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영양학 권위자인 단국대 이명천 석좌교수가 추천하는 등산에 유익한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소개한다. 음식을 소개하기 전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먹는 방식이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시키기 위해 혈액(산소+영양공급)이 위와 내장으로 몰리게 된다.
음식을 분해해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데 산소가 사용되기에, 음식을 소화하는 동안에 산행을 하면 숨이 차서 평소 속도와 컨디션을 유지하며 걷기가 어렵다. 소화하는 데 산소를 쓰고 있어 산행에 사용되는 다리와 팔까지 산소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운동능력은 떨어지고, 숨이 차올라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에는 치명적인 운동능력 저하를 유발한다. 즉,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등산에 유리하다. 단체 산행이나 지인과 산에 올랐을 때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푸짐하게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이 한국인의 전통적인 문화지만, 효율적인 산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사람마다 신체 능력과 배고픈 때는 다르다. 허기가 느껴질 때마다 조금씩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영향학적으로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이명천 교수의 설명이다.
산행 시 유익한 음식
보통 5시간 이상의 산행은 체력 소모가 크다. 효율적인 에너지 보충을 위해 복합식사를 추천한다. 다양한 음식 섭취를 통해 영양학적인 균형을 잡는 식단을 추천한다. 산행 시 과일이 유익한 음식이라 하여, 과일만 준비하면 단백질과 지방식이 등이 부족해 영양학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산에서 간편하게 먹기 좋은 음식을 다양하게 준비해 지퍼백에 담아가는 것이 좋다. 추천 음식은 다음과 같다.
• 초콜릿류와 에너지바 빠르게 에너지 보충을 할 수 있다.
• 견과류 에너지 보충과 뇌 기능 향상에 유용한 건강식품.
• 육포(어포) 씹는 맛과 단백질 보충.
• 건포도 철분 비타민 보충.
• 누룽지 무게가 가볍고 산행 중 섭취가 편리하며 허기짐을 막아준다.
• 과일 수분 섭취와 식이섬유, 천연비타민류 보충,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산행 시 피해야 할 음식
일반적으로 밥과 국, 반찬을 먹는 한국의 가정식은 소화되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식사 후 1시간 30분 동안 “헉헉”거리며 무리하게 걷는 것은 몸을 혹사하는 행동이다. 또 산에서 1시간 30분 동안 한 자리에서 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나치게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소화기에 부담을 준다.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속이 더부룩하고 장에 가스가 찰 수 있다.
기름지고 지방이 많은 음식도 피해야 한다. 육류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은 좋지만 기름에 튀긴 음식(치킨, 삼겹살, 베이컨 등)은 위에서 소화시키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스포츠 영양학 교수의 추천 노하우
1 산행이 예정되어 있다면 아침식사를 반드시 하라. 아침식사를 거르고 산행하면 혈당조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 밥, 국, 반찬 같은 가정식으로 아침식사를 한다면 산행 시작 90분 전에 마쳐라. 일반적인 가정식은 소화하는 데 평균 90분 이상 소요된다.
3 산행 중 과식하지 마라. 위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최적의 컨디션으로 산행할 수 있다.
4 이온음료를 마셔라. 빠르게 수분을 보충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노화 예방 효과가 있다. 일반인이 산에서 최대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만능키인 것이다.
5 미숫가루에 꿀을 타서 마셔라. 천연성분으로 빠르게 영양소를 채워 주며, 수분 섭취까지 가능하다.
6 하산 후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가급적 빨리하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밥과 육류(삼계탕, 돼지김치두부두루치기 등), 오렌지주스 같은 당이 들어간 비타민을 포함한 과일음료는 빠른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7 등산으로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저녁 7시 이후에는 음식을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한다. 열심히 등산을 했어도 지나친 뒤풀이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8 음식과는 무관한 내용이지만, 하산 후 집에서 충분한 숙면과 수분을 취해야 한다. 고산등반이나 과한 운동으로 몸이 상했을 경우, 피로를 회복하는 첫 번째 노하우가 깊은 숙면이다. 충분한 숙면은 신경과 멘털 회복에 보약이 되므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순위변동은 진행형! 1위 목포 해상, 2위 사천 바다, 3위 제천 청풍호반 9월 개통하는 춘천 삼악산케이블카 새로운 1위 예약?
본지 2019년 1월호 특집 ‘한국 케이블카 열전’에서 취재팀이 매긴 순위가 2년만에 큰 변동이 생겼다. 특히 탑5의 순위가 뒤바뀌었고 올해 안에 이 순위는 또 바뀔 전망이다. 새로운 케이블카가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기준으로 새로운 탑10과 공사중이거나 추진중인 케이블카도 소개한다.
올해 중으로 총 29곳의 케이블카 시대를 맞게 된다.
케이블카는 특별한 경관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볼 수 있어 세계 어디를 가나 유명관광지, 특히 산악관광지에 많이 가설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는 환경보존을 주장하는 입김에 밀려 국토의 70%가 산악지대이고 도시 근교에 명산이 지천인데도 케이블카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가야산, 월출산 등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지자체는 새로운 관광아이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를 추진하고 있지만 찬반 논란에 허가가 나지 않아 수십년 째 답보상태다. 케이블카는 지주 몇 개로 장거리를 연결할 수 있어 오히려 최소한의 환경훼손으로 최대의 관광객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시간 여유가 없는 해외관광객이나 노약자와 장애인에게는 최고의 대안이다. 유럽의 알프스, 일본과 중국의 명산에 왜 케이블카가 그렇게 많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반대 적은 해상케이블카 속속 등장
현실적으로 산악케이블카 추진이 힘들어지자 각 지자체는 바다로 눈을 돌려 다양한 루트의 해상 케이블카를 속속 개통하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케이블카는 모두 해상케이블카다.
2년 사이 급증한 케이블카로 인해 순위도 크게 바뀌었다. 2019년 9월에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예상대로 사천바다케이블카를 누르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국내최장 3.2km의 장대한 길이, 바다와 섬, 유달산을 아우르고 높이 150m 타워까지, 실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스케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시한부일 뿐이다. 오는 9월 춘천에 국내최장에 아주 특별한 개념의 케이블카가 개통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1위 예약한 춘천 삼악산케이블카
춘천에 들어설 삼악산케이블카는 처음부터 국내최장, 국내최고를 목표로 추진되었다. 강원체고 북쪽 의암호 호반에서 출발해 붕어섬을 거쳐 험하기로 악명 높은 삼악산(654m) 북쪽 해발 450m 지점까지 올라간다. 총연장 3.6km로 현재 최장인 목포해상케이블카를 400m 가량 앞선다. 물론 선로가 길다고 더 멋지고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단 선로가 길면 케이블카에서 볼 수 있는 경관의 스케일과 다채로움이 늘어난다. 삼악산케이블카는 의암호를 건너고 붕어섬을 거쳐 삼악산을 치고 올라가 호수와 하중도, 산악미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유달산과 바다, 고하도를 연결한 목포해상케이블카와 컨셉이 비슷하다. 이미 명승으로 알려진 의암호와 삼악산, 붕어섬까지 포괄했으니 삼악산케이블카가 종합 1위를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삼악산은 높지는 않으나 험준해서 등산이 힘든 것으로 소문 나 있는데,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상부정거장에서 정상까지 800m 거리로 가까워지고, 지그재그 방식의 별도 탐방코스를 개설해 삼악산 등산이 한결 쉬워진다. 춘천시는 삼악산케이블카 개통과 연계해 의암호마리나리조트, 소양2교 미디어파사드(레져 영상쇼)를 연내에 선보인다. 내년 3월에는 인근 중도에 레고랜드 테마파크까지 개장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춘천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블랙홀이 될 전망이다.
주목되는 케이블카
삼악산 외에 현재 공사 중이거나 추진 중인 곳 중 주목되는 몇 군데를 살펴본다.
수도권에서는 화성 전곡항과 제부도를 연결하는 제부도해상케이블카가 눈에 띈다. 길이가 2.12km에 달하며 해상 30m를 지난다. 제부도는 진입로가 간만에 따라 열렸다 닫혔다 하는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하지만 케이블카가 생기면 물때와 상관없이 언제든 출입이 가능하다. 강화도와 석모도를 연결하는 길이 1.8km의 케이블카도 추진 중이지만 답보상태여서 실현여부는 분명치 않다.
부산 해운대와 이기대를 연결하는 길이 4.2km의 국내최장 해상케이블카도 추진중이다. 광안대교도 바다 한 가운데를 지나는 것 같은데 그보다 더 외해로 나간 해상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해운대와 이기대의 해안절경은 물론 망망대해 의 아찔함을 맛볼 수 있겠지만 여전히 찬반논란 중이어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산악케이블카 중에는 하동 금오산(849m) 정상까지 오르는 하동 케이블카가 발군이다. 금오산은 서해안~남해안을 통틀어 가장 높은 산으로 조망이 장쾌하기로 유명하다. 남해는 물론 지리산까지 볼 수 있으며 길이 3,186m로 아시아 최장의 짚와이어가 이미 가설되어 있다. 케이블카는 짚와이어와 나란히 남쪽으로 이어지며 길이는 2.5km이고 오는 11월 개통 예정이다.
이렇게 지자체의 케이블카 유치 경쟁이 불붙은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해 보인다. 새롭고 획기적인 개념의 케이블카가 더 추진되고, 국내외 관광객이 이 땅의 아름다움을 더욱 만끽했으면 좋겠다.
