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1년 04월 05일 출간
1.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 대표 심리서 『프로이트의 의자』의 저자 정도언 서울대 명예교수 정도언 서울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정신분석가이자, 서울대학병원과 서울대학의과대학에서 30여 년 넘게 재직하며, 정신과, 신경과, 수면의학의 명의로 꼽힌다. 정도언 교수는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정신분석학을 어려운 용어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쉽고 친절한 말로 설명해왔다. 이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이 분야의 국내 선구자로서 가지고 있는 소명 의식이 뒷받침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좋은 구절을 줄 긋다 보면, 책 전체를 줄 긋고 있다”는 독자의 말처럼, 평범하지만 인생의 깊은 진리를 말하는 저자이다.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은 정도언 명예교수의 10여 년 만의 신작이다. 『프로이트의 의자』가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기본 개념을 쉽게 설명한 책이라면,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은 인간이 숨기고 있는 무의식을 읽어내는 눈을 키워주는 책이다. 인간의 의식은 물 위에 드러난 일부분에 불과하며, 정작 나를 움직이는 것은 그 아래에 숨어 있는 거대한 무의식의 세계. 그렇다면 나, 너, 우리를 움직이는 무의식을 읽어내는 삶의 기술을 배워보자.
나는 내 인생을 유리하게 만들고 있는가? 인간에게 필요한 여덟 가지 행복 관리의 기술!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이 다루고 있는 마음의 주제는 모두 여덟 가지. 상실감, 환상, 자기애, 정체성, 초자아, 열등감, 공격성, 고독감이다. 이 여덟 가지의 주제를 통해 사소한 일상의 행동에서부터 사회적인 이슈에 이르기까지, 나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상대가 숨기고 있는 욕망, 우리가 모두 빠져 있는 무의식의 함정들을 읽어낸다.
“바꿀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죠. 인생의 매력은 살아온 이야기의 판을 고쳐 쓸 수 있다는 점. 정신분석은 인생의 판을 바꾸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2. 내 생각
이 책만으로 각자 인생의 판을 바꾸는 방법을 직접 금방 터득할 수는 없다. 그러한 방법이 정신분석에서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는 오랜 시간에 걸쳐 각자의 노력을 통해서 하든지 아니면 제3 전문가의 정신분석 상담을 통하도록 안내하는데서 멈춘다. 상당 부분 내용은 내가 평소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왓칭’의 저자 김정운은 나를 있는 그대로 제3자의 시각에서 바로 바라보는 데서 인생의 부조리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시작된다고 얘기하였지만, 이 책에서는 제3자의 눈으로 내가 숨기고 있는 나의 내면을 여러 측면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는 방법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여지없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저자는 숨겨진 내면의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여 행복하라고 요청하는데, 이미 오래 전에 현실의 문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나에게 이런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요청은 과연 현재 시점에서 실패자의 삶을 수용하고 익숙해져 있는가 하는 근본적 질문을 나에게 던져 주었다. 성공 실패의 개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지향하는 삶은 정신분석 관점에서 또 다른 해석이 분명 있을 것일 텐데.
나는 진정한 행복은 업 앤 다운 없이 고요히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이 책에서 말하는 바의 고독을 좋아한 지 오래 되었다. 이러한 나의 태도에 대한 분석이 어떤 결론이 날지 현실에서 시간이 지나면 증명되겠고 나도 별로 영향 받아 변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책에서 가르킨 방향 정도는 당분간 계속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책임은 선택한 사람의 몫이므로 남을 탓하거나 후회하기 쉬우나 그런 시간에 성찰을 더 해야 한다는 에필로그는 전적으로 동감하는 중요한 인생 태도이다. 인생의 판을 바꾸기 위해서 내가 은밀하게 내 마음 속에 쌓아놓은 세계를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나와 남과의 관계를 고칠 수 있다면 고칠 것이고, 불필요한 것들과는 잘 헤어져야 하겠다. 세상에서 나를 끝까지 사랑할 사람은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3. 책 속에서 옮긴 말
(1) 헤어지는 것과 헤어지려면 - 상실감 다루기
□ 잊는 것과 잊히는 것
- 죄짓고 숨는 사람을 빼고 누구도 망각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추모회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행사입니다. 효를 행하는 제사와 성묘는 조상을 기억하는 행위입니다. 설, 추석, 생신 모임은 살아 계신 분에게 기억하고 있다고 증명하는 것입니다. 집단적 맹세는 자손에게도 중요합니다. 서로 간의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굴곡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됩니다.
