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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대해부] 국내외서 80兆 투자… 2035년까지 폭풍성장 예고
< 조선일보, 박성우 기자, 2023.04.20 >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빅3 업체의 시장 점유율(중국 제외)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K배터리의 위상은 배터리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2030년 전기차 생산이 5400만대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차전지를 놓고 ‘배터리 패권경쟁’을 펼치는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LG에너지솔루션(556,000원 ▼ 10,000 -1.77%), 삼성SDI(669,000원 ▼ 3,000 -0.45%), SK온 등 배터리 빅3를 비롯해, SK·포스코그룹, 에코프로(603,000원 ▲ 13,000 2.2%)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조(兆) 단위 투자를 쏟아내면서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5년 812조원으로 올해보다 5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면서 반도체를 이을 국내 대표산업으로 꼽힌다. 정부와 배터리 업계는 선제적인 투자와 초격차 연구개발(R&D)을 통해, 2030년까지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20일 배터리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가 국내외에서 집행한 설비 투자 사업 규모는 약 80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1조3000억원(10건) ▲SK온 17조1500억원(11건) ▲삼성SDI 8조2500억원(6건)을 투자해 동시다발로 공장을 짓고 있다. 국가별로는 북미 지역이 12건으로 가장 많고, 유럽 6건, 중국 등 아시아 9건 등이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 공급망이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 3사 해외 생산공장 현황.
배터리 셀 업체들에 발맞춰, 에코프로, 포스코그룹, 롯데케미칼(176,900원 ▲ 7,500 4.43%), SKC(96,300원 ▼ 1,100 -1.13%)(SK넥실리스) 등 소재 기업도 적게는 1100억원, 많게는 7조2000억원까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 세계 1위 노리는 LG에너지솔루션... 북미에 집중
가장 빨리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7조2000억원을 투입해 애리조나주에 단독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인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은 43기가와트시(GWh)로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을 만든다. 원통형 배터리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의 투자 속도는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2020년 222만대이던 전기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802만대로 3.6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간 완성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서 9.9%로 커졌다. 이런 수요을 뒷받침하기 위해 배터리 업계도 여러 개의 공장 건설과 증설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도 빠르게 구축해나가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미국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 등 총 3곳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하이오(1공장)에는 2조7000억원을 투입했고 작년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했다. 2조7000억원을 투입한 테네시 공장은 연간 50GWh급으로 배터리가 생산되며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2700억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GM과의 세 번째 합작공장은 미시간에 있으며,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들 공장에서는 GM 산하 브랜드인 쉐보레, 캐딜락, GMC 등 신형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가 생산된다.
이 밖에 미국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투자금은 4조8000억원으로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신규 공장의 생산 능력은 45GWh다. 일본 혼다자동차와도 2조5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인디애나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다.
◇ ‘배터리 공룡’ 꿈꾸는 SK, 2030년 생산규모 500GWh
SK온은 폭스바겐 등 유럽 시장을 주요 거점으로 두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북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SK온은 헝가리에 코마룸에 8400억원을 투자한 1공장과 9500억원을 투입한 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헝가리 이반차에 2조7400억원을 투자해 3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 세 곳이 정상 가동하면 연간 4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되며, 포드와 폭스바겐 등 유럽형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후발주자였지만 위상이 점차 달라지는 추세다. 2019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9위에 진입했는데, 지난해 4위까지 순위(중국 시장 제외)를 높였다.
SK온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투자는 포드와 합작사를 설립해 총 10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켄터키주 및 테네시주 공장 건설이다. 켄터키 공장과 테네시 공장은 연간 총 129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는 대당 105㎾h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Lightning) 전기차 픽업트럭을 약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밖에 SK온은 중국 옌청, 후이저우, 창저우 등에서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1조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옌청 2공장을 건설 중이며,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중국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70GWh 규모로 확장된다.
SK온은 미국, 중국 등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면서 2017년 1.7GWh였던 생산능력을 현재 77GWh로 늘렸고, 2025년에는 220GWh, 2030년까지 500GWh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 BMW로 유럽 시장 노리는 삼성SDI
경쟁사 대비 투자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온 삼성SDI도 최근 잇따른 투자 발표로 생산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미국 보다는 유럽을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의 헝가리 제2공장은 지난해 말 공사를 끝내고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제품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SDI는 2019년에 BMW와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29억 유로(3조88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제2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 건설을 위해 사용한 투자금은 약 4조원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조만간 헝가리 제3공장 착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BMW가 헝가리에 배터리 조립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최근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을 만나면서 두 회사의 협력 강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삼성SDI는 공장 증설을 위해 2025년까지 말레이시아에 1조7000억원, 중국 천진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스텔란티스와도 미국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 급성장하는 K배터리, 美 점유율 70%
배터리 셀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소재 업체들의 투자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동박을 비롯해 양극박(알미늄박), 분리막, 전해액 첨가제 등 배터리 소재 사업에 2030년까지 7조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양극재 1위 기업인 에코프로는 2조원 이상을 투자해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이를 통해 18만톤 수준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71만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179,400원 ▼ 900 -0.5%)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84,300원 ▲ 2,400 2.93%)(SKIET)도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2024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유럽에서 최대 규모인 15.4억㎡의 분리막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로써 SKIET의 한국, 중국,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생산 규모는 총 27.3억㎡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2차전지 수요는 올해 687기가와트시(GWh)에서 2035년 5.3테라와트시(T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160억 달러(약 815조원) 수준이다. 올해(1210억 달러)보다 5배 커진다는 얘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IRA를 활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가 2025년까지 19조원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회사가 미국에 건설하려는 공장의 총투자비가 약 40조~45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 절반 가량을 공제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수요 증가분의 상당수는 K배터리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2.
