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끝났다…中 WTO 가입 앞둔 2000년 수준 후퇴
패권국 확장·강대국간 경쟁
정치비용이 경제이익 삼켜
1차 대전 발발 때와 닮은꼴

구속력 있는 국제규범 없인
세계화 되살리기 어려울 것

 

 

<매일경제 이상덕 기자 정리, 2022.04.26>

 


◆ 매경 명예기자 리포트 / 니얼 퍼거슨 스탠퍼드대 교수 ◆

 


오늘날 인류는 세계화의 후퇴에 직면해 있다. 세계화의 정치적 비용이 경제적 이익을 초과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세계화에 익숙해져 있지만, 역사는 언제나 세계화로 발걸음을 옮기지는 않았다. 1915년 5월 1차 세계대전 중 독일 해군 잠수함인 U-20이 영국 민간 여객선 RMS 루시타니아를 어뢰로 침몰시켜 미국인 128명을 포함해 119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루시타니아 침몰은 당시 세계화의 끝을 상징했다.

1870년부터 1915년까지는 진정한 세계화의 시대였다. 상품, 자본, 노동이 국경을 넘었고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선박과 전신(電信)은 그 어느 때보다 붐볐다.

하지만 루시타니아의 침몰은 곧 세계화의 침몰이었다. 무역, 투자, 이민이 모두 무너졌다. 전쟁이 끝나고 정치인들은 세계 경제를 소생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대공황과 더 큰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세계 경제는 완전히 붕괴됐다. 1915년 세계화가 끝난 것은 △패권 국가의 확장 △강대국 간의 경쟁 심화 △동맹 시스템의 불안정화 △테러를 후원하는 불량 정권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 세력의 부상 때문이었다. 오늘날과 흡사하지 않은가.

오늘날 우리 인류는 1915년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 정치의 위기로 인해 경제의 탈세계화라는 물결에 휩쓸리고 있다. 패권은 늘 중심에 있다. 수많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미국에 도전했고, 미국은 2001년 이래로 금융 제재를 주요한 무기로 사용해 왔다. 이는 권위주의 국가들이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는 느리지만 천천히 진행될 것이다. 

 

많은 척도에서 볼 때 세계화의 정점은 2007년이었다.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세계 무역 증가량은 2007년 이후 휘청거리고 있다. 무역 보복 조치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벌어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화에 대한 충각(衝角·군함의 함수 밑에 있는 뾰족하게 돌출된 부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다시 세계화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라는 위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공황이 벌어진 1930년 수준으로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의 세계화 수준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직전 해인 2000년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가 다시 세계화라는 바퀴를 돌리려면 전 세계적인 구속력이 있는 새로운 규칙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처럼 구속력 없는 세계화는 국가 간 갈등만 초래할지 모른다.

 


러시아 제재 나비효과 시작됐다…달러패권 시험대 오를것

세계화, 2000년 수준 후퇴

서방의 경제압박 지켜본 中
달러결제 의존 줄이려 할것
디지털화폐 등 혁신 못하면
기축통화 위상 잃을 수도

우크라 곡창지대 쑥대밭
아프리카 극심한 기근 우려
식량값 1970년대 이후 최고

24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관저 앞에 몰려든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했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침체된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난이 심화돼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가 본격적인 세계화의 후퇴를 맞이하는 해이면서 한편으로는 빈국들이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참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항해 미국이 경제적 제재를 가하면서 벌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 제재가 매우 강력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차단해 약 200개국 1만1000개 은행과 연결된 망에서 떼어냈고,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중 서양 은행에 보관된 자산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제재 한 달 만에 원상 회복됐다. 미국이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까지 제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하루에 약 10억달러(약 1조2400억원)가 러시아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단행할 수 있지만, 독일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전면 차단은 어려워 보인다.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러시아의 전쟁 야욕을 무력화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물론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는 위축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은 몇 주 단위로 효과가 나타나는 데 반해 경제 제재는 그 효과가 몇 년에 걸쳐 나타난다. 이는 러시아의 공습과 미국 경제 제재의 불일치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가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중국인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136억달러로 러시아(6171억달러)보다 5배 이상 많다. 아마도 3분의 2는 미국을 포함한 서양의 국채일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처럼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직 권위주의 국가들이 달러에서 탈출할 방법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영국의 파운드, 일본의 엔, 유럽의 유로, 스위스의 프랑이 대체재로 존재하지만 달러에 비해 그 비중은 미미하다.

중국과 러시아가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매우 느리고 더딜 것이다. 1930~1950년대 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것은 파운드를 대체할 달러라는 강력한 통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오늘날 달러에 대한 진정한 도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달러는 온갖 도전에도 살아남았다. 금 본위제와 단절을 선언하고 나서도 그 위상은 높아졌다. 1971년 8월 15일 일요일 밤. 미국인들의 인기 서부 시리즈인 '보난자'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특별성명 발표로 방영이 중단됐다. 금 태환을 중단하겠다는 놀라운 메시지였다.

달러는 1970년대 들어 일본 엔과 독일 마르크 대비 50%나 평가절하됐지만 수많은 달러 종말 예언에도 위상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달러는 1980년대에 크게 절상됐고 2000년대 금융위기나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강세를 보였다. 이는 달러가 매우 독립적인 통화였기에 가능했다. 1980년대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살해 위협에도 금리를 20%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을 정도로 달러 시스템은 독립적이었고 이는 자유화된 자본시장 시스템을 떠받치는 유일한 통화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이 됐다. 나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달러에 대한 명언보다 가슴에 와닿는 말을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다. "유럽은 박물관이고, 일본은 요양원이며, 중국은 감옥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아직 실험이다"는 말은 달러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늘 가정은 존재한다. 앞으로 달러가 흔들리게 된다면 그것은 달러의 혁신 부족 때문일 것이다.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되면서 화폐의 국가적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수표를 쓰고 현금을 받고 있다. 수일이 걸리는 구식 방식이다. 반면 중국은 내부 감시와 위안화 확대를 위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화폐(CBDC)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디지털화폐는 정부 주도이기 때문에 화폐의 특성상 얼마나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다. 디지털화폐가 아무리 혁신적이라고 하더라도 서양이 중국을 단순히 모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화폐와 지불 시스템을 현대화하되 정부의 권한을 증가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금융은 민간이 창출하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배운 것이 있다면, 전체주의 경쟁자들에게 승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능가할 수 있도록 혁신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나비효과는 전쟁을 할수록 인류가 무뎌지고 있다는 점이다. 걸프 전쟁, 발칸반도 전쟁, 9·11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수많은 지정학적 위기에도 막대한 통화 팽창 덕분에 우리는 경제적으로 전쟁을 잊고 산다. 실제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은 전쟁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매년 줄어들고 있고, 위험 투자와 안전한 투자 간 스프레드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1945년부터 핵전쟁 위협 아래에 살고 있지만, 핵탄두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전쟁을 잊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하지만 전쟁은 늘 투자자에게 관심이 있다. 우리는 전쟁이 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재정을 악화시키며 기업의 신뢰를 해쳐 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쟁은 무고한 피해인 '부차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와 공급망 대란으로 인플레이션 수준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진 상태인데, 여기에 더해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아프리카는 그 피해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이집트에서 소말리아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 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아프리카 전역에 포진해 있다. 또 세계 2위 곡물 수출 국가인 브라질은 러시아산 비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적인 식량 대란에 놓여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3월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달보다 무려 12.6% 상승했다. 이러한 식량 가격 상승은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전쟁이 농산물 가격 폭등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을 불러내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벌인 욤 키푸르 전쟁은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 석유 가격은 물론 식량 가격이 크게 치솟았던 원인이 전쟁이었음을 인류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니얼 퍼거슨 교수는…

 

둠, 문명, 제국 등 세계사를 관통하는 책들을 집필해온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세계적 경제사학자다. 케임브리지대 크라이스트스 칼리지 연구교수, 옥스퍼드대 정치사 및 금융사 교수, 뉴욕주립대, 하버드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스탠퍼드대 후버 칼리지 선임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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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의 투자 실패 극복법..."투자 실패? 감정충동과 반대로 행동하라!"

