 2012년에 재개장하고 생산랑을 40,000톤 REO(희토류 산화물)로 늘리는 옵션과 함께 연간 20,000 톤 REO를 생산할 계획을 수립했다. 2014년 연례 보고서에서 마운틴 패스 광산은 약 5000톤 REO의 생산을 보고했지만, 상당한 위험과 문제가 있어 장기간 운영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생산량은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만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호주 기업 라이너스Australian Lynas Corporation는 호주 남서부에 마운트 웰드Mount Weld 광산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인광석에서 희토류를 채굴하는 데 2014년에 약 4,000톤 REO를 생산했다. 하지만 2010년 계획상으로는 2014년 생산량이 22,000톤 REO가 되었어야 한다. 이 외에도 수많은 탐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일부는 성숙한 계획 단계에 와 있다.

 



Chapter 02 희토류를 넘어 희소금속이 문제다
 

 

(1) 희소금속이란 무엇인가

희소금속Rare metal이란 부존량이 적거나 편재되어 있고 추출 과정이 까다로우며 적은 양으로 활용도가 높은 금속을 총칭한다.  알루미늄, 구리, 철 등 기본금속이 철도, 전기, 교량, 건축 등에 주로 쓰였다면, 희소금속은 재생에너지, 전기차, 통신, 디지털 제품, 첨단 무기 등에 사용된다

한국의 희소금속 35종  
  원소 주요 용도 ‘16년 수입액
(단위:천불》
 1 규소 반도체. 유리, 합금재로 태양광 전지 3,119,736
  2 니켈 스테인레스강. 특수합금, 2차전지. 도금 1,231,128
  3 백금족(6종) 장신구 화학촉매, 의료기기,의약품 887,052
  4 리튬 2차전지. 알루미늄 제련. 의약품- 794,728
  5 티타늄 항공기 동체. 광촉매. 안료 749,373
  6 크롬 스테인리스강, 도금. 안료 352,355
  7 망간 강철 합금. 전지, 안료 419,453
  8 주석 초전도 자석, 액정투명전극. 도금 326,884
  g 몰리브덴 강철 합금. 항공기 부품. 족매 319,215
 10 텅스텐 초경합금, 무기 제작. 안료. 촉매 293.825
 11 니오븀 초합금. 장신구, 조전도자석 181,209
   12 희토류(17종) 영구자석 레이저. 연마제. 2차전지. 형광제 179.484
  13 마그네슘 합금. 의약품 168,263
  14 탄탈럼  전자부품(커패시터). 합금. 의료기기. 공구 160.304
  15 코발트 초합금. 2차전지, 안료. 족매 137,279
16 붕소 핵반응 조절제, 의약품, 세제, 유리,강철합금 89,428
17 바나듐 합금, 촉매, 안료 72,680
18 바륨 의약품, 고온 조전도체, 안료 64,839
19 지르코늄 원자로용 소재, 항공기 부품, 세라믹 59,959
20 안티모니  난연재 폴리에스테르 중합 촉매 47,361
21 카드뮴 강철 합금 플라스틱 안정제. 니켈-카드뮴 전지 30.169
22 인듐 액정투명전극. 반도체, 태양전지, LED. 합금, 의약품 23,852
23 비료. 식품 첨가물. 살충제 15,283
24 스트론튬 자석 제조. 불꽃놀이용 화약 10,762
25 게르마늄 광섬유, 촉매, 열감지장치. 렌즈 6,357
26 갈륨 LED 레이저. 반도체. 태양전지 5,288
27 창연(비스무트) X선 차단제. 의약품. 도금. 퓨즈 3.400
28 베릴륨 고강도 합금. 스피커, 항공 소재 1,268
29 텔루륨 합금. 반도체. 광디스크. 착색제, 화학촉매 829
30 셀레늄 유리 탈색제 및 착색제, 감광막. LED. 합금 805
31 하프늄 원자로제어봉.금속합금.플라스마절단장비 389
32 비소 LED. 농약. 의약품 351
33 레늄 고온 초합금. 촉매 136
34 탈륨 반도체 광학재료, 방사선 영상촬영, 조전도체 22
35 세슘 광전지. 형광체. 방사선 계측기. 석유시추 -        

 

(2) 글로벌 공급 불안

희소금속은 매장량이 적은데 그나마도 몇몇 국가에 편중되어 있다. 희소금속 부자 나라는 5개로 중국, 캐나다, 러시아, 호주, 미국이다. 이들이 전체 매장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모두 땅 덩어리가 큰 나라들이다. 여기에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 백금은 남아공,니오븀은 브라질과 같은 식으로 특정 희소금속 매장량이 압도적인 나라들도 있다.


100여 종의 희소금속 중에는 이렇게 집중적으로 매장되고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금속들이 많다. 특히 중국에 편중된 금속들이 많다. 당연하게도 자원의 편재성이 클수록 공급 불안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지역 편중이란 특성이 다른 요인(가채연한과 산업적 중요성 등)과 결합되어 나타날 때 극심한 공급 불안은 물론 국가 간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 미국: 베릴륨(90%), 헬륨(73%) 
• 브라질: 니오븀(90%)
• 중앙아프리카: 코발트(DRC 콩고 64%), 탄탈럼(르완다 31%)
•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듐(85%),크롬(43%),백금족(70%), 로듐(83%), 루테늄(93%),망간(33%)
• 러시아: 필타듐(46%)
• 터키: 붕산염borate(42%)
• 인도네시아: 니켈(33%)
- 호주: 리튬(44%)
• 중국: 안티모니(87%),바라이트(44%), 비스무스(82%),형석(64%),갈륨 (73%), 게르마늄(67%),인듐(57%), 마그네슘(87%), 천연 흑연(69%), 인산염 암석(44%), 인(58%), 스칸듐(66%), 실리콘 메탈(61%),텅스텐(84%), 바나듐(53%), 경희토류(95%), 중희토류(99%)

 

 

(3) 배터리용 희소금속 Rare Metal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원자재는 리튬, 니켈,코발트, 흑연,망간, 구리 등이다. 미국 백악관은 확보 능력과 지속가능성, 미국 업체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리튬, 고순도 니켈,코발트를 특히 중요한 원자재라고 평가했다. 배터리에 들어갈 이들 핵심 원자재를 구매하려면 중국을 거쳐야 한다. 중국은 원자재 보유량이 많을 뿐더러, 원자재 가공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Chapter 03 중국은 어떻게 희토류 강국이 되었나?
  

 

(1) 프롤로그

 

2009년 11월 호주방송공사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는 당시로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희토류에 대한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희토류라는 희소금속의 공급을 둘러싼 국가들의 움직임이 세계경제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는 현재의 세계경제가 중국에 얼마나 위험할 정도로 의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계는 중국의 희토류 공급에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중단하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린 아이폰을 만들 수 없다. 그리고 이 시대 최대의 공공 과제인 기후 변화 대응도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저탄소 녹색 기술이 희토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중국의 희토류 장악사

 

서구 세계의 눈으로 보면 희토류의 중국 독점이 갑작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사실 이는 수십년 간에 걸친 국가 전략이 만들어낸 결과다. 2009년 중국은 희토류와 희소금속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지배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1950년대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중국 정부는 아주 오래전에 희토류의 잠재력과 전략적 중요성을 인지했다. 1950년대와 I960년대 중국은 희토류 원재료 채굴과 수출을 시작했다. 밸류체인 측면에서 보자면 전통 금속인 금,구리, 텅스텐 등과 구별되는 희토류만의 특징이 있다. 업스트림(원재료)과 미드스트림(산화물), 다운스트림(중간재 부품) 간에 엄청난 부가가치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원재료 상태의 희토류가 영구자석 중간재 부품이 되면 가치는 1,000배로 띈다. 채굴 직후부터 가치를 인정받는 금이나 구리, 원유와는 상당히 다른’ 특성이다.


중국이 원래부터 희토류 가공 기술이 뛰어났던 것은 분명 아니다. 애초에 희토류 밸류체인상 소재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은 일본이 가지고 있었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중국이 미드스트림 (화학적 분리와 가공) 부문을 담당하도록 했다. 중국은 이러한 전략적 토대 위에서 차근차근, 그리고 조용히 희토류 가공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중국의 희토류 장악 로드맵을 개략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970년대: 희토류 원재료 수출
 1980년대: 희토류 산화물 수출
 1990년대: 희토류 부품 수출
 2000년대: 희토류 응용 완제품 생산

 

원재료만 수출하던 중국이 1980년대 이후 희토류 산화물 수출을 장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에서의 승리다. 저가의 희토류 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경쟁 상대인 미국과 유럽의 희토류 기업들을 문닫게 한 것이다. 1998년 미국 네바다주의 마운틴 패스 광산이 폐광한 것이 전형적 사례다. 더군다나 1980년 이후 국제사회 차원에서 원자력 물질과 방사능 규제가 강화된 것이 미국과 유럽의 희토류 광산 운영에 큰 장애물로 등장했다. 미국 내 원자력 관련 환경 규제도 강화되었고, 시민단체의 반대로 광산 활동 환경 전반에 큰 변화가 왔다.

 

중국이 국산화에 총력을 기울인 분야는 영구자석이다. 희토류 다운스트림 중간재 부품 중 가장 활용도가 높고 부가가치 또한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희토류 원재료 장악을 지렛대 삼아, 서구의 희토류 응용 기술을 획득 하기 위해 합법적, 비합법적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 여기에는 서구 기업의 유치도 포함된다.

 

 

(3) 중국의 선전포고, 희토류 전쟁물자가 되다

희토류 응용 기술을 갖추게 된 중국은 기존과 180도 다른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 일본이 충격적인 타격을 입게 된 것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2008 년 중국 산업정보통신부는 국무원 보고를 통해, 향후 6년 동안 희토류 중 디스프로슘을 특정해서 수출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희토류 분쟁의 시발점이었다.  중희토류인 디스프로슘은 영구자석의 필수 재료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희토류 장악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희토류 중에서도 중희토류를 생산, 제조할 수 있는 매우 드문 국가라는 데 있다. 현재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의 가장 큰 문제는 중희토류를 생산하는 유일한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이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40% 이상이 희토류 자석 제조에 쓰이고, 2028년 에는 그 비중이 68%로 높아질 것이라 전망되므로 희토류 문제는 결국 중희토류 문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에는 태양광이 현재보다 17배 증가하고, 2038년에는 전기차가 신차 판매의 50%를 차지하며 2050년에는 90%까지 급증할 것이라 예측한다. 따라서 2030년까지 영구자석 소재 부품인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수요는 각각 27배와 7배까지 급증할 것이 예상된다. 


중국의 최우선 목표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국에서 채굴된 희토류 원재료를 국내에서 분리,가공하여 최종 영구 자석 부품으로 만들어 조립해서, 중국산 전기차와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절전형 조명 시스템을 생산한다.’

 

희토류는 이제 전시 전략물자와 같은 수준에서 다뤄지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희토류는 중국만이 생산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자신감의 발로다. 중국 밖의 희토류 생산업자들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저렴한 희토류와의 경쟁에서 파산했다. 중국은 서구의 환경규제 때문에 혹은 경제성이 없어 파산한 기업들이 중국으로 기술과 공장을 이전하도록 정책을 만들기까지 했다.


시간이 갈수록 희토류의 밸류체인은 중국으로 집중되었다. 희토류 원재료 생산업자, 소재와 부품 기술,공장들이 중국으로 이전하거나 중국 자본에 의해 인수합병되는 추세가 대세를 이루었다. 중국 희토류 생산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내몽골 바이원 어보 광산과 내몽골 수도 바오터우에는 희토류 소재 가공 기업 3,000여 개가 몰려 있는데, 이 가운데 외국 기업들이 200여 개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에게 각종 세제 혜택을 포함한 우대 정책도 화끈하게 실시했다. 그 결과 난공불락의 바오터우 희토류 산업개발지역이 조성되었다.

 

 

(4) 중국과 비중국의 대결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저렴한 희토류와 희소금속에 안주했던 나라들은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거의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비견될 만한 사건이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는 서구와 중국 간의 총성 없는 전쟁의 서막이었다.


1998년 문을 닫았던 마운틴 패스 광산은 2007년 다시 문을 열었다. 우선은 기존 광산 활동에서 나온 잔류물mining tailings에서 희토류를 분류, 분리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마운틴 패스 광산은 2008년 몰리코프 Molycorp Minerals, LLC사가 인수해서 2015년 파산할 때까지 운영했고, 현재는 헤지펀드 컨소시엄인 MP 머티리얼즈가 운영 중이다.
호주는 마운트 웰드Mt. Weld 광산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캐나다와 아프리카 말라위에서도 희토류의 경제성 평가를 시작했다. 호주의 한 광산 회사는 50년 동안 세계 수요의 약 25%를 충족 시킬 수 있는 그린란드의 희토류 광산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전략광물 생산 • 수출 규제에 대한 충격파에 대해서는 유럽과 미국이 약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 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분야에 대해 우려한다면, 미국의 주된 관심은 국방과 방위산업 분야다. 물론 미국의 경우에도 희토류와 전략광물의 60% 정 도는 석유가스 산업과 정유화학 분야에서 사용된다. 단 5%만이 미사일 유도 시스템,차세대 전투기, 레이저 시스템, 각종 통신장비 등 첨단 군사장비에 사용된다. 하지만 이 5%가 심각한 상황을 야기한다.

 

 

(5) 중국의 시기별 희토류 전략

중국의 희토류 단순 생산에서 부가가치 고도화,국산화,일괄 수직생산 체계 확립으로의 발전은 시기별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쳤다.  (미국과 비교)

1950년대
 1927년 중국의 저명한 지질학자 Ding Daoheng, 내몽골의 바이원 어보에서 풍부한 희토류 매장지 발견
 1950년 내몽골 바오터우시 철강회사Baotou Iron & Steel 설립 및 철강 생산 시작
 1950년 내몽골 바이원 어보 광산Bayan Obo Mine 조성
 1957년 철강 생산 부산물로 희토류 생산 시작
 1957년 미국 마운틴 패스 광산 희토류 생산 시작

1960년대
 1963년 바오터우 희토류연구소The Baoton Research Institute of Rare Earths: BRIRE 개설
 1964년 미국 마운틴 패스 광산 희토류 산화물 수출 시작

1970년대
• 1972년 중국 희토류 산업의 창시자, 쉬광센Xu Guangxian 교수, 희토류 연구본격 시작
• 1972년 쉬광센 교수, 정부로부터 프라세오디융Pr과 네오디뮴Nd 분리 임무부여

1980년대
 19S0년 IAEA, NRC 희토류 규제 시작
 1983년 Chinese Society of Rare Earth 학술단체 최초로 영어-중국어 희토류 저널 발행
 19S4년 7개의 희토류 원소의 분리 • 추출에 성공함으로써(바오터우 희토류 연구회 희토류 채굴에 획기적인 발전)
 19S5년 희토류 산화물 수출 시작
 1986년 3월 Program 863(국가 과학기술 혁신 계획) 시행
 1987년 희토류 국가연구소 1호 설립

1990년대
 199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미국 추월
 1991 년 희토류 국가연구소 2호 설립
 1992년 덩샤오핑,희토류를 산업 정책으로 제시
 1992년 바오터우 희토류산업발전단지 구축
 1995년 미국의 영구자석 기업 마그네퀘엔치Magnequench, 중국 기업이 인수
 1996년 미국 광산청Bureau of Mines 폐지
 1997년 프로그램 973(국가 기초연구 계획) 시행
 1997년 마그네퀘엔치 희토류 산화물 공장 중국으로 이전
 1998년 중국, 마그네퀘엔치 미국 공장 폐쇄
 1998년 미국 마운틴 패스 광산 폐업
 1999년 희토류 국가연구소 3호 설립
 1999년 미국 의회 콕스보고서

2000년대
 2000년 중국, 희토류 응용 완제품 생산 시작
 2001년 희토류 국가연구소 4호 설립
 2003년 중국의 해외 자원개발 시작, 아프리카에 집중
 2005년 점진적 생산과 수출 규제 시작
 2008년 EU 전략물자 지정
 2009년 EU 핵심 전략물자 발표
 2009년 희토류 수출 감소
 2010년 중국의 일본 희토류 수출 중단
 2011 년 희토류 가격 급등
 2012년 미국 마운틴 패스 광산 재개장

 

 

(6) 글로벌 제조 강국, 중국

 

 일부 학자들은 1990년대 초 미국 희토류 산업의 몰락을 환경 규제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전성기를 맞았던 미국 희토류 산업에 환경 규제란 장애물이 등장한 것은 1980년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1980년 7월 국제원자력위원회IAEA와 원자력규제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가 광산 활동에 의한 방사능 물질의 처리와 운반을 엄격히 금지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문제는 모나자이트류의 희토류 광산에서 토륨이 함께 채굴된다는 이유로,희토류 광산 활동을 토륨 광산 활동과 동일시하는 합의문이 나온 것이다.

 

 중국은 1980년대 이후 국제 원자력계의 규제에서 자유로웠다는 점이 희토류 산업 도약의 가장 큰 동인이었다. 무엇보다 중국은 국제원자력위원회 회원국이 아니었다. 또한 중국 희토류는 미국처럼 모나자이트 층에서 채굴되는 것이 아니고 철광석의 부산물로 생산되므로, 국제원자력위원회의 규정보다 훨씬 낮은 토륨 성분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이 IAEA 회원국이 된 것은 1984년이다. 그때는 이미 중국 희토류 생산에 대한 규제 관련 문제점은 해소된 상태였다.

 

1980년대 중국은 희토류 글로벌 공급망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희토류 분리 기술 개발이 완성되고,희토류 소재와 산화물을 본격적으로 생산, 수출하기 시작한 시기다. 바오터우 희토류연구소Baotou Research Institute of Rare Earth 연구원들은 1984년 7개의 희토류 원소를 성공적으로 분리 •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희토류 채굴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1985년에는 중국의 희토류 산화물수출이 시작되었다.


1986년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과학기술 혁신계획 ‘프로그램 863’이 진행되었다. 생명공학, 우주, 정보, 레이저, 자동화, 에너지 및 신소재 분야에서 국가가 연구개발을 주도해 세계 수준의 기술혁신을 이루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다. 희토류는 프로그램 863이 중점을 두는 사업이었다. 1987년에는 첫 번째 희토류 관련 국가연구소가 설립되었다. ‘희토류 화학 및 물리학 열린 연구실’은 중국 아카데미 산하 ‘장춘응용화학연구소’로 이름을 바꿨고, 2002년에는 ‘희토류 화학 및 물리학 CAS 핵심 연구소’가 되었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를 ‘국가 보호가 필요한 전략적 광물’이라고 선언했다. 희토류 산업이 중국에 미칠 잠재력을 이해하기 시작한 전략적 움직임이었다. 그 이후로 중국은 희토류 산업에 대한 중앙 집중식 통제를 강화했다. 희토류에 대한 더 높은 시장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부 공급망을 구축하고, 기술 노하우를 개발하고, 희토류를 사용해 중국 내에서 최종 제품을 제조하는 하이테크 기업을 유치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중국이 희토류 자원에 ‘국가 보호’라는 딱지를 붙인 것은 어떤 의미일까? 외국인 투자자의 희토류 채굴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1990년 이후 모든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기업과의 합작 형태로만 희토류 제련 및 분리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마저도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모든 합작 투자는 중국 국가발전기획위원회와 상무부의 승인이 필요했다.

 

 

(7) Go China! 중국 이전 러시

 

중국이 미국의 희토류 생산과 수출량을 앞지르기 시작하는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 유럽, 일본의 첨단제조 기업과 공장들이 중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도 유인이었지만, 그보다는 중국의 희토류를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은 외국 기업을 중국 내에 유치하기 위해, 거대한 고객 기반과 값싼 노동력을 협상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그런데 2010년부터는 양상이 조금 바뀌었다. 이제 중국은 희토류와 희소금속에 대한 독점을 무기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휴대폰, LED 등 첨단 제조 기업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이고자 한 것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희토류 자석 두 가지는 사마륨-코발트SmCo 자석과 네오디뮴-철-붕소NdFeB 자석이다. 열 안정성이 높아 토마호크 등의 미사일 유도 시스템을 위시한 무기 체계에 적합하다. 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은 1980년대에 도입되었다. 이들 자석에 관해 특허를 획득한 기업은 제너럴 모터스와 히타치 스미토모 스페셜 메탈, 두 회사다. 1986년 GM은 인디애나주 앤더슨이라는 도시에 마그네퀘엔치라는 자동차용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을 열었다. 

 

GM의 마그네퀘엔치는 종국적으로 중국자본에 인수되었다. 마그네퀘엔치를 인수한 직후, 특허 기술(jet-casting process)이 중국으로 유출됐다. 이 거래는 미국의 전략적 실수였다. 사업이 떠나면 기술도 함께 떠나기 때문이다. 1998년에는 세계 자석 생산량의 90%가 미국, 유럽,일본에서 이루어졌지만, 그로부터 10년 후에는 거의 대부분의 자석 산업이 중국으로 이전되었다. 실제로 중국은 전 세계 영구자석 공급의 거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중국 제조 2025’의 목표에 따라 산업 구조 재편과 부가가치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핵심 부품 및 소재의 70%를 국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8) 중국의 희토류 기술, 어디까지 왔나


1990년대 초반 중국은 희토류 소재와 산화물 수출로 시작해, 1990년대 말에는 자석, 형광체, 연마재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했다. 대략 2000년부터는 전기 모터,컴퓨터,배터리, 액정 디스플레이LCD, 휴대폰 및 휴대용 음악 기기와 같은 완제품도 생산한다. 결국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 되었다.

