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버리기 기술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힘

마크 맨슨 지음 |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9년 09월 17일 출간


1. 희망을 잃어버린 시대, 진짜 희망은 무엇인가?

《신경 끄기의 기술》로 자기계발서의 패러다임을 바꾼 마크 맨슨이 전하는 희망에 관한 도발적 탐구 『희망 버리기 기술』. 전작에서 무한 긍정의 시대는 끝났다는 선언과 함께 중요한 건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이라고 말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비용 앞에서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현대인의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진단하며 지속 가능한 희망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들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꾸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봐야할 것은 성공의 빛나는 단면만이 아닌,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진실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세계가 끝없이 진보한 끝에, 개인의 이정표는 사라진 시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삶의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강해질 수 있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희망을 버리고 고통을 선택할 때, 지속 가능한 삶의 목적과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목차

프롤로그

1부 희망의 역학
1장 불편한 진실
- 진보의 역설- 모든 것이 나아지는데 세상은 엉망진창이야
- 아우슈비츠에 잠입한 남자, 필레츠키
- 우리에게 영웅이 필요한 이유
- 믿고 싶지 않은 진실, ‘넌 아무것도 아니야’
-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삶? 말도 안 되는 이야기

2장 너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환상이야
- 완벽하던 그 남자의 삶은 왜 곤두박질쳤을까?
- 노벨상을 받았지만 전 세계가 금지한 위험한 수술
- 당신 안의 지킬과 하이드, 생각 뇌와 감정 뇌
- 인간사는 잔혹했고 사람들은 감정 탓을 했다
- 감정 뇌와 잘 지내기 위해 생각 뇌한테 보내는 편지

3장 뉴턴의 감정 법칙
- 가치관의 힘과 희망의 질량 관계
- 삶을 좌우하는 건 등가 교환의 법칙
- 자아도취라는 방패막 없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수 있어?
- 당신을 망친 것은 대출 이자처럼 쌓인 경험의 총합
- 사소한 차이로 끊임없이 갈등을 겪는 인간의 비극

4장 모든 꿈을 실현하는 법을 알려 줄게
- 새벽 2시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
- 자신의 종교를 시작하는 방법
- 1단계 절망한 자에게 희망을 팔라
- 2단계 믿음을 선택하라
- 3단계 모든 비판과 외부의 질문을 무력화하라
- 4단계 바보를 위한 희생 의식을 만들라
- 5단계 천국을 약속하고 지옥을 줘라
- 6단계 이익을 위해 예언하라

5장 희망을 믿었어? 희망은 자기 파괴적이야
- 자신이 혐오하는 모든 것이던 니체
- 모든 갈등의 시작, 주인 도덕과 노예 도덕
-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종교의 탄생, 과학
- 판도라의 상자 속 마지막 희망을 믿었어?
- 기대하지 말고 모든 삶과 경험을 사랑하라
- 세상을 바꿨지만 니체의 친구로 기억되는 메타

2부 희망 너머의 세상

6장 인간성 공식
- 희망도 절망도 없이 행동하는 자, 칸트
- 청소년이 배우는 것, ‘목표를 이루려면 고통을 견뎌야지’
- 성인이 되는 법, ‘삶에서 중요한 건 흥정할 수 없어’
- 희망을 버릴 수 있을 때 당신은 성장한다
- 삶을 위한 단 하나의 규칙
- 현대의 위기, ‘수단 vs 목적’

7장 고통은 보편 상수
- 우리가 인지하는 위협의 수는 일정하다
- 아인슈타인, 고통의 상대성 이론
- 비극 앞에서도 행복은 평균 7점
- 20년간의 전쟁 후 시작된 베트남 내전
- 자기 몸에 불을 지르고도 평화롭던 승려, 틱꽝득
-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더 강해지는 시스템, 안티프래질
- 우리에게 잃을 게 있다는 것

8장 감정 경제
- 모든 마케팅 기법을 만들어 낸 사악한 천재
- 세상은 감정으로 돌아간다
- 어느 때보다 많은 부와 급격한 불평등
- 삶에서 포기할 것을 선택하는 것, 그게 진짜 자유다
- 자유는 불편함을 요구한다

9장 최후의 종교
- 세계 최고 체스 챔피언을 이긴 컴퓨터의 등장
- 연약한 인간이 살아남은 이유, 최고의 정보 처리
- 인류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 AI
- 희망 이후의 세상을 희망하다