< 여성조선 이근하 기자, 2022.04.17>
 
 


단맛과 쓴맛이 수없이 오가는 투자 시장에서 혼란한 내 감정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 

 


<심리학자가 투자 실패로 한강 가기 직전 깨달은 손실로부터의 자유> 저자 김형준 씨는 비로소 거대 손실의 늪에서 벗어났다. 원금을 되찾았다는 게 아니라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정신력을 찾았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가상화폐든, 둘만 모이면 당연하듯 투자 이야기를 나눈다. 며칠 만에 수억 원의 수익을 올려 ‘경제적 자유’를 얻고 사표를 던지는 지인들도 생겨났다. 몇 년 전까진 ‘소확행’을 외쳐대더니 ‘가즈아’로 대동단결되고 있었다. 심리적 빈곤을 느꼈다. 남들 다 한다는 투자를 손놓고 있다간 벼락거지가 될 것 같은, 일종의 압박감에 떠밀렸다. 김형준 씨는 2021년 3월 코인을 처음 샀다. 

일주일 만에 수익률 20%를 올렸다. 시장이 주춤하기 시작한 첫날, 앞으로 벌어질 지옥을 예상하지 못했다. 물타기를 해도 무섭게 하락하는 시세를 보며 뭔가 잘못돼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해 4월 수년간 모아둔 종잣돈이 반토막 났다. 나머지마저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손절을 택했다. 아내가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손실의 공포에서 벗어나니 상실감이 찾아왔다. 돈만 없어진 줄 알았더니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것 같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 한 발자국도 움직이고 싶지 않은데 세상은 흘러가더라고요. 당장 한강에라도 달려가 죽고 싶은 마음인데 딸은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고 성화였고, 오후에는 자살예방 교육이 약속돼 있었어요.

형준 씨는 임상심리 전문가다. 기업 임직원의 정신건강 증진 및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정작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건 쉽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투자 실패자’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코인 투자를 재개했다. 꼬꾸라진 자존심 회복은커녕 별반 달라지지 않는 시장 상황에 또 조금씩 손절하고 다시 투자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아내를 안심시킬 목적의 거짓말까지 고민했다. 

“그때 알았어요. 아, 내가 중독자가 되어가고 있구나. <어쩌다 도박>이라는 책을 보면 중독자들이 가장 잘하는 게 거짓말이래요.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가족을 속이게 되고, 속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또 거짓말을 해요. 어떻게 가족을 속이면서 도박을 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제가 그러려고 했던 거죠.”

 

실패 후 찾아드는 수치심, 죄책감



투자 실패는 단순히 돈을 잃어버리는 것을 넘어, 손실의 늪에서 감정을 잃은 그때부터 ‘진짜 손실’이 시작된다고 했다.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불안, 공포, 분노, 수치심, 죄책감, 슬픔으로 이어지는 소용돌이 속에서 슬픔까지 경험하고 나면 삶이 다시 보인다. 

감정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에요. 긍정적, 부정적 감정은 인간이 나눠놓은 거예요. 감정은 궁극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존재예요. ‘빨간불이 켜지면 멈춰라’와 같이 행동의 지침이 되는 신호 같은 거죠. 감정의 이런 순기능적인 역할이 있기 때문에 각 감정이 주는 메시지를 들여다보는 게 중요해요. ‘내가 지금 왜 불안할까, 그 대상은 무엇일까, 불안한 상상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내 삶이 변할까’. 나중에는 결국 ‘내가 그렇게 불안해 할 일이 아니었네’라고 될 수 있어요.”

투자 실패로 드는 수치심을 회피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단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 행위가 더 큰 수치심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니 문제다. 수치심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순간 그 강도가 약해진다. 그 감정을 왜 느끼게 되었는지,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말로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통제력을 얻는 방식이다. 

감정의 근원을 찾기 위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아요. 나를 정말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 ‘건강한 자기 노출’이라고도 해요.” 

수치심에 이어 실패자들을 흔들어대는 감정은 자책이다. 자신의 실패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에 대한 미안함이다. 

본인 잘못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게 수치스런 일은 아니에요. 그런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어요. 수치심과 죄책감을 견딤으로써 자신이 초래한 타인의 상처와 아픔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배우게 돼요.”

형준 씨는 내게 찾아온 감정을 인정하되 감정적 충동과 반대로 행동할 것을 조언했다. 시세창을 확인하던 휴대폰과 컴퓨터를 박살낸다든지 자해를 한다든지, 이는 감정적 충동에 따른 행동이다. 충동과 반대로 행동하기 위해선 느끼고 있는 감정을 먼저 글로 써보는 것이 좋다. 다음은 반대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가령 수치심 때문에 사람들을 피하고 싶다면 정반대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분노가 든다면 소리 지르기와 반대로 심호흡하거나 스트레칭을 해 긴장을 떨어뜨려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하는데도 손실의 기억은 아무 때나 찾아온다. 트라우마의 특징 중 하나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의도와 관계없이 떠오르는 ‘침습적 반추’다. 형준 씨는 떠오른 생각이 모두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재생목록을 추천한다고 해서 모두 재생할 필요는 없는 것과 같다. 현실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누군가와 대화 중이었다면 그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면 되고, 혼자라면 눈앞에 놓인 사물의 모양과 색상에 집중하면 된다. 사람은 한 번에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형준 씨가 이전에 가진 삶의 신념은 손실 이후 무너져 내렸다. 대신 그 자리에 새로운 삶의 가치관이 더해지고 있다. 이렇게 심리적 외상을 극복하며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는 것을 ‘외상 후 성장’이라고 한다. 

심리적 외상의 치료 기법 중에 ‘디브리핑’이라고 있어요. 경험한 사건에 대한 생각들을 나열해보면서,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였고 이후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정리하는 거예요. 저는 책을 쓰면서 셀프 디브리핑을 했던 것 같아요.

 

제 손실은 종결됐어요. 아주 먼 길을 돌아온 기분이지만 시간을 잃어버렸다는 상실감보다 다시 내 삶을 찾았다는 안도감이 더 커요. 손실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었어요. 부디 손실의 강을 건너 삶의 다른 단면에 닿길 바랍니다.”