 

 전기차 굴기

2007년 5월 1일 원자바오 총리는 완강을 과학기술부 장관에 임명하고 전기차 개발 임무를 부여했다. 그는 공산당원이 아니면서 장관에 임명된 중국 정부 최초의 인물이다. 완강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전기차 개발의 중요성을 주장했고, 중국 공산당과 정부, 군부는 종합적 전략 차원에서 전기차 개발에 올인하기로 했다. 미국이 석유와 전통적 자동차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미국에 의해 석유 공급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 되었다.


전기차 개발에 돌입한 지 1년 만인 2008년, 중국은 2,100대의 전기차를 생산했다.  2009년 2월 중국 정부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등 신에너지 차량 확산을 위해 상하이, 베이징 등 13개 대도시를 신에너지 차량 시범도시로 지정했다(조정원 2018). 시진핑 집권 이후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전기차 생산 의무 할당제와 같은 정책이 전기차 확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중국의 전기차 생산은 2015년 330,000만 대, 2017년 에는 100만 대를 넘어섰다.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00만 대를 넘어섰다. 이 중 3분의 2는 중국의 국산 전기차였다.
 
 태양광 패널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20년간 태양광 시장을 견인한 것은 미국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을 이어받은 것은 일본이었다. 1970년대부터 태양에너지의 보급과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졌던 일본은 반도체 강국으로서 실리콘을 주원료로 하는 태양전지에 강점이 있었다. 2004년 일본 태양광 설비 용량은 세계 1위인 1,132MW를 기록했다. 2005년 이후에는 독일이 세계 최대의 태양광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재생에너지에 높은 보조금을 책정하여, 유럽은 세계 태양광 수요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태양광 보급의 중심지가 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국은 자국 생산 패널의 90% 이상을 유럽에 수출하는 세계 최대의 태양광 패널 제조국이자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2009년을 계기로 중국은 자국 내 태양광 보급을 늘리기 시작했다. 2009년 중국 정부는 약 30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보조금 정책인 '골든 썬Golden Sun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2020년까지 자국 태양광 설비용량을 20GW까지 키움으로써, 세계 최대의 태양광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 풍력 터빈


영구자석은 외부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안정된 자기장을 발생, 유지하기 때문에 풍력 터빈, 전기차 모터의 필수 부품이다. 희토류 소재인 네오디뮴을 가공해 만든 네오디뮴-철-붕소Nd-Fe-B계 영구자석은 인류가 만들어낸 최강의 작품이다. NdFeB계 영구자석은 70%의 철 성분에 30%의 네오디뮴이 들어간다. 작은 크기에 강력한 자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노트북 컴퓨터,MP3 플레이어, 파워 스티어링 핸들, 자동차 자동 제어장치 등에 응용된다. 에어컨과 의료용 MRI에도 영구자석이 들어가는 데, 영구자석을 활용한 산업용 에어컨은 전기 소비가 50% 줄어든다.

 

사마륨-코발트Sm-Co계 영구자석이 300도의 고온을 견디는 데 비해, NdFeB계 영구자석의 최대 단점은80도가 넘어가면 자성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NdFeB계 영구자석에 4-4.5% 정도의 디스프로슘Dysprosium과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가돌리늄 Gadolinium을 추가한다. 디스프로슘 수요의 95%를 차지하는 것이 영구자석이다. 2010 년 디스프로슘의 총수요를 1,800톤으로 볼 때 2050년에는 최저 14,000톤 에서 최고 50,000톤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디스프로슘 공급 부족이나 가격 급등에 가장 민감한 산업 분야는 풍력발전이다. 영구자석을 활용한 직접 구동식direct-drive 터빈이 풍력 발전 기술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직접 구동식 모터에는 영구자석이 약 450여 개 들어간다. 특히 유럽의 풍력 발전 산업은 태양광 산업을 능가한다. 독일의 지멘스Siemens와 에네르콘Enercon,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 등 풍력 발전 기업들은 90% 이상의 관련 소재를 중국에서 공급받는다.

 

 

(9) 중국의 희토류 연구개발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2011)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아직 희토류 밸류체인 가운데 상류와 중류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자 수출국임에는 분명하지만, 하류 부문의 핵심 기술은 세계 수준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희토류 응용 기술 중에서도 희토 발광 소재,수소 저장 소재, 영구자석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영구자석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데 해당 분야 특허 보유 수량이 일본, 미국,유럽을 합친 것의 2배가 넘는다. 

 

1995년 GM의 자회사인 마그네퀘엔치를 중국이 인수하면서 미국의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특허 수량에도 불구하고, 정밀 가공의 핵심 기술은 아직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컴퓨터 디스크나 모터의 마그네틱 실린더, 음향 설비의 자기 헤드와 같은 고부가가치 첨단 제품이다. 중국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12차 5개년 계획과 13차 5개년 계획을 통해 희토류 관련 기초기술 연구와 응용 기술 확보를 위해 국가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희토류 관련 과학 기술 논문만 43,270편에 달했다.

 

 

(10) 중국 희토류 전략의 전면적 변화

 

1970년대 희토류 광물만 수출하던 중국은 1990년대 말에 자석, 형광체, 연마 분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로 진입하면서 전기 모터, 배터리, LCD 같은 완제품 생산에 이르게 된다. 상황 변화에 따라 중국의 희토류 전략도 바뀌기 시작한다.


첫째, 중국의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수요 충당을 위한 희토류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둘째, 희토류 원재료 수출을 지양하고 희토류 고부가가치 산업화가 중국의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환경 규제 탓에 미국을 포함한 중국 밖의 희토류 생산시설은 거의 문을 닫게 되어, 중국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90%를 넘게 되었다. 2005-2010 년 중국은 희토류 생산과 수출 규제에 나섰다. 서구 세계의 안일한 대응 속에 희토류 시장은 어느새 판매자 우선 시장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희 토류 무역뿐만 아니라 중국-미국, 중국-유럽, 중국-일본의 관계에 중대 한 전환점이 되었다.


2005년부터 중국이 점진적으로 희토류 생산과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희토류 부가가치 고도화, 국산화, 일괄 수직생산 체계가 완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유럽, 일본은 오랫동안 아프리카,남미,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원재료 무역을 해왔다. 값싼 원재료를 수입해서 가공한 다음 고부가가치 상품을 역으로 수출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제 중국을 상대로는 그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세계 희토류 자산 인수

 

중국의 목표는 명확하다. 중국에서 채굴된 희토류 원료를 가공하고, 최종 부품을 생산하고,‘메이드 인 차이나’의 전기차,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절전형 조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중국이 우려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원재료 확보였다. 따라서 중국 내 희토류가 국내 소비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해외 자원 확보에 나서게 된다. 중국은 호주,캐나다, 아프리카,남미,동남아 희토류와 전략광물 원재료를 확보해, 가능하면 중국에서 분리 • 가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든 제품의 희토류 공급망이 중국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은 생산,가공,소비 및 R&D를 포함한 희토류 공급망의 모든 측면을 지배하고 있다. 2005년까지 러시아,인도,브라질에서 소량의 희토류가 생산되었지만,중국은 세계 희토류 자원의 97%를 공급했다

 

희토류 전쟁 시작되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는 2007년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중국은 희토류 부문에 영향을 미칠 만한 여러 조치들을 발표했다. 목표는 희토류 공급망을 중국 내에 유지하는 것이다. 2009년 8월 중국 산업정보화부의 보고서 초안은 향후 5년 내에 희토류 수출이 금지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 문서 ‘2009-15 희토류 산업 발전 계획’에 따르면, 향후 6년 동안 새로운 희토류 채굴 허가가 승인되지 않고 새로  설립된 희토류 제련 회사의 분리가 엄격하게 검토될 것이라고 한다. 모든 조치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총량 감소를 가리킨다. 희토류를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많은 나라의 지도자와 기업인들은 이런 조치들을 접하며 충격에 휩싸였다. 


중국의 계획은 현실이 되었다. 2009년 9월에는 수출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했고, 2011년에는 다시 25%로 인상했다. 2011년 중국은 희토류가 10% 이상 함유된 합금철 수출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크게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울러 희토류 가격은 강하게 상승했다. 이른바 희토류 공급 위기의 시작이다. 게다가 중국은 2010년부터 수출 쿼터를 70% 가까이 축소함으로써 일부 희토류는 가격이 850%까지 치솟기도 했다. 중국발 공급 위기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적어도 12개의 새로운 광산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압도적 광물투자

17종의 희토류와 40여 종의 희소금속은 압도적으로 중국에 매장량과 생산량이 집중되어 있다. 미국은 1950-1960 년대 세계 최대 생산국 지위를 중국에 내어 준 후 생산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고, 유럽과 일본은 부존량 자체가 없다. 중국을 ‘희토류와 희소금속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21세기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경쟁에 돌입한 미국과 중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양국의 생산 능력 차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희소금속의 ‘수성’ 전략의 일환으로 신소재 하이테크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으로 이전하도록 압박했다. 희토류, 텅스텐,안티모니, 몰리브덴, 인듐의 사용을 중국 내로 제한한 것이다. 또한 희소금속 수출 쿼터제를 도입해 생산랑을 조절했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광물 메이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ODA, 차관,관세 혜택을 활용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자원 보유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였다. 금융위기로 인한 자원 가격 하락을 기회로 자원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개발 자원이 풍부하지만 글로벌 광물 메이저 기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프리카 대륙에 투자를 집중했다. 2005년에서 2018년 사이 중국의 해외 자원 투자와 개발이 급속하게 확대되었다.  2018년 전 세계에서 광물 개발에 투입된 예산은 약 10조 원(80억 달러)이다.  2014년 이후 중국은 매년 광물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데, 연간 18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캐나다,호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의 투자액을 합한 규모의 2배가 넘 는다

 

 

(11) 중국 희토류는 지속가능한가?

 

중국 국무원은 희토류 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중국은 앞으로 870년 동안 생산할 희토류가 있지만,이것은 경희토류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희토류는 가채연수가 15〜50년밖에 되지 않아 희토류 생산과 수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

중국의 희토류는 전국에 산발적으로 분포한다. 바이원 어보와 쓰촨 지역의 희토류는 바스트네 사이트라는 노천 광산open-pit에서 광석rare earth ore 형태로 채굴된다. 채굴된 광석은 여러 차례의 분쇄milling와 부유선광flotation 등 6~7 단계의 분리, 가공 공정을 거친다. 미국의 마운틴 패스 광산도 바스트네사이트 광산이다. 인도, 브라질, 베트남 등의 희토류는 모나자이트나 제노타임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를 사광상 沙鑛床, placer deposit이라고도 한다. 모나자이트 역시 복잡한 가공 공정이 필수다.


희토류는 채굴 후 추출 및 분리 과정에서 많은 화학약품을 사용한다. 1톤의 희토류를 추출하는데, 황산이 포함된 6,300만 리터의 독성가스,  20만 리터의 산성 폐수, 1.4톤의 방사성 폐수가 발생 한다.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석권한 것은 이러한 대규모 환경오염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불소와 유황을 함유한 폐기물, 산 - 알칼리 폐수, 토륨 등의 방사성 물질로 인해 중국의 젖줄인 황하강 상하류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환경보호부에서도「희토공업 오염물 배출 표준」(2011년 10월 1일부터 발효)을 발표하여 희토류 산업과 관련 기업이 오염이 적은 분리 공정을 채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내몽골에 위치한 중국 최대의 희토류 광산,바이원 어보 주변의 토양,지하수,식물은 이미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상태다. 광산에서 만들어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분진이 바람에 날아가 바이원 어보 시가지의 토양에도 축적된 것으로 밝혀졌다. 토양 상부층 10cm에서 토륨 축적이 확인 되었고, 광산 주변의 가축이 폐사하거나 농작물이 자라지 않는 현상도 관찰된다. 40세 이하의 주민들이 치아가 모두 손실되거나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비율도 높다.


반면에 중국 남방지역의 중희토류는 이온흡착형 점토ion-adsorption clay에서 추출된다. 이온흡착형 희토류는 별도의 가공과 분리 과정이 필요없다. 광석 형태로 매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학적 침출eaching 과정으로 추출된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이 초고속으로 희토류 강국이 된 것도, 간저우시가 세계적 영구자석 제조의 중심지가 된 것도 중국 남방지역 희토류의 지질적 특성 때문이었다. 또한 중국 남방지역에서 불법 채굴이 활발한 것도 이런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Chapter 04 미국·중국 글로벌 자원 쟁탈전
 

 

(1) 자원發 신냉전 체제 : 중국의 지배전략과 트럼프 정부의 반격

중국이 미국과 결별하고 신냉전의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된 배경에는 21세기 미래 산업의 원재료를 놓고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정면으로 와해시키겠다는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수년간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정부(2009~2017)의 친중국 노선에는 변화가 없었다. 중국의 희소금속 지배 전략에 맞불을 놓은 것은 트럼프 정부에 들어와서다.


중국이 희토류와 희소금속 비축 제도를 공식적으로 마련해 국내 여러 장소에 비축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이는 20세기 미국의 모습과 묘하게 닮았다. 전 세계 석유 시장을 지배하던 미국은 영토 내에 대규모로 원유를 비축했고,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회원국들을 통해서도 원유를 비축하고 유사시 비축유를 방출해 국제 유가의 등락을 마음대로 조정했던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생산량과 수출량을 조절해 가격을 지배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중국의 골칫거리였던 희토류 불법 채굴과 불법 수출도 정비했다. 2015년 이후 중국 정부는 6개의 국영 희토류 기업만 생산과 수출을 할 수 있게 수직 통합화를 실시했다. 이러한 전략 변화와 거의 동시에 철강, 구리, 아연, 알루미늄 등 기본금 속과 리튬, 코발트, 니켈,탄탈럼,크롬, 망간, 백금족,니오븀, 바나듐 등 희소금속의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 개발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중국 내에서 충분히 생산되는 희토류와는 달리, 이러한 희소금속들은 중국 내의 생산량이 적다.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미국,유럽, 일본과 중국 간의 본격적인 자원 쟁탈전이 시작된 것이다. 

 

해외 자원을 놓고 미국,유럽, 일본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현장은 다음과 같다.
 브라질: 니오븀(90%)
 칠레,볼리비아: 리튬
 콩고민주공화국: 코발트(64%)
 르완다: 탄탈럼(31%)
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듐(85%),크롬(43%),백금족(70%),로둠(83%), 루테늄(93%), 망간(33%)
 인도네시아: 니켈(33%)
 호주: 리튬(44%), 희토류,철광석
 미얀마: 희토류
 아프가니스탄: 구리,희토류
 북한: 희토류
 아프리카 (나미비아, 말라위, 앙골라, 탄자니아, 우간다,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부룬디등): 희토류


그렇다면 생산과 수출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희소금속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음은 미국, 유럽, 일본이 특히 우려하고 있는 희소금속들이다(괄호 안의 숫자는 중국의 생산량 비중). 수치가 사뭇 심각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21세기 자원 전쟁은 희토류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희소금속, 더 나아가 기본금속까지 전선이 확대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 안티모니(87%)
 비스무트(82%)
 갈륨(73%)
 게르마늄(67%)
 마그네슘(87%)
 텅스텐(84%)
 바나듐(53%)
 중희토류(99%) 

 

 

(2) 자원 확보 무한경쟁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은 희토류, 희소금속과 같은 기술금속이 21세기의 새로운 첨단 산업에서 각국의 경쟁력과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기술금속의 안정적 확보에 사활을 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1 산업적,경제적 중요성으로 볼  때 쟁탈전의 제1순위는 영구자석용 희토류다. 2040년까지 디스프로슘은 27배, 네오디뮴은 7 배 가격이 폭증할 것이 예상된다. 


미국은 국내 중희토류 생산을 시작하기 위해 투자 유인책을 내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일본은 근해의 해저에서 대규모 희토류 매장지를 발견했지만 생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우선은 아프리카, 미얀마, 북한 등의 희토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생산분은 비축하고 해외 자원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최근 말라위의 희토류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는 영국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한 레인보우Rainbow Rare  Earths사를 통해 부룬디의 희토류 개발에 나섰다. 이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앞서가는 프로젝트로 보인다

 

 

(3) 미국은 중국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005년 이후 중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동원해 국내 희토류 생산과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9월 그 유명한 센카쿠 열도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2009년 연간 5만 톤 가량의 희토류 수출 쿼터를 유지하던 중국이 2010년부터 연 3만 톤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40%나 감소한 수치다. 이로 인해 국제 희토류 가격은 최대 16배 상승했다.


영구자석용 희토류에 대한 수요 급증 시기와 중국의 비공식적인 일본 수출 엠바고로 인해, 2011년 5월에서 그해 말까지 가격은 급등했다. 희토류 공급망의 중국 독점이 현실화된 것이다. 당시 미국, 유럽, 일본의 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스마트폰  업체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중국발 희토류 리스크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각국은 희토류와 기타 핵심광물 리스트를 만들어 위기 관리를 시작했고, 공급망 회복탄력성supply chain resilience 복원 차원에서 우선은 비축된 광물로 공급 중단을 견디면서 대체 공급자와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이후 글로벌 희토류 생산 구도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세계 희토류 생산에서 차지하던 중국의 비중이 2010년 90%에서 2018년 70%로 낮아졌다는 점이다. 2025년경 중국의 비중은 50%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 전망된다. 2019년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190,000톤 중 중국 밖에서 생산된 희토류가 약 70,000톤이었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는 2019년 미국의 희토류 생산이 전년 대비 8,000톤 증가해 26,000톤이 되었으며, 이로써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희토류 생산국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그 다음이 호주 라이너스사가 소유한 마운트 웰드 광산으로 2019년 현재 20,000톤을 생산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이 약 4만 톤의 희토류를 수입해 최대 수입국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무역전쟁 필승 카드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과연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내 들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금은 2010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각국은 나름 공급망 다변화 등의 노력을 해왔다. 중국 입장에서, 상대에게 치명적 상처를 입힐 수 없는 카드를 섣불리 쓸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서구 선진국들은 그동안 중국 의존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졌을까? 수요와 공급이란 수치상으로는, 중국 이외의 많은 생산자가 추가로 희토류를 생산함으로써 공급 다변화가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공급망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에서 생산된 희토류 원재료는 고스란히 중국으로 수출된다. 미국 내에서 분리 및 가공 공정을 담당할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수출된 원재료는 중국 내에 서 분리 • 가공되어, 희토류  산화물의 형태로 미국에 수출된다. 이는 단순 생산량 수치만으로는 희토류 밸류체인과 공급망 리스크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적시한다. 이 상태라면 미국이 아무리 희토류를 많이 생산한다 한들, 문제는 그대로라는 의미다.


반면 호주 라이너스사가 생산한 희토류 원재료는 말레이시아 퀀탄 Quaman의 분리가공 시설에서 희토류 소재로 만들어져 일본으로 수출된다. 중국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급망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내부에서 환경적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예측 이다. 2020년 이후 글로벌 희토류의 가장 큰 쟁점은 특정 희토류 소재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의 공급 부족이다. 이 둘은 중국 정부가 생산과 수출 규제를 하고 있는 희토류이기도 하다. 이중에서도 중희토류로 분류되는 디스프로슘이 가장 문제다.


디스프로슘은 중국 정부의 주 규제 대상인 남중국 간저우시 주변에 다량 매장되어 있으며,중국 밖에서는 미국 알래스카주와 와이오밍, 그린란드 등에서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2013년 이후 급증한 중국 이외 지역 (ROW: Rest of World) 희토류는 대부분 경희토류다. 2019년 5월 중국 정부는 미국의 대중 무역관세 인상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제한을 검토했다. 중국이 희토류를 보복 카드로 쓸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0년대 이후 중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다른 국가와 마찰을 빚을 때마다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응

2018년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시작되자, 중국 내에서 희토류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다. 중국의 무역전쟁 필승 카드 3장 중 첫 번째가 희토류 대미 수출 금지, 두 번째가 2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 활용, 세 번째가 중국 시장에서의 미국 기업 추방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국제 희토류 가격 급등과 밸류체인 급변동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방부가 전면에 나섰다. 희토류 문제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2018년 조업이 중단됐던 마운틴 패스 광산의 채굴을 재개하고,호주 희토류 광산업체 라이너스와 미국 화학업체 블루라인이 합작으로 텍사스 지역에 희토류 분리 • 정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통째로 매입하려는 시도도 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그린란드 남부의 크바네필드Kvanefleld에 중희토류가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1983〜2005년이 중국의 희토류 독점 시기라면, 지금은 생산과 공급망 다변화의 시기다. 하지만 디스프로슘을 위시한 특정 희토류는 중국 남방 지역에서만 대규모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 의존을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고, 중국 밖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2020 년 8월, 미국은 우주탐사를 통해 희토류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려면 지구 밖으로 나가는 방법뿐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4) 2010년 이후 글로벌 희토류 시장 변화


중희토류 개발 붐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이후 전 세계적인 희토류 개발 붐이 일어났다. 중국 밖에서 200개의 개발회사가 탐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들의 탐사 대부분은 프리미엄 가격이 형성 된 중희토류 ‘디스프로슘’과 경희토류 ‘네오디뮴’을 목표로 했다.  


