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貨殖列傳
이익이 있으면 모이고, 이익이 없으면 흩어진다
“천하 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찾아오는 것은 모두 이익을 얻고자 함이고, 천하사람들이 무너지듯 흩어지는 것도 이익을 찾아가는 것이다.”
□ 사마천(司馬遷)
“세상을 가장 잘 다스리는 방법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것이고, 그 다음은 이익을 이용하여 이끄는 것이며, 그 다음은 가르쳐 깨우는 것이고, 또 그 다음은 백성을 가지런히 바로잡는 것이고, 가장 못하는 것은 재산을 가지고 백성과 다투는 것이다.”
□ 월나라 계연(計然)
“물건과 돈은 흐르는 물처럼 유통시켜야 한다.”
□ 월나라 범려(笵閭)
“부유하면 그 덕을 즐겨 행한다.“
□ 주나라 백규(白圭)
“나는 생산을 운영할 때 마치 이윤과 여상이 계책을 꾀하고, 손자와 오자가 군사를 쓰고, 상앙이 법을 시행하는 것과 같이 한다. 그런 까닭에 임기응변하는 지혜가 없거나, 일을 결단하는 용기가 없거나, 주고받는 어짊이 없거나, 지킬 바를 끝까지 지킬 수 없는 사람이면 내 방법을 배우고 싶어도 끝까지 가르쳐 주지 않겠다.”
□ 사마천(司馬遷)
“이러한 이치로 볼 때 어진 사람이 묘당에서 깊이 도모하고 조정에서 논의하며, 신의를 지켜 절개에 죽거나 동굴 속에 숨어 사는 선비가 높은 명성을 얻으려는 것은 결국 무엇을 위해서인가? 그것은 다 부귀로 귀착된다. 그러므로 깨끗한 벼슬아치도 시간이 오래되면 더욱 부유해지고, 공정한 장사꾼도 마침내 부유해진다. 부라는 것은 사람의 타고난 본성이라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긴장한 병사가 전쟁에서 성을 공격할 때 먼저 오르고 적진을 점령하여 적군을 물리치며, 적장을 베고 깃발을 빼앗으며, 화살과 돌을 먼저 무릅쓰고 끓는 물과 불의 어려움도 피하지 않는 것은 큰 상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또 마을의 젊은이들이 강도질을 일삼고 사람을 때려죽인 뒤 묻어버리고, 사람들을 협박하여 사악한 짓을 일삼고 무덤을 파헤쳐 보물을 훔치고 돈을 위조하며, 협객인 체 하면서 같은 패거리를 대신하여 원수를 갚고, 세상 사람의 눈에 뜨지 않는 후미진 곳에서 물건을 빼앗고 사람을 내쫓는 등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피하지 않고 말을 달리 듯 죽을 곳으로 나아가는데 이는 사실 모두 재물의 쓰임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생활을 꾸려 나감에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수입을 얻으려는 것은 현명한 사람이 힘쓰는 바이다. 그러므로 농업으로 부를 얻는 것을 으뜸으로 하고, 상업으로 부를 얻는 것은 그 다음이며, 간사하고 교활한 수단으로 부를 얻는 것은 가장 저급하다. 동굴 속에 숨어 사는 선비의 기이한 행동도 없으면서 오랫동안 가난하고 천하게 살며 인의를 말하는 것만 즐기는 것도 아주 부끄러운 일이다.
대체로 호적에 올린 보통 백성은 부유함을 비교하여 자기보다 열 배 많으면 몸을 낮추고, 백 배 많으면 두려워하며, 천 배 많으면 그의 일을 해주고, 만 배 많으면 그 하인이 되니, 이것이 사물의 이치이다. 대체로 가난에서 벗어나 부자를 추구하는 길에는 농업이 공업만 못하고, 비단에 수를 놓는 것이 저잣거리에서 장사하는 것만 못하다. 이것은 말단의 생업(상업)이 가난한 사람의 자본임을 말한다.“
“이들처럼 부유해진 인물들은 모두가 작읍이나 봉록을 가진 것도 아니고 법률을 교묘히 운용하고 나쁜 짓을 하여 부자가 된 것도 아니다. 모두 사물의 이치를 헤아려 행동하고 시세 변화를 살펴 그 이익을 얻고, 상업으로 재물을 쌓고 농업으로 부를 지켰다. 무로 모든 것을 이룬 뒤에는 문으로 그것을 지켰으며, 그 변화에는 절도의 순서가 있어 기술한만하다. 대체로 아껴 쓰고 부지런한 것은 생업을 다스리는 바른 길이다. 그렇지만 부자가 된 사람은 반드시 기이한 기회를 활용했다.”
“지난 일을 볼 때 부유해지는 데에는 정해진 사업이 없고, 재물에는 일정한 주인이 없다.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재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기왓장 부서지듯이 흩어진다. 천금의 부자는 한 도읍의 군주에 맞먹고, 거만금을 가진 부자는 왕과 즐거움을 같이 한다. 그들이야말로 어찌 소봉(小封 : 봉지나 직위 등이 없는 봉군)이라고 할 만한 자들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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貨殖列傳序(화식열전서)-史馬遷(사마천)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至治之極(지치지극) : ‘정치를 아주 잘하면
鄰國相望(린국상망) : 이웃 나라가 보이고
鷄狗之聲相聞(계구지성상문) : 닭 우는 소리와 개 짓는 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이다
民各甘其食(민각감기식) : 백성들은 각각 자신들의 음식을 달게 먹고
美其服(미기복) : 그들의 의복을 아름답다고 여긴다
安其俗(안기속) : 자기들의 풍속에 만족해 하고
樂其業(낙기업) : 그들의 일을 즐기며
至老死不相往來(지노사불상왕래) :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는다.’
必用此爲務輓近世(필용차위무만근세) : 그러나 이렇게 하려고 요즈음 백성들에게 강요하여
塗民耳目(도민이목) : 그들의 눈과 귀를 막는다는 것은
則幾無行矣(칙기무행의) : 거의 행해지지 않는다
太史公曰(태사공왈) : 태사공이 말한다
夫神農以前(부신농이전) : “신농씨 이전에 대해서는
吾不知已(오불지이) : 내가 잘 모르지만,
至若詩書所述虞夏以來(지약시서소술우하이래) : 시경이나 서경에 기록된 우나 하나라 이래로
耳目欲極聲色之好(이목욕극성색지호) : 눈과 귀는 아름다운 소리와 모습을 무척 좋아하고
口欲窮芻豢之味(구욕궁추환지미) : 입은 고기 맛을 보려고 했다
身安逸樂(신안일락) : 또 몸은 편안과 쾌락을 좋아하고
而心誇矜勢能之榮(이심과긍세능지영) : 마음은 권력과 재능의 영광스러움을 자랑하려고 했으니
使俗之漸民久矣(사속지점민구의) : 백성들이 이러한 풍속에 물든지 오래 되었다
雖戶說以眇論(수호설이묘론) : 비록 오묘한 이론을 가지고 집집마다 다니며 설명을 해도
終不能化(종불능화) : 교화시킬 수 없다
故善者因之(고선자인지) : 그러므로 정치를 잘 하는 자는 자연스러움을 따르고
其次利道之(기차이도지) : 그 다음은 백성을 이롭게하고 이끌어주며
其次敎誨之(기차교회지) :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쳐 깨우치며
其次整齊之(기차정제지) : 그 다음은 백성을 다스리며
最下者與之爭(최하자여지쟁) : 가장 못하는 자는 백성과 다툰다
夫山西饒材竹穀纑旄玉石(부산서요재죽곡로모옥석) :
산서 지방에는 목재·재나무·닥나무·모시·검정소 꼬리·옥석이 풍부하고
山東多魚鹽漆絲聲色(산동다어염칠사성색) :
산동지방에는 물고기·소금·옻나무·명주실·가무와 여색이 훌륭하다
江南出枏梓薑桂金錫連丹沙犀瑇瑁珠璣齒革(강남출남재강계금석연단사서대모주기치혁) :
강남지방에는 녹나무·가래나무·생강·계수나무·금·주석·납·단사·무소 뿔·대모·상아와 같은 동물의
이빨·가죽이 많이 생산된다.
龍門碣石(용문갈석) : 용문산과 갈석산
北多馬牛羊旃裘筋角(북다마우양전구근각) :
북쪽에서는 말·소·양·모전·갖옷·짐승의 근육과 뿔이 많이 생산된다.
銅․鐵則千里往往山出棊置(銅․철칙천리왕왕산출기치) :
동과 철은 천리 사방에서 나와 마치 바둑판 위에 바둑돌을 펼쳐 놓은 것 같다
此其大較也(차기대교야) : 이것이 대체적인 상황이다.
皆中國人民所喜好(개중국인민소희호) : 이것들은 모두 중국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謠俗被服飮食奉生送死之具也(요속피복음식봉생송사지구야) :
의복이나 음식 및 산 사람을 받들고 죽은 사람을 보내는데 사용하는 용품이다
故待農而食之(고대농이식지) : 그래서 농부가 농사를 지은 후에 곡식을 먹을 수 있으며
虞而出之(우이출지) : 산택을 맡은 관리가 자원을 캐내고
工而成之(공이성지) : 공인이 자원을 가공하고
商而通之(상이통지) : 상인은 이를 유통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
此寧有政敎發徵期會哉(차녕유정교발징기회재) :
이것이 어찌 정교 발징의 기회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人各任其能(인각임기능) : 사람들은 각기 자기의 능력에 따라
竭其力(갈기력) : 힘을 다해
以得所欲(이득소욕) :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故物賤之徵貴(고물천지징귀) : 그래서 물건 값이 싸다는 것은 비싸질 조짐이고
貴之徵賤(귀지징천) : 비싸다는 것은 싸질 조짐이다
各勸其業(각권기업) : 사람들이 자기 일에 힘쓰고
樂其事(락기사) : 자기가 종사하는 일를 즐겁게 여기면
若水之趨下(약수지추하) : 이는 마치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이
日夜無休時(일야무휴시) : 밤낮 쉬는 때가 없다
不召而自來(불소이자래) : 그래서 백성을 불러들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不求而民出之(불구이민출지) :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생산에 힘쓰게 된다
豈非道之所符(기비도지소부) : 이 어찌 도리에 부합되는 일이 아니며
而自然之驗邪(이자연지험사) : 자연스러움의 증거가 아니겠는가?
