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

기대면 더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정우열 저자(글), 동양북스, · 2022년 05월 12일>

 

 

◆  출판사 책 소개 ◆

 

예전처럼 다시 인싸가 되고 싶어서 힘들어하는 사람, 자기 자랑을 일삼는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서 손절할까 고민 중인 사람, 제 잇속만 차리고 말 안 통하는 회사 사람들 때문에 퇴사까지 생각하고 있는 사람.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인간관계 때문에 유독 힘들어하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17만 구독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정우열’의 운영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정우열에 의하면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이들은 은연중에 주변 사람들 중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기를 바란다.

  둘째, 관심의 초점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남에게 맞춰져 있다.

  셋째,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높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공통점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볼 수 있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힘들다’이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상담실에서 수많은 내담자와 만난 경험, 그리고 심리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실시간 상담으로 수많은 사연을 상담했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의 고민 중 상당수는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성적 때문에 고민인 학생, 회사 다니는 게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는 직장인, 코로나19 이후 집콕 생활을 하면서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람들. 이들의 고민은 얼핏 보면 성적이나 커리어 문제 혹은 코로나19가 원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보면 친구 관계나 회사의 인간관계 그리고 부부관계, 가족 관계, 형제자매 관계 같은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IT기술이 발전해도 타인과 친밀감과 유대감을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의 본능,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는 저자가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나눈 상담 내용의 핵심을 집약해서 내놓는 책이다. 이 책에는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강의 중 하나인 ‘인간관계 고민 총정리’의 내용을 뼈대 삼아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이 등장하는데, 이론과 실제 사례가 잘 어우러져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외롭고 힘들다고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친구를 만들려고 하기 전에 자신의 속마음을 스스로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것, 즉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왜 화가 나고 힘든지 제대로 이해해주지 않은 채 누군가와의 관계에만 집착했을 때 오히려 더 상처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심리 사례 분석과 함께 각 장마다 ‘나를 위한 심리학 케이크’라는 실천 가이드가 들어 있는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꽤 유용한 팁이 될 것이다.

 

기대면 더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사람이 위로가 안 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람은 사람만이 바꿀 수 있다’, ‘내 편을 들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 또 거의 모든 심리학 책에서는 ‘내 말을 들어주는 친구’의 존재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곁에 두라는 조언이 등장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기댔다가 오히려 더 상처받는 일이 많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 너무 괜찮은 것 같아서 기대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크게 실망해서 더 힘들어지는 일이 많지 않을까? 개인주의와 각자도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팽배해진 지금, 인간관계마저 ‘가성비’를 따지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런 조언이 과연 얼마나 적중할까? 2030세대뿐 아니라 4050세대에게도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정우열’의 운영자 정우열은 오히려 사람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위험을 부른다고 조언한다. 

 

  사람은 사람이기 이전에 본능으로 움직이는 짐승이고 이것은 나와 타인 모두에게 적용되므로 이것 자체를 그냥 인정하고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같은 맥락에서 자신에게 닥친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안간힘 쓰지 말라고 말한다.

 

  그 대신 조용히 왜 자기 자신이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그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데 신경을 집중해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너무 화가 날 때 그 화를 다스리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왜 화가 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변해보라는 것이다. 감정을 조절하려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그저 관찰만 잘 해도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신과 의사로서 탄탄한 내공이 느껴지는 그의 인간관계 해법은 수많은 구독자들과 네티즌들에게 사랑과 지지를 받았으며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한 결과를 얻었다는 평을 지금도 받고 있다.

 

 I.  운명을 바꾸는 마음공부(상)


    (주)북랩, 김규열 저, 2023

 


1.  책 소개


진리는 우주 자연 천지 만물이 생성 변화해 가는 행로이며,
우주 자연과 현상세계를 떠나서 따로 존재할 수 없는
자연변화의 법칙·이법입니다.
그래서 이 이법에 순응하거나 이를 활용해서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합니다.

누구나 건강하게 장수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우리 인류의 꿈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신체적 조건부터 경제적, 사회적, 역사 문화적, 지리적 조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방면에서 차별적인 조건을 가지고 태어나며 살아가게 되는데 흔히 이를 운명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인간은 또한 자기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타고난 운명일지라도 상당 부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척할 수 있는 지혜와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방법을 잘 모르면서도 감각적 욕망이나 게으름 때문에, 또는 일상적인 삶에 쫓기며 사느라 이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다만 주어진 조건에 적응하며 살기에 급급합니다. 이렇게 평생을 살다 보면 어느새 노년이 되어 회한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만 남게 되는 것이 우리 보통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우리가 어딘가로 여행하고자 한다면 목적지와 가는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미리 잘 알아보지 않나요? 하물며 우리의 인생길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부터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바로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쓴 책입니다. 성현들의 여러 가르침, 과학적 지식, 그리고 본인의 경험을 종합해서 독자들께 체계적으로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한 저자의 안내를 좇아 마음공부 여행을 함께 떠나보시죠!
 

  
2.  작가정보

저자(글) 평산 김규열   한의사/한의학자, 원불교인


1958년 충남 서천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때부터 인간의 운명과 생사에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해왔으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충북 제천의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10년간 전임 교수를 하다가 뜻한 바 있어 사직했다. 이후 천안에서 부부한의원을 개업했다가, 고령화 사회에 한의학 지식정보를 일반 국민에게 널리 보급하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고자 다시 원광디지털대학교에 한방건강학과를 만들어 약선학을 널리 보급하고, 동 대학원에 자연건강학과를 만들어 자연요법을 널리 보급하는 일에 앞장섰다.


아울러 건강 문제와 함께 인생의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수행법을 두루 탐색하다가 이번에 『운명을 바꾸는 마음공부』를 저술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불교와 원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공부와 명상을 실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3.  목차

서문

일러두기


01 건강은 인생의 가장 큰 자본이다

1.1 질병의 원인을 알면 대책을 세우기도 쉽다

1.1.1 좋은 식습관이 건강의 가장 기본 조건이다
   (1)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고루 섭취하되 소식(少食)하고 건강에 나쁜 음식은 삼간다  
   (2) 규칙적 (定時·定量)으로 따뜻하게 해서 먹고, 찬 음식, 간식, 과식, 폭식, 과음, 폭음은 삼간다  
   (3) 좋은 물을 1일 1ℓ 이상 공복에 조금씩 자주 마신다 
   (4)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맛을 음미하면서 꼭꼭 씹어 먹는다


1.1.2 고인 물이 썩듯이 운동하지 않으면 건강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1.1.3 적절한 휴식과 숙면은 보약과 같다
1.1.4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니 바로바로 해소하는 것이 좋다
1.1.5 좋은 인간관계는 노년기의 건강을 담보한다

1.2 호흡은 생명 활동과 명상의 핵심 관건이다

1.2.1 호흡의 형태와 종류
1.2.2 단전호흡은 양생과 명상의 기본이다
1.2.3 단전호흡의 효과
1.2.4 단전호흡을 익히는 방법

 


02 운명이란 무엇인가?

2.1 운이 70%요 자기 노력이 30%이다

2.2 운명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2.3 인과론은 결정론과 자유론을 통합한 중도론이다

2.4 운명상의 길흉화복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다
2.4.1 길흉화복은 자꾸 변화하므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2.4.2 운명 상의 길흉화복이 우리의 상식적인 생각과는 차이가 많다

2.5 과거는 아무도 바꿀 수 없으나 미래는 바꿀 수도 있다


03 진리를 모르고 사는 인생은 캄캄한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

3.1 우리는 항상 행복한 삶을 원한다
3.1.1 우리가 행복을 느낄 때
3.1.2 우리가 괴로움을 느낄 때

3.2 진리에 어긋난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3.3 진리는 만물과 만법의 근원이 되고 우주만물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리, 법칙, 이치이다

3.4 인생길에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진리들

 

3.4.1    욕구와 욕망은 무한하고 자원은 유한하다
3.4.2    과거는 아무도 바꿀 수 없다
3.4.3    미래의 변수는 모두 예측할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다
3.4.4    누구든지 죽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죽을 때는 모두 빈손으로 간다
3.4.5    우주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여 고정됨이 없다 (諸行無常)
3.4.6    모든 현상사물은 서로 의지ㆍ의존하며 인연 따라 생멸한다 (諸法緣起)
3.4.7    모든 현상사물은 변화하지 않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 (諸法無我)
3.4.8    모든 현상사물은 공(空)에 바탕한다 (一切皆空)
3.4.9    언어는 현상사물을 상징적 또는 지시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일 뿐이지만, 또한 신비한 형성력을 가지고 있다
3.4.10  우리는 모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시비이해와 호오를 판단한다
3.4.11  노년기에는 건강과 휴양이 가장 중요하다
3.4.12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04  모든 현상사물의 변화는 인과법칙을 따른다

4.1 누구나 인과를 믿지만 그 이치는 잘 모른다

4.2 업의 원리를 알아야 인과보응의 이치를 안다


4.2.1 업이란 무엇인가?


4.2.2 업의 원리: 길흉화복 간에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1)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 (有因有果ㆍ無因無果의 법칙)  

(2) 조건이 성립하지 않으면 결과도 생길 수 없다 (緣缺不生의 법칙) 
(3) 원인이 있어야 조건도 성립한다 (內因外緣의 법칙) 
(4) 자기가 지은 죄복은 다 자기가 받는다 (自業自得, 自因自果의 법칙) 
(5) 착한 업을 지으면 복락을 받고 악한 업을 지으면 죄고를 받는다 (善因善果, 惡因惡果 = 善因樂果ㆍ惡因苦果의 법칙) 
(6) 원인은 결과를 낳고, 결과는 다시 원인을 낳는다 (因果循環의 법칙) 
(7) 모든 선택은 자유지만 그 결과엔 책임이 따른다 (因果自由의 법칙) 
(8) 인과는 주고받는 것이므로 내가 갚을 차례일 때 바꿀 수 있다

4.2.3 업의 특징


4.2.4 들으면 좋은 인과보응의 이치에 대한 법문들

4.3 모든 중생들은 자기가 지은 업에 따라 삼계•육도를 윤회한다
4.3.1 삼계ㆍ육도도 알고 보면 내 마음이 만든 것이다
4.3.2 태어남은 업을 조건으로 일어난다


05  나의 마음이 나의 세계와 인생을 만든다 (一切唯心造)

5.1.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5.2 우리가 인식한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고 감각한 것을 첨삭 편집한 이미지이다
(1) 인식 대상이 되는 현상사물 “A” 자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2) 각 사람에 따라 감각기관과 뇌 구조에 편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각 능력 자체에 본래적ㆍ개체적 한계가 있다 
(3) 동일한 대상이라도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감각한 정보의 내용이 달라진다 
(4) 그 현상사물을 감각, 인지하는 사람의 기억 내용(A\")과 실제(A)와는 차이가 큰데, 그 기억 능력 또한 사람 따라 편차가 크다 
(5) 각 사람마다 출생ㆍ성장 환경과 역사 문화적 배경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생각과 정서, 감정(증애심ㆍ집착심 등), 인지능력 등에 편차가 큰데, 이것들에 의해서 감각 정보가 가감ㆍ편집ㆍ윤색ㆍ왜곡되어 재구성된다 
(6) 물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예로 든다면

5.3 무엇이든 마음먹기와 생각하기에 달렸다

5.4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편견이 작동하여 상상의 소설을 쓰는 경우도 많다

5.5 유식학적 관점의 일체유심조 : 세상의 모든 현상의 변화가 오직 마음이 나타난 것일 뿐 마음 밖의 대상이 따로 없다
5.5.1 감각기관과 십이처 및 십팔계
5.5.2 감각 세계: 자상(自相)의 세계
5.5.3 의식 세계: 개념의 세계인 가상 세계
5.5.4 Ego의 세계: 말나식의 작용
5.5.5 심층마음: 아뢰야식
5.5.6 심층마음의 자각: 참마음

5.6 나는 누구인가?
5.6.1 유근신(有根身)
5.6.2 오온(五蘊), 오취온(五取蘊)      蘊(무더기)
(1) 색온(色蘊): 물질 무더기 
(2) 수온(受蘊): 느낌 무더기 
(3) 상온(想蘊): 인식 무더기 
(4) 행온(行蘊): 형성saṅkāra&상카라 무더기 
(5) 식온(識蘊): 알음알이의 무더기
5.6.3 거짓나
5.6.4 참나
5.6.5 지식으로 아는 것과 깨달아 아는 것은 전혀 다르다


06 나쁜 운을 좋은 운으로 바꾸는 방법

6.1 참회개과(懺悔改過): 먼저 자기의 잘못을 찾아서 깊이 뉘우치고 허물을 고쳐라!

6.2 착한 일을 많이 하며 널리 은덕을 베풀어라(積善普施)
(1) 착한 일을 많이 하라(衆善奉行)
(2) 널리 베풀어 덕을 쌓아라(普施積德)

6.3 모든 악을 짓지 말라(諸惡莫作)!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
(1) 5계 : 불살생, 불두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
(2) 10선계  :  불살생, 불두도, 불사음, 불망어, 불악구,불양설,불기어,불탐욕,부진에,불사견
(3) 《법망경法網經)》의 십중대계十重大戒  : 불살생, 불두도, 불사음, 불망어, 불고주계,불설사중과계,불자찬훼타계,불간계,불진계,불방삼보계
(4) 원불교의 삼십계문
  1) 보통급(普通級) 십계문 

  - 연고없이 살생을 말며, 도둑질을 말며, 간음을 말며, 연고없이 술을 마시지 말며, 잡기를 말며, 악한 말을 말며, 연고없이 쟁투를 말며, 공금을 범하여 쓰지 말며, 연고없이 심교간 금전을 여수하지 말며, 연고없이 담배를 피우지 말라
  2) 특신급(特信級) 십계문 

  - 공중사를 다독으로 처리말며, 다른 사람의 과실을 말하지 말며, 금은보패 구하는 데 정신을 뺏기지 말며, 의복을 빛나게 꾸미지 말며, 정당하지 못한 벗을 쫓아 놀지 말며, 두 사람이 아울러 말하지 말며, 신용없지 말며, 비단같이 꾸미는 말을 하지 말며, 연고없이 때 아닌 때 잠자지 말며, 예 아닌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자리에 좇아 놀지 말라
  3) 법마 상전급(法魔相戰級) 십계문

   - 아만심을 내지 말며, 두 아내를 거느리지 말며, 연고없이 사육을 먹지 말며, 나태하지 말며, 한 입으로 두 말 말며, 망령된 말을 하지 말며, 시기심을 내지 말며, 탐심을 내지 말며, 진심을 내지 말며, 치심을 내지 말라


6.4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自淨其意)

6.5 항상 감사하고 보은하며 살아라

6.6 항상 겸손하며 부지런히 배워라(恒謙勤學)
(1) 원요범 선생의 겸허하게 정진하라는 8가지의 경책 
(2) 상선약수上善若水: 물의 덕을 본받아 실천하자

6.7 해외에 거주해도 운이 바뀐다 : 환경 변화
 

 

운명관  

 

평생 동안 자기가 맡은 배역이 곧 자기의 운명이요
정성을 다하여 이를 연기하는 것이 곧 자기의 사명이니
천명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자기의 할 바를 다하며
분수를 편안히 여기고 만족할 줄 안다면 마음과 몸이 편안하리라!

 

마음을 닦는 뜻

 

어떠한 까닭으로 운명이 이와 같이 정해졌나?
전생에 지은 업으로 인해 명운이 정해지나니
인과보응은 털끝만큼도 오차가 없어서
모두가 자기가 지은대로 자기가 받는 것이니
하늘을 원망하지도 말고 남을 탓하지도 말며
참회하며 허물을 고치고 부지런히 선업을 쌓으며
마음을 닦아 베풀면
복과 지혜가 모두 충족되어 대중 가운데 존귀한 부처가 되리라!

 

달관하는 뜻 


인생만사가 새옹지마와 같아서
길흉화복이 본래 정해진 바가 없나니
길한 것이 변해서 흉한 것이 되고 흉한 것이 또 변해서 길한 것이 되어
길한 것이 되었다가 다시 흉한 것이 되었다가 하면서 끝없이 돌고 도나니
무엇을 취하여 길하다 흉하다 판단할 것인가?
오직 스스로 취하여 믿는 대로 길흉이 정해지는 것일 뿐이니 만사를 긍정하고 오직 감사하면서
길흉을 분별하지 않고 초월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저절로 태평스러워진다네 !

 

사주를 보는 뜻 


어제 오늘은 청명하다가 다음 날에는 비오며
아침에 개었다가 저녁 때 비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일기예보가 혹은 맞기도 하고 흑은 맞지 않기도 하지만 이를 믿고 대비한 경우에는 비를 맞지 않을 수 있으나 이를 믿지 않고 대비하지 않다가 혹 비를 만난다면 낭패하고 곤란한 경우를 어찌 만나지 않으라! 살아가면서 운명을 보는 것도 또한 이러한 뜻이니 흉한 운이면 대비하여 뜻하지 않은 우환을 가볍게 할 수 있고 좋은 운이면 일을 하며 경륜을 펼치되
사람이 할 바를 다하고 항상 걱정하지 않으며 길흉을 초월하여 능히 분수를 편안히 여기고
늘 한결같은 마음을 지킨다면 근심 걱정이 머무르지 못하리라!