영구자석에 필요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 중 공급 리스크가 가장 큰 것은 디스프로슘이다. 이와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이 중국의 생산과 수출 규제 과정에서 가장 가격 급등이 심했던 것 또한 디스프로슘이었다. 2003년 5월 kg당 35달러였던 디스프로슘 가격은 2011년 2월에 kg당 375달러,같은 해 12월에는 3,500달러까지 치솟았다. 가격이 안정된 2020년 8월 현재에도 여전히 350달러 내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소재의 10배에 가깝다.


디스프로슘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는 매장량과 생산량 비중이 적은 중희토류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매장량과 생산량에 있어 경희토류와 중희토류의 비율은 약 18:1 이다. 경희토류 가운데 가장 풍부한 세륨은 2020년 8월 현재 kg당 가격이 1.9달러에 불과하다. 세륨 다음으로 풍부한 란탄은 4.5달러다.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은 2020년 8월 현재 kg당 67 달러와 88달러로 경희토류 중에서는 고가에 속한다.


중희토류 가운데 유로퓸,에르븀,테르븀이 각각 kg당 30달러, 22..5달러, 665달러에 거래된다. 유로퓸은 형광체로서 텔레비전 스크린과 LCD 모니터, 가스램프 등에 사용되어 왔으나 LED 전구가 일반화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 수요 증가세에 있는 경희토류 네오디뮴과 중희토류 디스프로슘은 호주의 마운틴 웰드 광산에서도 생산된다

 

 

(5) 중국의 희토류 전략 대전환

중국은 수출 쿼터제와 수출관세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개발계획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중국은 이제 희토류 부품과 완제품 등 국내 다운스트림 산업과 하이테크 제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차 경제 5개년 계획(2011〜2015)에는 중국을 재생에너지의 주요 생산국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야심찬 목표가 포함되어 있었다. 방대한 양의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국가의 에너지 믹스를 다양화하려는 중국의 계획을 감안할 때 희토류는 이제 녹색에너지 응용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2011 년 국토자원부 차관인 왕 민Wang Min은 “희토류는 현대 산업의 비타민이며 중국의 21세기 신소재 보물창고”라고 말했다.


2014년 세계무역기구WTO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쿼터와 수출관세가 세계무역기구 규정에 위배된다는 판정을 내렸다. 따라서 2015년 1월과 5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쿼터제와 수출관세는 모두 철폐되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2014년 27,640 톤에서 2016년 46,562톤, 2018년 53,026톤으로 점차 증가하였고, 평균 수출 가격도 2014년 kg당 12.82달러에서 2018 년 9.69달러로 하락했다.


2016년 10월 발표된 희토류 산업 5개년 계획에서, 중국 정부는 희토류 생산량을 14만 톤으로 제한하고 6개의 희토류 국영기업만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수출은 쿼터가 아닌 허가제 등의 방법으로 2025년 이후까지 계속 줄여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의 22개 희토 광산과 54개 제련 분리 기업에 대한 통폐합이 이루어졌고, 2016년 말에는 6대 희토 그룹의 구도를 갖추었다. 중국우광그룹, 중국알루미늄그룹,북방희 토그룹, 샤먼 텅스텐그룹, 남방희토그룹,광둥희토그룹이다. 이는 희토류 개발로 인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향후 두 자리 숫자로 늘어나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전략이다.

 

 

(6) 중국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 : 슈퍼 사이클과 해외투자

중국의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소규모로 시작되었다. 초기의 사업은 주로 철광석 광산 투자였고, 중국의 양대 철강 국영회사인 시노스틸 Sinosteel과 바오스틸Bausteel이 주도했다. 중국의 해외투자에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1992년이다. 100% 중국 자본으로 당시 민영화를 추진 중이던 페루의 마르코나 철광석 광산을 인수한 것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는 1997년 시노스틸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딜로콩Dilokong 크롬 광산을 인수하면서 시작되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중국의 해외 광업 투자는 연간 50억 달러 미만이었다.


2005년에서 2012년 사이, 중국의 극적인 경제 성장에 힘입어 금속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른바 슈퍼 사이클이다. 이로 인해 자원의 수입 비용도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은 기존 가격 메커니즘에 영향을 주어 철광석 가격을 낮추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해외 광산을 통제해서 자원 메이저들이 장악하고 있는 자원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했다. 금속과 자원 가격이 상승하자, 중국 국영 기업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민간 기업들이 대거 해외 광물 투자에 나서는 것이 큰 흐름이 되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2010년대 초반에 해외 자원 투자액은 100〜150억 달러였고 최대 투자액은 250억 달러였다. 2016년 이후에는 몇 년 간 투자가 크게 감소하여 2017년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가 해외 자원개발에 있어 보다 신중한 태도를 요구했고, 중국 금속의 수요세가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의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의 약 14%를 차지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통제하던 해외 광산의 숫자는 미미했다. 2005년 중국이 운영하는 해외 광산은 13개였고 실제 건설과 운용 단계에 진입한 프로젝트는 3개에 불과했다. 5년 후인 2010년에는 추가로 15개의 광산이 생산을 시작했고 24개의 프로젝트가 다양한 개발 단계에 있었다. 2010년과 2011년은 슈퍼 사이클의 정점이었다. 중국의 투자가 집중되어 2010년에만 8개의 새로운 광산이 가동을 시작했다. 2013년에 중국의 기업 들이 통제하는 전 세계의 광산은 약 60개에 달했다.


  중국의 자원 확장이 이루어지는 주요 지역은 다음과 같다.
 호주와 캐나다, 최근에는 라틴 아메리카를 포함한 환태평양 지역
 남아프리카, 최근에는 서아프리카
 몽골, 라오스,북한,미얀마, 베트남,타지키스탄을 포함한 인접 국가


중국의 아프리카 전략

남아공의 딜로콩Dilokong 크롬 광산은 2000년까지 아프리카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유일한 광산이었다. 이는 글로벌 광물 및 금속 생산 가치의 0.009%에 해당했다. 글로벌 광물 및 금속 생산 가치 중 중국의 비중 역시 0.06%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자원 장악률은 빠르게 증가했다. 2010년 중국은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짐바브웨의 4개 국가에서 광산 생산을 했다. 이 모든 광산에서 중국의 생산량은 글로벌 총 가치의 0.1% 미만이거나 전체 아프리카 생 산량의 약0.5%였다.


2013년이 되자 2010년부터 운영 중이던 일부 광산에서 생산량이 증가했고,잠비아에 새로운 구리 광산이 문을 열었다. 골드원Gold one은 남아프리카의 금광을 추가로 인수했고, 허베이 강철 그룹HBIS: Hebei Iron and Steel 은 팔라보라데aboro구리 광산을 장악했으며, 마침내 가봉에서 망간 생산이 시작되었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장악률은 글로벌 총 가치의 0.25% 또는 아프리카 총 가치의 2.2%에 달했다. 
 
2013〜2018년 사이에 성장이 가속화되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의 장악률은 글로벌 총 가치의 0.8%, 아프리카 광산 총 가치의 거의 6%가 되었다.  


아프리카 각 국별로 중국 기업의 장악력을 분석해보면, 중국의 투자가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 알 수 있다. 2018년 중국 기업은 잠비아에서 생산되는 광물 및 금속의 총 가치의 12%를 생산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수치는 24%로 잠비아의 약 2배이다. 중국 기업들이 콩고에 집중한 이유는 그곳에 고품위 구리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콩고의 구리와 코발트 광산에 대해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콩고 국영광업공사Gecamines는 개발하지 않고 수년간 방치하고 있었다. 또 다른 이유는 콩고의 정치적 불안과 인권 상황 때문에 다른 다국적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 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통제는 전체 아프리카 생산량의 30%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다국적 기업 (Glencore, Barrick 및 First Quantum)이 중국보다 더 많은 구리 생산량을 통제한다.

 

일대일로와 아프리카

아프리카의 운명이 바뀌게 된 계기는 2000년에 창설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The Forum on China-Africa Cooperation: FOCAC이다. 44개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참여한 이 포럼에서, 양측은 2000년 당시의 교역량 약 12조 원(100억 달러)을 2010년 120조 원(1000억 달러)으로 늘리기로 합의하였다. 중국과 아프리카 간의 경제협력이 기존 미국, 유럽의 아프리카 개발과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중국과 아프리카의 경제 협력은 아프리카의 에너지,광물, 농지에 대한 투자와 제조업의 상품을 수입하는 형태였다.

 

디지털 실크로드 사업

일대일로 사업은 철도, 도로, 항만, 전력망 등 전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사업이 시행되고 몇 년 지나서인 2015년부터 중국 정부는 디지털 실크로드Digital Silk Road 사업을 별도로 운용해 왔다. 국가 간 협약과 포럼을 개최한다는 개념은 일대일로와 비슷하지만, 디지털 실크로드는 특히 국가 간 결제 시스템, 데이터센터 구축, 통신망, 광케이블, 해저케이블 연계connectivity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16개국이 참여 중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비대면 수요와 감염병 초기 진단 등의 료 분야에 있어서의 디지털 수요 급증으로 디지털 실크로드 구축이 우선적으로 앞당겨 추진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같이 인터넷 보급과 디지털 갭 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지역에서는 공공 보건 차원에서 중국의 디지털 분야 기술 기업들이 디지털 경제화를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에너지 전환도 가속화됨으로써 희소금속과 광물에 대한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시대는 더 많은 희소금속과 광물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자원은 석유나 가스보다 더 특정 국가와 특정 지역에 치중되어 있다. 미래에는 더 치열한 지정학적 충돌이 예상되는 것이다.

 

중국의 해저 광케이블 시장 진출

중국은 무려 14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가운데 부탄,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한 12개 국가와의 사이에 국가 간 육상 광케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해저 광케이블에 있어서는 1993년 일본과의 연결을 시작으로 현재는 10개의 해저 케이블이 구축되어 있다. 이러한 케이블의 운영자는 중국의 3대 통신 공기업인 차이나 유니콤 (중국연합통신),차이나 텔레콤(중국통신), 차이나 모바일(중국이동통신)이고, 케이블 제조 및 건설 기업 YOFC, Hengtong, FiberHome, ZTT, TG, Huawei Marine 등이다.


2012~2015년 기간에는 주로 홍콩과 타이완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공사만 하던 중국 기업들이 2016년 이후 전 세계 해저 케이블 시장의 20%를 점유할 정도로 급성장하였다. 중국의 3대 통신사는 2016〜2020년 기간에 인도양과 지중해 등에 13만 8천 km의 해저 케이블을 부설할 계획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버금가는 규모다.


2015년 중국 정부는 중국의 디지털 통신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권장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정책을 발표했는데,이것이 해저 케이블 분야가 해외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연선 국가들과의 외교 협력을 통해 케이블 사업 진출을 도왔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서구의 인터넷 통신 기업들은 아프리카, 남미, 중동 등의 개발도상국들의 디지털 변환에 맞춘 투자를 하지 않았다. 해저 통신망을 지배하는 국가가 사실상 세계의 데이터 유통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생각한 중국은 아프리카, 남미 등 일대일로 틀 안의 개도국 시장에 진출해 서구 기업들의 독점에 도전했다. 화웨이는 2008년 영국의 글로벌 마린시스템과 합작으로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를 설립했다. 화웨이 마린은 2015년 브라질-카메룬 해저 케이블 사업CBCS을 수주해 업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2018년 9월 남미 브라질과 아프리카 카메룬을 연결하는 6천여 km의 해저 케이블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2017년에 공사를 착공한 파키스탄 과다르-지부티 해저 케이블 사업PEACE 은 2021년 완공 예정이다. 이는 파키스탄에서 출발해 동아프리카 각국을 연결하고 프랑스에서 끝나는 총 연장 1만 5000km에 이르는 해저 광케이블 사업이다.

 

 

(7) 미국의 공급망 구축 목표

중희토류 원재료 생산에서 영구자석 부품 제조까지 미국 내에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목표하에, 2019년 미국 콜로라도에 본부를 둔 USA Rare Earth LCC.가 설립되었다. 이 회사는 서부 텍사스 엘파소에서 85마일 떨어진 라운드탑 Round Top 중희토류 광산을 매수했다. 여기서 채굴된 중희토류는 콜로라도 휘트릿지wheat Ridge 가공 • 분리 공장으로 이동한다. 휘트릿지는 광산과 자원 분야 최고 전문대 학원인 콜로라도 광산대학원Colorado School of Mines이 위치한 곳으로, 산학 협력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콜로라도 휘트릿지 공장은 중국 밖에서는 최초로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를 모두 처리하는 시설이다. 영구자석 부품 제조를 위해, 과거에 히타치 메탈이 운영하던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지질연구소는 2019년 미국의 희토류 생산이 전년 대비 8,000톤 증가한 26,000톤을 기록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희토류 생산국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분리 • 가공 시설이 충분치 않아 채굴된 대부분의 희토류 원재료는 중국에서 분리 • 가공되어 희토류 산화물의 형태로 미국으로 다시 수입되고 있다.


미국 프로젝트들 가운데에는 와이오밍주의 베어 롯지Bear Lodge 프로젝트와 알래스카주의 보칸-닷슨Bokan-Dotson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보칸산맥 희토류 광산은 매장량의 약 40%가 중희토류인 것으로 밝혀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공급망 구축방안 보고서도 보칸 희토류 광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사로 지정된 유코어 레어메탈Ucore Rare Metal사의 제2년 보고서에 의하면, 개발 첫해에 2500톤의 희토류를 생산하고, 첫 5년 동안 105톤의 디스프로슘 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개발사는 광산에서 35마일 떨어진 항구에 분리 • 가공 시설을 갖출 계획도 갖고 있다.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취약성은 희토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기타 희소금속에 대한 취약성은 더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은 중국으로부터의 광물 수입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1993년 이후 일부 공급선 다변화를 이루었지만 최근까지 핵심광물의 주요 공급자로서 중국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미국이 활발히 생산하다가 현재는 순수입국이 된 희소금속에는 게르마늄과 바나듐도 포함된다. 게르마늄의 경우 1950년대부터 1980 년대까지는 미국 내 생산이 활발히 진행되었다. 그런데 첨단 전자제품,태양광 제조,인공위성과 광통신섬유 등에 게르마늄이 사용되기 시작한 시 기부터 국내 생산이 감소하고 해외 의존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미국은 거의 대부분의 게르마늄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바나듐은 강철에 0.15%만 첨가해도 강도가 높아지는 희소금속이다. 바나듐강은 고온에서도 경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드릴 비트,전동 톱,엔진 터빈 및 기타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 부품에 사용된다. 교량이나 철근 구조물에도 들어가므로 건설 수요가 많은 중국 때문에 수요가 폭증했다. 세계 바나듐 수요의 40%를 중국이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초까지 바나듐 생산이 활발했고,심지어 1950년대에는 바나듐 수출국이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 체코, 남아프리카에서 바나듐을 100% 수입한다.


최근 미국이 17종의 희토류와 40여 종의 희소금속을 대상으로 최소 5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품목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품목을 수입한 나라는 중국과 캐나다였다. 1위를 기록한 중국에서 무려 24개 금속을 수입하고, 2위인 캐나다에서는 16개 금속을 수입했다. 멕시코, 러시아, 남아프리카가 그 뒤를 이었다.


일부 금속의 경우 재활용을 하고는 하지만, 미국은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금속과 19가지 광물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코발트, 티타늄 정광, 게르마늄, 아연 및 백금족 금속을 비롯한 여러 다른 광물도 7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단, 철광석과 몰리브 덴은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정제된 알루미늄, 아연, 우라늄의 경우 미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는 안정적인 동맹국인 캐나다다. 


한편 크롬, 망간,백금족 금속, 탄탈럼, 코발트의 주요 생산 지역은 남아프리카다. 미국 지질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브라질은 세계 니오븀의 88% 를 생산하고 호주는 세계 리튬 생산량의 58%를 생산한다. 이렇게 단일 국가가 생산랑을 지배하는 주요 광물에는 브라질의 니오븀, 콩고민주공화국 DKC의 코발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금족 금속,중국의 희토류와 텅스텐이 포함된다.

 

 

주식투자 절대지식

모든 시장의 모든 투자자를 위한 성공원칙  

브렌트 펜폴드 저자(글) · 정진근 번역
2011년 09월 30일 출시
 


1. 책 소개
 
성공적인 매매를 위한 보편적인 원칙들!
모든 시장의 모든 투자자를 위한 성공원칙 『주식투자 절대지식』. 이 책은 기관투자자로 활동했던 27년 경력의 프로 트레이더가 성공 매매를 위한 보편적인 투자원칙들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식에 입문하는 투자자가 매매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준비하고 깨달아야 하는 사실들을 조목조목 짚어주고 매매를 이루는 세 기둥인 자금 관리, 매매 전략,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더불어 세계 최고로 꼽히는 프로 트레이더들의 조언들은 보편적인 원칙들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알려준다.



2. 작가정보


저자  브렌트 펜폴드

저자 브렌트 펜폴드는 금융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27년 경력의 프로 트레이더. 1983년에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운용 담당자로 매매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FX마진과 글로벌 지수선물을 전문적으로 매매하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SPI 매매하기(Trading the SPI)》의 저자이고, 《시장의 마법사들-호주(The Stock Market Wizards of Australia)》에 소개된 바 있다. 또한 그는 싱가포르, 홍콩, 중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명성과 인기가 높은 국제적인 강연자이다.

 
 

3. 목차

머리말 성공매매를 위한 보편적인 원칙들

들어가기 모든 시장과 모든 투자자에게 통하는 방법

제1장 현실인식
왜 90%의 투자자가 돈을 잃는가?
매매 첫해의 보편적인 실수
두 번째 해의 보편적인 실수
세 번째 해의 보편적인 실수
어떻게 승리하는 10%의 집단에 들어갈 것인가

제2장 매매과정
매매과정

제3장 첫 번째 원칙: 준비하기
극한의 역경
감정의 지향
지는 게임
무작위 시장
잘 잃는 자가 승자
리스크 관리
매매 동반자
재정적 한계

제4장 두 번째 원칙: 깨달음
파산 위험을 피하라
매매의 성배를 추구하라
기대치
매매 기회
단순함을 추구하라
가장 두려운 곳에 발을 디뎌라
기대체를 TEST 절차로 검증하라

제5장 세 번째 원칙: 매매스타일
매매 방식
타임프레임
매매 스타일 선택하기
장기 추세 추종 매매
단기 스윙 매매
장기 추세 추종 매매와 단기 스윙 매매의 비교

제6장 네 번째 원칙: 시장 선택
훌륭한 운용 리스크 관리 속성
훌륭한 매매 요소

제7장 다섯 번째 원칙: 세 개의 기둥
자금 관리
매매전략
심리적인 문제

제8장 자금 관리
마팅게일 방식 자금 관리
반마팅게일 방식 자금 관리
핵심개념
자금 관리의 역사
반마팅게일 방식 자금 관리 전략
자금 관리 전략 없이 한 계약씩 매매한 FX 시스템
리스크 금액 고정 자금 관리를 사용한 FX 시스템
자산 고정 자금 관리를 사용한 FX 시스템
비율 고정 자금 관리를 사용한 FX 시스템
1800만 달러 순이익 VS 150만 달러의 순이익
매매 가능 횟수 고정 자금 관리를 사용한 FX 시스템
윌리엄스의 리스크 고정 자금 관리를 사용한 FX 시스템
리스크 비율 고정 자금 관리를 사용한 FX 시스템
변동성 고정 자금 관리를 사용한 FX 시스템
어떤 자금 관리 전략을 선택할 건인가?
손익 모멘텀 매매하기

제9장 매매 전략
자유재량에 의한 매매 혹은 시스템트레이딩
매매 전략 만들기
추세 추종 매매
모든 지표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은 변하지 ㅇ낳는가?
복수의 매매 전략
승리하는 매매 전략의 기본적 속성
터틀 매매 전략
객관적인 추세 판단 도구
피보나치: 진실 혹은 거짓
플라세보 투자자

제10장 심리적인 문제
합치된 견해
희망 다스리기
탐욕 다스리기
두려움 다스리기
고통 다스리기
극한의 역경

제11장 여섯 번째 원칙: 매매하기
모든 것을 함께 사용하기
매매하기: 주문 넣기

제12장 한마디의 조언들
균형
시장의 마스터들
레이먼 배로스
마크 쿡
투자자들의 다양성
마이클 쿡
케빈 데이비
톰 디마크
리 게티스
대릴 구피
리처드 멜키
제프 모건
그레그 모리스
닉 래지
브라이언 샤드
안드레아 웅거
래리 윌리엄스
다르 웡
다양한 조언들

제13장 마치는 말
지금은 가장 좋은 시기이면서 가장 나쁜 시기다!

부록 A 파산 위험 시뮬레이터
부록 B 파산 위험 시뮬레이션 결과

옮긴이의 말 진작 이 책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4. 출판사 서평


세계 최고의 프로 트레이더들이 극찬하는 책!