周書曰(주서왈) : <주서>에 이르기를
農不出(농불출) : ‘농부가 생산하지 않으면
則乏其食(칙핍기식) : 식량이 부족하고
工不出(공불출) : 공인이 물건을 만들지 않으면
則乏其事(칙핍기사) : 물자가 모자라게 되며,
商不出(상불출) : 상인이 교역하지 않으면
則三寶絶(칙삼보절) : 삼보 유통이 단절된다
虞不出(우불출) : 우인이 없으면
則財匱少(칙재궤소) : 물자가 적어지고
財匱少(재궤소) : 물자가 적어지면
而山澤不辟矣(이산택불벽의) : 살림과 하천이 개발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此四者(차사자) : 이 넷은
民所衣食之原也(민소의식지원야) : 백성이 입고 먹는 근원이다
原大則饒(원대칙요) : 근원이 많으면 풍요롭고
原小則鮮(원소칙선) : 근원이 적으면 빈곤해지며
上則富國(상칙부국) : 위로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下則富家(하칙부가) : 아래로는 가정을 풍부하게 한다
貧富之道(빈부지도) : 빈부의 이치는
莫之奪予(막지탈여) : 억지로 빼앗거나 줄 수 없는 것이며
而巧者有餘(이교자유여) : 재주가 있는 자는 항상 여유가 있고
拙者不足(졸자부족) : 영리하지 못한 자는 항상 부족한게 된다
故太公望封於營丘(고태공망봉어영구) : 태공망이 영구지방에 봉해졌을 때
地潟鹵(지석로) : 그곳 땅은 염분이 많고
人民寡(인민과) : 백성의 수도 적었다
於是太公勸其女功(어시태공권기여공) : 이에 태공망이 부녀들에게 베를 짜도록 장려하고
極技巧(극기교) : 기술을 높이 끌어올리고
通魚鹽(통어염) : 생선과 소금을 유통시키니
則人物歸之(칙인물귀지) : 사방에서 사람과 물자가 모여들었다
繈至而輻湊(강지이복주) :
마치 엽전꾸러미에 엽전이 꿰여지듯 수레 바퀴살이 중심으로 모여들 듯 했다
故齊冠帶衣履天下(고제관대의리천하) :
그래서 제나라의 갓·띠·의복·신발을 천하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었다.
海岱之間(해대지간) : 동해와 태산일대
斂袂而往朝焉(렴몌이왕조언) : 제후들이 옷깃을 여미고 제나라에 조견하러 왔다
其後(기후) : 그후
齊中衰(제중쇠) : 제나라가 한 때 쇠약해졌으나
管子修之(관자수지) : 관중이 다스리면서
設輕重九府(설경중구부) : 재정비하여 아홉 개의 관부를 설치했다
則桓公以霸(칙환공이패) : 이로 인해 환공이 패업을 달성하여
九合諸侯(구합제후) : 여러 차례 제후를 소집하여
一匡天下(일광천하) : 천하를 바로잡았다
而管氏亦有三歸(이관씨역유삼귀) : 관중 또한 삼귀를 가지고 있어
位在陪臣(위재배신) : 지위는 제후의 신하였으나
富於列國之君(부어열국지군) : 다른 나라 군주보다도 더 부유했다
是以齊富彊至於威宣也(시이제부강지어위선야) :
이리하여 제나라의 부강함은 위왕과 선왕시대까지 이르게 되었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
倉廩實而知禮節(창름실이지예절) : 창고가 꽉 차야 예절을 알게 되고
衣食足而知榮辱(의식족이지영욕) : 의식이 넉넉해야 영욕을 알게 된다’라고 했다.
禮生於有而廢於無(예생어유이폐어무) : 예의는 재산이 있으면 생기고 없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故君子富(고군자부) : 그러므로 군자가 부유해지면
好行其德(호행기덕) : 덕 베풀기를 좋아하고
小人富(소인부) : 소인이 부유해지면
以適其力(이적기력) : 자기의 능력에 맞게 행동하게 된다
淵深而魚生之(연심이어생지) : 연못이 깊어야 고기가 살고
山深而獸往之(산심이수왕지) : 산이 깊어야 짐승이 모여들 듯이
人富而仁義附焉(인부이인의부언) : 사람도 부유해야 인의가 붙고
富者得勢益彰(부자득세익창) : 부유한 자가 세력을 얻으면 더욱 드러나고
失勢則客無所之(실세칙객무소지) : 부유하지만 세력을 잃으면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以而不樂(이이불락) : 즐겁지 못한 법이다
夷狄益甚(이적익심) : 오랑캐에게서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
諺曰(언왈) : 속담에 이르기를
千金之子(천금지자) : ‘천금을 가진 부잣집 자식은
不死於市(불사어시) : 시장에서 죽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此非空言也(차비공언야) : 공연한 말이 아니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
天下熙熙(천하희희) : 천하는 기뻐해지면
皆爲利來(개위이래) : 이익을 위해 모여들고
天下壞壞(천하괴괴) : 천하가 무너지면
皆爲利往(개위이왕) : 어지럽게 이익을 위해 떠난다’라고 했다
夫千乘之王(부천승지왕) : 천승의 마차를 가진 임금,
萬家之侯(만가지후) : 만호를 다스리는 제후
百室之君(백실지군) : 백실을 소유한 대부들도
尙猶患貧(상유환빈) : 빈곤한 것을 두려워하는데
而況匹夫編戶之民乎(이황필부편호지민호) : 하물며 일반 백성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昔者越王句踐困於會稽之上(석자월왕구천곤어회계지상) :
옛날 월왕 구천은 회계산 위에서 고통을 겪고
乃用范蠡計然(내용범려계연) : 범여와 계연을 중용하였다
計然曰(계연왈) : 그 허연은 월왕에게 말하기를
知鬪則修備(지투칙수비) : “전쟁이 있을 것을 알면 준비를 해야하고
時用則知物(시용칙지물) : 그때에 필요한 물건을 압니다
二者形則萬貨之情(이자형칙만화지정) : 이 두 가지를 잘 알면 모든 재화의 질정을
可得而觀已(가득이관이) :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故歲在金穰(고세재금양) : 세성이 금에 있는 해는 풍년이 들고
水毁(수훼) : 수에 있는 해는 수해가 들고
木饑(목기) : 목에 있는 해는 기근이 들고
火旱(기화한) : 화에 있는 해는 가뭄이 있습니다
旱則資舟(한칙자주) : 가뭄이 든 해에는 미리 배를 준비해 두고
水則資車(수칙자차) : 수해가 있는 해에는 미리 수레를 준비해 두는 것이
物之理也(물지리야) : 사물의 이치입니다
六歲穰(육세양) : 6년마다 풍년이 들고
六歲旱(육세한) : 6년마다 가뭄이 생기고
十二歲一大饑(십이세일대기) : 12년마다 큰 기근이 일어납니다
夫糶(부조) : 무릇 쌀 값이
二十病農(이십병농) : 한 말에 20전밖에 안 나가면 농민이 고통을 겪고
九十病末(구십병말) : 90전으로 오르면 반대로 장사꾼이 고통을 받습니다
末病則財不出(말병칙재불출) : 장사꾼이 고통을 받으면 상품이 나오지 않고
農病則草不辟矣(농병칙초불벽의) : 농민이 고통을 받으면 논밭이 묵습니다
上不過八十(상불과팔십) : 비싸도 80전을 넘지 않고
下不減三十(하불감삼십) : 싸도 30전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하면
則農末俱利(칙농말구리) : 민과 상인이 함게 이로워집니다
平糶齊物(평조제물) : 농쌀값이 일정한 한계를 지키고 물자가 공평하게 유통되며
關市不乏(관시불핍) : 사방의 물건이 관문을 통과하여 시장에 부족하지 않게 함이
治國之道也(치국지도야) : 나라를 다스리는 길입니다
積著之理(적저지리) : 축적의 이치는
務完物(무완물) : 물자를 온전한 채로 보존하는 것이지
無息幣(무식폐) : 상한 물건을 감추는 것이 아닙니다
以物相貿易(이물상무역) : 물자는 서로 교역하고
腐敗而食之貨勿留(부패이식지화물류) : 상한 것은 자기 집에서 쓰도록 합니다
無敢居貴(무감거귀) : 또 비싼 것을 유보해 두어서는 안 됩니다
論其有餘不足(논기유여불족) : 물건이 남아 도는지 모자라는지 논하면
則知貴賤(칙지귀천) : 그것이 귀한지 천한지를 압니다
貴上極則反賤(귀상극칙반천) : 높은 값이 극도에 다다르면 헐값으로 돌아오고
賤下極則反貴(천하극칙반귀) : 싼 값이 극도에 이르면 높은 값으로 되돌아갑니다
貴出如糞土(귀출여분토) : 비싼 물건은 오물을 배설하듯 자꾸 팔아 버리고
賤取如珠玉(천취여주옥) : 싼 물건은 구슬을 손에 넣듯 소중히 사들입니다
財幣欲其行如流水(재폐욕기행여류수) :
물건과 돈은 흐르는 물처럼 원활하게 유동시켜야 합니다.”
修之十年(수지십년) : 이리하여 구천이 계연의 법을 10년간 행하니
國富(국부) : 나라는 부강해지고
厚賂戰士(후뢰전사) : 병사들은 풍족한 금품을 받았다
士赴矢石(사부시석) : 이로써 병사는 시석을 향해 용맹하게 달리기를
如渴得飮(여갈득음) : 목마른 사람이 마실 물을 얻은 것처럼 하여
遂報彊吳(수보강오) : 구천은 드디어 강한 오나라에 보복하여
觀兵中國(관병중국) : 병위를 중국에 떨치고
稱號五霸(칭호오패) : 오패의 한 사람이 되었다
范蠡旣雪會稽之恥(범려기설회계지치) : 범려는 회계의 부끄러움을 씻고 나서
乃喟然而歎曰計然之策七(내위연이탄왈계연지책칠) : 탄식해 말하기를 “계연의 꾀는 일곱이 있는데
越用其五而得意(월용기오이득의) : 월나라는 그 중 다섯을 써서 목적을 달성했다
旣已施於國(기이시어국) : 이미 나라에 사용해 보았으니
吾欲用之家(오욕용지가) : 나는 이를 집에 써 보겠다.”
乃乘扁舟浮於江湖(내승편주부어강호) : 이에 곧 작은 배를 타고 강호로 배를 띄우고 가
變名易姓(변명역성) : 성명을 바꾸었다
適齊爲鴟夷子皮(적제위치이자피) : 제나라로 가서는 ‘치아자피’라고 일컬고
之陶爲朱公(지도위주공) : 도나라로 가서는 ‘주공’이라고 불렀다
朱公以爲陶天下之中(주공이위도천하지중) : 주공은 “도나라는 천하의 중앙이며
諸侯四通(제후사통) : 사방의 제후국에 통해서
貨物所交易也(화물소교역야) : 물자의 교역이 빈번한 곳이다.”