 

 

 

 

---> (나의 생각)

 

 원래부터 투자란 인간의 감정과 반대로 즉, 결함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항상 실패하는 군중심리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하여야 하는데 책의 저자는 결국은 다른 사람과 똑 같은 길을 시작부터 가다보니 안해도 되는 인생공부를 톡톡히 하고 겨우 벗어났네요.  그러나 이제 무슨 인생 공부하려고 투자하는 것 아니니  저자의 결론 수준 정도라면 앞으로 투자는 더 이상 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맞는 심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투자하지 말라, 그래도 정 투자하고 싶으면 다 잃어도 되는 범위 내에서 투자하라.  인생에서 공짜를 바라지 말라. 외상 후 성장도 좋지만 미리 대비하여 상처를 입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게 저의 관전평입니다.

 

* 책을 안읽고 비평하여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책은 시작 지점이 너무 뻔하여 읽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디 앤서 

  - 어느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다이어리

 

뉴욕주민 지음 | 푸른숲 | 2021년 02월 05일 출간

 

 

1.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Part1 월가 헤지펀드 세계에 발을 딛다

리먼 사태의 기억/2억 빚과 조기졸업장/반복과 망각에 대하여/가격과 가치라는 필연적 괴리/뭐? 우리 회사가 차선책이었다고?/파우스트식 거래/투자은행의 꽃, M&A/투캅스 전략 : 착한 경찰, 나쁜 경찰/최악의 인터뷰, 그리고 ‘투자란 무엇인가’

Part2 월스트리트의 자연 조절 법칙

극한 경쟁의 최전선에서/ 도제의 시간/ 리셋, 새로운 시작/ 나를 검증받는 단 하나의 숫자/ 천재들 사이에서 보통의 존재가 설 자리/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더라/ 헤지펀드 휴브리스/저항의 의무/ 어느 헤지펀드 트레이더의 하루

Part3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

‘밸류트랩’에 빠지다/ 나는 틀리지 않았어/ 시장은 항상 옳기 때문에/ 천재들이 실패할 때/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 끝까지 살아남는 자들의 비결/ 월스트리트 워라밸에 대하여/ 내가 잃은 것과 얻은 것/ 월스트리트를 떠나는 이유/ 월스트리트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Part4 월스트리트 다이어리

팔지 않는 세일즈맨 / 나는 ‘아시안’ 뱅커가 아니다/ ‘사관학교’가 맺어준 월가의 인연/ 월스트리트 난센스/ 불편한 친절이 주는 폭력/ 세 명만 모여도 시작되는 사내정치/ 보드카 마티니의 비밀

Part5 제2의 본성으로 기르는 투자 DNA

투자심리에 지배당할 것인가, 심리를 지배할 것인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판단편향/ 마지막 비관주의자가 낙관으로 돌아설 때/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응은 할 수 있다/ 1%가 말하는 투자의 본질, 트레이딩 매뉴얼

에필로그

 


2. 추천사


권준일(Actium Group 대표, 전 Carlyle Group 대표, 전 Goldman Sachs 북아시아 M&A 총괄)
이 책은 세계 최대 자본이 몰려 있는 월스트리트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무엇보다 자신이 어렵게 쌓아온 경험을 나눔으로써 독자들에게 큰 도움과 영감을 줄 것이다.


함석진(Carlyle Group 전무, 전 McKinsey & Company 컨설턴트)
이 책은 자본 시장의 정점인 월스트리트, 그 피라미드 정상에서 조망한 투자의 법칙과 생리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곳까지 이르는 과정 동안 저자가 쏟은 피나는 노력과 열정의 기록이다. 내가 지켜봐온 뉴욕주민은 아시안 그리고 ... 더보기


John Song(Angel Capital 대표, 전 Tiger Management 헤지펀드 매니저)
어느 날 월스트리트의 내 사무실로 찾아온 어린 뉴욕주민을 기억한다. 공부만 잘했지 이 콘크리트 정글에서 살아남기에는 너무 유약한 전형적인 한국 유학생일거라는 첫인상이었다. 나는 그가 자신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원하는 것을 공격적으로 쟁취하는 ‘월스트리트 퍼소나’를 가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 이후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금융권 엘리트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뉴욕주민이 잔혹한 월가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충분조건들을 갖췄음을 확인했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 나아가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3. 책 속으로


나는 이런 질문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를 마치 마트에서 장을 보듯이 뭐 하나 무조건 오를 것 같은 종목을 고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고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마켓사이클에 대해서 묻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제 시장이 하락할지, 반등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주변의 ‘전문가’들은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며 ‘시황 예측’, ‘주가 예측’을 하고, 또 그 말을 따르는 사람들은 더 많다. 이런 현실은 결국 무엇을 시사하는가. 많은 이들이 주식투자에 대한 개념 자체를 원론부터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_P10

투자와 투기는 한 끗 차이다. 원칙과 철학, 내가 투자하는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매매 행위는 투기일 뿐이다. 무지를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투기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행동이 투기라는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그러한 위험한 사고와 행동 패턴이 사라지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 (중략)
예전과 달리 금융 지식은 오늘날을 살아간다면 누구나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인 시대가 왔다. 나는 고등학교 의무 교육 과정에 금융, 경제, 투자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꼭 필요한 생존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자극을 주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올바른 투자관 정립에 길잡이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이해도 못하는 금융상품에 손을 대고, 기본 분석 한 번 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을 사놓고 내일 당장 오를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왜 수영도 할 줄 모르면서 바다에 뛰어드는가? _P13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었던 금융위기에 대해 무서울 만큼 빨리 잊고 회복한다. 경기회복의 긍정적 탄력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끔찍한 금융 재앙을 초래했던 투기심리와 그에 상응하는 비이성적 행동 패턴을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_P31

헤지펀드의 대가인 조지 소로스(George Soros)의 재귀성이론(Theory of Reflexivity)이 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서로의 인센티브와 트레이딩 패턴을 예측하면서 선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평가나 경제전망이 아닌, 시장 플레이어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끊임없는 변화라는 이론이다. 간혹 이를 잘못 이해하고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로스가 말하고자 한건 주식시장이 예상과 전망의 영역이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다. 이미 일어난 시장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만이 주식시장에서 보일 수 있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행동이라는 뜻이다. 주식시장의 모든 플레이어들은 서로 각기 다른 편향과 불완전한 정보로 매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을 상시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애초에 무엇을 ‘예측한다’는 생각 따위는 불가능하다. 특정 경제 상황, 금융 변수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과 변수들에 대응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행위 자체가 시장 가격을 움직이는 것이다. _p154

베팅과 겜블링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 일상생활에서는 혼용해 쓰는 표현이라 그 차이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거다. 베팅은 확률과 경우의 수를 계산한 결과, 가장 승산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선택지에 승부수를 던지는 행위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한 결정이 100% 맞다는 가정하에 움직인다. 겜블링은 다르다. 확률과 경우의 수 따위는 철저히 무시한다. 혹은 낮은 확률을 인지하고도 도박판의 희열과 중독성 아래서 무모하게 움직이는 행위다. 그렇다면 주식 트레이딩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정확히 따지면 둘 다일 수도, 그 어느 쪽도 아닐 수도 있다. 투자의 세계는 확률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판단한 포지션에 100% 확신을 가지고 움직이되,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고 그에 따른 헤지 전략을 구상하면서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트레이딩이다. _P162

‘투자를 한다’는 건 흩어진 개별 트레이드 건들이 아닌, 투자 포지션 구축을 위한 하나의 큰 흐름이다. 반복된 기업분석과 트레이딩을 통해 나 스스로를 계속 자극하고 발전시키는 연속된 시간 속에서 투자 감각을 길러나가는 것이다. 투자의 목표가 개별적인 매매에서 얻는 수익이 돼서는 안 된다. 내 포지션에 대한 장기적인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투자의 궁극적인 목표다. _p174