 

 

07  괴로움을 벗어나 행복으로 가는 길

 

7.1 사성제를 알아야 초기불교의 핵심을 안다

7.1.1  고성제 : 모든 것이 다 괴로움

7.1.2  집성제 :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은 갈구하는 욕망

7.1.3  멸성제 : 괴로움의 소멸이자 열반

7.1.4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팔정도의 성스러운 진리

 

7.2 십이연기를 알면 윤회의 원리를 안다

 

7.3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

7.3.1 괴로움의 종류

7.3.2 괴로움의 근본 원인

7.3.3 괴로움을 예방하기 위한 금기사항과 권장사항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것과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은 사람이든 생물이든 사물이든 누구에게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면 어느 때이든 반드시 그 되갚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익이든 손해든 상대방에게 끼친 것이 있으면 인과법칙상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그것을 받게 되니, 주었으면 다시 받게 되고 받았으면 반드시 주게 되는 것이 인과이기 때문에 세상에는 길흉화복 간에 원인 없이 주고받는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7.3.4 팔정도를 닦으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4.  책 속으로

우리가 같은 음식을 먹어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느냐, 화난 마음, 원망하는 마음, 기분 나쁜 상태로 먹느냐에 따라서 소화 흡수 상태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도 욕을 하면 물 분자가 일그러지게 변한다고 하고, 음식도 나쁜 소리 할 때와 감사 표시할 때의 부패하는 속도도 달라진다는 것을 TV 프로그램에서도 입증한 바가 있습니다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을 음미하면서 꼭꼭 씹어 먹는 것이 과식도 예방하고 뇌 혈류도 좋아지고 소화 흡수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다 보면 과식하기도 쉽고 꼭꼭 씹어 먹기가 어렵기 때문에 소화효소와 소화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과영양이 되어 비만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을 야기하기도 쉬우므로, 천천히 꼭꼭 잘 씹으면서 맛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드시는 것이 뇌와 위ㆍ장을 비롯한 몸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알아차리는 마음 수행에도 좋습니다.
-44쪽

운명론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인생이 태어날 때 어떠한 삶을 살게 될지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보는 관점이며, 이와 반대로 우리의 자유의지와 노력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 자유론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인생은 완전히 자기의 의지대로 전개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기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전개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73쪽

즉, 만물 변화의 가장 큰 변수가 주야사시의 시간 변화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해서 각 사람의 운명적 특성을 추측해내는 방법을 다양하게 연구해낸 것이 바로 운명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리학의 이치에는 직관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구체적으로 논리적으로 명확히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사주추명학의 논리적인 과학적 근거와 실증 가능성 여하를 떠나서 60갑자에 의한 사주의 구성 자체가 고도의 상징문자로 암호화된 비밀문서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웬만큼 공부해서는 그것을 정확하게 풀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엉터리 명리가들이 큰소리치며 혹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대며 혹세무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또한 주의해야만 합니다.
-84쪽

행복의 원리란 곧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는 진리를 말합니다. 우리의 삶은 가만히 살펴보면 남녀노소와 유무식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어떤 행위를 할 때에는 반드시 그 이면에 본인이 그것을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간에 어떤 기대에 대한 신념 또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기대에 대한 믿음 또는 신념이 이치 또는 진리에 합당한 것이면 기대한 대로 성취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기대의 성취는커녕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고통을 가져오는 수가 많습니다.
-130쪽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태어날 당시의 인생 출발선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대부분 그 원인은 잘 모릅니다. 기껏해야 유전자 때문이라거나 우리가 알 수 없는 신의 섭리라거나 운명이라거나 그냥 우연히 복불복으로 그리되는 것이라거나 알 수 없는 것이라면서 아예 알아볼 생각조차 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원인을 깊이 탐구해보면 모든 현상변화가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는 인과법칙을 따르므로 자연히 전생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이를 달리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도리가 없기 때문에, 힌두교나 불교에서 말하는 전생ㆍ금생ㆍ내생의 삼생을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논리적으로만 그러한 것이 아니고 부처님을 비롯해서 수행을 통해 영안이 열린 분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203쪽

그런데 우리가 전 우주와 감각으로 공명하고 있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감각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의식의 알아차림이 함께해야 하는데 우리의 의식이 자각의식으로 작동하지 않고 대상의식으로 분별적 방식으로만 작동하므로 감각도 의식의 분별을 따라 제한적으로 알려지기 때문입니다.
-273쪽

 



II.  운명을 바꾸는 마음공부(하)

 


1.  목차


서문

일러두기

08 감사하고 보은하는 마음에 행복이 찾아든다
(1) 원망 생활의 해독 
(2) 감사 생활의 결과

8.1 생명의 경이로움

8.2 인체의 신비로움

8.3 사은(四恩) : 세상의 모든 것이 은혜 아님이 없다
8.3.1 천지의 은혜가 아니면 한순간도 살 수가 없다
8.3.2 부모의 은혜가 아니면 아무도 태어날 수 없다
8.3.3 동포의 은혜가 없이 혼자서 살 수는 없다
8.3.4 법률의 은혜가 없다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8.3.5 지은보은: 은혜를 발견하여 보은하면 축복을 받는다


8.3.6 법신불과 사은·만물과의 관계


8.3.7 살아있는 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가는 것이 보은이다

8.4 복을 지어야 복을 받는다
8.4.1 진리 불공: 심고와 기도
8.4.2 실지 불공, 당처 불공
(1) 사은(四恩) 불공 
(2) 사요(四要) 불공 
(3) 대인(對人) 불공 
(4) 대물(對物) 불공 
(5) 사사(事事) 불공 
(6) 자기 불공


09 일원상은 진리의 상징이며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이다
9.1 일원상은 진리의 상징이다
9.2 일원상의 신앙과 수행
9.2.1 일원상의 신앙은 원만한 진리신앙이다
9.2.2 일원상의 수행은 생활 속의 중도수행이다


10  마음공부가 모든 공부의 근본이다

10.1 마음이란 무엇인가?


10.1.1 마음의 특성
(1) 마음은 물질이 아니다 
(2) 마음은 대상을 아는 기능을 한다 
(3) 마음은 매 순간 변한다 
(4) 마음은 대상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5) 마음은 한순간에 하나다 
(6) 마음이 모든 것을 이끈다 
(7) 마음은 무아이다

 

10.1.2 마음의 분류
(1) 선심(善心)

(2) 불선심(不善心)

(3) 과보심(果報心) : 과거에 행한 업의 결과로 생긴 마음

(4) 작용심(作用心) : 마음의 작용만 있지 업을 짓지 않는 생사 해탈의 마음


10.1.3 마음의 주요 기능 : 인지, 정서, 의지


10.1.4 마음 관련 주요 개념들


10.1.5 마음공부란 무엇인가?
 - 참나를 깨달아 평소 심신을 작용할 때 거짓나인 에고에 휘둘리지 않고 자성을 여의지 않고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도록 반복 훈련하는 것

 - 혹 경계를 당함에 업력에 끌려 요란해지고 어리석어지고 글러지더라도 얼른 이를 알아차리고 정신 차려서 본래 요란함도 어리석음도 그름도 없는 성품자리를 회복하고자 반복하는 훈련


10.2 삼학 공부
10.2.1 정신수양 공부
(1) 정신수양의 요지 
(2) 정신수양의 목적 
(3) 정신수양의 결과 
(4) 정신수양 공부의 방법
10.2.2 사리연구 공부
(1) 사리연구의 요지 
(2) 사리연구의 목적 
(3) 사리연구의 결과 
(4) 사리연구 공부의 방법
10.2.3 작업취사 공부
(1) 작업 취사의 요지 
(2) 작업 취사의 목적 
(3) 작업취사의 결과 
(4) 작업취사 공부의 방법
10.2.4 삼학공부 중 대기사(大忌事)
(1) 수양 중 대기사 
(2) 연구 중 대기사 
(3) 취사(取捨) 중 대기사 
(4) 삼학과 일상생활


10.2.5 일상생활 가운데서의 삼학병진 공부

10.3 날마다 9가지로 마음을 살피는 공부 -일상수행의 요법
10.3.1 일상수행요법 제 1·2·3조 해설
(1) 어휘풀이 
(2) 심지에 “요란함·어리석음·그름”이 있게 되는 근본 원인 
(3) 자성의 정定·혜慧·계戒를 세우는 방법
10.3.2 일상수행요법 제4조 해설
10.3.3 일상수행요법 제5조 해설
10.3.4 일상수행요법 제6조 해설
(1) 타력 생활의 해독 
(2) 자력 생활의 결과
10.3.5 일상수행요법 제7조 해설
10.3.6 일상수행요법 제8조 해설
10.3.7 일상수행요법 제9조 해설


10.4 언제나 행복과 성공을 불러오는 생활습관
10.4.1 상시응용주의사항 제1조
(1) 용어풀이 
(2) 온전한 정신을 회복하는 방법 
(3) 사리를 연구하는 방법 
(4) 바르게 취사하기를 주의하는 공부 
(5) 유무념(有無念) 대조(對照) 공부
10.4.2 상시응용주의사항 제2조
10.4.3 상시응용주의사항 제3·4·5조
10.4.4 상시응용주의사항 제6조

10.5 심신작용의 단계별 분석

10.6 에고의 특성과 수행자의 자세
10.6.1 에고의 특성
10.6.2 수행자의 자세

10.7 경계에 대한 인식과 생각·감정(분노) 다스리기

10.8 자성의 정(定)·혜(慧)·계(戒)를 세우는 6단계의 마음공부법
(1) 지금 여기에 일심하기(늘 일심을 챙겨 방심하지 않기 - 無時禪, 活禪) 
(2) 요란해진 마음을 알아차리고 충분히 느끼기(- 智慧) 
(3) 얼른 멈추고 자성 일원상에 반조하기 (얼른 멈추고 평화롭던 원래의 마음에 비추어 보기 - 修養) 
(4) 요란해진 원인을 알아내고 시비이해를 바르게 분석 판단하기( - 硏究) 
(5) 바르게 취사하기(현명하게 실천하기 - 取捨) 
(6) 반성하기(되돌아보아 깨우치고 새롭게 다짐하기 - 硏究)

10.9 기타 마음공부에 도움이 되는 법문들


11 일심공부, 명상

11.1 염불
11.1.1 염불만 일심으로 해도 극락왕생한다
(1) 믿음(信心)
(2) 발원(發願) 
(3) 수행 
(4) 보리심과 회향 
(5) 염불하여 얻는 이익
11.2.1 염불은 자심미타를 발견하여 자성극락에 돌아가자는 것이다
(1) 염불의 요지念佛-要旨 
(2) 염불의 방법 
(3) 염불의 공덕

11.2 진언, 다라니, 만트라
(1) 영주(靈呪) 
(2) 청정주(淸淨呪)
(3) 성주(聖呪)

11.3 옴 명상
11.3.1 ‘ 옴Aum’ 명상의 방법
11.3.2 ‘옴’ 명상의 효과

11.4 좌선법(坐禪法)
11.4.1 좌선의 요지(要旨)
11.4.2 좌선의 방법
11.4.3 좌선의 공덕
11.4.4 단전주(丹田住)의 필요
11.4.5 수선자(修禪者)의 자세

11.5 무시선법(無時禪法) - 언제 어디서나 자기 마음 바라보며 일심을 챙기는 것이 무시선이다 
11.5.1 무시선의 정의
11.5.2 무시선의 목적
11.5.3 무시선의 방법
11.5.4 무시선의 결과
11.5.5 무시선의 강령

11.6 간화선(看話禪) - 화두를 참구하여 자기의 본래 상품 자리를 깨치게 하는 선 수련법

11.7 의두·성리

11.8 사경, 독경


12 좋은 인간관계가 건강과 행복을 불러온다

12.1 자긍심·자존감·자신감을 가지고 교만심·자존심·열등감을 내려놓자

12.2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12.3 자기에게 감사하는 사람 싫어하는 이 없다

12.4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며 내가 지은 대로 받는다

12.5 예의 바르며 자기를 존중해주는 사람 싫어하는 이 없다

12.6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2.7 화(火)를 내서 얻는 이익은 거의 없다

12.8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12.9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기만 해도 소통이 된다

12.10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

12.11 공정하고 원만한 사람에게 대중의 마음이 모인다

12.12 진급할수록 좋은 인연이 많이 모이니 끊임없이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


13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잘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13.1 죽음이란 무엇인가?
  생사는 가고 오는 것으로 이사가는 집의 형태나 주소만 바뀔 뿐 내내 그 사람이듯이 죽으나 사나 영은 그 영이나 실제로는 영이 죽는 것이 아니요, 다만 육신이 새 몸으로 바뀌어 살아가는 시공간의 위치만 바뀌는 것이라는 점이다. 


13.2 죽음의 도 : 청정일념, 굳은 서원과 신심, 선업 공덕, 참회 반성

13.3 죽음을 준비하는 도

13.4 천도(薦度)의 도

13.5 천도재의 효과

13.6 다음 생에 과보를 받는 순서 : 무거운 업, 습관적인 업, 임종에 이르러 지은 업, 이미 지은 업


 
2.  책 속으로

우리 인체에서는 생명을 법신불에 비유할 수 있고, 근골격계, 순환기계, 신경계, 소화기계, 호흡기계, 비뇨기계, 내분비계 등은 사은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장 육부라든지, 눈, 귀, 코, 입이라든지, 머리, 어깨, 허리, 팔, 다리, 손, 발, 항문, 생식기, 혈액 등의 각 기관이나 조직이라든지,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은 만물에 해당한다고 보겠습니다. 이때 생명은 모든 조직, 기관과 세포를 떠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들이 각각의 역할과 생리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생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법신불이 우주만유의 본원이 되고 우주만유가 법신불의 응화신이 되어, 법신불이 곧 사은이요 사은이 곧 만물이 되는 이치라고 하겠습니다.
-57쪽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질도 매 순간 변하고 마음도 매 순간 변합니다. 조건에 의하여 일어난 것은 반드시 조건에 의해 사라집니다. 몸이 한순간에 한 번 변할 때 마음은 열일곱 번 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순간순간 변하는 마음을 찰나생 찰나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평생을 하고 사는 호흡이 같은 호흡이 아니듯이, 마음도 같은 마음은 결코 없습니다. 이것이 무상이고 무아입니다. 마음은 일어났다가 사라지면서 쉬지 않고 흐릅니다. 먼저 마음이 다음 마음을 조건 짓고 사라지지만 먼저 마음에 있는 정보는 다음 마음에 고스란히 옮겨갑니다.
-101쪽

자력은 크게 육신의 자활력, 경제적 자립력, 정신의 자주력 3가지 방면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 자기의 의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정신의 자주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신의 자주력이 없으면 결국에는 모든 것을 빼앗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168쪽

범부는 경계를 당하면 보통 마음이 요란해집니다. 마음이 요란해지는 이유는 망념·잡념과 감정·욕망이 동하기 때문이며, 망념·잡념과 감정·욕망이 동하는 이유는 분별주착심이 작동하기 때문인데, 그 분별주착심의 중심에는 항상 에고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내가 죽은 사람처럼 아무 생각이 없다면 어떠한 경계를 당하든 마음이 요란해질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공부의 주된 대상이 되는 것은 현상사물을 ‘감각’한 정보를 바탕으로 일어나는 ‘생각(분별주착심)’과 ‘감정’입니다.
-233쪽

좌선의 방법은 매우 간편하여 누구나 쉽게 행할 수 있으며, 매일 일정한 시간을 내어 빠뜨리지 않고 바르게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면 마침내 마음의 자유를 얻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쉬운 것이라도 행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은 없으므로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297쪽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존중받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자기를 폄훼하거나 무시하는 사람 좋아하는 이 없고, 자기를 존중하고 귀하게 대하는 사람 싫어하는 이 없습니다. 겸손하고 예의 바를수록 인정받고, 교만하고 무례할수록 욕하고 배척합니다. 상하관계든 수평관계든 마찬가지입니다. 수운선생께서는 “사람을 하늘처럼 모시라事人如天”라고 하셨는데, 우리의 본성 자리에서는 누구나 진리부처님과 다름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누구든지 하늘처럼 모신다면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없으며, 상극의 인연이라 할지라도 다 상생의 선연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372쪽

고등어 자반이 문득 비릿하게 느껴지는 건...독신 사제의 가족 문제 ‘훈수’
강석진 신부, 가톨릭신문 13년 연재한 글 모아 ‘인생 수업’ 펴내

 

 

< 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2023.03.29.  >




“내가 불교 신자라 불교 신자답게 사는 거지, 뭐. 당신은 하느님이 살려 주셨으니 거기에 보답하는 거고, 뭐. 다른 거 있나?”

최근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강석진 신부가 펴낸 책 ‘인생 수업-가족 편’(생활성서)에서 읽은 구절입니다. 강 신부님이 13년간 가톨릭신문에 연재한 ‘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 중에서 추린 글을 모았습니다. 이 구절은 부인은 가톨릭 신자, 남편은 불교 신자인 부부 중 남편이 한 말이랍니다. 아내는 10년 전쯤 암을 겪었는데 극적으로 회생했답니다. 은근히 아내가 불교 신자가 됐으면 하던 남편은 힘든 일을 겪은 아내를 보면서 ‘아내는 가톨릭, 나는 불교’로 서로를 인정하면서 평화롭게 부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아시다시피 가톨릭 사제는 독신입니다. 가정을 꾸리지 않지요. 그렇지만 책을 읽어보면 강 신부님은 탁월한 ‘가정 문제 전문가’입니다. 실제로 서강대에서 상담 심리를 공부하기도 했답니다. 강 신부님은 “저 스스로를 알고 싶어서” 상담 심리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강 신부님의 특기(?)는 ‘경청(傾聽)’인 듯합니다. 사목현장에서 들은 이야기, 들으면서 슬며시 제시한 해답이 일품입니다.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사람보다 옆에서 보면서 훈수 두는 사람에게 수(手)가 잘 보이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까요. 책에 실린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고등어 자반이 갑자기 비린 이유는?

결혼 20년 된 부부. 신혼 때부터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고등어 자반을 저녁 반찬으로 내놓았다지요. 언젠가부터 남편 퇴근이 늦어졌고, 그럴 때마다 아내는 자반을 냉장고에 넣었다가 퇴근에 맞춰 다시 구웠답니다. 어느날 남편의 젓가락질 속도가 느려졌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좀 비릿한 것 같다”고 했다네요. 해답은 간단했답니다. 한 번 구운 후, 식어 버린 것을 또다시 기름에 구웠기 때문이었다네요. 강 신부님은 “그래서 알았어요. 사랑도 처음의 그 신선하고 싱싱한 감정과 느낌을 잘 유지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이라고 적었습니다.


# 순교자 이끝순

한국 천주교 초기 순교자들의 삶을 강의하러 간 강 신부. 수강자는 대부분 어르신들. 강 신부는 ‘아시는 순교자 이름’을 묻습니다. 침묵만 흐르다 한 어르신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끝순이요, 끝순이!” “이끝순이 어떤 분이신가요?” “작년에 죽은 우리 마누라 이름이요. 이그, 그 사람, 한평생 이 못난 사람 만나 정말 고생 많이 했지. 아파도 약도 한번 안 먹고 그렇게 살더만 끝내 나보다 먼저 하늘 나라로 갔구만요. 그러니 우리 마누라, 그 여편네가 정말 순교자지, 뭐.”