2. 한국 케이블카 열전-해상케이블카 전성시대 (1)
<자전거생활 play, 김병훈 발행인,2019.03.07 >
한국 케이블카 열전(上) 해상케이블카 전성시대! 바다와 산 아우른 사천 바다케이블카 1위, 여수 해상 케이블카 2위
서서히 드러나는 장쾌한 조망과 아찔한 스릴까지, 케이블카는 노약자도 접근이 어려운 절경을 편하게 감상하게 해준다. 시간여유가 없는 외국 여행객도 순식간에 고지대에 올라 자연경관이나 대도시의 장관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의 관광곤돌라를 포함해 국내에 운행중인 케이블카는 총 20곳에 불과하다. 서구와 일본, 중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라이딩도 트레킹도 쉽지 않은 겨울, 케이블카로 편하게 올라 장관을 감상해 보자. 본지 취재팀이 전국의 케이블카를 답사해 종합 순위를 매겨 보았다
중국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황산(黃山, 1868m, 안후이성 소재)을 찾았을 때 기자는 무엇보다 주능선을 향해 오르는 수많은 케이블카 대열에 놀랐다. 사방 어디서든 케이블카로 주능선에 올라 다른 쪽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정상 턱밑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이렇게 많이 설치한 이유가 궁금해서 관리인에게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는 순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이 관점에 충격을 받았다. 아직은 젊고 튼튼해서 두 다리로 전국은 물론 세계의 산들을 오르고 있지만 노인과 장애인 입장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산 전체로 보았을 때는 오히려 환경보호에 유리하다는 논리도 뜻밖이었다. 기암괴석 사이로 구름이 춤을 추고 노송이 그윽한 진경산수화의 화폭에 들어선 마냥 황산의 경관은 경이로웠다. 이런 장관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게다가 케이블카가 없다면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외국 여행자가 정상까지 오르기는 애시당초 엄두를 낼 수 없다. 기자는 황산과 화산, 태산 등등 중국의 명산에서, 일본의 고산과 도시 근교 산에서, 알프스의 까마득한 산줄기에서 케이블카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겼다. 결과적으로 케이블카 하나 만드는데 수십년을 논쟁으로 소모하고 숫자마저 얼마 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이 아프게 대비되었다. 모든 케이블카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놓아 관리를 잘한다면 실패할 이유가 없는 사업이기도 하다.
일본 중앙알프스 최고봉 고마가다케(2956m) 턱밑 2612m까지 단숨에 오르는 케이블카. 고마가다케 케이블카는 일본에서 고도가 가장 높고 고도차도 950m로 제일 크다. 사진은 상부승강장에서 내려다본 모습. 저 아래 평지와는 고도차가 2000m에 달한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로 유명한 중국 태산(1545m)을 오르는 케이블카. 오른쪽 정상부 직전 해발 1450m 지점까지 곧장 올라간다. 중국의 명산에는 대부분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 있다
도시 근교에 명산고봉이 지천인 나라가…
흔히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지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산지가 80%라는 일본보다 더 산악을 많이 끼고 살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도 우리보다 더 높은 산이 많지만 실제 사람이 거주하는 도시 근처에 큰 산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의 대도시가 평야나 저지대 해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웬만큼 높은 산을 보려면 시내에서 한참을 나가야 한다. 우리보다 산이 더 많은 일본만 해도 대도시는 모두 해안평야에 자리해서 산지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동부의 대평원과 해안에 몰려 있는 중국의 대도시는 더 하다. 아예 산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서울만 해도 높이 836m의 북한산을 위시해 600~700m급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부산에는 금정산(802m), 대구 팔공산(1192m), 광주 무등산(1187m), 대전 계룡산(845m), 창원 불모산(802m), 충주 계명산(774m), 원주 치악산(1288m), 제주와 서귀포는 국내 최고봉인 한라산(1950m)을 바로 곁에 끼고 있다. 높이와 규모는 달라도 전국의 도시는 대부분 산을 곁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본래 산이 많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풍수지리설에 따라 산을 등지고 강을 면한 입지를 택해 초창기 도시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국의 수많은 도시가 큰 산을 끼고 있지만 케이블카가 있는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서구나 일본 같으면 시가지와 야경 조망을 위해 거의 100% 케이블카를 설치했을 위치인데 말이다. 관광입국의 구호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지지부진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내국인의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개통된 통영, 여수, 밀양, 사천 케이블카에서 실증되었다.
서울의 경우 그 많은 명산들을 제쳐놓고 시내 가운데 가장 낮은 남산에만 짧은 케이블카 단 한 대만 있을 뿐이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관악산, 아차산 등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절경은 단시간 체류하는 외국인이 등산으로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외국인 대상 관광지로는 거의 소외되어 있다.
이 땅에 케이블카가 부족한 것은 환경단체의 거센 입김과 환경을 파괴한다는 편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케이블카는 지주 몇 개만으로 1000m 산을 오를 수 있어 산 중턱의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설득력 있다. 상하부 승강장에만 사람이 모여 있을 뿐 나머지 공간은 사람들의 출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산악공원이 많은 우리 현실에서 케이블카는 새로운 관광객을 창출해 침체에 허덕이는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통영, 여수, 밀양, 사천은 케이블카 덕분에 주말마다 도시가 떠들썩하고 내방객으로 지역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국 최고의 케이블카를 찾아라
본지 취재팀은 케이블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전국의 케이블카를 답사, 탑승해보고 순위를 매겨보기로 했다. 최근에는 해상 케이블카가 몇몇 생겨났지만 아직은 산악 케이블카가 압도적이어서 겨울에는 등산과 트레킹을 즐기는 자전거 동호인들의 취향도 감안했다.
순위는 케이블카 주변 풍경, 시설 규모, 운영 및 직원 친절도 등을 종합평가해서 점수를 매겼다. 여기서는 용평, 무주, 하이원, 평창휘닉스파크 등 스키리조트에서 운영하는 관광곤돌라는 제외했는데 다음호에서는 관광곤돌라와 모노레일 순위도 소개한다.
참고로, 케이블카는 날씨와 시기에 따라 운행여부와 시간이 달라지므로 방문전에 사전확인이 필요하다.
1위 사천 바다케이블카
해상과 산악 동시 연결, 장대한 규모와 장쾌한 조망
길이 2.49km 고도차 338m 소요시간 약 20분 왕복요금 일반캐빈 1만5000원, 크리스탈캐빈 2만원 운행시간 하계(4~10월) 09:00~18:00 동계(11~3월) 09:00~17:00 문의 055-831-7300
초양도에서 각산으로 향하는 케이블카. 해상과 산악을 함께 이은 구성이 탁월하다
평가표 경관 ★★★★★ 시설 ★★★★★ 운영 ★★★★ ※ 5개 만점
가장 최근인 2018년 4월 개장한 사천 바다케이블카는 기존의 케이블카들을 단숨에 압도해버렸다. 통영, 여수, 밀양이 케이블카로 관광객이 급증하자 이를 벤치마킹 했지만 한단계 더 나아갔다. 해상과 산악을 동시에 묶은 것이다. 옛날부터 바다 조망이 좋아 봉수대가 들어섰고 입소문으로 등산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각산(408m)과 그 앞바다의 초양도를 함께 연결한 것이다.
각산 아래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하면 74m 높이로 바다를 건너 초양정류장을 돌아 이번에는 각산을 오른다. 대방정류장에서 곧장 바다 위 허공으로 치솟아 스릴이 대단하다. 각산정류장은 정상 바로 아래 해발 370m 지점에 있다. 5분만 걸으면 정상에 서는데 조망은 실로 장쾌하다. 결과적으로 3군데의 정류장을 연결한다.
북쪽으로는 사천의 진산인 와룡산(801m)이 둔중하고 그 옆으로는 사천만이 진주 방면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남쪽으로는 창선도 건너 남해도가 길게 뻗었다. 그 사이에 보석처럼 뿌려진 수많은 섬들이 다도해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케이블카의 코스 구성과 조망, 풍경에서 단연 압권이다. 이미 소문이 나서 주말에는 대단히 붐비는데,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캐빈은 탑승자가 적어 상대적으로 대기시간이 짧다.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하면 곧장 바다 위로 나서 초양도로 향한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캐빈은 스릴이 대단하다
2위 여수 해상케이블카 하늘에서 보는 절정의 한려수도
길이 1.5km 고도차 약 40m 소요시간 13분 왕복요금 일반캐빈 1만5000원, 크리스탈캐빈 2만2000원 운행시간 09:00~21:30(토요일은 22:30까지) 문의 061-664-7301
자산공원에서 돌산도 방면으로 본 모습. 왼쪽 거북선대교와 오른쪽 돌산대교 사이에 여수항이 아늑하다
평가표 경관 ★★★★★ 시설 ★★★★ 운영 ★★★★ ※ 5개 만점
국내최초로 바다를 건너는 해상 케이블카로 2014년 개장한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단시간에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매표소는 평일에도 장사진을 이룬다. 자산공원과 돌산도를 연결하며, 길이는 1500m, 해상구간은 650m이다. 특히 해상에서 최고 98m까지 올라가는 아찔한 높이로 주변 조망이 시원하고,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캐빈은 스릴을 더해준다.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가 에워싼 여수항이 한눈에 들어오며, 오동도 건너 남해도까지 잘 보인다. 한마디로 여수가 얼마나 아름다운 항구인지 실감할 수 있다. 바다를 거의 수평으로 지나서 양쪽 승강장의 고도차는 크지 않다.
