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트남 ‘권력투쟁’ 막전막후

 

 

< 한겨레, 박민희, 2023-01-30 >

 


중국을 잇는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2인자인 국가주석이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드러난 이유는 ‘부패 척결’이다.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봉쇄 정책을 강력히 시행했는데 기업인 등이 ‘특별입국’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이 오갔고, 진단키트 개발·승인 과정에서 고위 관료들과 연결된 비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부총리 2명이 물러났고, 수십명의 고위 관리·외교관들이 체포되었다. 이 상황에 책임지고 권력 서열 2위의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사의를 표했다.


막후에서는 권력 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총비서(서기장)가 경쟁 세력을 숙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트남 정치를 연구해온 이한우 서강대 교수는 그 배경에 ‘개혁의 속도’와 ‘중국과의 관계’를 둘러싼 정치 세력간 대결이 있다고 설명한다. “중남부 출신, 행정부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 가운데 ‘신속 개혁파’가 많고, 북부 출신으로 공산당직을 주로 맡아온 이들 중엔 ‘점진적 개혁파’가 많은데, 이번 사태는 개혁을 더 빨리 추진하려 한 ‘친 시장파’가 밀려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러난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은 중부 꽝남성 출신으로 외국 기업 유치와 시장화 개혁에 적극적이었다. 한국 기업 진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친한파’로도 꼽힌다.  베트남은 지난해 한국이 최대 무역흑자(342억달러)를 낸 국가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해 왔지만, 한편으론 공산당 일당통치 국가라는 공통점과 경제 관계를 고려해 중국과의 관계 유지에도 공을 들여왔다. ‘친중파’ 행보를 해온 응우옌 푸 쫑 총비서의 권력이 강해지면서, 무게추가 당분간 중국 쪽으로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응우옌 푸 쫑 총비서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이 3연임하자마자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베트남인들의 중국에 대한 뼛속 깊은 경계심과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을 고려하면, 베트남 공산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상황에 따라 균형추를 옮기면서 국가 이익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이 교수는 전망했다.


베트남 ‘정치 개혁의 후퇴’로도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 중국 공산당과 달리, 베트남 공산당은 총비서,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에 권력을 분산시키고, 후보 자격을 당이 제한하기는 하지만 국회의원 500명을 직접 선거로 뽑는 등 정치 개혁을 진전시켜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응우옌 푸 쫑 총비서가 3연임을 하고, 공안부 출신 인사들을 측근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비판적 언론과 인터넷, 시민사회에 대한 단속도 삼엄해졌다. 초고속 성장 속에서 자율성을 키워가는 사회를 공산당과 최고 지도자의 권력을 강화해 통제하려는 ‘시진핑 시대 중국 모델’이 겹쳐보일 수밖에 없다.

 

 

 

2. 

삼성, 베트남 철수한다며? 오죽하면 이런 소문 돌까

 

 

< 중앙일보, 김상진, 2023.03.17 >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철수한다더라. 

수년째 온라인을 떠도는 단골 가짜뉴스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가짜뉴스가 나도는 건 그만큼 삼성의 베트남 투자가 막대하다는 방증일 터. 실제 삼성베트남의 지난해 수출액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17.5%(650억 달러·약 86조원)를 차지했다.

삼성만이 아니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러시’는 확대일로다. 올해는 베트남 현지 투자 기업 1만 개, 연간 교역액 1000억 달러(약 132조3000억원), 누적 직접투자 1000억 달러 등 이른바 ‘트리플 매직 넘버’ 달성이 예상된다.

그런데 최근 “베트남 몰빵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등장했다. 지난해 말 불어닥친 베트남 지도부의 숙청 바람 때문이다. 이로 인해 베트남의 친서방 시장주의 세력이 몰락하고, 중국의 입김을 강하게 받는 보수파들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투자 리스크가 커졌다는 우려다.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편집위원의 칼럼 ‘베트남은 안전한가, 정변이 묻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의 행방’(지난달 21일 게재)은 일본 입장에서의 그 배경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베트남의 권력투쟁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1인 독재체제 구축 과정을 닮았다는 분석이다. 

 

 

 

3.

베트남 진출기업 약 54%, ‘5년 후에도 유지’
산업연구원·베트남코참, ‘2022년 베트남 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공개


이전 또는 철수(8.6%), 생산비용 상승(20.45%)>경쟁심화(12.27%) 때문
2022년 하반기 가동률 80% 이상 10곳 4곳 뿐(40%)

 

 

<  TIN뉴스, 김성준 기자, 2023/02/03  >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섬유의류기업 중 절반 이상이 향후 5년 후에도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산업연구원과 베트남코참이 지난해 8월 31일~10월 4일까지 베트남 진출기업 326개사를 대상으로 경영환경 실태조사 및 심층면담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조사결과, 섬유의류기업 중 54.3%가 5년 후에도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25.7%였다. “현재보다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11.4%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이전’과 ‘철수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5.7%, 2.9%다. 이 중 철수와 이전을 고려하는 주된 요인으로는 생산비용 상승이 20.45%로 가장 많았다. 경쟁심화(12.27%)가 뒤를 이었다.

섬유의류 현지 진출기업의 32%는 중국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했다. 베트남 현지 조달이 31%, 한국에서 조달하는 응답이 28%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제조업체 평균 원부자재 조달처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43.8%)>베트남 현지(30.1%)>중국(16.9%)순이었다. 생산품 판매처는 한국 31%로 가장 많았고, 섬유의류 주요 수출국인 북미가 21%, 베트남 한국기업이 17% 순이었다.

섬유의류 진출기업들의 지난해 하반기 가동률은 ‘80~100%’가 40%로 가장 많았다. ‘40~80%’가 34.3%, ‘40% 미만’이 14.3%였다. ‘100~120%’는 8.6%에 불과했다. 타 업종 역시 가동률 80% 이상이 39.9%에 불과했다.

한편 전체 326개사 중 베트남의 대내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비중은 49.7%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50.4%, 서비스업 42.2%로 나타났다. 베트남정부의 산업규제정책(38%), 베트남 내 생산비용 상승(24%),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18%) 등 베트남 대내환경이 전반적으로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인식했다.

가장 민감한 글로벌 대외환경으로는 환율변화, 코로나19, 미·중 갈등 순이었으며, 향후 환율변화와 미·중 갈등을 중요한 대외환경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어 베트남 진출기업에게 달러화의 변동은 매우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베트남 내 경영환경은 개선되었으나, 베트남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며 종합적 대베트남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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