하고
乃治産積居(내치산적거) : 이에 곧 생업에 종사하여 물자를 축적해 두었다가
與時逐而不責於人(여시축이불책어인) :
시기를 보아 오직 자연의 시기를 기다릴 뿐 사람의 노력에는 의지하지 않았다
故善治生者(고선치생자) : 이같이 생업을 잘 운영하는 사람은
能擇人而任時(능택인이임시) : 거래 상대를 고른 다음에야 자연의 시기에 맡긴다
十九年之中三致千金(십구년지중삼치천금) : 주공은 19년 동안에 세 번이나 천 금을 모았는데
再分散與貧交疏昆弟(재분산여빈교소곤제) : 그중 두 번의 것은 가난한 친구와 먼 친척에게 나눠 주었다
此所謂富好行其德者也(차소위부호행기덕자야) : 이것이 소위 <부유하면 즐겨 그 덕을 행하게 되는 것>이다
後年衰老而聽子孫(후년쇠노이청자손) : 그는 연로하자 집안 일을 자손에게 맡겼는데
子孫脩業而息之(자손수업이식지) : 자손들이 집안을 다스리고 재산을 불리니 드디어
遂至巨萬(수지거만) : 부가 거만에 달했다
故言富者皆稱陶朱公(고언부자개칭도주공) :
그런 까닭에 부를 말하는 사람은 모두 도주공을 일컫는다
子贛旣學於仲尼(자공기학어중니) : 자당은 중니에게 나아가 배운 다음
退而仕於衛(퇴이사어위) : 스승을 하직하고 위나라로 가서 벼슬을 하고
廢著鬻財於曹魯之閒(폐저죽재어조노지한) :
조·노 지방에서 물자를 축척하기도 하고 시기를 기다려 팔기도 하여 재산을 모았다
七十子之徒(칠십자지도) : 공문의 70여 제자들 중에서
賜最爲饒益(사최위요익) : ‘사’는 가장 부유했고
原憲不厭糟穅(원헌불염조강) : ‘원헌’은 비지와 쌀겨도 제대로 먹지 못하여
匿於窮巷(익어궁항) : 뒷골목에서 가난하게 숨어 살았다
子貢結駟連騎(자공결사연기) : 자공은 사두마차를 타고
束帛之幣以聘享諸侯(속백지폐이빙향제후) :
가마 수행원들을 거느리며 비단 뭉치를 선물로 그려갖고 다니며 제후들과 교제하자
所至(소지) : 그가 찾아가는 곳마다
國君無不分庭與之抗禮(국군무불분정여지항례) :
나라의 왕들은 몸소 뜰로 내려와 그에게 대등한 예를 행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夫使孔子名布揚於天下者(부사공자명포양어천하자) :
무릇 공자의 이름이 천하에 골고루 알려진 것은
子貢先後之也(자공선후지야) : 실상 자공이 공자를 모시고 다라다녀기 때문이다
此所謂得埶而益彰者乎(차소위득예이익창자호) :
이것이 이른바 <세력을 얻으면 더욱 세상에 드러나는것>이 아니겠는가
白圭(백규) : 백규는
周人也(주인야) : 주나라 사람인데
當魏文侯時(당위문후시) : 위왕후 때의 일이다
李克務盡地力(이극무진지력) :
당시 이극은 농경을 중히 여겨 땅을 충분히 이용하는 데 힘을 기울였으나,
而白圭樂觀時變(이백규락관시변) : 백규는 때의 변화에 따른 물가의 변동을 살피기를 좋아했다
故人弃我取(고인기아취) :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이 버리고 돌아보지 않을 때 사들이고
人取我與(인취아여) : 세상 사람들이 사들일 때는 팔아넘겼다
夫歲孰取ꜘ(부세숙취곡) : 즉 풍년이 들면 곡식을 사들이는 대신
予之絲漆(여지사칠) : 실과 옷을 팔아 넘기고
繭出取帛絮(견출취백서) : 흉년이 드어 고치가 나와 돌면 비단과 풀솜을 사들이는 대신
予之食(여지식) : 곡식을 팔아 넘겼다
太陰在卯穰(태음재묘양) : 태음이 묘에 있는 해는 풍년이 들고
明歲衰惡(명세쇠악) : 그 이듬해는 흉년이 든다
至午旱(지오한) : 또 오에 있는 해는 큰 가뭄이 있고
明歲美(명세미) : 그 이듬해에는 수확이 많다
至酉穰(지유양) : 풍년이 들면
明歲衰惡(명세쇠악) : 다음 해에는 흉년이 된다
至子大旱(지자대한) : 자에 이르면 큰 가뭄이 들고
明歲美(명세미) : 그 이듬해에는 수확이 많다
有水(유수) : 그리고 홍수가 지는 해가 있으면
至卯(지묘) : 다음 해는 다시 묘로 돌아온다
積著率歲倍(적저솔세배) : 백규의 축적은 대체로 해마다 배로 불어났다
欲長錢(욕장전) : 돈을 부리려면
取下ꜘ(취하곡) : 값싼 곡식을 사들이고
長石斗(장석두) : 수확을 늘이면서
取上種(취상종) : 좋은 종자를 썼다
能薄飮食(능박음식) : 거친 음식을 달게 먹고
忍嗜欲(인기욕) : 욕심을 억제하며
節衣服(절의복) : 의복을 검소히 하고
與用事僮僕同苦樂(여용사동복동고락) : 일을 시키는 노복과 고락을 함께 했으며
趨時若猛獸摯鳥之發(추시약맹수지조지발) :
시기를 보아 행동하는 데는 사나운 짐승과 새가 먹이에게 뛰어들 듯이 빨랐다
故曰吾治生産(고왈오치생산) : 그러므로 그는 말하기를 “내가 생업을 운영하는 것은
猶伊尹呂尙之謀(유이윤여상지모) : 마치 이이와 여상이 정책을 도모하여 펴듯이 하고
孫吳用兵(손오용병) : 손자와 오자가 군사를 쓰듯 했고
商鞅行法是也(상앙행법시야) : 상앙이 법을 다루듯이 했다
是故其智不足與權變(시고기지불족여권변) : 그러므로 임기 웅변하는 지혜도 없고
勇不足以決斷(용불족이결단) : 일을 결단하는 용기도 없고
仁不能以取予(인불능이취여) : 얻었다가 도로 주는 어짊도 없고
彊不能有所守(강불능유소수) : 지킬 바를 끝까지 지키는 강단도 없는 사람은
雖欲學吾術(수욕학오술) : 내 방법을 배우고 싶어도
終不告之矣(종불고지의) : 끝내 가르쳐 주지 않겠다.”고 했다
蓋天下言治生祖白圭(개천하언치생조백규) :
생각하건대 천하의 사업을 말하는 사람들이 백규를 그 조상으로 우러러 모시는 것은
白圭其有所試矣(백규기유소시의) : 백규가 실제 그것을 시험했기 대문이었다
能試有所長(능시유소장) : 다시 말해 그는 실제로 시험해서 공을 올렸지
非苟而已也(비구이이야) : 결코 함부로 하지는 않았다
猗頓用盬鹽起(의돈용고염기) : 의돈은 염지의 소금으로 그 몸을 일으키고
而邯鄲郭縱以鐵冶成業(이감단곽종이철야성업) :
한단의 곽종은 철광을 개발해서 사업에 성공함으로써
與王者埒富(여왕자랄부) : 다같이 부유한 점에서는 왕자와 어깨를 겨루었다
烏氏倮畜牧(오씨라축목) : 오씨의 나라는 사람은 목축을 업으로 했는데
及衆(급중) : 가축의 수가 불어나면
斥賣(척매) : 이를 팔아
求奇繒物(구기증물) : 신기한 비단을 사서
閒獻遺戎王(간헌유융왕) : 간간히 융왕에게 바쳤다
戎王什倍其償(융왕십배기상) : 융왕은 보상으로
與之畜(여지축) : 그들에게 열 배의 가축을 주었다
畜至用谷量馬牛(축지용곡량마우) :
이로써 그들의 가축은 골짜기마다 가득 차서 골짜기 수로 마소를 셀 정도가 되었다
秦始皇帝令倮比封君(진시황제령라비봉군) : 진시왕은 ‘나’를 제후와 동격으로 대우하여
以時與列臣朝請(이시여열신조청) : 봄가을에는 여러 신하들과 함께 조정에 들게 했다
而巴蜀寡婦淸(이파촉과부청) : 또 파에 사는 청이라는 과부는
其先得丹穴(기선득단혈) : 조상이 단사를 캐내는 굴을 발견하여
而擅其利數世(이천기리수세) : 여러 대에 걸쳐 그 이익을 독점해 왔으므로
家亦不訾(가역불자) : 그 재산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淸寡婦也(청과부야) : 청은 과부이기는 했으나
能守其業(능수기업) : 그 가업을 잘지키고
用財自衛(용재자위) : 재물의 힘으로 스스로를 지키며
不見侵犯(불견침범) : 사람들로부터 침범당하지 않았다
秦皇帝以爲貞婦而客之(진황제이위정부이객지) : 진시왕은 청을 정녀로 인정 손님으로 대우하며
爲築女懷淸臺(위축녀회청대) : 그녀를 위해 ‘여회청대’를 지었다
夫倮鄙人牧長(부라비인목장) : 이같이 ‘나’는 시골뜨기 목장의 주인에 불과하며
淸窮鄕寡婦(청궁향과부) : 청 산골 과부에 지나지 않았는데
禮抗萬乘(례항만승) : 제후와 같은 대우를 받으며
名顯天下(명현천하) : 그 이름을 전하에 드러내는 것은
豈非以富邪(개비이부사) : 어찌 오직 재력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漢興(한흥) : 한나라가 일어나
海內爲一(해내위일) : 천하를 통일하자
開關梁(개관량) : 관문과 다리의 통행 제한을 폐지하고
弛山澤之禁(이산택지금) : 산림과 소택에서 나무하고 고기를 잡비 못하게 한 금령을 늦춤에
是以富商大賈周流天下(시이부상대가주류천하) : 이 때문에 나라 부상과 대상들은 천하를 두루 돌았고
交易之物莫不通(교역지물막불통) : 교역하는 물자가 유통되지 않는 것이 없었으므로
得其所欲(득기소욕) : 원하는 물건은 무엇이든지 얻을 수 있었다
而徙豪傑諸侯彊族於京師(이사호걸제후강족어경사) :
이 무렵 한나라 지방의 호걸들과 제후국의 호족들을 서울로 이주시켰다
關中自洴雍以東至河華(관중자병옹이동지하화) : 관중은 견수·하수·화산에 이르기까지
膏壤沃野千里(고양옥야천리) : 천 리에 걸친 땅이 비옥하여
自虞夏之貢以爲上田(자우하지공이위상전) : 우·하 시대의 공부에서도 상등의 전지로 인정받았다
而公劉適邠(이공류적빈) : 또 주나라 공류는 빈으로 갔고
大王王季在岐(대왕왕계재기) : 대왕과 왕계는 기산에서 살고
文王作豐(문왕작풍) : 문왕은 풍을 새로운 도읍지로 하고
武王治鎬(무왕치호) : 무왕은 호를 서울로 감았다
故其民猶有先王之遺風(고기민유유선왕지유풍) :
그러므로 이 땅에 사는 백성들은 아직도 선왕 때의 유풍 때문에
好稼穡(호가색) : 농사를 즐겨
殖五ꜘ(식오곡) : 오곡을 심고
地重(지중) : 고장을 중히 여겨
重爲邪(중위사) : 나쁜 짓 하는 것을 꺼리는 풍습이 있었다
及秦文孝德繆居雍(급진문효덕무거옹) : 진나라 문공·효공·목공이 옹에 도읍했을 무렵