강 신부는 돌아오는 길에 “자식들을 잘 키우기 위해 자신의 인생길, 험난한 시간들을 묵묵히 견디어 내신 우리 시대의 부모님들이 순교자였다”고 되뇌이다가 휘영청한 달빛을 보고는 “저 달빛도 순교의 마음을 가졌나” 생각했답니다.

 


# 호상(好喪)이란 없다

거의 100세에 가까운 어르신이 돌아가셨답니다. 고인의 며느리는 가톨릭 신자, 아들은 신자가 아니었답니다. 장례가 끝난 며칠 후 부부를 성당에서 마주친 강 신부의 한 마디에 남편은 큰 위로를 받았답니다. 강 신부는 “형제님, 큰일 치루셨네요. 마음이 많이 아프시죠? 어머니는 분명 극락왕생하실 거구요. 우리 함께 어머니께서 좋은 곳에 잘 가시도록 기도합시다”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남편이 위로받은 부분은 다름 아니라 ‘호상(好喪)이란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장례 때 조문객들은 대부분 ‘호상’이라고만 했지 상주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묻는 이는 거의 없었답니다. 그래서 ‘슬퍼하면 안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거지요. 강 신부는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그 어떤 ‘좋은 위로’로 슬픔을 잊게 하는 위로란 없다”고 적었습니다.

 


# 그런 아버지를 믿으라고요?

가족에 대한 기억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비행청소년을 선도하는 시설의 사제에게 강 신부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 시설의 다음 단계는 소년원이랍니다. 그 신부가 교리 공부 시간에 ‘하느님 아버지’를 설명하던 중 갑자기 “에이 씨!”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간 아이가 있었답니다. 혼자 씩씩거리던 그 아이는 한참이 지나 이렇게 말했답니다. “신부님은 어릴 때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죽도록 맞아 본 적이 있나요? 심지어 그 아버지란 사람으로부터 칼에 찔려 본 적도 있어요? 아버지란 사람에게 길거리에서 버림 받아 본 적도 있나요? 그런데,  그런 아버지를 믿으라고요?”

 


# 하늘나라에서 남편을 다시 만나라고요?

한 사제가 임종을 앞둔 할머니에게 약식으로 세례를 드리러 갔답니다. 자녀들은 모두 가톨릭 신자였답니다. 기본적인 교리를 알려드리고 각각 “믿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세례를 드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사래를 치며 세례를 거부하는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답니다. 사제가 할머니에게 “이제 세례를 받으면, 하느님 나라에 꼭 가실 거예요. 그러면 거기서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히 행복하게 사세요”라고 하자 벌어진 일이었답니다. 생전에 두 분 사이가 안 좋았던 거지요. 결론은? 세례 잘 받고 임종하셨답니다. 비결은 할머니의 자녀 사랑이었습니다. 자녀들은 “엄마가 세례를 받으면 우리 모두 엄마가 있는 곳에 따라갈 거야. 엄마가 사랑하는 손자 손녀들도 다 그곳에 갈 거야. 그래서 엄마, 우리 다시 만나, 그리고 영원히 함께 살자”고 말씀드렸다지요.

 


강 신부님은 현재 전북 고창의 ‘개갑 순교 성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1801년 순교한 최여겸(마티아)을 기념하는 성지입니다.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복자(福者)로 시복된 분입니다. 저도 아직 가보지 못한 성지인데 2년 전 부임한 강 신부님이 아름다운 성지로 조성하고 계시네요. 강 신부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함께 게재합니다. 책에는 따뜻한 사연, 가슴 아픈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가족 편’에 이어 2편도 곧 나온다니 기대가 됩니다.

『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에 대하여 』

게리 S. 크로스 · 로버트 N. 프록터 (김승진 역)

동녘 (2016.10.20)

 

 

 

 

1.  쾌락 중독의 놀라은 역사

 

 

■  인간의 감각세계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19세기말 신기술의 등장 


   19세기 말경에 여러 가지 신기술이 쏟아져 나와 우리가 먹고, 마시고, 보고, 듣고, 느끼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꿔내면서 인간의 감각 경험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현대인은 감각을 포착하고 증폭시키는 법,감각을 보존하는 법, 감각을 휴대하기 좋고 내구성 있게 만들어 광범위한 계층과 지역에서 접할 수 있게 하는 법을 알아냈다.  19세기 말, 광범위한 종류의 쾌락을 압축하고 상품화하고 운송할 수 있게 만든 테크놀로지들이 대거 등장하고서야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산업 테크놀로지는 우리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어떻게 먹는지, 무엇을 입으며 그것을 왜 입는지, 무엇을 어떻게 보고 듣는지까지도 재구성했다. 또 우리가 일싱의 수많은 측면을 경험하는 방식과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방식까지도 바꿔버렸다.

 

   이러한 변화는 근본적인 단절을 하나 가져왔다. 오랫동안 인간의 신체적 욕망은 그 욕망을 충족시킬 기회가 희소하다는 사실에 제약을 받았다. 그런데 기술의 변화는 현대인의 삶에서 이 오랜 길항 관계를 깨뜨렸다 담배말이 기계, 녹음 기계 등 수많은 신기술들은 만족의 강도만 높여준 것이 아니었다 인간의 욕망이 훨씬 쉽게,그리고 끔찍하게 과도한 정도로 충족되게 만들기도 했다. 

 

 

 

■  무한정 가능해진 인간의 식품 섭취와 비만의 등장 

 

   인간 욕망의 확장의 첫번째 명백한 사례가 식품이다. 한 세기 전쯤부터 인간은 기계를 이용해 설탕 범벅 식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됐고 결국 오늘날 건강과 도덕상의 위기에 봉착했다. 언론은 이 위기의 원인을 식품업계의 무책임함과 좌식 생활의 증가(일터에서도, 여가에서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왔지만, 이 문제는 다르게도 생각해볼 수 있다.

   테크놀로지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오늘날 사람들이 매우 쉽고 빠르게 열량을 섭취할 수 있게 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런 변화의 뿌리는 매우 깊다. 1만여 년 전 신석기 혁명으로 인간은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기를 수 있게 됐고, 상류층에서는 '비만’이라는 전에 없던 현상도 나타났다. 그런데 19세기 ‘포장된 쾌락의 혁명’이 도래하자 훨씬 많은 수의 소비자들이 그러한 과잉을 경험하게 됐다.  산업화된 식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지방,당분,염분을 농축해서 먹기 좋은 크기로 뭉쳐 담는 법을 알게 됐고, 이런 식품을 싸게 제조하는 방법과 멀리 운반하기 좋게 포장하는 법도 알게 됐다. 이렇게 해서 한때는 사치품이었던 먹을거리들이 도처에서 우리를 유혹하는 흔한 것이 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첫 번째 사실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두 번째 사실은 인간이 열량이 높은 먹을거리를 추구하도록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먹을 것이 희소하던 선사시대에는 그런 음식들이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여줬기 때문이다. 진화의 과정은 인간이 고열량 음식을〔절제하는 것이 아니라〕추구하도록 만들었고, 이런 습성 때문에 인간은 고열량 음식이 더 이상 희소하지 않게 된 상황에서도 그런 음식을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잃어 버렸다


   산업 테크놀로지는 인간의 생물학적 욕구와 자연의 희소성 사이에 존재했던 균형을 끊어내고 무너뜨렸다.  초코바는 우리의 유전자의 명령에 의하여  당근을 몰아냈고 심지어 사과까지 몰아냈다. 제조된 쾌락의 완벽한 사례인 초코바에는 가공하지 않은 과일,곡물, 야채에 들어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설탕과 훨씬 다양한  맛이 응축되어 있다.  초코바는 안에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고 눈길을 끌게끔 포장도 되어 있으며 가격대가 낮고 구하기가 쉬워서, 몸에 좋은 정도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게 되기가 쉽다. 즉 이제 생물학적 욕망은 우리에게 유용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지침으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 됐다. 희소한 세상에서 생겨난 욕망이 풍요로운 세상에서도 우리를 건강과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것은 아니다.

 

 

 

■  인간의 다른 감각 세계로의 확장 


   욕망과 희소성 사이에 존재했던 길항 관계의 단절은 비단 먹을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각뿐 아니라 다른 감각들도 응축되고 포장된 형태로 제공됐을 때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우리는 음식 이외의 영역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 존재인 인간에게는 다른 것들에 비해 특히 더 끌리는 형태나 소리가 있다. 냄새나 동작도 마찬가지다 더 끌리는 것들은 진화 과정에서 무수한 생존의 위협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들이다. 신체의 감각기관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도구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밝은 색이나 특정한 형태, 특정한 동작 등에서 쾌감을 느끼는 것은 먹을 것, 위험한 것, 짝짓기 상대 등을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어야 했던 선사시대의 필요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그런 쾌락들은 여가와 휴식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집안을 정적이고 동적인 여러 가지 시각물로 채운다. 그러한 시각물이 제시하는 광경과 색과 모양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세계들을 그려보도록 우리의 감각을 자극한다.

   간단히 말하면 한때는 희소했던 감각들을 이제는 신기술의 힘을 통하여 너무나 쉽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들은 시각, 청각, 동작적 감각의 소비도 증폭시켰다. 1839년에 등장한 다게레오타이프Daguerreotype는 미니 ‘카메라’ 안에 있는 금속판에 화학적으로 상을 고정시켜 그 이전에 존재했던 카메라 오브스쿠라cameraobscura에 혁명을 가져왔다. 초창기 다게레오타이프는 상을 고정시키는 데 긴 노출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19세기에는 노출 시간이 극적으로 짧아져 1888년경에는 아마추어용 스냅사진 카메라가 출시됐고 3년 뒤에는 활동사진 카메라가 나왔다. 그 결과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회상하는 방식이 대대적으로 달라졌다. ‘소리’ 의 포착, 그리고 보존과 판매가 가능해진 것도 이 시기다. 1877년에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발명한 축음기는 이후 성능이 개선되고 기업용이  가정용으로 바뀌면서, 소리를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1887년에는 에밀 베를리너Emile Berliner가 ‘레코드판’ 을 내놓으면서 소리를 원반에 찍어 대량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제 연주회나 강연은 2, 3분짜리 레코드에 담겨서 적합한 장비만 있으면 누구나, 어디서든지 들을 수 있게 됐다.

   1884년에는 미국 중서부 출신 라 마커스 톰슨La Marcus Thompson 이 기계화된 롤러코스터를 선보이면서 감각 경험에 대한 접근성과 속도가 새로운 형태를 띠게 된다. 진짜 기차였다면 위험이나 죽음까지도 경고하는 것이었을 신체 감각이 ‘자유낙하 선로’ 위에서는 2, 3분짜리의 신나는 모험이 됐다. 1886년에 개발된 ‘톰슨의 유람용 꼬마기차 Thompsons scenic  railroad’는 이국적인 자연 풍경과 환상적인 광경을 그려 넣은 인공 터널까지 만들어 유쾌한 긴장의 수준을 한 차원 더 상승시켰다. 이는 응축된 쾌락의 새로운 형태였다. 전에는 며칠이고 ‘실제 여행'을 해야만 경험할 수 있었던 광경과 소리들을 한데 추출해놓은 것이다. 다중 감각적인 볼거리들과 놀이기구들이 특정 공간에 밀집된 ‘놀이공원’은 일종의 ‘포장된 레크리에이션’ 경험을 제공했다. 이런 공원에는 1890년대에 등장한 교통수단인 전차를 타면 쉽게 갈 수 있었다. 초창기 놀이공원들로는 뉴욕 브루클린 남단의 코니아일랜드에 있던 공원들이 유명하다. 

   이러한 종류의 혁신은 감각의 속도,강도,접근성에서 전에 없던 새 세계를 가져왔다. 거리와 계절은 더 이상 제약이 아니었다.  

 

 

 

■  포장이라는 최고의 신기술


   특히 주목할 부분은 포장된 쾌락이 감각 경험의 강도를 크게 높였다는 점이다. 극단적인 사례로 아편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에는 씹거나 연기로 피우거나 차로 마셨던 아편이 모르핀으로, 그 다음에는 헤로인으로 정제됐고, 이어 1850년대에는 새로 발명된 주사기를 통해 혈관에 직접 주입됐다. 화학적으로 정제된 강렬한 감각을 실어 나르기 위해 주사기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튜브’들이 개발됐다는 점은 이 시기 테크놀로지의 주요 특성 중 하나다.  또 하나의 치명적인 사례는 종이담배다. 1880년대에 제임스 본색 James Bonsack이 발명한 담배말이 기계가 나오고 담뱃잎을 가공하는 새로운 기법이 개발되면서, 담배는 저렴해졌을 뿐 아니라 '순해졌다'(이는 치명적으로 해로워졌다는 의미다).  본색의 담배 기계는 제조 비용을 자릿수가 달라질 만큼 낮춰주었고, 화력 건조와 같은 새로운 가공법은 알칼리도를 낮춰 연기 맛을 순하게 만들어서 담배 연기를 폐 깊숙이 흡입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대중 소비재 하나가 시장에 등장했고, 대중의 중독과 (폐, 심장 질환이 야기한) 대중의 사망이 뒤따랐다.

 

   담뱃잎이 종이담배로 ‘튜브화’되었듯이, 다른 상품들에 대해서도 넣고 담고 포장하는 테크놀로지들이 대거 등장했다. 원통형 깡통에 음식을 담는 통조림 제조의 기계화는 1904년 이중권체 방식을 적용한 '위생 깡통’ 기계로 정점에 올랐다. 1890년대 말에는 병과 병뚜껑 제조가 기계화됐다. 탄산음료가 발명되면서는 새로운 형태의 설탕 소비가 시작됐다. ‘코카콜라'는 1886년에 약국잡화점의 음료수대에서 처음 판매됐고 병 제품으로는 19세 기 말에 나왔다. 1890년대에는 쓴맛 나는 초콜릿에 설탕을 다량 섞은 초코바가 등장했다 . 이러한 종류의 포장된 쾌락, 즉 원료를 정교하게 계량해서 편리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분량씩 뭉쳐놓은 종류의 제품들을 만들면서, 제조업체들은 천상의 감각적 즐거움을 능가했노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  또 자연이 창조한 맛과 냄새와 모양을 넘어서는 합성 식품과 합성 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화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도 나타났다 '마케팅marketing’이라는 단어 자체가 1884년에 생겼으며,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상품들을 소화하기 위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마케팅의 임무였다. 포장된 쾌락들은 귀에 감기는 슬로건과 눈길을 끄는 컬러 상표로 점점 더 강렬하게 치장됐다.

 

 

■  포장된 쾌락의 세계

   새로운 테크놀로지 중 어떤 것은 싸고 위생적이고 다양한 먹을거리로 영양분을 제공하면서 건강을 증진시켰다. 또 어떤 것은 편리하고 효능이 큰 약품과 위생용품을 제공했다. 음악과 새로운 종류의 ‘시각 예술',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유례없이 확장한 것도 있었다. 놀이기구들은 위험함이 주는 흥분과 황홀을 해롭지 않은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며 가상의 여행 경험까지 제공했다. 사진은 찰나의 광경을 포착해 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규모와 거의 완벽한 정확성으로 이미지를 보존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포장된 쾌락은 전례 없는 건강과 도덕상의 위험도 야기했다. 극단적인 사례로 취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농축되면서 중독의 문제가 생겼다. 중독이란 일정한 효과를 유지하려면 점점 많은 양을 흡수해야 하고 끊었을 때 상당한 신체적 괴로움을 수반하는 신체적 의존증을 일컫는다. 정제된 아편을 주사기로 주입하는 것이 중독의 전형적인 사례고, 담배 중독과 알코올 중독도 일반적인 중독의 범주에 포함된다. 

 

    농축 고열량 식품도 이들과 완전히 다르다고는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지방과 당분이 많이 든 식품은 에너지뿐 아니라 엔도르핀도 생산한다. 엔도르핀은 모르핀과 비슷한 진통제로, 안락함과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 그런 먹을거리들을 ‘컴포트 푸드comfort food’(‘안락올 주는 식품’이라는 의미)라 부르기도 한다. 지방과 당분이 농축되어 있는 식품은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교란해 우리 몸이 그런 식품을 계속해서 원하게 만든다. 이와 달리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얻는 신체적 쾌락은 우리 몸을 피곤하게 하기 때문에 중독성이 훨씬 적으며, 어느 정도의 ‘과잉’ 은 신체를 더 건강하게 하기도 한다(여기에서의 괴로움은 곧 이로움이다).

   포장된 쾌락에 대한 의존증이 전부 화학적 작용만인 것은 아니다.  제조된 쾌락은 처음 접할 때는 놀랍고 즐겁지만, 자극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자연 경관이나 보조적 자극이 없는 사회적 모임과 같이 '포장되지 않은’ 자극에는 우리를 무뎌지게 만든다. 녹음된 소리,포착된 이미지, 놀이기구와 전자 게임 등이 주는 쾌락이 ‘래칫 효과rachet effect’ 〔수준이 한번 올라가면 다시 내려가지는 않는 효과)를 일으켜, 자연과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상품화되지 않은 쾌락을 밋밋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포장된 쾌락은 전에는 귀하고 드물었던 것을 흔하고 따분한 것으로 만든다. 포장된 쾌락 밖의 세계에 대한 흥미는 점차 약해지며 우리는 더 이상 그 세계를 열망하지 않게 된다. 망원 렌즈와 영상 편집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삭막해 보이게 만들거나 아무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만든다.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에서 압축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데, 아니면 아이맥스나 고화질 평면 TV로 볼 수 있는데, 폭포나 숲에는 굳이 왜 간  말인가? 이러한 종류의 포장된 쾌락은 신체적 의존증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경험의 기대치를 점점 더 높이거나 응축도가 낮은 종류의 경험을 가치 절하한다.