- 어울리면 사는 것이 삶의 본질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잊힌다면 삶의 본질이 훼손된 것입니다. 잊힌 사람의 자존감은 흔들립니다. 잊은 사람과 맺은 연결이 끊어진 것입니다. 평소에 편지도 쓰고 카드도 보내는 이유는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는 부탁입니다.
- 부모는 세월이 흘러도 아이를 통해 자신이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이름 대신에 누구 아빠, 누구 엄마로 불려도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 잊힌 사람은 잊은 사람의 행위를 정당화할 이유를 찾습니다.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으면 마음이 조금 풀어지지만 자존감이 회복하기에는 모자랍니다. 자신이 그 사람에게 그저 그런 사람이었다는 인식은 마음에 흉터를 남깁니다. 잊히는 경험이 쌓이면 남이 나를 잊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살아야 하니 삶이 너무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힘듭니다.
- 무의식의 영역에서는 잊히는 것이 버려지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죽음입니다. 영원히 잊힌다는 것은 무의 존재로 추락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잊힐 것 같은 불안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자신이 잊혔음을 깨닫는 순간, 불안은 공포와 우울로 모습을 바꿉니다.
- 그러나 인간에게는 욕망의 양면성이 있고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기억의 희망은 양면에, 망각의 소망은 뒷면에 새겨져 있습니다. 사람은 관계를 희망하면서도 홀로 있을 자유를 소망합니다. 사랑과 미움이 동시에 같은 사람에게 느끼는 양가감정과 비슷합니다. 이는 무의식의 작용이어서 스스로는 거의 깨닫지 못합니다.
- 내가 나를 잊어버리는 것보다 더 심한 망각이 있을까요? 과거의 나에게 얽매이면 현재의 나를 잊어버리고 내 정체성과 삶의 소명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 사람의 인생이 흔들리게 됩니다.
□ 슬픔에 유효기간을 설정하자
- 인간의 출생은 상실의 시작입니다. 어머니 자궁 안의 편안함과 안전함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잃어버리는 행위입니다. 사람은 세상 떠날 때까지 사람, 자리, 물건, 돈은 물론이고 이상, 소망, 꿈, 희망을 떠나보냅니다. 그 중 으뜸은 자식이나 배우자, 부모,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일 것입니다. 삶은 상실의 연속입니다.
- 상실에는 애도가 뒤따릅니다. 애도의 과정이 순탄하면 빈 마음이 채워지고 삶이 이어집니다. 애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마음을 지키는 일이 쉽지 않으나 주변 사람들이 참고 보살펴야 합니다. 애도 과정은 기찻길과 같아서 잃어버린 사람을 놓아주고 싶은 마음과 붙잡고 싶은 마음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팽팽한 긴장상태가 만들어지고 갈등이 자리를 굳히게 됩니다. 주변사람들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킬 정도로 갈등의 힘은 강합니다.
- 장례절차는 모든 문화권에서 복잡합니다. 세월이 축적한 애도의 모습이 절차에 녹아 있습니다. 규범과 의례를 따라 치르는 장례는 망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산 사람들의 애도를 숙성시키는 배려이기도 합니다.
- 애도에 유효기간은 없습니다. 평생 가기도 합니다. 서두른다고 되지 않습니다. 세월이 가면 기억이 희석될 뿐입니다. 애도과정에서 나타나는 방해꾼을 조심해야 합니다. 발목 잡힌 애도는 몸과 마음 모두를 위험하게 합니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기억과 자신의 삶 사이에 심리적인 거리를 잘 유지하여야 합니다. 불안, 우울, 분노,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면 애도는 어려워집니다.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 남들이 나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단정하지 마십시오, 사람 사는 형편 다 비슷합니다. 섭섭한 말을 들어도 원수로 삼지 않아야 합니다. 나도 남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으니 모두 다 나를 떠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실과 애도는 삶에서 공기처럼 존재하고 있어 피할 수 없으니 순리대로 겪어야 참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영화 <아들의 방>은 전합니다. 애도하면 살다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들이 자신을 애도하도록 원하는 묘한 존재가 사람인 것입니다.