隙隴蜀之貨物而多賈(극롱촉지화물이다가) : 그곳에는 농·촉의 화물이 모이고 장사꾼도 많았다
獻孝公徙櫟邑(헌효공사력읍) : 헌공·효공은 역읍에 도읍하였다
櫟邑北卻戎翟(력읍북각융적) : 역읍은 북쪽에 있어서 융적을 격퇴하는 데 편리한 곳이었고
東通三晉(동통삼진) : 동쪽은 삼진과 통해서 또한
亦多大賈(역다대가) : 큰 장사꾼이 많았다
武孝昭治咸陽(무효소치함양) : 무왕·소왕은 함양에 도읍을 정했고
因以漢都(인이한도) : 한나라는 그곳에 가까운 장안에 도읍을 정했으므로
長安諸陵(장안제릉) : 장안 주변의 여러 릉이 있는 곳에는
四方輻湊並至而會(사방폭주병지이회) :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地小人衆(지소인중) : 그로써 좁은 땅에 인구가 많아지자
故其民益玩巧而事末也(고기민익완교이사말야) :
그래서 주민들은 점점 완악해져서 상업에 종사하였다
南則巴蜀(남칙파촉) : 남쪽은 파·촉이다
巴蜀亦沃野(파촉역옥야) : 파·촉 또한 들이 비옥하여
地饒巵薑丹沙石銅鐵竹木之器(지요치강단사석동철죽목지기) :
연지·생강·단사·구리·쇠와 대나무 그릇, 나무 그릇이 많이 나므로
南御滇僰(남어전북) : 그 남쪽에 있는 전·북을 능가한다
僰僮(북동) : 북로부터는 노비를 많이 보내오며
西近邛笮(서근공착) : 서쪽은 공·착에 가깝다
笮馬旄牛(착마모우) : 착에서는 말과 모우를 생산한다
然四塞(연사새) : 파·촉 땅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였으나
棧道千里(잔도천리) : 그 산에는 천 리에 걸친 잔도가 부설되어
無所不通(무소불통) :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唯襃斜綰轂其口(유포사관곡기구) :
오직 포·사·관·곡의 각지에서 관구로 통하는 도로를 수레의 바퀴처럼 막아서
以所多易所鮮(이소다역소선) : 여기서 파·촉의 풍부한 물자는 부족한 물자와 교환되기도 한다
天水隴西北地上郡與關中同俗(천수롱서북지상군여관중동속) :
천수·농서·북지·상군은 관중과 같은 풍속을 가졌으나
然西有羌中之利(연서유강중지리) : 서쪽에는 강중과의 교역에 이득이 있고
北有戎翟之畜(북유융적지축) : 북쪽에는 융적의 풍부한 가축이 있다
畜牧爲天下饒(축목위천하요) : 목축이 성하기로는 천하에서 풍부하다
然地亦窮險(연지역궁험) : 그러나 이곳 땅은 구석진 데다 험난한 곳이라
唯京師要其道(유경사요기도) : 겨우 장안에만 길이 통했다
故關中之地(고관중지지) : 그러므로 관중의 땅이
於天下三分之一(어천하삼분지일) : 천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而人衆不過什三(이인중불과십삼) : 인구는 10분의 3에 불과하지만
然量其富(연량기부) : 그 부를 계산해 보면
什居其六(십거기육) : 10분의 6에 이른다
昔唐人都河東(석당인도하동) : 옛날 제요는 하동에 도읍하였고
殷人都河內(은인도하내) : 은나라는 하내에 도읍하였고
周人都河南(주인도하남) : 주나라는 하남에 도읍하였다
夫三河在天下之中(부삼하재천하지중) : 무릇 삼하는 천하의 중앙에 위치하여
若鼎足(약정족) : 솥발처럼 셋으로 갈라져
王者所更居也(왕자소갱거야) : 왕자가 번갈아 도읍한 곳이다
建國各數百千歲(건국각수백천세) : 그 왕조는 제각기 몇백 년에서 천 년에 걸쳐 내려왔고
土地小狹(토지소협) : 땅은 좁고
民人衆(민인중) : 사람은 많았다
都國諸侯所聚會(도국제후소취회) : 게다가 그 도읍지는 제후들이 모인 곳이었으므로
故其俗纖儉習事(고기속섬검습사) : 자연 영리에 밝고 인색하고 요령이 좋아졌다
楊平陽陳西賈秦翟(양평양진서가진적) : 양·평양으로는 서쪽은 진과 적의 거주지와 거래하고
北賈種代(북가종대) : 북쪽으로는 종·대와 거래한다
種代(종대) : 종대는
石北也(석북야) : 석의 북쪽에 있어
地邊胡(지변호) : 흉노와 경계를 맞대었기 때문에
數被寇(삭피구) : 자주 침범당한다
人民矜懻忮(인민긍기기) : 그 주민들은 자존심이 강하여 지기 싫어하며
好氣(호기) : 용맹을 좋아하고
任俠爲姦(임협위간) : 의협풍이 있어 간악한 일을 행하면서
不事農商(불사농상) : 농사나 장사를 힘쓰지 않는다
然迫近北夷(연박근북이) : 그러나 북쪽 만이와 인접하여
師旅亟往(사려극왕) : 토벌군이 자주 출동하기 때문에
中國委輸時有奇羨(중국위수시유기선) : 중국에서 자주 기이하고 부러운 물자가 보내지기도 한다
其民羯羠不均(기민갈이불균) : 그 주민은 대개 흉노의 무리와 섞여 사는데
自全晉之時固已患其僄悍(자전진지시고이환기표한) :
들양처럼 성격이 강포해서 진이 아직 한·위·조로 갈라지기 전부터 진나라의 골칫거리이기도 했다
而武靈王益厲之(이무령왕익려지) : 게다가 조나라 무령왕이 더욱 그들을 정려하였으므로
其謠俗猶有趙之風也(기요속유유조지풍야) : 이곳 풍속에는 조의 유풍이 있다
故楊平陽陳掾其閒(고양평양진연기한) : 그래서 양·평양의 백성들은 이러한 조건을 잘 이용하여
得所欲(득소욕) : 얻고 싶은 물자를 손에 넣는다
溫軹西賈上黨(온지서가상당) : 온·지는 서쪽으로는 상당과 거래하고
北賈趙中山(북가조중산) : 북쪽으로는 조·중산과 거래한다
中山地薄人衆(중산지박인중) : 중산은 땅이 메마르고 인구가 많은 데다
猶有沙丘紂淫地餘民(유유사구주음지여민) :
여전히 사구에는 은나라 주왕이 멋대로 음란한 짓을 하던 자손들이 산다
民俗懁急(민속환급) : 그들이 민속은 경박하고 잔인할 뿐 아니라
仰機利而食(앙기리이식) : 생활조차도 교활한 수단에 의지하여 먹고 산다
丈夫相聚游戲(장부상취유희) : 남자들은 서로 어울려 놀고 희롱하며
悲歌忼慨(비가강개) : 슬픈 노래를 불러 올분을 터뜨리며
起則相隨椎剽(기칙상수추표) : 활동을 할 때는 패를 지어 강도짓을 하고
休則掘冢作巧姦冶(휴칙굴총작교간야) :
쉴 때는 무덤을 파헤쳐 물건을 훔쳐내고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에 아부하고
多美物(다미물) : 미인들이 많아
爲倡優(위창우) : 악기를 다루며 배우 노릇을 하기도 한다
女子則鼓鳴瑟(녀자칙고명슬) : 여자들은 소리 좋은 큰 비파를 타고
跕屣(접사) : 작은 신을 신으며
游媚貴富(유미귀부) : 귀인과 부호에게 꼬리쳐
入後宮(입후궁) : 후궁으로 들어가고
徧諸侯(편제후) : 어떤 제후국에든 두루 나가 산다
然邯鄲亦漳河之閒一都會也(연감단역장하지한일도회야) :
한단 또한 장수와 하수 사이에 있는 큰 고을로서
北通燕涿(북통연탁) : 북쪽으로는 연·탁에 통하고
南有鄭衛(남유정위) : 남쪽에는 정·위가 있다
鄭衛俗與趙相類(정위속여조상류) : 정·위의 풍습은 조와 비슷하나
然近梁魯(연근량노) : 양·노에 가까우므로
微重而矜節(미중이긍절) : 다소 중후하고 절조를 숭상하는 면이 있다
濮上之邑徙野王(복상지읍사야왕) :
복상 사람들은 진왕 정 때문에 임금과 함께 야왕으로 옮겨 갔다
野王好氣任俠(야왕호기임협) : 야왕 사람들은 기개를 소중히 알고 임협의 풍이 있는데
衛之風也(위지풍야) : 그것은 위의 유풍이다
夫燕亦勃碣之閒一都會也(부연역발갈지한일도회야) :
대저 연은 발해와 갈석산 사이에 있는 큰 고을이다
南通齊趙(남통제조) : 연나라는 남쪽은 제·조에 통하고
東北邊胡(동북변호) : 동북쪽은 흉노와 경계를 접하여
上谷至遼東(상곡지료동) : 상곡으로부터 요동에 이른다
地踔遠(지탁원) : 변두리 땅은 아주 먼 곳에 있어서
人民希(인민희) : 주민이 적고
數被寇(수피구) : 자주 침범을 당했다
大與趙代俗相類(대여조대속상류) : 민속은 조·대와 대단히 닮았으나
而民雕捍少慮(이민조한소려) : 이곳 백성은 아직도 독수리처럼 정한하고 사려가 얕다
有魚鹽棗栗之饒(유어염조율지요) : 물고기·소금·대추·밤이 많이 난다
北鄰烏桓夫餘(북린오환부여) : 북족은 조항·부여와 이웃하고
東綰穢貉(동관예맥) : 동쪽은 예맥·
朝鮮眞番之利(조선진번지리) : 조선·진번과의 교역에서 이득을 독점한다
洛陽東賈齊魯(락양동가제노) : 낙양은 동족으로 제·노와 거래하고
南賈梁楚(남가량초) : 남쪽으로 양·초와 거래한다
故泰山之陽則魯(고태산지양칙노) : 그러므로 태산 남쪽은 노이며
其陰則齊(기음칙제) : 북쪽은 제이다
齊帶山海(제대산해) : 제는산과 바다로 둘러싸였는데
膏壤千里(고양천리) : 기름진 들이 천 리에 걸쳤으므로
宜桑麻(의상마) : 뽕과 삼이 잘 되고
人民多文綵布帛魚鹽(인민다문채포백어염) :
사람은 많으며 아름다운 무늬의 옷감이며 베·비단·생선·소금 등을 생산한다
臨菑亦海岱之間一都會也(임치역해대지간일도회야) :
임치도 동해와 태산 사이에 있는 큰 고을이다
其俗寬緩闊達(기속관완활달) : 이곳 풍속은 너그럽고 활달하며
而足智(이족지) : 지혜가 있고
好議論(호의논) : 의논하길 좋아하고
地重(지중) : 성격이 진중해서
難動搖(난동요) : 남에게 휩쓸려 따라가는 일이 없다
怯於衆鬪(겁어중투) : 단체로 싸우는 데는 겁이 많지만
勇於持刺(용어지자) : 개인끼리의 싸움에는 용감하다
故多劫人者(고다겁인자) : 따라서 남을 협박하는 사람이 많다
大國之風也(대국지풍야) : 대체로 대국풍의 기질이 있고
其中具五民(기중구오민) : 그 속에서 오민이 두루 모여 산다
而鄒魯濱洙泗(이추노빈수사) : 추·노는 수·사의 강물을 끼어
猶有周公遺風(유유주공유풍) : 지금까지도 주공의 유풍이 있다