기관투자자로 활동했던 27년 경력의 프로 트레이더가 성공 매매를 위한 보편적인 투자원칙들을 제시한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모든 투자자들은 어떤 시장에서 매매를 하든, 어떤 타임프레임을 사용하든, 그리고 어떤 기법을 사용하든 모두 이 원칙을 준수한다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국제적인 강연자인 브렌트 펜폴드는 ‘90%의 개인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지, 잘 속아 넘어가는 것, 게으름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또한 ‘매매는 기본적으로 해병대 캠프와 같다. 성공적인 매매야말로 당신이 시도했던 어떤 일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주식투자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시장의 쓴 맛을 보는 ‘개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 책에서 그는 주식에 입문하는 투자자가 매매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준비하고 깨달아야 하는 사실들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또한 매매를 이루는 세 기둥인 자금 관리, 매매 전략,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다른 어떤 책보다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런 것들에 대한 성찰을 하기도 전에 시장에 발부터 담그고 보는데, 정작 매매는 가장 나중에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전 세계 14개의 시장에서 매매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 최고의 투자자가 쓴 책에서 승리자들을 패배자들로부터 구분하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다.

ㆍ매매 계획을 설계하는 방법
ㆍ효과적인 매매 전략을 판별하고 만들어내는 방법
ㆍ성공적인 자금 관리 전략
ㆍ매매의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이해

보편적인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시장의 마스터’들이라고 불리는 성공한 투자자들을 만나게 된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프로 트레이더들과의 흔치 않은 인터뷰가 이 책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각각의 조언들은 보편적인 원칙들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강조해준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체득했기에 개인투자자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주식투자하기 전에 꼭 마스터해야 할 이 책을 통해 당신은 ‘10%의 승리하는 투자자들 모임’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5. 책 속에서

 

 

 

< 제1장 현실인식 >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매를 경험하기 시작할 때 체계가 없고 확실성도 없다. 매매하는 동안 그들은 돈과 영혼 모두 타격을 받는다.

 

투자에서 성공하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비밀은 - 올바른 방법으로 잃을 줄 아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  <시장의 유령>에서 (Arthur L. Simpson)

 

사람들이 실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매매전략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지,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다. 

 

 

(1) 왜 90%의 투자자가 돈을 잃는가?

 

흔히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엔 너무 게으르고 남을 잘 믿기 때문이다. 유명한 책의 저자나 강사들 자체는 돈 버는  방법을 모르는데 그들을 믿는다는 것은 자해행위에 불과하다. 글로 쓰여져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매매 아이디어를 믿는다면 더욱 더 멍청한 사람이 된다는 길에 들어 선 것이다.

 

매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매전략, 자금관리, 심리적인 문제 모두가 중요하다. 

 

(2) 매매 첫해의 보편적인 실수

 

- 매매전략

   . 다른 사람들의 말과 조언에 따른다

   . 지난 밤의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묻는다

   . 물타기를 한다

   . 손절매를 하지 못한다

   . 매매 계획 자체가 없다

 

- 자금관리

   . 자금관리가 도대체 뭐야?

 

- 심리적인 문제

   . 흥분되어 매매를 한다

   . 손실을 만회하거나,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매매한다

 

 

(3) 두 번째 해의 보편적인 실수 : 스스로를 두 번째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두 번째 해다

 

- 매매전략

   . 읽고 들은 사실을 그대로 믿는다

   . 기술적 분석이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 기술적 지표는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 가상 매매가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 예측이 가능하다고 오판한다 

   . 저점과 고점에 집착한다

   . 추세를 판단하지 못한다

   . 적절한 손절매 시점을 놓친다

   . 조급하게 이익을 실현한다

   . 매매전략을 이용하지 못한다

   . 다른 사람을 따라 한다

   . 매매전략을 바꾼다

   . 투자조언자를 바꾼다

   . 매매시장을 바꾼다

   . 차트의 타임프라임을 바꾼다

   . 투자상담사를 바꾼다

 

- 자금관리

   . 적절한 금액을 초과하여 매매한다 

 

- 심리적인 문제

   . 매매 중독 

   . 매매 조급증

   . 한탕주의

   . 이상주의자처럼 행동하기

 

 

(4) 세 번째 해의 보편적인 실수 : 실패하여 자존심에 상처받았다면 폭발물 덩어리가 된다

 

- 매매전략

   . 배웠던 것들을 떠나 보내기가 어렵다 

   . 저항선과 저지선을 완전히 잊는다

   . 기술적 분석과 매매를 혼동하고 매매 계획을 예비 신호로부터 구분하지 못한다

   . 예비신호를 검증해주는 매매계획을 수립하지 못한다 

   . 긍정적인 기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 

   . 매매 전략을 검증하지 못한다 

 

- 자금관리

   . 한탕주의가 계속된다

 

- 심리적인 문제

   . 과정보다는 이익에 집중한다

   . 빈약한 규율 

   . 시장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다

   . 매직 넘버가 있다고 믿는다

   . 가장 큰 리스크는 돈을 잃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5) 승리하는 10% 집단 : 전문적 CTA들

 

   . 극한의 역경이라는 시장의제1법칙

   . 시장에 대한 합당한 경의

   . 그들이 읽고 들은 것들에 대한 의심

   . 저자의 글이나 강연자의 말이 반드시 진실은 아닐 것이다

   . 긍정적인 기대치

   . 모든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

   . 단순하고 체계적이고 확실한 것을 추구하라

   . 연구하고 설계하고 검증하는 데 있어서 과정을 중요시한다

   . 전문적인 목적과 겸손한 기대를 수립한다

   . 매매에서 규율과 지속성을 획득한다

 

 

 

< 제2장 매매과정 >

 

① 준비하기

② 깨달음

③ 매매 스타일 개발하기

④ 매매 시장 선택하기

⑤ 세 개의 기둥

⑥ 매매 시작하기

 
 

< 제3장 첫 번째 원칙 : 준비하기 >

 

(1) 극한의 역경

 

 - 시장은 모든 투자자를 실망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 극한의 역경은 시장이 모든 참여자에게 부과하는 규율을 나타낸다

 

 - 시장은 극한의 역경을 통해 힘없는 다수에서 힘있는 소수에게로 돈이 옮겨 가도록 강요한다

 

 -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근사하게 보이는 매매 아이디어는 사실이 아니다

 

 - 극한의 역경은 성공적인 매매를 손쉽게 할 수 있다거나, 모든 사람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나

    제안에 대해 항상 경계심을 갖고 지켜볼 것을 요구한다

 

 - 극한의 역경은 당신의 투자 환경을 가능한 불편하게 만듦으로써 투자자가 되려는 당신의 용기를 가능한한

   좌절 시키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당신의 투자 환경에 끊임없는 고통을 안겨준다. 그것은 당신의 매매

   를 갈수록 어렵게 만든다. 

 

 - 극한의 역경은 당신의 인생을 고통의 바다로 안내하여, 돈을 잃었을 때 상처를 줄 뿐아니라, 돈을 벌었을

    때에도 당신이 좀더 오래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었을까 후회하면서 상처

    받는다.

 

 - 극한의 역경은 당신의 행동에 100% 책임질 것을 요구하며 매 순간 숨어 있다가 기습공격을 감행한다.

   그리고 당신이 생각지도 못한것을 기대하도록 가르친다!

 

 - 극한의 역경은 재정적인 보상에도 불구하고 비참한 존재인 투자자로서의 삶을 선택할 불굴의 의지와 배포가

   당신에게 있는지 지금 당장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

 

 

(2) 감정의 지향

 

 - 시장에서 승리하고 돈을 버는 것이 궁극의 목표는 이니다.

   위험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① 기대

   비현실적 기대는 시장에서 승리하려는 목표와 쌍둥이 같은 악마이다.

   지속가능한 성공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기대치를 받아 들이는 것이다. 

 

 ② 지는 게임

   매매는 패배자들의 게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준비하기'는 계속된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은 매우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간적인 요소까지 덧붙여야 한다.

 

 ③ 무작위 시장

   시장이 기본적으로 방향성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일관되게 시장의 방향을 예측할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돈을 번 이유는 시장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성공한 투자자는 시장을 예측하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이 기본적으로 무작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그리고 시장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찾아 매매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④ 잘 잃는 자가 승자

    손실을 잘 관리하여야 한다. 손실규모를 관리 가능할 정도로 작게 유지한다면, 그리고 이익이 손실보다 더 크게 유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이익을 보는 매매에 신경쓰기 보다는 성공을 위해 당신의 에너지와 결단력을 손실을 관리하는 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가격과 시간 기준을 충족시키는 손절매 기준을 만들어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잘 잃는 투자자가 된다는 것은 손실을 보는 매매에서 가능한 빨리 빠져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⑤ 리스크 관리

    투자는 매우 위험한 사업이다.

    생존을 위한 투자는 리스크 관리와 동전의 양면이다.

    좋은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자금관리이다. 적절한 자금관리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이다.

 

    훌륭한 투자자는 리스크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시장이 자신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존중하고 매매는 패배

    자의 게임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며 잘  잃는 투자자가 되기 위해 분투한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적절한 기대치로 자신

    들의 위험자산을 관리하는 것이다.

 

 ⑥ 매매 동반자

     매매동반자를 갖는 목적은 투자자가 스스로를 속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시장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감탄스러

     울 정도인데, 처음에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정직한 인간으로 매매를 시작한다. 하지만 매매를 시작하면서 비

     이성적이고 망상의 존재로 변신한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혼동하고 스스로에게 편리한 거짓말을 하게 된다.

     매매동반자는 당신이 이성적이고 정직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와 준다. 

 

재정적 한계

     재정적 한계치는 일종의 수업료로서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의 한계 혹은 당신이 기꺼이 잃을 수 있는 전체

     금액을 말한다. 당신의 매매동반자로 하여금 당신의 재정적인 한계치를 알 수 있도록 하고 만약 당신이 그 돈을 모두

     잃으면 매매는 자신에게 맞는 일이 아님을 인정하고 떠날 것을 스스로에게 약속해야 한다.

    

 

 

제4장 두 번째 원칙 : 깨달음

 

(1) 파산 위험을 피하라

 

- 파산 위험이란 당신이 돈을 너무 많이 잃어 더 이상 매매를 계속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을 말한다.

 

- 파산위험이란 자신의 계좌의 돈을 모두 잃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자의 리스크 허용 수준에 따라 계좌자산의 50%가 될 수도 있고, 75% 혹은 100%도 될 수 있다. 파산 시점은 당신이 준비하기과정에서 설정한 재정적 한계치 혹은 위험자산이다.

 

- 자신의 파산 위험을 스스로 계산해본다면 당신이 매매에서 왜 실패했는지 정확히 이해할 것이다.

- 파산 위험을 피하는 첫 단계는 그럴 시점에 이르게 될 가능성을 계산해보는 것이다. 가능성이 높다면 그것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 W는 이익 매매 확률, L은 손실 매매 확률, U는 계좌자산의 매매가능횟수
 
 - 밥과 샐리의 예를 들어 공격적인 밥의 파산확률 30%, 보수적인 샐리의 파산확률 9%로 계산했는데 샐리의 9% 확률만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투자자라면 당연히 ‘0%의 파산확률’을 추구해야 한다. 통계적으로 어떤 파산 위험이든지 0%를 넘으면 너무 높은 것이다. 또한 입력변수들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0% 확률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파산위험이 0%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입력변수 값들이 부정적으로 변동하면 파산위험 역시 다시 변동하게 된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 파산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이 있다.
   . 각각의 매매에서 더 적은 돈을 리스크에 노출시킨다
   . 매매 전략의 승률을 높히는 것이다.
   . 평균이익 금액 대비 평균손실 금액의 비율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 다시 두 가지 핵심적인 무기로 요약할 수 있다

   . 자금 관리

   . 기대치

 

 

(2) 매매의 성배를 추구하라

 - 매매의 성배란 최소한의 손실로 매우 높은 승률을 실현하는 매매 시스템을 말한다.
 - 수익 = 긍적적인 기대치(E) × 매매 기회 (O)

 

 - 기대치란 평균적으로 각각의 매매에서 노출시킨 리스크에 대비해 얼마나 벌지를 기대할 수 있는가이다.

- 매매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대치가 높은 매매 전략을 개발한다는 것은 승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승률과 평균이익 손실 금액 비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종 기대치를 개발하는 것이다.  평균이익 금액이 평균손실 금액보다 월등히 크다면  승률이 낮은 시스템이라도 충분히 좋은 시스템이 될 수 있다.

 - 매매 기회란 당신의 기대치를 적용할 기회의 회수를 의미한다. 신화 속에 나오는 성배를 개발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매매할 기회가 1년에 한 번 뿐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기대치와 매매 기회가 조화롭게 공존해야 진정한 매매의 성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매매 기회를 늘이는 방법은 여러 시장에서 매매하는 것이다. 당신의 계좌자산이 또 다른 시장의 증거금을 감당할 정도로 충분하고, 시장이 늘어나는 만큼의 추가 손실을 볼 가능성을 감수할 수 있다면 시장을 분산하는 것이 당신의 매매 전략에 추가 매매기회를 제공하는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3) 단순함을 추구하라
 - 단순한 매매전략을 설계한다. 10대라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소위 '맥도날드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 매매는 단순히 잠재적인 지지선과 저항선을 구분해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지선에서 매수하고 저항선에서 매도하는 단순한 기중을 항상 기억한다.
 
 (4) 가장 두려운 곳에 발을 디뎌라

 - 가장 두려운 곳에 발을 디딜 때 깨달음은 계속된다. 두려운 곳은 무리에서 벗어나오는 것부터 시작된다. 군중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본능과 싸워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장 두려운 곳에서,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이 환호하는 곳에서 매매해야 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영역은 다음과 같다.

 

  ① 잘 잃는 투자자 되기

    대부분 사람들은 돈 잃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매매에 여유를 주려고 손절매 시점을 변경한다. 당신은 올바른 방법으로 잘 잃는 투자자가 되기 위해 분투 노력해야 한다.

 

  ② 잘 버는 투자자 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안에 들어온 작은 이익이 달아날까 안달이 나서 원래 계획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이익을 실현한다. 올바른 방법으로 잘 버는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원래 매매 계획이 명령하기 전까지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이익을 보고 있는 포지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③ 추세를 따르는 투자자 되기

    불행하게도 시장에 항상 추세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추세를 따르는 매매가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것이 의심할 여지없이 증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투자자는 1/3에서만 이익을 보는 매매로 배가 부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당신은 추세를 이용해 어떻게든지 성공적으로 매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참한 추세추종 투자자들이 그들의 매매 중 67%의 매매에서 손실을 보고 있을 때 겪는 고통을 즐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할 수 없는 - 대부분의 매매에서 돈을 잃는 - 일을 할 수 있는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껴라. 

 

  ④ 단순함을 추구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잡한 데서 실마리나 장점을 찾으며 뻔히 보이고 단순한 해결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당신은 변수가 많지 않는 단순한 매매를 조사하고 연구하고 개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방법은 변경될 변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번 가치가 입증되고 나면 더 오랫동안 탄탄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

 

  ⑤ 상용화된 차트 프로그램 의심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표로 가득한 차트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어떤 지표라도 당신의 매매전략에 포함시키기 전에 반드시 당신 스스로 검증하도록 하라. 

 

  ⑥ 상용화된 매매 시스템 의심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시장에서 광고하는 상용화된 매매시스템을 의심하지 않는다.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런 약속들에 거리를 두고 관찰하며 냉정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⑦ 열심히 일하라. 대다수는 게으르다.

     당신이 떠올린 모든 매매 아이디어가 가치 있는 것인지 연구하고 조사하고 증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5) 기대치를 Test 절차로 검증하라

 - 기대치를 정확히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상의 실시간 매매 환경에서 매매 전략을 (30번 이상) Test해보는 것이다.
 - 과거 데이터는 독립적인 관찰자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매매전략을 과거 데이터로 검증하는 방법은 무의미하다. 미래의 실제 매매 상황에서 검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당신의 매매전략이 긍정적인 기대치를 제시한다면 당신의 신념체계는 실제 매매에서 그것을 따르는 데 좀더 쉽게 알고 수용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 증권회사 모의투자계좌로 Test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제3자의 검증이 필수적이다.
 
(6) 요약
 - '깨달음'의 원칙은 당신이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명확한 영역을 제시한다. 그 영역 안에서 머무른다면 당신은 생존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잡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매매를 할 수 있다. '깨달음'의 목적은 당신을 파산 위험으로부터 전져내는 것이다. 파산위험을 피한다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

① 각각의 매매에서 노출된 금전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합리적인 자금관리 규칙을 적용하라

 ② 매매 전략의 승률을 개선하라

 

 ③ 매매 전략의 평균 이익 금액 / 평균 손실 금액 비율을 개선하라

 

 ④ 매매전략의 승률이 아니라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매매전략을 설계하라

 

 ⑤ 매매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매매 전략을 설계하라

 

 ⑥ 되도록 단순한 매매전략을 설계하라

 

 ⑦ 잠재적인 지지선과 저항선을 확인할 수 있는 매매전략을 설계하라

 

 ⑧ 대다수의 투자자가 두려워하고 극소수가 환호하는 곳에서 매매하라

 

 ⑨ 당신의 기대치를 Test 절차로 공개 검증하라

 

 ⑩ 당신의 기대치를 검증함으로써신념체계를 만들어라

 
 

 

제5장 세 번째 원칙 : 매매 스타일

 

(1) 매매 방식

 - 추세 추종 매매 

 - 추세 역행 매매 = 스윙매매

 

 - 시장이 지속적으로 추세를 갖는 경우는 드물다. 대략 85% 기간 동안은 횡보를 하거나 불규칙적인 시세를 보임으로써 추세 추종 투자자들에게 좌절을 안겨 준다. 추세추종 투자자들은 추세를 인식했을 때 매매를 하고 그 추세가 향한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매매를 한다. 스윙투자자는 시장의 추세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매매를 한다. 그들은 시장의 추세가 곧 역전되거나 혹은 되돌림 현상으로 빠른 매매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추세 추종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매매 승률이 낮고 자주 돈을 잃지만, 한 번 벌때는 아주 크게 번다. 그리고 그들의 평균적인 매매 기간은 보통 몇 주 혹은 몇 달이 된다.

 

 - 스윙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평균 이익 금액은 적지만 승률이 높다. 그들은 며칠 혹은 길어야 몇 주 안에 포지션을 정리한다. 

 

 - 두 부류의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추세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 두 매매 중 하나를 택하지만,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그들의 매매 계획에 대개 추세 추종 매매와  스윙 매매를 모두 포함 시킨다.

 

(2) 타임 프레임

 - 데이 트레이딩, 단기, 중기, 장기 중 선택

 

(3) 매매 스타일 선택하기

 - 당신이 선호하는 매매 스타일을 선택할 때, 자신의 개성과 개인적 성향에 일치하는 매매 스타일을 선택하고 혹은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에 맞는 매매 스타일을 택하면 거기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4) 장기 추세 추종 매매 

구 분 핵심 특징 특징 비고
자금 관리 포트폴리오
누적손실

재정적 능력
크다
크다
길다
높다
20~30개 시장


20~30 개시증거금
매매 전략 타임 프레임
일반적 승률
평균이익 평균손실
기대치
시장 당 매매 기회
수수료와 슬리피지
길다
낮다
크다
좋다
낮다
낮다
최소 1개월 이상
25~35%
3.0 +



심리적인 문제 감정적 장애물 높다 잦은 손실, 장기 누적손실,
매매 중단이 어렵다

 

(5) 단기 스윙 매매 
구 분 핵심 특징 특징 비고
자금 관리 포트폴리오
누적손실

재정적 능력
작다
작다
짧다
낮다
1~2개 시장


1~2 개시증거금
매매 전략 타임 프레임
일반적 승률
평균이익 평균손실
기대치
시장 당 매매 기회
수수료와 슬리피지
짧다
높다
낮다
좋다
높다
높다
1~5일
50% 이상
1.0 +



심리적인 문제 감정적 장애물 낮다 잦은 이익, 단기 손실,
매매중단 가능

 

(6) 장기 추세 추종 매매와 단기 스윙 매매의 비교 
 - 장기 추세 추종 매매와 단기 스윙매매의 핵심적인 특성을 검토해보면 후자의 매매 스타일이 소액 개인 투자자에게 더 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기 스윙매매의 재정적, 감정적 특성은 장기 추세 매매에 비해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작고 더 수월하다.
 - 성공적인 매매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매매 스타일을 선택할 때, 다음을 고려하여야 한다.
     . 특정한 매매 스타일로 매매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능력
     . 각각의 매매 스타일이 가지고 있는 기대치, 매매 기회와 그,것의 검증
     . 매매 스타일이 편안하고 당신에게 어울리는가
 
 

제6장 네 번째 원칙 : 시장 선택

 

(1) 훌륭한 운용 리스크 관리 속성

 

 - 가격과 거래량의 투명성

 - 유동성

 - 24시간 거래

 - 거래상대방이 없는 리스크

 - 정직하고 효율적인 거래소

 - 낮은 거래비용

 

 

(2) 훌륭한 매매 요소

 

 - 변동성

 - 리서치

 - 단순성 : 매매 요소 - 시장이 관찰하기 용이한가/

 - 공매도의 용이성

 - 특성화 : 매매 지식 집중이 가능한가?