    포장된 쾌락은 흔히 탈사회적인 방식으로 소비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포장된 쾌락은 종교적 환희, 신체적 움직임, 사회적 상호작용, 성적인 상호작용 등이 유발하는 것과 비슷한 신경 반응을 일으킨다. 즉 이런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포장된 쾌락이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약한 와인과 순한 자연 환각제는 영적이고 사회적인 경험을 고양시켜주었지만, 현대의 포장된 쾌락은 충족을 개인화시키고 군중으로부터 고립시킨다. 휴대 가능한 MP3 플레이어가 공공장소를 개인화하고 TV가 고립의 효과를 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포장된 쾌락의 혁명이 오기 이전의 세계와 매우 다르다. 포장된 쾌락의 혁명으로 광범위한 영역의 감각적 쾌락이 병에 담기고, 캔에 들어가고, 응축되고, 증류되고, 그 밖의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강화됐다. 이러한 변화가 모든 영역에서 동일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모든 변화가 우리의 감각적 세계를 크게 바꾸었으며 우리가 아직 그 영향에 대해 조금밖에 모른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포장된 쾌락의 혁명이 미치는 영향은 전 지구적이다. 그리고 전 지구적 영향은 지금까지보다는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이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 과정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문제(특히 가공 당분과 종이담배를 통해)라든지 과다한 소비의 문제 등도 생겨날 것이다. 응축된 감각의 인공적인 세계가 지구 곳곳의 새로운 영역에, 그리고 신체와 사회의 새로운 영역에 속속들이 퍼져나가면서, 포장된 쾌락의 혁명은 계속되고 있다. 이 멋진 신세계를 빠져 나오거나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세계를 떠오르게 한 전제 조건들을 파악하고 그에 맞서는 일은 필요하다.

 

 

■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고 '최적화'로 진화하는 쾌락 제조 산업 기술

   ‘응축 주입된 재미’는 접할수록 지루해지기 때문에 쾌락 제조자들은 감각의 강도를 계속해서 높여왔다. 단순한 초콜릿에 땅콩과 누가가 들어갔고,니코틴을 더 효율적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담배에 향료와 화학물질이 첨가됐다.  영화는 점점 더 빠른 컷으로 사람들의 정신을 빼놓았다. 녹음된 소리의 정확성과 음역 범위도 대폭 커졌다.  롤러코스터는 더 높아지고, 더 빨라지고, 그러면서도 더 안전해졌다. 포르노도 점점 더 보기 쉬워져서 오늘날에는 누구든 인터넷만 있으면 거의 공짜로 볼 수 있다. 오페라 애호가들마저도 이제 좋아하는 아리아를 유튜브만 클릭하면 듣고 볼 수 있다. 돈도 안 들고 집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으며 ‘지루한 조각’들을 꾹 참고 다 듣고 있을 필요도 없다. ‘근성’ 없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라고 말할 수도 있을 법하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포장된 쾌락의 혁명이 가져온 또 하나의 결과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감각적 경험이 점점 더 정교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감각 경험을 정교하게 재구성하는 과정의 핵심은 만족을 ‘최적화’하는 기법들인데, 포장된 쾌락이 연구 개발과 마케팅 부서를 갖춘 기업에 의해 상품으로서 제조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1930년대에 담배를 약초로 되돌린다는 개념에서 멘톨이 첨가됐고, 이후에는 암모니아,레불린산, 그리고 단맛이 나는 향료들이 첨가되어 니코틴의 쾌감을 증강시켰을 뿐 아니라 나이가 어린 사람들까지 담배 맛을 알아버리게 만들었다. 향미 화학자들은 카페인과 당분의 양을 정교하게 조절해 '소프트 드링크’의 자극을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과자업체들은 정밀한 ‘맛의 프로필’을 개발해서 옛날식의 딱딱한 사탕을 뛰어넘는 감각의 복합체(가령 스니커즈)를 만들어냈다.

   최적화와 계량화는 놀이공원에서도 볼 수 있다. 1890년대에 코니 아일랜드에서 선보인 ‘루프 더 루프’ 놀이기구의 스릴은 곧 ‘테마형’ 놀이기구가 제공하는 다중적인 감각에 밀려난다. 그러는 한편으로 롤러 코스터는 구토나 상해를 일으키기 직전까지 흥분의 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달했다. 이는 도박장에도 적용되는 원칙으로, 도박장은 사람들이 지면서도 게임을 계속하게 만들기 위해 돈을 따는 순간들을 주기적으로 제공하도록 조건화되어 있다. 게임 분야에서도 쾌락 제조자들은 초보자도 할 수 있을 만큼 쉬우면서도 숙달된 사람도 흥미를 잃지 않을 만큼 복잡한 게임을 개발했다. 가상공간에서 벌이는 게임이 신체와 사회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일자 게임 업체들은 신체적 움직임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수 요소로 포함된 게임을 만들기까지 했다(‘위wii’ 게임이 그런 사례다).

 

 


■  쾌락 제조 기술의 발달사의 핵심 요약  


   이 책은 포장된 쾌락이 어떻게 부상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1900년을 전후한 시기에 미국에서 매스 마케팅과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달로 독특한 상품 집단이 등장한 과정을 다룬다. 이는 ‘현대 소비사회의 부상’이라는 더 큰 주제의 한 측면으로 볼 수도 있는데, 그 측면은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한 세기의 기간을 빨리감기로 돌려 보면 윤곽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살펴본 상품들은 당시에 떠오르고 있던 ‘소비사회’의 일부였다. 즉 사람들이 물건을 만들기보다는 구매하게 되고,또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물건을 소비하게 된 ‘쇼핑 문화’의 일부였다.  한때는 쾌락이 희소한 것이었고, 대개 사회적인 성격을 띠었으며,심지어 공짜였지만, 기계화와 매스 마케팅을 거치면서 상품화되고,대량생산되고, 개인 용량 단위로 판촉되고, 개인적 차원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우리가 구매하는 물건은 우리 정체성의 일부가 돼, 우리가 타인과 
자신을 구분하는 방식과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을 재구성했다. 나아가 소비사회는 우리의 감각 경험도 변모시켰다.


   거대사적 맥락에서 보면 이러한 감각 경험의 변화는 여전히 새로운 현상이며 그것의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20세기 이후부터는 크게 봐서 두 가지 과정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하나는 강화intensification다. 쾌락 제조자들은 질리고 지루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감각의 강도를 계속해서 높여왔다. 이는 업계에서의 경쟁에서 이기는 데도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소다 병은 더 커졌다. 핀볼 경기는 빛처럼 빠른 인터랙티브 비디오 게임으로 바뀌었다 영화는 점점 더 놀라운 영상을 선보였다. 롤러코스터 엔지니어들은 기구를 신체적, 심리적 극단까지 밀어붙였다. 강렬함은 더 큰 강렬함을 낳았다. 새로움과 스릴은 금세 평범함과 지루함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고객을 끌기 위해서는 한층 더 새롭고 스릴 있는 것을 내놓아야만 했다.

   강화는 포장 안에 전보다 더 많은 감각을 우겨 넣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이는 포장을 꾸미고 포장된 제품을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표와 같은 새로운 마케팅 기법들은 포장된 쾌락을 전에 없이 매력적이고 구매와 사용 면에서 훨씬 편리하게 만들었다. 마케팅의 원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이 맥락에서다. 상표의 로고가 우리 머릿속에 얼마나 깊이 새겨져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말보로’나 ‘코카콜라’의 로고를 못 알아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테크놀로지 덕분에 소비가 더 쉽게, 종종 더 “즉각적/직접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제는 많은 상품(좋은 것이건 안 좋은 것이건)을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점원이라는 매개를 통할 필요가 없어졌다. 접근의 즉각성(직접성)과 편리성은 사진, 종이담배,통조림이 초창기에 가지고 있던 매력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아이팟에서 자동 셔플되는 수천 개의 곡과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가 그와 비슷한 매력을 발한다. 이제 일회용 분량으로 팔리지 않는 것은 거의 없으며 대체로 그 일회용에는 점점 더 많은 자극이 담긴다.

   이러한 변화의 많은 부분이 새로운 테크놀로지, 그리고 공격적이고 과학적인 마케팅의 결과다. 19세기에 벌어진 기계와 전기 분야에서의 혁신은 20세기에 전자 레이저, 그리고 무엇보다 디지털 분야의 기술 발달로 이어졌다. 재생된 소리는 더 커졌고 더 원음에 충실해졌으며  점차로  “초고도로 진짜 같아”졌다. 영상은 점점 해상도가 높아졌고 때로는 빛처럼 빨라졌으며 3차원의 형태까지 띠게 됐다. 개인용 컴퓨터, 그리고 이제 휴대용 컴퓨터들은 쾌락을 위해 기다려야 할 필요를 거의 없앴고 쾌락의 희소성도 거의 없앴다. 전에는 레코드나 스냅사진이나 잡지를 통해 얻던 청각적,시각적 자극을 이제는 에디슨과 이스트먼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쉼 없이 쏟아지는 감각적 자 극의 흐름 속에서 얻는다 또한 컴퓨터 공학과 선형 동기 모터는 놀이 기구를 인간이 유쾌함을 잃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한계까지 밀어붙인다 요컨대 포장된 쾌락은 개인이 경험하는 삶의 속도를 높였 고, 그에 따라 우리 삶은 자연의 느린 속도가 주는 불편함이나 다른 사람들이 끼치는 방해나 지연에 영향을 덜 받게 됐다. 삶의 지루한 부 분들을 견뎌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너무나 익숙 해져서 스마트폰에서 음악, 사진, 영화, 비디오 게임, 우편, 텍스트, 음 성 등 어느 것이라도 나오는 데 1, 2초 이상 걸리면 안달을 낸다. 그래 서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제품들이 ‘기대’나 ‘추억’이 주는 즐거움을 앗아간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포장된 쾌락이 일으킨 두 번째 장기적 경향은 최적화 optimization다. 이는 얼핏 보기에는 첫 번째 경향인 '강화’와 반대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무작정 강도만 계속 높이는 것보다는 간접적이고 섬세한 감각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성공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강화’에는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쾌락 공학자들은 쾌락을 최적화된 상태로 전달함으로써 판매를 극대화하는 방법들을 개발했다.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려는 제조업체와 마케팅 전문가들의 가열찬 노력 덕에, 소비자들은 초코바, 소다 인기 곡, TV 시트콤 등을 날마다, 달마다, 계절마다의 일상적인 리듬에 없어서는 안될 양념으로 여기게 되었다. ‘강화된 쾌락’과 달리 ‘최적화된 쾌락’은 일상의 흐름에 잘 맞아 들어가도록 계량돼 있어서 노동 윤리를 저해하는 것 같지 않았고오히려 노동 윤리를 강화하는 듯했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해가 되지 않아 보였다. 이렇게 최적의 방식으로 전달된 쾌락은 우리의 두 번째 본성이 됐고 계량화된 현대인의 삶에서 핵심이 됐다.

 

 

 

 

2.  이 책의 상세 서술하고 있는 영역   

 


   이 책은 여러 포장된 쾌락 가운데 종이담배, 초코바, 청량음료, 축 음기와 레코드, 사진, 영화, 놀이공원 등을 다룬다. 물론 튜브화되고 포장되고 휴대성이 커지고 내구성이 높아진 모든 것을 ‘포장된 쾌락’이 라는 범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포장된 쾌락은 다음과 같은 상호 연관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1. 포장된 쾌락은 감각적 만족을 강화하고, 보존하고, 옹축하고, 용기에 담아서 인위적으로 만든 상품이다.


2. 대개 값이 싸고 바로 구할 수 있다. 또 대체로 휴대와 저장이 가능하며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다.


3. 일반적으로 포장재에 싸여 상표가 붙어 있고 브랜딩 활동을 통해 마케팅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들고 다닐 수 있는 ‘물건’ 의 형태지만 특정한 공간에 쾌락이 담긴 놀이공원의 경우처럼 '공간’에 브랜드가 붙은 형태도 있다.


4. 꼭 전국적이거나 전 세계적이지는 않더라도 상당히 넓은 지역을 포괄하는 기업이 생산한다. 이로써 ‘개인 소비자과 ‘기업 생산자’의 관계가 분명하게 발생한다.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소비재 중에도 이런 특성들을 일부(혹은 전부) 갖고 있는 것이 많이 있다. 의복, 자동차, 책, 시리얼, 코카인, 포르노, 백화점 등 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한 초기에 포장된 쾌락의 핵심적인 특성을 보여주었던 것들, 특히 용기화 압축, 강화 동원, 상품화의 요소를 포함 하고 있는 것들로만 이 책의 소재를 한정했다. 압축되고 증강되고 포장된 쾌락들을 모조리 담으려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가령 포르노나 향수의 역사는 다루지 않았으며 마약성 물질과 술은 간략하게만 다뤘다. 

   우리는 포장된 쾌락의 혁명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욕망을 강화 하는 방법이 점점 더 정교해짐에 따라 더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기억 해야 한다.

 


3.  쾌락 중독 제조 시대의 핵심 포인트  


   욕망의 만족이 증가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좋은 삶’에 대한 인간 본연의 추구라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포장된 제품들이 사회적 영향이나 신체적 영향은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만 제조되고 판촉됐다는 데 있다. 또 쾌락거리를 상품의 형태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재가 아닌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쾌락은 부차적인 것이 되거나 아예 밀려나버렸다. 쾌락 제조업체들이 꼭 극단적으로 밀어부치는 전략만 쓰는 것은 아니다. 업체들은 상업화된 감각적 새로움을 일상으로 밀어 넣었다 뺐다 하면서 그것들을 우리 삶에 통합시키려 한다. 물론 핵심은 언제나 이윤의 극대화다.

   담배 이외의 다른 포장된 쾌락들도 습관을 형성하거나 크고 작은 중독을 일으킨다. 복합 감각적인 호소력을 가진 정크푸드뿐 아니라 고도로 제조된 소리, 광경, 동작의 자극도 마찬가지다. 금단 증상이 있든 없든 간에,현대인이 더 사회적인 형태의 여가를 즐기겠다고 포장된 쾌락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기 위해 피하는 것도 쉽지 않다. 손이 닿는 곳에 비디오 게임이나 아이팟이 있는 상황에서는 말이다.

   중요한 사실은 현대의 쾌락 제조자들이 강렬한 감각들을 제조해 내면서 그와 동시에 소비자들이 그런 쾌락을 반복적으로 추구하게 할 '단서’들 또한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그 결과로 다른 종류의 욕망들은 밀려나버렸다. 가령 케슬러는 ‘컴포트 푸드'에 대한 욕망이 다른 감정을 몰아낸다고 지적했다. ᅳ어느 한 시점에 뇌가 집중할 수 있는 자극의 양에는 한계가 있는데, 컴포트 푸드에 대한 욕망이 뇌의 작동기억을 온통 차지해버리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유혹에 잘 맞서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현대 세계를 가득 메운 현혹적인 포장과 광고들은 우리를 포장된 쾌락으로 이끄는 ‘유도적 환경’을 조성한다. 

   포장된 쾌락을 더 접근 가능한 것, 더 호소력 있고 궁극적으로는 더 습관적인 것으로 만들고자 했던 제조업자와 마케팅 전문가들의 가열찬 노력으로, 이제 우리에게 포장된 상품들 너머에 있는 세상은 너무 멀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돼버렸다. 자연의 매력은 쉽게 감지하기가 어렵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연에서는 대개 갈색과 녹색, 회색이 주를 이루고 그 가운데 아주 약간의 붉은 산딸기가 있다. 그런데 포장은 우리에게 산딸기를 사시사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그리고 이는 미세한 종류의 즐거움과 경험을 대체한다. 고화질 화면이 저화질 화면을,편리함이 수고로움을 대체하는 것과 같이, 초코바는 당근을 대체해버린다. 또한 스릴 있는 볼거리와 놀이 기구는 런던 호수 지구를 산책하면서 느끼는 장엄함이나 그랜드 캐니언을 고요히 바라보며 숙고하는 경험을 대체한다. 그리고 자연은  광고를 하지 않는다. 아이팟에서 나오는 수 천 개의 곡은 일할 때나 여행할 때나 놀 때나 쉬지 않고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오면서, 우리가 듣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을 때의 보고 듣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포장된 쾌락은 가장 저항이 덜한 경로로 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고도로 제조된 형태의 포장 제품이 주는 편리함을 포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이든 뭐든 간에)에의 방대한 접근, 그리고 앞으로 도래할 수많은 기기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 우리는 전자레인지용 냉동식품, 야채 통조림, 때로는 스니커즈와 같은 좀 더 일상적인 포장 제품들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어떻게 선을 그어야 할까? 물론 담배처럼 심하게 중독적이고 해로운 물질은 별도의 범주로 떼어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포장된 쾌락들은 그것이 미친 도덕적 영향이 더 복잡하기 때문에 좋고 나쁘고를 명쾌하게 선 긋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나쁜 것에 저항하고 나쁜 점과 받아들일 만 한 점을 구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가지각색의 역사가 존재해왔다.



4.   현재 할 수 있는 우리의 노력 방향  


   우리가 포장된 쾌락들을 다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명확해졌을 것이다. 포장된 쾌락들이 미친 영향은 각기 다르며, 따라서 그에 대한 태도와 조치도 각각 달라야 한다. 담배 같은 것은 중독성이 너무나 크고 치명적이므로(또 사람들이 실제로 좋아하지도 않으므로),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일 수 있다. 실제로 법원은 종이 담배가 결함 있는 제품이며 제조업체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영리를 올 리고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반면 포장된 쾌락 중에는 담배보다 위험성이 덜하거나 실질적인 위협을 제기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많은 것들이 즐거움을 누릴 기회를 더 많아 더 많은 사람에게 주면서 일상의 고단함을 누그러뜨려준다. 뒤쳐지고 배제되었다는 모멸 감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포장된 쾌락 중에는 문제점을 가진 것들도 있으며 사용해도 좋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정도로 위험한 것들도 상당수 있다.


   고과당 시럽에 기반한 식품,아니면 그냥 평범한 설탕에 기반한 식품들을 생각해보자. 논란은 있지만 식음료에 첨가된 설탕에 세금을 부과하는 소위 ‘트윙키 세’ 도입이 논의된 적이 있다 트윙키 세는 1980 년대 중반에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켈리 브라우넬Kelly Brownell이 정 크푸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처음 제안했다. 트윙키 세로 거둔 조세 수입은 설탕이 잔뜩 들어간 식음료를 제조, 가공 판매하는 강력한 기업들의 공격에 맞서 건강한 식품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종류의 조세를 지지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음료 용기의 크기를 제한하거나 학교나 식당에서 취급하는 소다를 제한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또 메뉴에 음식의 칼로리를 제시하는 식당들도 생겼다.