俗好儒(속호유) : 풍속은 유학을 좋아하고
備於禮(비어례) : 예를 잘 갖추기 때문에
故其民齪齪(고기민착착) : 사람들은 행동이 까다롭다
頗有桑麻之業(파유상마지업) : 뽕과 삼의 산업이 성하나
無林澤之饒(무림택지요) : 숲이나 못에서 나는 산물은 적다
地小人衆(지소인중) : 땅은 좁고 사람은 많기 때문에
儉嗇(검색) : 사람들은 검소하게 생활하며
畏罪遠邪(외죄원사) : 죄를 두려워하여 사악하지 않다
及其衰(급기쇠) : 그러나 노나라가 쇠한 뒤로는
好賈趨利(호가추리) : 그곳 주민들이 장사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甚於周人(심어주인) : 이익을 찾는 점은 주나라 사람들보다 심하다
夫自鴻溝以東芒碭(부자홍구이동망탕) : 홍구에서 동족, 망과 갈에서
以北屬巨野(이북속거야) : 북쪽은 거야로서
此梁宋也(차량송야) : 이곳들은 양과 송의 땅이다
陶睢陽亦一都會也(도휴양역일도회야) : 도와 수양도 역시 이곳의 도시다
昔堯作游於成陽(석요작유어성양) : 옛날 요는 이궁을 성양에 만들고
舜漁於雷澤(순어어뢰택) : 순은 뇌택에서 고기를 잡고
湯止于亳(탕지우박) : 은나라 탕왕은 박에 도읍을 정했다
其俗猶有先王遺風(기속유유선왕유풍) : 그러므로 그들 땅의 풍속에는 아직 선왕의 유풍이 남아
重厚多君子(중후다군자) :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중후해서 군자가 많고
好稼穡(호가색) : 밭갈이를 좋아한다
雖無山川之饒(수무산천지요) : 산과 들에서 나오는 산물은 풍부하지 않으나
能惡衣食(능악의식) : 험한 옷과 소박한 음식을 달게 여기며
致其蓄藏(치기축장) : 재물을 모아 간직한다
越楚則有三俗(월초칙유삼속) : 월과 초의 당에는 세 가지 풍습이 있다
夫自淮北沛陳汝南南郡(부자회북패진여남남군) : 무릇 회수 북쪽에서 패·진·여남·남군까지의 땅
此西楚也(차서초야) : 이곳들이 바로 서초다
其俗剽輕(기속표경) : 그 풍습은 표한하고 경솔하여
易發怒(이발노) : 성을 잘 내고
地薄(지박) : 땅은 척박해서
寡於積聚(과어적취) : 물자를 축적하기 어렵다
江陵故郢都(강릉고영도) : 강릉은 원래 초나라 도읍지인 영으로
西通巫巴(서통무파) : 서쪽으로는 무와 파로 통하고
東有雲夢之饒(동유운몽지요) : 동족에는 운몽의 풍요한 산물이 있다
陳在楚夏之交(진재초하지교) : 진은 초와 하의 중간에 있어
通魚鹽之貨(통어염지화) : 생선과 소금 등의 물자를 교역하고
其民多賈(기민다가) : 그곳 주민들은 장사끈이 많다
徐僮取慮(서동취려) : 서·나·취로의 주민은
則淸刻(칙청각) : 청련하기는 하나 각박하고
矜己諾(긍기락) : 약속을 중하게 아는 것을 자랑으로 한다
彭城以東(팽성이동) : 팽성에서 동쪽으로
東海吳廣陵(동해오광릉) : 동해와 오 그리고 광릉까지의 땅
此東楚也(차동초야) : 이곳들은 바로 동초이다
其俗類徐僮(기속류서동) : 이곳의 풍습은 ‘서’와 ‘나’와 비슷하다
朐繒以北(구증이북) : 또 구와 히로부터 그 북쪽의
俗則齊(속칙제) : 풍속은 제와 비슷하고
浙江南則越(절강남칙월) : 절강 남쪽은 월과 비슷하다
夫吳自闔廬春申王濞三人(부오자합려춘신왕비삼인) : 오는 오왕 합려·춘신군·오왕 비 세 사람이
招致天下之喜游子弟(초치천하지희유자제) :
이곳을 근거지로 하여 각각 천하를 돌아다니는 젊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東有海鹽之饒(동유해염지요) : 동쪽으로는 풍효한 바다의 소금
章山之銅(장산지동) : 장산의 구리
三江五湖之利(삼강오호지리) : 삼강·오호에서 나는 산물의 이득이 있다
亦江東一都會也(역강동일도회야) : 또한 강동의 대도시의 하나다
衡山九江江南豫章長沙(형산구강강남예장장사) : 형산과 구강과 강수 남족의 예장과 장사의 따은
是南楚也(시남초야) : 이것들이 바로 남초이다
其俗大類西楚(기속대류서초) : 이곳 풍습은 서촉과 아주 비슷하다
郢之後徙壽春(영지후사수춘) : 옛날 초나라는 도읍을 ‘영’에서 ‘수춘’으로 옮겼었는데
亦一都會也(역일도회야) : 수춘도 또한 대도시의 하나다
而合肥受南北潮(이합비수남북조) : 합비는 강수와 회수의 조수를 받으며
皮革鮑木輸會也(피혁포목수회야) : 피혁·자반·목재 등의 집산지다
與閩中干越雜俗(여민중간월잡속) : 풍습에는 민중과 우월의 것이 섞였기 때문에
故南楚好辭(고남초호사) : 그래서 남초 주민의 말은
巧說少信(교설소신) : 아무리 듣기 좋아도 믿기 어렵다
江南卑濕(강남비습) : 강수 남쪽은 땅이 저습하여
丈夫早夭(장부조요) : 남자는 일직 죽는다
多竹木(다죽목) : 대나무나 목재가 많다
豫章出黃金(예장출황금) : 예장은 황금을 생산하고
長沙出連錫(장사출연석) : 장사는 연과 주석을 생산한다
然菫菫物之所有(연근근물지소유) : 그러나 극히 양이 적으므로
取之不足以更費(취지불족이갱비) : 캐내어도 비용이 더 많이 든다
九疑蒼梧以南至儋耳者(구의창오이남지담이자) : 구의·창오에서 남쪽 ‘담이’에 이르기까지의 땅은
與江南大同俗(여강남대동속) : 강수 남쪽과 풍속이 거의 같으나
而楊越多焉(이양월다언) : 양월의 영향이 많다 ‘
番禺亦其一都會也(번우역기일도회야) : 번우’ 또한 이곳의 대도시의 하나로
珠璣犀瑇瑁果布之湊(주기서대모과포지주) : 주기·서대·모과·과일·갈포의 집산지이다
潁川南陽(영천남양) : 영천과남양은
夏人之居也(하인지거야) : 옛 하나라 사람이 살던 곳이다
夏人政尙忠朴(하인정상충박) : 하나라 사람은 충실하고 소박한 정치를 숭상했으므로
猶有先王之遺風(유유선왕지유풍) : 이곳에는 여전히 선왕의 유풍이 있다
潁川敦愿(영천돈원) : 영주 주민은 후덕하고 조심성이 많다
秦末世(진말세) : 진나라 말기에는
遷不軌之民於南陽(천불궤지민어남양) :
조정 명령에 굴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남양에 이주시키기도 했다
南陽西通武關鄖關(남양서통무관운관) : 남양은 서쪽으로는 무관·운관에 통하고
東南受漢江淮(동남수한강회) : 동남쪽으로는 한수·강수·회수가 흐른다
宛亦一都會也(완역일도회야) : ‘완’도 또한 이곳의 대도시의 하나이다
俗雜好事(속잡호사) : 주민의 풍습은 여러 가지 잡다하며 일을 좋아하고
業多賈(업다가) : 장사꾼이 많다
其任俠(기임협) : 임협의 풍속이
交通潁川(교통영천) : 이곳 영천까지 통했으므로
故至今謂之夏人(고지금위지하인) :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지금도 하나라 사람으로 불린다
夫天下物所鮮所多(부천하물소선소다) : 무릇 천하에는 물자가 적은 곳도 있고 풍부한 곳도 있다
人民謠俗(인민요속) : 백성들의 민요와 풍습은 그것에 영향을 받는다
山東食海鹽(산동식해염) : 산동에서는 바닷소금을 먹고
山西食鹽鹵(산서식염로) : 산서에서는 바윗소금을 먹으며
領南沙北固往往出鹽(령남사북고왕왕출염) :
영남·사북에도 원래부터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 있어 그곳 백성들은 그것을 식용으로 한다
大體如此矣(대체여차의) : 물건과 사람의 관계는 대체로 이러하다
總之(총지) : 총괄해서 보면
楚越之地(초월지지) : 초·와 월 지역은
地廣人希(지광인희) : 땅은 넓지만 사람이 드물며
飯稻羹魚(반도갱어) : 쌀을 주식으로 하고 생선국을 끓여 먹으며
或火耕而水耨(혹화경이수누) :
농사 짓는 방법은 거둬들인 다음 논의 마른 풀을 불태워 갈고 여름에는 논에 물을 대고 김을
매는 방법을 취한다
果隋蠃蛤(과수라합) : 초목의 열매와 생선과 조개 따위는
不待賈而足(불대가이족) : 장사꾼을 기다리지 않아도 충분하며
地埶饒食(지예요식) : 지형상 식량은 풍부해서
無飢饉之患(무기근지환) : 기근의 환란이 없다
以故呰窳偸生(이고자유투생) : 그런 까닭에 백성들은 게을러서 그날그날 살아가며
無積聚而多貧(무적취이다빈) : 모은 것도 없는 가난뱅이가 많다
是故江淮以南(시고강회이남) : 이 때문에 강·회 이남에는
無凍餓之人(무동아지인) : 춥고 배고픈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亦無千金之家(역무천금지가) : 또 천 금을 가진 부짓집도 없다
沂泗水以北(기사수이북) : 기수와 사수의 북쪽은
宜五ꜘ桑麻六畜(의오곡상마육축) : 오곡과 뽕나무 삼나무를 심고 육축을 기르기에 적당하나
地小人衆(지소인중) : 땅은 춥고 사람은 많은 데다
數被水旱之害(수피수한지해) : 자주 수해와 가뭄이 들므로
民好畜藏(민호축장) : 주민들이 자진해서 저축을 한다
故秦夏梁魯好農而重民(고진하량노호농이중민) :
그러므로 진·하·양·진의 땅에서는 농사에 힘을 기울이며 농민을 소중히 여긴다
三河宛陳亦然(삼하완진역연) : 삼하·완·진의 당도 그와 같으나
加以商賈(가이상가) : 상업에 힘을 기울인다
齊趙設智巧(제조설지교) : 제·조에서는 지혜와 재주를 부리고
仰機利(앙기리) : 기회를 보아 이익을 도모하며
燕代田畜而事蠶(연대전축이사잠) :
연·대에서는 농사와 목축을 주업으로 하는 한편 양잠에도 힘쓴다
由此觀之(유차관지) : 이것으로 볼 때
賢人深謀於廊廟(현인심모어랑묘) : 현인이 묘당에서 깊이 꾀하고
論議朝廷(론의조정) : 조정에서 의논하고
守信死節隱居巖穴之士(수신사절은거암혈지사) :
믿음을 지켜 절개에 죽는 것이나 세상을 피해 숨은 고사가