 - 매매 기회

 - 성장성

 - 레버리지

 

 

제7장 다섯 번째 원칙 : 세 개의 기둥

 

(1) 자금 관리

 

 - 가격리스크 금액 고정 전략

 - 자산 고정 전략

 - 비율 고정 전략

 - 매매 가능 횟수 고정 전략

 - 윌리엄스의 리스크 고정 전략

 - 리스크 비율 고정 전략

 - 변동성 고정 전략

 

(2) 매매 전략
 - 예비 신호
 - 매매 계획
 
(3) 심리적인 문제
  

 

제8장 여섯 번째 원칙 : 자금 관리 

 

(1) 개요

 

 - 자금관리의 핵심은 매매에서 돈을 잃었을 때 다음번의 투자 자금 혹은 포지션 사이즈를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매에서 돈을 벌었을 경우에 다음번의 투자자금 혹은 포지션 사이즈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 올바른 자금관리는 다음 두 가지를 목적으로 한다.

   . 생존 - 파산 위험을 피한다

   . 큰 이익 -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익

 

 

(2) 첫번째 자금관리 방식 : 마팅게일 방식 자금관리

 

 - 마팅게일 방식 (고전적 카지노 게임에서 나온 전략으로 수익을 볼 때는 동일한 계약 수로 거래하다가 손실을 보면 직전 손실의 두 배를 투자하는 전략) 자금 관리는 돈을 잃었을 때 더 많은 계약 수를 매매하고, 반대로 벌었을 때 더 적은 계약 수를 매매하려고 한다.

 

 - 잃었을 때 두 배로 베팅을 늘이는 것은 도박꾼의 본능에 대한 호소력이 있다. 마팅게일 방식의 자금 관리는 손실을 보는 매매 다음엔 이익을 보는 매매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는 손실을 본 다음에 더 많은 계약 수를 매매함으로써 이익을 얻어 손실을 복구해야 한다는 이론에 따른 것이다.

 

 - 그러나 이런 전략은 재앙을 부르는 초대장이다. 손실을 본 다음에 계약 수를 늘이는 것은 당신의 파산 위험을 가속시킨다. 손실을 본 매매 다음에 이익을 보는 매매가 뒤따른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손실 다음에 이익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이익을 보거나 손실을 볼 확률은 항상 50%이다. 덧붙여 당신이 원하는 이익을 보기도 전에 가장 긴 연속적인 손실을 경험하고 파산 시점에 도달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 마팅게일 방식의 자금 관리는 당신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을 가속시킬 뿐이다. 이런 전략은 카지노에 있는 도박꾼에게나 맡겨두자.

 

(2) 두번째 자금관리 방식 : 反마팅게일 방식 자금관리

 - 반마팅게일 방식의 자금관리는 자금 관리를 위한 올바른 전략이다. 이 방식은 돈을 잃었을 때더 작게 매매하고, 돈을 벌었을 때 더 큰 금액으로 매매하도록 함으로써 당신이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반마팅게일 방식의 자금관리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익

   . 손실과 이익의 비대칭성

 

 - 반마팅게일 전략은 이익을 보는 거래가 연속될 때 이익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주지만, 연속적인 손실 거래 또는 누적손실이 있을 경우 소위 '손익의 비대칭성'으로 고생하게 된다.

 

 -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자금관리 전략을 적용하지 않고 한 계약씩만 매매할 때 벌 수 있는 것보다훨씬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손익의 비대칭성이란 당신이 손실을 겪고 나면 그 손실을 만회하는 힘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실을 본 퍼센트에 대하여 몇 퍼센트의 이익을 얻어야 그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지는 다음 공실을 사용하면 알 수 있다.

* 요구되는 이익(%) = [ 1 / (1-손실비율) ] -  1

* 적용 예 : 손실 30% 발생 시 원금 회복을 위해서 43% 수익이 필요함

- 손실을 만회하는 데 필요한 이익의 크기 : 10 vs 11, 20 vs 25, 30 vs 43, 40 vs 67, 50 vs 100 

 

- 손익의 비대칭성은 반마팅게일 전략뿐 아니라 마팅게일 전략에도 똑같이 존재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반마팅게일 전략은 더 작은 계약 수 혹은 더 작음 포지션 사이즈를 가지고 손실을 만회해야 하기 때문에 그 손실을 만회할 만큼의 큰 이익을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는 반마팅게일 전략이 손실을 보고나서 더 작은 수로 매매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최초의 계약 수로 게속 매매할 때에 비해서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3) 핵심 개념

 

 - 첫 번째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아무리 가장 탄탄하고 검증된 매매 전략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성과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당신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로지 당신이 약간의 변화를 조절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소는 각각의 매매에서 위험이 노출되도록 준비하는 자금의 크기이다. 자금관리 전략은 당신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시켜야 하는지를 알려줄 것이다.

 

 - 두 번째 기대되는 성과에 관한 것으로 손익 그래프가 안정적일수록 자금관리 전략을 더 공격적으로 선택하고 적용할 수 있다. 만일 당신의 검증된 기대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이익을 기하급수적으로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자금관리 전략을 택할 것이다.  반대로 매매전략이 미래에 보여줄 성과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면 투자자금을 잘 지켜줄 수 있는 자금관리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 자금관리에서 반드시 반마팅게일적인 전략을 택해야하는 것은 항상 옳다.

 

 

(4) 자금관리 - 왕국으로 가는 열쇠 (래리 윌리엄스의 영원한 매매의 비밀, John Wiley, 1999)

 

   자, 이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장이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장이며, 내가 여러분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생각을 말할 차례이다.  지금 설명하려고 하는 것은 내가 2천 달러의 작은 계좌를 4만 달러로, 1만 달러를 11만 달러로, 그리고 11만 달러를 111만 달러로 만드는 데 사용한 공식이다. 이것들은 모두 가상계좌의 승리가 아니다. 우리는 실시간에 일어난 일을, 진짜 돈을, 진짜 이익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다.

 

   대중은 매매에 마법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데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 게임에서 돈은 일종의 어드벤티지를 얻어서 벌 수 있는데, 그 어드벤티지를 계속 적용하면서 이것을 자기의 게임 머니 중에서 매번 어는 정도 베팅하는가를 결정하는 지속적인 접근법(이것이 바로 자금과리)과 결합시킴으로써 지속적인 수익이 가능하다. 

 

    나는 1986년 블랙잭이라는 게임을 할 때 사용하는 자금관리 공식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공식은 지금 상품선물 투자자들에 의해 '켈리의 공식'이라고 불린다. 나는 켈리릐 공식을 이용하여 상품선물을 매매하기 시작했는데 그 공식은 다음과 같다.

 

    F =  [ (R+1) × P - 1 ] /   R                (  단, P=매매시스템의 승률, R=이익금액과 손실금액의 비율 )

 

   승률이 65%이고 이익이 손실보다 1.3배 큰 매매시스템을 예로 들어 계산해보면 F=38%가 나온다.  이결과에 따르면 당신은 매매할 때마다 가진 돈의 38%를 사용하게 된다. 당신이 만약 10만 달러의 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그중 3.8만 달러를 매매에 사용할 수 있고, 그것을 증거금으로 나누면 매매 가능한 계약 수가 나온다. 증거금이 2천 달러라면 19계약을 매매하게 된다.

 

   이 공식이 나의 매매 결과에 미친 영향은 경이로운 것이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적은 돈으로 많은 돈을 벌었기 때문에 나는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다. 계좌자산 중에서 켈리의 공식에 의해 도출된 일정 비율만 사용하고 그것을 증거금으로 나눈 것이 나의 접근법이었다. 그 결과가 너무 좋아서 어떤 실전투자대회에서는 쫓겨나기도 했다. 대회 주최자가 보기에 속임수를 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성과였기 때문이었다.

 

   나의 탁월한 매매 성과 때문에 나에게 돈을 맡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많은 돈들이 모이다 보니 칼의 반대쪽 칼날이 번쩍거렸다. 한창 사업적인 관리자가 되려고 애쓰는 중에 내 매매시스템 혹은 접근법이 연속적인 실패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는데, 동시에 계좌의 자산이 박살나고 말았다. 브로커와 고객들이 소리를 질렀다. 1만 달러로 시작한 내 자산은 210만 불이 되었다가 70만 달러로 쓸려 내려 갔다. 그때쯤 되자 모두 배에서 뛰어 내렸는데 나는 그러질 못했다. 이봐, 나는 상품선물투자자라고. 나는 롤러코스터같은 시장을 좋아 하지. 인생 뭐 있겠어? 나는 뭘 몰랐기 때문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고, 1987년말이 되자 계좌의 자산은 다시 110만 달러로 올라섰다.

 

   랠프 빈스는 내가 깨닫기 훨씬 전부터 문제를 알고 있었다. 우리는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가면서 매매를 하고 또 매매를 했다. 우리가 목격한 것은 경이로운 매매 성과였기 때문에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랠프와 대화하는 도중 나는 이 거친 소용돌이의 원인은 매매시스템의 승률이 아니고 이익/손실비율이나 누적손실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의 원인은 가장 큰 손실을 본 거래에서 나왔고 거기에 결정적인 개념이 있었다. 손실은 우리가 싸워야 하는 대상이며, 그것이 우리의 자금 관리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 방법은 우리가 각각의 매매에서 얼마만큼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어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여러분은 자기 계좌자산의 10~15% 정도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어 할 것인데, 그것은 최대 손실 금액으로 나누면 당신이 매매할 수 있는 계약 수가 나온다.

 

   그래서 내가 만든 내 자금관리 공식은 다음과 같다.

 

   매매 가능한 계약 수 =  (계좌 총 자산 × 노출시킬 위험의 비율)  ÷ 최대 손실 금액

 

   더 정교하고 세련된 접근 법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이 내가 아는 한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을 할 줄 모르는 우리처럼 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것의 장점은 각자가 원하는 위험 보상 개성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소심한 투자자라면 자산의 5%만 사용하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10~12%를 사용하고,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15~18%를 사용하면 될 것이다.

 

   나는 이럼 접근법으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내가 여러분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이다. 당신은 이미 엄청난 부의 왕국에 들어설 열쇠를 넣었다는 것이다.

 

 

(5) 반마팅게일 방식 자금 관리 전략

 

 ① 리스크 금액 고정 자금 관리

   - 고정된 리스크 금액 = 계좌자산 ÷ 자산대비 매매 가능 횟수

   - 매매 가능 계약 수 = 고정된 리스크 금액 ÷ 매매 별 리스크 금액

 

 ② 자산 고정 자금 관리

   - 매매 가능 계약 수 = 계좌자산 ÷ 계약 당 고정된 자산 단위

   - 고정된 자산 단위 = 최대 누적 손실(실제값 혹은 예상치) ÷ 수용 가능 손실 비율

 

 ③ 비율 고정 자금 관리

   - 다음 번 계좌자산 수준 = 현재 계좌자산 수준 ÷ (현재 매매계약 수 × 델타)

   - 델타 = 최대 누적 손실 + 개시 증거금

   - 델타 초과 이익 발생 시마다 계약 추가

 

 ④ 매매 가능 횟수 고정 자금 관리 : ①에서 자산을 변동 조정하는 변형 방식

   - 매매별 리스크 = 초기 계좌 자산 ÷ 고정된 매매 가능 횟수

   - 매매별 금액 리스크 = 새로운 계좌자산 ÷ 고정된 매매 가능 횟수 

   - 매매 계약 수 = (변동) 금액 리스크 ÷ 매매별 리스크 금액

 

 ⑤ 윌리엄스의 리스크 고정 자금 관리

   - 매매 계약 수 = 금액 리스크 ÷ 최대 손실 금액

   - 금액 리스크 = 계좌자산 × 리스크 비율

   - 리스크비율이란 계좌자산 중에서 최대손실을 입을 때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의 비율

 

 ⑥ 리스크 비율 고정 자금 관리

   - 매매 계약 수 = (고정된 리스크 비율 × 계좌자산 ) ÷ (개별 매매 리스크)

 

 ⑦ (리스크 비율 - ) 변동성 고정 자금 관리

   - 매매 계약 수 = (고정된 리스크 비율 × 계좌자산 ) ÷ (일정기간 시장의 변동성 금액)

 

 

(6) 매매 전략의 비교 및 선택

 

 - 자금 관리 전략별 매매 성과

 

 - 리스크 금액 고정 전략의 제외 : 가장 적은 최대 누적 손실을 겪고 손익의 표준편차도 가장 작으며 또한 가장 높은 (순이익/ 최대 누적 손실) 비율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이익을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첫째, 최대 누적 손실 비율이 가장 낮은 전략을 선택하는 방법

   . 비율고정전략이 12%로 가장 우수한 방법이나, 차순위인 윌리엄스의 리스크 고정전략은 약간 높은 17%로 순이익은 8배나 되어 윌리엄스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으나 표준편차를 보면 큰 변동성을 수반함을 숙지해야 한다.

   . 변동성 고정 전략은  단일 계약 전략 대비 큰 순이익을 내면서도 21%라는 무난한 최대누적손실과 4.8%의 낮은 표준편차를 보여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 둘째, 리스크 보상비율(=순이익/누적손실금액)이 가장 높은 전략을 선택하는 방법

   . 단일계약이나 리스크 고정 전략을 제외하고, 매매 가능 횟수 고정 전략이 16배로 가장 우수하다. 다만 매매결과의 변동성이 가장 크고 가장 높은 표준 편차도 발생시킨다.

 

 

 - 모두를 만족시켜 주는 전략은 없다.

 

   . 자금관리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계약당 이익 기여의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 표8-14에서 보듯이 비극적인 결과가 가능한 자산 고정 전략의 경우 선택에서 제외해야 할 것이다.

 

   . 계좌자산이 소액인 개인투자자의 경우 윌리엄스의 리스크 고정 전략, 리스크 비융 고정 전략, 변동성 고정 전략을 채택하기 쉽지 않다. 매매 리스크가 충분히 작은 개별 매매나 시장 변동성이 충분히 낮은 시기를 찾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따라서 소액의 일반투자자라면 비율 고정 전략과 매매 가능 횟수 고정 전략이 좀 더 편안한 전략이 된다. 그리고 당신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면 비극적인 손실을 겪을 때 누적 손실 비율이 낮고 개별 매매 손익의 변동성(표준편차)가 훨씬 작기 때문에 매매 가능 회수 전략보다는 비율 고정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할 것이다. 비율 고정 전략의 유일한 단점은 총 순이익이 150만 불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매매 가능 횟수 전략보다는 비율 고정 전략이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계좌자산이 충분히 증가하였을 때 윌리엄스의 리스크 고정 전략, 리스크 비융 고정 전략, 변동성 고정 전략 등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7)  시스템 손절매

 

 - 시스템 손절매를 할 금액 수준을 알려준다.

 - 매매를 중단하도록 손익 모멘텀의 감소를 규정한다.

 - 매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손익곡선 모멘텀의 회복을 규정한다.

 

 

(8) 종합

 - 시스템 손절매를 적절한 자금 관리 전략과 결합하면 세련된 자금 관리 솔루션을 완성하게 된다.

 

 

 

제9장  매매 전략

 

 

(1) 구성 : 예비 신호 + 매매 계획

 

(2) 자유재량에 의한 매매 또는 시스템 트레이딩 구분

 

(3) 매매 전략 만들기

 - 저항선과 지지선의 식별 기준

 - 엄격한 손절매 기준

 - 매매 스타일의 선택 : 추세 추종 vs 스윙 매매

 - 예비 신호

 - 매매의 판도라 상자 : 시장 행동 이론 중  어떤 것을 믿을 것인가?

 - 매매 계획

   . 예비신호와 매매 신호의 구분

   . 시장에 진입하는 시점

   . 손절매 시점

   . 이익 실현을 위한 청산 시점

 - 고려 사항 : 진입 시점 중요, 큰 폭의 손절매 허용폭의 유혹, 기대치 확인 Test

 

(4) 추세 추종 매매

 - 추세를 이용하여 매매하는 것은 가장 안전한 매매 방법이다.

 - 추세는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며 모든 이익의 근원이다.

 - 67%의 매매에서 손실을 보므로 추세 추종자는 비참하다.

 - 추세 돌파와 초세 되돌림 두가지의 매매 방법이 있다.

 

 

 

제10장  심리적인 문제 

 

(1) 합치된 견해

 - 합리적인 자금 관리 전략과 단순하고 탄탄한 매매전략을 결합하여 0% 파산위험으로 매매를 시작할 수 있다면 잠재 의식읜 그들의 능숙함을 알고 편안하게 물러나 있을 것이다. 

 - 만일 그렇지 않다면 심리적인 문제는 당신을 중단시키기 위하여 당신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증폭시킴으로써 온갖 힘을 다할 것이다.

 - 심리적인 문제는 희망과 탐욕과 두려움을 다스리는 문제이다.

 

(2) 희망 다스리기

 - 당신의 매매가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당신은 십중팔구 돈을 잃을거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

 - 희망은 당신의 매매에서 축출당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느끼는 감정이고 대개는 당신이 정한  손절매 가격에서 얼마 안 남았을 때 가장 크게 증폭되는 감정이다.

 - 당신은 손실을 보는데 지치고 피곤헤졌기 때문에 돈을 발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 희망은 올바른 자금관리를 적용하지 않고 자신의 기대치를 알지 못하는 두 가지 영역에서 자라난다. 쉽게 말해 암흑 속에서 매매하는 것이다.

 - 해법은 매매를 중단하고 자신의 파산 위험을 0%로 만드는 것이다.

 - 적절한 자금관리를 사용하면 매매규모를 줄일 수 있고 계좌자산이 곤궁에 빠지는 비극을 피할 수 있다. 매매 결과에 크게 걱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매매 전략이 가진 기대치나 최악의누적 손실 또는 계좌자산에 비해 너무나 많은 돈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3) 탐욕 다스리기

 - 당신이 더 많은 것을 원할 때 탐욕은 자신을 드러낸다.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한 순간 탐욕은 찾아온다.

 - 100%의승률은 불가능하다. 리스크에 노출 시키는 투자자산에 대하여 적절한 기대치 목표를 명확히해야 한다.

 

(4) 두려움 다스리기

- 두려움은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매매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에서 시작된다. 두려움을 다스리지 못하면 자신의 매매계획을 정확히 수행할 수 없다. 손절매 시점을 임의로 옮기고 너무 빨리 이익을 실현한다.

 -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다.다신의 매매전략이 긍정적인 기대치로 말미암아 장기적으로 수익을 거둘 것이다.

 - 두려움은 개인적인 문제이다. 내각 가진 매매전략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기대치를 가져다 주기는 하지만, 나는 매일매일 부정적인 단기 기대치와 부정적인 중기 기대치를 가지고 매매하고 있다. 나는 매매할 때 비관주의자가 된다. 손실을 미리 예상함으로써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5) 고통 다스리기

 - 매매라는 세상은고통의 바다이고 그것을 초래한 시장의 극한의 역경에 감사해야 한다. 쉽게 돈을 버는 것은 없다. 성공이란 상처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에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 고통을 다스리는 것은 당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당신의 잠재의식에서 희망, 두려움, 탐욕을 한쪽으로 밀어 치우고 거기에 고통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라.

 - 매매는 간단하지만 어렵고, 어렵고 그리고 매우 어렵다. 매매는 100% 해병대 훈련과 같은 것이다. 매매는 100% 실망감이다. 매매는 100% 상처 뿐이다. 매매는 온갖 100% 고통이다. 

 -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은 끝까지 버티기 위해 스스로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끊임없는 고통은 매매 계획과 매매 전략에 대한 당신의 약속에 도전할 것이다. 오랫동안 연속적인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나는 단순하고 객관적이면서 독립적인 전략으로 매매하기 때문에 적은 손실에 굴하지 않고 미래에도 계속해서 탄탄한 상태로 남아 있을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매가 가져올 고통을 보상받을 만큼 충분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것은 매매에서 나의 감정을 배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내가 매매를 사업처럼 대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내게 돈을 잃었을 때의 고통, 벌었을지도 모르는 상상의 이익에 대한 고통을 무감각하게 해준다. 

 - 성공적인 매매가 아주 어려운 일이고 끊임없는 고통과 함께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보상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6) 극한의 역경

- 극한의 역경이란 시장이 대부분의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모든 일을 다한다는 것이다.

- 극한의역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라. 당신이 겸손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극한의 역경을 인식하고 방어적인 태로로 고통을 참아내며 매매를 계속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제11장  여섯 번째 원칙 : 매매 하기  

 

 

(1) 모든 것을 함께 사용하기

 

 - 매매 전략

 - 자금 관리

 - 심리적인 문제

 

 

(2) 매매하기 : 주문 넣기

 

 - 주문 넣기 전 체크리스트

  . 예비신호 발생

  . 진입가격과 손절가격

  . 청산 절차

  . 계약 포지션별 리스크 금액

  . 최대 허용 리스크 한계

  . 손익곡선이 시스템 손절매 기준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

  . 매매 계약 수 또는 포지션 사이즈

 - 예상 가능한 손실 

  . 사전 계산

  . 받아 들인다

  . 긍정적인 자신과의 약속을 통해 희망, 탐욕, 두려움, 공포를 다스린다.