   한편 포장된 쾌락 중에는 위험 수준이 이보다 약한 것들도 있다. 포장된 쾌락들은 감각을 응축해서 자연이 거의 혹은 전혀 제공하지 못하는 광경과 소리와 감각을 제공하면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의 범위를 넓혀준다. 하지만 20세기 초 ‘볼거리로서의 영화’가 감각의 밀도를 높이고, 오늘날 비디오 게임이 한층 더 강렬하게 감각의 밀도를 높이면서, 우리는 덜 강렬하고 배워가면서 누려야 하는 종류의 쾌락은 무시하거나 경멸하게 됐다. 가령 산책은 감각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가하지만 우리를 압도하거나 지치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복잡한 삶의 미세한 측면들을 통해 즐거움을 주며 많이 하면 할수록 가공 되지 않은 자연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운동도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고도로 프로그램되어 우리를 온통 에워싸는 종류의 쾌락 꾸러미들은   심리적 의존증을 낳는 경향이 있다. 사회심리학자 짐 블라스코비치jim Blascovich와 제레미 베일린슨jeremy Bailenson의 연구에 따르면 신체적 의존성이 있는 약물을 사용할 때와 의존성이 덜한 것들을 사용할 때 뇌에서는 몇몇 동일한 보상 중추가 반응 한다.


   살펴보았듯이 포장된 쾌락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한때는 부유 한 사람만 누릴 수 있었던 감각의 만족을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래서 1910년이면 일반인도 카루소의 레코드를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게 되어 기뻐했고, 새천년에는 MP3로 최신 테크노 음악을 내려받아 들을 수 있게 되어 기뻐했다. 접근성을 약속한 것이야말로 소비자들이 애초에 포장된 쾌락을 구매하게 한 요인이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손가락으로 쓱 밀거나 마우스를 한두 번 클릭하는 것만으로 인터넷에서 사실상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감각적 탐닉의 잔치를 (유료로든 무료로든)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편리함은 우리가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에 편견을 일으킨다 우리 선택은 가장 쉽고 빠른 것, 그리고 즉각적인 충족이 가능할 것 같은 쪽으로 점점 치우친다. ‘좋은 것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소 숙명주의적인 이 경구는 자라기를 기다려야만  농작물을 얻을 수 있고, 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려야만 교역을 할 수 있고, 명절이 오기를 기다려야만 축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던 시절에나 통하던 말이다. 현대의 테크놀로지들은 이러한 기다림을 필요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렇더라도 즉각적인 만족은 금세 물리고 지루해져서 새로운 만족을 더 자주 추구하게 만든다. 음악 평론가 사이몬 레이놀즈Simon Reynolds는 오늘날의 지루함은 누릴 만한 거리들이 부족한 허기의 상태가 아니라 시간과 관심을 너무 많이 차지하는 과다함 때문에 문화적 식욕이 상실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쾌락을 만드는 사람들은 만족의 즉각적인 전달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사실상 행복을 방해한다. 심리학자들이나 신경과학자들이 발견했듯이 , 행복은 쾌락을 자주 주입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고 계획하고 만족을 노력으로 얻어내는, 더 연장된 시간 동안의 관여에서 온다. 즉 목적지는 더 적고 여정은 더 길어야 하는 것이다.


   포장된 쾌락은 사회적인 경험이었거나 공유된 경험이었던 것을 개인화할 위험성도 있다. 개별 포장된 초코바나 음료수 캔을 가정의 식사와 비교해보라. 혹은 미국 원주민의 평화의 파이프를 오늘날의 아메리칸 블렌드 종이담배와 비교해보라. ‘나만의 방’으로 가는 경향에는 물론 장점도 있다. 한 방에 모두 모여 억지로 함께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든지 교회나 축제가 부과하는 공동체적 의무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렇게 얻은 자유를 누릴 수도 있게 한다. 포장된 쾌락 중 어떤 것들은 분명 우리 모두가 바라는 자유의 실현을 돕는다.  또 어쩌면 우리는 불편함과 성가심을 없앤 상태로도 '군중의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MP3 플레이어를 좋아하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개인화 테크놀로지들은 사회성을 함양할 기회를 없애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대화하는 것에 서툴러지고 불편함을 느낀다. 자연스럽게 나누는 대화를 버리고 아이팟을 택하는 것이 꼭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가 더 매혹적이어서겠는가? 누구도 이어폰의 고립적인 즐거움에 완전하게 잠길 수는 없다. 또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와 공유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사회성을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과 MP3 플레이어는 개인주의적인 근시안을가져오고 타인과 가치를 공유하거나 대면적인 접촉을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넓게 보면 포장된 쾌락은 풍부함과 접근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을 제기한다. 포장된 쾌락은 값이 점점 싸지고 있는데다 이제 실질적으로 제한 없이 많은 양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쌓여간다. 고르고 쌓는 것은 원래 축음기 레코드가 가지고 있던 핵심적인 매력이었지만, 레코드를 계속 구매하다 보니 저장이 어렵다는 문제와 수집해놓은 것 중에서 원하는 것을 다시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겼다. 성가신 원통형 대신 쉽게 저장할 수 있는 원반형을 택한 것은 초기의 한 가지 해결책이었다. 또 상표가 붙은 앨범이 봉투형 케이스에 담겨 나오면서 원하는 것을 선반에서 찾아 쉽게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이보다 훨씬 훌륭한 해결책도 나왔는데,MP3 플레이어로 무제한의 곡을 쌓으면서도 원하는 것을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쌓이는 것의 양 자체가 너무나 많아지면서 디지털화는 또 다른 심리적 문제를 낳았다. 이제는 잘 알려진 딜레마인 ‘선택의 과부하overchoice 와 데이터 안개data smog 로 이는 선택지의 양이 너무 많아져서 생긴 문제다. 유튜브 같은 인터넷 사이트는 거의 무한한 양의 동영상에 즉각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억의 자원’을 방대하게 확대했고,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좁혔다. 그리고 디지털 서핑과 멀티태스킹이 일반화되면서 리처드 포먼Richard Foreman이 “팬케이크 인간”이라고 부른 “경험의 얄팍함”이라는 문제가 생겼다.  팬케이크 인간은 “넓고 얇게 퍼져서 방대한 정보의 네트워크에 버튼 터치 하나로 접하는 인간” 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오늘날에는 물건을 획득하는 데 자연적인 제약은 거의 없고,경제적인 제약은 더욱 없으며,도덕적인 제약도 분명하게 그어져 있지 않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축적인 ‘수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노래, 영화, 게임은 물론, 인형, 장난감,자동차, 또 그 밖의 셀 수 없는 다른 사물들은 소유자 자체를 소유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 결과 해당 수집품 중심의 배타적 커뮤니티가 등장해 그 외 사람들과의 또 다른 단절을 일으킨다. 


   이러한 ‘쌓기’는 또 하나의 명백한 질문을 제기한다. 어떤 사람이나 계급, 혹은 국가가 마땅히 소유해도 좋은 양이란 어느 정도일까? 포장된 쾌락이 불평등, 자원 고갈,탄소 오염을 심화시키는 상황에서, 이는 특히나 중요한 문제다. 이런 문제의 상세한 내용들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제약받지 않는 소비를 민주적이며 존엄한 종류의 행위로 여기게 만든 것이 그런 문제의 한 원인일 것이다. 물론 이는 일자리와 소득이 의존하고 있는 경제적 기계를 추동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보수주의자들과 경제자유지상주의자들이 ‘소비자 선택’을 근거 로 들면서 쾌락 경제의 계속적인 확장을 정당화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진보적인 자유주의자들도 일자리와 좋은 삶에의 보편적인 접근이라는 이유로 할인점이나 쇼핑몰에서 무제한의 소비가 이뤄지는 것을 정당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 문화에 대한 진지한 도전은 좌우파 모두에서 잔소리하는 설교꾼들의 말 정도로만 축소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더 잘 대응할 수 있을까? 출발점은 실제로 벌어진 일들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쾌락이 드물고 얻기 어려운 것이었던 1900년에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욕망을 확장하고 충족시켜준 것이 과학과 기업의 위업이었다. 그 결과로 나온 제조된 욕망의 혁명은 놀라운 성취, 즉 수많은 상품을 널리 분배한 20세기의 민주적인 소비자본주의를 가져왔다. 더 많은 상품은 더 많은 일자리를 의미했고 동시에 더 많은 소비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20세기 소비자에게는 잘 작동했던 것이 21세기의 소비자에게는 잘 작동하지 않을 수 도 있다.  무한해 보이는 상품들은 미국인을 전 지구적인 식충이이자 욕망의 노예가 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반대자들은 미국인들을 조롱하고 경멸하고 위협한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접근이 더 넓은 세계로 퍼지면 어떻게 될까? 나머지 지억 인구에게로 퍼지면? 우리 미래는 환경과 에너지의 위기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환경 자원과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포장된 쾌락을 만드는 데 원료로 들어간다. 우리는 얼마나 오래 이 경로를 지속할 수 있을까?


   과잉 소비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인 삶과 정치적인 삶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역할을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 데이비드 케슬러는 패키지 식품의 유혹을 이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습관적인 과식을 불러오는 단서에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조건 반사적인 과잉 섭취의 코드를 만들어서 우리 식생활을 정확하게 조작하는 법을 알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것은 우리가 그에 대해 지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식품을 어느 정도 탈정서화해야 하고 “조건 반사적인 과잉 섭취가 생물학적인 문제이지 성격적인 결함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는 식품뿐 아니라 제조되고 마케팅된 다른 쾌락들의 자극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는 이런 즐거움들을 어떻게 접하게 해야 할까? 혹은 접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쾌락거리에 접하는 습관이 어린 시절에 형성되는 것이라면, 해결하기가 더 힘든 문제가 제기된다. 어떤 쾌락이 아동 발달에 건강하고 해가 없는 즐거움일까? 또 어떤 것이 가치 있는 역량과 감상의 기회들을 몰아낼 우려가 있는 것일까?  


   포장된 쾌락은 또 다른 방식으로도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비만이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부모나 교사의 책임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제조업체와 정책결정자,그리고 더 광범위한 사회 전체가 신경을 써야 마땅한 문제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포장된 쾌락이 아이들을 달래거나 돌보는 방편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비디오 게임이 교육적이라거나, (사탕과 TV 보는 시간 처럼) 착한 일을 했을 때에 보상으로 적합하다는 수없이 들어온 이야기를 거부해야 한다. 그리고 1960년대와 70년대에 ‘아이들에게 스넥과 짜릿함을 그치지 않고 판매하는 광고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짧게나마 나왔던 것도 다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어른들의 경우에는 인이 박힌 포장된 쾌락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역량을 훼손시키는 종류의 만족을 대체할 새로운 만족의 원천을 찾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이는 설탕과 지방을 단백질과 섬유질로 바꾸는 것처럼 간단할 수도 있다(물론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 면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 테지만). 새로운 습관은 당과, 담배, 비디오 게임 등을 향해 통제되지 않는 욕망을 일으키는 단서들의 연쇄를 끊어낼 수 있다. 또 새로운 의례들(특히 사회적 의례들)을 발견해서 포장 제품들이 독려하는 고립적인 습관을 깨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의도적으로 감각을 재훈련시키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가령 숙련과 경험으로 만족을 느끼게 되는 취미를 통해 포장된 쾌락이 해주지 않는 일을 함으로써, 감각을 넓게 분산시키는 것, 쾌락을 기대하고 계획하는 것, 그리고 추억을 보존하는 것이 '자극’ 자체보다 더 중요해 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단순함과 고상함을 설파했던 옛 비관주의자들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체와 감 각을 다시 훈련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금욕적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다 지루하게 들린다면, 어느 정도 그것은 금단 현상 때문이다(지루함 자체가 포장된 쾌락 의 혁명 이전에는 잘 사용되지 않던 단어라는 것을 기억하자).  《추구의 행복The Happiness of Pursuit》에서 심리학자 시몬 에델만Shimon Edelman은 수세기 동안 인문주의자들이 주장해온 바를 신경과학으로 증명했다. 행복은 단지 어떤 목표를 실현하는 데서가 아니라 정신적,육체적 활동 속에서, 경험을 추구하는 속에서, 그리고 미래를 기대하는 노력 속에서 얻어진다.  


   포장된 쾌락의 문명이 떠오르기 전의 인간은 자연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도 기억하자. 우리 조상들이 살던 생물학적 세계는 쾌락을 ‘빠르게’ 얻어야 했던 장소였다. 쾌락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각의 공학자들은 여기에 착안해서 감각을 제조한다. 〔그리고 그들이 제조한) 포장된 쾌락도 사라지기 쉬운 자연적인 쾌락이 탐닉되듯이 빠르게 탐닉된다. 빠른 만족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핵심을 짚고 있다. 현대 쾌락의 테크놀로지는 대체로  본능을 강화하는 것이지 육성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 쾌락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육성을 필요로 하는 종류의 즐거움을 위해서도 공간, 시간,욕망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좋은 식사, 함 께 부르는 노래, 풍경(흑은 풍경 그림)의 관찰,스포츠나 취미 생활이나 사교 파티의 참여, 이 모든 것이 포장된 쾌락의 논리에 도전하는 것들이다.


   '상황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것도 포장된 쾌락의 논리에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웬디 파킨스Wendy Parkins와 조프리 크레이그Geoffrey Craig 는 그들의 책《슬로 리빙Slow Living》에서 이를 “감각적 경험의 역사성에 기반을 둔 쾌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포장은 쾌락을 사회적, 자연적, 역사적 맥락에서 떼어낸다 이 경향을 뒤집는 것이 아이들이 방학을 농장이나 자연에서 보내게 하는 것의 핵심이다. 사물이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자신과 연결되는지를 보면서 인공적이지 않은 삶의 경이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슬로푸드 운동의 언어는 지나치게 낭만적이거나 모호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칼 오너리Carl Honere가 말했듯 이 “차분하고, 조심스럽고, 포용적이고,정적이고, 직관적이고, 서두르지 않고, 인내하고, 성찰적인” 접근 방식은 빠르게 내달리는 삶을 (대체 하지는 못한다 해도) 교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미국인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들이 나오곤 한다(한 조사에 따르면 1980년에 35퍼센트였는데, 2006년에 34퍼센트였다).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행복을 지상에서 얻을 수 있으며 그러한 행복의 추구가 기본적인 권리라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행복에 대한 주장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국인들이 점점 더 행복해지는 것 같지는 않다. 물질적 진보(포장된 쾌락을 포함해서)는 이 점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어떤 포장된 쾌락은 우리를 원치 않는 습관에 묶어놓는다. 또 어떤 것은 우리가 더 좋아했을지도 모를 경험을 알지 못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렇게 포장된 쾌락이 우리에게 해준 것뿐 아니라 우리에게 저지른 것이 무엇인지도 보아야 한다. 그리고 포장된 쾌락을 넘어선 즐거움들도 찾아보아야 한다.




얼티메이텀 죽어도 포기하지 않는 최강 멘탈의 기술
이근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07월 21일 출간
 

1. 개요

굴하지 않는 삶을 위한 최후통첩
“감히 누가, 당신의 한계를 정하는가!”


대한민국 해군 UDT/SEAL과 미국의 NAVY SEAL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 전술, 생존, 익스트림 스포츠를 컨설팅을 하는 이근 예비역 대위가 멘탈 트레이너로 발 벗고 나섰다. 전 세계 분쟁지역과 대자연에서 생존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그는 이 책 『얼티메이텀』에서 실패와 두려움에 굴하지 않는 정신력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운명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전장 같은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강한 멘탈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구릿빛 피부와 울퉁불퉁한 근육, 날카로운 눈빛과 압도적인 카리스마. 그를 보면 떠오르는 강한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강할 것만 같은 그도 미국 이민 생활 중에 정체성 혼란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극심한 인종차별과 따돌림 속에서 그가 가장 바랐던 것은 다름 아닌 진짜 ‘나’를 찾는 일이었다. 그는 그 방법으로 목표를 향한 강인한 멘탈과 마인드셋을 장착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으며 결국에 이겨냈다.

절망과 우울함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근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목숨을 잃을 뻔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가 생각한 것은 오직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신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것이라면, 살 생각만 하자는 깨달음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고로 인생 앞에 놓인 어려움에 굴복하고 삶을 포기할 게 아니라면 정면 돌파가 진리라고 그는 말한다.

많은 것을 가졌다고 한들 정신력이 약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실패와 시련이 득실거리는 삶 속에서 마음의 중심을 잡고 생존하려면 강한 멘탈을 지녀야 한다. 이 책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버지니아 군사대학교 생도 시절, UDT/SEAL과 NAVY SEAL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임무 수행했던 혹독한 삶의 여정이 모두 담겨 있다. 무엇보다 어떠한 순간에서라도 포기하지 않는 그만의 스킬이 녹아있다.

