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속박에서 벗어나는 방법
<< 법륜 스님 >>
그래서 집을 버리기 위해서는 집이 굴레라는 것을 정확히 꿰뚫어 알아야 해요. 다른 집을 찾는 것이 아니고 집을 불태워야 합니다. 그러면 이 ‘집’과 같은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돈에 의지하면서 돈에 속박을 받습니다. 권력에 의지하면서 권력에 속박받습니다. 명예에 의지하면 명예에 속박받습니다. 남편과 아내에게 의지하면서 남편과 아내에게 속박받습니다.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부모에게 속박받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늘 속박을 받고 살아갑니다. 이런 속박에서 벗어나려면 의지처를 버려야 합니다. 오직 의지할 만한 것은 해탈과 열반으로 나아가는 부처님의 법입니다. 나머지는 그 어떤 것도 의지할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법에 의지해야지 법이 아닌 것에는 의지하지 말아라’
금강경에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설령 법이라 해도 그것은 마치 뗏목과 같다. 강을 건널 때는 뗏목을 이용하지만,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리고 가야지 뗏목을 메고 가서는 안 된다.’
이 말은 비록 부처님의 말씀이라 하더라도 본질적 의미를 꿰뚫어 알았으면 그 말에 대한 집착은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때로는 법도 버려야 할지언정 법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다는 것이 금강경의 요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속박의 근원이 되는 것에 늘 의지하고 살아갑니다. 순간적인 안온함을 찾지만 결국 속박을 받게 됩니다. 그 속박에서 벗어나는 길이 바로 출가입니다. 비단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과거의 관습, 윤리, 도덕, 계율, 이런 정신적인 것들도 모두 우리를 속박하는 요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부정하고 내 마음대로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속박의 뿌리는 욕망입니다
왜 집이 속박이 될까요? 집이라는 건물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더 깊이 들어가면 속박의 뿌리는 욕망입니다. 속박의 뿌리는 부모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재물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고, 거기에 묶여 있게 만드는 나의 욕망입니다. 돈에 대한 욕망, 권력에 대한 욕망, 인기에 대한 욕망, 음식에 대한 욕망, 그런 욕망들에 묶여 있기 때문에 속박을 받게 되는 거예요.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집에 있어도 구애받지 않게 되고, 가족이 있어도 구애받지 않게 되고, 재물이 있어도 구애받지 않게 되고, 권력이 있어도 구애받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출가는 해탈로 나아가는 첫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오늘 법문을 듣고 탁 깨쳐서 돈과 명예, 직장을 다 던져버리고,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런 결단을 하는 사람만 수행자라고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결단을 한 사람을 ‘출가수행자’라고 말했고, 그중에 남자는 ‘비구’, 여자는 ‘비구니’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세속에 몸을 두고, 장사도 하고, 가족과 함께 살면서도 욕망을 버린 사람을 ‘재가 수행자’라고 말했습니다. 그중에 남자는 ‘우바새’, 여자는 ‘우바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바새와 우바이 중에서도 성인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모두 다 그 길을 갈 수가 있습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집을 안 나오더라도 집에 대한 집착은 버려야 합니다. 자식을 두더라도 자식에 대한 집착은 버려야 합니다. 직장에 다니더라도 직장에 대한 집착은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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