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1. 개요
우리나라의 남부 지방을 비롯해 일본, 대만, 중국 등지에 분포하는 낙엽성 교목으로, 물푸레나무과에 속한다. 이팝나무의 학명은 치오난투스 레투사(Chionanthus retusa)인데, 이는 하얀 눈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남부 지방에서 자라는 낙엽성 교목으로 주요 분포지는 전라도·경상도 등 남부 지방이며, 해안을 따라서는 서쪽으로는 인천까지, 동쪽으로는 포항까지 분포한다. 그러나 옮겨 심을 경우 중부 내륙에서도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주요 분포지는 이웃 국가인 일본, 대만과 중국의 운남산 등으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식물 중의 하나이다.
2. 학명과 명칭
식물계 / 속씨식물문/ 쌍떡잎식물강/ 물푸레나무목
이팝나무의 학명은 치오난투스 레투사(Chionanthus retusa)인데, 여기서 속명 치오난투스는 '흰눈'이라는 뜻의 '치온(Chion)'과 '꽃'이라는 뜻의 '안토스(Anthos)'의 합성어로, '하얀 눈꽃'이라는 의미이다. 영어로는 '프린지 트리(Fringe tree)'이며, 한자로는 육도목(六道木), 유소수(流蘇樹)라 한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잎을 차 대용으로 사용해 이팝나무를 다엽수(茶葉樹)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늦은 봄 이팝나무 꽃송이가 온 나무를 덮을 정도로 피었을 때, 이를 멀리서 바라보면 꽃송이가 사발에 소복이 얹힌 흰 쌀밥처럼 보여 '이밥나무'라고 했으며, 이밥이 이팝으로 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팝나무는 한 해의 풍년을 점치는 나무로도 알려져 있는데, 흰꽃이 많이 피는 해는 풍년이, 꽃이 많이 피지 않은 해는 흉년이 든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이팝나무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전해지는데, 이 꽃이 여름이 들어서는 입하(入夏)에 피기 때문에 입하목(入夏木)이라 불리다가 입하가 연음되면서 '이파', '이팝'으로 되었다는 주장이다.실제로 전라북도 일부 지방에서는 이팝나무를 '입하목' 또는 '이암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밥’에서 온 이름이니 양반들이 이름 지었을 리 없는 이름이므로 이팝나무는 서민들의 나무가 분명하므로 절기상 입하(立夏) 즈음에 핀다는 뜻의 입하목(立夏木)이 변해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은 지나치게 현대어적으로 지어낸 듯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3. 꽃의 구조
이팝나무는 높이가 약 20m로, 잎은 마주나고 보통 잎자루가 긴 타원형이다. 꽃은 암수딴그루로서 5∼6월에 개화하는데, 백색을 띠고 있으며 새가지의 끝부분에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은 4개로 갈라지고 (물푸레나무과의 특징), 수술은 2개가 화관통에 붙어 있다.
이팝나무에 성별이 따로 있고 암그루 이팝나무는 가을에 쥐똥나무 열매보다 커다란 타원형의 핵과로, 검은 보라색을 띠고 있으며 10∼11월에 익는다.
이동혁 풀꽃나무칼럼니스트는 이팝나무의 암꽃과 수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 2014.05.11)
"열매가 달리는 건 암그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암그루라고 알려진 나무에 피는 꽃은 씨방 부분이 부풀어 있어서 암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암꽃으로 간주하기에는 수술이 너무나도 온전해 보입니다. 암꽃이라 하면 대개 암술만 있고 수술이 없거나 퇴화되어 흔적만 남아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수술이 성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꽃이어야 암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팝나무의 암꽃으로 알려진 꽃은 분명히 수술이 성숙해 있고 꽃가루도 날리므로 암꽃이 아니라 양성화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이팝나무의 성별은 암수딴그루가 아니라 수꽃양성화딴그루라고 하는, 약간은 복잡한 개념의 꽃이 피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이팝나무 가로수
이팝나무의 꽃은 수술이 화관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꽃가루를 밖으로 날리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어 꽃가루의 피해가 없지만, 이팝나무 개화 시기가 송홧가루나 버드나무류의 종자가 날리는 시기와 같아서 꽃가루 주범으로 오해를 많이 샀다. 가로수로 인기가 많아진 것은 얕은 토심에도 잘 자라고, 초기 활착률이 높으며, 꽃이 예쁘고 병충해나 공해에도 강해서고, 상록수로 잎이 넓어서 미세먼지에도 흡착효과가 있고 그늘도 충분히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04.26일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전국에 심겨진 가로수는 총 774만2000여 그루이다. 가장 많이 가로수는 은행나무로, 102만7000그루가 전국에 심겨져 있다. 이어 왕벚나무 85만9000그루, 벚나무 66만6000그루, 이팝나무 55만1000그루 순이다.
우리나라 가로수에 은행나무가 많은 이유는 1988년 서울올림픽 영향 덕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단풍이 아름답고 도시공해와 병충해에 강한 점, 온도변화에도 적응력이 좋고 뿌리가 보도블럭을 망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올림픽 전후, 특히 서울에 많이 심겨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은행나무가 자라면서 악취를 풍기기 시작하고 탄소흡수율과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낮은 수종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느티나무와 벚나무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특히 벚나무의 식재가 두드러졌는데 2000년대 이후 신도시 등 새롭게 가로수 길이 조성되던 지역의 여론을 반영해 벚나무의 식재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벚나무류는 식재 후 병충해에 약하고 꽃잎이 너무 많이 떨어져 관리가 힘들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대안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나무가 이팝나무다. 꽃이 쌀밥처럼 보이는 이팝나무는 한국의 정서에 맞는데다 흙이 얕은 곳에서도 번식할 만큼 생명력이 강하고 꽃도 오래 지속돼 새로운 가로수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4월 남산에 이팝나무를 기념식수했다. 서울시는 이때 처음 이팝나무에 주목하고, 청계천을 복원할 때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선택했다. 이팝나무는 꽃이 피면 꼭 이밥(쌀밥)을 얹어놓은 모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팝나무는 개화 기간도 긴 편이고 봄꽃이 들어가는 초여름에 꽃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 '박정희로'의 가로수도 이팝나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팝나무의 경우 10여년 전에는 통계에 기타 나무류에 포함돼 있었지만 지금은 주요 식재 수종으로 자리잡았다"며 "식재량을 보면 2012년에 비해 지난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 관계자도 "미세먼지의 흡착률이 높은 상록수와 잎의 면적이 큰 수종, 잎의 표면이 거친 수종을 발굴해 올해 안으로 가로수로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