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홀로 쓸쓸한 죽음 3378명...절반이 5060 남성이었다
남성이 여성의 5.3배...복지부 첫 실태조사
< 조선일보 선정민 기자, 2022.12.14 >
지난해에 혼자 살다 세상을 떠난 뒤 발견된 고독사가 3378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 사망자 31만7680명 중 고독사가 1.1%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 시기 10% 가까이 고독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 가운데는 50~60대 남성이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독사 예방법’이 작년 4월 시행되면서 최초로 지난 5년(2017∼2021년)간 고독사 발생 현황과 특징을 조사했다.
고독사 예방법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고독사 사망은 2017년 2412건, 2018년 3048건, 2019년 2949건, 2020년 3279건, 지난해 3378건 등 총 1만5066건이었다. 지난 5년 사이 연평균 8.8%씩 증가했다.

지역별로 경기(3185명), 서울(2748명), 부산(1408명) 순으로 고독사가 많이 발생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제주(38.4%), 대전(23.0%), 강원(13.2%), 전남(12.7%) 등이었다.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발생 건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부산(9.8명), 대전(8.8명), 인천(8.5명), 충남(8.3명), 광주(7.7명) 순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 고독사 사망자(2817명)가 여성(529명)의 5.3배였다.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도 남성(10.0%)이 여성(5.6%)보다 높다.
전체 사망자 중에서는 80대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고독사 사망자 중에는 50~60대 중장년층이 매년 50~60%를 차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50대 남성(26.6%)과 60대 남성(25.5%)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고독사 중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은 매년 16.5∼19.5%이며, 20대 고독사의 절반 이상은 자살로 인한 것이었다.
고독사 최초 발견자는 형제·자매 22.4%, 임대인 21.9%, 이웃 주민 16.6%, 지인 13.6% 순으로 많았다. 택배기사나 경비원, 직장 동료 등이 발견하고 신고하는 경우도 있었다.
고독사 발생 장소는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 빌라 등을 포함한 주택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아파트와 원룸 순이었다.
복지부는 “50∼60대 남성에 대한 고독사 예방 서비스가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년층에 대한 고독사 예방 정책은 정신·심리지원 등 자살 예방 정책과 적극적인 연계·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독사 피하는 3가지 방법 ① 이웃 ② 모임 ③ 취미
“국가는 숨은 고립가구 찾아내고 AI 활용해 수시로 안부 확인을”
< 조선일보 선정민 기자, 2022.12.15 >
홀로 죽음을 맞는 사람 중에는 스스로 주위의 도움을 거부하고 관계를 단절하는 ‘은둔형 고독사’가 흔하다.
특히 고독사 비중이 높은 5060 남성의 경우 사업 실패, 실직, 이혼, 사별 등이 겹치면서 외부와 단절되곤 한다.
고독사 현장에서 주로 발견되는 건 체납 공과금 고지서와 추심 독촉 서류, 텅 빈 냉장고와 컵라면 용기 등이다.
특수청소업체 에버그린의 김현섭 대표는 “예컨대 통장과 반장, 교회, 청년 봉사 조직, 취미 동호회 등 여러 지역사회 커뮤니티가 고독사 가구를 위한 역할을 더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순한 지원 대상자 발굴로는 안 되고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망을 맺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적 돌봄 체계를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월부터 총 12만 가구를 대상으로 사회적 고립 위기 가구 발굴을 위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 2만6000여 명이 고립가구 지원과 발굴에 참여 중이다. 독거노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해 도시락 배달과 세탁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편의점과 미용실 등 지역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쿠폰을 제공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독사 방지를 위해 IT(정보기술)와 AI(인공지능) 활용을 늘리자고 지적한다. 네이버는 AI가 7000여 명의 독거 노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식사·수면·건강 상태 등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를 40여 개 지자체를 통해 운영 중이다.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은 “복지 공무원 등이 AI와의 대화 내용을 참고하면 개별 독거 노인의 문제를 파악해서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통신 3사에서도 대화가 가능한 ‘말벗 스피커’를 출시했다. 냉장고가 일정 시간 동안 열리지 않으면 보호자에게 알람을 보내는 기능을 갖추는 등 고독사 예방을 위한 ‘스마트 가전’도 출시됐다.
일본 잡지 선데이마이니치는 “고령자 본인이 스스로 고독사에 대처해야 한다”며 “고독사 예방 3조건은 근처 이웃과 친분을 가지고, 마을 모임에는 꼭 참가하고, 취미나 자원봉사 같은 활동을 해 지인이 있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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