設爲名高老安歸乎(설위명고노안귀호) :
명성을 높이 천하에 알리는 것도 결국은 어디에 귀결하는가
歸於富厚也(귀어부후야) : 그것은 부귀를 위한 것이다
是以廉吏久(시이렴리구) : 그러므로 청렴한 관리도 오래 일하는 가운데
久更富(구갱부) : 승진되어 보다 부유해지고
廉賈歸富(렴가귀부) : 폭리를 탐하지 않는 장사꾼도 마침내 부유해진다
富者(부자) : 부는
人之情性(인지정성) : 사람의 본성인지라
所不學而俱欲者也(소불학이구욕자야) :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故壯士在軍(고장사재군) : 그러므로 장사가 싸움에 임하여
攻城先登(공성선등) : 성을 공격해서 먼저 오르고
陷陣卻敵(함진각적) : 적진을 함락하고 적을 물리치며
斬將搴旗(참장건기) : 적장을 목베고 적의 깃발을 앗으며
前蒙矢石(전몽시석) : 자진해서 서식을 무릅쓰고
不避湯火之難者(불피탕화지난자) : 탕화의 어려움도 피하지 않는 것은
爲重賞使也(위중상사야) : 그 목적이 중한 상을 받는 데 있기 때문이다
其在閭巷少年(기재여항소년) : 또 마음의 젊은 사람들이
攻剽椎埋(공표추매) : 강도질을 임삼고 사람을 쳐죽인 다음 묻어버리고
劫人作姦(겁인작간) : 협박하며 간악한 짓을 되풀이하고
掘冢鑄幣(굴총주폐) : 무덤을 파헤쳐 물건을 훔치고
任俠幷兼(임협병겸) : 돈을 위조하고 임협인 체하면서 강탈을 하며
借交報仇(차교보구) : 같은 패들을 대신해서 목숨을 걸고 원수를 갚으며
簒逐幽隱(찬축유은) : 후미진 곳에서 물건을 빼앗고 사람을 내쫓는 등
不避法禁(불피법금) : 법과 금령을 피하지 않고
走死地如騖者(주사지여무자) : 달리는 말처럼 죽을 곳에 뛰어드는 것도
其實皆爲財用耳(기실개위재용이) : 실은 모두 재물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다
今夫趙女鄭姬(금부조여정희) : 또 저 조나라와 정나라의 미녀들이
設形容(설형용) : 얼굴을 아름답게 꾸미고
揳鳴琴(설명금) : 소리 고운 거문고를 켜고
揄長袂(유장몌) : 긴 소매를 나부끼며
躡利屣(섭리사) : 춤추는 신을 신고
目挑心招(목도심초) : 눈으로 이끌고 마음으로 불러서
出不遠千里(출불원천리) : 천 리를 멀다 않고
不擇老少者(불택노소자) : 나아가 손님의 나이을 가리지 않는 것은
奔富厚也(분부후야) : 부귀를 향해 치닫는 것이다
游閑公子(유한공자) : 유한 공자들이
飾冠劍(식관검) : 관과 칼을 꾸며 차고
連車騎(연차기) : 수행하는 거마를 따르게 하는 것도
亦爲富貴容也(역위부귀용야) : 부귀를 과시하기 위한 꾸밈이다
弋射漁獵(익사어렵) : 주살로 고기를 잡기 위해
犯晨夜(범신야) : 새벽 일찍 나가 밤 깊어 돌아오며
冒霜雪(모상설) : 서리도 눈도 아랑곳 않고
馳阬谷(치갱곡) : 깊은 골짜기를 뛰어 돌아다니며
不避猛獸之害(불피맹수지해) : 맹수의 위험도 피하지 않는 것은
爲得味也(위득미야) : 맛있는 것을 실컷 먹기 위해서다
博戲馳逐(박희치축) : 박희·경마·
鬪雞走狗(투계주구) : 투계·경견 등으로
作色相矜(작색상긍) : 얼굴 빛을 면하여 서로 자랑하고
必爭勝者(필쟁승자) : 꼭 싸워 이기려는 것은
重失負也(중실부야) : 힘써 건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이다
醫方諸食技術之人(의방제식기술지인) : 의술이나 그 밖의 모든 기술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이
焦神極能(초신극능) : 노심초사하여 재주와 힘을 짜내는 것도
爲重糈也(위중서야) : 막대한 보수를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吏士舞文弄法(리사무문롱법) : 관리가 교묘한 농간을 부리며 법문을 비뚤어지게 해석하기도 하고
刻章僞書(각장위서) : 도장과 문서를 위조해
不避刀鋸之誅者(불피도거지주자) : 형벌을 받는 것마저 피하지 않는 것은
沒於賂遺也(몰어뢰유야) : 뇌물에 탐닉하기 때문이다
農工商賈畜長(농공상가축장) : 공·공·상들이 저축과 이식에 열을 내는 것도
固求富益貨也(고구부익화야) : 원래 부를 구하고 재산을 부리려 하기 때문이다
此有知盡能索耳(차유지진능색이) :
부를 쌓은 일이라면 있는 지혜와 능력을 다하는 것이 인간의 상도인지라
終不餘力而讓財矣(종불여력이양재의) :
있는 힘을 다 짜내지 않으면 재물을 남에게 넘겨 주는 일을 부른다
諺曰百里不販樵(언왈백리불판초) : 속담에 이르기를 <백 리 먼 곳에 나가 땔나무를 팔지 말라
千里不販糴(천리불판적) : 천리 먼 곳에 나가 쌀을 팔지 말라
居之一歲(거지일세) : 1년 살려거든
種之以ꜘ(종지이곡) : 곡식을 심고
十歲(십세) : 10년 살려거든
樹之以木(수지이목) : 나무를 심고
百歲(백세) : 100년 살려거든
來之以德(래지이덕) : 덕을 베풀어라
德者(덕자) : 덕이란
人物之謂也(인물지위야) : 인물을 말함이라
今有無秩祿之奉(금유무질록지봉) : 그런데 여기 관으로부터의 봉록도 없고
爵邑之入(작읍지입) : 지위나 영지의 수입도 없지만
而樂與之比者(이락여지비자) : 이것들을 가진 사람들과 같은 낙을 가진 사람이 있다
命曰素封(명왈소봉) : 이것을 소봉이라고 부른다
封者食租稅(봉자식조세) : 봉이란 영지로부터의 조세를 거두는 것이다
歲率戶二百(세솔호이백) : 해마다 한 호에서 2백 전을 걷는다고 하면
千戶之君則二十萬(천호지군칙이십만) :
천 호의 영지를가진 임금은 연수입이 20만 전이나 되는지라
朝覲聘享出其中(조근빙향출기중) :
입조의 비용이며 제후들과의 교제비를 그 안에서 염출할 수 있다
庶民農工商賈(서민농공상가) : 서민인 농·공·생상의 경우
率亦歲萬息二千戶(솔역세만식이천호) : 원금 1만 전에 대한 한 해 이식은 2천 전이 되므로
百萬之家則二十萬(백만지가칙이십만) : 백만 전의 자산이 있는 집이라면 이식은 20만 전이 되어
而更傜租賦出其中(이갱요조부출기중) : 병역·요역의 대인료와 전조·인두세가 이 중에서 나온다
衣食之欲(의식지욕) : 입고 먹는 것도
恣所好美矣(자소호미의) : 욕구대로 할 수 있다
故曰陸地牧馬二百蹄(고왈륙지목마이백제) : 그러므로 <연간 말 200마리,
牛蹄角千(우제각천) : 또는 소 250마리 또는
千足羊(천족양) : 양 250마리를 키울 수 있는 목장,
澤中千足彘(택중천족체) : 연간 돼지 250마리를 키울 수 있는 습지대
水居千石魚陂(수거천석어피) : 1000 섬의 고기를 양식할 수 있는 못
山居千章之材(산거천장지재) : 연간 연간 1000 장을 벌채할 수 있는 산림
安邑千樹棗(안읍천수조) : 안읍의 1000 그루 대추나무
燕秦千樹栗(연진천수율) : 연·진의 1000 그루의 밤나무
蜀漢江陵千樹橘(촉한강릉천수귤) : 촉한·강릉의 1000 그루의 귤나무
淮北常山已南(회북상산이남) : 회북·상산 이남 및
河濟之閒千樹萩(하제지한천수추) : 하수·제수 사이의 천 그루의 가래나무
陳夏千畝漆(진하천무칠) : 진·하의 1000묘의 대나무숲
齊魯千畝桑麻(제노천무상마) : 제·노의 1000묘의 봉나무밭 또는 삼밭
渭川千畝竹(위천천무죽) : 위천 유역의 1000묘의 대나무숲
及名國萬家之城(급명국만가지성) : 거기에 각국 1만 호 이상 도시의 교외에서
帶郭千畝畝鍾之田(대곽천무무종지전) : 1묘에 1종의 수확이 있는 1000묘의 밭,
若千畝巵茜(약천무치천) : 혹은 천 묘의 연지·꼭두서니
千畦薑韭(천휴강구) : 1000 고랑의 생강·부추밭 이상의
此其人皆與千戶侯等(차기인개여천호후등) :
어느 것이라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수입이 1천 호의 영지를 가진 제후와 같다.>고 했다
然是富給之資也(연시부급지자야) : 그러나 이것들은 확실히 필요하고도 충분한 무의 자원인지라
不窺市井(불규시정) : 그것을 자진 사람들은 기웃거릴 필요도 없고
不行異邑(불행이읍) : 다른 마을로 나가지 않아도 되므로
坐而待收(좌이대수) : 가만히 앉아 수입만 기다리면 된다
身有處士之義而取給焉(신유처사지의이취급언) :
처사와 같은 편한 마음과 몸가짐으로 유유히 생활할 수 있다
若至家貧親老(약지가빈친노) : 만일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는 늙고
妻子軟弱(처자연약) : 처자는 어리고
歲時無以祭祀進醵(세시무이제사진갹) : 철 따라 조상의 제사도 지내지 못하며
飮食被服不足以自通(음식피복불족이자통) : 음식과 옷가지까지 자기로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어
如此不慙恥(여차불참치) : 이렇게 하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은
則無所比矣(칙무소비의) : 갈 때까지 다 간 사람이다
是以無財作力(시이무재작력) : 그래서 한 푼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은 노동을 하고
少有鬪智(소유투지) : 약간의 재물이 있는 사람들은 지혜를 써서 더 부리려 하고
旣饒爭時(기요쟁시) : 이미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은 시기를 노린다
此其大經也(차기대경야) : 이것이 이식의 대강이다