삶에 있어 문제 상황은 내가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순간이라고 말하는 그. 내가 무엇인가를 해야만 문제에 대한 결과를 바꿀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면 상황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강한 멘탈을 장착하는 것이다. 이제 그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죽어도 포기하지 않는 멘탈’을 삶에 적용하고 다시 한번 도약하자. 생존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2. 목차


프롤로그_운명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PART1 반드시 살아내겠다는 의지의 힘

01 오로지 당신, 바로 당신에게 달렸다
생존의 본질|이방인의 반란|살아남으려는 의지|생존의 세 가지 법칙

02 가고자 하는 길을 명확히 정하라
두려움을 용기로|미 SEAL을 향하여|나의 위치부터 파악하라|작은 것부터 실천하라

03 싸움터를 나에게 유리하도록 바꿔라
이기고 싶다면 판을 바꿔라|더 큰 것을 위해 싸워라|실패를 통해 생존한다|상황을 전환시키는 기술

04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멈추지 않는 일이다
플랜 B|초심자의 행운|계속 전진하라|실패에 대하여

PART2 나를 포기하지 않는 곧은 정신

05 패배할 순 있어도 포기할 순 없다
작은 성공이 그대를 지킨다|검이 짧으면 일보 전진하라|오직 한 가지에 전념하라|투사의 정신

06 스스로 동기부여의 주체가 되어라
나만이 나를 구원한다|동기부여는 전염된다|멋진 놈이 돼라|이미 성공한 것처럼 행동하라

07 절대로 패닉하지 마라
미 SEAL 그리고 위기|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지옥주, 체력이 아닌 정신력|패닉은 곧 죽음이다

08 결국은 생존 본능이 전부다
지나친 계획은 독이다|직감을 무시하지 마라|직관력은 지능보다 강력하다|생존 본능에 솔직해져라


PART3 팀을 강화시키는 궁극의 멘탈

09 앞장서라, 그리고 행동으로 증명하라
준비된 팀은 행동으로 말한다|해적을 소탕하다|가장 먼저 들어가고 마지막에 나와라|리더의 필수 자질

10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문제는 팀워크다|혼자서는 결코 해낼 수 없다|물음으로써 하나가 된다|강한 팀을 만드는 법

11 리더는 결단과 책임의 종합체다
리더의 숙명에 따르라|모든 것을 책임지는 자|필드 리더십|결단도 결국 패턴이다

12 무조건 이기는 시스템을 구축하라
무조건 화합하라|간단하게 명령하라|의사소통을 명확하게 하라|신속히 결정하라|팀원의 성취욕을 존중하라|조직의 비전을 제시하라


PART 4 굴하지 않는 삶을 위한 최후통첩

13 감히 누가, 당신의 한계를 정하는가
작은 습관 하나가 운명을 바꾼다|관습을 깨부숴라|승리하는 습관

14 숨이 붙어 있는 한 불가능은 없다
불가능은 없다|멘탈 완성의 요건|명예는 리스크가 따른다|강철 멘탈을 가져라

15 들끓는 심장을 들고 지금 당장 뛰쳐나가라
자신의 일에 정통하라|UN에서의 새로운 도전|도전하고 실현하라|정면으로 맞서 싸워라

16 그대, 생존 너머 삶의 의미를 세웠는가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시작하라|왜 사는지 답하라|당신만의 슬로건을 내걸어라|완벽한 순간은 없다


3. 책 속으로

생존에는 정답이 없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스스로 파악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 생존의 의지를 강하게 다지려면 다음을 실천해야 한다.
(1) 생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라
(2) 집중력을 잃지 마라
(3) 멈추지 말고 움직여라

삶은 특별한 순간을 위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일이다. 살아갈 의지가 있는 자에게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  p.31

삶에서 방향을 찾기 위해 높은 곳을 오른다는 의미는 자신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는 것만큼이나 일단 꾸준하게 나아가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또한 필요하다. p.49


나에게 불리한 상황을 나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서는 
 (1) 호기심을 가져라
 (2) 기다리지 말고 기회를 찾아 나서라
 (3) 장애물은 곧 기회가 있다는 신호이다
 (4) 미리 의심하지 마라
 (5)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하라
실패와 성공울 거듭하며 내가 깨달은 것은 오늘을 살기 위해 마음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 모든 게 지금 이 순간 나의 마음에 달렸다. p. 72


대부분의 사람이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계획했던 일이 틀어졌을 때를 실패라고 여긴다. 하지만 단언컨대 실패란 포기했을 때를 말한다. 그 외의 것들은 모두 실수일 뿐이다. 이런 실수를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면, 그 순간 실수도 좋은 경험이 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p.89 ‘실패에 대하여’ 중에서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걷고 싶다면
 (1) 한계를 무시하라
 (2) 완벽을 추구하라 
 (3) 타인의 말은 참고만 하라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실패하기를 두려워하고 그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기 싫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안정적인 길을 찾고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아닌 환경이나 남을 탓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이런 태도는 삶에 유익을 주지 못한다.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p.132 ‘이미 성공한 것처럼 행동하라’ 중에서


육체의 고통을 정신적으로 승화시키려는 시도는 삶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정신력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당신의 삶을 성장시키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강한 정신력이란 죽어도 포기하지 않는 멘탈이다. 당신이 얻고자 하는 최후의 목표를 고통에게 내어주지 마라. 모든 일은 고통이 뒤따르기 마련이며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p.144


군대에서 부하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지휘관은 고함을 지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들과 함께 연병장을 뛰는 사람이다. 미 SEAL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솔선수범의 리더십 때문이다. 미 SEAL의 BUD/S 훈련은 계급을 막론하고 같이 훈련하면서 유대감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상급자는 부하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공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부하를 이용하지 않는다. 반대로 부하들은 상급자를 불필요하게 경계하거나 멋대로 욕하지 않는다.
p.191 ‘가장 먼저 들어가고 마지막에 나와라’ 중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필수 자질
 (1) 말한대로 행동하라
 (2) 행동하려는 의지가 우선이다
 (3) 자기자신에게 증명하라
 (4) 팀원 의견 수용성
 p.198


최고의 결단을 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패턴을 가지라고 제안하고 싶다. 나의 경우 결단을 내리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고 대부분 바로바로 결정한다. 하지만 때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달리기나 팔굽혀펴기 등 간단한 운동을 통해 머리를 맑게 한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땀을 흘리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잠깐의 여유를 갖는 것만으로도 상황을 차분히 둘러보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p.225 ‘결단도 결국 패턴이다’ 중에서

 


목표를 이루는 데 멘탈을 그저 삶의 태도 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멘탈은 행위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다. 그래서 멘탈이 곧 행동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멘탈 없이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멘탈은 뜨거운 의지와 곧은 마음가짐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자신의 멘탈을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실력이 겸비되어야 한다.
p.295 ‘멘탈 완성의 요건’ 중에서 닫기

 


강한 멘탈을 갖기 위한 요건
 (1) 가장 쉬운 일부터 하라
 (2) 긍정의 마인드를 가져라
p. 303

 


4. 출판사 서평

“운명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소말리아 파병과 이라크 파병을 경험한 실전 멘탈
美 동맹국 최초 NAVY SEAL 전 과정 수료
대한민국 UDT/SEAL 요원을 양성한 전문교육대장
아시아인 최초 UN 안보담당관 발탁 및 해외 활동

인종차별 속 정체성 혼란을 겪던 아이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군사 컨설턴트가 되기까지,
이근이 말하는 최강 멘탈의 기술!

바야흐로 밀리터리의 시대, 밀리터리 신드롬의 중심에 선 이근이 지은 『얼티메이텀』은 COVID-19와 갖은 문제로 어려워하는 독자들을 위한 기대작으로 이미 출간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겪었던 차별과 멸시를 어떻게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통찰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에서 내로라하는 성공인들의 공통점은 모두 강인한 멘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성공 이면에는 숱한 실패와 좌절이 있었다. 우리나라 군사 분야에서 압도적인 스펙과 남다른 경험을 가진 이근도, 사실 삶의 전반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오직 ‘운명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신조를 따르며, 굴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처럼 전장 같은 세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근은 먼저 자신에 대한 믿음부터 가지라고 말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인생의 다음 장면을 완전히 바꾸는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반드시 생존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이는 당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라는 게 아니다. 그냥 믿어버림으로써 최고 수준의 상태에 도달할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상황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의미 있는 생존은 능동적인 행동이 좌우한다. 고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앞으로 꿋꿋하게 나아가고 싶다면 자신을 믿어야 한다. 삶은 특별한 순간을 위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일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사실 하나는 살아갈 의지가 있는 자에게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근은 당신에게 과거에 안주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약해 빠진 자신을 극복하고 후회로 가득 찬 지난 삶을 밑거름으로 여기라고 조언한다. 언제까지 질질 끌려다니기만 하는 삶을 살 것인가? 당신의 의지박약은 모든 적들이 바라는 것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지금부터 바뀌는 삶은 오로지 당신, 바로 당신에게 달렸다.

이 책은 개인의 내적 의지와 멘탈 그리고 팀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생존 의지란 살기 위한 행동과 욕구다. 아무리 뛰어난 생존 기술과 지식이 있다고 해도 강한 멘탈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극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이다. 멘탈이 강하면 아무리 지치더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체력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고 멘탈이 무너지면 한 걸음을 떼는 일조차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 스스로에게 최후통첩을 날려라. 죽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굳세게 전진하고 승리자가 되어라.

“완벽한 생존을 위해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끌어내라!“

극한의 경험이 녹아든 단 하나의 멘탈 책!
BBC, DISCOVERY 등 해외 방송도 인정한 강철 멘탈!

이제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그 어떤 악으로부터 굴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압도적인 삶을 추구하며 생존해야 한다!

외부의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는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의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해야 진정한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 삶에 대한 자기의 기준이 약하면 포기가 빠르고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나약함에서 벗어나 곧고 단단한 삶을 살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 태도를 실천하라.

첫째, 한계를 무시하라.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과 한계를 규정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단점은 내가 파악하고 극복해야 하는 객관적인 현실이다. 하지만 한계란 스스로의 가능성을 규정짓는 주관적인 기준이다. 실패는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의 문제다. 자신의 단점과 실패를 인정하고 나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다양해지고 마음도 훨씬 편안해진다. 한계를 정하지 않는다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둘째, 완벽을 추구하라.
한계를 정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는 현재에 안주하라는 뜻이 아니다. 정하지 않은 한계는 그 깊이와 끝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 누구나 도전하지만 아무나 달성할 수 없는 이유는 완벽해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앞서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 그런 당신에게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타인의 말은 참고만 하라.
누군가 당신에게 부정적인 말을 했다고 의기소침해지거나 좌절할 필요 없다. 남들이 당신을 쓰러뜨리기 위해 하는 소리의 절반은 듣기 싫은 말이고 나머지 절반은 헛소리다. 듣기 싫은 말이란 자신이 숨기고 싶은 단점과 부족함에 대한 것들이다. 평생 같은 소리를 들어도 된다면 매번 그저 웃으며 넘기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 말을 내가 극복해야 하는 1순위로 삼고 온 힘을 쏟아보자. 이는 다른 사람들이 뱉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이다.

‘조금 전 마음은 어떤 마음이고, 조금 후 마음은 어떤 마음인가? 너의 본래 마음은 무엇인고?’

(육조 혜능 대사)

 



오늘 도반들이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많은 감동을 받았지만 이것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또 집착하면 안 됩니다. 그냥 도반들의 지금 마음이 이렇다는 표현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냥 지금 내 마음이 여기서 이렇다고 살펴야 합니다. 그렇게 살피지 않으면 또 며칠이 지난 뒤에 ‘너는 어제 깨달았다 하더니 왜 그러느냐?’ 하면서 또 시비가 생깁니다.

 

우리의 마음은 늘 시시때때로 이렇게도 일어나고 저렇게도 일어나는 겁니다. 한번 일으킨 마음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아요. 나쁜 마음을 일으켰다 해도 영원하지 않고, 좋은 마음을 일으켰다 해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마음은 항상 왔다 갔다 합니다.


오늘 깨달으면 어제 마음이 꿈같은 마음인데, 내일 사로잡히면 오늘 깨달은 마음이 다시 꿈같은 마음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니 ‘오늘은 내 마음이 이렇다’ 이렇게 아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내일 마음이 또 달라진다 하더라도 시비를 하지 않게 됩니다. 상대에게 ‘너는 어제 깨달았다고 해놓고 오늘은 왜 그러냐?’ 하고 시비를 한다면 지금 여기에 깨어있지 못한 겁니다. 그러니 ‘오늘 내 마음이 이렇다’ 이렇게 알고 다만 정진해 나갈 뿐입니다. 오늘은 이랬다가 내일은 저랬다가 하지만 수행정진을 꾸준히 해나가면 평균적으로 좋은 마음을 일으킬 확률이 점점 높아집니다.

농구 연습을 할 때도 공을 몇 번 던졌느냐가 중요하지 몇 번 들어갔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면 결과적으로 공이 들어가는 횟수가 높아질 뿐입니다. 오늘 공을 던져서 10번 다 들어갔다고 해서 내일도 10번 다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오늘 한 번도 안 들어갔다고 해서 내일 안 들어가는 법도 없습니다. 그냥 꾸준히 해나가면 어떤 날은 던지는 족족 들어갈 때가 있고, 어떤 날은 정말 재수 없다고 여겨질 만큼 안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습량이 많을수록 들어가는 확률이 점점 높아집니다. 수행도 이런 관점을 갖고 꾸준히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좋음에 집착해도 분별심이 생깁니다. 오늘의 좋음에 너무 집착하면 내일은 실망하게 됩니다. 좋고 나쁨이 일어나는 이 자체가 그냥 마음의 작용에 불과하다는 것을 항상 살피면서 정진해 나가야 일상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습니다.


“이성보다 감정과 정서가 행복에 중요한 열쇠다”

 

<2021-08-04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

 


[마음건강법을 인생멘토에게 묻다]


①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노는 것과 휴식 구분하는 게 좋아
놀기=창조·연결 위한 에너지 쓰기
휴식=에너지를 저축하는 것

너무 심하게 불안하면 정신적 장애
어느 정도 불안한 것은 되레 좋아
‘원트’(want)에서 ‘라이크’(like)로
행복의 척도 바꾸면 즐거운 인생

 


접촉은 줄고, 접속은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해 활동량과 대면 접촉이 줄면서 활동반경은 줄고, 불안과 우울 지수는 높아졌다. 코로나19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 못지않게 지나친 불안과 우울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한 때다. 똑같은 환경이지만 평안하고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 지혜를 찾아 <한겨레>가 플라톤아카데미와 공동으로 ‘마음건강법을 인생멘토에게 묻다’ 시리즈를 4주 간격으로 10회에 걸쳐 진행한다. 첫번째 인생멘토는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51)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다.

김경일 교수는 고려대 심리학과와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인지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아트 마크먼 교수의 지도하에 인간의 판단, 의사결정, 문제 해결, 창의성을 연구했다. 김 교수의 인지심리학 강의는 아주대에서 여러 차례 ‘최우수 강의’로 선정된 바 있다. 아주대 창의력연구센터장과 중앙심리부검센터장을 거쳐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혜의 심리학>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에 이어 최근 출간한 <적정한 삶>(진성북스 펴냄)을 통해 불안을 건너는 인지심리학적 통찰을 전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인사동 플라톤아카데미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방송과 강사로 불려 다니느라 무더위에도 연일 강행군인데도 그는 미소년 같은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적정한 삶’이란 그 유연함에서 샘솟는 듯했다.


그의 장점은 상식적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해주는 데 있다. ‘너 왜 그렇게 감정적이냐’며 ‘감정적’인 것을 죄악시하는 고정관념에 대한 역발상이 대표적이다. 그는 “감정과 정서야말로 행복을 좌우하는 열쇠”라며 ‘적정한 삶’을 위한 ‘적정한 감정’을 강조했다. 세계 어느 곳보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사회에서 남보다 앞서기 위해 숨 가쁘게 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는 이기적 사람보다 이타적이고 협조적인 인간이 더욱 오래 살고, 더욱 창의적이라는 점을 심리학 연구 결과를 통해 강조한다.


그는 한국인들의 불안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불안한 것이 오히려 좋은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우려가 큰 한국인들의 갈등과 다툼에 대해서도 “오히려 역동적으로 싸우며, 관계를 중시하는 관계주의 문화를 지닌 한국인들이 다변화한 사회에 더욱더 잘 적응할 수 있다”고 고무찬양해준 것도 그다운 독려다. 그는 ‘생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밝히는’ 인지학자답게 팬데믹의 족쇄를 풀고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는 비법을 유쾌하게 전했다. 일문일답이다.


-한국인들은 죽어라 일하고, 죽어라 돈 벌고, 뛰는 걸 잘 그치지 못한다. 왜 그럴까?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났다. 행복 연구자들에 따르면 ‘아난다마이드’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행복감을 가져다 주는데 한국인들에게 이게 적게 나온다. 동아시아권이 대부분 그렇다. 한국인들이 열심히 사는 것은 일차적으로 뇌 자체가 쉽게 행복해지지 않아서다. 통계치를 보면 한국인은 세계에서 노동시간도 1등, 노는 시간도 1등이다. ‘너 뭐해’ 물으면 ‘집에서 논다’고 하지만, 뭔가를 하고 있을 때가 많다. 노는 것과 휴식을 구분하는 게 좋다. 휴식은 에너지를 저축하는 것이고, 노는 것은 창조와 연결을 위해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고, 놀 때 노는 3분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인은 노는 것을 욕하는 경향이 있다. ‘자알 논다’, ‘놀고 자빠졌네’라고 말이다. 세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행복해진다.”

 

-한국인들이 유독 남들과 비교 경쟁하는 소유욕이 강하지 않나?


“최진석 (전 서강대)교수의 말처럼 이제 선진국 개념이 아니라 선도국 개념으로 가야 할 때다. 선진국은 많이 가진 나라다. ‘한국의 아이들처럼 놀고 싶고, 저들처럼 하고 싶고, 되고 싶고, 닮고 싶다’는 이들의 모델이 선도국이다. 한국이 아무리 가져봤자 큰 나라들보다 많이 가지기 어렵다. 물리적인 자원으로 국가의 부를 따질 때는 선진국이 유리하지만 이체 초현실, 메타버스가 일상화되는 시대다. 이제 그런 나라, 그런 사람들이 ‘한국인을 따라 하고 싶다. 저들처럼 되고 싶다’는 선도인이 되는 게 좋다.”


-한국인들은 유달리 불안이 크다는데, 그것도 심리적으로 문제가 되나?


“만약 내일이 시험이라면 불안해하는 게 맞다. 그래서 하던 놀이나 게임 중단하고, 티브이도 그만 보고 시험공부를 하는 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실제로 학점이 좋고, 일을 잘하고, 창조적인 사람들을 보면 평균보다 약간 더 불안하다. 너무 심하게 불안하면 정신적인 장애지만, 어느 정도 불안한 것은 문제가 될 게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성보다 감정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너 나한테 감정 있냐’, ‘감정 조절이 안 돼?’라고 하는데, 감정이 부정적인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감정이다. 만약 감정 영역이 망가지면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악수를 두고 만다. 이성만 발달하고, 감정이 망가진 유형이 소시오패스다. 감정이 없고 이성만 남으면 자녀도 죽일 수 있다. 계산해보니 ‘내가 왜 애를 돌보느라 이 고생을 해야 하지’ 한다. 그러나 지적장애인은 계산하는 데는 문제가 있어도, 감정적으로 자녀를 안아주고 보살피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회적으로도 지적장애인보다 계산과 이성만 발달한 소시오패스가 훨씬 위험하다. 결국 히틀러 같은 소시오패스는 가장 빨리 강자의 위치에 도달하지만, 가장 빨리 내려오게 된다. 오래 생존하는 이들은 감정이 발달한 이들이다. 따라서 내 자녀가 오래 생존하기를 바란다면 얼마나 구구단을 빨리 외고, 영어를 빨리 읽느냐보다 감정이 제대로 발달했느냐를 중시해야 한다. 오직 지적능력만 갖춘 사람으로 키우면, 결국 가장 빠르게 도태된다. 적절한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적절한 감정이다.”