중간지주 단 하나로 국내최고 고도차 669m를 단숨에 올라 해발 1020m 고지로 올라서는 얼음골케이블카. 신비한 얼음골 협곡과 영남알프스의 준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평가표 경관 ★★★★ 시설 ★★★★ 운영 ★★★★ ※ 5개 만점
2012년 개장한 밀양 얼음골케이블카는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특별한 경관인 얼음골과 사자평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최고의 산악조망을 자랑한다. 상부승강장은 해발 1020m의 고지에 자리하고 사자평이 지척이며, 쥬라기공원 배경처럼 험상궂은 얼음골 협곡을 편안하게 내려다볼 수 있다. 하부승강장에서 출발하면 곧장 산으로 달라붙어 급격하게 고도를 높여가 맞은편 백운산(885m)을 순식간에 넘어선다. 상부승강장에 내리면 운문산(1195m)~가지산(1241m)이 거의 눈높이로 느껴진다. 상부승강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하늘공원 전망대에서는 사자평을 거느린 천황산(1189m) 정상이 지척으로 다가서고, 신불산(1159m)~영축산(1081m)도 배내골 너머로 펼쳐져 영남알프스의 준봉이 거의 다 보인다.
상부승강장 인근에서 바라본 재약산~천황산 능선과 억새평원인 사자평. 천황산(1189m) 정상까지는 약 50분 거리
한때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으로 알려졌지만 국토 남단에 치우쳐 있고 교통도 불편해 관광객이 늘지 않던 통영이 케이블카 한 대로 일거에 전세역전을 이뤘다. 2008년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개통 이후 통영 경제가 살아나고 관광객이 넘쳐나 도시는 활기를 되찾았다. 바다를 건너는 해상 케이블카는 아니고 시 남쪽의 미륵산(461m)을 오른다. 미륵산은 예로부터 드라마틱한 현려수도 조망으로 알려져 있었다. 케이블카는 길이 1975m로 사천 바다케이블카 개통 전까지 국내최장이었다. 상부승강장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미륵산 정상에 선다. 북쪽으로는 통영항이, 동쪽으로는 거제도와 한산도 일원의 다도해가, 남쪽은 욕지도와 매물도 방면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남 남해안에 비견되는 다도해의 클라이막스를 볼 수 있다.
상부승강장에서 10분 거리인 권금성에 오르면 발아래는 천불동계곡이 잠겨 있고 그 뒤로 공룡능선이 험상궂다
평가표 경관 ★★★★★ 시설 ★★★ 운영 ★★★ ※ 5개 만점
국내최고의 산악경관은 단연 설악산이다. 설악케이블카는 외설악 초입의 설악동에서 권금성(800m) 턱밑까지 올라간다. 설악산 전체로 보면 외곽에 치우쳐 있지만 온통 바위로 이뤄진 권금성(옛날 성터)에 오르면 공룡능선이 눈앞으로 장벽을 이루고 하얀 나신을 드러낸 울산바위, 푸른 수평선을 드리는 동해 그리고 전장 320m로 국내최고인 토왕성폭포 상부가 보인다. 바위와 폭포의 제국, 설악의 진수를 가장 편하고 쉽게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상부승강장에서 권금성까지는 10분 거리. 설악케이블카는 일찍이 1970년 개통했다가 2002년 전면개보수를 거쳐 면모를 일신했다.
설악케이블카는 서울 남산에 이어 두 번째인 1970년 개통했으나 2002년 전면개보수를 거쳐 시설이 개선되었다(사진 : 설악케이블카 홈페이지)
6위 해남 두륜산케이블카 최남단 땅끝에 펼쳐진 신선경 속으로
길이 1.6km 고도차 약 460m 소요시간 8분 왕복요금 1만원 운행시간 08:30~17:00(시기별로 변동) 문의 061-534-8992~4
두륜산(703m)은 육지의 최남단인 해남 땅끝을 지척에 둔 최후의 큰산이다. 해발은 높지 않으나 바닷가에서 곧장 솟은데다 거대한 암괴를 거느리고 있어 육안으로 보는 위용은 대단하다. 2003년 개통된 케이블카는 북쪽으로 치우친 고계봉(638m) 직전까지 올라간다. 상부승강장에서 고계봉까지는 286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5~6분 거리다. 사방이 탁 트인 고계봉은 원경도 좋지만 두륜산 일원을 내려다보는 근경부터 강렬하다. 최고봉인 가련봉을 비롯해 대흥사계곡을 말굽처럼 에워싼 준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으면 영암 월출산(809m), 장흥 천관산(723m)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남해 저 멀리 보길도와 노화도가 떠있다.
상부승강장에서 고계봉으로 이어지는 286계단 데크로는 주변 경관이 탁 트인다
7위 대구 팔공산케이블카 가까이서 보는 대도시 최고봉의 웅자
길이 1.2km 고도차 약 350m 소요시간 7분 왕복요금 1만원 운행시간 10:00~일몰시 문의 053-9828-803
첩첩한 산줄기 너머로 대구시가지가 아득히 펼쳐진다
평가표 경관 ★★★★ 시설 ★★★ 운영 ★★★★ ※ 5개 만점
높이 1200m에 육박하는 팔공산(1193m)은 전국의 대도시 근교 산 중에서 가장 높다. 지리산처럼 동서로 25km의 장대한 산맥을 드리운 팔공산은 대구시내에서 보면 거대한 병풍처럼 북쪽을 막고 서 있다. 1985년 개통된 케이블카는 해발 800m의 상부승강장에서 정상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도열한 서봉, 동봉, 병풍바위, 염불봉 등을 지척에서 조망할 수 있다. 남쪽으로는 분지를 가득 메운 대구시가지가 펼쳐진다. 개통한지 오래되었지만 시설을 개선해 새로운 느낌을 주고, 상부승강장 일원은 전망대와 산책로 등이 멋지게 조성되어 있다.
길이 1.62km 고도차 약 40m 소요시간 9분 왕복요금 1만5000원(크리스탈 2만원) 운행시간 09:00~22:00(금·토·공휴일전날 23:00) 문의 051-247-9900
암남공원에서 바라본 모습. 왼쪽 절벽 아래 송도~암남공원 간 해안산책로가 위태롭고, 남항대교 뒤로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가 우뚝하다
평가표 경관 ★★★ 시설 ★★★★ 운영 ★★★ ※ 5개 만점
부산 송도해변은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주변은 고층 아파트와 건물로 빼곡하고, 맞은편으로는 영도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2017년 개장된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변 동단의 송림공원에서 1.6km의 바다를 건너 암남공원까지 이어진다. 원래 소규모의 해상케이블카가 있었으나 1988년 폐지되었다가 29년만에 확대 부활했다. 해수면에서 86m나 높이 지나가지만 상하부 승강장의 고도차가 적어 스릴감은 크지 않다. 하지만 송도~암남공원간 해안절벽길과 짙푸른 바다, 남항 외항에 정박중인 대형선박들, 영도의 해안선과 바다를 건너는 길이 1.9km의 남항대교까지 부산의 역동적인 풍광을 편안하게 누린다.
송도에서 1.62km의 바다를 건너 암남공원에 도착한다. 상하승강장 주변에 볼거리도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다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2017년 개통 이후 연간 30만명이 찾는 명소로 급부상 했다. 동해안에서는 유일한 해상케이블카로, 장호해변을 사이에 두고 돌출한 두 반도 끝에서 바다를 가로지른다. 용화해변과 장호해변은 규모는 크지 않으나 동해안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깊고 푸른 바다 위를 지나면 장호해변의 백사장이 하얗게 펼쳐지고 그 뒤로는 태백산맥 줄기가 높고 그윽하다. 방파제 안쪽으로 고깃배가 가득 정박해 있는 장호항의 어촌 풍경도 이채롭다. 바닷가에는 대양의 파도를 하얀 포말로 부수고 있는 바위섬들이 그림 같다.
방파제에 아늑하게 둘러싸인 장호항 위를 지난다
10위 완주 대둔산케이블카 기암괴석과 바위봉우리의 육중한 군무
길이 927m 고도차 약 320m 소요시간 5분 왕복요금 1만500원 운행시간 평일 09:00~17:00 주말 09:00~17:20 문의 063-263-6621~2
하부승강장에서 올려다본 대둔산의 빼어난 산악미. 가운데 뾰족탑이 있는 봉우리가 정상(878m)이다
평가표 경관 ★★★★ 시설 ★★ 운영 ★★ ※ 5개 만점
대둔산(878m)은 충청의 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빼어난 산이다. 기암괴석과 암봉이 온 산을 뒤덮고 있어 연중 탐방객이 끊이지 않는다. 1990년 운행을 시작한 대둔산 케이블카는 산 동쪽의 해발 320m 지점과 640m 지점을 연결한다. 상부승강장에 내리면 암봉 사이 협곡을 건너는 금강구름다리(길이 50m, 높이 81m)가 바로 옆이다. 그 다음에는 경사도 51도, 길이 36m의 아찔한 삼선구름다리가 하늘을 오르고 있다. 상부승강장에서 대둔산 정상까지 30분이면 도착해서 산수화속 같은 산악미를 손쉽게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상부승강장 바로 뒤에 있는 금강구름다리
저 아래 관광단지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정상까지 35분이면 갈 수 있다
3. 한국 케이블카 열전-해상케이블카 전성시대 (2)
<자전거생활 play, 김병훈 발행인, 2019.02.05 >
덕유산 턱밑까지 오르는 무주 덕유산리조트 1위 ,
절정의 산중호수 조망, 제천 청풍호 1위
지난호 케이블카에 이어 이번에는 스키장 등 리조트 내에 건설된 곤돌라와 모노레일도 살펴본다. 곤돌라는 스키 시즌에는 스키어가 함께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독립 캐빈을 갖추고 있어 일반 스키 리프트와는 달리 케이블카와 다름이 없다.