今治生不待危身取給(금치생불대위신취급) :
그런 만큼 꾸려 나가는 데 위험에 몸을 던지지 않고 수입을 얻으려는 것은
則賢人勉焉(칙현인면언) : 현인이 한결같이 힘쓰는 바다
是故本富爲上(시고본부위상) : 그러므로 농업으로 부를 얻는 것이 최상책이고
末富次之(말부차지) : 상업으로써 하는 것이 그 다음이요
姦富最下(간부최하) : 간악한 수단으로 치부하려는 것이 최하책이다
無巖處奇士之行(무암처기사지행) :
또한 세상을 등지고 산야에 묻혀 사는 청빈한 선비나 기인들이 행동이
而長貧賤(이장빈천) : 오랫동안 가난하고 천하게 살면서
好語仁義(호어인의) : 말로만 인의를 운운함도
亦足羞也(역족수야) : 역시 부끄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凡編戶之民(범편호지민) : 대개 서민들은
富相什則卑下之(부상십칙비하지) : 상대방의 계산이 자기 것의 열 배가 되면 이를 헐뜯고
伯則畏憚之(백칙외탄지) : 백 배가 되면 이를 꺼려하고
千則役(천칙역) : 꺼리며 천 배가 되면 그의 심부름을 달게 하고
萬則僕(만칙복) : 만 배가 되면 그의 하인이 되는데
物之理也(물지리야) : 이것은 만물의 이치다
夫用貧求富(부용빈구부) : 대체로 가난을 벗어나 부자가 되는 길에는
農不如工(농불여공) : 농은 공에 미치지 못하고
工不如商(공불여상) : 공은 상에 미치지 못한다
刺繡文不如倚市門(자수문불여의시문) : 수를 놓기보다는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라고 하니
此言末業(차언말업) : 이 말은 상업이
貧者之資也(빈자지자야) :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부를 얻는 가까운 길임을 뜻한다
通邑大都(통읍대도) :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에서는
酤一歲千釀(고일세천양) : 천 독의 술,
醯醬千瓨(혜장천강) : 천 병의 식로며 간장,
漿千甔(장천담) : 천섬의 마실 것,
屠牛羊彘千皮(도우양체천피) : 천장의 소·양·돼지의 털가죽,
販ꜘ糶千鍾(판곡조천종) : 천 종의 쌀 천 수레
薪稿千車(신고천차) :
船長千丈(선장천장) : 또는 길이가 장장 천 장이 되는 배에 실은 땔감이나
木千章(목천장) : 짚 천 장의 목제
竹竿萬个(죽간만개) : 1만 그루의 대나무 간짓대
其軺車百乘(기초차백승) : 백 대의 소거
牛車千兩(우차천양) : 천 량의 우거
木器髹者千枚(목기휴자천매) : 천 개의 칠기
銅器千鈞(동기천균) : 천 균의 구리그릇
素木鐵器若巵茜千石(소목철기약치천천석) : 천 섬의 나무그릇·최그릇 또는 연지·꼭두서니
馬蹄躈千(마제교천) : 2백 마리의 말
牛千足(우천족) : 5백 마리의 소
羊彘千雙(양체천쌍) : 2천 마리의 양·돼지
僮手指千(동수지천) : 백 명의 노비
筋角丹沙千斤(근각단사천근) : 천근의 힘줄·뿔잔사 천 균의 비단·풀솜·세포
其帛絮細布千鈞(기백서세포천균) :
文采千匹(문채천필) : 천 필의 무늬 있는 비단
榻布皮革千石(탑포피혁천석) : 천 섬의 탑포·피혁,
漆千斗(칠천두) : 첨 말의 옻,
糱麴鹽豉千荅(얼국염시천답) : 천 합의 누록·메주,
鮐鮆千斤(태제천근) : 천근의 복어와 갈치,
鯫千石(추천석) : 천섬의 말린 생선,
鮑千鈞(포천균) : 천 균의 절인 생선,
棗栗千石者三之(조율천석자삼지) : 3천 섬의 대추·밤,
狐貂裘千皮(호초구천피) : 천 장의 여우·담비의 갖옷,
羔羊裘千石(고양구천석) : 천 섬의 염소·양의 갖옷,
旃席千具(전석천구) : 천 장의 털자리,
佗果菜千鍾(타과채천종) : 천 종의 과일·야채 등
子貸金錢千貫節駔會(자대금전천관절장회) : 현금 천관을 중개인에게 빌려 주고 이식을 받는다
貪賈三之(탐가삼지) : 이보다 이식을 높이면 회전이 늦어져 세 번에 걸쳐 회수된다
廉賈五之(렴가오지) : 이보다 낮으면 다섯 번에 걸쳐 회전된다
此亦比千乘之家(차역비천승지가) :
이들의 수입도 천 호의 영지를 가진 제후와 같은 수준에 이른다
其大率也(기대솔야) : 이상이 소봉의 대강이지만
佗雜業不中什二(타잡업불중십이) : 다른 잡일에 좋사하면서 2할의 이익을 올리지 못하는 사람은
則非吾財也(칙비오재야) : 재물을 활용한다고 말할 수 없다
請略道當世千里之中(청략도당세천리지중) : 다음 거의 당세에 서울에서 천 리 이내에 살았던
賢人所以富者(현인소이부자) : 현인들이 부를 쌓은 방법인데
令後世得以觀擇焉(령후세득이관택언) : 후세 사람들의 참고로 삼을까 한다
蜀卓氏之先(촉탁씨지선) : 촉땅의 탁씨 조상은
趙人也(조인야) : 조나라 사람이다
用鐵冶富(용철야부) : 탁씨는 제철업을 경영하여 부호가 되었다
秦破趙(진파조) : 처음 진이 조를 깨뜨렸을 때
遷卓氏(천탁씨) : 탁씨에게 이주를 명령했다
卓氏見虜略(탁씨견로략) : 포로가 된 탁씨는 재물을 약탈당했으므로
獨夫妻推輦(독부처추련) : 부부가 홀로 손수레를 끌고
行詣遷處(행예천처) : 이주지로 떠나냐 했다
諸遷虜少有餘財(제천로소유여재) : 함께 옮겨간 포로들로서 다소 남은 돈이 있었던 사람들은
爭與吏(쟁여리) : 다투어 진나라 관리에게 뇌물을 바치고
求近處(구근처) : 가까운 곳을 요구해
處葭萌(처가맹) : 가맹에 자리를 잡았다
唯卓氏曰此地狹薄(유탁씨왈차지협박) : 그러나 탁씨만은 이르기를‘가맹은 땅이 좁고 천박하다
吾聞汶山之下(오문문산지하) : 내가 듣기에 문산 기슭에
沃野(옥야) : 기름진 들이 있어
下有蹲鴟(하유준치) : 그곳에는 큰 감자가 나기 때문에
至死不飢(지사불기) : 죽을 때까지 굶지 않는다
民工於市(민공어시) : 주민들은 장사에 능숙해서
易賈(역가) : 교역을 한다.’라고 하더라.’하고는
乃求遠遷(내구원천) : 멀리 옮겨 갈 것을 요구했다
致之臨邛(치지임공) : 그래서 임공가서는
大喜(대희) : 대단히 기뻐하며
卽鐵山鼓鑄(즉철산고주) : 철산으로 들어가 쇠를 녹여서 그릇을 만들었다
運籌策(운주책) : 그리고 여로 모로 꾀를 서서
傾滇蜀之民(경전촉지민) : 진·촉의 백성들을 압도했다
富至僮千人(부지동천인) : 그 결과 그의 부는 노비 천 명을 부리기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田池射獵之樂(전지사렵지락) : 사냥과 고기잡이하는 즐거움은
擬於人君(의어인군) : 임금의 것에 비교될 정도였다
程鄭(정정) : 정정은
山東遷虜也(산동천로야) : 산동에서 옮겨온 포로였다
亦冶鑄(역야주) : 그 또한 제철을 업으로하며
賈椎髻之民(가추계지민) : 머리를 방망이 모양으로 틀어올린 백성들과 교역했다
富埒卓氏(부랄탁씨) : 그 결과 탁씨처럼 부해져
俱居臨邛(구거임공) : 함께 임공에서 살았다
宛孔氏之先(완공씨지선) : 완의 공씨 조상은
梁人也(량인야) : 양나라 사람이었다
用鐵冶爲業(용철야위업) : 공씨는 제철을 업으로 했다
秦伐魏(진벌위) : 처음 진이 위를 쳤을 때
遷孔氏南陽(천공씨남양) : 공씨는 남양으로 이주되었다
大鼓鑄(대고주) : 쇠를 많이 녹여 그릇을 만들었고
規陂池(규피지) : 큰 못을 가졌었다
連車騎(연차기) : 거기를 거느리고
游諸侯(유제후) : 제후들을 방문하며
因通商賈之利(인통상가지리) : 그것을 기회로 장사 이익을 거두었다
有游閑公子之賜與名(유유한공자지사여명) : 공씨가 제후들에게 보내는 선물은 호사스러웠지만
然其贏得過當(연기영득과당) : 그러나 장사의 이득은 막대해서
愈於纖嗇(유어섬색) : 인색하고 좁스럽게 구는 장사치보다 훨씬 치부했다
家致富數千金(가치부수천금) : 그는 집에다 몇천 금의 부를 쌓았다
故南陽行賈盡法孔氏之雍容(고남양행가진법공씨지옹용) :
그래서 남양의 장사꾼들은 모두가 공씨의 배포 큰 마음을 본받았다
魯人俗儉嗇(노인속검색) : 노나라 사람들에게 검소하고 절약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而曹邴氏尤甚(이조병씨우심) : 조땅의 병씨는 그 중에서도 더욱 심했다
以鐵冶起(이철야기) : 대장장이로부터 입신하여
富至巨萬(부지거만) : 거만의 부를 쌓았는데
然家自父兄子孫約(연가자부형자손약) : 그런 뒤에도 그 집안의 부형과 자손들과 함게
俛有拾(면유십) : 엎드리면 물건을 줍고
仰有取(앙유취) : 우러러면 물건을 취하라고 했다
貰貸行賈徧郡國(세대행가편군국) : 행상을 하며 모든 군국에 걸쳐 금품을 꾸어 주었다
鄒魯以其(추노이기) : 추·노에서는 그 때문에
故多去文學而趨利者(고다거문학이추리자) : 학문을 버리고 돈벌이에 좇아나서는 사람이 있었다
以曹邴氏也(이조병씨야) : 이것은 오로지 조의 병시에게서 영향 때문이었다
齊俗賤奴虜(제속천노로) : 제나라 사람은 풍습상 노예를 천대했다
而刀閒獨愛貴之(이도한독애귀지) : 그러나 도간만은 노예를 사랑해서 정중히 대했다
桀黠奴(걸힐노) : 교활한 노예는
人之所患也(인지소환야) : 사람들이 싫어하기 마련이었는데
唯刀閒收取(유도한수취) : 도간만은 이를 발탁하여
使之逐漁鹽商賈之利(사지축어염상가지리) :
그들을 생선과 소금 장사를 시켜 돈을 벌어들이게 하였다
或連車騎(혹연차기) : 때로는 그들을 거느리고 다니며
交守相(교수상) : 고을 태수와 서로 교제한 일도 있는 신분이었지만
然愈益任之(연유익임지) : 더욱 노예들을 신임하여
終得其力(종득기력) : 드디어 그들의 협력으로
起富數千萬(기부수천만) : 몇천만 금의 부를 쌓았다