□ 퇴직하는 이들을 위한 심리학
- 마음은 평생 단계를 밟으며 성장합니다. 퇴직도 마찬가지이므로 현실을 빨리 인정하고 주도적으로 퇴직 이후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극복법은 자신에게 맞는 퇴직의 의미를 찾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 새로운 시작은 익숙했던 과거와의 단절이므로 늘 부담입니다. 연착륙의 비결은 학습과 훈련입니다. 살아온 인생의 의미는 매우 주관적이어서 이랬다저랬다 잘 변합니다. 죽 끓듯 해서 믿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는 ‘장님 코끼리 더듬기’입니다. 코를 만지면, 코, 몸통을 마지면 몸통, 꼬리를 만지면 꼬리라고 합니다. 그때그때 기분의 영향을 받습니다. 성공한 삶, 실패한 삶의 구분은 변덕을 자주 부립니다. 성숙한 자세로 남과 비교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여야 합니다.
- 인생의 판이 달라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면 그나마 가능성이 보입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부지런히 걸어야 합니다. 낯선 곳에서 하는 낯선 경험도 나쁜 일이 아니라면 회피하지 맙시다. 걷다가 과거가 그리워서 되돌아보면 넘어집니다. 너무 멀리 보면 길이 안 보입니다. 옆에서 찾아야 합니다. 새로운 기회가 저절로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내가 나서서 찾아야 합니다. 집중하고 몰입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인생에서 잃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얻을 것도 있습니다.
□ 인연을 끊는 연습
- 말이 쉽지 맺은 인연을 끊기 어려우므로 법정스님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글을 기억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상처를 주는 사람과는 해결해야 합니다. 먼저 내가 그 사람에게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까닭을 분명하게 하고 결심하여 헤어지면 됩니다. 헤어지고 난 후에는 잘 살아야 합니다. 흔한 실수는 복수의 칼을 가는 것이나 이는 삶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 사람보다 더 오래, 더 평안하게 사는 것이 복수입니다.
- 내가 나와 헤어져야 할 때도 있습니다. 지금의 나를 지킬 것인가, 새로운 나로 변할 것인가, 변화를 그렇게 바랐던 사람도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익숙한 나를 벗어나서 성숙한 나로 옮겨가야 삶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헤어짐은 고통이지만 성숙한 나를 남기고 지킨다면 잘 헤어진 것입니다. 성숙해진 입장에서 새로운 관계를 새로운 얼굴로 맺으면 됩니다. 내 얼굴의 모습은 내 무의식이 결정합니다. 헤어짐의 고통에 사로잡힌 어두운 얼굴과 깨달음으로 빛나는 얼굴은 누구나 금방 알아볼 정도로 차이가 확 납니다. 어두운 얼굴 주변에는 어두운 사람이 모입니다.
(2) 꿈이 현실이 되려면 - 환상 다루기
- 환상이 내게 속삭입니다. 세상은 아름답고 인생은 살 가치가 있으며, 나는 중요한 사람이다. 삶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지만 지나치지 않아야 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흥분이 사라지면 허탈감에 이어 금단증상이 찾아옵니다. 경기에는 시작과 끝이 있지만 삶은 진행형입니다. 내가 이겨내야 할 삶은 여전히 내 앞에 펼쳐져 있으므로 환각에서 빨리 깨어나서 내 삶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 꿈은 꿈입니다. 현실은 현실입니다. 꿈과 현실 사이에 딱 한 단어가 있어 이들을 연결합니다. ‘노력’입니다. 현실의 노력 없이 꿈만 꾼다면 그건 환상입니다.