 - 올바른 주문 넣기

 - 주문 체결 확인

 - 매매 보고서 작성

 

(3) 종합

 

땅, 돈, 힘 정치경제와 지정학으로 배우는 금융투자 이야기

 

 

< 신환종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04월 11일 출간 >

 


 
1. 소개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되는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매번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1998년 신흥국 외환위기, 2008년 서브프라임발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 상황을 만들어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당시의 상황을 잘 설명한 자료를 통해 뒤돌아본다면 원인과 결과가 명확해 보이지만 위기 발생 상황을 복기한다면 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해도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시장이 이미 알고 있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말은 “위기는 진화한다”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땅, 돈, 힘』은 전작인 『인플레이션 이야기』를 통해 정치, 경제, 철학, 문화를 넘나드는 인문학적 통찰을 보여준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의 신간으로, 이 책에서 그는 2020년대 전 세계 경제 생태계를 전망하는 데 있어 기존의 경제적 접근이 아닌 미국과 중국의 사상적 차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 전 세계 주요국의 정치철학 등 새로운 그물망을 통해 좀 더 다차원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얽혀 있는 각국의 이해관계를 면밀하게 밝혀냄으로써 정치경제와 지정학 그리고 투자에 이르기까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폭넓은 지적 향유를 선보인다.
모든 사람이 부의 미래를 궁금해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경제 중심으로 원인을 분석한다면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2. 목차

 


들어가며 · 땅이 돈을 움직이는 시대

1장 경제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 이벤트 리스크와 진화하는 위기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복병은?
5가지 이벤트 리스크
블랙스완인가, 회색 코뿔소인가?

2장 지정학적 패러다임의 변화, 국제정치학적 접근
지정학적 시각
국제정치학 접근

3장 생각의 차이, 비교정치철학의 접근
서구 자유민주주의 정치철학: 개인의 정치적 자유 vs. 공동체 회복 모색
중국 정부의 정치철학: 신유학의 권위주의
러시아와 이슬람, 문명의 충돌?
보편성과 특수성

4장 경제정책의 변화, 비교정치경제적 접근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
케인즈주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생각의 변화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5장 투자 대상 국가를 어떻게 분석할까?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국가 분석 방법론
경제적 탄력성
정치 제도와 문제해결 능력
재정 건정성
외환 유동성
통화정책 및 금융 안정성
이벤트 리스트 대응 능력

6장 국가 ESG, 향후 전쟁터가 될 것
국가 ESG 평가 방법
전 세계 주요국 ESG 평가
국가 ESG의 의미

7장 미중 갈등이란 거대한 지정학적 충격
미중 갈등은 어떻게 전개될까?
좁혀지지 않는 이념과 가치
첨예한 갈등, 패권과 가치에 관한 싸움
무역과 IT 기술 전쟁을 넘어 전방위적인 갈등 확산
중국의 쌍순환 전략 대응

8장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러시아의 유라시아주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슈의 배경
왜 2020년인가?
전격적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 제재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의 의미

9장 2020년대 정치경제, 지정학으로 본 금융 투자
2020년대 정치경제와 지정학 패러다임의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질서에 대한 시나리오
2020년대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지정학

 

 


3. 출판사 서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 이후 세계 경제는 어떻게 바뀔까?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땅과 돈 그리고 권력에 관한 이야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를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다. 두 국가의 무력 충돌은 지정학적 긴장을 불러왔고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수위의 제재들이 가해지면서 금융시장 또한 불안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국제금융결제망 퇴출, 노드스트림2 사업 승인 보류, 주요 국영기업과의 거래 제한으로 인해 러시아 경제는 극심한 경기 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대러 제재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및 국제 금융시장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원자재 가격 및 운송료가 상승하고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서방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완전히 차단할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정치사회적 혼란이 전 세계 경제 지표를 완벽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이 책 『땅, 돈, 힘』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통섭적인 이력과 접근을 바탕으로 증권가에서 신뢰와 명성이 두터운 신환종 센터장은 정치철학과 지정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땅과 돈, 그리고 권력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 이 책 『땅, 돈, 힘』을 완성해냈다. 그는 중국 춘추시대에서부터 시작된 정치철학과 러시아인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국가관, 미국 민주주의의 발달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을 정치, 경제, 문화, 심리라는 다양한 렌즈를 통해 명쾌하게 그려낸다.  앞으로 10년, 세계 패권을 목표로 한 국가들의 소리 없이 전쟁이 이어지고, 미래의 돈 역시 지형을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신환종 센터장의 담대하고 매혹적인 통찰이 거대한 미래 부의 지도를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이 되어줄 것이다.

 


블랙스완의 운명론에서 회색코뿔소의 실용주의로!

2020년대 글로벌 경제 생태계를 전망하는 인사이트를 보다

1990년대 소비에트가 붕괴된 이후 지난 30년 동안 효율과 시장을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로 세계 질서가 구축되어왔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난 30년과 다른,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입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지표가 흔들리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융투자의 핵심 요소로 손꼽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이러한 사건을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 즉 블랙스완으로 여겼지만 이런 유형의 사고방식은 운명론을 조장하고 책임을 거부하고 단기 성과주의와 의도적인 무지에 고개를 끄덕여줌으로써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다가오는 2020년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블랙스완의 운명론을 회색 코뿔소의 건설적인 실용주의로 대체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위기 관리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 책의 저자 NH투자증권의 신환종 FICC리서치센터장은 투자의 타이밍을 결정짓는 순간이 ‘경제 지표’가 아닌 ‘정치적 변화’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 착안해 ‘숫자’에서 벗어나 지정학, 정치철학, 비교경제학, 국가 분석 방법론 등 다양한 그물망을 통한 경제 분석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2020년대 경제 생태계를 전망할 수 있는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건져 올려 투자자들에게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지혜로운 조언을 건넨다.


지난 수십 년간 금융시장이 예측해온 많은 위기는 경제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자연재해, 사이버 안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강도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사람은 알게 된다. 땅과 권력 위에 새롭게 그려지는 돈의 지도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만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부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4. 책의 주요 내용 -  관심 사항

 

 

(1) 환경 및 기후변화 리스크 (ESG)

 

 

(2) 지정학적 리스크

 

① 개요

 

 - 지정학적 리스크의 핵심 문제는 글로벌 거버넌스(지배구조)입니다. 국가 통치체제의 혼란으로 글로벌 문제에 대한 공조

   시스템이 파괴되는 것이죠.

 - 국가 간 공조 시스템의 파괴는 글로벌 차원의 다른 중요 리스크(환경, 경제, 기술, 사회)를 적기에 대처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구성 요인 중 산발적인 테러의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되고 있으나 주요 지정학적

   리스크인 국가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 국가 간에 좁혀지지 않는 이념과 가치 :  1) 인간, 지도자의 문제

                                                                  2) 서로 다른 정치체제 간의 갈등

                                                                  3) 국제사회의 무정부적인 속성 (투키티데스의 함정)

 

 

②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 소련 붕괴 이후 세계질서를 바라보는 시각은 ‘문명의 충돌로서 대립이 지속된다’는 새뮤얼 헌팅턴의 비관론과 ‘서양의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승리로 역사가 끝났다’고 선언한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낙관론으로 나눠집니다.

 

 - 그러나 대륙 세력을 대표하는 소련은 붕괴했지만 유라시아주의의 계승자 러시아는 해양 세력에 의한 일방적인 국제정치

   질서에 대항하여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 따라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중부 유럽과 연대를 강화해서 해양 세력인 미국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동방

   정교회에 속하는 루마니아,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그리스 등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결합을 통해 해양 세력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지요. 소련국가였던 벨라루스, 몰도바뿐 아니라 카톨릭교도가 많은 우크라이나 서부 세 개 지역을 제외하고

   동남부는 러시아에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특히 2022년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미국과 유럽연합이 다시 러시아에 대해 초강력 경제제제를 가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태가 단기간에 원만하게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세계

   경제에는 전쟁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하게 지속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③ 미중 갈등 문제

 

가. 중국의 정치 철학 : 신유학의 등장

 

 - 1990년대 냉전체제가 종식되면서 사회주의가 더 이상 중국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지면서 변화를 시도하는 

   중국은 새로운 정치철학이 필요했습니다. 사회주의 중국이 가진 규범력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가치를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 그래서 중국은 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제사회의 규범 질서를 중국화하는 것은 물론 중국 내의 질서를 구축

   하기 위해 자신의 전통으로부터 자원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은 한편으로 반식민지의 역사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권규범질서를 자신의 정체성에 맞게 재구성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 동아시아의 국제규범

   이었던 자신의 전통에서 중국 특색의 국제규범질서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 중국은 사회주의일까요? 현재 중국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정치철학은 무엇일까요? 명목상의 중국 정부의 정치철학은 

   사회주의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현재 중국 정부의 정치철학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자유주의는 더더욱

   아닙니다.

 - 시진핑 정부의 정치철학은 과거 마오이즘과 덩샤오핑의 사상에 더해, 신유학의 권위주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융합시키고

   있다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정부가 ‘공자’를 부각시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유교 사상에 공산당의 일당독재를 옹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상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 것이 삼강오륜

   입니다. 권위적인 군신관계 등을 체계화하면서 제국을 통치할 수 있는 이념으로 발전시켰던 유학이죠. 원래 춘추전국

   시대 유학이 아니라, 한나라시대 동중서에 의해 개념화된 유학을 말합니다. 이것이 현재 중국 공산당의 권위주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 첨예한 갈등, 패권과 가치에 관한 싸움

 

<미국의 입장>

 - 월가의 시각 : 경제중심적 시각

 - 공화당 강경파 : 중국이 도전 못하게 무름을 꿇려야 한다는 생각

 - 트럼프의 시각 : 실리를 챙기려는 생각

 - 바이든과 민주 엘리트의 관점 : 처음에는 스스로 변화할 것으로 믿었으나 이제는 회의적으로 변함, 저지해야 함

 

<중국의 시각>

 - 중국 기업인들의 자유주의적인 문화의 관점

 - 시진핑의 1인 통치 및 상하이방, 공청단의 집단지도체제

 - 금기어 : 문화혁명, 천안문 사태

 - 중국 정치절학의 변화

 - 2049년 중국중심의 천하질서로 회귀

 

<한국>

  - 한국은 지난 2000년 동안 중국의 천하질서에서 함께 살아온 경험을 가지고 있는 데다, 지난 100년은 미국과 함께 살아

    온 경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보기 드문 나라이다.

  - 한국에게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국제질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현재로서는 미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 중국의 과제는 중국이 추구하는 사회가 서구사회의 대안이라면 한국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 한국이야말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가장 좋은 경험과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 갈등의 확산 양상

 

 - 무역과 IT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갈등 확산

  . 무역 전쟁 : TPP 재건과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  . IT 전쟁 : 화웨이와 틱톡, AI와 드론 등 중국의 4차산업기술은 미국에 스푸트니크 모멘트 충격  . 일대일로 vs. 쿼드  . 중국 당국이 가장 무서워 하는 대상은 BTS의 선한 영향력  . 금융시장 : 디지탈 위안화와 달러 패권의 문제

 

 - 중국의 쌍순환 전략 대응 

  . 2020년 14차 5개년 계획 : 국내순환과 국제순환의 상호연계  . 안정적 내수시장 견인, 첨단산업 육성, 외교노선의 정비

 

 

 

(4) 전망 

 - 러시아에 대한 초강력 제재는 러시아 경제를 중국 경제권으로 빠르게 편입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 미국이 중국에게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참여하라는 압력을 주어도 중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와 긴밀한

   경제, 외교, 군사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는 러시아 푸틴 정권이 고립되어 붕괴하면 다음 차례는 중국의

   공산당 정부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도 여러 가지 핑계를 들어 제재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오히려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비롯한 러시아의 많은 에너지 자원과 광물자원, 식량 자원이 중국으로 더 많이 수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이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 간의 새로운 국제금융결제망뿐 아니라 무역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위안화

    의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편가르기는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시기의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미중 갈등이 2020년대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개별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글로벌

   패권 유지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뭐가 되든 돈만 벌면 되는 뉴욕과 달리, 워싱턴은 수십 년간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 경제적으로는 2028년경 중국의 GDP 규모가 미국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군사적으로는 2045년쯤엔 미국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만일 2020년대 미국이 중국의 도전을 제어하지 못하면 2030년대 이후에는 군사력은 미국이

   앞서고 있지만, 경제력에서 중국이 앞서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이러한 상황이 위험한 이유는 이럴 때 상대를 저지할 방법은 군사적 충돌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라함 앨리슨 교수

   는 『예정된 전쟁』에서 열여섯 차례 패권에 대한 도전 중에서 여덟 차례가 전쟁으로 귀결됐다고 밝혔습니다.

 -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향후 10년이 중국을 평화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입니다.  

 

주식하는 마음 주식투자의 운과 실력, 결국은 마음이다!
홍진채 지음 | 유영 | 2020년 10월 28일 출간
 
 

1. 책 소개

 

투자 고수 홍진채가 전하는 ‘주식투자를 잘한다는 것’

펀드매니저로서 최고의 성과를 실현했던 라쿤자산운용 홍진채 대표가 투자에 실패하도록 짜여진 우리 마음을 재설계하여 누구나 수익을 넘어 ‘초과수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주식투자의 생존 체력서를 마련했다. 『주식하는 마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투자할 때 저지르는 명백한 실수들을 진단하는 한편, 무의미한 질문과 주식 대가들의 투자 격언을 재구성하고, 투자의 원칙과 삶의 원칙을 통합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이기는 투자’, ‘현명한 투자자’로 거듭나는 탄탄한 멘탈 트레이닝 과정을 담고 있다.

1부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투자 심리’를 획득하기 위한 전 단계로, 관련한 행동경제학·뇌과학·인공지능 이야기들을 토대로 인간이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되는 사고의 함정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접근한다. 

2부 ‘질문만 바꿔도 길이 보인다’에서는 우리가 흔히 던지는 무의미한 질문들, 그리고 그런 질문들에 대해서 흔히 대답으로 쓰이는, 있어 보이지만 무의미한 격언들을 저자의 탁월한 통찰로 섬세하게 재해석하며 불필요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거하도록 돕는다. 

3부 ‘이기는 질문, 지지 않는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 아이디어를 집어넣는 과정이다. 가격이란 무엇인지, 남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다룬다. 

4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하여’는 바로 투자 여정의 튼실한 기초 체력이 되는 부분이다. 앞으로 부딪쳐나갈 삶에서 어떤 사고방식을 장착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누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지,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 전반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2.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PART 1]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Chapter 1 나는 매일 왜 이럴까?
오늘도 괴로운 주식 투자자
실패하는 확실한 비법
일신우일신, 언제나 처음처럼

Chapter 2 진화를 탓하세요,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스토리텔링 집착
사이클과 거짓 학습
비의식적 자아, 내 안의 좀비

Chapter 3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기록하기
의사결정은 전날 하기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기
겸손해지기
감정 활용하기

[PART 2] 질문만 바꿔도 길이 보인다

Chapter 4 질문의 재구성
현문현답
좋은 질문이란?

Chapter 5 늘 하지만 무의미한 질문들
바닥이 어디입니까?
경기가 안 좋은데 주식투자를 해도 되나요?
언제 사면 되나요?
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나요?
무엇을 사면 되나요?
언제 팔아야 하나요?
개인 매수가 많으면 위험하지 않나요?

Chapter 6 있어 보이지만 위험한 격언들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남들과 반대로 움직여라
생활 속에서 발견하라
철저히 분석하라
내재가치에 집중하라
역사는 반복된다
투자 철학을 갖추어라

[PART 3] 이기는 질문, 지지 않는 투자

Chapter 7 가격이란 무엇인가
재귀성
합의된 환상
가격-가치 갭 모델
제한적 합리성 모델

Chapter 8 초과수익을 어떻게 낼 것인가
내 생각과 남들의 생각은 무엇이 다른가?
그 차이는 언제, 어떻게 메꿔지는가?
내가 틀렸음을 언제,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내가 틀렸을 때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Chapter 9 나는 어떤 투자자인가
방어적 투자자와 공격적 투자자
자산배분
예측보다 노출

[PART 4]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Chapter 10 누구로부터 배울 것인가
전문가에 대한 환상
집단지성에 대한 환상
신호와 소음

Chapter 11 확률론적 사고
운과 실력
주사위 게임
확률분포×다수시행

Chapter 12 바벨 전략
현실 세계에서의 확률분포 추론
젠센 부등식과 비대칭성
인생의 바벨 전략

에필로그
주석
 


3. 책 속으로



기록을 하지 않으면 과거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게 되고,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현재를 평가하면 잘못된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평가로부터 나온 원칙을 아무리 시장에 적용해봤자 잘못된 학습밖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장하지 못합니다. 복잡적응계가 아닌 곳에서라면 기록의 중요성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명시적인 원칙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원칙을 따르는 훈련을 많이 하여 좋은 원칙이 ‘몸에 기억되도록’ 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성공을 위한 확실한 원칙이 존재하기 어려운 복잡적응계에서는 확률론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고, 확률론적 사고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은 확실하지 않은 가설들을 쌓아 올리다가 어느 순간 방아쇠를 당기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언제나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해야 하고, ‘틀린 이후에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66~67쪽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여기서 더 사야 하나’ 또는 ‘지금쯤 팔아야 하나’라는 두 가지 고민을 늘 하게 됩니다. 질문을 이런 식으로 하면 경로 의존성에 노출됩니다. ‘내가 이미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니까요. 앞으로의 주가 변동은 내가 주식을 보유했느냐 아니냐와 상관이 없습니다. 주가 변동과 상관없는 요소가 사고의 한 축이 되어버리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질문을 이렇게 바꿀 수 있습니다. ‘내가 현재 이 금액을 100%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오늘 이 주식을 신규로 얼마나 매수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오는 대답과 나의 실제 포지션(보유 비중 또는 보유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면, 포지션을 바꿔야 할 시점입니다.---76쪽

좋은 질문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하고, 그 대답은 ‘틀릴 수 있어야’ 합니다. ‘대답할 수 있다’와 ‘정답을 찾을 수 있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나쁜 질문을 좋은 질문으로 바꾸는 일은 정답을 구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대답을 구하기 위함입니다. 질문을 구축하는 일은 자신에 대한 검증 과정이기도 합니다. 나쁜 질문을 좋은 질문으로 변환하지 못한다는 것은 내가 풀어야 할 문제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102쪽

투자를 시작할 때는 ‘내가 이 게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즉, ‘얼마의 기간에 유의미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가’에 대해 먼저 대답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투자에 나서는 전체 기간을 의미할 수도 있고, 개별 투자 건의 유효기간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 기간이 1년이라면, 내가 신경 써야 할 주가의 측정자는 대부분의 일간 변동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오늘 하루 동안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한다면 분 단위, 심지어 초 단위의 주가 변동까지 모두 중요할 것입니다.---109쪽

전체 시장과 개별 주식은 어떤 관계일까요? 장세란 일반적으로 ‘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지수의 향방’을 의미합니다. 주가지수는 그 정의상, 그리고 계산 공식상 ‘개별 주식의 움직임의 합’입니다. 장세가 좋아서 개별 주식이 상승하는 게 아니라, 개별 주식이 많이 올라서 장세가 좋은 것입니다. 내가 고른 주식이 잘되기만 한다면 전체 장세가 무슨 상관인가요? 물론 전체적으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우울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멀쩡한 주식의 가격도 함께 하락하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전체 장세의 영향은 사라지고 개별 주식 고유의 움직임만 남습니다.---120쪽

서로에게 종목 추천을 요구하지 말고 추천하지도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다듬어나가는 일은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가격이란 결국 남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요. 요리나 복싱과의 차이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도 남들이 ‘맛없다’라고 평가해버리면 맛없는 요리가 되는 곳이 자본시장입니다. 내가 1라운드에 상대방을 KO시켜도, 남들이 ‘당신이 졌어’라고 판단하면 판정패가 되는 곳이 자본시장입니다. 나만의 생각이 있어야만 타인의 생각을 듣고 나의 것에 합칠 수 있습니다. 나의 생각이 없다면 타인의 생각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일 뿐입니다.---126쪽

생각의 차이를 포착하는 것은 투자 기회를 찾는 첫걸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 함정에 빠집니다. ‘내 생각엔 시장이 틀렸어. 그러니까 지금 사야 해.’ 이 두 문장 사이에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중 핵심은 한쪽이 틀렸다는 것을 어떻게 깨닫게 되는가입니다. 문장의 목적어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시장이 틀렸다는 것을’ 어떻게 깨닫느냐가 아닙니다. ‘한쪽이 틀렸다는 것을’ 어떻게 깨닫느냐입니다. 틀린 쪽이 시장일 수도 있고 나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거나 시장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포지션을 바꿀 때, 그 차이가 메꿔지겠지요.---222쪽

복잡계에서의 실력이란 결국 의사결정의 질을 의미합니다.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어떤 투자 대상에 대해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각 시나리오의 논리 고리를 세분화해서 가능성·타당성·개연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최종 단계인 개연성에서 확률을 정확히 숫자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만, 가능성과 타당성 단계에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상대적으로 쉽게 걸러낼 수 있습니다. 가능성과 타당성이 부족한 의사결정만 걸러내도 의사결정의 질은 유의미하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294쪽 닫기

 


4. 출판사 서평


2017년의 암호화폐, 그 전후 시기의 부동산 열풍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이렇게나 관심이 많았던 게 얼마 만일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위시한 대형 펀드들이 세상을 호령하던 2007년을 지나, 2010년에는 몇 군데 투자자문사들이 시장을 선도했다. 그들이 찍은 종목, 소위 ‘7공주’라고 불리던 종목들이 끝없이 주가가 올랐었고, 2011년 말부터는 ‘한국형 헤지펀드’라는 상품이 도입되었고, 2015년에는 규제가 더욱 완화되어 헤지펀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상품들은 저조한 성과를 내거나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며 고객의 신뢰를 잃었으며, 개인투자자들의 갈 곳 없는 돈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암호화폐와 부동산이었다. 그 시장들 또한 시장으로서의 지위가 위태로워진 결과 투자자들은 결국, ‘내가 직접 주식투자를 하고야 말겠다’라는 마음을 먹기에 다다른 것이다.