美 선점한 K배터리, 2년뒤 생산량 10배 증가
< 조선일보, 권유정 기자, 2023.04.21 >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빅3 업체의 시장 점유율(중국 제외)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K배터리의 위상은 배터리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2030년 전기차 생산이 5400만대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차전지를 놓고 ‘배터리 패권경쟁’을 펼치는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계기로 전기차를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의 탈(脫)중국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2년 뒤면 IRA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북미 투자를 추진해 온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대규모 생산이 본격화하는 만큼 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556,000원 ▼ 10,000 -1.77%), 삼성SDI(671,000원 ▼ 1,000 -0.15%), SK이노베이션(179,600원 ▼ 700 -0.39%)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오는 2025년 북미에서 생산하는 규모는 연간 최대 451기가와트시(GWh)로 현재(40~50GWh)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별 생산 규모는 LG에너지솔루션 277GWh, SK온 151GWh, 삼성SDI 23GWh다. 451GWh는 전기차 675만대에 탑재 가능한 규모다.
◇ 세액공제 혜택 주는 북미 생산시설 공략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IRA 등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에 생산 공장을 짓고, 증설에 앞장서 왔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고안됐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보조금 외에 첨단제조 생산세액, 청정제조시설 투자세액 공제에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다.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1㎾h당 35달러의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배터리 모듈을 생산할 경우 추가로 10달러의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 청정제조시설 투자세액공제는 미국 내 배터리 제조 시설을 설치하거나 규모를 확장할 경우 투자 금액의 6~30%를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하는 걸 핵심으로 한다. 기본 6%로 임금, 수습직원 요건 등을 충족하면 최대 30%까지 늘어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말 개최한 배터리 얼라이언스 회의에선 향후 예산 제약 등 다른 부가 조건 없이 IRA 공제 혜택을 모두 받는다면 2025년까지 배터리 3사는 누적으로 19조원 상당의 세제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배터리 3사가 2025년까지 미국에 증설하는 공장 투자 비용이 40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의 약 절반을 공제받는 셈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독자 공장(20GWh), 오하이오주 제너럴모터스(GM) 합작 얼티엄셀즈 1공장(45GWh)을 운영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퀸크릭 단독공장(27GWh), 테네시주 스프링힐 얼티엄셀즈 2공장(50GWh), 미시간주 랜싱 얼티엄셀즈 3공장(50GWh), 오하이오주 파예트카운티 혼다 합작 공장(40GWh),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45GWh)은 건설 중이다. 해당 공장은 2025년에 완공된다.
SK온은 조지아주에서 1공장(10GWh), 2공장(12GWh)을 가동 중이고, 테네시, 켄터키주에 포드 합작 공장인 블루오벌SK(129GWh)를 짓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아직 북미 공장을 운영하고 있진 않지만, 2025년까지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23GWh)을 설립해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공장 가동 초기인 만큼 수율(생산품 중 정상품) 문제가 있어, 배터리 3사의 지난 2021년 기준 북미 생산 규모는 39GWh, 현재는 40~50GWh로 추정되고 있다.
◇ 美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 수혜 기대감
미국 전기차 시장의 잠재적인 성장력이 부각되는 만큼 생산 규모가 늘어나는 배터리 3사에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RA 등 탈중국 공급망 정책으로 증가하는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대부분은 배터리 3사가 소화해 낼 것으로 예상됐다. 유안타증권은 배터리 3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21년 26.5%에서 2025년에는 69%까지 2.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까지도 미국의 전기차 침투율은 유럽연합(EU), 중국 등 3대 자동차 시장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침투율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비중을 말한다. 지난 2021년 기준 전기차 침투율은 EU가 14%로 가장 높고 중국이 11%를 기록한 반면 미국은 4% 수준에 그쳤다. EU, 중국,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침투율은 2015~2017년 당시에는 1% 안팎에 불과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전기차 침투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의미”라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 수준에서 2025년 44%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RA가 제공하는 다양한 인센티브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현실화시켜 국내 배터리3사의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오는 2035년이 되면 EU, 중국, 미국 등 세계 3대 시장의 전기차 침투율이 9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10년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의 차량이 전기차로 전환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침투율은 올해 17%에서 2025년 26%, 2028년 42%, 2030년 56%, 2035년 8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오는 2025년 또는 그 이후 시점을 기준으로 제시되는 배터리 3사의 북미 생산 규모나 세제 혜택이 모두 최대 캐파(생산능력)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향후 미국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 세액공제의 구체적인 지급 요건, 수율 향상 속도 등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3.