에필로그
감사의 말
참고 문헌


2. 책 속으로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안전한 시대를 사는 가장 번영한 인류다. 그런데 그 어느 때보다 더 절망적이다. 우리는 상황이 좋아질수록 더욱 절망하는 것 같다. 이것이 진보의 역설이다. 지난 몇 백 년 동안 보건과 안전, 물질적 부가 믿기 힘들 만큼 진보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에 대한 통계다. 우리가 희망을 찾아야 하는 곳은 필연적으로 미래다. 희망은 통계에 기초하지 않는다. 희망은 총기 관련 사망자나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감소하는 추세와 무관하다. P19

영웅의 자질에는 철학적인 요소가 있다. 영웅은 우리에게 ‘이유’를 제시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대의명분이나 믿음 말이다. 오늘날 우리 문화가 영웅을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 건 그 때문이다. 상황이 몹시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 세대에 추진력을 제공하던 분명한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는 평화나 번영, 전기차를 위한 새 엠블럼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에겐 그 모든 것이 있다. 우리 문화는 훨씬 더 불확실한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P27

사람들이 ‘삶의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지껄일 때 그 말이 실제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 중요한지, 이 지구에서의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해야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지 더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엇을 바라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 삶의 전과 후과 어때야 하는지 알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다. P34

희망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을 바꾸겠다고 완전히 새롭고 전혀 다른 누군가가 돼야겠다고 결심한다. 자신을 변화시키겠다는 이 욕망은 우리를 다시 희망을 채운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에 매달리는 이유는 자신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희망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이 운명의 주인이고, 꿈꾸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는 믿음이 수백 년간 지속된 이유다. 하지만 그 통설은 틀렸다. P53

이번 생에서 변화나 더 나은 삶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다음 생에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영적인 약속을 믿었다. 그것이 희망이었다. 영적 종교가 번창하고 일상을 모두 지배했다. 오직 신만이 구원이나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었다. 그때 과학이 나타났고, 세상이 미쳐 버렸다. 현미경, 인쇄기, 내연기관, 조면기, 온도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제로 효과가 있는 약이 나타났다. 갑자기 삶이 나아졌다. 이제 자신의 운명을 개선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지금 여기서 운명을 개선할 수 있었다. P173

판도라의 상자에 관한 해석 중 덜 알려진 것이 여기 있다. 희망이 그저 또 다른 형태의 악이라면? 희망은 필레츠키의 영웅적 행위에만 영감을 준 게 아니기 때문이다. 희망은 공산주의 혁명과 나치의 집단 학살에도 영감을 줬다. 히틀러는 진화적으로 우월한 인류를 만들기 위해 유대인을 몰살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지난 100년 동안 서구 자본주의 사회가 저지른 잔혹 행위의 대부분이 희망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됐다. 전 세계적인 경제적 자유와 부를 확대하겠다는 희망 말이다. 외과 의사의 수술칼처럼 희망은 생명을 살릴 수도, 앗아 갈 수도 있다. 우리를 고무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다. P179

우리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흥정을 통해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버지와 사랑을 흥정하거나 친구와 우정을, 또는 상사와 존중을 흥정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를 설득해서 나를 사랑하게 해야 한다면,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당연히 흥정과는 무관하다. 희망의 문제는 그것이 근본적으로 거래라는 사실이다. 즉 어떤 상상 속의 즐거운 미래를 대가로 놓고 현재의 행동을 흥정하는 것이다. 이걸 먹지 않으면 천국에 갈 것이다. 그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곤경에 처할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으면 행복해질 것이다. 희망이라는 거래의 영역을 초월하려면 반드시 무조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P 206~ P218

2011년, 나심 탈레브는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에 관한 글을 썼다. 취약한 시스템이 무너지고 튼튼한 시스템이 변화에 견디는 반면, 안티프래질 시스템은 스트레스 요인과 외부 압력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스타트업은 안티프래질 사업이다.  그들은 빨리 실패하고 그 실패로부터 뭔가를 얻을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고통을 피하면, 스트레스와 혼란과 비극과 무질서를 피하면, 우리는 프래질하게 된다. 일상적인 좌절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줄어들고, 우리가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세상의 작은 부분에만 관여함으로써 삶은 오그라든다. 왜냐하면 고통은 보편 상수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삶이 아무리 ‘좋아’지건 또는 아무리 ‘나빠’지건 고통은 존재한다. 그리고 결국엔 감당할 수 있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유일한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고통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피할 것인가? P258~ P261 닫기


3. 출판사 서평

희망을 잃어버린 시대, 희망에 관한 도발적 탐구

“희망을 버려, 행복을 찾지 마, 고통을 선택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리얼리스트가 되는 법

자기계발서의 패러다임을 바꾼 문제적 작가 마크 맨슨이 [희망 버리기 기술]로 돌아왔다. 그는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비용 앞에서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현대인의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진단한다. 전작에서 무한 긍정의 시대는 끝났다는 선언과 함께 중요한 건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이라고 말했던, 그가 이번에는 ‘희망 버리기’라는 도발적인 주제로 돌아왔다. 수많은 이들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시대에 지속 가능한 희망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과 탐구가 담겨있다.

