懷德(회덕)
< 중앙일보,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2023.09.25 >
“군자는 가슴에 덕을 품고,
소인은 가슴에 땅(부동산)을 품으며,
군자는 잘못했으면 형벌을 받을 생각을 하고,
소인은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혜택을 받을 궁리를 한다.”
『논어』 이인편 제11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덕(德)은 곧 ‘득(得:얻음)’이다. 나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뭔가 좋은 일을 얻는다면 그 ‘얻음’이 바로 덕인데, 그 덕은 언젠가는 내게로 돌아와 나의 ‘얻음’이 된다. 군자는 늘 가슴에 이런 덕을 품고 산다. 먼저 남에게 베푸는 이타적 삶을 사는 것이다.
懷: 품을 회, 德: 덕 덕. 덕을 품다. 35x74㎝.
이에 반해, 소인은 부의 상징인 땅을 많이 소유할 생각을 품고 산다. 군자는 작은 잘못에도 형벌을 받을 생각을 먼저 하는 반면, 소인은 죄를 짓고서도 누군가의 혜택으로 벌을 면할 궁리를 한다. 2500여 년 전의 말임에도 오늘날의 현실과 딱 들어맞는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뜻이리라.
가슴에 덕을 품고 살면 땅이나 돈이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지만, 늘 땅이나 돈만 품고 살면 덕은 물론 땅도 돈도 오히려 들어오지 않는다. 설령, 땅이나 돈이 많다고 해도 덕이 없으면 ‘수전노(守錢奴:돈을 지키는 노예)’일 뿐이다. 돈만 지키다가 마치는 삶은 참 가여운 삶이다. 덕으로써 부를 빛나게 해야 아름다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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