서호주·칠레·아르헨… 中 의존도 낮추려 공급망 다변화
핵심광물 중국 의존도 70~90%
공급망 다변화 위해 전세계 누벼
<조선일보, 박정엽 기자, 2023.04.22 >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충격이 한국 2차전지 업계의 공급망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이 생산한 광물 및 중간 제품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남미의 칠레·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서호주 지역, 전북 새만금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2일 배터리 업계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한국은 2차전지 제조에 꼭 필요한 핵심광물인 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 황산망간·황산코발트, 산화리튬·수산화리튬, 천연흑연, 이산화망간, 산화니켈·수산화니켈 등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70~90%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미국에서 대당 750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어렵다. IRA는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곳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한 배터리 핵심광물을 일정한 비율 이상 사용해야 세제 혜택을 주도록 정했다. 이 비율은 올해 40%에서 시작해 2027년 80%까지 매년 10%포인트(p)씩 높아질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 밖에서 핵심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7일 삼성물산(111,500원 ▲ 1,300 1.18%),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368,000원 ▲ 2,000 0.55%)), LS MnM,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한국 광물업계 큰 손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핵심광물 사업조사단’이 남미를 방문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칠레와 아르헨티나이다. 배터리 핵심 원료광물인 리튬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들이다.
두 나라엔 한국 기업이 직접 투자하거나 장기 계약을 한 리튬 광산이나 염호가 있다. 조사단은 광업부 장관 등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주요 정부 관계자 및 광업 기업 인사들과 면담하며 이들 나라의 핵심광물 프로젝트에 참여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호주 주(州) 지역도 리튬 공급지로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179,400원 ▼ 900 -0.5%)은 톈치리튬과 서호주 퀴나나 지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을 2019~2024년 매년 5만톤(t) 규모로 공급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부터 가동 예정인 서호주 캐슬린 밸리 리튬 프로젝트에서 생산하는 리튬 정광인 스포듀민(spodumene)을 5년간 70만t 공급받기로 했다. 포스코는 리튬 광산 기업인 필바라사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설립해 현지 광물을 전남 광양 수산화리튬공장으로 보내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11일 공개한 ‘무역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주요 산업별 핵심원자재 공급망 취약성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을 대체할 광물 공급처로 칠레,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리튬은 국내 수입선 중 10%를 차지하는 칠레로부터의 수입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 리튬 시장에 8.8%를 공급하고 있지만 한국 수입은 1.2%에 그치는 미국도 대안 공급망으로 제시했다. 중국과 벨기에 의존도가 높은 코발트는 전세계 시장에서 7.8% 점유율을 갖고 있는 영국이 대체 후보국으로 제시됐다. 망간은 전세계 시장 점유율 9.3%에 달하는 네덜란드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중국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한국에서 가공하는 설비에 대한 투자 움직임도 활발하다. 당장 중국 밖 대체 공급망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한국 내 공정을 늘리면, IRA 수혜조건을 충족시키기 쉬워진다. 특히 수입품 중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전구체의 국내 공장 건설이 활발하다.
LG에너지솔루션(556,000원 ▼ 10,000 -1.77%)의 모회사 LG화학(698,000원 ▼ 11,000 -1.55%)은 지난 17일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새만금 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2026년까지 1차로 한 해 5만t의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이어 추가 증설로 연산 10만t 규모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고려아연(502,000원 ▲ 7,500 1.52%)의 계열사 켐코와 합작한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통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울산 온산산단에서 전구체 전용라인을 구축 중이다. SK온도 지난달 24일 에코프로(602,000원 ▲ 12,000 2.03%), 중국 거린메이(GEM) 등과 1조2100억원 규모의 새만금 산단 내 연산 5만t 규모의 전구체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2024년 12월 31일 이후 적용되는 ‘해외 우려 기관’ 지정 제도는 변수로 남아 있다. 해외 우려 기관으로 지정된 곳이 생산한 배터리 핵심광물을 쓴 전기차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해외 우려기관 가이드라인 발표를 미뤄뒀는데, 중국의 배터리 소재 회사들이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
승부처는 ‘수율’… 생산 고도화로 초격차 시도
< 조선일보, 권오은 기자/ 권유정 기자, 2023.04.25 >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2차전지 빅3 업체의 시장 점유율(중국 제외)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K배터리의 위상은 배터리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2030년 전기차 생산이 5400만대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차전지를 놓고 ‘배터리 패권경쟁’을 펼치는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2차전지 제조업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품 개발 이후 양산에 적합한 공정 개발 등 대량 생산을 위한 추가적인 기술과 인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LG에너지솔루션)
“최고의 제조 효율과 글로벌 오퍼레이션(Operation·운영) 경쟁력 제고로 사업 역량을 배가하겠다.”(삼성SDI)
“기존 생산 사이트(Site·공장)의 생산성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신규 가동 예정인 사이트의 조기 램프업(Ramp-up·장비 설치 후 대량 양산까지 생산 확대)을 추진해 생산 안정화와 고도화를 이뤄내겠다.”(SK온)
LG에너지솔루션(556,000원 ▼ 10,000 -1.77%)과 삼성SDI(672,000원 ▲ 0 0%), SK온 등 2차전지 ‘빅3′ 업체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제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 경쟁만큼 생산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차전지 빅3 업체는 전 세계 전략 지역마다 공장을 세우면서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의 비율)’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 수율 핵심 ‘인력 관리’… 사식 메뉴까지 신경 써
25일 2차전지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폴란드 공장에서 근무할 현지 직원 채용을 진행하면서 지원 요건 중 하나로 ‘높은 수준의 유연성과 책임감’을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회사 얼티엄셀즈도 현지 인력 채용공고에 ‘때때로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요구 사항으로 넣었다. 현지 인력이 제 역할을 하기까지 6개월은 필요한 만큼 퇴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2차전지 기업 관계자는 “인근 공장과 비교해 사식이 부실한 것도 이직의 이유가 돼, 메뉴도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2차전지 빅3가 인력 관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율과 맞닿아 있다. 국가 또는 지역마다 인력 수준의 차이가 커 같은 장비와 공정을 적용해도 수율이 다르게 나온다. SK온 관계자는 “해외 공장에 한국과 95% 동일한 장비를 설치해도 초기에 수율이 나오지 않는 것은 그만큼 (배터리 제조가) 사람 손을 많이 탄다는 의미”라며 “현지에서 인력을 채용해 가동·운영하는 초기 단계에는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온은 올해 시작한 사내 교육 플랫폼 ‘SK온 아카데미(SKONA)’에 해외 주재원을 위한 글로벌 교육과정을 담았다. 해외 현지 인력과 본사의 가교 역할을 하는 주재원들의 지역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문 인력 채용 행사인 ‘BTC(Battery Tech Conference)’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BTC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인사책임자(CHO)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해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섰다.