역사상 가장 진보된 세상을 살고 있지만 우울증과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은 늘어났고, 진보의 역설 속에서 희망의 위기를 겪고 있다. 우리는 왜 이토록 방황하는가. 이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역사, 철학, 심리, 종교 등 다방면으로 세계가 진보해온 과정을 살펴보고 희망의 속성을 진단한다. 그 결과 마주한 진실은 희망이 자기파괴적이라는 것이다.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길 원하는가? 이 책을 통해 희망을 버리고 고통을 선택할 때, 지속 가능한 삶의 목적과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기계발서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발적인 작가 마크 맨슨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꾼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 전제를 뒤집는 이야기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작가가 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버킷 리스트가 아니라 포기하는 리스트라고 말한 작가 마크 맨슨이다. 그는 달콤한 환상을 팔지 않는다. 오히려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더 많은 것을 얻고 싶은 당신에게 ‘포기하는 법’을 말하고, 희망을 찾고 싶은 당신에게 ‘희망을 버려’라고 말한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삶을 바꿔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은 당신이 견딘 고통의 시간이지 꿈꾸는 시간이 아니다.

마크 맨슨은 수많은 현대인이 겪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지적한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성공의 빛나는 단면만을 바라보지만, 정작 봐야할 것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진실이다. 어떤 꿈을 꿀 것이냐는 질문 대신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을지 고민하라는 질문을 던졌던 그가 이번에는 ‘희망 버리기’라는 도발적인 주제로 돌아왔다.

희망을 잃어버린 시대, 희망에 대한 도발적 탐구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과 절망감을 느끼는 비율은 증가했다. 세상은 점점 더 살기 좋아졌는데, 개인은 왜 세상을 엉망진창이라 느끼는가. 이것이 출발점이었다. 우리는 왜 이토록 방황하는가. 희망의 부재와 목표의 상실을 앓고 있는 이유를 찾기 위해 세계가 진보해온 과정을 들여다본다. 과학 탄생 이전에 사람들은 다음 생에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영적인 약속을 믿었다. 그것이 최초의 ‘희망’이었다. 하지만 과학이 생겨난 뒤 인류는 최초로 성장을 경험한다. 질병과 빈곤을 해결했고, 다음 생이 아닌 지금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었다. 그 뒤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이념이 생겨났고, 정치의 승패에 따라 이념은 파괴되고 사라졌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외치며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질병을 예언했다. 그 전까지 믿어온 가치가 사라졌다는 선언이었다. 저자는 세계가 끝없이 진보한 끝에, 개인의 이정표는 사라진 시대의 문제를 지적한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다면, 희망을 제거하라.”
지속 가능한 삶의 목적과 가치를 찾기 위한 안내서

고통 3부작처럼 보이는 “희망을 버려, 행복을 찾지 마, 고통을 선택해”라는 메시지는 허무주의나 비관주의를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희망이라는 환상을 걷어낼 때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고, 개인의 이정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 책을 통해 희망이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가 아닌 이유를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나와 180도 다른 내가 되겠다는 프로젝트가 하나의 산업이 된 오늘날의 문제를 지적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고통을 견디며, 끝없이 현재의 나와 반대되는 모습을 바라고 꿈꾼다. 그 결과 마주하는 건 좌절감과 허무감이다.

지속가능한 삶의 목적과 가치를 찾기 위해 우리에겐 희망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필요하다. 한 조사결과 행복의 평균 점수는 10점 기준 7점이었다. 누군가는 끔찍한 비극을 겪고, 누군가는 벼락같은 행복을 겪지만 고통 없이 행복하기만 한 삶은 없었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삶의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강해질 수 있는 당신의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이다. 고통을 피하지 말고, 외부의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강해지는 시스템을 당신 안에 만들라. 삶에서 마주하는 고통과 스트레스 앞에서 당신은 더 강해질 것이다.