곤돌라를 운영하는 리조트는 현재 7곳. 그중 국내 4위의 덕유산(1614m) 턱밑까지 올라가는 무두 덕유산리조트 관광곤돌라가 압도적인 스케일과 조망으로 1위에 뽑혔다.
모노레일은 길이가 짧고 도보를 보완해주는 이동수단의 의미가 강하지만 그 자체로 본격적인 볼거리가 되는 곳도 있다. 내륙 한가운데 자리한 충주호(청풍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제천 청풍호관광 모노레일은 웬만한 케이블카 못지않은 규모와 빼어난 조망을 자랑해 1위에 올랐다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관광곤돌라. 해발 720m에서 출발해 향적봉 바로 아래 설천봉(1520m)까지 올라가 모든 케이블카를 통틀어 국내에서 가장 높다. 사진은 오르는 도중의 북쪽 조망으로 발아래 덕유산리조트가 펼쳐지고 그 뒤로 백두대간의 고산준령이 줄달음친다 일반 케이블카와 구분하긴 했지만 대형 리조트에서 운행하는 곤돌라도 사실상 케이블카와 다름이 없다. 다만 시설의 주체가 일반 케이블카는 지자체 등 공공기관인 반면 곤돌라는 민간 기업인 것과, 명칭에 ‘곤돌라’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원래 곤돌라(gondola)는 이태리어로 수상도시 베네치아에서 운행하는 작은 배를 뜻한다. 스키장 등 리조트에서는 몸이 노출된 리프트 외에 캐빈 형태의 소형 케이블카를 곤돌라라고 부른다.곤돌라는 스키 시즌에는 스키어를 주로 실어나르지만 비시즌 때는 관광용 케이블카로 활용할 수 있는 점에서 일반 리프트와는 형태와 용도 모두에서 구분된다.
6~8인승의 소형 케이블카를 곤돌라라고 한다면, 최근 생기는 케이블카도 모두 곤돌라 형태다. 사천, 여수, 통영, 부산 송도, 삼척 등 밀양 얼음골을 제외한 모든 신생 케이블카는 곤돌라 형태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소규모 단위로 독립공간에서 편히 앉아갈 수 있고, 단위시간당 수송인원도 일반 케이블카보다 많기 때문이다.
리조트의 관광곤돌라를 케이블카에 포함시키면 길이와 고도차, 규모에서 국내 최장·최고가 된다. 평창 용평리조트의 곤돌라는 길이가 3.7km나 되어 일반 케이블카 중 가장 긴 사천바다케이블카(2.49km)보다 훨씬 더 길다. 덕유산리조트의 곤돌라는 길이 2659m로 사천바다케이블카보다 길고 고도차는 800m나 되어 일반 케이블카 중 고도차가 가장 큰 밀양 얼음골케이블카(669m)를 훌쩍 넘어선다.
현재 전국에서 운행중인 리조트내 관광 곤돌라는 7곳, 모노레일은 15곳으로 각 3위까지만 순위를 매겨보았다.
곤돌라 1위 무주덕유산리조트 관광곤돌라 해발 1520m 고지까지 단번에, 덕유산 향적봉을 뒷산 가듯
편안한 차림의 관광객으로 붐비는 덕유산 향적봉(1614m). 왼쪽으로 덕유산 주릉이 구비치고, 맨 뒤에 남덕유산(1507m, 왼쪽) 쌍봉이 나란히 솟은 장관을 볼 수 있다. 곤돌라를 이용하면 설천봉에서 15분 거리
국내 4위의 높이를 자랑하는 덕유산(1614m)은 동네 야산처럼 산책하는 기분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 턱밑의 설천봉(1520m)까지 곤돌라가 운행하기 때문이다. 한때 덕유산 등정은 대단히 힘든 일이어서 상당한 시간과 체력을 필요로 했다. 장중한 주능선은 지리산에 비견되었다. 그런 덕유산이 구두를 신고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문턱을 낮춘 것이다.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를 위해 스키장을 개발하면서 최고봉인 향적봉 턱밑까지 곤돌라가 들어선 것이다. 당시는 거센 환경파괴 논란을 불렀지만 지금은 노약자도 산정에 올라 고산의 장관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국내최대 고도차 800m를 순식간에
덕유산리조트의 관광곤돌라는 길이가 2659m로 용평, 하이원 다음 가는 국내 3위지만 출발지와 도착지의 고도차는 800m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 곤돌라 출발지가 해발 720m, 도착지는 1520m이니 꼬박 800m를 올라선다. 그래서 곤돌라는 급사면을 타고 올라 잠시 만에 풍경과 조망이 쉭쉭 바뀐다. 탑승시간만 15분이나 된다.
식당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선 설천봉에서 700m 정도 완만한 산길을 걸으면 바로 덕유산 최정상, 해발 1614m의 향적봉이다. 오래전 거의 반나절이나 걸려 정말 힘겹게 올랐던 이 고봉을 이처럼 쉽게 오르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는 감탄과 함께 ‘덕유산 같은 명산을 이처럼 편하게 올라도 되나?’ 싶은 미안하고 불편한 마음도 없잖아 든다.
쉽게 올라올 수 있는 만큼 향적봉은 언제나 만원이다. 구두나 하이힐 차림, 유치원생 정도의 꼬맹이, 걸음이 불편한 노인도 적지 않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전국 4위의 고산 꼭대기에 쉽게 올라 주변의 장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다. 평생 이런 조망을 처음 접하고 웅대한 산악미에 감탄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정상 조망은 사방이 온통 산이다. 어디가 어딘지 가늠하지 못한다면 그냥 웅장한 스케일의 ‘첩첩산중’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북쪽으로는 산정에 호수를 가둔 적상산(1034m)이 저 아래로 또렷하다. 무주 방면에서 진입할 경우 적상산은 덕유산의 수문장 같은 모습으로 맞아준다. 북동쪽으로는 해발 900m 즈음에 고랭지 채소밭이 자리한 삼봉산(1254m)과 대덕산(1290m)이 차례로 중첩된다. 더 북쪽으로 마루금을 긋는 큰 산줄기는 김천 민주지산(1242m)~삼도봉(1176m) 능선이다.
동쪽 멀리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높은 산은 합천 가야산(1430m)이다. 수도산(1317m)까지 이어지는 장대한 산줄기도 비스듬히 드러난다. 남쪽으로는 둔중한 중봉(1594m) 너머로 덕유산 주능선이 박력 있게 맥동친다. 남덕유산(1507m)의 쌍봉은 당당한 자태로 덕유산의 끝을 장식하고 섰다. 직선거리로 58km나 떨어진 지리산 천왕봉과 눈을 맞추기는 쉽지 않은데, 지대가 워낙 높아서 어느 정도 맑은 날이면 희미하게라도 지리산 주능의 윤곽을 볼 수 있다.
곤돌라 2위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곤돌라 까마득한 고지대에서 마주하는 첩첩산중의 장관
오른쪽 정상이 곤돌라 상부역인 마운틴탑(해발 1345m)이다. 탁 트인 능선 위를 지나가서 조망과 고도감이 대단하다. 왼쪽 둔중한 봉우리는 백운산(1426m)
하이원리조트의 마운틴탑(1345m, 지장산)은 곤돌라로 오를 수 있는 국내 네 번째 고지로, 산 아래에서 보면 마치 유럽 알프스에서 본 것처럼 하늘 저 높이 붕 떠서 지나는 곤돌라가 까마득한 고도감을 준다.
하이원리조트는 정선군 고한읍과 사북읍에 걸쳐있는 백운산(1426m) 북사면에 자리한다. 원래는 폐광이 산재해서 방치된 곳이었는데, 2000년 개장한 카지노 시설인 강원랜드에 이어 2003년 문을 열었다. 강원랜드와 통틀어 하이원리조트라고 불리지만, 모회사는 주식회사 강원랜드이다. 하이원(High1)은 하늘 아래 가장 높은 리조트라는 뜻인데, 콘도 건물이 한계령보다 높은 해발 930m에 있고, 골프장은 무려 1150m나 되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이원리조트의 마운틴 곤돌라는 길이가 2832m로 전국 케이블카를 통틀어 두번째다. 8인승으로 운행시간만 12분이 걸린다. 고도차는 41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노출된 산줄기를 따라 움직여 좌우로 내려다보는 고도감이 대단하다. 산자락을 따라 실타래처럼 하얗게 흘러내리는 스키 슬로프도 장관이다.
마운틴탑에는 사방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회전레스토랑과 야외전망대가 있다. 정상전망대에 서면 육중하게 용트림하는 산줄기가 발밑으로 느껴진다. 함백산에서 시작해 두위봉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는 높이와 규모에서 지리산이나 덕유산 주능선에 필적한다.
동쪽으로는 하이원리조트에서 가장 높은 리프트 지점인 밸리탑(1376m)과 백운산 정상(1426m)이 가깝다. 그 너머로는 주변 산을 거느리는 함백산이 제왕의 위엄과 신비를 과시한다. ‘하늘길’로 이름 붙은 등산로를 따라 백운산까지는 1.6km로 40분 정도 걸어야 하지만, 고도차가 크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다.