◇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AI로 불량 잡기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도 2차전지 빅3가 수율 향상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야다. 자동화를 통해 생산 능력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전 과정을 표준화·효율화해 품질 관리도 뒷받침할 수 있어서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공장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2차전지 빅3 모두 국내에 ‘마더 팩토리’를 조성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더 팩토리에서 선제적으로 생산 기술과 고급 제품을 양산한 뒤, 검증된 결과를 해외공장에도 적용해 빠르게 수율을 안정화하려는 것이다. 2차전지 빅3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비롯해 구축원통형 4680 전지, 코발트프리 전지 등도 국내에서 생산한 뒤 해외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2차전지 생산이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생산하는 제품에 따라 공정이 달라지는 점도 스마트 팩토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이다. 2차전지는 크게 전극 공정 → 조립 공정 → 활성화 공정 → 팩 공정 등을 거쳐 만들어진다. 공정마다 세부 공정이 있고, 배터리 형태를 만드는 조립 공정의 경우 원통형인지, 파우치형인지, 각형인지에 따라 제조 순서가 다르다. 사람에게만 의지해 관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각 공정의 수율이 높아도 최종 제품의 수율이 떨어질 수 있는데, 그 원인을 찾으려면 세부 공정을 모두 살펴야 한다”며 “사람이 24시간 모든 제품을 볼 수 없어 검사 장비를 계속해서 추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양극과 음극을 용접하는 패키지 웰딩(Package welding) 공정에 AI 기술을 적용했다. 패키지 웰딩 공정 중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용접에 문제가 있으면 폭발 위험성이 있어, 비전 검사(시각 이미지를 활용한 불량 검사)가 중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AI가 비정상적인 이미지를 찾아내는 이상 탐지(Anomaly Detection)를 통해 효율을 높였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AI를 활용해 공정 중 발생한 불량품을 자동으로 분류하거나, 비정상 활동을 자동으로 알리는 등의 기술을 스마트 팩토리에 접목했다.
◇ 수주 1000兆 빅3, 수율 잡으면 격차 벌릴 기회
2차전지 업계는 선두 기업과 후발 주자의 기술 격차가 이미 쫓아가기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영국 브리티시볼트의 파산이 대표적 사례다. 브리티시볼트는 영국 노섬벌랜드와 캐나다 퀘벡 등에 기가팩토리(연간 1GWh 이상을 생산하는 초대형 공장)를 세울 계획이었으나, 제품 개발과 양산에 실패하면서 자금 조달에 부침을 겪었고 결국 파산 절차를 밟았다.
전 세계 주요 완성차 기업이 2차전지 빅3와 적극적으로 합작 회사를 세우는 등 기술 경쟁력은 이미 검증됐다는 게 중론이다. 2차전지 빅3의 누적 수주규모는 100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공장을 증설한 뒤 안정적인 수율을 올려 제때 납기를 마쳐야 하는 전제 조건이 달려있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생산 능력을 빠르게 키우면서 품질 관리와 수익성까지 챙기는 것이 도전적인 과제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앞으로 선두 기업이 격차를 더 벌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5.
원가 10% 넘는 리튬, 세계가 확보 쟁탈전
부존량 많지만 채굴 가능량은 27% 수준
LG 1200만대, SK 600만대 생산분 확보
< 조선일보, 권오은 기자/ 권유정 기자, 2023.05.06 >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2차전지 빅3 업체의 시장 점유율(중국 제외)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K배터리의 위상은 배터리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2030년 전기차 생산이 5400만대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차전지를 놓고 ‘배터리 패권경쟁’을 펼치는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2차전지를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원자재가 필요하다. 2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만 따져봐도 니켈,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 인산, 철, 흑연, 실리콘, 구리 등이 가공·배합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 중에서도 리튬은 가장 핵심 원자재로 꼽힌다. 2차전지 원가의 약 30%가 양극재인데, 그 양극재 원가의 45% 정도를 리튬이 차지한다. 전체 2차전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상으로, 리튬을 ‘21세기 하얀 석유’라고 부르는 이유다.
리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튬의 물질 특성상 다른 원자재로 대체하기 힘들어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해외 리튬 생산업체와 손을 잡거나, 직접 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다.