“마크 맨슨은 사람들의 생각을 일깨우고 직관에 반하는 통찰을 제시하는 데 달인이다. 쉽게 읽히는 문체 덕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 제임스 클리어, 베스트셀러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저자

“마크는 우리에게 필요한 웃음과 실용적 조언, 철학적 지혜를 던져 준다. 정신적 불안의 시대에 해독제를 제공한다.”
- 에릭 바커,《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법칙》 저자

“희망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뒤엎는다. 인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자신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 이 심오한 질문을 놀라울 만큼 쉽게 다루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해소한다.
- 스콧 배리 카우프만 박사, 컬럼비아 대학교 심리학 교수, 《불가능을 이겨낸 아이들》 저자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투쟁하라. 이보다 더 시의적절한 책은 없다.”
- 라이언 홀리데이, 《돌파력》, 《에고라는 적》 저자

근심과 만족 ‘2:8 가르마’를 가꿔라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


통계와 과학 통해서 본 ‘행복의 조건’
‘모나리자’도 20% 슬픔 섞여 더 완벽
행복지수 과하면 미래 활력 잃을수도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
에드 디너·로버트 디너 지음, 오혜경 옮김/21세기북스·1만5000원

 


그래도 새로운 해의 첫 나날은 행복에 대한 상념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폭설이 거대도시를 뒤덮은 날에 행복의 비밀을 들여다보는 책이 나왔다. 한데 그 책은 진짜 행복해지고 싶다면 너무 행복해지려고 애쓰지 말라고 한다. 완전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조금은 불행한 삶을 살라고 말이다.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은 이를 뭉뚱그려 마치 광고 카피처럼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한다. “83퍼센트만 행복하라.” 이 83% 수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 <모나리자>에 대한 과학자들의 분석에서 따온 것이다. 모나리자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컴퓨터로 분석해 보았더니, 모나리자가 기쁨·만족 같은 감정으로 83% 정도 행복하며, 두려움과 분노가 섞인 부정적 감정은 17%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83%라는 너무 구체적인 수치가 부담스럽다면 80%라고 생각해 보자. 이 책은 이를 ‘8점 현상’이라고 지칭한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활짝 웃는 것도 찌푸린 것도 아니다. “그 미소에는 80%의 기쁨과 20%의 슬픔이 조화롭게 담겨 있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널리 사랑받는 까닭은 아마도 그것이 삶의 성공을 암시하는 듯한 표정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미국에서 출간된 책의 원제목은 <행복-그 심리적 부의 비밀을 드러내다>인데, 행복 연구의 개척자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 디너와 역시 심리학자인 아들 로버트 디너가 함께 썼다. 행복하지만 완벽하게 행복하지는 않은 사람들이 삶의 여러 영역에서 잘 지내고 있음을 지은이들은 보여준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최상류층에서 극빈층까지 다양한 표본 사례 연구들을 통해서다.


이들은 행복을 ‘주관적인 안녕감’이라고 정의한다. 행복이란 개인들이 처한 객관적 상황에도 어느 정도 좌우되지만, 그들이 자신의 삶을 주관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무엇이 중요하다고 여기는가의 문제다. 주관적 안녕감에는 직장·건강·관계 등 삶의 중요 영역에 대해 스스로 내리는 평가와 삶에 대한 만족도가 담겨 있다. 기쁨이나 몰입, 드물게는 분노·슬픔·두려움 같은 감정 체험도 포함된다. 말하자면 행복이란 “한 사람이 삶에 대해 갖는 긍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모두 지칭하는 이름”이다.


지은이들이 행복과 직결되는 용어로 제시하는 것이 ‘심리적 부’라는 개념이다. 쉽게 말하면 ‘마음 부자’일 텐데, 이 책은 이를 경제적 부보다 훨씬 깊은 차원의 부로 규정한다. 긍정적인 태도와 친밀한 관계, 깊은 영성, 의미 있는 목표에서 얻는 성취감이다. 이 심리적 부를 쌓으려면 행복이 삶의 종착역이 아니라 그 과정이며, 따라서 실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유용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행복은 우정이나 일의 성공 또는 다른 중요한 목표를 얻는 데 쓸 수 있는 정서적 화폐이고 심리적 부의 토대다. 사례연구 결과들은 이를 증명한다고 지은이들은 말한다.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며,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더 열심히 일하며 돈도 더 잘 번다. 행복한 사람이 더 오래 살고, 병에 덜 걸린다.

