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폭우로 설악산 등반객 2명 조난
<월간산, 윤성중 2022.08.15 >
오색~대청 팔부능선서… 구조대원 10명 출동
여름에도 방수ㆍ방풍되는 보온성 의류 꼭 챙겨야
8월 14일 저녁 7시 설악산 오색~대청 탐방코스에서 60대 남녀 등산객 2명이 자력 하산 불가로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다. 2명의 등산객은 이날 오전 오색코스를 통해 대청봉에 오른 다음 하산하다가 구조대에 신고했고, 119구조대와 남설악적십자구조대, 외설악적십자구조대에서 10여명의 대원들이 출동, 밤 11시까지 구조작업을 벌였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각종 산악사고가 빈번하다. 이와 관련해 차철호 외설악적십자구조대장에게 기상악화 시기 산행에 나설 경우 주의사항, 현재 국립공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제한 제도 등에 관해 물었다.
어제 사고는 어떻게 발생한 건가?
60대 등산객 두 분이 오색 코스 하산 중 자력으로 내려오기가 힘들다는 연락을 받고 출동했다. 사고 현장인 8부능선쯤에 도착하니 두 사람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밤11시까지 두 사람을 업어서 내렸다. 하산지점에 왔어도 두 사람은 다리가 풀려서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 상태였다.
날씨는 어땠는가?
간간이 폭우가 쏟아졌다. 현장에는 비바람이 몰아쳤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초보자들이 등산에 나설만한 날씨는 아니었다. 게다가 사고를 당한 등산객들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 때문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
중청대피소에서는 두 사람을 그냥 내려보냈는가?
하산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대피소에서는 등산객을 만류할 수가 없다.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 시기에 등산에 나설 경우 주의사항은?
설악산은 작은 산이 아니다. 2~3시간 산행으로 끝나는 코스가 많지 않다. 특히 오색코스는 왕복 10km거리로 보통 걸음으로 가면 8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므로 설악산 같은 큰 산에 가려면 기본 10시간 걸을 능력은 되어야 한다. 산행이 끝난 후 체력이 30%정도가 남도록 신경써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지만 이것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 어떤 걸 챙겨야 하는가?
방수 재킷, 방수 바지 등을 여벌로 챙기는 것이 좋다. 헤드랜턴, 먹거리, 마실 것 등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이 장비들이 들어간 배낭을 메고 10시간 정도 걸을 체력이 있어야 한다.
등산시 기본 수칙을 숙지하고, 필요한 장비를 챙긴 다음 정해진 코스로 등산에 나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 국립공원에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산악 가이드 제도'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기후가 지금처럼 급변하는 때 꼭 등산해야 한다면, 그로인해 염려스럽다면 가이드를 고용해 함께 등산에 나서는 것이다. 그렇게하면 이날처럼 대규모 구조인력이 나서는 일 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립공원에서 지금 시행하고 있는 등반허가제도나 탐방로 제한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정부가 나서서 탐방을 제한하는 것 혹은 개인 책임으로 하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정답인지 말하는 건 상당히 조심스럽다. 가장 큰 예로 지금 설악산은 잦은 폭우로 인해 낙석 위험이 상당하다. 등반자들이 위험 지역에 들어갔다가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사고 원인을 등반자에게 100% 돌리기엔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 설악산 같은 대규모 국립공원에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있을까?
지금 한국의 구조 시스템은 구조를 요청한 사람에게 100% 맞춰져 있다.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대가 출동한다. 아까 말한 '산악 가이드 제도'를 만들거나 어느 정도 개인이 책임질 수 있는 법률이 만들어진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등산이나 등반에 나서기 전 필수로 보험에 가입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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