-그렇다면 지적장애인이라고 부르는 이들보다 이성과 계산만 발달한 사람을 장애인으로 불러야 하지 않나?


“그렇다. 과연 우리가 지적장애인보다 낫다고 할 수 있나. 반인륜범죄자들은 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들이 아니라 감정에 문제가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인류가 수십만년 동안 누구를 오래 살려뒀나. 능력 있고 못된 인간, 감정에 문제가 있는 인간 즉 그런 독재자들이 힘이 셀 때는 숨죽이고 있지만, 힘이 약해지면 거세게 그들을 제거해왔다.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긴 것도 감수성이 더 발달해서다. 인간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기본적인 지적능력은 필요하지만, 감정과 정서야말로 필수적인 요소다.”


-감정과 정서, 어떨 때가 문제인가?


울어야 할 때 울지 않고, 아파야 할 때 아프지 않은 게 가장 문제다. 감정적으로 처리한다고 하면 수긍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은 우린 감정적이다. (기자의 옷을 만지며) 이 옷은 왜 샀는가. 뭔가 감정과 정서가 반응해서 구매라는 판단에 이른 것 아닌가. 이성만 가지고 판단하는 게 아니다. 자기감정을 모르면 답답하다. 20대가 ‘내가 저 차를 정말 좋아할까, 살까 말까’ ‘ 내가 저 여자를, 저 남자를 사랑하는 걸까 아닐까’, 자기감정을 몰라서 답답하다. 자기감정을 아는 능력이 ‘메타 인지’다. 심리학이 다음에 갈 영역이다. 자기가 짜장면을 좋아하는지 짬뽕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면 중국집에서 짬짜면을 내놓고, 탕수육까지 삼등분한 메뉴를 내놓겠는가.”


-‘오늘 점심때 뭘 먹지’ ‘오늘 누구를 만나지’ ‘주말에 뭐하지’, ‘어떤 영화를 볼까’ 하고 주저하고 망설이며 결정을 못 내리는 것도 이성과 논리 탓이 아니라 정서나 감정이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건가?


결정을 내릴 때는 느낌이 동반되어야 한다. ‘점심때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는 ‘무엇을 먹고 나서 더 만족할까’가 명확해질 때 판단할 수 있다. 그런 게 명확하면 자신에게 선물을 주기도 쉽고, 스트레스도 이겨낼 힘이 생긴다. 저녁에 시원하게 ‘치맥’을 할 생각을 하며 행복해지면 스트레스받는 일도 좀 더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 행복은 목표가 아닌 도구다. 오늘 행복감을 느끼면 내일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다. 행복감을 좌우하는 게 정서다. 오늘도 무덥고 일이 많아 지쳤는데 아내에게 ‘돼지고기 고추장에 볶으면 맛있겠다. 소주도 차갑게 얼려줘’라고 하고 나니 저녁에 그것을 먹을 생각에 없던 힘이 생겼다.”


-한국인들은 나보다는 ‘우리 집’, ‘우리 와이프’, ‘우리 아이들’이라고 ‘우리’를 앞세우니 나 자신의 감정을 더 모르는 것은 아닌가?


“일본은 집단주의라면 한국은 관계주의 문화다. 자기소개서 쓸 때도 자기 이야기보다 ‘나는 자상하신 부모 아래서 몇남몇녀 중 몇째로 태어났다’며 부모님과 자라온 환경 등 ‘관계’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역사 연구자들에 따르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백년의 환란의 위기를 거치며 나보다 ‘우리’가 강해졌다고 한다. 2002년 월드컵 때 미국 유학 중이었는데, 미국 방송들이 한국이 4강에 든 건 전혀 관심이 없고, 어떻게 5천만이 같은 색 옷을 입고 같은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지에 충격을 받고 보도를 했다. 또 ‘너희들 구제금융 때 온 국민이 금을 모았다며?’라고 희귀동물 보듯 묻곤 했다. 함께 국난 극복하는 게 취미인 나라다. 집단주의인 일본은 세대 차이로 말이 안 통하면 아예 상대 안 하고 서로 다른 층에서 근무한다. 그러나 한국기업에 가면 임원들이 ‘어떻게 하면 저 젊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느냐’고 계속 물으며 관계에 고민한다. 관계주의에서는 관계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한다. 일본의 집단주의는 일렬종대로 세우니 문제나 잡음이 적다. 관계주의는 이 관계, 저 관계 때문에 역동적이며 시끄럽다. ‘코로나 시대’임에도 여야가 쉬지 않고 싸우는 놀라운 나라가 우리나라다. 산업사회에서는 집단주의가 성장의 원동력이 됐지만, 다변화된 사회에선 역동적인 한국이 훨씬 잘 적응해간다.”


-한국의 갈등과 다툼을 걱정하는 이들도 많은데 어떻게 보나?


싸움을 외면하면 안 되고, 잘 싸워야 한다. 부부끼리도 싸움을 회피하는 경향이 짙은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이 맨날 싸우는 거 보고 무서워서 ‘냄비근성’이라고 했다. 그러나 싸움을 외면하면 끝난 관계다. 안 싸우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잘 싸우고, 싸움에서 잘 빠져나오는 게 좋다. 일본인들은 뜨겁게 타오른 적이 없어서 ‘냄비’라는 안 좋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사업하는 분들은 일본이 갈라파고스섬처럼 고립되어간다고 본다. 다행히 한국은 관계주의 문화여서 다양한 관계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관계주의라고 해도 젊은이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더 강한 관계주의이고, 어른세대는 집단주의 성향이 더 강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조직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애들 군기가 빠졌다’는 말을 잘한다. 군기가 센 게 좋은가?


“자율성과 타율성 중 무엇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군기가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타율적인 환경에서는 굳이 창조성을 발휘하지 않고, 시키는 것만 열심히 해도 잘했다는 긍정적 착각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서는 상관에 대해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것을 군기가 잘 든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미군이 제정신을 차리고 싸움에 임한 뒤엔 일본군은 제대로 싸운 적이 없다. 소대장이 죽으면 40명이 몰살당하고, 중대장이 죽으면 중대 120명이 다 죽고 말았다. 가치에 충성하지 않고 사람에게 충성하면 그 사람이 사라지면 와르르 붕괴된다. 자기 상관에게만 충성해서 다른 지휘관의 지휘를 못 받아 병종 병과 간 협조가 엉망진창이었다. 전쟁은 바보처럼 하면서 식민지 약자를 괴롭히는 데만 발휘되는 창의적인 문화는 대단한 문화로 봐줄 수 없다. 반면 미군 중 누구도 루스벨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은 없었지만, 다른 부대와는 능동적으로 협조해 전쟁에 승리했다. 사람이 아니라 가치다. 천재라는 것도 한국에서 구글 검색하면 아인슈타인이 나오는데, 미국에서 구글을 치면 전구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천재로 보는 것이다.”


-<적정한 삶>에서 심리적 아픔도 몸을 다친 것과 같아서 사별, 이혼이나 갈등으로 인해 마음이 아플 때도 진통제가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정말인가?


“2011년부터 심리학 연구에서 관찰된다. 사람으로부터 고통을 당하면 그가 휘두른 칼에 맞은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럴 때 정신력으로만 이기려고 하는 건 오만이다. 몸을 다친 것처럼 맛있는 것도 먹고, 맺힌 것을 풀어 주면서 보살피라는 이야기다. 한국인들은 워낙 머리도 좋고 열심히 살아서 정신력에 대한 환상이 많다. 그 결정판이 스포츠 중계 때 나온다. 한국 선수들이 후반전에 지쳤을 때 ‘이제 정신력으로 싸우라’고 한다. 대부분 정신력과 체력은 거의 같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의 바둑 스승이 ‘네가 막판에 대국을 왜 망치는 줄 알아. 체력이 떨어져서 그래’라고 하지 않은가. 막판에 순간적으로 뽑아내는 의지력이 있긴 하지만. 매일 한일전처럼 싸우다간 죽는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 사이엔 애착이 필요하다. 애정보다 더 위가 애착이다. 교사가 애정을 가지고 지도하겠다는 것은 실은 애착을 가지겠다는 것이다. 애정은 이성 간의 성적인 측면이자 흥분성이라면 애착은 인간 대 인간으로 가지는, 가까이 묶이고 싶은,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면서 숭고한 욕구다. 애착이 만들어진 관계는 서로 싸우지 않고, 많은 것을 거저 줄 수 있다. 누군가 ‘부부간에 애정이 변했다’고 하면. ‘이젠 애착을 가지고 살아라’고 권한다. 부부는 2년간의 애정에 속아 50년의 애착으로 살아간다. 한국인은 애착 형성이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잘 돼 있다. 서양선교사들이 150년 전 한국에 들어와 놀란 것이 부모도 아닌 조부모까지 어떻게 어린아이들을 늘 안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우린 안아주고 업어주는 애착문화다.”


-사춘기가 되면 부모와 자식 간, 어느 나라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게 한국인들 아닌가?


“너무 애착이 잘 형성돼 있어서다.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부모는 애착의 훈장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사춘기는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것이니, 잘 붙은 애착을 떼어 내려면 얼마나 난리를 쳐야겠나.”


-이기적이고 힘센 종이 멸종하는 반면 오래 살아남은 생물종과 공동체의 특성을 이타성으로 보았는데, 실제 그런가?


“전쟁에서 이긴 쪽은 적군의 왕과 대장부터 죽인다. 서로 보듬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다친 사람을 돌보고, 타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민초들의 자손들이 더 오래 살아 남았다. 이타적인 사람들은 ‘너 죽고 나 죽자’ 식이 아니라, 적정하게 경쟁하고, 적정하게 취하고, 적정하게 나눠준다. 내 아이가 자기 것을 다 퍼주고 다른 아이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것은 안된다. 그건 이타주의가 아니다. 이타주의는 나보다 못한 사람과도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최상위권 아이들은 꼴찌들을 가르쳐 주면서 막연했던 지식이 더욱 확실해진다. 이제 이타주의는 역량이다. 기업들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요시한다.”


-창의성도 버릇없고 이기적인 사람보다 이타적인 사람이 더 있다고 한 이유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순간적으로 우연히 나올 수 있지만, 저 혼자 창의적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훈수도 필요하고 협동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부적응적이거나 이기적인 인간은 단 한 두번의 ‘창의’는 가능하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 심리실험에서도 같은 문제를 내주고, ‘창조적으로 해결하라’고 했을 때보다 ‘친한 친구를 도와주라’고 했을 때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으로 나온다. 태안 앞바다가 기름으로 덮였을 때도 봉사에 나선 국민이 모두 과학자가 된 듯 창의적으로 기름을 걷어내지 않았나.”


-부모들은 시험을 앞둔 아이를 친구들과 비교하며 자극하곤 하는데, 그게 효과가 있나?


“그런 비교는 ‘옆집 아이도 낙제에서 빠져나오는데 넌 못 빠져나오냐’처럼 나쁜 상황을 피하도록 회피 동기를 자극할 때만 힘을 발휘한다. 한일전을 할 때 하루나 이틀 전에 하면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그런 비교로 압박감을 가중시키는 것은 오히려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는 게 심리실험 결과다.”


-해리 프랭크퍼트가 쓴 <개소리에 대하여>를 자주 언급하며, ‘대중을 현혹시키는 허튼소리’인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이 ‘개소리’에 잘 현혹되는가?


“종교적 신념이 비뚤어지게 강한 자. 이상향에 대한 강박 관념이 강한 자가 그렇다. 사람들은 맞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믿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믿는다. 개소리는 진심으로 하는 헛소리다. 거짓말과는 다르다. 거짓말쟁이는 자신이 사실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개소리장이는 진심으로 말한다. 독일인들도 히틀러의 개소리를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선거의 허점은 진심으로 이야기한 것은 옳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데 있다. 히틀러 이후에도 진심으로 개소리하는 이들이 지지를 받아 많이 당선됐다. 고학력자라도 지적 수준이 낮으면 본질이 아닌 진심만 보려 한다. 그러니 팩트 체크해봐야 소용이 없다. 그게 진심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개소리장이는 욕구를 감추기에 행복하지 않다. 행복하지 않기에 그들은 파괴적이다. 그들이 결국 개소리장이인지 아닌지는, 파괴적인지 공존하게 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떻게 해야 개소리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가?


자기 욕구는 솔직히 이야기하기 싫은데, 자기 느낌은 정당화 하고 싶은 사람들이 개소리를 많이 한다. 미국 심리학자들이 ‘귀여운 개소리장이’로 거론하는 트럼프도 ‘이거 나를 위한 거라고’ 자기 욕구를 드러내는 법이 없다. ‘다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임원이 사장과 만남을 앞두고 회의를 소집해 ‘이 회의는 다 여러분들 잘되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 그건 개소리다. 대신 ‘나를 위한 회의야. 여러분들 아이디어를 다 뽑아내고 싶어’라고 자기 욕구를 솔직히 드러내면서 ‘나 사장님한테 인정받고 싶어. 내 이기심을 채워줘’라고 허심탄회하게 말하면 직원들도 진심으로 돕게 마련이다. 히틀러는 자기 욕구를 감춘다. ‘게르만족을 위한 전쟁’이라고 하고, ‘내가 죽으면 독일도 죽는다’고 한다. 개소리다. 개소리장이들에게 가장 쉽게 현혹되는 사람들도 자기 욕구를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뭔가를 쉽게 얻으려는 이들이다.”


-대부분이 ‘돈이면 행복할 수 있다’며 ‘돈돈돈’ 하는데, 심리연구에선 어떤가?


“무일푼이었다가 연 소득이 만불이 되면 당연히 행복감이 상승한다. 행복감은 수입이 늘수록 상승하는데, 그 분기점이 7만~8만달러 정도다. 그때부터는 수익이 늘어난다고 행복감도 그만큼 늘지는 않는다. 연봉 8천만원에 이르면 이제 돈이 아닌 다른 요인이 얹어져야 행복감이 상승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의 상한선은 연봉 8천만원쯤이다.”.


-같이 로또에 당첨되고도 불행해지는 사람과 행복해지는 사람의 차이는?


돈을 버는 것만 목표로 삼고, 돈을 벌면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적이 없으면 큰돈이 생겨도 행복해지기 어렵다. 그 돈으로 뭔가 하고 싶은 게 없이 돈만 모은 사람은 이 돈을 빼앗기지 않을까 불안해져 돈이 형벌이 될 수도 있다. 나는 부자가 아닌 집에서 태어나 ‘열심히 살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지만 부잣집 자식들은 ‘남을 믿어선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자라 남을 믿을 수 없으니 얼마나 힘들 것인가. 자기가 돈을 얼마를 벌면 무엇을 할 것인가 ‘위시리스트’(소원 목록)을 작성해두는 게 좋다. 목적이 없으면 돈이 생기고 건물주가 되어도 갈수록 삶이 허망해진다. 돈은 소원을 풀기 위한 도구이지 삶의 목적이 아니다.”


-<적정한삶>에서 행복의 척도를 ‘원트’(want)에서 ‘라이크’(like)로 바꾸라고 했는데, 그게 어떻게 다른가?


“‘원트’와 ‘라이크’가 거의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를 앞세운 관계주의 문화에서는 둘이 다른 경우가 많다. 너무 원했지만 실제 좋아하지 않는 것도 적지 않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게 부러워서 비싼 값을 주고 산 옷과 신발, 가방은 사놓고 보면 정작 좋아한 게 아니어서 흥미를 잃을 수 있다.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비싼 돈 들이지 않고도 남들이 가진 것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긴다.”


-칭찬도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되고, ‘정확한 칭찬’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확한 칭찬’이란?


“바둑으로 치면 질 좋은 복기다. 첫째 재능보다는 과정과 노력을 칭찬해야 한다. ‘너는 머리가 좋으니, 조금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면, 진짜 조금만 한다. 재능만 칭찬받는 경우, 노력의 성과가 안 나오면 바로 그만둬버린다. 재능에 칭찬받은 아이들이 부정행위도 더 많이 한다. 두번째는 방법을 칭찬하라는 것이다. 친구가 금연하고 있다면,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의지를 칭찬하기보다는 ‘방법이 뭐야’라고 물으며 자신의 전략을 스스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칭찬해주는 게 좋다. 의지만 칭찬받으면 결국 의지가 바닥날 때 금연도 끝나버리지만, 방법을 칭찬받으면, 의지가 바닥을 쳐도 다른 방법을 만들어 금연을 성공시켜간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1년 04월 05일 출간


1.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 대표 심리서 『프로이트의 의자』의 저자 정도언 서울대 명예교수 정도언 서울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정신분석가이자, 서울대학병원과 서울대학의과대학에서 30여 년 넘게 재직하며, 정신과, 신경과, 수면의학의 명의로 꼽힌다. 정도언 교수는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정신분석학을 어려운 용어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쉽고 친절한 말로 설명해왔다. 이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이 분야의 국내 선구자로서 가지고 있는 소명 의식이 뒷받침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좋은 구절을 줄 긋다 보면, 책 전체를 줄 긋고 있다”는 독자의 말처럼, 평범하지만 인생의 깊은 진리를 말하는 저자이다.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은 정도언 명예교수의 10여 년 만의 신작이다. 『프로이트의 의자』가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기본 개념을 쉽게 설명한 책이라면,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은 인간이 숨기고 있는 무의식을 읽어내는 눈을 키워주는 책이다. 인간의 의식은 물 위에 드러난 일부분에 불과하며, 정작 나를 움직이는 것은 그 아래에 숨어 있는 거대한 무의식의 세계. 그렇다면 나, 너, 우리를 움직이는 무의식을 읽어내는 삶의 기술을 배워보자.

나는 내 인생을 유리하게 만들고 있는가? 인간에게 필요한 여덟 가지 행복 관리의 기술!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이 다루고 있는 마음의 주제는 모두 여덟 가지. 상실감, 환상, 자기애, 정체성, 초자아, 열등감, 공격성, 고독감이다. 이 여덟 가지의 주제를 통해 사소한 일상의 행동에서부터 사회적인 이슈에 이르기까지, 나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상대가 숨기고 있는 욕망, 우리가 모두 빠져 있는 무의식의 함정들을 읽어낸다.