POSCO홀딩스(368,500원 ▲ 2,500 0.68%)에 따르면 전 세계에 있는 리튬메탈 부존량(존재하는 자원의 총량)은 탄산리튬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억2136만톤(t)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로, 광물 탐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2021년보다 10%가량 늘었다. 올해 예상되는 완성차 판매량 8500만대가 모두 전기차라고 해도 150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다. 보통 전기차 한 대의 배터리에 탄산리튬은 40㎏ 안팎 들어간다.
부존량은 넉넉해 보이지만, 기술의 한계와 경제성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채굴할 수 있는 양(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1억3832만t으로 부존량의 27% 수준이다. 지난해 리튬을 실제 생산한 양은 매장량의 0.5%인 69만t에 그쳤다. 리튬 개발과 생산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전 세계에서 리튬 부존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볼리비아는 2008년에 리튬을 국유화한 이후 개발에 실패하면서 아직 유의미한 상업 생산을 못하고 있다.
리튬은 다른 원료로 대체하기가 어렵다. 리튬은 가장 가벼운 금속 물질로 에너지 등에 활발히 반응하고 전기도 잘 흐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리튬의 특성을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가 탄생할 수 있었다. 리튬이온이 양·음극을 오가면서 충전·방전하는 방식이다. 리튬이온이 음극재로 가면 충전이 되고, 다시 양극재로 이동하면 에너지가 발생한다.
양극재를 구분하는 기준도 리튬이다. 국내 기업이 주력으로 하는 삼원계 양극재는 NCM(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전구체에 수산화리튬을 배합해 만든다. 중국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는 인산·철 전구체에 탄산리튬을 더해 생산한다.
리튬 수요는 2차전지 성장에 따라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가 상용화하면, 리튬이 음극재에도 쓰일 수 있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에 액체였던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성능과 안정성을 대폭 강화한 전지다. 현재는 리튬이 충전·방전을 거듭하면서 부풀림 현상이 나타나 음극재에 적용하기 어렵지만, 전고체 전지에선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튬의 에너지 용량(3680mAH/g)은 현재 음극재 원료로 쓰이는 흑연(300mAH/g)보다 10배 이상 많다. 포스코홀딩스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오면 리튬 사용량이 지금보다 27%에서 45%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은 리튬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556,000원 ▼ 10,000 -1.77%)은 캐나다 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수산화리튬 10만t을 10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칠레 SQM과 9년간 탄산·수산화리튬 5만5000t ▲캐나다 아발론(Avalon)과 5년간 수산화리튬 5만5000t ▲독일 벌칸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000t ▲시그마리튬의 브라질 광산에서 리튬정광 6년간 69만t ▲호주 라이온타운과 리튬정광 5년간 70만t 등의 리튬 공급망을 확보했다. 이 계약들은 전기차 1200만대를 생산할 수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국 야화(Yahua)와 손잡고 모로코에서 수산화리튬 생산도 추진하기로 했다. LG화학(697,000원 ▼ 12,000 -1.69%)도 지난 2월 미국 광산 업체인 피드몬트 리튬과 총 20만t 규모의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SQM으로부터 5년간 수산화리튬 5만7000t을 공급받기로 했고 레이크리소스에 지분 10%를 투자하며 10년간 아르헨티나 염호의 고순도 리튬 23만t을 확보했다. 총 전기차 6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계약들이다.
SK온은 호주 광물회사인 글로벌리튬과도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상태다. 삼성SDI(672,000원 ▲ 0 0%)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간펑리튬의 지분을 0.8% 보유하고 있고, #에코프로##도 독일 AMG리튬으로부터 2024년부터 연간 5000t의 수산화리튬을 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리튬 광석을 활용해 수산화리튬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광석을 이용한 수산화리튬은 오는 10월에, 염호산 수산화리튬은 2024년 2분기 중에 첫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305,500원 ▼ 500 -0.16%)이 올해 삼성SDI(672,000원 ▲ 0 0%)와 4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따낸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30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추가로 맺을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리튬 공급망을 강화하려면 원료 확보뿐만 아니라 국내 리튬 제련·가공 역량을 강화하고, 폐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수산화리튬 수입 중 중국 비중이 84.1%였고, 탄산리튬 수입의 경우 칠레산이 80.8%였는데 제련·가공의 한계 때문이었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본격적으로 가동 중인 리튬 제련·가공 국내 공장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정도이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등이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해도 충분하지 않다”며 “제련·가공 역량과 고순도 리튬을 뽑아낼 수 있는 리사이클링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
실리콘·구리, 핵심 원료로 변신… 증설 경쟁 한창
< 조선일보, 권오은 기자, 2023.05.07 >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2차전지 빅3 업체의 시장 점유율(중국 제외)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K배터리의 위상은 배터리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2030년 전기차 생산이 5400만대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차전지를 놓고 ‘배터리 패권경쟁’을 펼치는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음극재는 2차전지 재료비 원가의 약 14%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방출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2차전지의 저장 용량과 충전 시간을 좌우한다. 이런 음극재의 활물질(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활성 물질)로 흑연이 많이 쓰이고 있다. 흑연은 규칙적인 층상 구조를 갖고 있어 리튬이온이 흑연의 층 사이로 들어와 저장됐다가 방출되기 유리하다.
중국이 2차전지 소재 중 음극재에서 강세인 것도 최대 흑연 생산국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흑연 채굴량 130만톤(t) 가운데 중국이 65.4%(85만t)를 차지했다. 한국은 1.3%(1만7000t)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의 음극재 점유율은 84%로 양극재 점유율(60%)을 20%포인트(p) 이상 웃돌았다.
