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歌王)'이라 불리는 사람



 우리는 그를 가왕(歌王)이라고 부릅니다. 대한민국에 노래 잘하는 가수도 많고 K-POP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지만 그가 여전히 가왕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사람들에게 노래로만 감동을 준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처음 소록도를 방문해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다시 오겠습니다"라고 한 조용필의 말은 연예인들의 의례적인 인사치레로 들릴 법도 했으나 그는 후일 대충 때우거나 겉치레가 아닌 철저한 준비로 정성 어린 방문을 함으로써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4집 앨범 발매 당시, 앨범 발매로 더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어느 날 그의 매니저는 한 시골의 요양병원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저희 병원에 14세 지체장애 여자아이가 입원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자극에도 전혀 감정 표현이 없던 아이가 4집에 수록된 '비련'을 듣더니 갑자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의 부모님께서 돈은 얼마라도 드릴 테니 조용필 씨가 직접 오셔서 노래를 한 번 불러주시면 안 되겠느냐며 간곡히 부탁합니다. 정말 무리한 부탁인 줄 알지만 노래가 안 되면 얼굴이라도 직접 보여주실 수 있을는지..."

 한편 그날은 공연이 4개나 잡혀있었을 뿐 아니라 당시 조용필 씨의 출연료는 꽤 높았으며 공연을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매니저 최동규 씨에게 전화 내용을 전달받은 그는 잠시 망설임도 없이 "병원으로 출발하자"라고 했습니다. 

 자신 앞에 서 있는 조용필 씨를 아무 표정 없이 바라만 보고 있던 소녀는 그가 자신을 손을 잡고 '비련'을 부르기 시작하자 펑펑 울기 시작했고 주변에 있던 소녀의 부모와 병원 관계자들 모두 울었다고 합니다.

 노래를 마친 조용필 씨가 가만히 소녀를 안아주고 떠나려 할 때 아이의 엄마가 따라나와 "선생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얼마를 어디로 보내드리면 될까요?"라고 묻자 그는 

 "따님이 오늘 흘린 눈물은 제가 그동안 벌었던, 또 앞으로 벌게 될 돈보다 훨씬 더 비싼 가치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정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준 조용필 씨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정상에 있는 스타였지만 그에게 팬들은 정상보다 더 높은 산이라는 걸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가장 낮은 곳부터 시작하라. - 푸블리우스 시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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