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진다고 나무가 죽지 않듯, 치매 걸렸다고 인생 끝나지 않아
<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3.01.19 >
뇌의 노화를 낙엽 지는 나무에 비유한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콘텐츠 회사 셔터스톡이 제작하여 배포한 후, 치매 관련 뉴스나 정보 사이트에 널리 쓰이고 있다
작품은 뇌 노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창때는 녹색의 잎사귀가 나무에 무성하다. 그러다 색이 노랗게 바래면서 잎사귀가 드문드문 빈 곳이 생긴다. 나중에는 잎사귀가 낙엽처럼 붉게 물들면서 텅~하니 비어가고, 바닥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간다. 이는 마치 우리의 인지기능 행로 같다. 젊을 때는 빠릿빠릿하게 돌아가던 머리가 나이 들어 지력을 점차 잃어간다. 그 극단이 치매다.
나무에 낙엽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인간 뇌 기능은 노력으로 그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뇌도 근육과 같아서 단련할수록 머리를 쓸수록 가동되는 뇌 신경회로 용량을 키울 수 있다.
신경회로가 많으면, 치매 현상으로 상당수 신경회로가 망가지더라도 남아서 가동되는 것들이 일정 수 이상 있기에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저수지에 물이 많으면, 가뭄이 와도 바닥이 드러나지 않는 것과 같다.
뇌 신경세포와 회로를 늘리려면 평소 하지 않던 새로운 활동이나 학습을 많이 해야 한다.
안 쓰던 손을 쓰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오른손잡이라면 밥 먹을 때나 도구를 사용할 때, 양치질할 때 왼손을 써볼 수 있다. 한 번도 안 가본 동네를 걸으면서 이 가게, 저 가게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새로운 외국어를 공부하면 다양한 뇌 신경회로를 동원하게 된다. 한 번도 배우지 않았던 악기나 춤에 도전하는 것도 권장된다. 매일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기 쓰기는 단기 기억력을 자극한다.
낙엽이 진다고 나무가 죽는 게 아니다. 치매로 기억을 잃는 것이지, 인생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삶과 경험을 뇌에 새겨놓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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