서쪽으로는 두위봉을 거쳐 질운산(1172m)~예미산(989m)에 이르기까지 장대한 능선은 점점 높이를 낮춰가며 줄달음친다. 예미산 너머로는 산정에 개간지가 있는 망경대산(1088m)이 멀지 않고, 김삿갓의 집터와 무덤이 있는 마대산(1052m)도 듬직한 머리를 내밀었다. 북쪽으로는 1000m 전후의 산들이 첩첩하지만 눈 밑으로 보여 존재감 없는 그저 그런 낮은 산으로 느껴진다.
곤돌라 3위 평창 용평리조트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발왕산(1458m) 정상 바로 앞까지 가는 국내최장 곤돌라
길이 3.7km로 모든 케이블카를 통틀어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용평리조트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이름도 케이블카로 붙였고, 발왕산 정상 바로 옆 해발 1435m까지 올라간다. 북쪽으로 대관령 일대의 고원지대가 보인다
대관령 고원지대 남쪽에 솟은 발왕산(1458m)은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고봉이다. 이 발왕산 북쪽 기슭에 1975년 국내 최초로 개장한 스키장인 용평리조트가 있다. 리조트 규모도 국내최대급으로 지금은 스키장 외에 워터파크, 골프장, 호텔 등을 갖춘 종합 리조트로 거듭났다.
‘발왕산 관광케이블카’라는 이름을 붙인 곤돌라는 길이가 3700m로 국내 모든 케이블카, 곤돌라를 통틀어 최장이다. 탑승시간만 18분이 걸리고, 워낙 길이서 이 기록은 당분간 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도차는 655m로 덕유산리조트 곤돌라(800m)와 밀양 얼음골케이블카(669m)보다 낮다.
곤돌라는 해발 780m에서 출발해 발왕산 정상 바로 옆의 1435m 지점까지 올라간다. 상부역사인 드래곤파크에서 발왕산 정상까지는 겨우 5분 거리.
북쪽으로는 해발 800m 전후의 대관령 고원이 신비롭게 잠겨 있고 그 뒤쪽으로는 황병산(1407m) 턱밑까지 초지로 개간된 대관령목장이 아득하다. 동쪽으로는 고루포기산(1238m) 정상 일대에 조성된 이국적인 고랭지채소밭 안반데기가 내려다보인다. 하늘이 가까운 아득한 높이와 특이한 고원지대인 대관령과 안반데기만으로도 이국풍이 물씬하다.
기타 관광곤돌라
강화 씨사이드리조트 곤돌라
루지로 하산할 수 있고 상부역사의 조망이 대단하다 가장 최근인 2018년 6월 개장했으며 강화도 남동단의 길상산(336m) 북록에 있다.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강화도와 영종도, 인천 북서부 등의 조망이 탁월하다. 루지를 타고 하산할 수도 있다. 길이 700m, 고도차 약 140m.
태백 오투리조트 함백산 정상 바로 아래 해발 1420m 지점까지 올라가는 곤돌라(키위)는 길이가 1784m에 달하는 대형급이다. 고도차는 약 590m.
평창 휘닉스파크 태기산(1261m) 남동 능선에 있으며, 정상의 몽블랑은 해발 1050m이다. 곤돌라는 길이 1683m, 고도차 약 400m. 횡성 웰리힐리파크 청태산(1200m) 서쪽 자락에 있으며 슬로프 정상(896m)까지 오르는 곤돌라는 길이 1302m, 고도차 320m이다.
<모노레일 >
모노레일 1위 제천 청풍호관광 모노레일
압도적인 호수 풍광, 스릴만점의 경사로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충주호(청풍호)의 놀라운 장관이 펼쳐진다. 절경의 산중 호수와 첩첩한 산줄기 뒤로 월악산(1097m)이 하늘을 찌른다 국토의 한가운데 내륙 깊숙이 자리한 충주호는 전국을 통틀어 단연 경치가 빼어나다. 호수의 규모도 엄청나다. 1985년 완성된 충주댐으로 인해 생겨난 호수는 면적이 울릉도와 맞먹는 67.5㎢에 저수량은 27억5천톤으로 국내최대의 소양호(29억톤)에 버금간다. 충주댐에서 호수의 끝자락이라고 할 수 있는 단양까지 물길이 무려 60㎞에 달한다.
충주호는 물도 맑다. 호수의 상류는 오염되지 않은 강원 내륙지방이고, 주변에는 큰 도시가 없어 항상 맑은 물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호수 근처에는 도시는 고사하고 마을도 드물어 매우 고즈넉한 느낌을 준다. 이 충주호 최고의 전망대는 호수 남쪽에 돌출해 있는 비봉산(飛鳳山, 531m)이다. 비봉산은 이름처럼 봉황이 날개를 펼치기 직전의 모습처럼 고고한 독립 첨봉을 이뤄 천연의 전망대를 타고 났지만, 접근이 힘들다면 의미는 반감된다. 그런데 이 비봉산을 편하게 오를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정상까지 편하게 갈 수 있는 모노레일이 놓인 것이다.
기어가 맞물려 움직이는 전동식 레일 시스템과 반쯤 카울을 씌우고 말처럼 가랑이에 끼고 앉는 객차는 다소 특이하다. 6명이 탈 수 있는 객차는 놀랍게도 거의 절벽처럼 느껴지는 50도 경사를 잘도 올라간다. 1.5㎞ 구간을 오르는데 23분이 걸리니 속도는 시속 4㎞를 겨우 넘지만 뒤로 넘어갈 듯 가파른 오르막과 앞으로 쏟아질 듯한 내리막은 롤러코스터 못지않게 스릴이 넘친다. 산록의 경사가 급하고 뾰족한 침봉이어서 몸으로 느껴지는 고도감이 상당하다.
다만 현재는 케이블카 공사중으로 정상에 정차하지 않고 바로 돌아서나온다. 케이블카는 청풍문화재단지에서 비봉산까지 이어지는 길이 2.3km 규모로 올해 3월 완공 예정이다. 케이블카가 개통되면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2원 체제로 운영되어 보다 다채롭게 비봉산 조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모노레일 2위 거제 관광모노레일
국내최장 길이, 고도차 443m의 장관
계룡산 전망대(해발 540m)에서 바라본 모노레일 상부역사 일대. 오른쪽 아래로 거제시가지와 삼성중공업 조선소가 보인다. 최고 37도 경사를 오르는 모노레일은 왕복 3.6km로 탑승시간만 총 50분이 걸린다
거제관광모노레일은 국내 모노레일 중 단연 발군이다. 우선 길이가 웬만한 케이블카보다 긴 1770m나 되고, 거제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계룡산(570m)의 주능선 해발 493m 지점까지 올라간다. 고도차는 약 443m로 모노레일 중 최고다. 때문에 경사가 대단해서 오르내릴 때 스릴감을 더해준다.
모노레일 중 가장 최근인 2018년 3월 완공되었고 6 · 25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실물과 유적으로 보존하고 있는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서 출발해 볼거리가 많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만 제대로 돌아보려면 1시간 이상 걸리고 모노레일 탑승시간과 전망대 관람을 포함하면 3시간은 잡아야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거제시가지와 삼성중공업 조선소가 발밑으로 펼쳐지고 거제도~고성~진해~가덕도 안쪽의 바다가 거의 지중해처럼 아늑하다. 서쪽으로는 한산도를 비롯한 통영 일원의 밀집한 다도해가 절정을 이룬다. 정상에는 포로수용소 경비시설이 잔해로 남아 있다. 전망대에서 계룡산 정상까지는 약 900m로 15분 정도 걸려서 가뿐하게 다녀올 수 있다.
모노레일 3위 완도 모노레일
상록수와 다도해의 장관이 눈앞에 완도 모노레일 상부역사에서 본 완도항과 상황봉(644m), 신지대교의 장관
예로부터 전망 좋기로 알려진 완도읍 동쪽 동망봉(179m)에 있다. 정상에 날 듯이 선 완도타워(높이 76m)를 오르는 길에 모노레일이 놓여 있다. 길이 459m, 고도차 80m로 소규모지만 오르는 도중에 보이는 전망이 대단하다. 완도항이 한눈에 들어오고 상록수림으로 울창한 상황봉(644m)과 신지도와 신지대교, 새로 놓인 장보고대교가 어우러져 해상의 장관을 이룬다.
완도타워(별도요금 2000원)에 오르면 남쪽으로는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아득히 멀리 청산도도 신기루처럼 떠있다. 북동쪽으로는 장보고 장군이 주둔했던 청해진과 신지도, 고금도 외에 크고 작은 섬들이 파노라마를 이루는 다도해의 진풍경도 만날 수 있다.
완도타워 주변은 바다정원, 꽃비정원, 미소정원의 테마로 구분해 야생초와 야생화가 싱그러운 화원을 빚어낸다. 모노레일 상부역사 옆에는 ‘완도타워 스카이’라는 320m 길이의 짚라인도 있다.
기타 모노레일
울릉도 태하항목 관광모노레일을 타면 항목전망대의 기경을 만날 수 있다
철원 평화전망대 DMZ와 철원고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평화전망대를 오르는 길이 250m의 소규모다.
포천 아트밸리 채석장을 조각공원과 돌문화전시관으로 바꾼 특이한 공원으로 진입로에 길이 420m의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다.
광주(경기) 곤지암리조트 화담숲
숲을 탐방하는 모노레일로 길이는 1213m. 12~3월에는 운휴.
정선 화암동굴 주차장에서 동굴 입구까지 518m의 노선.
삼척 환선굴, 대금굴 모노레일 각각의 동굴 입구까지 이어지며, 모노레일 길이는 환선굴 402m, 대금굴 610m.
광주 무등산 모노레일
무등산(1187m) 서쪽 향로봉(364m) 턱밑까지 운행하며 길이는 714m. 광주시내와 무등산 조망이 좋다.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
무주읍 북쪽의 향로봉(420m)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이 1.5km의 모노레일이다.