근심과 만족 ‘2:8 가르마’를 가꿔라


그렇다면 행복한 그룹 안에서는 어떨까. 사례연구들은 행복에도 적정 수준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너무 행복한 사람은 적당히 행복한 사람보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성취도가 떨어지고 심지어는 면역력이 약해 덜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부도 다른 모든 부와 마찬가지로 균형을 이루고 현명하게 사용할 때 가장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이다.


행복이 ‘주관적’이라는 것은 그것이 개인의 열망에 대한 성취의 정도를 뜻하기 때문이다. 성취란 삶의 중요한 장기적 목표를 향해 노력한 데 따른 결과다. 1~10의 척도를 사용해 행복 설문을 작성하게 했을 때 8점 근처의 행복 점수를 받은 사람이 20년 뒤 그들의 삶을 추적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성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8점을 받은 이들이 경제 수입도 교육 수준도 높았다. 왜 그들은 9·10점을 받은 이들보다 잘할까. 8점자들은 행복이 주는 창의성과 활력에서 이익을 얻으면서도 약간의 걱정을 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지속되는지도 모른다고 지은이들은 추정한다. 요컨대 걱정하면서 행복해지라는 이야기다.


지은이들은 또한 행복과 돈의 관계에 대한 통념을 일부 뒤엎는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그들은 “그렇다. 그러나 중요한 예외들이 있다”고 답한다. 얼마 전 방글라데시는 가난하지만 매우 행복한 국가라는 보도가 나왔 때 지은이를 비롯한 행복 학자들은 기가 막혀 했다고 한다. 그것은 수십번 조사에서 한번쯤 나올 법한 예외적인 결과다. 방글라데시의 낮은 행복 수치는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유층이 극빈층보다 행복한 것은 대체로 사실이며, 부유한 국가가 빈곤한 나라보다 행복지수가 높다. 돈을 너무 추구하면 행복에서 멀어지지만, 돈이 행복에 보탬이 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돈을 많이 번 기업 사장이 ‘사회적인’ 존경을 받으므로, 주관적인 안녕감이 높다는 것이다. 돈이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 우리네에겐 그다지 달갑지 않은 사실일 수도 있겠다.


하여간에 이 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슬픔과 외로움 등 부정적인 감정은 현실감을 잃지 않게 만드는 유용한 기능을 지녔으며, 장기적으로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번영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신나는 삶을 추구하라거나 좀더 행복해지라는 남들의 말엔 신경을 끄는 게 좋다. “스스로 행복의 적정 수준을 결정하라. 약간 좋은 기분을 자주 느끼고 부정적인 감정도 가끔씩 느낀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 

 

소노 아야코 지음 | 오경순 옮김 | 리수 | 2012년 01월 12일 출간 (1쇄 2004년 07월 16일)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요약)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저자 소노 아야코는 1931년 생이며,이 저자는 나이 40세가 되던해 부터

노년에 경계해야 할 것들을 메모형식으로 기록 하여

계로록(戒老錄)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일본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발췌한 내용을 보면

 

1.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이러한 자세는 유아의 상징이고 나이 들어서는 노년의 상징이다. 남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인이라고 해서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노인이든 젊은이든 철두철미하게 자립해야 한다.

 

2.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단념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는 점차로 좁아지게 되는데 이것을 솔직히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3. 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버스에서 당연히 자리를 양보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자립의 마음가짐이 아니다.

 

4. 가족끼리라면 무슨 말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가정 안에서 배려, 위로의 말이 필요하다.

 

5. 나의 생애를 극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내 인생이야 말로 드라마로 쓸만 하다고 떠벌이고 다니고 자서전을 출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출판한 책이

과연 국회도서관이나 공립도서관에 보관할 정도는 아닌 것이다.

 

6.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자신에게 더욱 더 엄격해져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귀찮아도 많이 걷고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

 

7.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다.

 외로움은 노인에게는 공통의 운명이자 최대의 고통일 것이다. 매일 함께 놀아주거나 말동무를 해 줄 사람을 늘 곁에 둘 수는 없다. 목표를 설정해서 노후에 즐거움을 주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8.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거짓으로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됐어"라고 사양하면 젊은 세대는 주지 않는다.  "나도 먹고 싶은데 하나씩 돌아가나?" 라고 말해야 한다.

 

9. 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노인에 있어서 정말로 상대가 되어 줄 수 있는 상대는 노인뿐이다.