“바꿀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죠. 인생의 매력은 살아온 이야기의 판을 고쳐 쓸 수 있다는 점. 정신분석은 인생의 판을 바꾸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2. 내 생각

이 책만으로 각자 인생의 판을 바꾸는 방법을 직접 금방 터득할 수는 없다. 그러한 방법이 정신분석에서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는 오랜 시간에 걸쳐 각자의 노력을 통해서 하든지 아니면 제3 전문가의 정신분석 상담을 통하도록 안내하는데서 멈춘다.  상당 부분 내용은 내가 평소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왓칭’의 저자 김정운은 나를 있는 그대로 제3자의 시각에서 바로 바라보는 데서 인생의 부조리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시작된다고 얘기하였지만, 이 책에서는 제3자의 눈으로 내가 숨기고 있는 나의 내면을 여러 측면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는 방법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여지없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저자는 숨겨진 내면의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여 행복하라고 요청하는데, 이미 오래 전에 현실의 문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나에게 이런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요청은 과연 현재 시점에서 실패자의 삶을 수용하고 익숙해져 있는가 하는 근본적 질문을 나에게 던져 주었다. 성공 실패의 개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지향하는 삶은 정신분석 관점에서 또 다른 해석이 분명 있을 것일 텐데.

나는 진정한 행복은 업 앤 다운 없이 고요히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이 책에서 말하는 바의 고독을 좋아한 지 오래 되었다.  이러한 나의 태도에 대한 분석이 어떤 결론이 날지 현실에서 시간이 지나면 증명되겠고 나도 별로 영향 받아 변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책에서 가르킨 방향 정도는 당분간 계속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책임은 선택한 사람의 몫이므로 남을 탓하거나 후회하기 쉬우나 그런 시간에 성찰을 더 해야 한다는 에필로그는 전적으로 동감하는 중요한 인생 태도이다. 인생의 판을 바꾸기 위해서 내가 은밀하게 내 마음 속에 쌓아놓은 세계를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나와 남과의 관계를 고칠 수 있다면 고칠 것이고, 불필요한 것들과는 잘 헤어져야 하겠다. 세상에서 나를 끝까지 사랑할 사람은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3. 책 속에서 옮긴 말

(1) 헤어지는 것과 헤어지려면 - 상실감 다루기

□ 잊는 것과 잊히는 것

 - 죄짓고 숨는 사람을 빼고 누구도 망각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추모회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행사입니다. 효를 행하는 제사와 성묘는 조상을 기억하는 행위입니다. 설, 추석, 생신 모임은 살아 계신 분에게 기억하고 있다고 증명하는 것입니다. 집단적 맹세는 자손에게도 중요합니다. 서로 간의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굴곡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됩니다.


 - 어울리면 사는 것이 삶의 본질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잊힌다면 삶의 본질이 훼손된 것입니다. 잊힌 사람의 자존감은 흔들립니다. 잊은 사람과 맺은 연결이 끊어진 것입니다. 평소에 편지도 쓰고 카드도 보내는 이유는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는 부탁입니다.


 - 부모는 세월이 흘러도 아이를 통해 자신이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이름 대신에 누구 아빠, 누구 엄마로 불려도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 잊힌 사람은 잊은 사람의 행위를 정당화할 이유를 찾습니다.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으면 마음이 조금 풀어지지만 자존감이 회복하기에는 모자랍니다. 자신이 그 사람에게 그저 그런 사람이었다는 인식은 마음에 흉터를 남깁니다. 잊히는 경험이 쌓이면 남이 나를 잊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살아야 하니 삶이 너무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힘듭니다.


 - 무의식의 영역에서는 잊히는 것이 버려지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죽음입니다. 영원히 잊힌다는 것은 무의 존재로 추락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잊힐 것 같은 불안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자신이 잊혔음을 깨닫는 순간, 불안은 공포와 우울로 모습을 바꿉니다.


 - 그러나 인간에게는 욕망의 양면성이 있고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기억의 희망은 양면에, 망각의 소망은 뒷면에 새겨져 있습니다. 사람은 관계를 희망하면서도 홀로 있을 자유를 소망합니다. 사랑과 미움이 동시에 같은 사람에게 느끼는 양가감정과 비슷합니다. 이는 무의식의 작용이어서 스스로는 거의 깨닫지 못합니다. 


 - 내가 나를 잊어버리는 것보다 더 심한 망각이 있을까요? 과거의 나에게 얽매이면 현재의 나를 잊어버리고 내 정체성과 삶의 소명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 사람의 인생이 흔들리게 됩니다.

□ 슬픔에 유효기간을 설정하자

 - 인간의 출생은 상실의 시작입니다. 어머니 자궁 안의 편안함과 안전함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잃어버리는 행위입니다. 사람은 세상 떠날 때까지 사람, 자리, 물건, 돈은 물론이고 이상, 소망, 꿈, 희망을 떠나보냅니다. 그 중 으뜸은 자식이나 배우자, 부모,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일 것입니다. 삶은 상실의 연속입니다.


 - 상실에는 애도가 뒤따릅니다. 애도의 과정이 순탄하면 빈 마음이 채워지고 삶이 이어집니다. 애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마음을 지키는 일이 쉽지 않으나 주변 사람들이 참고 보살펴야 합니다. 애도 과정은 기찻길과 같아서 잃어버린 사람을 놓아주고 싶은 마음과 붙잡고 싶은 마음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팽팽한 긴장상태가 만들어지고 갈등이 자리를 굳히게 됩니다. 주변사람들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킬 정도로 갈등의 힘은 강합니다. 


 - 장례절차는 모든 문화권에서 복잡합니다. 세월이 축적한 애도의 모습이 절차에 녹아 있습니다. 규범과 의례를 따라 치르는 장례는 망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산 사람들의 애도를 숙성시키는 배려이기도 합니다. 


 - 애도에 유효기간은 없습니다. 평생 가기도 합니다. 서두른다고 되지 않습니다. 세월이 가면 기억이 희석될 뿐입니다.  애도과정에서 나타나는 방해꾼을 조심해야 합니다. 발목 잡힌 애도는 몸과 마음 모두를 위험하게 합니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기억과 자신의 삶 사이에 심리적인 거리를 잘 유지하여야 합니다. 불안, 우울, 분노,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면 애도는 어려워집니다.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 남들이 나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단정하지 마십시오, 사람 사는 형편 다 비슷합니다. 섭섭한 말을 들어도 원수로 삼지 않아야 합니다. 나도 남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으니 모두 다 나를 떠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실과 애도는 삶에서 공기처럼 존재하고 있어 피할 수 없으니 순리대로 겪어야 참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영화 <아들의 방>은 전합니다. 애도하면 살다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들이 자신을 애도하도록 원하는 묘한 존재가 사람인 것입니다.

 

□ 퇴직하는 이들을 위한 심리학

 - 마음은 평생 단계를 밟으며 성장합니다. 퇴직도 마찬가지이므로 현실을 빨리 인정하고 주도적으로 퇴직 이후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극복법은 자신에게 맞는 퇴직의 의미를 찾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 새로운 시작은 익숙했던 과거와의 단절이므로 늘 부담입니다. 연착륙의 비결은 학습과 훈련입니다. 살아온 인생의 의미는 매우 주관적이어서 이랬다저랬다 잘 변합니다. 죽 끓듯 해서 믿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는 ‘장님 코끼리 더듬기’입니다. 코를 만지면, 코, 몸통을 마지면 몸통, 꼬리를 만지면 꼬리라고 합니다. 그때그때 기분의 영향을 받습니다. 성공한 삶, 실패한 삶의 구분은 변덕을 자주 부립니다. 성숙한 자세로 남과 비교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여야 합니다. 


 - 인생의 판이 달라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면 그나마 가능성이 보입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부지런히 걸어야 합니다. 낯선 곳에서 하는 낯선 경험도 나쁜 일이 아니라면 회피하지 맙시다. 걷다가 과거가 그리워서 되돌아보면 넘어집니다. 너무 멀리 보면 길이 안 보입니다. 옆에서 찾아야 합니다. 새로운 기회가 저절로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내가 나서서 찾아야 합니다. 집중하고 몰입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잃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얻을 것도 있습니다.

□ 인연을 끊는 연습

 - 말이 쉽지 맺은 인연을 끊기 어려우므로 법정스님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글을 기억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상처를 주는 사람과는 해결해야 합니다. 먼저 내가 그 사람에게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까닭을 분명하게 하고 결심하여 헤어지면 됩니다. 헤어지고 난 후에는 잘 살아야 합니다. 흔한 실수는 복수의 칼을 가는 것이나 이는 삶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 사람보다 더 오래, 더 평안하게 사는 것이 복수입니다.


 - 내가 나와 헤어져야 할 때도 있습니다. 지금의 나를 지킬 것인가, 새로운 나로 변할 것인가, 변화를 그렇게 바랐던 사람도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익숙한 나를 벗어나서 성숙한 나로 옮겨가야 삶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헤어짐은 고통이지만 성숙한 나를 남기고 지킨다면 잘 헤어진 것입니다. 성숙해진 입장에서 새로운 관계를 새로운 얼굴로 맺으면 됩니다. 내 얼굴의 모습은 내 무의식이 결정합니다. 헤어짐의 고통에 사로잡힌 어두운 얼굴과 깨달음으로 빛나는 얼굴은 누구나 금방 알아볼 정도로 차이가 확 납니다. 어두운 얼굴 주변에는 어두운 사람이 모입니다.

 


(2) 꿈이 현실이 되려면 - 환상 다루기

 - 환상이 내게 속삭입니다. 세상은 아름답고 인생은 살 가치가 있으며, 나는 중요한 사람이다. 삶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지만 지나치지 않아야 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흥분이 사라지면 허탈감에 이어 금단증상이 찾아옵니다. 경기에는 시작과 끝이 있지만 삶은 진행형입니다. 내가 이겨내야 할 삶은 여전히 내 앞에 펼쳐져 있으므로 환각에서 빨리 깨어나서 내 삶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 꿈은 꿈입니다. 현실은 현실입니다. 꿈과 현실 사이에 딱 한 단어가 있어 이들을 연결합니다. ‘노력’입니다. 현실의 노력 없이 꿈만 꾼다면 그건 환상입니다.


 -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자 미래의 과거입니다. 삶은 과거, 현재, 미래의 틀 안에서 돌고 돕니다. 세상을 돌아다니는 인생대본은 ‘내적 성찰’을 기반으로 작성된 것과 ‘투사(投射)’에 기반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자기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성찰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 등을 남에게 돌림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인 투사의 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성찰과 투사 사이의 갈등은 문제를 입체적으로 보는 데서 해결이 시작됩니다. 관점을 바꾸면 상대의 장점이 보입니다.


(3)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 - 자기애 다루기

 - 자기애는 어른이 되어도 소멸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을 하지 않는다면 자기애는 잘 살겠다는 노력으로 이어집니다.


 - 우리사회는 전반적으로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합니다. 공감이란 남의 감정, 의견, 주장에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문제는 남이 내게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절대다수라는 점입니다. 내가 남에게 공감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공감능력 부족으로 이런저런 사회문제들이 생기고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한편, 지나친 공감은 내 삶은 물론이고 남의 삶에도 해를 끼칩니다. 몰입해서 돕다가 남이 사는 방식과 내용을 침해합니다. 나만을 위한 공감이 된다면 상대방 삶의 정체성을 무너뜨립니다. 이념이나 종교를 내세운 공동체에서 이런 문제들이 잘 생깁니다.  그러기에 공감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거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 누구의 마음에나 미사일 같은 방어체제가 자리잡고 있어 사람 사이의 소통이 어렵습니다. 소통을 하려면 소통이 어렵다는 사실부터 받아들여야 합니다. 환상이 아닌 현실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나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 사람 사이의 건강한 관계는 두 사람이 독립적으로 세운 두 기둥 위에 같은 지붕을 얹는 일과 같은 것입니다. 두 기둥을 무리하게 가까이 옮기면 건물은 무너집니다. 내 정체성을 존중하는 사람이 진정한 동반자입니다. 무시하거나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려는 사람은 나를 자신의 노예로 만들려는 자기애 중독자입니다. 
 

(4) 내가 숨긴 나를 찾으려면 - 정체성 다루기

 - 내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닙니다. 자꾸 숨기려고 합니다. 저항은 침묵으로 나타납니다. 침묵의 뒷모습을 잘 알아야 상대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살다 보면 언젠가 위기가 닥치기 마련이니 피해를 줄이려면 미리 상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선제적 대응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규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 인생은 숨기고 찾고 알아내고 나누는 게임입니다. 숨기려면 침묵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거짓말을 수반하게 됩니다. 진실은 열려 있고 거짓은 닫혀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숨바꼭질에서 성공과 실패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면 과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불안을 극복하고 희망을 향해 조금씩 노력한다면 밝은 미래가 기다릴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기억하고 서술하는 바를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개인사적 진실이 아닌 서술적 진실은 발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자신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5) 확신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 초자아 다루기

 - 비합리적이라는 시선을 피하려고 주관은 객관처럼 보이려 합니다. 위장술이 너무 뛰어나서 곧잘 사람들을 쉽게 속입니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확신조차도 검증해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합리적인 의심과 의문은 편집증이 아니고 현대의 복잡성을 이겨나가는 지혜입니다. 너무 얽혀 있어서 판단이 어려울 때에는 단순함에 기대야 합니다. 거기에 진실의 뿌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사람이 팔자를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집을 버리고 융통성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다른 관점을 향해 여는 것이 고집을 버리는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세상이 복잡하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분적 진실에 매몰된 상태에서 복합적 진실의 세계로 의식을 확장하면 삶이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 현명하게 살려면 삶의 목표 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합니다. 삶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의미에 따라 삶이 크게 달라집니다. 의미를 찾는 일에는 좌절과 고통이 따릅니다. 삶의 의미를 찾으면 삶에 대해 재해석이 가능합니다. 재해석을 통해 적당히 사는 삶이 아니라 나의 삶 그 자체를 위하여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내 삶에 대한 내 생각이 진정 내 생각인가? 내가 소망하는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남의 생각과 기대를 내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야 합니다. 나를 내가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할까요?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면 누가 나를 인정할까요? 힘들어도 회피하지 말고 직면하며 내 삶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해석한다면 길이 보입니다.


 - 그런데 세상의 불확실성이 늘어날수록 확신에 찬 사람들도 따라 늘어납니다. 확신은 마음의 불편함을 지우기 위해서 부분만 알면서 전체를 아는 듯 느끼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 상태입니다. 확신일수록 대면하고 수정 보완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확신을 소신의 경지로 몰고 갑니다. 본질을 외면하고 확신이나 소신을 고집하는 세상은 같이 만들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확신, 소신, 고집의 길에서 벗어날 용기가 없다면 남의 미래만 불행하지 않습니다. 나의 미래도 불행합니다.


 - 다양한 분야의 실력있는 전문가가 많은 사회는 갈등이 조용히 해소되면서 살기가 편안합니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갈등이 증폭되어 시끄럽고 살기 힘듭니다. 진정한 전문가의 목소리는 듣기 좋은 소리입니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내는 목소리는 잡음입니다. 잘 구별해서 들어야 마음의 평정을 지키고 이용당하지 않습니다.


(6) 망설이지 않고 움직이려면 - 열등감 다루기

 - 삶의 노래는 내가 주역이 되어 불러야 합니다. 망설임은 나의 정체성이 불확실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 한 해는 인류가 인위위적으로 나눈 시간의 단위일 뿐입니다. 시간을 잘게 나누면 관점이 달라집니다. 시간을 나누면 나눌수록 희망이 늘어납니다. 다음 시간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시간의 나눗셈을 계속하면 시간의 무한성은 유한성으로 바뀌고 마음의 평안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지나간 해에도 버리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버려야 할 것은 자신의 삶에 점수를 매기지 못해 안달하는 버릇입니다. 시간은 계단입니다. 밟고 오르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를 가슴졸이면서 궁급해합니다. 이것이 긍정적인 삶입니다.


 - 팔자를 바꾸려면 삶의 개정판을 써야 합니다. 내 이야기를 어떻게든지 정직하게 정리하여 밖으로 표출함으로써 자기성찰이 습관이 되고 삶의 무게를 덜어내면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는 것입니다.


 - 살면서 작고 큰 결정의 순간과 마주합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시간은 통제 불가능이지만 결정은 통제 가능합니다. 서두른 결정보다도 망설이다 어려운 처지에 빠지면 판단력이 더 떨어져서 계속 머뭇거리게 됩니다. 내가 누구이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정체성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망설임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약은 몸의 움직임입니다. 마음이 몸을 움직이고 몸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동적으로 무의식에 신호를 보내면 망설임이 줄어듭니다.  


 - 갈등 없는 삶을 꿈꾼다면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삶에는 굴곡과 매듭이 있습니다. 매듭 덕분에 키가 크고 굵어지는 대나무처럼 어려움을 이겨내야 마음의 힘이 성장합니다. 매듭 없는 삶을 꿈꾼다면 환상입니다. 때로는 환상이 삶을 더 힘들게 합니다. 삶은 그저 이겨내는 것입니다. 


(7) 다른 사람과의 경계선 지키기 - 공격성 다루기

 - 내 안에 어떤 공격성이 있는지, 어떻게 공격성을 표출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공격성을 남용하면 삶의 목표를 이루는 에너지가 소모되어 사라집니다.


 - 블랙리스트의 폐해가 심각한 이유는 행위가 잘못되었다면 그것만 책임을 물으면 되는데 사람 전체를 매장시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블랙리스트는 이념의 산물이고 이념에 빠지면 현실에서 눈이 멀어지면서 바른 길에서 벗어납니다. 세상을 통합적으로 보는 눈을 가질 때 사람들은 외부 압력 없이도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8) 끝없는 외로움에 잘 대처하는 법 - 고독감 다루기

 - 외로움을 고치는 방법은 고독으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외로움은 남과의 경계가 끊어진 상태이고, 고독은 나와 내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남의 간섭에서 벗어나 내 안의 우주, 무의식과 내가 소통하는 마음입니다. 외로움은 고통받는 함정이지만 고독감은 창의성 발휘의 공간입니다. 외로움은 빈 가슴에 대한 절망이지만 고독감은 채움을 위한 희망입니다. 외로움을 고독감으로 옮겨 가려면 외로움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의미를 알면 관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성격이나 성향을 단숨에 고칠 수는 없지만 삶을 바라보는 안목은 바꿀 수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