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곡품격5 <가을바람에 실린 노래>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김영기 기획행사
- 일시 : 2023년 9월 21일 (목) 저녁7시30분
- 장소 : 서울돈화문국악당
- 모시는 글
가을입니다.
오랫동안 전해져 온 시인들의 옛노래로 여러분을 만나뵙니다.
좋은 시는 가곡 뿐만 아니라 시조나 가사, 판소리 혹은 민요에도 두루 사용이 됩니다. 이번 공연은 가을에 어울리는 노랫말을 선정하여 한 개의 노랫말이 시조와 가곡으로 불리울 때 음악적 구조와 음색이 어떻게 달라지며 어떤 묘미가 있는지 비교할 수 있는 장으로 준비했습니다.
‘내언제..’로 시작하는 황진이의 시조는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우아한 가곡 <이수대엽>으로 노래하며 "한숨은..’ 으로 시작하는 시조는 가곡 우조 <두거>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곡의 곡목은 남창과 여창이 같은 곡목으로 존재하는 것이 많습니다. 또 가곡은 같은 곡목에 여러개의 노랫말이 있습니다. 여창가곡 <평롱>이란 곡목 중 ‘북두칠성’으로 시작하는 곡이 유명한데, 남창가곡에도 <평롱> 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그 중 ‘월정명‘으로 시작하는 곡을 선택하여 우조시조 ‘월정명’과 함께 들려드립니다. 이 노래는 남창가곡의 음역대가 여창으로도 가능해서 선율을 원형대로 유지하며 여창가곡 창법으로 불러보는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한시창 <관산융마>는 서도시창으로 유명한데 가곡 창법으로 들려드리며, 7언절구의 한시를 한글로 풀어서 여창가곡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첫 선을 보이는 여창가곡 ‘가을강은’ 가곡의 형식인 5장 형식과 대여음 • 중여음을 그대로 사용하고 계면조의 주요 선율을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장단에 변화를 주었는데 가곡의 기본형 장단인 16박 한각을 8박 한각으로 삼았으며 그로 인해 가곡이 갖고 있는 일자다음 一子多音 식의 긴 선율을 조금 간결하게 표현했습니다. 기존의 가곡에 비해 노랫말이 관객분들께 잘 전달되는 효과를 기대해봅니다.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23. 9. 21.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예능보유자 김 영 기

< 가사 모음 >
1. 평시조 <내 언제> - 백수영 노래
내 언제 신(信)이 없어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바이 없네
추풍(秋風)에 지는 잎 소래야 낸들 어이 하리요
내 언제 믿음이 없어 님을 언제 속였다고
깊은 밤 삼경에 오는 소식이 전혀 없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잎 소리까지야 제가 어찌할 수 있나요
2. 여창지름시조 <한숨은> - 이야미 노래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세우(細雨)되어
임 자는 창(窓)밖에 불면서 뿌리고저
날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워 볼까 하노라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가는 비가 되어
임 주무시는 창밖에 불면서 뿌리고
나를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워 볼까 하노라
3. 우조시조 <월정명> - 박희수 노래
월정명(月正明) 월정명커늘 배를 저어 추강(秋江)에 나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가운데 명월(明月)이라
선동(仙童)아 잠긴 달 건저라 완월(玩月)하게
달이 하늘 한가운데 뜰 때 배를 타고 가을강에 드니
물 아래 하늘이 비치고 하늘 위에는 달이로다
아이야 저 달을 건져라, 달을 보며 오랫동안 즐기게
4. 시창 관산융마(關山戎馬) - 김영기 노래
추강이 적막 어룡냉(秋江寂寞魚龍冷)하니
인재 서풍 중선루(人在西風仲宣樓)를
매화만국 청모적(梅花萬國聽暮笛)이요
도죽잔년 수백구(桃竹殘年隨白鷗)를
가을 강은 적막하여 물고기도 차가운데
사람은 서풍을 맞으며 중선루에 올라 있다
매화는 세상 가득 피고 저물녘 피리젓대 소리 들리니
지팡이 짚고 남은 인생 갈매기를 따라가노라
5. 여창가곡 우조 이수대엽 <내 언제> - 백수영 노래
내 언제 신(信)이 없어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바이 없네
추풍(秋風)에
지는 잎 소래야 낸들 어이 하리오
6. 여창가곡 우조 두거 <한숨은>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세우(細雨)되어
임 자는 창(窓)밖에 불면서 뿌리고저
날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와 볼까 하노라
7. 남창가곡 계면조 평롱 <월정명> - 박희수 노래
월정명(月正明) 월정명커늘
배를 저어 추강(秋江)에 나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가운데 명월(明月)이라
선동(仙童)아
잠긴 달 건저라 완월(玩月)하게
8. 여창가곡 <가을강은> - 김영기 노래
가을강은 적막허고
물고기조차 차가운데
나그네 서풍맞으며 중선루에 올라있다
천지에 매화꽃 피고 저물녘에 피리소리
도죽장 짚고
남은 인생을 백구를 따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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