나 같은 외국인도, 집안, 출신,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도 월스트리트가 정한 게임의 룰을 잘 따르면서 경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어김없이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 _P187

나는 세일즈맨의 자세야말로 프로페셔널리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당신과 같이 일해야 하는지, 내가 왜 다른 동기보다 높은 보너스를 받아야 하는지, 내가 왜 당신이 관리하는 다른 그 어떤 클라이언트보다 중요한 사람인지…. 나와의 접점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판다’라는 단어가 주는 미묘하게 부정적이고 값싸 보이는 뉘앙스와는 반대로 나 자신을 ‘잘 파는 법’에 대한 훈련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생존 능력이기 때문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를 적나라하게 오픈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장려하는 월스트리트의 문화가 내게는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_P197

‘타조 효과ostrich effect’라는 말이 있다. 타조는 천적을 만나면 땅에 머리를 파묻어 버리는 속성이 있는데, 이처럼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시그널을 포착했을 때 회피하는 행동을 뜻한다. 타조가 두려움에 압도당해서인지, 본능적으로 방어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성적이지 못한 대처임은 분명하다. 투자에 비유하자면, 내 포지션에 대해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면서 손실 리스크가 커질수록, 그에 대한 추가 분석이나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수록 주가 확인을 훨씬 덜 한다고 한다. 손실이 나고 있는 현실로부터 회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타조가 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자기확증편향에 빠져 있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내가 처한 상황을 객관화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_P246-247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원칙’이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가 변동성이 큰 시장일수록, 리스크가 높은 시장일수록 투자 원칙을 포기하게 만드는 유혹이 너무 많다. 아무도 투자가 쉽다고 말하지 않았다. 투자는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_p267-268 닫기

 


4. 출판사 서평


금융 지식이 기본 소양이자 생존 능력이 된 시대
현직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트레이더
‘뉴욕주민’의 투자 수업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1%의 투자 마인드
세계 최고 무대에서 발을 딛고 버티며 쌓아올린 성장 스토리

팬데믹이 바꾼 것은 우리 일상만이 아니다. 세계 자본 시장의 패러다임마저 뒤흔들었다. 한국의 동학개미, 미국의 로빈후드, 중국의 청년부추 등 전 세계적으로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무기삼아 글로벌 금융시장 역사상 전에 없던 일들을 벌이고 있다. 이들에게 주식을 비롯한 투자는 기존 세대 투자자와 달리 재테크의 영역이 아니다. 높아진 접근성만큼이나 더욱 절실해진 생존을 위한 행위다.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격차가 현격해지는 요즘, 경제적 자유는 가장 절실한 꿈이자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유튜브나 주식 커뮤니티를 통해 나름의 공부와 지식을 쌓고 확신을 갖고 접근하려는 태도다. ‘가치 지향적 투자’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2018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조사에도 나타난다. 이렇듯 오늘날은 금융 지식이 기본 소양이자 생존 능력이 된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하면서 돈을 잃고, 그 비율은 기관 투자자보다 개인 투자자들이 현격히 많다. 과연 그 이유가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일까.

이 책은 개미 투자자의 대척점이라 여겨지는 기관 혹은 자본의 상징인 월스트리트에서 현직 헤지펀드 트레이더로 활약하는 저자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쓴 흥미로운 투자 입문서다. 저자는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무 교육 과정에 금융, 경제, 투자 교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의 금융과 자본에 대해 인식과 교육이 변화하는 자본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안타까움을 갖고 금융 지식의 보편화를 목표로 유튜브 및 저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7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 ‘뉴욕주민’과 베스트셀러 전작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가 한국 투자자들에게 미국주식에 대한 기본지식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면, 이번 책 《디 앤서》는 월스트리트에서 10여 년간 매일매일 치열한 전쟁을 치르며 성장한 경험과 체득한 투자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최상위층인 헤지펀드 업계에 발을 딛지 않았다면 직접 보지 못했을 월가 전설들의 지혜를 담았다.

“나는 월스트리트의 전설이라 불리는 성공한 투자자들의 투자 철학, 매매 스타일, 투자 원칙과 전략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배운 상당히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전설적인 위치까지 올랐다가 월가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규모의 투자 실패로 업계를 떠나야 했던 스타 펀드매니저들의 뒷모습들 또한 지켜봤다. 내게는 뉴스를 장식하는 성공사례 못지않게 투자에 대한 큰 교훈을 남긴 투자의 대가들이다. 잔혹할 만큼 치열한 월스트리트라는 세계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쌓은 경험, 배움, 깨달음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투자에 대한 기본자세와 철학, 원칙 등을 몇몇 업계 전문가들만이 소유하기에는 금융시장에 잠재된 수익 기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_서문 중에서

기관이든, 개인이든, 투자는 결국 사람이 하는 행위기에 가져야 하는 원칙은 같다. 물론, 많은 이들이 책과 유튜브를 통해 투자 원칙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따라서 설핏 익숙한 이야기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자는 재무, 회계, 경제지표에 대한 공부에 앞서 원칙이 왜 중요한지, 어떤 원칙을 갖는 게 핵심인지 실제 월가에서 보고 겪고, 직접 투자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며 설득력과 이해도를 높인다. 세계 최고 레벨의 무대에서 틈틈이 기록하고 발전시켜온 투자 일기의 설득력과 생생함이 남다르다. 따라서 이 책은 읽는다는 것은 세계 최고의 성공한 투자 전문가들의 원칙을 공유하는 셈이다.

저자는 수익률을 좌우하는 판단편향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업계를 리드하며 소위 잘나가던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한순간에 몰락한 사례들을 통해 투자에서 실패를 하게 되는 주요한 원인을 살펴본다. 반대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의 특징과 자질에 대해서도 다섯 가지로 꼽아보고, 월스트리트에서도 1%에 속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분석 및 정리해 독자들에게 성공하는 투자를 위한 스물한 가지 본질을 제시한다.

또한 《디 앤서》는 한국인 신분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에 진입해, 그 정상을 향해 힘차게 내딛은 에너지 가득한 성장 에세이기도 하다. 유학생활 도중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며 억대 빚을 지고 조기졸업을 택할 수밖에 없던 학부 유학생이 세계적인 전략 컨설팅 회사 맥킨지를 시작으로 씨티은행, JP모건 등의 투자은행과 부동산 사모펀드를 거쳐 헤지펀드 트레이더로 성장 과정의 면면을 담고 있다. 소위 미국 뉴욕의 엘리트 사회에 입성해 한 단계 한 단계 위로 올라서면서 피라미드의 꼭대기까지 밟은 경험을 공유한다. 외국인, 아시안, 여성이란 핸디캡을 안고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집념과 희생, 끝없는 노력은 독자들에게 삶의 태도를 다잡게 만드는 영감과 자극을 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투자는 어렵다’고 다시 한 번 말한다. 수많은 정보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전문가들이 쏟아지는 요즘, 어떤 이들이 투자의 지름길이나 쉬운 공략법이 있다며 의욕을 북돋고, 친절하게 시황을 예측해주기도 한다.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들에게 의지하고 즉각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해답을 원한다. 하지만 저자는 종목 추천이나 시황 예측을 하는 질문 자체가 잘못된 접근이라며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확실히 구분 짓는다. 어떤 경우든 투자하는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는 매매 행위는 투기다.