-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자 미래의 과거입니다. 삶은 과거, 현재, 미래의 틀 안에서 돌고 돕니다. 세상을 돌아다니는 인생대본은 ‘내적 성찰’을 기반으로 작성된 것과 ‘투사(投射)’에 기반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자기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성찰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 등을 남에게 돌림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인 투사의 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성찰과 투사 사이의 갈등은 문제를 입체적으로 보는 데서 해결이 시작됩니다. 관점을 바꾸면 상대의 장점이 보입니다.
(3)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 - 자기애 다루기
- 자기애는 어른이 되어도 소멸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을 하지 않는다면 자기애는 잘 살겠다는 노력으로 이어집니다.
- 우리사회는 전반적으로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합니다. 공감이란 남의 감정, 의견, 주장에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문제는 남이 내게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절대다수라는 점입니다. 내가 남에게 공감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공감능력 부족으로 이런저런 사회문제들이 생기고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한편, 지나친 공감은 내 삶은 물론이고 남의 삶에도 해를 끼칩니다. 몰입해서 돕다가 남이 사는 방식과 내용을 침해합니다. 나만을 위한 공감이 된다면 상대방 삶의 정체성을 무너뜨립니다. 이념이나 종교를 내세운 공동체에서 이런 문제들이 잘 생깁니다. 그러기에 공감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거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 누구의 마음에나 미사일 같은 방어체제가 자리잡고 있어 사람 사이의 소통이 어렵습니다. 소통을 하려면 소통이 어렵다는 사실부터 받아들여야 합니다. 환상이 아닌 현실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나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 사람 사이의 건강한 관계는 두 사람이 독립적으로 세운 두 기둥 위에 같은 지붕을 얹는 일과 같은 것입니다. 두 기둥을 무리하게 가까이 옮기면 건물은 무너집니다. 내 정체성을 존중하는 사람이 진정한 동반자입니다. 무시하거나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려는 사람은 나를 자신의 노예로 만들려는 자기애 중독자입니다.
(4) 내가 숨긴 나를 찾으려면 - 정체성 다루기
- 내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닙니다. 자꾸 숨기려고 합니다. 저항은 침묵으로 나타납니다. 침묵의 뒷모습을 잘 알아야 상대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살다 보면 언젠가 위기가 닥치기 마련이니 피해를 줄이려면 미리 상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선제적 대응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규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 인생은 숨기고 찾고 알아내고 나누는 게임입니다. 숨기려면 침묵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거짓말을 수반하게 됩니다. 진실은 열려 있고 거짓은 닫혀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숨바꼭질에서 성공과 실패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면 과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불안을 극복하고 희망을 향해 조금씩 노력한다면 밝은 미래가 기다릴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기억하고 서술하는 바를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개인사적 진실이 아닌 서술적 진실은 발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자신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5) 확신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 초자아 다루기
- 비합리적이라는 시선을 피하려고 주관은 객관처럼 보이려 합니다. 위장술이 너무 뛰어나서 곧잘 사람들을 쉽게 속입니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확신조차도 검증해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합리적인 의심과 의문은 편집증이 아니고 현대의 복잡성을 이겨나가는 지혜입니다. 너무 얽혀 있어서 판단이 어려울 때에는 단순함에 기대야 합니다. 거기에 진실의 뿌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사람이 팔자를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집을 버리고 융통성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다른 관점을 향해 여는 것이 고집을 버리는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세상이 복잡하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분적 진실에 매몰된 상태에서 복합적 진실의 세계로 의식을 확장하면 삶이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 현명하게 살려면 삶의 목표 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합니다. 삶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의미에 따라 삶이 크게 달라집니다. 의미를 찾는 일에는 좌절과 고통이 따릅니다. 삶의 의미를 찾으면 삶에 대해 재해석이 가능합니다. 재해석을 통해 적당히 사는 삶이 아니라 나의 삶 그 자체를 위하여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내 삶에 대한 내 생각이 진정 내 생각인가? 내가 소망하는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남의 생각과 기대를 내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야 합니다. 나를 내가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할까요?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면 누가 나를 인정할까요? 힘들어도 회피하지 말고 직면하며 내 삶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해석한다면 길이 보입니다.