해남 땅끝 땅끝마을에서 갈두산(155m) 전망대에 이르는 길이 395m의 모노레일이다.
구미 에코랜드 숲
생태를 탐방하는 모노레일로 길이가 1.8km나 되고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다.
울릉도 태하항목 관광모노레일
울릉도 북서단 항목(대풍감)전망대 진입로에 있다. 길이 304m이며, 160m 절벽 위에 선 항목전망대의 조망이 일품이다.
부산 168계단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산복마을의 명소인 168계단에 설치된 이동용 모노레일. 길이 60m 경사도 33도. 울산 장생포 모노레일 80년대까지 고래잡이로 유명했던 장생포 항구에서 장생포 옛마을을 복원한 고래문화마을을 오간다. 길이 1370m.
토공량 등 훼손도 커졌는데 ‘훼손 최소화’ 조건만 걸어 한국환경연 ‘불가’ 의견 무시 1000억 사업비 조달 미지수 지리산·북한산도 영향 줄 듯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원주청)이 사업자인 강원 양양군에 ‘설악산 오색삭도(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에 대한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 의견을 통보하면서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27일 일단 마무리됐다. 하지만 환경부가 전문기관의 의견과 다른 결론을 내리면서 보호지역 내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환경부는 2019년 부동의 의견으로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불허했을 때와는 정반대 의견을 이번에 통보했다. 국책연구기관을 포함한 전문기관들의 부정적 의견도 무시했다.원주청의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 재보완서 반영 비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4년 전 제출했던 것에 비해 전체 사업 면적의 토공량은 1.32배 늘어나고, 지형변화지수도 0.338에서 0.425로 오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만큼 훼손 정도도 커진다는 얘기지만 환경부는 이날 양양군에 보낸 의견에서 “지형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라는 조건만 걸었다.
또 환경부는 2019년에는 2015년 국립공원위원회가 제시한 조건들과 국회 지적사항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한 결과 부대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업자가 재보완서에 제시한 환경영향 조사·예측 및 저감 방안 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이를 검토한 결과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보완서와 관련해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태원, 국립기상과학원 등 전문기관들도 사업자가 제출한 내용이 미흡하거나 판단이 어려운 수준이라는 의견을 냈지만 환경부는 이를 무시했다. 특히 국무조정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사업 불가 의견을 제시했지만 환경부는 이를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 반영조차 하지 않았다.
사업자인 양양군과 강원도는 환경부가 이번에 내건 조건들에 대해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양군은 연내에 남은 절차들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해 내 공사에 들어가 2026년 케이블카를 완공할 계획이다. 케이블카 설치사업 관련 인허가 행위는 모두 14건으로, 이날 마무리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외에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융자사업심사, 산림청 백두대간 개발행위 협의와 국유림 사용 허가, 국립공원공단 사업시행 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가운데 국립공원공단 사업시행 허가는 2015년 국립공원위가 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했던 내용을 기준으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공단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7가지 조건 중 일부는 양양군이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 탐방로 회피 대책 강화, 멸종위기 산양 보호대책 수립, 시설 안전대책 보완 등은 이미 전문기관들이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 검토 과정에서 미흡하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내용이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정권 눈치를 보며 허가를 내준 것처럼 공단 역시 조건들이 미충족됐음에도 사업을 허가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양양군이 사업비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2015년 양양군의 사업계획에서 케이블카 설치에 필요한 예산은 587억원 정도였으나 현재는 물가 상승과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국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다른 케이블카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전국 20여곳에서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으며 지리산, 북한산, 소백산 등 국립공원 3곳에서도 사업이 추진 중이다.
40여 년간 추진돼 온 설악산 케이블카 신규 설치 사업이 ‘허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단풍 절정 시기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삼삼오오 산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등산은 유산소·근력 운동 효과를 두루 누릴 수 있는 신체 활동이다. 멋진 풍광과 상쾌한 공기 덕에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좋다. 그러나 자칫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올랐다가 낭패 보기 십상이다. 특히 산과 친숙하지 않은 초보자나 고령자라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현명한 가을 산행법을 따라 운동 효과는 늘리고 안전사고는 예방하자.
(1) 사전 준비 : 등산 필수품으로 지키는 건강
1) 배낭 - 흡습·속건 기능 있어 편안하고 쾌적한 가방 - 비상용품 담고 넘어졌을 때 완충 장치 역할
2) 모자 - 부피가 작고 가벼운 소재지만 자외선 차단에 유용 - 머리에서 발산하는 체온을 차단하는 보온 효과
3) 옷 - 땀 배출이 원활한 통기성 좋은 기능성 소재 선택 - 피부 보호하고 바람을 막아줘 일정한 체온 유지
4) 등산스틱 - 강성이 강하고 가벼우며 탄력성 높은 재질 - 하중 분산시키고 균형 잡아줘 미끄럼 방지
5) 등산화 - 밑창이 견고하며 접지력 좋고 착화감이 편한 소재 - 발 피로도를 줄여 부상 막고 미끄럼 사고 예방
(2) 출발 전
등산은 대표적인 전신 운동이다. 기본적으로 심폐 기능과 근력 향상에 도움된다. 특히 허리 근육을 강화하고 척추를 바르게 고정하는 데 효과적이다. 정신적인 만족감을 얻어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도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효과도 건강과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 산악 사고는 총 3만2210건이다. 일반 조난 8021건, 실족·추락 7575건, 개인 질환 2798건, 탈진·탈수 1779건, 저체온증 145건 등이다.
등산 중 사고를 예방하려면 출발 전 본인 상태에 맞는 등산용품을 구비하는 게 기본이다. 필요한 물품을 담아 가는 배낭은 필수다. 비상식량이나 간단한 구급 약품, 여벌 옷을 넣어 간다. 배낭이 너무 무거우면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 되도록 무게는 가볍게 하고 한쪽보단 양쪽 어깨끈이 달린 배낭을 멘다. 출발할 땐 무거운 물건은 가방 위쪽에 넣어 허리로 가는 압력을 줄이는 게 좋다. 산에서 내려올 땐 등 쪽으로 무거운 짐을 넣어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등산화는 기본적으로 신발 밑창이 단단하되 발이 닿는 면은 쿠션감이 충분한 것이 좋다. 신발 바닥은 높은 접지력과 마찰력으로 미끄럽지 않게 다리를 지탱해 주는 것을 고른다. 단시간 산행엔 목이 짧은 등산화도 괜찮지만, 산세가 험하고 오래 걸리는 곳에 갈 땐 바닥이 좀 더 단단하고 목 있는 등산화를 신어야 발의 피로도를 줄이고 발목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등산로는 아무리 잘 닦였어도 평지보다 불규칙하다. 등산로를 계속 오르내리면 관절 각도나 근육의 움직임이 커지고 긴장도가 올라간다. 특히 무릎은 산행 시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다.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손동욱 교수는 “산에선 평지보다 체중의 3~7배 하중이 무릎에 실린다”며 “등산을 시작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무릎관절을 이완하고, 특히 하산할 땐 무릎에 하중이 더 가해지므로 등산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3) 등산 중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하고 해 지기 1~2시간 전에 마쳐야 한다. 일행 중 체력이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등산 시간을 정한다. 초보자나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높은 산을 오르기보다 완만한 경사의 둘레길 걷기를 추천한다. 등산으로 운동 효과를 보려면 무리하기보다 ‘약간 힘들다’ ‘약간 숨차다’ 혹은 이보다 강도를 더 낮추는 것이 도움된다. 등산은 보통 몇 시간 동안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을 등산할 때 40%, 하산할 때 30%로 배분하고 위급 상황을 대비해 30%는 비축해 두는 것이 좋다.
산에 오르기 전엔 손목·발목·허리·허벅지·종아리를 스트레칭해 부상을 예방한다. 등산 기술의 기초는 걷는 법이다. 오르막길에선 신발 바닥 전체를 지면에 닿도록 하고 무릎을 펴고 걸을 때 편안한 자세와 보폭으로 이동한다. 속도는 평지에서 걷는 속도의 절반 정도가 좋으며 초보자는 30분 걷고 5~10분 휴식한다. 이때 되도록 앉지 말고 서서 쉬는 습관을 갖는다.
등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과 허리에 충격이 많이 전달돼 다치기 쉽다. 내리막길에선 보행법도 달리해야 하는 이유다. 발바닥을 지면에 가볍게 대고 무릎을 살짝 굽혀 관절에 충격을 덜 가도록 한 상태에서 사뿐사뿐 걷는다. 이때 보폭을 좀 더 작게 해 속도 조절을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된다. 등산스틱을 사용하면 균형을 잡아주고 미끄럼을 방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평지에선 스틱의 끝을 전진하는 발의 뒤쪽보다 20~30㎝ 뒤에 짚고 밀어주는 동작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다. 오르막에선 스틱 두 개를 거의 같은 높이의 위쪽에 짚고 다리를 내디딘 뒤 팔을 접어 상체와 스틱을 가깝게 하면서 움직인다. 이런 순서로 올라가야 상체와 배낭의 무게를 다리와 팔에 분산시켜 무릎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내리막에선 스틱을 조금 길게 잡고 손잡이 윗부분을 손바닥으로 누르면서 상체 무게를 스틱에 살짝 싣는다는 느낌으로 내려온다.