그래서 《디 앤서》는 투자를 했다면서 시시때때로 주식 앱을 열어 차트를 확인하고 ‘왜 안 오르지?’라며 불안해하는 사람, 무슨 종목을 사야 하는지 종목 추천을 기대하는 사람, 시황의 흐름을 예측에 기대는 사람, 가치투자를 한다며 무슨 사업을 하는지 모르는 회사에 돈을 넣고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 언젠가 복구될 것이란 막연한 믿음으로 손해를 본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자본 시장의 생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이다. 원하는 즉답이 아닐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결국 투자자들이 갖는 궁극적인 질문, “그래서 무슨 주식을 사면 돼?”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답이다.



5. 책 내용 中



<실패한 투자자들의 특징>


1. 모멘텀과 펀더멘탈의 균형 실패
 - 재귀성 :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서로의 인센티브와 트레이딩 패턴을 예측하면서 선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평가나 경제전망이 아닌 시장플레이어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끊임없는 변화이다
 - 이미 일어난 시장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만이 주식시장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행동이다.  주식시장의 모든 플레이어는 서로 각기 다른 편향과 불완전한 정보로 매매하고 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을 상시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애초에 무엇을 예측한다는 행위가 불가능하다.  특정 경제상황, 금융변수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과 변수들에 대응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행위 자체가 시장가격을 움직이는 것이다.

2. 손실 포지션에 대한 청산 원칙이 없다
 - 손실이 난 트레이드를 빨리 만회하려고 무모한 트레이드를 단행하거나 무작정 기다리는 실수
 -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아니라 원칙에 따른 투자 규모의 조정이 필수이다

3. 수익이 난 포지션을 성급하게 청산한다


4. 투자 유연성이 부족하다


5. 베팅 vs 겜블링 vs 트레이딩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 – 끝까지 살아남은 자들의 비결>


1. 절대 트레이딩을 멈추지 않는다
2. 틀림을 빨리 인정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다
3. 일반적인 통념을 거부하는 데 익숙하다 : 군중심리 거부
4. 분석적인 직관, 직관적인 분석력이 있다
5. 집요하다, 미친듯이 집요하다

 

 

<제2의 본성으로 기르는 투자 DNA>


1. 투자심리에 지배당할 것인가, 심리를 지배할 것인가


 - 투자의 대가들이 기록적인 수익율을 달성한 공통적인 시기는 주식시장의 과열기인 버블과 폭락장일 때이다. 감정의 극단성이 고조된 시장에서는 자산가격 역시 극단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하고 시장의 여러 가지 현상들이 비이성적임을 알리는 수많은 시그널을 보내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그 시그널을 제대로 포착하고 원칙적으로 포지션을 구축해나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2. 수익률을 좌우하는 판단편향(Judgment Bias)


 (1) 선택에 안주하려는 위험한 심리, 확증편향
 (2) 맛있는 체리만 골라 먹는 ‘체리피킹’ - 선택편향
 (3) 가장 최신의 정보, 최신의 실적에 과도한 중점을 두는 최신인지편향


3. 마지막 비관론자가 난관으로 돌아설 때가 버블의 정점이고 이 때부터 비이성적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오게 되는 변곡점이 된다


4.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응은 할 수 있다


 - 가치투자자들이 찾는 ‘비대칭적인 가치 제안’
   . 하락 위험 대비 상승여력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
   . 유사기업 대비 펀더멘털 가치가 높은 자산
   . 아직 내재가치가 현실화되지 않아 시장에서 외면되고 있는 자산

 


5. 1%가 말하는 투자의 본질, 트레이딩 매뉴얼


- 시장은 감정적이지만 투자는 감정적일 수 없다


- 시장의 심리 사이클(공포, 버블)을 인지한다


- 레버리지와 수익률의 관계를 이해한다


- 모르는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는 ‘투자’가 아니다


- 주가는 내재가치(밸류에이션) + 경기흐름 + 시장심리, 이 세가지 요인의 복합적 결합체이다


- 떨어지는 칼날인가, 저점 매수인가


- 트레이딩의 제1원칙은 분할매매이다 (감정의 배제)


- ‘너무 높은 가격은 없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버블이 확실하다는 증거이다


- ‘너무 비싸다’라는 말은 ‘당장 내일 주가가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 버블을 제외하면 이익이 힘들다 ...


- 투자실패의 90%는 선택적 인식과 편향 때문이다


- 오버 트레이드를 조심하라


- 매일 새로운 장이 열리고, 내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관점도 매일 새로워야 한다


- 모든 차트는 사후적인 자료이다


- Free Cash Flow가 항상 중요하다


- 포지션 규모 조정의 실패는 곧 투자의 실패이다


- ‘고위험 고수익’의 상관관계(방향)을 정확히 인지한다


- 리스크 성향과 리스크 수용도의 차이를 이해한다


- 대수의 법칙을 적극 활용하자. 초보자의 행운을 경계하라


- 손실에 대한 개인적인 한도와 청산원칙을 세우고 유지한다 – 얼떨결에 장기투자자가 되는 상황을 피하라


- 본인만의 투자 철학, 트레이딩의 원칙을 세우고 반드시 지킨다


- 트레이딩 일지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6. 독후감

 

- 현직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트레이더인 저자가 월스트리트에서 10여 년간 커리어를 쌓으며 보고 느끼고 얻은 경험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말

 

 - 10년이면 경력이 많지 않은 데 이런 글을 쓰다니 이런 생각이 들면서 요즘의 Flex 성향이 만연함을 또 한번 경험함

 

 - 저자의 유튜브를 참고하니 80% 모기지로 뉴욕에 콘도를 매입하여 명실상부 뉴욕 주민이라고 함

 

 - 어떻게 해도 투자의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 장기 마라톤으로 투자에 임하라는 말은 월가나 대한민국이나 똑같이 적용되는 말임

주가는 ‘우려의 벽’을 타고 오른다

 


중앙선데이 2009.08.09


직접 펀드를 운용하던 시절 나는 주가 전망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예외가 있기는 했다. 헤지 전략을 세워야 할 때는 좋든 나쁘든 시장을 전망하고 반대의 경우를 대비해야 했다. 그 시절 내가 주로 했던 투자는 철저히 분석해 잘 알게 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기업의 앞날을 예측하는 것이 시장 전체(주가지수)가 어디로 움직일지를 점치는 것보다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나는 시장을 예측해 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 망설이기는 했지만 내 머리와 마음속에서 어떤 생각이 강하게 일렁일 때 곧잘 시장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가치 투자의 아버지’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부른 대로 ‘미스터 시장(Mr. Market)’은 어디로 움직일지 알 수 없다. 시장 전문가들이 이런저런 예측을 내놓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적중률이 형편없다. 이런 점을 잘 아는 나는 전망을 제시하더라도 아주 겸손하게 말하려고 노력했다.