 

10.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인가를 얻고 싶으면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11.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나이가 들면 친구도 한사람 한사람 줄어 든다. 아무도 없어도 어느날 낯선 동네를 혼자서

산책할 수 있는 고독에 강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12. 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천박한 생각이다.

 돈은 노후에 중요하지만 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세상을 너무 황량하고 냉정하게 만든다.

 

13. 노인들은 어떠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훈훈한 노후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중의 하나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감사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인생이란 없다.

 

14. 노인들은 새로운 기계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혀야 한다.

 노화의 정도를 명확히 측정해 주는 지표이다.

 

15. 노인들은 몸가짐과 차림새를 단정히 해야 한다.

 체력이 떨어지고 건강이 약화되면 누가 뭐라하지 않아도 자세가 흐트러진다.

 

16. 노인들은 매일 적당한 운동을 일과로 해야 한다.

 몸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17. 여행을 많이 할수록 좋다.

 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어디서 죽든 마찬가지이다. 고향에서 죽는다해서 무엇이 좋은가.

자필의 화장승낙서만 휴대하고 다니면 된다.

 

18. 관혼상제, 병문안 등의 외출은 일정 시기부터 결례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부터 기도 하는 것이다.

 

19. 재미있는 인생을 보내었으므로 나는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늘 심리적 결재를 해 둔다.

 

20. 유언장 등은 편안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 둔다.

 사후에 유산을 둘러싸고 남은 가족들이 다투는 것보다 비참한 일은 없다.

 

21. 죽음은 두려운 것이지만 죽는 것은 한 번 뿐인 것이고, 대부분의 병은 잘 낫지 않는다. 병을 친구로 삼는다.

 

22.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자연스레 주어진 늙음의 모습에 저항할 필요는 없다.

 

23. 혈육 이외에 끝까지 돌봐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식이나 부부와 언쟁할 때 "이 집에서 나가" 라고 말하지 마라.

 

24. 날마다 보살펴 주는 타인에게 항상 감사해야 한다.

 

25. 죽는 날까지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26. 행복한 일생도 불행한 일생도 일장춘몽이다.

 

27. 종교에 대해 마음과 시간을 할애 해야 한다.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28.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과의 화해이다.

노신(魯迅)故鄕

 

 

希望本是無所謂有, 無所謂無的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這正如地上的路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其實地上本沒有路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走的人多了, 也便成了路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빙허각 이씨 : 규합총서

 

사는 것은 취한 것이요 죽는 것 또한 꿈이리니

살고 죽는 것은 본디 참이 아니라네.

부모에게 받은 목숨을 어찌하여 티끌처럼 여기겠는가?

태산과 홍해처럼 베풀고

서로 의를 따라 살았네.

우리 혼인할 때의 사랑을 생각하니

세상 그 어떤 것도 비할 바가 없었네.

평생을 짝을 이루어 아름다운 부부의 연을 맺은 지

50년이라네.

내가 받은 사랑의 기쁨을 잊을 수가 없으니

지기(知己)의 은혜에 보답해야만 하리.

이제 죽을 자리를 얻었으니

일편단심 신에게서 질정 받으리.

나 죽어 지우(知友)에게 사례하리니

어찌 내 몸을 온전케 하리오.

임태주 시인 어머니의 편지

 

 

1. 사람과 책

 

그토록 붉은 사랑 (림태주, 행성비 2015)

http://www.huffingtonpost.kr/kyoonho-park/story_b_7474236.html

 

 

2. <어머니의 편지>

 

 

"몇 해 전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나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고, 오래 치매를 앓아 마지막에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래서 유언이 있을 리 없었고, 그런 것이 다 서러웠습니다. <어머니의 편지>는 어머니가 살아 계실 적에 내게 당부했던 말들과 지나가며 내뱉은 생살 같은 말들을, 누군가의 자식일 당신과 나누고 싶어 유서 형식으로 엮은 것입니다. 틈틈이 들여다보며 내 불효한 서러움을 달랬습니다."

 

本文

 

아들아, 보아라.