◇ 천연흑연 → 인조흑연 → 실리콘… 음극재 고도화
음극재 원자재로 쓰이는 흑연은 크게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으로 나뉜다. 천연흑연이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져 충·방전 과정에서 팽창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조흑연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인조흑연은 3000℃ 이상의 고온 열처리를 통해 만들어져 천연흑연보다 구조가 더 균일해 안정성이 높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 음극재를 양산하는 포스코퓨처엠(306,000원 ▲ 0 0%)도 천연흑연 음극재에 이어 인조흑연 음극재 사업을 키우고 있다. 포항에 연산 8000t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을 운영 중이고, 올해 2단계 공장이 첫 삽을 떴다. 2024년 하반기에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2단계 공장이 완성되면 연간 1만8000t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전기차 약 47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차세대 음극재 원자재로는 실리콘이 꼽힌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의 용량은 그램(g)당 약 1400mAh(1mAh =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류량)로 천연흑연(360mAh)이나 인조흑연(350mAh)의 4배 수준이다. 그만큼 전기차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급속 충전에도 유리하다. 지난해 기준 4억달러(약 5300억원) 수준인 실리콘 음극재 수요가 2030년 54억달러(약 7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실리콘 음극재 가격이 흑연음극재보다 10배가량 비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실리콘 음극재가 충전 과정에서 흑연 음극재보다 더 많이 팽창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 확장 중
2차전지용 실리콘은 크게 탄화규소계(Si-C)와 산화물계(SiOx)로 나뉜다. 탄화규소계 실리콘 음극재는 가격과 충·방전 효율에 강점이 있고, 산화물계 실리콘 음극재는 초기 용량이나 유지율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머티리얼즈가 미국 배터리 소재기업 그룹14테크놀로지스와 합작사(SK머티리얼즈그룹14)를 설립해 경북 상주시의 공장에서 올해 3분기부터 탄화규소계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 능력도 올해 연산 2000t에서 2025년 1만t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SKC(96,200원 ▼ 1,200 -1.23%)도 탄화규소계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영국 넥시온(Nexeon)에 95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한솔케미칼(209,500원 ▼ 4,500 -2.1%) 역시 탄화규소계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나섰다. 올해 1분기 전북 익산시에 연산 750t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갔다.
산화물계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하는 대주전자재료(89,700원 ▲ 400 0.45%)는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2000t 수준에서 2024년 1만t, 2025년 2만t까지 늘리기 위해 공장을 신·증설하고 있다.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368,000원 ▲ 2,000 0.55%))은 탄화규소계와 산화물계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591억원을 투자해 포항에 산화물계 실리콘 음극재 450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4단계에 걸쳐 추가 투자를 진행해 2030년까지 2만5000t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에 탄화규소계 실리콘 음극재를 연간 50t을 생산할 수 있는 시험 설비를 세우는 중이다.
LG화학(697,000원 ▼ 12,000 -1.69%)은 100% 실리콘으로 구성된 음극재를 뜻하는 ‘퓨어 실리콘(Pure Silicon)’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이 5% 들어간 음극재가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2차전지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 구리, 전지박 핵심 원료로 변신
동전부터 전선, 총알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이던 구리도 2차전지용 핵심 광물로 떠올랐다. 구리를 이용해 2차전지 음극재를 감싸는 전지박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전지박은 전기 화학반응에서 발생한 전자를 모으거나 공급하는 집전체 역할을 한다. 2차전지 성능을 위해 가벼우면서 높은 균일도를 가져야 한다. 이에 2차전지 소재 기업은 전도성이 높고 무른 성질을 지닌 구리를 이용해 전지박(동박)을 만들고 있다.
2차전지 생산량 확대에 발맞춰 동박 생산 능력도 경쟁적으로 키우고 있다.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말레이시아에 연산 5만t 규모의 동박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또 2024년에 연산 5만t 규모로 폴란드에 동박 공장도 준공한다. SKC는 연간 5만2000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전북 정읍공장을 포함해 2025년까지 연산 25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동박은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약 30㎏이 들어간다. 5만2000t은 전기차 150만~2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60,500원 ▲ 0 0%)는 현재 국내 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해 연간 6만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데, 2027년까지 말레이시아, 스페인, 미국 거점을 통해 생산능력을 23만t으로 키울 계획이다. 솔루스첨단소재(37,350원 ▲ 150 0.4%)는 2026년까지 유럽과 캐나다에 연산 11만8000t의 동박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고려아연(502,000원 ▲ 7,500 1.52%)의 자회사 케이잼(KZAM)은 현재 1만3000t 수준인 동박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6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동박 생산을 위한 핵심 설비인 티타늄 드럼을 12만t 물량까지 확보해 추가 증산을 위한 사전 작업도 마쳤다.
7.