본래 시장은 다수의 예측과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나는 감히 시장을 예측해 베팅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쩌다 한 번은 적중할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맞히기는 아주 어렵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시장 참여자는 편향돼 있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편향을 보인다는 얘기다.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매수 타이밍을 잘 잡지만 팔아야 할 시점을 놓친다. 반대로 비관적인 사람은 팔아야 할 시점은 잘 포착하지만 사야 할 순간을 잡는 데는 젬병이다. 양쪽 모두 시장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

주가는 ‘악재(우려)의 벽’을 타고 오르는 경향이 있다. 악재나 불확실성이 가득할 때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시장 참여자들은 대부분 악재에 취해 있다. 주식을 사지 말아야 할 이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시장은 불확실성을 딛고 서서히 회복한다. 어느 순간엔 시장 참여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 올라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기묘한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흐름이 계속된다고 믿는 쪽이 많을수록 실제로 그렇게 될 확률이 낮다. 물론 내 30년 증권 인생에서 예외도 있었다. 중동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이 비관적으로 봤는데 실제로 시장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었다.

기묘한 특징으로 되돌아가 이야기를 계속하면, 호황이면 장밋빛 전망이 설득력을 발휘한다. 반대로 시장이 침체의 나락에 있을 때는 음울한 이야기가 주로 통한다. 또 증시 호황은 위험을 은폐하고 침체장은 그 위험을 드러내 보인다. 또 시장이 정점에 올랐다고 좋은 소식이 자취를 감추는 게 아니다. 더 좋은 소식이 줄어들 뿐이다. 반대로 시장이 저점에 도달하면 악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더 나쁜 악재가 줄어든다.

시장은 미래 요인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데 아주 뛰어난 장치다. 주로 6~12개월 뒤의 일이 미리 주가에 반영된다는 게 정설이다. 이런 시장에서 좋은 소식이건 나쁜 소식이건 일단 확인하고 매매하겠다면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이다.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금융위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인 지난해 9월~올해 2월 사이에 글로벌 시장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금융 시스템이 조만간 무너져 내릴 듯했다. 아무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았다. 팔려고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시장은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주식을 팔아 치우려는 사람이 줄어든 탓이다. 이후 주요 국가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나는 시장의 앞날을 예측해야 할 때 한 가지에는 곁눈질도 하지 않는다. 반대로 세 가지는 반드시 살펴본다. 먼저 주목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면 경제전망이다. 이 전망은 경기가 저점일 때 가장 비관적이고 정점일 때 장밋빛 일색이다. 내 경험에 비춰 보면 경제전망을 바탕으로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반면 내가 주목하는 세 가지는 

 

첫째, ‘저점과 고점 순간 시장의 역사적 패턴이 어떠했는가’이다. 시장 침체나 호황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갔는지를 알아본 뒤 현재 상황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둘째,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행태다. 매수·매도차익비율, 주가지수 변동성, 상승·하락 종목 수 비교, 뮤추얼펀드의 현금자산 비중, 헤지펀드의 매매동향 등이 투자 심리·행태를 보여 주는 세부 지표들이다. 이 지표들이 극단적으로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이면 ‘정반대’로 예측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

셋째, 주가가 순자산의 몇 배인지를 말해 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투자·세금을 제하고 남은 기업들의 현찰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있는 가용현금흐름(Free Cash Flow)이다. 이 지표가 30~40년 초장기 평균치에서 벗어나 있으면 주식시장에서는 조만간 무엇인가 일어난다.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세 가지 요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오늘이나 내일 당장 그런 변화가 발생한다고 봐서는 안 된다. 몇 주나 몇 달의 오차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주식 투자는 적어도 3년 정도 여유를 갖고 해야 한다.

트리플 버블 최악의 버블 붕괴 그리고 기회 

한상완 , 조병학 지음 | 인사이트앤뷰 | 2021년 03월 03일 출간 



1. 책의 주요 내용

□ “2023년, 트리플 버블의 붕괴”

시간 왜곡은 2023년을 21세기 최악의 붕괴로 기록되는 한 해로 만들 것이다. 그 씨앗은 2008년에 이미 잉태되었다. 당시 서브프라임사태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시중에 풀어놨던 유동성을 제대로 거둬들이지 못했다.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10년 동안 형성되어온 거대 버블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코비드-19 팬데믹이 다시 불을 지폈다. 유동성 공급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2021년은 버블 붕괴의 싹이 자라는 해이다. 저 멀리 출구가 보이기는 하지만, 팬데믹은 여전하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제로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양적 완화도 지속할 수밖에 없다. 좀처럼 완화되지 않는 팬데믹에 양적 완화를 확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2020년에 이어 2021년 한 해도 시중 유동성은 넘쳐날 것이고, 유동성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돌며 모든 자산가격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다. 또한, 팬데믹 이후로 미뤄둔 소비를 위해 저축통장 잔액도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다.

2021년 말경에는 각국의 경쟁적인 백신 투입으로 팬데믹이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나타나는 소비 회복은 수요견인 물가상승 압력에 군불을 지피게 될 것이다. 한편 2020년 말부터 나타난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공급 물가를 상승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것은 6개월의 시차를 고려하면 2021년 하반기부터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다. 소비 수요 증가에 따른 수요견인 물가압력과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비용인상 물가압력이 2021년 말에 겹쳐 나타난다. 하지만 물가압력이 본격적인 양상은 아직 아니다. 그 수준은 아랫목에 조금씩 온기가 도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에는 시기상조이다. 간신히 회복 국면으로 진입한 경기에 찬물을 끼얹어 더블딥(Double Dip)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 쉽사리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뽑아놓은 사상 최고의 비둘기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과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를 신봉하는 재닛 옐런(Janet L. Yellen) 재무장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이다.

2022년은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접어든다. 2년간 갇혀 살았던 사람들의 욕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그동안 넘쳐나던 유동성이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자산과 원자재 가격을 들쑤셔놓은 바람에 원가 부담 요인도 폭발 일보 직전까지 압력을 높일 것이다. 2022년 말경이면 두 가지 압력이 맞부딪히면서 물가가 활화산 터지듯 분출할 것이다.

2023년은 트리플 버블의 암흑이 지배할 것이다. 폭증하는 수요, 원자재 슈퍼사이클 그리고 파월-옐런 정책조합의 트리플 버블이 2000년대 들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것이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돈은 더는 돈으로써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급하게 자국 화폐 가치방어에 나설 것이다. 경쟁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시작은 25bp 베이비스텝(Baby Step)일 것이나, 금세 50bp 빅스텝(Big Step)으로 전환할 것이다. 속도전이 시작되고, 전 세계가 하루아침에 고금리 세상으로 뒤바뀔 것이다. 풀어놨던 양적 완화 통화도 빠르게 회수되면서 실세 금리를 자극할 것이다.

늘 그랬듯이, 시장 붕괴는 부동산시장에서 먼저 시작한다. 고금리와 통화환수를 이기지 못하고 저신용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급증한다. 부실채권 압류(foreclosure) 물건이 매물로 쌓이고, 급매물이 또 다른 급매물을 부른다. 한 집 건너 하나씩 매물 딱지가 붙는다.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한 번도 조정을 받지 않고 시세를 분출해온 부동산시장이 암흑 속으로 빠진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2000년대 최악의 부동산 붕괴가 전 세계를 덮친다. 부동산시장 붕괴와 함께 주식시장도 폭락이 뒤따른다. 주택금융 채권 부실화로 신용경색이 시작되고, 금융기관들이 휘청인다.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주식 매도에 나서고, 펀드환매 신청이 봇물 터지듯 한다. 시세 급락은 마진콜(margin call)을 부르고, 마진콜이 다시 시세 급락을 소환한다.