- 그런데 세상의 불확실성이 늘어날수록 확신에 찬 사람들도 따라 늘어납니다. 확신은 마음의 불편함을 지우기 위해서 부분만 알면서 전체를 아는 듯 느끼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 상태입니다. 확신일수록 대면하고 수정 보완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확신을 소신의 경지로 몰고 갑니다. 본질을 외면하고 확신이나 소신을 고집하는 세상은 같이 만들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확신, 소신, 고집의 길에서 벗어날 용기가 없다면 남의 미래만 불행하지 않습니다. 나의 미래도 불행합니다.
- 다양한 분야의 실력있는 전문가가 많은 사회는 갈등이 조용히 해소되면서 살기가 편안합니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갈등이 증폭되어 시끄럽고 살기 힘듭니다. 진정한 전문가의 목소리는 듣기 좋은 소리입니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내는 목소리는 잡음입니다. 잘 구별해서 들어야 마음의 평정을 지키고 이용당하지 않습니다.
(6) 망설이지 않고 움직이려면 - 열등감 다루기
- 삶의 노래는 내가 주역이 되어 불러야 합니다. 망설임은 나의 정체성이 불확실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 한 해는 인류가 인위위적으로 나눈 시간의 단위일 뿐입니다. 시간을 잘게 나누면 관점이 달라집니다. 시간을 나누면 나눌수록 희망이 늘어납니다. 다음 시간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시간의 나눗셈을 계속하면 시간의 무한성은 유한성으로 바뀌고 마음의 평안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지나간 해에도 버리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버려야 할 것은 자신의 삶에 점수를 매기지 못해 안달하는 버릇입니다. 시간은 계단입니다. 밟고 오르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를 가슴졸이면서 궁급해합니다. 이것이 긍정적인 삶입니다.
- 팔자를 바꾸려면 삶의 개정판을 써야 합니다. 내 이야기를 어떻게든지 정직하게 정리하여 밖으로 표출함으로써 자기성찰이 습관이 되고 삶의 무게를 덜어내면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는 것입니다.
- 살면서 작고 큰 결정의 순간과 마주합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시간은 통제 불가능이지만 결정은 통제 가능합니다. 서두른 결정보다도 망설이다 어려운 처지에 빠지면 판단력이 더 떨어져서 계속 머뭇거리게 됩니다. 내가 누구이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정체성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망설임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약은 몸의 움직임입니다. 마음이 몸을 움직이고 몸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동적으로 무의식에 신호를 보내면 망설임이 줄어듭니다.
- 갈등 없는 삶을 꿈꾼다면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삶에는 굴곡과 매듭이 있습니다. 매듭 덕분에 키가 크고 굵어지는 대나무처럼 어려움을 이겨내야 마음의 힘이 성장합니다. 매듭 없는 삶을 꿈꾼다면 환상입니다. 때로는 환상이 삶을 더 힘들게 합니다. 삶은 그저 이겨내는 것입니다.
(7) 다른 사람과의 경계선 지키기 - 공격성 다루기
- 내 안에 어떤 공격성이 있는지, 어떻게 공격성을 표출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공격성을 남용하면 삶의 목표를 이루는 에너지가 소모되어 사라집니다.
- 블랙리스트의 폐해가 심각한 이유는 행위가 잘못되었다면 그것만 책임을 물으면 되는데 사람 전체를 매장시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블랙리스트는 이념의 산물이고 이념에 빠지면 현실에서 눈이 멀어지면서 바른 길에서 벗어납니다. 세상을 통합적으로 보는 눈을 가질 때 사람들은 외부 압력 없이도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8) 끝없는 외로움에 잘 대처하는 법 - 고독감 다루기
- 외로움을 고치는 방법은 고독으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외로움은 남과의 경계가 끊어진 상태이고, 고독은 나와 내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남의 간섭에서 벗어나 내 안의 우주, 무의식과 내가 소통하는 마음입니다. 외로움은 고통받는 함정이지만 고독감은 창의성 발휘의 공간입니다. 외로움은 빈 가슴에 대한 절망이지만 고독감은 채움을 위한 희망입니다. 외로움을 고독감으로 옮겨 가려면 외로움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의미를 알면 관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성격이나 성향을 단숨에 고칠 수는 없지만 삶을 바라보는 안목은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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