 

나는 원체 배우지 못했다. 호미 잡는 것보다 글 쓰는 것이 천만 배 고되다. 그리 알고, 서툴게 썼더라도 너는 새겨서 읽으면 된다. 내 유품을 뒤적여 네가 이 편지를 수습할 때면 나는 이미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것이다. 서러워할 일도 가슴 칠 일도 아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뿐이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것도 있다. 살려서 간직하는 건 산 사람의 몫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한단 말이냐.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주어진 대로 살았다. 마음대로라는 게 애당초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너희를 낳을 때는 힘들었지만, 낳고 보니 정답고 의지가 돼서 좋았고, 들에 나가 돌밭을 고를 때는 고단했지만, 밭이랑에서 당근이며 무며 감자알이 통통하게 몰려나올 때 내가 조물주인 것처럼 좋았다. 깨꽃은 얼마나 예쁘더냐. 양파꽃은 얼마나 환하더냐. 나는 도라지 씨를 일부러 넘치게 뿌렸다. 그 자태 고운 도라지꽃들이 무리지어 넘실거릴 때 내게는 그곳이 극락이었다. 나는 뿌리고 기르고 거두었으니 이것으로 족하다.

 

나는 뜻이 없다. 그런 걸 내세울 지혜가 있을 리 없다. 나는 밥 지어 먹이는 것으로 내 소임을 다했다. 봄이 오면 여린 쑥을 뜯어다 된장국을 끓였고, 여름에는 강에 나가 재첩 한 소쿠리 얻어다 맑은 국을 끓였다. 가을에는 미꾸라지를 무쇠솥에 삶아 추어탕을 끓였고, 겨울에는 가을무를 썰어 칼칼한 동태탕을 끓여냈다. 이것이 내 삶의 전부다.

 

너는 책 줄이라도 읽었으니 나를 헤아릴 것이다. 너 어렸을 적, 네가 나에게 맺힌 듯이 물었었다. 이장집 잔치 마당에서 일 돕던 다른 여편네들은 제 새끼들 불러 전 나부랭이며 유밀과 부스러기를 주섬주섬 챙겨 먹일 때 엄마는 왜 못 본 척 나를 외면했느냐고 내게 따져 물었다. 나는 여태 대답하지 않았다. 높은 사람들이 만든 세상의 지엄한 윤리와 법도를 나는 모른다. 그저 사람 사는 데는 인정과 도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만 겨우 알 뿐이다. 남의 예식이지만 나는 그에 맞는 예의를 보이려고 했다. 그것은 가난과 상관없는 나의 인정이었고 도리였다. 그런데 네가 그 일을 서러워하며 물을 때마다 나도 가만히 아팠다. 생각할수록 두고두고 잘못한 일이 되었다. 내 도리의 값어치보다 네 입에 들어가는 떡 한 점이 더 지엄하고 존귀하다는 걸 어미로서 너무 늦게 알았다. 내 가슴에 박힌 멍울이다. 이미 용서했더라도 애미를 용서하거라.

 

부박하기 그지없다. 네가 어미 사는 것을 보았듯이 산다는 것은 종잡을 수가 없다. 요망하기가 한여름 날씨 같아서 비 내리겠다 싶은 날은 해가 나고, 맑구나 싶은 날은 느닷없이 소낙비가 들이닥친다. 나는 새벽마다 물 한 그릇 올리고 촛불 한 자루 밝혀서 천지신명께 기댔다. 운수소관의 변덕을 어쩌진 못해도 아주 못살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었다.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는 물살을 따라 같이 흐르면서 건너야 한다. 너는 네가 세운 뜻으로 너를 가두지 말고, 네가 정한 잣대로 남을 아프게 하지도 마라. 네가 아프면 남도 아프고, 남이 힘들면 너도 힘들게 된다. 해롭고 이롭고는 이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이다.

 

세상 사는 거 별 거 없다. 속 끓이지 말고 살아라. 너는 이 애미처럼 애태우고 참으며 제 속을 파먹고 살지 마라. 힘든 날이 있을 것이다. 힘든 날은 참지 말고 울음을 꺼내 울어라. 더없이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참지 말고 기뻐하고 자랑하고 다녀라. 세상 것은 욕심을 내면 호락호락 곁을 내주지 않지만, 욕심을 덜면 봄볕에 담벼락 허물어지듯이 허술하고 다정한 구석을 내보여 줄 것이다. 별 것 없다. 체면 차리지 말고 살아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고 귀천이 따로 없는 세상이니 네가 너의 존엄을 세우면 그만일 것이다.

 

아녀자들이 알곡의 티끌을 고를 때 키를 높이 들고 바람에 까분다. 뉘를 고를 때는 채를 가까이 끌어당겨 흔든다. 티끌은 가벼우니 멀리 날려 보내려고 그러는 것이고, 뉘는 자세히 보아야 하니 그런 것이다. 사는 이치가 이와 다르지 않더구나. 부질없고 쓸모없는 것들은 담아두지 말고 바람 부는 언덕배기에 올라 날려 보내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면 지극히 살피고 몸을 가까이 기울이면 된다. 어려울 일이 없다. 나는 네가 남보란 듯이 잘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억척 떨며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괴롭지 않게, 마음 가는대로 순순하고 수월하게 살기를 바란다.