(4) 하산 후
등산 초보자가 하산해서 흔히 겪는 건 근육통이다. 허벅지·종아리·허리 근육에 피로 물질이 쌓여 짧게는 2~3일, 길게는 7일 이상 근육통이 지속한다. 이땐 무리하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찜질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등산 숙련자도 안심할 수 없다.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인 족저근막이 과로해 생기는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이가 많다.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는 “초기엔 보행량을 줄이고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쉽게 낫는다”며 “만성으로 이어진 경우 체외충격파 요법, 치료용 맞춤형 깔창·신발 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5) 등산 단골 부상 ‘발목염좌’ 대처 요령
평소 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관절·근육이 굳어 있기 마련이다. 그 와중에 무리한 산행을 할 경우 ‘발목을 뼜다’ ‘접질렸다’고 표현되는 발목염좌 부상을 흔히 겪는다. 발목염좌는 관절이 순간적으로 비틀리면서 근육·인대가 늘어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산행 중 발목을 접질렸다면 ‘R.I.C.E. 요법’을 시행함으로써 회복을 앞당기고 추가 부상을 막자.
1단계: 안정(Rest) 손상 부위를 자극하지 않고 안정을 도모해 증상의 악화를 막는다. 통증이 심하고 지속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기 전까지 손상 부위의 움직임을 막아주는 부목을 대는 것도 좋다.
2단계: 냉찜질(Ice) 부상 직후부터 72시간 이내에 1~2시간마다 얼음 주머니를 이용해 10~15분씩 냉찜질을 한다. 혈관이 수축해 손상 부위의 부기가 빠지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된다.
3단계: 압박(Compression) 출혈·부종이 억제되도록 탄력 붕대로 손상 부위를 감싸 신체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이때 피부 접촉면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하고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만큼 심한 압박은 피한다.
4단계: 거상(Elevation) 손상 부위를 심장 부위보다 높여주는 방법이다. 중력을 이용해 체액이 다친 부위로 몰리는 것을 막는 데 도움된다. 혈액이 순환하면서 혈관의 압력이 낮아져 부종 개선을 돕는다.
*** < 추가 > 등산의 계절, 주의해야 할 발목 건강법 (여성 조선 장가현 기자, 2022.10.30 )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놓칠 수 없는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산을 화사하게 물들이는 단풍 구경을 놓칠 수 없어 등산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9~11월 국민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간 체육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 중 등산이 32.4%로 걷기(56.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등산은 우리에게 친숙한 운동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산에 오르다가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발생한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0년 재난연감>에 따르면 등산을 하다가 부상을 당한 사람은 4405명에 달한다. 월별 사고 건수로 보면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10월이 1371건으로 1위,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월이 929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가을 산길은 보는 재미가 있지만 낙엽이 떨어지거나 비에 젖어 있을 경우 울퉁불퉁한 산길은 발목 부상을 일으키기 쉽다.
발목염좌, 휴식 등으로 충분히 치료해야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발목 질환은 발목을 접질리면서 발목뼈가 제자리를 이탈해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붓고 통증이 생기는 발목염좌다. 발목염좌는 발목이 심하게 꼬이거나 접질렸을 때 발목관절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발목염좌의 약 90%는 발바닥 안쪽이 뒤틀리는 손상, 발목의 바깥쪽 부분에서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발목염좌가 생기면 충분히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한 번에 20~30분, 하루에 3~4회 정도 얼음 등을 이용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과 붓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친 후 48시간 정도는 발목을 심장보다 높이 둬서 붓기가 가라앉도록 하는 것도 좋다.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발목관절불안정증이 발생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발목불안정증은 손상된 인대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발목에 통증이나 부종이 생겼을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발목 인대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만성질환인 발목불안정증으로 이어진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발목염좌, 발목불안정증으로 이어져 발목불안정증은 발목의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져 손상된 상태를 말하는데, 내측인대 염좌와 이측인대 염좌로 분류되며 주로 외측인대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발목이 안쪽으로 접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목을 접질린 지 6개월이 지난 뒤에도 걸을 때 발목에 힘이 빠지거나 발목이 자주 꺾인다면 발목불안정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발목을 돌릴 때 시큰하거나 뻐근하고 삐었던 발만으로 땅바닥을 디디고 있기 힘든 경우에도 발목불안정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발목불안정증은 병원을 방문해 제대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인대가 제대로 힘을 주고 있는지, 발목을 제대로 잡아주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인대 기능이 떨어졌다고 의심될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발목염좌 치료는 인대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1도 염좌는 발목 인대의 섬유 중 일부가 늘어나거나 미세하게 찢어진 것을 말한다. 이때는 과격한 신체활동을 자제하고 발목 보호대를 2주 정도 착용하는 정도로 치료할 수 있다.
2도 염좌는 발목이 붓고 피멍이 들며 통증이 있는 경우로, 이때는 발목탄력보호대나 발목보조기를 착용해 발목을 보호하고 발목근력 강화운동 등 운동치료를 할 수도 있다. 운동치료로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거나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발목 인대 봉합술이나 인대 재건술 등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발목관절을 지키기 위해서는 발목 주변의 근력 강화운동이나 균형 감각 훈련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킬레스건이나 종아리 뒤편 근육이 짧은 경우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신경 써서 해주면 도움이 된다. 신발은 뒷굽이 넓거나 낮은 것을 신는 것이 좋다. 등산 등 스포츠 활동을 할 때는 보조기나 테이핑으로 근육을 단단히 고정하면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발목 강화를 위한 스트레칭
발목 가동 운동 1. 발이 땅에 닿지 않도록 의자나 침대에 걸터앉는다. 2. 무릎을 구부리고 엄지발가락을 중심으로 공중에서 알파벳을 쓴다.
발바닥 마사지 1. 바닥에 앉은 상태에서 한쪽 다리는 펴고 반대편 다리는 무릎을 구부린다. 2. 구부린 다리에 마사지볼이나 폼롤러 등을 이용해 발바닥 전체를 굴린다. 3.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발목 업다운 1. 두 다리를 쭉 편 상태로 앉는다. 2. 양다리를 붙이고 발을 몸통 쪽으로 당긴다. 3. 발목을 펴는 느낌으로 바깥쪽으로 늘린다.
8월 14일 저녁 7시 설악산 오색~대청 탐방코스에서 60대 남녀 등산객 2명이 자력 하산 불가로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다. 2명의 등산객은 이날 오전 오색코스를 통해 대청봉에 오른 다음 하산하다가 구조대에 신고했고, 119구조대와 남설악적십자구조대, 외설악적십자구조대에서 10여명의 대원들이 출동, 밤 11시까지 구조작업을 벌였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각종 산악사고가 빈번하다. 이와 관련해 차철호 외설악적십자구조대장에게 기상악화 시기 산행에 나설 경우 주의사항, 현재 국립공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제한 제도 등에 관해 물었다.
어제 사고는 어떻게 발생한 건가?
60대 등산객 두 분이 오색 코스 하산 중 자력으로 내려오기가 힘들다는 연락을 받고 출동했다. 사고 현장인 8부능선쯤에 도착하니 두 사람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밤11시까지 두 사람을 업어서 내렸다. 하산지점에 왔어도 두 사람은 다리가 풀려서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 상태였다.
날씨는 어땠는가?
간간이 폭우가 쏟아졌다. 현장에는 비바람이 몰아쳤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초보자들이 등산에 나설만한 날씨는 아니었다. 게다가 사고를 당한 등산객들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 때문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
중청대피소에서는 두 사람을 그냥 내려보냈는가?
하산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대피소에서는 등산객을 만류할 수가 없다.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 시기에 등산에 나설 경우 주의사항은?
설악산은 작은 산이 아니다. 2~3시간 산행으로 끝나는 코스가 많지 않다. 특히 오색코스는 왕복 10km거리로 보통 걸음으로 가면 8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므로 설악산 같은 큰 산에 가려면 기본 10시간 걸을 능력은 되어야 한다. 산행이 끝난 후 체력이 30%정도가 남도록 신경써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지만 이것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 어떤 걸 챙겨야 하는가?
방수 재킷, 방수 바지 등을 여벌로 챙기는 것이 좋다. 헤드랜턴, 먹거리, 마실 것 등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이 장비들이 들어간 배낭을 메고 10시간 정도 걸을 체력이 있어야 한다.
등산시 기본 수칙을 숙지하고, 필요한 장비를 챙긴 다음 정해진 코스로 등산에 나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 국립공원에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산악 가이드 제도'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기후가 지금처럼 급변하는 때 꼭 등산해야 한다면, 그로인해 염려스럽다면 가이드를 고용해 함께 등산에 나서는 것이다. 그렇게하면 이날처럼 대규모 구조인력이 나서는 일 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립공원에서 지금 시행하고 있는 등반허가제도나 탐방로 제한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정부가 나서서 탐방을 제한하는 것 혹은 개인 책임으로 하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정답인지 말하는 건 상당히 조심스럽다. 가장 큰 예로 지금 설악산은 잦은 폭우로 인해 낙석 위험이 상당하다. 등반자들이 위험 지역에 들어갔다가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사고 원인을 등반자에게 100% 돌리기엔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 설악산 같은 대규모 국립공원에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있을까?