中·인니가 꽉 잡은 니켈·코발트… LG·포스코 확보 경쟁
인니 등 글로벌 니켈 공급망 확보 사활
희소성 높은 코발트 단점은 비싼 가격
망간·알루미늄, 배터리 등 수요처 확대
< 조선일보, 권유정 기자, 2023.05.10 >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빅3 업체의 시장 점유율(중국 제외)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K배터리의 위상은 배터리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2030년 전기차 생산이 5400만대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차전지를 놓고 ‘배터리 패권경쟁’을 펼치는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로 꼽히는 리튬만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확보에 나서는 광물은 니켈(Ni)이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하나인 양극재는 구성하는 원료의 종류와 비율에 따라 성능, 전압 등 특성이 달라진다. 통상 니켈, 코발트(Co), 망간(Mn), 알루미늄(Al)을 조합해 만든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각 원료 구성을 달리해서 에너지 밀도, 비용, 수명, 안정성이 모두 균형을 이루는 최적의 배터리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용량과 에너지 밀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그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니켈 비중이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값비싼 원료 함량이 줄어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 印尼 중심 글로벌 니켈 확보전 본격화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368,000원 ▲ 2,000 0.55%))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4억4100만달러(한화 약 5900억원)를 투자해 니켈 제련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니켈 제련 공장에선 니켈을 함유한 광석을 녹여 배터리 소재로 사용하는 니켈 중간재를 생산한다. 니켈 함유량 기준 연간 5만2000톤(t) 수준의 니켈 중간재를 생산할 예정으로, 이는 전기차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 니켈 보유 국가다. 리튬이나 다른 광물에 비해서는 여러 나라에 고르게 분포돼 있지만, 개발 사업은 인도네시아와 중국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은 2020년 기준 9400만t으로 인도네시아, 호주, 브라질, 러시아 순으로 높다. 연간 생산량은 인도네시아가 76만t(30.7%)으로 가장 높고, 필리핀(32만t, 12.9%), 러시아(28만t, 11.3%)가 뒤를 잇는다.
포스코홀딩스는 인도네시아 외 지역에서도 니켈 공급망을 확보해왔다. 지난 2021년 호주 니켈 광업-제련 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약 2700억원)에 인수해 내년부터 연간 3만2000t의 니켈 가공품을 공급받게 된다. 이는 전기차 18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뉴칼레도니아원료법인 NMC로부터는 니켈 광석을 공급받아 국내에 전기차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연산 2만t 규모 니켈 공장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것도 니켈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557,000원 ▼ 9,000 -1.59%)과 현대차(209,500원 ▼ 500 -0.24%)는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고, SK온은 소재업체 에코프로(600,000원 ▲ 10,000 1.69%) 및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와 니켈 중간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 연간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전기차 공장(기가팩토리)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중국, 호주에서도 니켈 공급망 확보 계약을 맺어왔다. 중국 그레이트파워로부터 올해부터 6년간 니켈 2만t, 호주 QPM과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에서는 각각 2024년부터 6년간 니켈 7만t, 10년간 니켈 7만1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캐나다 리사이클과는 2023년부터 7년간 재활용 니켈 2만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672,000원 ▲ 0 0%)는 2020년 11월 호주 QPM과 향후 3~5년간 매년 니켈 6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고려아연(502,000원 ▲ 7,500 1.52%)은 올해 하반기에 국내에 니켈 제련소를 착공할 계획이다.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가 니켈 수요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니켈 수요는 2021년 약 270만t에서 2030년에는 400만t으로 연평균 4%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40년이 되면 560만t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니켈 가격은 향후 수급 상황에 따라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데, 2020년대 말까지 추가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코발트, 콩고서 80% 생산… 中 협력으로 수급 안정
코발트의 경우 리튬, 니켈보다는 시장 규모가 작지만 수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산업의 핵심인 리튬이온배터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이고, 양극재 부식과 폭발을 제어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구리, 니켈 광산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만큼 희소성이 높고, 가격이 니켈보다 비싸다는 특징이 있다.
전 세계 코발트의 약 70~80%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다. 콩고는 글로벌 코발트 수출량의 95%를 차지하며 대부분을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콩고 코발트 광산 약 70%를 보유한 최대 수입국이다. 편재된 자원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이 배터리 제조 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싸고, 채굴과 생산 과정, 환경오염으로 쟁점이 되는 상황이다.
코발트 수요도 니켈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1년 약 16만t에서 2030년에는 26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코발트는 주로 니켈 합금, 공구 재료, 자석 등에 사용돼 왔다. 향후 2~3년간은 코발트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채굴이나 재활용 프로젝트 등 신규 투자가 없다면 2020년대 후반부터 공급 부족에 이르고, 가격이 다시 뛸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LG화학(697,000원 ▼ 12,000 -1.69%)과 포스코퓨처엠(305,500원 ▼ 500 -0.16%)은 중국 코발트 업체와 손을 잡은 상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4일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기업 중국 화유코발트와 1조7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협약을 맺었다. 이중 1조2000억원을 배터리용 양극재 중간 소재인 전구체,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짓는데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달 19일 중국 화유코발트와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
◇ 망간·알루미늄 수요 증가 지속
망가니즈(망간)는 배터리에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망간은 모든 생명체에 필수적인 원소이기도 한데, 사람의 경우 망간이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를 생성하고, 대사 작용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망간을 첨가하면 철이 단단해진다는 사실이 처음 발견된 1800년대 초반 이후 줄곧 중요한 금속 합금 재료로 사용됐고, 여전히 자동차 부품 제조 등에 활용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양극재 형태가 망간이 포함된 NCM(니켈·코발트·망간)이다. 처음에 NCM은 니켈, 코발트, 망간 비중이 1:1:1이었지만, 최근 니켈 비중을 높이고 알루미늄을 추가해 안정성을 강화한 NCMA(니켈·코발트·망가니즈·알루미늄) 개발이 늘고 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니켈 함량을 극대화하고, 값비싼 코발트는 줄이기 위해서다.