‘코로나19’라는 범지구적 재앙 앞에 2020년은 유례 없는 주식 광풍 시절을 지나고 있다. 주식투자를 무작정 따라해야 한다는 책, 주식 공부를 며칠 만에 완성한다는 책, 재무제표부터 알아야 한다는 책까지,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주식 책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주식투자에 관심을 쏟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서적을 눈이 빠지게 섭렵해도, 경제 전문 유튜브 방송을 열심히 시청해도, 전문가들에게 둘러싸여 대외비에 버금가는 조언들을 들어봐도, 결국 투자 입문자나 중급자나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된다. ‘대체 바닥이 어디인가요? 경기가 안 좋다는데 주식투자를 해도 되나요? 언제 사면 되나요? 어떤 종목을 사면 되나요?’ 더 이상 증권사 리포트를 믿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서 좋은 주식을 발굴하려고 하는 사람들, 월급만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절대 보장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들에게 빠진 단 한 가지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주가가 올라도 떨어져도 괴로운 투자자에게, 답을 주는 책!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17년간 초과수익 달성, 3000억 원의 자산 책임 운용, 모닝스타 투자 대상 수상, 연기금 S등급 평가 등 최고의 성과를 실현했던 펀드매니저 홍진채, 그가 《주식하는 마음》(유영 刊)에서 이제껏 다져온 깊은 혜안과 내공으로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된 우리 마음뿐만 아니라 뇌까지 면밀히 파헤쳐보고, 실패하지 않는 투자의 길로 안내해준다. 첫 단독 저서이기도 한 《주식하는 마음》에는 질문만 바꿔도 초과수익을 보장하는 실천적인 투자 디테일뿐 아니라, 자신의 약점과 성향을 치밀하게 보완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끄는 전략들, 투자의 통념·정설·격언들을 하나씩, 거침없이, 탄탄한 논리로 깨부수며 급등해도 급락해도 태연하게 주식할 수 있는 멘탈 트레이닝에 관해 밀도 있게 담아냈다. 투자가 실패하는 원인을 이론적으로 완벽히 분석하고, 실전에서 가장 유용하고도 중요한 질문들, 생각법을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어떠한 외부 충격에도 거뜬한 투자 마인드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주식하는 마음’을 재설계하라!
철저한 검증으로 주식시장의 상식과 투자의 통념을 뒤엎다!

《주식하는 마음》은 펀드매니저로서 최고의 성과를 실현했던 저자의 깊은 고민과 성찰, 주식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열정을 한데 모은 역작으로서, 업계 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들도 늘상 고민하는 투자의 화두를 디테일하게 풀어낸 것이 최대 강점이다. 주식투자의 핵심을 가감없이 전해주려 애쓰는 선배의 마음이 담겨 있는 책이기도 하다.

피상적이고 현란한 답변 대신, 투자의 실전 순간순간을 쪼개서 일대일로 토론하며 과외수업을 하듯 기대와 긴장을 자아낸다. 주식시장에서 장기간 수익을 낼 확률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자세, 투자 습관에 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1부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투자 심리’를 획득하기 위한 전 단계로, 관련한 행동경제학·뇌과학·인공지능 이야기들을 토대로 인간이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되는 사고의 함정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접근한다. 2부 ‘질문만 바꿔도 길이 보인다’에서는 우리가 흔히 던지는 무의미한 질문들, 그리고 그런 질문들에 대해서 흔히 대답으로 쓰이는, 있어 보이지만 무의미한 격언들을 저자의 탁월한 통찰로 섬세하게 재해석하며 불필요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거하도록 돕는다. 3부 ‘이기는 질문, 지지 않는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 아이디어를 집어넣는 과정이다. 가격이란 무엇인지, 남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다룬다. 4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하여’는 바로 투자 여정의 튼실한 기초 체력이 되는 부분이다. 앞으로 부딪쳐나갈 삶에서 어떤 사고방식을 장착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누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지,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 전반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저자는 “주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잃지 않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자산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투자 대가들의 격언을 모두 검증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통해 나름의 굳건한 투자 원칙을 확립했다. 17년 동안 초과수익을 실현해온 저자의 투자 전략이 고스란히 담긴 《주식하는 마음》을 통해 경제적 자유와 독립을 하루빨리 쟁취하는 것은 물론, 지금보다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5. 책 내용 요약

 


Part 1.  우리 마음은 투자에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CH 1. 나는 매일 왜 이럴까

 □ 실패하는 확실한 비법
  - 거래비용(수수료, 세금, 슬리피지) 때문에 거래가 많을수록 손해가 불가피한 게임


 □ 일신우일신
  - 좋은 원칙은 여러 번 반복했을 때 좋은 결과를 내놓는 원칙이다
  - 실패하고 나서 무언가를 배워 다음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피드백 루프가 존재해야 한다


CH 2. 진화를 탓하세요 -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 스토리텔링 집착


  - 예측기계인 우리 뇌는 언제나 스토리텔링을 원합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연관성 착각, 통제 착각, 일반화된 과잉

    반응 등 관련 없는 두 현상을 관련 있는 것으로 이어 붙이려는 인간의 성향을 발견했습니다.


  - 인간의 좌뇌는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을 무시하거나 현존하는 구조에 맞게끔 변형합니다. 

    이런 성향은 부정, 억압, 작화증, 자기기만 등 프로이드가 이야기 하는 방어기제의 본질적인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 우리는 경험을 쌓고 논리적인 추론을 할수록 미래를 더 정교하게 예측할 수 있으리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주식시장

     을 비롯한 현실의 다양한 면면은 복잡적응계의 성격을 띱니다. 변수가 너무 많을 뿐 아니라 어떤 변수가 있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렵고, 각각의 행동주체가 다른 주체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의사결정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복잡적응계
     에서의 어설픈 경험은 잘못된 학습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 여기서 우리 두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 동기부여와 습관형성의 도파민 보상 회로
      새로운 경험을 하면 중뇌에 있는 복측피계영역이 도파민을 생성하고, 측좌핵, 해마, 편도체, 전전두엽 등으로 전달

      됩니다. 측좌핵은 도파민을 받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활성화되어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복측피개영역에 도파민을 더 많이 보내달라고 요구합니다. 도파민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에도 전달되어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 상황 또는 행동 등을 기억하게 합니다.  전전두엽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를 결정하는 영역입니다. 여기서 쾌락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 행동을 계속할지를 판단합니다.

      측좌핵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다시 그 행동을 해야 하므로  동기가 유발됩니다. 흥미롭게도 도파민은 전전두엽의 명령

      을 삭제하는 역할도 합니다. 당장의 쾌락을 추구하느라 이성적인 판단력이 마비되는 일이 바로 도파민 때문에 일어

      납니다. 자극과 쾌락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그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만 되어도 도파민이 분비되는 데, 도파민

      전전두엽의 명령을 차단하고 눈앞의 쾌락만을 추구하도록 하는 기제를 우리는 습관이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경험을 시작하는 뇌와 이미 여러 번 해온 일을 반복하는 뇌는 다릅니다. 사람들이 처음 어떤 과제를 수행할 때

      는 전두엽과 해마영역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여러 번 반복할 때는 기저핵 안에 조가비핵이 활성화됩니다. 

      투자상황의 모호성이 크면 편도체와 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되고, 선조체는 비활성화됩니다. 눈앞에 보이는 현상이 

      익히 알고 있는 패턴이라는 착각이 들면 선조체가 활성화되면서 습관적으로 행동하게 합니다. 복잡계에서 다양한 패턴

      이 잘못된 패턴 학습으로 이어지게 되고 습관적인 반응은 잘못 인식된 패턴에 따른 무의미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그대로 놔둡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그마한 이익에 서둘러 주식을 팔았다가 추가 상승을 보면서 후회하고, 손실을 재빠

       르게 끊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막대한 손실을 봅니다.

      보상회로에 따른 학습 프로세스는 선사시대에 살아남는 데에는 유리하였을지 몰라도 오늘날 자본시장에서 모두가 

      공황에 빠져 있을 때 이유도 모른 채 함께 휩쓸려 주식을 팔고, 모두가 주식투자에 나설 때 별 생각 없이 함께 뛰어든

      다면 결국 뼈아픈 손실만 남을 뿐입니다.

 


 □ 사이클과 거짓 학습


  - 우리 두뇌는 스토리텔링, 즉 인과관계에 대한 환상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복잡계에서의 결과물은 자신의 실제 능력이나 의사결정 원칙의 적절성과는 상관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물 자체

    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 적합한 의사결정을 헷다고 두뇌는 자신을 설득합니다. 인식된 패턴에 대한 확신의 정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도파민이 세로토닌으로부터 잘 규제를 받지 못하게 되면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충만하게 되어 

    매우 과감하게 돌변하게 됩니다.
  - 인간의 스토리텔링 선호 성향과 맞물려서 강세장에서는 주식이 올라야하는 이유에 대한 이론이 넘쳐나고 설득력을 

     얻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나면 약세장이 찾아오고 주식을 사지 않아야 할 이유에 대한 이론

     으로 넘쳐납니다. 인간은 언제나 그럴싸한 이유를 찾아내고 행동에 나섭니다. 결과가 좋으면 실력으로 결과가 나쁘

     면 운으로 치부합니다. 


 □ 비의식적인 자아, 내 안의 좀비


  - <바른 마음>에서는 인간은 직관이 어떤 답을 내린 후에 우리가 이성적으로 하는 추론 행위는 직관을 옹호하기 위한 

    변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성적인 사고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합니다.
  - 직관은 과거의 경험, 감정, 무의식 등에 좌우됩니다. 우리는 감정을 이성에 대비되는 합리적이지 않은 어떤 반응체계

    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으로 기여하는 연산체계입니다.


CH 3.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 기록하기


  - 의사결정을 반드시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 기억을 인출하는 과정은 하드 디스크에서 파일을 불러오듯이 어떤 객관적 실체를 읽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회상은 정기

    기억에 저장된 어렴풋한 요소들을 현재의 뇌에 감정과 더불어 재구성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기억이란 이를 되살릴 

    때마다 회상하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의 과거입니다.


  - 기록을 하지 않으면 과거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게 되고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현재를 평가하면 잘못된 결론을 얻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평가로부터 나온 원칙을 아무리 시장에 적응해봤자 잘못된 학습밖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장

     하지 못합니다. 성공을 위한 확실한 원칙이 존재하기 어려운 복잡계에서는 확률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고, 확률론적 
    사고에서의 의사결정과정은 확실하지 않은 가설들을 쌓아 올리다가 어느 순간 방아쇠를 당기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언제나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해야 하고 틀린 이후에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염두를 두어야 합니다.
  -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는 반증가능성 여부에 기준을 두고 이루어집니다. 반증가능한 명제들로 의사결정을 조립해나가

    면 한 번의 실행에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여러 번 실행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좋은 원칙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의사결정은 전날에 하기
  - 당일 장중에는 전날 했던 의사결정을 취소할만한 뉴스가 나오지 않았는지 정도만 확인하고 매매를 실행합니다.
  - 시간적 압박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나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의사결정을 하는 시간과 그 의사결정을 감행하는 시간을 분리하는 것은 나쁜 매매를 방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의사결정

     의 질을 높여가는 길입니다.

 □ 원점에서 제3자의 시각으로 고민하기

 □ 겸손해지기 : 네덕 내탓 

 □ 감정 활용하기 : post-mortem


Part 2. 질문만 바꿔도 길이 보인다

 


CH 4. 질문의 재구성

□ 현문현답

□ 좋은 질문이란
 -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의 종류 : 금융시스템, 기업의 활동, 공시정보, 연구 결과, 개인의 재정상태
 - 나쁜 질문을 좋은 질문으로 바꾸는 것은 정답을 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책임질 수 있는 대답을 찾기 위함입니다.

 

 

CH 4. 늘 하지만 무의미한 질문들

□ 바닥이 어딥니까 -> 프렉탈 구조


 - 부분을 확대하더라도 확대하기 전과 유사한 모양이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 나뭇잎, 강줄기 번개 등 자연에서 다양한 

   프렉탈 구조가 발견됨
 - 측정 단위에 따라 측정 면적이나 길이가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음
 - 투자를 시작할 때, 내가 이 게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즉, 얼마 기간 동안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

   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가에 먼저 답해야 합니다.
 - 다시 말하면, 나는 어떤 타임라인의 주가변동을 예측하여 수익을 내고자 하는가 또는 내가 맞힐 수 있는 주가 변동의 

   어떤 타임라인은 어떤 단위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주식시장은 하나의 시장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게임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내가 어떤 게임을 하느냐는 내가 스스로 정의해야만 합니다.

□ 경기가 안 좋은데 주식투자를 해도 되나요?
□ 언제사면 되나요?
□ 시장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 무엇을 사면 되나요?
□ 언제 팔아야 하나요?

□ 개인 매수가 많으면 위험하지 않나요?
 - 개인이건 기관이건 똑똑한 주체는 그다지 없습니다. 다만 자금의 집중도에 있어 차이가 납니다.
 - 각 수급 주체의 매수 매도 합은 영입니다. 중요한 것은 수급의 독립변수가 누구냐는 것입니다. 누가 더 조급하게 또는

   일관성 있게, 다른 변수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강력하게 매수 또는 매도를 할까요? 

   대부분의 경우 자금의 집중도가 높은 외국인 - 국내 기관 투자자 - 개인 순입니다.

 


CH 5. 있어 보이지만 위험한 격언들

□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 남들과 반대로 움직여라 : 역발상 투자
□ 생활 속에서 발견하라
□ 철저히 분석하라
□ 내재가치에 집중하라
□ 역사는 반복된다
□ 투자철학을 갖춰라

□ 대부분의 격언에는 그와 반대되는 격언이 있다
 - 대중과 반대로 움직여라 vs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
 -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vs 잘 아는 것에 집중 투자하라
 - 역사는 반복된다 vs 블랙 스완에 대비하라
 - 최대한 싸게 사야 한다 vs 너무 비싼 가겨이란 없다
 - 주가하락은 저가매수 기회 vs 무랕기는 저승으로 가는 지름길

 


Part 3. 이기는 질문, 지지 않는 투자

CH 7. 가격이란 무엇인가

□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 ; 피드백 루프를 통해 증폭되는 현상

 - 생명체가 주변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관정은 인지기능과 조작 기능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 자연환경을 대할 때는 두 기능이 대체적으로 독립적으로 작동합니다.

 - 그러나, 금융시장을 비롯한 인간사회에서는 인지기능과 조작기능이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간의 인지기능에는 상당한 편향이 있는데 이것이 주변의 선택에 내 선택이 영향을 받아 부정적으로 증폭되는 긍정적

   피드백이 반복되면 출력값이 극단치로 치단게 되어 역사적인 지점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입니다.


□ 합의된 환상 : fait accompli (뻬타 꼼플레)

 - 가격을 전망할 때 가격이 명확한 객관적 가치를 반영한다는 가정은 틀릴 가능성이 큽니다.

 - 객관적인 가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가격은 각자의 가격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합의된 환상입니다.

 - 객관적인 가치를 환산해내려고 시도하기 보다는 이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이 누구이며 각각의 참여자들이 어떤 가격대를

   불편해하고 어떤 가격대를 편안해할 것인가로 나누어서 대답을 구해보는 것이 가격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훨씬 유익

   합니다.


□ 가격-가치 갭 모델 : 주식은 내재가치에 수렴한다는 이론

 - 가격은 가치에 수렴하지 않습니다. 스쳐 지나가거나 영원히 도달하지 않습니다.


□ 제한된 합리성 모델
 - 사람들은 때때로 세상을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바라보거나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봅니다. 그런 현상을 비합리적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 각자는 나름대로 제한적인 합리성을 가지고 의사결정에 나섭니다.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추론하고 앞으로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이 가격 예측의 핵심입니다.   (우생마사 ?)

 


CH 8. 초과수익을 어떻게 낼 것인가?

□ 내 생각과 남들의 생각은 무엇이 다른가?
□ 그 차이는 언제, 어떻게 메워지는가?
□ 내가 틀렸음을 언제,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내가 틀렸을 때 무엇을 배울 수 잇는가?


CH 9. 나는 어떤 투자자인가

□ 방어적 투자자와 공격적 투자자
□ 자산 배분
□ 예측 보다 노출
 - 예측은 특정 자산 가격이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 추정하는 것이고, 노출은 특정 자산군의 가격이 변할 때 내 재산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가와 관련 있습니다.
 -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주식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가보다 주식으로 남들이 돈을 벌 때 내가 상대적으로 가난

   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일 수 있다. 
 -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항상 틀리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줍니다. 노출은 예측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 줍니다.


Part 4.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CH 10. 누구로부터 배울 것인가 

□ 전문가에 대한 환상

 - 예측은 각자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자료는 참고만 합니다. 그들의 예측을 따라갈 게 아니라 예측의 근거를

   검토하고 자신만의 예측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예측을 트릴 것이니 자신만의 예측이 있어야 틀린 다음에 배울 점이

   생깁니다.


□ 집단지성에 대한 환상

 - 금융시장에서는 재귀성이 강력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피드백이 상시 작동해주어야 상호 편향을 상쇄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여, 많은 경우 피드백이 뒤섞일뿐더러 긍정적 피드백은 순환참조를 통해서 서로의 편향과 잘못된

   확신을 더욱 강화합니다.

 - 체중계가 고장났다면 체중을 여러 번 잰다고 측정 결과가 정확해지진 않을 것이다. (앤드류 로)


□ 신호와 소음
 - 사실 확인과 타임라인과 진폭 설정의 예측은 확인할 수 있으나, 해석에 있어서 누가 옳았는지 확인 못 할 수 있습니다.

 - 내가 예측한 기록이 있어야 후에 나에게 역량이 쌓이게 됩니다. 

 


CH 11. 확률론적 사고

□ 운과 실력

 - 주식투자는 양궁보다는 주사위게임에 더 가깝습니다.

 - 모든 것을 운에 맞기고 싶지 않다면,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구분하여 어떻게 하면 운의 영향을

   줄일 수 있을까나 운을 좋아지게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운이 크게 미치는 영역에서 실력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 주사위 게임


□ 확률분포와 다수 시행
 - 운과 실력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실력은 기대값이고 운은 편차라는 정의는 단일시행의 기대값과 편차를 줄일 수

   있는 경우에만 유용합니다.

 - 주식시장에서는 당연히 통하지 않습니다.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그다지 전문적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이런 영역에서 실력은 확률분포를 추론할 수 있느냐, 베팅금액을 유연하게 조정하여 다수 시행을 통해 확률분포의

   기대값을 실제 결과값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냐에 달려 있습니다.

 - 실력이란 운이 좋아지게 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운이 상쇄되는 구조를 짜는 일입니다. 

 - 주사위를 던지기도 전에 실력은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내가 확률분포를 추론하고 리스크관리를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주사위를 던진다면 나는 실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 유리한 확률에서 베팅에 나섰다면 그 베팅의 결과로 이겼건 졌건 무언가를 얻었다. 마찬가지로 불리한 확률에서 베팅에

   나섰다면 그 베팅의 결과로 이겼건 졌건 무언가를 잃었다.

 


CH 12. 바벨 전략

□ 현실 세계에서 확률분포 추론

 

 - 복잡계에서 실력이란 결국 의사결정의 질을 의미합니다.

 -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어떤 투자 대상에 대해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각 시나리오의

   논리고리를 세분화해서 가능성, 타당성, 개연성을 따져 봐야 합니다.

 - 최종단계인 개연성에서 확률을 정확히 숫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과 타당성의 단계에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상대적으로 쉽게 걸러낼 수 있습니다. 

 - 가능성과 타당성이 부족한 의사결정만 걸러내도 의사결정의 질은 유의미하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 젠슨 부등식과 비대칭성

 

 - 볼록함수와 오목함수에 대한 이해 : 원점 기준으로 그래프 이해

 - 나심 탈레브는 오목한 시스템에서는 옵션을 보유하는 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탈레브는 이와 더불어 한 번에

   모든 재산을 날릴 베팅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확률이 유리해보이더라도 패배했을 경우 다시는

   게임에 참가할 수 없다면 그 게임은 피해야 합니다.

 - 미래가 불확실하다 하여 굴복하거나 외면하는 것만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아닙니다. 확률분포를 추론

   할 수 있는 경우 베팅비율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확률의 기대값을 실제 값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확률을 추론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시스템의 볼록성과 오목성에 따라서 극단값을 취하거나 회피하는 식으로 나에게 유리

    한 구조를 짤 수 있습니다. 


□ 인생의 바벨 전략

 - 재테크에서 답 안 나오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적당히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춰놓고 남는 시간에 삶을 윤택하게 보내

   는 것이 났습니다.