지금 한국의 구조 시스템은 구조를 요청한 사람에게 100% 맞춰져 있다.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대가 출동한다. 아까 말한 '산악 가이드 제도'를 만들거나 어느 정도 개인이 책임질 수 있는 법률이 만들어진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등산이나 등반에 나서기 전 필수로 보험에 가입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문약(文弱)이란 단어로 우리 시대를 요약한다고 시비하는 분 있을까. 둘러봐도 손에 책 든 인간이라곤 없는데 무슨 문약…, 이라 따지실 수 있다. 하지만 책 대신 텍스트와 이미지와 영상에 빠져 움직일 줄 모르고, 그 때문에 몹시 흔해진 비만과 허약을 떠올릴 때 문약이란 진단은 허황되지 않다. 문(文)에 맞서는 무(武)의 활발발(活潑潑)은 오래 전 실종된 상태이기도 하다. ‘콘텐츠’에 빠져 여러 날 미동 없는 우리 시대의 군상들을 그래서 ‘문약’으로 퉁치려는 거다.
부암동의 지정학적 사연?
뜬금없이 문약론(論)을 꺼내드는 데는 사연이 있다. 두어 달 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B출판사에 원고 상의를 핑계로 놀러갔다. 오랜만에 만난 출판사 사장 K형과 철 지난 안부를 주고받던 중에 그가 그랬다.
“우린 다들 문약한 사람들이잖아.”
고풍스러운 말이 듣기 좋아 슬며시 웃었다. 어쩌면 세검정 약간 못미친 부암동의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나온 얘기일지 모른다.
자하문터널을 관통해 세검정으로 향하다 왼쪽을 보면 제법 가파르게 선 산줄기 하나가 세(勢)를 낮추어가는 중인데 그게 탕춘대성 능선이다. 인왕산과 북한산을 잇는 능선으로 해발로 치면 그리 낮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인왕산과 북한산을 잇는다…’고 써놓으면 별 것 아닌 문장이, 역사의 속내를 파고드는 순간 상당히 정치적으로 변한다. ‘부암동의 지정학’을 얘기하는 것도 사실 그 때문이다.
인왕산은 한양을 둘러싼 성곽(한양도성)의 일부이고, 북한산 역시 중심부를 성곽(북한산성)이 감싼 형국이다. 300년 전쯤 조선의 정치인들은 그 중간, 부암동을 굽어보는 능선에 듬성듬성 성곽을 쌓았는데 그건 바로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하나로 잇겠다는 ‘거대 플랜’의 일환이었다. 내성과 외성을 하나로 묶어 이중 성곽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전시(戰時)에 대비하고자 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B출판사는 인왕산과 북한산을 잇는 거대 산군(山群)의 요충지에 자리한 셈이다. 바로 그 오랜 지정학적 요충에 자리 잡은 소담한 사옥에 다소곳이 앉은 채 나는 “언제 함께 북한산이나 오르시죠?”라 선수를 쳤고, K형은 “좋지, 우린 다들 문약한 사람들이잖아!”라 받은 것이다. 그런데 기약 없이 막연한 산행 제안을, 시대의 주요 징후인 문약에 대한 처방으로 격상시켜준 것 말고도 K형에게 감사한 일이 또 있다. 그가 펴낸 두 권의 산서(山書) 얘기다.
매력적인 산서를 만났다
산의 매력에 빠져드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내 경우엔 책이었다. 산서 두 권이 산에 대한 애정을 촉발하고, 외경심까지 충전시켜주었는데 그게 바로 심산 작가의 <마운틴 오디세이> 1, 2권이다. 산이 좋아 이름까지 ‘심산’으로 바꿨다지만 그는 왕년엔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였다. ‘비트’와 ‘태양은 없다’가 그의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영화들이다.
왕년의 유명 작가는 좁은 스크린에 만족하지 못해 산으로, 산으로 진격했지만 이왕 맺은 글과의 인연은 어쩌지 못했다. 전설적 알피니스트들의 족적을 엮어 클라이밍의 세계사를 간략했고, 걸출한 산악문학들에 대한 독후 에세이로 세계의 산들을 추상했다. 영화를 떠나 산으로 귀의했다 한들 흥행 작가의 ‘글발’이 어디 가겠나. 두 권의 <마운틴 오디세이>는 산과 글이 종횡으로 엮인 진기한 책이다. 나는 그 진기한 매트릭스를 통해 산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부암동에서 나는 내친 김에 심 작가의 근황을 물었고, K형은 아는 만큼 전해주었다. 열혈 독자인 나는 심 작가의 또 다른 산행기는 예정에 없는지 궁금했는데 돌아온 답은 애매했다. 심 작가가 한때 북한산을 소재로 한 원고를 상당히 진척시키긴 했단다. 그러나 지금은 흐지부지 된 모양이다. 많이 아쉽다. 최근 산을 소재로 한 에세이들이 여럿 출간되는 걸 봤는데, 심산의 북한산 이야기라면 결이 많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산과 글 모두에 진심인, 또 정통한 그의 북한산 주유기(오디세이!)를 꼭 보고 싶다.
그날 부암동 회동의 화두였던 ‘문약’은 나와 K형만의 것이었을까. 어쩌면 <마운틴 오디세이>의 심 작가도 ‘문약의 세월’에 치였던 건 아닐까. 작가로 남는 대신 산악인이 된 게, 직접 겪었던 문약의 폐해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는 거다. 몇날 며칠 밤을 넘기며 글을 쓰다가 피폐해진 몸을 추스르기 위해 산에 오르고 또 오른다…. 뭐, 그런 상투적 시나리오가 가능하니까.
알 길 없는 그의 속내와 무관하게 문약은 정말 우리 시대의 고질(痼疾)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시대의 난치가 되어버린 문약을 우리는 정말 치유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짧고 강렬한 구절 하나를 만났다. 한 중국인 의사가 쓴 책의 첫 문장인데, 보는 순간 눈을 떼지 못했다.
단 여섯 글자다. 심요정(心要靜) 신요동(身要動)…. 맘은 고요히, 몸은 분주히 하란 뜻으로 새기면 될 것 같다. 중국의 고수가 건강의 비결로 내세운 짧은 문장을 내려다보면서 나는 어느 새벽, 북한산 능선을 홀로 걷던 기억을 되살렸다. 멀리로 말간 해가 떠오르는 중이었고, 나는 내내 말 없던 날이었다. 마음은 고요했고 몸은 분주했다. 문약에 특유한 불안과 조바심을 잠시나마 날릴 수 있었던, 북한산 만행(萬行)의 순간이었다.
걷기운동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과도하게 걷기운동을 하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은 신발을 신고 걸으면 여러 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 발뒤꿈치 통증 있으면 ‘족저근막염’
장시간 걸은 후 발뒤꿈치에 통증이 생겼다면 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에서부터 발 앞쪽까지 연결돼 있는 근막으로 발의 형태를 유지시켜 주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운동을 즐기지 않던 사람이 과격한 활동을 하거나 단시간 내에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 하중이 과하게 가해질 때, 또 노화로 족저근막이 퇴화됐을 경우에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은 자고 일어난 뒤 걸음을 걷기 힘들 정도로 발바닥 통증이 심하거나, 일어설 때 통증이 더 심하고 몇 걸음 걸으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발가락을 뒤로 젖힐 때도 통증을 느낀다. 족저근막염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통증이 조금 완화되면 족저근막을 적절하게 스트레칭 한다.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면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해야 한다.
◇ 엄지발가락 밑 부분이 욱신거리면 ‘종자골염’
종자골염은 주로 딱딱한 지면을 장시간 걸은 후에 갑자기 생긴다. 종자골이란 엄지발가락 바로 밑 발바닥의 볼록한 부분에 있는 두 개의 뼈를 일컫는데, 걸을 때 발을 차고 미는 동작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뼈다. 종자골 주변에는 많은 근육과 힘줄들이 있다. 이 부위는 발바닥 중에서도 쿠션이 적어 체중이 부하되면 엄지발가락과 지면 사이에서 압박을 많이 받게 된다. 종자골염이 생기면 발의 볼 앞과 안쪽에서 통증이 생기고, 이 통증은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들어 올릴 때 심해진다. 종자골염으로 진단되면 엄지발가락을 뒤로 과하게 들어올리는 동작을 자제하고 지면으로부터의 압박을 감소시키기 위해 깔창을 깔아 증상을 완화시켜야 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실시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 발가락 사이가 아픈 ‘지간신경종’
앞볼이 좁은 신발을 신고 장시간 걸으면 지간신경종이 생길 수 있다. 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의 감각을 느끼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주머니 모양으로 두껍게 변해 발가락 사이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3~4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 앞볼이 좁은 신발을 신고 많이 걸으면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의 간격을 감소시켜 지나치게 신경이 자극받는 것이다. 걸을 때마다 발바닥 부위부터 발가락까지 통증이 있으며 발가락이 저리거나 무감각한 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지간신경종이 의심될 때는 초음파 검사나 MRI를 통해 확진을 받을 수 있는데, 덩어리의 크기가 3㎜ 이상일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Tip>발 질환 예방하는 운동
평소 짬짬이 발을 건강하게 해주는 동작을 하면 발 질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1. 타월을 발가락으로 꼬며 미세 근육까지 움직인다. 2. 계단 끝에서 발가락으로 서기. 발은 물론 종아리 전체에 힘이 들어가 다리운동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몸을 곧게 만들어 온몸 근육 이완에도 도움이 된다. 3. 지압 효과를 위해 골프 공이나 봉으로 발을 문지른다. 지압 신발도 효과적. 4. 식사 후 막간을 이용해 볼펜으로 발바닥을 문질러 자극을 준다. 5. 한 발로 다른 발의 발등 밟기. 자극 정도로 조절하며 지긋히 눌러준다. 6. 가볍게 줄넘기를 하며 발바닥 전체를 땅에서 뗐다가 떨어뜨리면서 적당한 충격을 준다. 7. 진공청소기로 발바닥 흡입. 집중력 있게 강한 압력을 가해 피로를 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