故曰寧爵毋刀(고왈녕작무도) : 그래서 이르기를 ‘차라리 벼슬하여 작록을 받지 말라.’는 것은
言其能使豪奴自饒(언기능사호노자요) :
이것은 도간이 뛰어난 종들을 잘 이끌어 부유하게 해 주고
而盡其力(이진기력) : 마음껏 그들의 힘을 주인을 위해 다 바치게 한 것을 칭찬한 것이리라
周人旣纖(주인기섬) : 주나라 사람은 검소하고 인색하지만
而師史尤甚(이사사우심) : 그 중에서도 사사는 더욱 심했다
轉轂以百數(전곡이백수) : 수백 대의 수레를 이끌고
賈郡國(고군국) : 군국으로 나가 장사를 했는데
無所不至(무소불지) : 그는 안 간곳이 없었다
洛陽街居在齊秦楚趙之中(락양가거재제진초조지중) : 낙양 시가는 제·초·조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貧人學事富家(빈인학사부가) : 가난한 자도 장사 일을 부자들에게 배워
相矜以久賈(상긍이구가) : 오랜 세월동안 행상하고 산 것을 서로 자랑하며
數過邑不入門(수과읍불입문) : 가끔 고향 마을을 지나가도 자기 집네는 들르지 않았다
設任此等(설임차등) : 사사는 이런 한 패들에게 맡겨 장사를 시킨 결과
故師史能致七千萬(고사사능치칠천만) : 능히 7천만의 재산을 쌓았다
宣曲任氏之先(선곡임씨지선) : 선곡의 임씨 조상은
爲督道倉吏(위독도창리) : 독도의 창고지기였다
秦之敗也(진지패야) : 진이 패했을 때
豪傑皆爭取金玉(호걸개쟁취금옥) : 호걸들은 모두 앞을 다투어 금옥을 취했으나
而任氏獨窖倉粟(이임씨독교창속) : 임씨만은 창고의 곡식을 굴 속에 감추었다
楚漢相距滎陽也(초한상거형양야) : 그 뒤 초와 한이 형양에서 서로 버티는 동안
民不得耕種(민불득경종) :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자
米石至萬(미석지만) : 쌀은 한 섬에 1만 전까지 뛰어 올랐다
而豪傑金玉盡歸任氏(이호걸금옥진귀임씨) :
그로 인해 앞서 호걸들이 차지했던 금옥은 모두 임씨의 것이 되고
任氏以此起富(임씨이차기부) : 이리하여 임씨는 부유해졌다
富人爭奢侈(부인쟁사치) : 부유한 사람은 사치를 다투지만
而任氏折節爲儉(이임씨절절위검) : 임씨는 허세를 버리고 절약검소하며
力田畜(력전축) : 농사의 목축에 힘썼다
田畜人爭取賤賈(전축인쟁취천가) :
사람들은 농사와 목축에 필요한 물건을 살 때 싼 것을 택했지만
任氏獨取貴善(임씨독취귀선) : 임씨만은 값이 비싸도 좋은 것을 택했다
富者數世(부자수세) : 이리하여 임씨 집안은 부호로서 여러 대가 지났는데도
然任公家約(연임공가약) : 임씨 집안 사람들은 약속하기를
非田畜所出弗衣食(비전축소출불의식) :
‘내 집의 농사와 목축에서 얻은 것이 아니면 입고 먹는 데 쓰지 않고
公事不畢(공사불필) :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則身不得飮酒食肉(칙신불득음주식육) :
술과 고기를 입에 대지 않는다.’는 가풍을 지킨다.‘고 하였다
以此爲閭里率(이차위여리솔) : 이런 까닭에 임씨는 향리의 모범으로 우러러 보이고
故富而主上重之(고부이주상중지) :
그래서 집안은 더욱 부유해져서 천자께서도 이들을 소중히 여겼다
塞之斥也(새지척야) : 한이 흉노를 쳐서 쫓고 변경의 땅을 안정시켰을 때
唯橋姚已致馬千匹(유교요이치마천필) : 교요라는 사람만이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말 천 마리
牛倍之(우배지) : 소 2천 마리
羊萬頭(양만두) : 양 1만 마리
粟以萬鍾計(속이만종계) : 곡식 수만 종의 재물을 얻는 데 성공하였다
吳楚七國兵起時(오초칠국병기시) : 오·촉 칠국의 난이 일어났을 때
長安中列侯封君行從軍旅(장안중열후봉군행종군려) :
장안에 있는 대소 제후들의 토벌군에 가담하기 위해
齎貸子錢(재대자전) : 이잣돈을 얻으려 했다
子錢家以爲侯邑國在關東(자전가이위후읍국재관동) :
그런데 돈놀이 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후들의 봉읍은 관동에 있다
關東成敗未決(관동성패미결) : 관동이 잘 다스려질지 어떨지는 아직 모른다.’고 생각하고
莫肯與(막긍여) : 아무도 빌려 주려는 사람이 없었다
唯無鹽氏出捐千金貸(유무염씨출연천금대) : 다만 무염씨만은 천 금을 풀어
其息什之(기식십지) : 이자를 원금의 10배로 하여 빌려 주었다
三月(삼월) : 3월에
吳楚平(오초평) : 오·초칠국의 난이 평정되자
一歲之中(일세지중) : 그는 따라서 겨우 1년 동안에
則無鹽氏之息什倍(칙무염씨지식십배) : 빌린 돈의 10배를 일자로 받았고
用此富埒關中(용차부랄관중) : 이로 인하여 그의 재산은 관중 전체의 부와 맞먹었다
關中富商大賈(관중부상대고) : 관중의 상인과 대상은
大抵盡諸田(대저진제전) : 대체로 전씨 일족었는데
田嗇田蘭(전색전란) : 전장과 전란 등이 그들이다
韋家栗氏(위가율씨) : 그 밖에 위가와 률씨 및
安陵杜杜氏(안릉두두씨) : 안릉과 두의 두씨도
亦巨萬(역거만) : 또한 거만의 부를 지녔다
此其章章尤異者也(차기장장우이자야) : 이들은 부호 중에서도 두드러진 사람들로
皆非有爵邑奉祿弄法犯姦而富(개비유작읍봉록롱법범간이부) :
특히 뛰어난 존재다 그들은 모두 작읍이나 봉옥을 가진 것도 아니고 교묘한 수단으로 법률을
타서 나쁜 짓을 행해 부자가 된 것도 아니다
盡椎埋去就(진추매거취) : 모두 사물의 이치를 추측하여 행동함으로써
與時俯仰(여시부앙) : 시운에 순응하여 이익을 얻고
獲其贏利(획기영리) : 상업으로써 재물을 쌓고
以末致財(이말치재) : 부유한 몽이 되어서는
用本守之(용본수지) : 농삿일로 돌아가 부를 지켰다
以武一切(이무일절) : 즉 처음은 과단성을 가지고 일체를 맞서고
用文持之(용문지지) : 뒤에는 떳떳이 도리를 지켜 성과를 지켰다
變化有槪(변화유개) : 그 변화에는 절도가 있고 순서가 있어
故足術也(고족술야) : 그래서 족히 꾀를 부린 것이다
若至力農畜(약지력농축) : 농사·목축·
工虞商賈(공우상가) : 공장·벌목·행상 ·상업에 종사하면서
爲權利以成富(위권리이성부) :
임기웅변으로 처세하여 이익을 올림으로써 부를 이룩한 사람들 가운데는
大者傾郡(대자경군) : 크게는 1군을 압도하는 사람이 있고
中者傾縣(중자경현) : 중간으로는 1현을 압도하는 사람이 있고
下者傾鄕里者(하자경향리자) : 하로는 향리를 압도하는 사람도 있으니
不可勝數(불가승수) : 일일이 다 들 수 없다
夫纖嗇筋力(부섬색근력) : 무릇 아껴 쓰고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治生之正道也(치생지정도야) : 삶의 정도이다
而富者必用奇勝(이부자필용기승) : 그런데 부자는 반드시 독특한 방법으로 남을 이긴다
田農(전농) : 농사는
掘業(굴업) : 재물을 모으는 데에는 탐탁한 것이 못되지만
而秦揚以蓋一州(이진양이개일주) : 봉양은 농사로서 주 전체에서 제일 가는 부호가 되었다
掘冢(굴총) : 무덤을 파서 재물을 훔치는 것은
姦事也(간사야) : 나쁜 일이지만
而田叔以起(이전숙이기) : 전숙은 그것을 발판으로 몸을 일으켰다
博戲(박희) : 도박은
惡業也(악업야) : 나쁜 놀이지만
而桓發用之富(이환발용지부) : 항발은 그것으로써 부자가 되었다
行賈(행고) : 행상은
丈夫賤行也(장부천행야) : 남자에게 천한 직업이지만
而雍樂成以饒(이옹락성이요) : 옹락성은 그것으로써 부자가 되었다
販脂(판지) : 기름장수는
辱處也(욕처야) : 부끄러운 장사이다
而雍伯千金(이옹백천금) : 그러나 옹백은 그것으로 천 금을 얻었다
賣漿(매장) : 술장수는
小業也(소업야) : 하찮은 장사이지만
而張氏千萬(이장씨천만) : 장씨는 거것으로 천만장자가 되었다
洒削(쇄삭) : 칼을 가는 것은
薄技也(박기야) : 보잘것 없는 시술이지만
而郅氏鼎食(이질씨정식) : 질씨는 그것으로써 호화로운 식자를 즐겼다
胃脯(위포) : 위포는
簡微耳(간미이) : 단순하고 하찮은 장사였지만
濁氏連騎(탁씨연기) : 탁씨는 그것으로 기마 수행원을 거느리고 다니는 신분이 되었다
馬醫(마의) : 마의는
淺方(천방) : 대단찮은 처방술이지만
張里擊鍾(장리격종) : 장리는 그것으로써 종을 쳐서 하인을 부를 정도의 큰 저택에 살았다
此皆誠壹之所致(차개성일지소치) :
이것은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돈벌이에 힘썼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로 미뤄 보면
富無經業(부무경업) : 치부하는 데는 일정한 직업이 없고
則貨無常主(칙화무상주) : 재물에는 일정한 주인이 없다
能者輻湊(능자폭주) : 재능이 있는 사람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不肖者瓦解(불초자와해) : 못난 사람에게서는 홀연히 흩어지고 만다
千金之家比一都之君(천금지가비일도지군) : 천 금을 모은 집은 한 도시를 차지한 임금에 맞먹고
巨萬者乃與王者同樂(거만자내여왕자동락) : 거만의 부를 가진 사람은 왕자와 낙을 같이 한다
豈所謂素封者邪非也(개소위소봉자사비야) :
어찌 이른 바 소봉이라는 자가 사악하고 그릇되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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