추락하는 자산가격에 소비심리는 급격하게 위축되고, 기업은 구조조정에 나선다. 실업률이 10%를 뛰어넘어 치솟고, 월급통장을 잃은 사람들은 다시 소비를 줄인다. 부동산-금융-실물 복합불황의 쓰나미가 덮친다. 코비드-19 팬데믹이 왜곡시킨 시간은 이렇게 사상 최대의 버블을 만들고 곧이어 사상 최악의 세계 대공황을 불러올 것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집을 잃을 것이다. 코비드-19 팬데믹과는 달리 언택트 기업들도 쓰나미를 피해가지는 못한다. 그동안 승승장구하면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기업일수록 타격이 더 클 것이다. 급감하는 매출과 높은 비용구조로 인해 거대공룡으로 성장한 언택트 기업은 휘청거리고, 엄청난 숫자의 인력이 해고통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

□ “암흑에서 새로운 생명이 잉태한다.”

시장의 붕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탐욕은 사람들의 자연성이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 정도로 사회는 진화를 거듭해왔지만, 인류의 두뇌는 지난 수십만 년 동안 전혀 진화하지 않았다. 여전히 생존과 번식만이 인류의 두뇌를 장악하고 있다. 생존과 번식은 경제학 용어로는 소비이다. 현재의 생존은 소비이고, 미래의 생존은 자산이다. 자산 상속은 번식한 자손 세대의 생존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자산을 탐욕 한다. 탐욕은 버블을 초래하고, 버블은 필연적으로 붕괴한다. 그리고 그 폐허 속에서 새로운 씨앗이 싹을 틔운다.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쓰나미를 피해갈 수는 없다. 오히려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덮칠 것이다. 우리 경제가 개방 경제이기도 하고, 또 우리 가계의 재정 건전성이 그 어느 나라보다 부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사상 최악의 버블 붕괴, 미국은 잃을 것이 없다.”

미국은 금융패권과 신산업패권을 바탕으로 군사패권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버블 붕괴는 미국에 있어서 하나도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다. 굳이 다른 나라 버블 붕괴를 막아줘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나라 버블이 더 크게 터지면 터질수록 미국은 이익이다. 미국이 다른 나라 버블 붕괴를 막아야 하는 것은 오로지 자국에 타격이 크게 돌아올 때만 해당한다. 2023년 버블 붕괴는 미국의 붕괴가 아니다.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은 미국도 어렵게 만들겠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할 것이다. 미국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은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은 2008년 이후 15년간 형성된 버블이 한 번에 터지는 비극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 표적은 중국이 될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연동되어 있으므로 부수적 피해를 피해갈 수가 없을 것이다.


2. 뉴 노멀

 

 (1) 부동산 버블과 그 징후들

  -  수도권 아파트 벌집 순환 모형 우상향에서 좌상향으로 후퇴 중

  - 매매가 전세비율 추세 전환

  -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 주택구입부담지수

  - 총부채원리금상환 비율

  - 지속된 정부정책 실패 이후 최소한의 회복 가능성

 

 (2) 금융 유동성 버블

  - MMT : 정부가 통화를 독점하고 있으며, 납세와 저축을 위해 필요한 금융자산을 정부가 충분히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정부는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정정책을 충당하기 위하여 새로 돈을 찍어 내야 하는데, 이것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세금을 인상하고 구채를 발행하여 초과 공급된 돈을 제거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균형재정정책을 포기하고 경기부양용 적자재정을 지속해서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 장기침체에 빠진 세계경제를 구원하기 위하여 MMT의 통화정책이 유효한 수단으로 조명받게 되었다. 금리정책의 경기조절 능력이 약화되면서 양적 완화로 통화정책의 무게가 옮아가게 된 바, 직접 유효수요를 자극하지 못하는 공급주의 통화 정책 자체의 한계는 확장 재정을 초래하였던 것이다. 제로금리의 시대가 우리가 당명하고 있는 뉴노멀이다.

 

 (3) 고용의 뉴노멀 - 긱(gig) 경제

  - IT언택트 산업발전의 고용 측면에서 특징은 전 산업에서 일자리를 줄이고, 서비스업의 파괴를 초래하였다. 경제 전체를 받쳐주는 튼튼한 제조업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경제 위기에 취약한 서비스업 파편 일자리들만 늘어난다. 이러한 긱 경제 일자리는 경기 회복 시에도 빠른 금리 인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못하는 고용과 경기회복 하에서 만성적인 저금리는 불가피하다.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세계경제에 새로 생겨난 일자리의 민낯이다.

 

 

3. 결론 :  '고물가가 현실화되어 금리 인상을 촉발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2023년 이후 버블 붕괴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는 책

 

 (1) 버블 붕괴의 필연성 논거

 

  - 실물과 괴리된 금융 유동성 지속에서 비롯된 피로감 : 자산가격 버블의 한계

  - 공급 측면의 물가압력

  - 수요 측면의 수요 견인 물가 압력 : 백신 접종 완료로 미뤄신 소비 일시 폭발 가능성

  - 한계에 다다른 중앙은행들이 tapering 중단에 이어 연이은 금리 인상 가능성

 

 (2) 지금해야 할 행동

 

 - 저자는 (1) 부동산은 단기 매도, 시장붕괴 발생 시 매수, (2) 금융자산은 단기 계속 유망을 처방하고 있다.

 - 모든 붕괴의 결말이 그러하듯이 예상된 붕괴는 쉽지 않다. 버블의 종착점은 대중이, 심지어는 전문가조차도 욕망에

   취하여 풍선을 계속 불어대야 그때부터 진짜 시작된다.

 - 책을 통해서 버블 붕괴의 논리를 다시 정리해보는 것이지 2023년을 특정하여 버블이 일어나고 그때 기회를 찾는

   선정적인 문구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 2008년에, 2020년에 기회를 못잡은 사람은 다시 그 기회가 와도 못잡을 가능성이 99%라고 생각한다.

 - 경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순간 일단 실수와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기다리면서 담력과 투자 논리를 가다듬어야

   하는 시간으로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 버블의 마지막 순간이 화려하고 수익은 극대화되기 때문에 버블에는 그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것이다.

 

 

버블은 몇 달 혹은 몇 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기본적인 가치를 무시한 투자자들은 루머와 주변의 정보에 솔깃해져 어떤 가격이건 지불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들 역시 결국에는 진정한 가치를 깨닫기 마련이다. 그때가 되면 시장은 패닉에 빠지고 온통 팔자 주문이 쏟아지면서 거품은 붕괴되는 것이다.
                                             - 존 템플턴(Sir John Templeton)

블랙 에지 (Black edge)

실라 코하카 지음 | 윤태경 옮김 | 김정수 감수 | 서울파이낸스앤로그룹 | 2018년 07월 09일 출간


  미국 월가 역사상 최강의 트레이더 중 하나로 꼽히는 SAC 캐피털 스티븐 코언은 월스트리트를 바꿔 놓았다. 그를 비롯한 헤지펀드 산업의 개척자들은 철도를 건설하지도, 공장을 세우지도, 신기술을 개발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단지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베팅하는 투기를 했고, 틀리는 경우보다 맞는 경우가 많았기에 수십억 달러를 벌었다. 그들은 엄청난 부를 쌓았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헤지펀드는 현재 3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 중이고, 헤지펀드 간의 경쟁이 너무 극심해 트레이더들은 무슨 짓을 해서든 비교 우위의 정보인 에지(edge)를 얻으려 한다.