 - 인생에서 오목한 시스템(건강, 사람들의 신뢰)과 볼록한 시스템(교육, 커뮤니티 활동, 여행)

 

 

CH 13. 에필로그

 

□  불확실한 세상에서 '안다'는 착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  인생 바벨 전략에서 안티프레질해지기 위해서는 - 프레질 즉 오목한 영역에서는 어떤 위험에도 노출 시키지 말고, 

    볼록한 영역에서는 최대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 둘을 동시에 실행하는 게 바밸전략이고 이 전략은 인생 전체로

    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  '안티프레질' 책 말미에 영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스스로 프레질해짐으로써 사회를 안티프레질하게 만드는 사람

    이 영웅이고, 타인을 프레질하게 만듦으로써 자신이 안티프레질해지는 사람이 비겁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내용에 고취되어 창업이라는 길을 택했고, 잘 굴러가던 안티프레질한 제 삶을 프레질에 노출시켰습니다.

 

□ 나심탈레브는 2016년 베이루트 아메리칸 대학 축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약점이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약점이

   있는 사람은 협상에서 불리한 자리에 서게 됩니다. 불리한 협상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아무리 작더라도

   하방을 확보하여 약점을 없앤 상태에서 하나씩 상방을 쌓아 나아가야 합니다.

 

□ 인생 바벨 전략은 참 미묘합니다. 리스크, 프레질 등은 단지 돈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에 나를 믿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일상적인 실패는 결국 극복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https://youtu.be/nRaWKXhJcTs

 

 

https://youtu.be/09sU0VBqR_o

 

디 앤서 

  - 어느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다이어리

 

뉴욕주민 지음 | 푸른숲 | 2021년 02월 05일 출간

 

 

1.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Part1 월가 헤지펀드 세계에 발을 딛다

리먼 사태의 기억/2억 빚과 조기졸업장/반복과 망각에 대하여/가격과 가치라는 필연적 괴리/뭐? 우리 회사가 차선책이었다고?/파우스트식 거래/투자은행의 꽃, M&A/투캅스 전략 : 착한 경찰, 나쁜 경찰/최악의 인터뷰, 그리고 ‘투자란 무엇인가’

Part2 월스트리트의 자연 조절 법칙

극한 경쟁의 최전선에서/ 도제의 시간/ 리셋, 새로운 시작/ 나를 검증받는 단 하나의 숫자/ 천재들 사이에서 보통의 존재가 설 자리/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더라/ 헤지펀드 휴브리스/저항의 의무/ 어느 헤지펀드 트레이더의 하루

Part3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

‘밸류트랩’에 빠지다/ 나는 틀리지 않았어/ 시장은 항상 옳기 때문에/ 천재들이 실패할 때/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 끝까지 살아남는 자들의 비결/ 월스트리트 워라밸에 대하여/ 내가 잃은 것과 얻은 것/ 월스트리트를 떠나는 이유/ 월스트리트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Part4 월스트리트 다이어리

팔지 않는 세일즈맨 / 나는 ‘아시안’ 뱅커가 아니다/ ‘사관학교’가 맺어준 월가의 인연/ 월스트리트 난센스/ 불편한 친절이 주는 폭력/ 세 명만 모여도 시작되는 사내정치/ 보드카 마티니의 비밀

Part5 제2의 본성으로 기르는 투자 DNA

투자심리에 지배당할 것인가, 심리를 지배할 것인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판단편향/ 마지막 비관주의자가 낙관으로 돌아설 때/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응은 할 수 있다/ 1%가 말하는 투자의 본질, 트레이딩 매뉴얼

에필로그

 


2. 추천사


권준일(Actium Group 대표, 전 Carlyle Group 대표, 전 Goldman Sachs 북아시아 M&A 총괄)
이 책은 세계 최대 자본이 몰려 있는 월스트리트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무엇보다 자신이 어렵게 쌓아온 경험을 나눔으로써 독자들에게 큰 도움과 영감을 줄 것이다.


함석진(Carlyle Group 전무, 전 McKinsey & Company 컨설턴트)
이 책은 자본 시장의 정점인 월스트리트, 그 피라미드 정상에서 조망한 투자의 법칙과 생리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곳까지 이르는 과정 동안 저자가 쏟은 피나는 노력과 열정의 기록이다. 내가 지켜봐온 뉴욕주민은 아시안 그리고 ... 더보기


John Song(Angel Capital 대표, 전 Tiger Management 헤지펀드 매니저)
어느 날 월스트리트의 내 사무실로 찾아온 어린 뉴욕주민을 기억한다. 공부만 잘했지 이 콘크리트 정글에서 살아남기에는 너무 유약한 전형적인 한국 유학생일거라는 첫인상이었다. 나는 그가 자신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원하는 것을 공격적으로 쟁취하는 ‘월스트리트 퍼소나’를 가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 이후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금융권 엘리트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뉴욕주민이 잔혹한 월가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충분조건들을 갖췄음을 확인했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 나아가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3. 책 속으로


나는 이런 질문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를 마치 마트에서 장을 보듯이 뭐 하나 무조건 오를 것 같은 종목을 고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고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마켓사이클에 대해서 묻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제 시장이 하락할지, 반등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주변의 ‘전문가’들은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며 ‘시황 예측’, ‘주가 예측’을 하고, 또 그 말을 따르는 사람들은 더 많다. 이런 현실은 결국 무엇을 시사하는가. 많은 이들이 주식투자에 대한 개념 자체를 원론부터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_P10

투자와 투기는 한 끗 차이다. 원칙과 철학, 내가 투자하는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매매 행위는 투기일 뿐이다. 무지를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투기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행동이 투기라는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그러한 위험한 사고와 행동 패턴이 사라지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 (중략)
예전과 달리 금융 지식은 오늘날을 살아간다면 누구나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인 시대가 왔다. 나는 고등학교 의무 교육 과정에 금융, 경제, 투자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꼭 필요한 생존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자극을 주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올바른 투자관 정립에 길잡이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이해도 못하는 금융상품에 손을 대고, 기본 분석 한 번 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을 사놓고 내일 당장 오를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왜 수영도 할 줄 모르면서 바다에 뛰어드는가? _P13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었던 금융위기에 대해 무서울 만큼 빨리 잊고 회복한다. 경기회복의 긍정적 탄력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끔찍한 금융 재앙을 초래했던 투기심리와 그에 상응하는 비이성적 행동 패턴을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_P31

헤지펀드의 대가인 조지 소로스(George Soros)의 재귀성이론(Theory of Reflexivity)이 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서로의 인센티브와 트레이딩 패턴을 예측하면서 선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평가나 경제전망이 아닌, 시장 플레이어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끊임없는 변화라는 이론이다. 간혹 이를 잘못 이해하고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로스가 말하고자 한건 주식시장이 예상과 전망의 영역이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다. 이미 일어난 시장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만이 주식시장에서 보일 수 있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행동이라는 뜻이다. 주식시장의 모든 플레이어들은 서로 각기 다른 편향과 불완전한 정보로 매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을 상시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애초에 무엇을 ‘예측한다’는 생각 따위는 불가능하다. 특정 경제 상황, 금융 변수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과 변수들에 대응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행위 자체가 시장 가격을 움직이는 것이다. _p154

베팅과 겜블링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 일상생활에서는 혼용해 쓰는 표현이라 그 차이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거다. 베팅은 확률과 경우의 수를 계산한 결과, 가장 승산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선택지에 승부수를 던지는 행위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한 결정이 100% 맞다는 가정하에 움직인다. 겜블링은 다르다. 확률과 경우의 수 따위는 철저히 무시한다. 혹은 낮은 확률을 인지하고도 도박판의 희열과 중독성 아래서 무모하게 움직이는 행위다. 그렇다면 주식 트레이딩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정확히 따지면 둘 다일 수도, 그 어느 쪽도 아닐 수도 있다. 투자의 세계는 확률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판단한 포지션에 100% 확신을 가지고 움직이되,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고 그에 따른 헤지 전략을 구상하면서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트레이딩이다. _P162

‘투자를 한다’는 건 흩어진 개별 트레이드 건들이 아닌, 투자 포지션 구축을 위한 하나의 큰 흐름이다. 반복된 기업분석과 트레이딩을 통해 나 스스로를 계속 자극하고 발전시키는 연속된 시간 속에서 투자 감각을 길러나가는 것이다. 투자의 목표가 개별적인 매매에서 얻는 수익이 돼서는 안 된다. 내 포지션에 대한 장기적인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투자의 궁극적인 목표다. _p174

나 같은 외국인도, 집안, 출신,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도 월스트리트가 정한 게임의 룰을 잘 따르면서 경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어김없이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 _P187

나는 세일즈맨의 자세야말로 프로페셔널리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당신과 같이 일해야 하는지, 내가 왜 다른 동기보다 높은 보너스를 받아야 하는지, 내가 왜 당신이 관리하는 다른 그 어떤 클라이언트보다 중요한 사람인지…. 나와의 접점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판다’라는 단어가 주는 미묘하게 부정적이고 값싸 보이는 뉘앙스와는 반대로 나 자신을 ‘잘 파는 법’에 대한 훈련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생존 능력이기 때문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를 적나라하게 오픈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장려하는 월스트리트의 문화가 내게는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_P197

‘타조 효과ostrich effect’라는 말이 있다. 타조는 천적을 만나면 땅에 머리를 파묻어 버리는 속성이 있는데, 이처럼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시그널을 포착했을 때 회피하는 행동을 뜻한다. 타조가 두려움에 압도당해서인지, 본능적으로 방어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성적이지 못한 대처임은 분명하다. 투자에 비유하자면, 내 포지션에 대해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면서 손실 리스크가 커질수록, 그에 대한 추가 분석이나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수록 주가 확인을 훨씬 덜 한다고 한다. 손실이 나고 있는 현실로부터 회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타조가 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자기확증편향에 빠져 있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내가 처한 상황을 객관화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_P246-247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원칙’이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가 변동성이 큰 시장일수록, 리스크가 높은 시장일수록 투자 원칙을 포기하게 만드는 유혹이 너무 많다. 아무도 투자가 쉽다고 말하지 않았다. 투자는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_p267-268 닫기

 


4. 출판사 서평


금융 지식이 기본 소양이자 생존 능력이 된 시대
현직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트레이더
‘뉴욕주민’의 투자 수업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1%의 투자 마인드
세계 최고 무대에서 발을 딛고 버티며 쌓아올린 성장 스토리

팬데믹이 바꾼 것은 우리 일상만이 아니다. 세계 자본 시장의 패러다임마저 뒤흔들었다. 한국의 동학개미, 미국의 로빈후드, 중국의 청년부추 등 전 세계적으로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무기삼아 글로벌 금융시장 역사상 전에 없던 일들을 벌이고 있다. 이들에게 주식을 비롯한 투자는 기존 세대 투자자와 달리 재테크의 영역이 아니다. 높아진 접근성만큼이나 더욱 절실해진 생존을 위한 행위다.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격차가 현격해지는 요즘, 경제적 자유는 가장 절실한 꿈이자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유튜브나 주식 커뮤니티를 통해 나름의 공부와 지식을 쌓고 확신을 갖고 접근하려는 태도다. ‘가치 지향적 투자’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2018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조사에도 나타난다. 이렇듯 오늘날은 금융 지식이 기본 소양이자 생존 능력이 된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하면서 돈을 잃고, 그 비율은 기관 투자자보다 개인 투자자들이 현격히 많다. 과연 그 이유가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일까.

이 책은 개미 투자자의 대척점이라 여겨지는 기관 혹은 자본의 상징인 월스트리트에서 현직 헤지펀드 트레이더로 활약하는 저자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쓴 흥미로운 투자 입문서다. 저자는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무 교육 과정에 금융, 경제, 투자 교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의 금융과 자본에 대해 인식과 교육이 변화하는 자본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안타까움을 갖고 금융 지식의 보편화를 목표로 유튜브 및 저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7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 ‘뉴욕주민’과 베스트셀러 전작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가 한국 투자자들에게 미국주식에 대한 기본지식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면, 이번 책 《디 앤서》는 월스트리트에서 10여 년간 매일매일 치열한 전쟁을 치르며 성장한 경험과 체득한 투자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최상위층인 헤지펀드 업계에 발을 딛지 않았다면 직접 보지 못했을 월가 전설들의 지혜를 담았다.

“나는 월스트리트의 전설이라 불리는 성공한 투자자들의 투자 철학, 매매 스타일, 투자 원칙과 전략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배운 상당히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전설적인 위치까지 올랐다가 월가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규모의 투자 실패로 업계를 떠나야 했던 스타 펀드매니저들의 뒷모습들 또한 지켜봤다. 내게는 뉴스를 장식하는 성공사례 못지않게 투자에 대한 큰 교훈을 남긴 투자의 대가들이다. 잔혹할 만큼 치열한 월스트리트라는 세계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쌓은 경험, 배움, 깨달음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투자에 대한 기본자세와 철학, 원칙 등을 몇몇 업계 전문가들만이 소유하기에는 금융시장에 잠재된 수익 기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_서문 중에서

기관이든, 개인이든, 투자는 결국 사람이 하는 행위기에 가져야 하는 원칙은 같다. 물론, 많은 이들이 책과 유튜브를 통해 투자 원칙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따라서 설핏 익숙한 이야기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자는 재무, 회계, 경제지표에 대한 공부에 앞서 원칙이 왜 중요한지, 어떤 원칙을 갖는 게 핵심인지 실제 월가에서 보고 겪고, 직접 투자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며 설득력과 이해도를 높인다. 세계 최고 레벨의 무대에서 틈틈이 기록하고 발전시켜온 투자 일기의 설득력과 생생함이 남다르다. 따라서 이 책은 읽는다는 것은 세계 최고의 성공한 투자 전문가들의 원칙을 공유하는 셈이다.

저자는 수익률을 좌우하는 판단편향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업계를 리드하며 소위 잘나가던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한순간에 몰락한 사례들을 통해 투자에서 실패를 하게 되는 주요한 원인을 살펴본다. 반대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의 특징과 자질에 대해서도 다섯 가지로 꼽아보고, 월스트리트에서도 1%에 속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분석 및 정리해 독자들에게 성공하는 투자를 위한 스물한 가지 본질을 제시한다.

또한 《디 앤서》는 한국인 신분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에 진입해, 그 정상을 향해 힘차게 내딛은 에너지 가득한 성장 에세이기도 하다. 유학생활 도중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며 억대 빚을 지고 조기졸업을 택할 수밖에 없던 학부 유학생이 세계적인 전략 컨설팅 회사 맥킨지를 시작으로 씨티은행, JP모건 등의 투자은행과 부동산 사모펀드를 거쳐 헤지펀드 트레이더로 성장 과정의 면면을 담고 있다. 소위 미국 뉴욕의 엘리트 사회에 입성해 한 단계 한 단계 위로 올라서면서 피라미드의 꼭대기까지 밟은 경험을 공유한다. 외국인, 아시안, 여성이란 핸디캡을 안고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집념과 희생, 끝없는 노력은 독자들에게 삶의 태도를 다잡게 만드는 영감과 자극을 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투자는 어렵다’고 다시 한 번 말한다. 수많은 정보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전문가들이 쏟아지는 요즘, 어떤 이들이 투자의 지름길이나 쉬운 공략법이 있다며 의욕을 북돋고, 친절하게 시황을 예측해주기도 한다.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들에게 의지하고 즉각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해답을 원한다. 하지만 저자는 종목 추천이나 시황 예측을 하는 질문 자체가 잘못된 접근이라며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확실히 구분 짓는다. 어떤 경우든 투자하는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는 매매 행위는 투기다.

그래서 《디 앤서》는 투자를 했다면서 시시때때로 주식 앱을 열어 차트를 확인하고 ‘왜 안 오르지?’라며 불안해하는 사람, 무슨 종목을 사야 하는지 종목 추천을 기대하는 사람, 시황의 흐름을 예측에 기대는 사람, 가치투자를 한다며 무슨 사업을 하는지 모르는 회사에 돈을 넣고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 언젠가 복구될 것이란 막연한 믿음으로 손해를 본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자본 시장의 생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이다. 원하는 즉답이 아닐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결국 투자자들이 갖는 궁극적인 질문, “그래서 무슨 주식을 사면 돼?”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답이다.



5. 책 내용 中



<실패한 투자자들의 특징>


1. 모멘텀과 펀더멘탈의 균형 실패
 - 재귀성 :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서로의 인센티브와 트레이딩 패턴을 예측하면서 선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평가나 경제전망이 아닌 시장플레이어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끊임없는 변화이다
 - 이미 일어난 시장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만이 주식시장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행동이다.  주식시장의 모든 플레이어는 서로 각기 다른 편향과 불완전한 정보로 매매하고 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을 상시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애초에 무엇을 예측한다는 행위가 불가능하다.  특정 경제상황, 금융변수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과 변수들에 대응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행위 자체가 시장가격을 움직이는 것이다.

2. 손실 포지션에 대한 청산 원칙이 없다
 - 손실이 난 트레이드를 빨리 만회하려고 무모한 트레이드를 단행하거나 무작정 기다리는 실수
 -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아니라 원칙에 따른 투자 규모의 조정이 필수이다

3. 수익이 난 포지션을 성급하게 청산한다


4. 투자 유연성이 부족하다


5. 베팅 vs 겜블링 vs 트레이딩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 – 끝까지 살아남은 자들의 비결>


1. 절대 트레이딩을 멈추지 않는다
2. 틀림을 빨리 인정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다
3. 일반적인 통념을 거부하는 데 익숙하다 : 군중심리 거부
4. 분석적인 직관, 직관적인 분석력이 있다
5. 집요하다, 미친듯이 집요하다

 

 

<제2의 본성으로 기르는 투자 DNA>


1. 투자심리에 지배당할 것인가, 심리를 지배할 것인가


 - 투자의 대가들이 기록적인 수익율을 달성한 공통적인 시기는 주식시장의 과열기인 버블과 폭락장일 때이다. 감정의 극단성이 고조된 시장에서는 자산가격 역시 극단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하고 시장의 여러 가지 현상들이 비이성적임을 알리는 수많은 시그널을 보내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그 시그널을 제대로 포착하고 원칙적으로 포지션을 구축해나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2. 수익률을 좌우하는 판단편향(Judgment Bias)


 (1) 선택에 안주하려는 위험한 심리, 확증편향
 (2) 맛있는 체리만 골라 먹는 ‘체리피킹’ - 선택편향
 (3) 가장 최신의 정보, 최신의 실적에 과도한 중점을 두는 최신인지편향


3. 마지막 비관론자가 난관으로 돌아설 때가 버블의 정점이고 이 때부터 비이성적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오게 되는 변곡점이 된다


4.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응은 할 수 있다


 - 가치투자자들이 찾는 ‘비대칭적인 가치 제안’
   . 하락 위험 대비 상승여력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
   . 유사기업 대비 펀더멘털 가치가 높은 자산
   . 아직 내재가치가 현실화되지 않아 시장에서 외면되고 있는 자산

 


5. 1%가 말하는 투자의 본질, 트레이딩 매뉴얼


- 시장은 감정적이지만 투자는 감정적일 수 없다


- 시장의 심리 사이클(공포, 버블)을 인지한다


- 레버리지와 수익률의 관계를 이해한다


- 모르는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는 ‘투자’가 아니다


- 주가는 내재가치(밸류에이션) + 경기흐름 + 시장심리, 이 세가지 요인의 복합적 결합체이다


- 떨어지는 칼날인가, 저점 매수인가


- 트레이딩의 제1원칙은 분할매매이다 (감정의 배제)


- ‘너무 높은 가격은 없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버블이 확실하다는 증거이다


- ‘너무 비싸다’라는 말은 ‘당장 내일 주가가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 버블을 제외하면 이익이 힘들다 ...


- 투자실패의 90%는 선택적 인식과 편향 때문이다


- 오버 트레이드를 조심하라


- 매일 새로운 장이 열리고, 내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관점도 매일 새로워야 한다


- 모든 차트는 사후적인 자료이다


- Free Cash Flow가 항상 중요하다


- 포지션 규모 조정의 실패는 곧 투자의 실패이다


- ‘고위험 고수익’의 상관관계(방향)을 정확히 인지한다


- 리스크 성향과 리스크 수용도의 차이를 이해한다


- 대수의 법칙을 적극 활용하자. 초보자의 행운을 경계하라


- 손실에 대한 개인적인 한도와 청산원칙을 세우고 유지한다 – 얼떨결에 장기투자자가 되는 상황을 피하라


- 본인만의 투자 철학, 트레이딩의 원칙을 세우고 반드시 지킨다


- 트레이딩 일지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6. 독후감

 

- 현직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트레이더인 저자가 월스트리트에서 10여 년간 커리어를 쌓으며 보고 느끼고 얻은 경험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말

 

 - 10년이면 경력이 많지 않은 데 이런 글을 쓰다니 이런 생각이 들면서 요즘의 Flex 성향이 만연함을 또 한번 경험함

 

 - 저자의 유튜브를 참고하니 80% 모기지로 뉴욕에 콘도를 매입하여 명실상부 뉴욕 주민이라고 함

 

 - 어떻게 해도 투자의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 장기 마라톤으로 투자에 임하라는 말은 월가나 대한민국이나 똑같이 적용되는 말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