배터리 주요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알루미늄은 금속 원소 중 가장 흔한 원소다. 필요한 형태로 쉽게 변형되는 특성 덕분에 일상에서도 철사, 주방 용기, 음료 캔, 항공기, 선박 등으로 접할 수 있다. 알루미늄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 양극재 소재로 사용되며 배터리 출력 개선에 관여한다. 배터리 제조를 위한 전극 공정에서 전기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전자를 전달하는 집전체로 쓰이기도 한다.
배터리 시장 내 알루미늄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알루미늄 관련 사업을 하던 회사들은 하나둘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는 2021년 13만5000t에서 올해 21만5000t으로 증가하고, 2025년이 되면 47만5000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로 보면 38.9%다.
배터리 3사의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곳은 삼아알미늄(76,000원 ▲ 5,000 7.04%)이다. 삼아알미늄은 1998년 국내 최초로 배터리용 알루미늄박 개발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672,000원 ▲ 0 0%)에 모두 납품을 하고 있는데 SK온의 경우 알루미늄박의 90%를 삼아알미늄으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 외에도 독일 폭스바겐,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8.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 양극재·전구체가 핵심
< 조선일보, 박성우 기자, 2023.05.11 >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빅3 업체의 시장 점유율(중국 제외)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K배터리의 위상은 배터리셀을 넘어 소재와 장비 등 2차전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2030년 전기차 생산이 5400만대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차전지를 놓고 ‘배터리 패권경쟁’을 펼치는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최근 LG화학(696,000원 ▼ 13,000 -1.83%), 포스코퓨처엠(305,500원 ▼ 500 -0.16%)(전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601,000원 ▲ 11,000 1.86%) 등 배터리 소재 업계가 양극재 캐파(Capacity·생산 능력)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는 2차 전지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다. 전기차 급증으로 양극재 수요가 늘면서, 캐파 확보를 위한 공장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양극재는 리튬·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을 원료로 제조하며, 원료 조성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의 특성과 성능이 구분된다. 힘 세고 오래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극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소재 업계에서는 양극재를 만드는 전 단계 화합물인 전구체 내재화에도 힘쓰고 있다.
◇ 양극재 업계, 생산능력 확대 경쟁
11일 배터리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556,000원 ▼ 10,000 -1.77%), SK온, 삼성SDI(672,000원 ▲ 0 0%) 등 배터리 3사는 양극재 확보를 위해 소재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7년간 LG에너지솔루션에 약 30조2595억원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에는 삼성SDI와도 10년간 4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 능력을 61만톤(t)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물량 확보를 위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30억 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구미에서도 연간 6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신축 중이다. LG화학은 현재 9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34만t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1위이자 세계 2위 양극재 생산기업인 에코프로비엠(234,000원 ▲ 2,500 1.08%)은 지난해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이 18만t으로 2021년 7만8000t에서 배 이상 늘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6년까지 북미에서 18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엘앤에프(236,500원 ▼ 7,000 -2.87%)는 양극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합작공장과 단독공장 설립을 모두 추진하고 있다. 엘엔에프는 현재 13만t인 생산규모를 2026년까지 43만t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커지는 배터리 소재 수요에 발맞춰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현재 38만톤인 국내 양극재 생산능력을 158만톤으로 4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최대 25%로 상향했다. 니켈을 80% 이상 사용하는 하이니켈 양극재 가공에 세액공제 혜택을 우선 적용하고 2차전지용 광물 가공 전체로 세액공제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올해까지 예정된 세액공제 기간도 늘려 소재 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배터리 소재 기업의 신규 투자 /각사 제공
◇ ‘셀→양극재→전구체’ K배터리 생태계 구축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할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 재료인 전구체가 필요하다. 양극재 원가에서 전구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다. 그만큼 중요한 소재라는 의미다.
전구체는 어떤 물질대사나 화학반응 등에서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을 말한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 등을 녹인 금속 용액에 화학반응을 일으킨 뒤 침전·세척·건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미세한 분말 형태의 전구체에 수산화 리튬을 섞어 소성(불에 굽기)하면 양극재로 탄생한다.
배터리 성능과 특성을 결정짓는 전구체는 금속 성분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사용되는 금속 성분은 에너지밀도를 결정하는 니켈(Ni), 안정성을 높이는 코발트(Co)와 망간(Mn), 출력을 향상하는 알루미늄(Al) 등이다. 양극재의 조합에 따라 ▲용량 ▲에너지밀도 ▲안정성 ▲수명 ▲가격경쟁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배터리 용량은 전기차의 주행거리, 에너지밀도는 전기차의 출력, 안정성은 배터리의 화재 등 사고를 제어하는 능력, 수명은 배터리 사용 기간에 영향을 미친다.
LG화학과 SK온은 각각 1조2000억원, 1조21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경북 포항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다만 전구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광물의 90%가량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전구체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95.3%에 달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데, 양극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구체와 리튬이 필요하고 전구체의 원료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으로 다 연결고리가 있다”며 “한국이 배터리 시장의 공급망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최상단인 베터리셀부터 양극재, 전구체까지 수직계열화하고 있지만, 자원 무기화가 현실화 되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낮추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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