  코언은 모든 업계 사람이 동경하는 헤지펀드 업계 최대 성공담의 주인공이다. 1956년 롱아일랜드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부터 월가의 스타가 되길 갈망했다. 고등학교 시절 포커에 통달했던 그는 와튼 스쿨에 진학했다. 그리고 1992년 SAC 캐피털을 설립해 거의 전적으로 자신의 마법 같은 주식 트레이딩을 토대로 150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제국을 건설했다. 코네티컷 그리니치에 3만 5천 제곱피트(983평) 면적의 대저택을 건설하고 헬리콥터로 출근하고, 개인 컬렉터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품 컬렉션을 갖춘 엄청난 부자였지만, 은둔적 태도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월가에서 코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트레이더 중 한 명이자 천재로 숭배됐다.

  그러나 SAC 캐피털이 FBI, 연방 검찰, 증권거래위원회가 7년간 벌인 광범위한 수사의 타깃이 되면서 코언의 이미지는 산산조각 났다. 20년 동안 연평균 3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것의 기본 토대는 내부자 정보 거래이었다. 은밀하게 내부집단 내에서 돈이라는 욕망을 매개로 “에지”를, 심지어 내부정보를 의미하는 “블랙 에지”까지도 최대한 확보하도록 장려하는 기업 문화 탓에 검찰에게 “금융 사기꾼들을 끌어들이는 자석”이라는 딱지가 붙은 SAC 캐피털은 결국 기소됐고, 만연했던 내부자거래 행위들과 관련된 증권사기와 금융사기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기소당하지 않은 마지막까지 개인회사로 회사 형태를 전환하고 기존 월 스트리트로부터 이전의 최고 대우를 계속 받고 딜링을 계속하고 있다. 연방 정부는 코언은 못 잡았지만 그의 휘하 트레이더 8명을 형사 법정에 세웠고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코언에 대해서는 잘못된 기업문화와 직원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어 약 1조 6000억 원을 벌금과 제재금으로 받아냈다. 코언을 잡지는 못했지만 한쪽 팔을 잘라내는 데는 성공한 것이다.

  FBI 요원들은 혐의자를 잡을 때까지 직감에 따라 단서를 잡고, 통화를 감청하고, 증인을 포섭하고, 수사한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는 가운데, 검사 연봉의 35배를 받으면서 능수능란한 변호를 펼치는 변호사들과 맞서는 이상주의자들인 연방 검사들의 이야기다. 하드디스크를 망치로 부수고, 문서를 파쇄하고,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친구를 밀고하는 젊은 트레이더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직원들에게는 불법거래를 강요하면서도 경영진이 처벌받는 사태를 피하려고 SAC 같은 헤지펀드들이 어떤 편법을 쓰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성공과 야망을 위해 사활을 다해 블랙 에지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월가의 인물 군상들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월가의 역사에서 최고의 변호사, 투자은행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들이 어떻게 내부자거래에 얽혀드는지, 그리고 그 달콤한 유혹에 빠져 들어가는지를 마치 영화처럼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내부자 거래 반칙이 나쁘고 수용해서는 안되는 범죄라는 전제를 가지고 얘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들을 조장하는 돈 주인들이 있기에 이들이 활개를 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좀 더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불법적인 상황을 짐작하고도 미국의 수많은 기금과 펀드들은 코언에게 돈을 맡기고 싶어 줄을 섰던 이야기 실상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렇게 높은 수수료를 챙겨갔음에도 불구하고 SAC 캐피털이 남겨주는 수익률은 다른 헤지펀드보다 훨씬 높았고 수익이 모든 것을 덮으면 되는 것인가? 정정당당하게 본인의 능력으로 놀라운 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현실에서 항상 상식으로 확인되어야만 했었다.  최근 ESG 투자를 지향한다는 투자 목표가 등장하고 있으나 투자하는 매니저나 돈의 주인들이 수익의 내용에 대하여 엄정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애써 눈을 감고 더러운 역할을 사모펀드 매니저들에게 맡겨 놓고 본인들은 깨끗한 척 결과만 향유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돈 자체가 인간의 욕망의 집합이므로 항상 우리 모두에게 직업윤리를 상기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일하는 사람이 계속 바뀌지만, 돈 주인은 잘 안 바뀌므로 이들의 생명력이 훨씬 더 강해서 현실 개혁이 잘 안될 것이라는 상식만 확인한 것 같아 책을 읽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Alice and Red Queen

 

붉은 여왕 효과 (The Red Queen effect)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붉은여왕과 함께 나무 아래를 달리면서 앨리스가 숨을 헐떡이며 붉은 여왕에게 묻는다. "계속 뛰는데, 왜 항상 그자리인가요? 내가 살던 나라에서는 이렇게 달리면 벌써 멀리 갔을 텐데."  붉은 여왕은 "여기서는 힘껏 달려야 제자리야. 나무를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고 답한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밴 베일런은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 된다는 이론을 붉은여왕 가설(The Red Queen effect)라 이름하였다.  

요약하면 붉은 여왕 효과(The Red Queen Effect)는 어떤 대상이 변화하게 되더라도 주변의 환경이나 경쟁 대상도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뒤처지거나 제자리에 머물고 마는 현상을 말한다. 

Sheelah Kolhatkar는 그의 저서 <Black Edge> 저서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비록 LTCM이 오랫동안 비밀로 했고 수많은 중개인을 통한 트레이딩을 함으로써 어느 누구도 이들의 전략을 이해할 수 없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모방자들은 그들의 상당수 전략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처럼 복제된 트레이드가 부분적으로 시장을 붕괴시키지 않고는 그들의 포지션을 청산할 수 없을 만큼 비등했던 LTCM을 종말에 이르게 한 것이다. 수년간 잘 작동했던 LTCM의 전략이 한순간에 멈춰버린 것이다.


 전문가 네트워크가 헷지 펀드 업계에 널리 적용되고 있어, 일부 펀드가 새로운 기법을 사용하면 다른 모든 펀드들도 경쟁 펀드를 따라 잡기 위하여 그렇게 해야 했다.


 인센티브가 너무 크고 여러분이 죽을 때까지 경쟁해야 하는 수많은 펀드들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 펀드 모두가 워트 스쿨에서 배운 기법을 사용하고 동일한 첨단 기술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동일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동일한 욕심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은 다른 사람보다 어떻게 경쟁우위에 있고 수년 후에 어떻게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헷지펀드와 트레이더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붉은 여왕과 경쟁하여야 한다. 주식시장과 같이 복잡하고 상황적응적 시스템에서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진화할 것이므로 투자는 항상 어려운 문제가 된다.

인덱스펀드와 분산투자의 등장으로 투자가 어느 때보다 쉬워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예전보다 더 낮은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어 목표수익율을 낮춰야 한다. Michael Batnick는 “ 왜 여러분은 리스크 없이 보상을 얻으려 하는가?”하는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붉은 여왕이 어떤 메시지를 주었다면 그것은 아마 여러분이 투자에 있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경쟁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계속 배우고 계속 적응해나가야 수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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