 

혼곤하고 희미하구나. 자주 눈비가 다녀갔지만 맑게 갠 날, 사이사이 살구꽃이 피고 수수가 여물고 단풍물이 들어서 좋았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니 내 삶을 가여워하지도 애달파하지도 마라. 부질없이 길게 말했다. 살아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을 여기에 남긴다. 나는 너를 사랑으로 낳아서 사랑으로 키웠다. 내 자식으로 와주어서 고맙고 염치없었다. 너는 정성껏 살아라.

 

https://youtu.be/yGZGm94YOE8

 

 

3. 雜 說

 

림태주님은 sns에서 유명한 작가라 합니다. 좀 가볍고 감상적인 글이지만 언제나 위로를 주는 어머니 말씀으로 들리는 글이어서 소개합니다.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세상의 이치를 우리 삶의 주변 얘기로 아주 단순하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생명의 기운을 다하고 돌아갈 때, 겨울이 되어 나뭇잎이 말라 떨어지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그래도 잘 살았어"하고 세상을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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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그람시, <감옥에서 보낸 편지>

 

 

 

사랑하는 카를로,

 

 

...어머니한테 뭐라고 말한거니? 과장하지 않았기를 바란다. 너는 내가 전혀 낙담하거나 패배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야 해. 혹 사형 선고를 받는다 해도 나는 평온할 꺼야.

 

 

사형 전날 밤에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너의 편지, 그리고 난나로 형에 대해 네가 쓴 부분은 재미있었지만 혼란스럽기도 했다. 형과 너 모두 전쟁에 참여했지. 특히 난나로 형은 가혹한 조건에서 전쟁을 치뤘어. 지뢰 공병으로 땅속에 들어가 오스트리아군 공병들과 얇은 칸막이를 사이에 둔 채 형은 적들이 자신을 산산조각내기 위해 지뢰를 폭발시키려는 걸 들을 수 있었단다. 내가 보기에는,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은 자기 자신의 도덕적 힘들의 근원이 자기에게 있음을 - 자기 자신의 활력과 의지, 목적과 수단의 긴밀한 결합 - 확신하고 결코 좌절하지 말고, 결코 감상적이고 진부한 기분이나 비관주의, 낙관주의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내 마음은 저 두 감정을 모두 종합하고 그것들을 넘어서고 있다.

 

나의 지성은 비관주의적이지만 나의 의지는 낙관주의적이야.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지 나는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는데 비축해 놓은 의지력을 이끌내기 위해 항상 경우를 염두해 둔다. 나는 절대로 환상을 갖지 않기 때문에 실망하는 일도 없어. 나는 언제나 끝없는 인내심으로 스스로를 무장해 왔단다. 그건 수동적이고 활력 없는 인내심이 아니라 끈기 있는 노력과 결합된 인내심이야. 오늘날 극도로 심각한 도덕적 위기가 있지만, 과거에는 이와 다른 심각한 위기들이 있었어. 이번 위기와 이전의 위기에는 차이가 있지... 이것이 네가 관대함을 가지고 난나로 형과 함께 있으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이유란다. 나는 내 눈으로 직접 형이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봤어. 형이 어쩔 줄 몰라하고 완전히 용기를 잃을 때는 오로지 형이 고립될 때 뿐이야. 아마 다음 번에는 형에게 편지를 쓸 거다.

 

사랑하는 나의 카를로, 너에게 장황하게 설교를 하는 동안, 나를 대신해 테레시나와 파울로에게 딸 낳은 걸 축하해 달라는 걸 잊었구나. 크리스마스와 그 뒤 다른 명절들에 대한 인사말도 전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려 한다. 어머니께서 우리가 어릴 때 들려주시곤 했던 유명한 츄씨와 조금은 비슷하게 말이지.

나를 대신해 모두에게 사랑의 포옹을 해다오. 특히 어머니에게.

 

 

19291219

 

투리에서 너의 안토니오  

남난희의 낮은 산

 

 


산의 정상만 산인 것은 아니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모든 과정이 등산인 것이다.

 

꿈도 마찬가지다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중요하기에 설령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나는 꿈을 향해 나의 땀과 자존심, 생명을 걸고 돌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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